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어의 한글 표기 규정

외래어 표기법 원문은 국립국어원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 표기 일람표는 작은 화면에서도 보는데 지장이 없도록 원문의 배열을 일부 수정하였다. 원문에 없는 해설은 다른 색상의 글씨로 써서 구별하기 쉽게 하였다.

일본어의 가나와 한글 대조표

가나한글
어두어중·어말
ア イ ウ エ オ아 이 우 에 오아 이 우 에 오
カ キ ク ケ コ가 기 구 게 고카 키 쿠 케 코
サ シ ス セ ソ사 시 스 세 소사 시 스 세 소
タ チ ツ テ ト다 지 쓰 데 도타 치 쓰 테 토
ナ ニ ヌ ネ ノ나 니 누 네 노나 니 누 네 노
ハ ヒ フ ヘ ホ하 히 후 헤 호하 히 후 헤 호
マ ミ ム メ モ마 미 무 메 모마 미 무 메 모
ヤ イ ユ エ ヨ야 이 유 에 요야 이 유 에 요
ラ リ ル レ ロ라 리 루 레 로라 리 루 레 로
ワ (ヰ) ウ (ヱ) ヲ와 (이) 우 (에) 오와 (이) 우 (에) 오
ガ ギ グ ゲ ゴ가 기 구 게 고가 기 구 게 고
ザ ジ ズ ゼ ゾ자 지 즈 제 조자 지 즈 제 조
ダ ヂ ヅ デ ド다 지 즈 데 도다 지 즈 데 도
バ ビ ブ ベ ボ바 비 부 베 보바 비 부 베 보
パ ピ プ ペ ポ파 피 푸 페 포파 피 푸 페 포
キャ キュ キョ갸 규 교캬 큐 쿄
ギャ ギュ ギョ갸 규 교갸 규 교
シャ シュ ショ샤 슈 쇼샤 슈 쇼
ジャ ジュ ジョ자 주 조자 주 조
チャ チュ チョ자 주 조차 추 초
ニャ ニュ ニョ냐 뉴 뇨냐 뉴 뇨
ヒャ ヒュ ヒョ햐 휴 효햐 휴 효
ビャ ビュ ビョ뱌 뷰 뵤뱌 뷰 뵤
ピャ ピュ ピョ퍄 퓨 표퍄 퓨 표
ミャ ミュ ミョ먀 뮤 묘먀 뮤 묘
リャ リュ リョ랴 류 료랴 류 료

일본어의 표기 세칙

일본어의 가나와 한글 대조표에 따르고, 다음 상황에 유의하여 적는다.

제1항 촉음 [ッ]

촉음(促音) [ッ]는 ‘ㅅ’으로 통일해서 적는다.

サッポロ 삿포로

トットリ 돗토리

ヨッカイチ 욧카이치

해설
일본어의 촉음은 보통 겹자음을 나타내는데 쓰인다. 札幌(さっぽろ/Sapporo)는 [sappoɾo], 鳥取(とっとり/Tottori)는 [tottoɾi], 四日市(よっかいち/Yokkaichi)는 [jokkaiʨi]로 발음된다. 여기서 볼 수 있듯이 로마자 표기에서도 촉음은 자음자를 겹쳐서 나타낸다.

