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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빙’과 ‘리니지’라는 표기 분석

2000년을 전후해서 이른바 ‘웰빙 열풍’이 불었을 때 이 ‘웰빙’이란 신조어를 매우 어색해했던 기억이 난다. 영어에서 온 외래어인 것 같기는 한데 원래 표현은 뭘까? 설마 well-being을 한글로 표기한 것일까? 하지만 그렇다면 분명히 ‘웰비잉’일 텐데? 꼭 표기 문제가 아니라도 좀 의아한 신조어였던 것은 분명하다. Well-being이라는 영어 표현은 말 그대로 ‘잘 있음’, 즉 ‘복지’를 뜻하는데 그렇다고 welfare처럼 고급스럽거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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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프 과르디올라’와 카탈루냐어의 모음 표기

외국 고유명사의 한글 표기에 있어서 카탈루냐어는 별로 대접을 받지 못한다. 아무래도 카탈루냐가 독립국이 아니라 스페인(에스파냐)의 지방에 지나지 않아 언어로서의 인지도가 떨어지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카탈루냐어는 스페인어의 방언이 아니라 독자적인 역사를 지닌 로망 어군 언어이며 중세 문어로서는 스페인어보다 오히려 프랑스 남부의 프로방스어(오크어)에 더 가까웠다. 카탈루냐어는 스페인과 프랑스 사이에 있는 피레네 산맥의 안도라(Andorra)의 공용어이기도 하지만 워낙 소국이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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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마리즈 콩데의 언어로 글을 쓴다”

카리브해 문학, 탈식민주의 문학의 거장으로 오늘날 프랑스어권을 대표하는 작가인 과들루프 출신의 마리즈 콩데(Maryse Condé, [maʁiːz kɔ̃de])가 향년 90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그는 다양한 시간적·공간적 배경을 무대로 삼은 역사 소설을 통해 아프리카 디아스포라와 여성, 인종 문제 등을 다루었다. 17세기 매사추세츠 세일럼(현 미국)을 배경으로 하는 1986년작 《나, 티투바, 세일럼의 검은 마녀(Moi, Tituba sorcière noire de Salem)》, 19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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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말 할 줄 아세요?”

내가 동아프리카의 케냐에서 산 적이 있다는 얘기를 하면 가끔 듣는 질문이 있다. “아프리카 말 할 줄 아세요?” 또는 “케냐 말 할 줄 아세요?” 그런데 인터넷에서 우연히 찾은 〈아프리카의 언어 상황에 대한 소고〉라는 글에서 저자 김학수도 이 ‘아프리카 말’에 대해서 받는 질문 이야기를 하고 있다. 보통 우리는 ‘아프리카’라고 하는 개념을 ‘아시아’, ‘유럽’에 비하여 좀 더 포괄적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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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아시아 키릴문자권 언어의 한글 표기법 정립을 위한 기초 연구〉 논평

2023년 6월에 발행된 《한글》 제84권 제2호(통권 340호)에 〈중앙아시아 키릴문자권 언어의 한글 표기법 정립을 위한 기초 연구〉라는 최문정(한림대학교)의 글이 실렸다. 초록은 다음과 같다. 이 연구의 목적은 카자흐어, 우즈베크어, 투르크멘어, 키르기스어, 타지크어 등 중앙아시아 키릴문자권 5개 언어의 한글 표기법 정립을 위한 기초를 마련하는 것이다. 한글 외래어 표기법이 아직 없는 이들 언어를 한글로 표기하는 데에 러시아어 한글 표기법을 끌어다 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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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준국어대사전》에 나타나는 일본어 중역식 외래어 표기

국가 기관인 국립국어원에서 편찬하여 사실상 대한민국 어문 규정에 대한 길잡이 역할을 하는 《표준국어대사전》에 실린 내용 상당수가 일본에서 나온 사전을 직간접적으로 베낀 것이라는 사실은 여러 번 언급한 적이 있다. 이를 단적으로 드러내는 것은 《표준국어대사전》에서 쓰이는 일본어 외의 외래어 표기 방식이다. 드물지만 일부 표제어에서는 원어와 한글 표기에 일본어를 거쳐 들어온 흔적이 남아 있다. 표제어로는 수록되지 않고 뜻풀이에서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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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준국어대사전》에 실린 ‘트랄리움’은 유령 단어일까?

사진: 1955년 제작된 트라우토니움의 개량 형태인 믹스투어트라우토니움(Mixtur-Trautonium). 베를린 악기 박물관 소장(Wikimedia: Morn the Gorn, CC BY-SA 3.0).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트랄리움’이라는 말이 다음과 같이 정의되어 있다. 트랄리움(Tralium) 「명사」 『음악』 독일의 전기 악기. 피아노와 비슷하며 키(key)에 전기를 통하면 음계 따위가 자유로이 연주된다. 그런데 이는 실제로는 쓰이지 않는 말이다. 웬만한 독일어나 영어 사전은 물론 《옥스퍼드 영어 사전(Oxford English Diction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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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준국어대사전》의 오류를 수정했습니다

전에 “불가리아어가 세르보크로아트어의 일종이라니?“라는 제목으로 썼던 글에서 《표준국어대사전》의 세르보크로아트어 정의가 이상하게 되어 있는 것을 지적한 바 있다. 그와 동시에 국립국어원에도 이것이 어떻게 된 것인지 질문했다. 국립국어원에서 확인해보겠다고 알려준 후 며칠 만에 다시 《표준국어대사전》의 정의를 수정했다는 답변을 받았다. 수정하기 전의 정의는 다음과 같았다. 세르보ㆍ크로아트^어(Serbo-Croat語) 『언어』 인도ㆍ유럽 어족 슬라브 어파의 남슬라브 어군에 속한 언어. 불가리아 어ㆍ슬로베니아 어ㆍ마케도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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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년만에 완성된 《스웨덴 아카데미 사전》

스웨덴 아카데미(학술원 또는 한림원)에서 펴내는 스웨덴어 사전인 《스웨덴 아카데미 사전(Svenska Akademiens ordbok, SAOB)》이 140년만에 완성되어 지난주 스웨덴어 알파벳 마지막 자모인 Ö로 시작되는 표제어를 다룬 마지막 권이 인쇄소에 보내졌다(스웨덴어 알파벳에서는 Z 뒤에 Å, Ä, Ö가 따른다). 그런데 그렇다고 작업이 끝난 것은 아니다. 전체 39권 가운데 일부는 나온지 너무 오래되어서 출판된 후 스웨덴어에서 생겨난 단어를 추가하려면 수정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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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nald Knuth는 ‘커누스’일까, ‘크누스’일까?

저명한 컴퓨터 과학자 Donald Knuth는 The Art of Computer Programming의 저자이고 TeX 조판 시스템을 만든 것으로도 유명하다. 그 이름의 한글 표기를 놓고 많은 혼란이 있다. 그의 개인 홈페이지에 실린 자주 묻는 질문에 대한 답에서 Knuth는 ‘Ka-NOOTH’라고 발음한다고 밝혔는데, 이를 어떻게 해석하느냐를 놓고 의견이 분분한 것 같다. 도널드 커누스 (사진 출처) The Art of Computer Programming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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