이탈리아어 Filippo [fiˈlippo] ‘필리포’, Matteo [matˈtɛˑo] ‘마테오’, Niccolò [nikkoˈlɔ*] ‘니콜로’의 예에서 볼 수 있듯이 외래어 표기법에서 폐쇄음이나 파찰음의 겹자음은 무시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일본어의 촉음은 겹자음으로 실현되는 하나의 추상 음소로 보고 받침 ‘ㅅ’으로 표기를 통일한 것이다. 다만 받침 ‘ㅅ’이 보통 나타내는 [ㄷ] 음, 즉 종성 [t]을 나타내려 쓴 것은 아니다. 대신 이 받침으로 나타내는 음이 현실 발음에서는 쉽게 뒤따르는 음에 위치 동화되는 것이 일본어의 촉음 발음과 비슷한 결과를 낳는다. ‘삿포로’를 신중하게 읽으면 [삳포로]로 발음되지만 빠른 발화에서는 [t]가 [p]로 동화되어 [삽포로~사포로]로 발음되니 일본어 발음과 비슷해진다. 표준 발음법에서는 이런 수의적인 발음을 표준 발음법으로 인정하지 않는다. 하지만 표기상의 사이시옷이 ‘ㄱ, ㄷ, ㅂ, ㅅ, ㅈ’으로 시작하는 단어 앞에 올 때는 이들 자음만을 된소리로 발음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사이시옷을 [ㄷ]으로 발음하는 것도 허용한다. 예를 들어 ‘냇가’, ‘깃발’은 [내ː까], [기빨]로 각각 발음하는 것이 원칙이며 [낻ː까], [긷빨]로 각각 발음하는 것도 허용된다. 그러니 받침 ‘ㅅ’을 겹자음을 나타내는 표기로 쓴 것은 사이시옷과 비슷한 부분이 있다.

일본어의 촉음은 놀라거나 화난 말투를 흉내낼 때 어말에서 성문 폐쇄음 [ʔ]를 나타내기도 한다. 이는 한글로 표기할 일이 거의 없겠지만 역시 받침 ‘ㅅ’으로 쓰는 것이 무난할 것이다. 한국어에서도 ‘서랏!’에서처럼 받침 ‘ㅅ’이 비슷한 용도로 쓰일 수 있기 때문이다.

제2항 장모음

장모음은 따로 표기하지 않는다.

キュウシュウ(九州) 규슈

ニイガタ(新潟) 니가타

トウキョウ(東京) 도쿄

オオサカ(大阪) 오사카

해설
일본어 가나 표기에서 장모음은 보통 동일한 모음 둘이 연속하는 것처럼 적는다. 예를 들어 お母さん(okāsan)에서 쓰이는 母의 드문 훈독 kā [kaː]는 か(ka)와 あ(a)를 합쳐 かあ(kā)로 적는 식이다. 그런데 장모음이 아니라 형태소 경계를 두고 같은 모음이 연속하는 경우에도 표시 방법이 같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남자 이름 隆章를 히라가나로 적은 たかあき(Takaaki)에서는 隆에 해당하는 たか(taka)와 章에 해당하는 あき(aki) 사이에 형태소 경계가 있으므로 장모음 ā가 아니라 같은 모음이 연속한 aa [aa]로 발음된다. 신중한 발화에서는 둘이 구별된다. 그러니 お母さん(おかあさん/okāsan)은 ‘오카산’으로 적지만 隆章(たかあき/Takaaki)는 ‘다카아키’로 적는다. 통용 로마자 표기에서도 장모음은 모음자 하나로 적고 같은 모음의 연속은 모음자 둘을 겹쳐 적으므로 이들을 구별하기는 어렵지 않다.

장모음 ē [eː]와 ō [oː]는 가나 표기에서 ee, oo인 것처럼 적는 것 외에 ei, ou처럼 적을 수도 있다. 역사적으로 ei, ou에 해당하는 음이 원래의 장모음과 발음이 합쳐졌기 때문이다. 특히 한자 음독에서 [ŋ]이 들어가는 운모에 대응되는 ō는 ou인 것처럼 적는 등 ō는 사실 oo 대신 ou인 것처럼 적는 것이 압도적으로 많다. 예를 들어 지명 東京 ‘도쿄’는 히라가나로 とうきょう(Toukyou → Tōkyō)로 적는다. 하지만 가나 표기가 ou이든 oo이든 장모음 ō [oː]로 발음되므로 ‘오’로 적도록 한다. 물론 争う(あらそう/arasou) [aɾasoꜜɯ]에서처럼 o와 u 사이에 형태소 경계가 있는 경우는 장모음이 아니므로 ‘아라소우’와 같이 적는다.

그런데 ei는 일본어에서도 ē [eː]와 ei [ei]가 혼용된다. 일본어 교재에서는 보통 [eː]로 가르치지만 방언에 따라 [ei]로 실현되기도 하며 특히 노래에서 이 발음이 쓰일 때가 많다. 로마자 표기에서도 가나 표기의 ou와 oo는 ō로 적지만 ei는 ē 대신 ei로 쓰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래서 기존 표기 용례에서도 明治(めいじ/Meiji)를 ‘메지’ 대신 ‘메이지’로 쓰고 芸者(げいしゃ/geisha)를 ‘게샤’ 대신 ‘게이샤’로 쓰는 등 가나 표기의 ei는 ‘에이’로 적는 것으로 통일한다.

한편 가타카나 표기에서는 차용어의 장음을 나타낼 때 장음 부호(ー)를 쓴다. 영어 party에서 차용한 パーティー(pātī) ‘파티’를 예로 들 수 있다.

일본어 표기 규정 해설
일본어의 표기 규정은 1986년 외래어 표기법이 최초로 고시되었을 때부터 포함되었다.

폐쇄음(파열음)과 파찰음의 표기에서 유성음을 예사소리로, 무성음을 거센소리로 적는 원칙을 깨고 어두의 무성음도 예사소리로 적게 한 것이 특기할 만하다. 그러니 [k]로 발음되는 か행의 첫음은 어두에서는 ‘ㄱ’으로, 어중에서는 ‘ㅋ’으로 적게 된다. 이는 한 음운은 한 기호로 적는다는 외래어 표기법의 기본 원칙에 위배되는 것이다. 하지만 일본어 어두의 무성음이 한국어 화자에게는 거센소리보다는 예사소리에 가깝게 들리기 때문에 예사소리로 옮기는데 익숙했던 1986년 외래어 표기법 제정 당시의 현실이 반영된 결정이다. 일본어 및 일본어에서 유래한 차용어가 당시 언중에게 꽤 친숙했기 때문에 원칙을 어기면서까지 이미 익숙한 음운 대응을 따른 것이다. [ʦɯ]로 발음되는 ツ(tsu)를 ‘츠’ 대신 ‘쓰’로 쓰도록 한 것도 마찬가지이다. 지금도 照り焼き(teriyaki)에서 온 ‘데리야끼'(표준 표기는 ‘데리야키’)로, 感じ(kanji)에서 온 ‘간지’, 豚カツ(tonkatsu)에서 온 ‘돈까스'([돈까쓰]로 발음하며 심의된 표기는 ‘돈가스’) 등 흔히 쓰이는 차용어에서 이런 대응 방식을 관찰할 수 있다.

그러나 오늘날에는 외래어 표기법에 따라 무성음을 거센소리로 적는데 익숙해지고 일본어를 로마자 표기를 매개로 접하는 일이 늘어나면서 민간에서는 어두의 무성음을 거센소리로 적고 ツ를 ‘츠’ 또는 ‘쯔’로 적는 것을 흔히 관찰할 수 있다. 그러니 외래어 표기법을 지금 다시 정한다면 일본어의 한글 표기에서도 예외를 두지 않고 무성음을 거센소리로 통일하고 ツ를 ‘츠’로 적기로 해도 1980년대와 비교해서 언중의 저항이 덜할 것이며 어쩌면 이와 같이 고치는 것을 반기는 이가 많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렇게 표기 방식을 바꾸면 東京(Tōkyō) ‘도쿄’, 京都(Kyōto) ‘교토’, 三菱(Mitsubishi) ‘미쓰비시’ 등 익숙한 표기를 ‘토쿄’, ‘쿄토’, ‘미츠비시’로 쓰게 되는 등  파급력이 상당하기 때문에 신중하게 다뤄야 할 문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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