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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롱크호르스트’를 ‘브론크호르스트’로 바꾼 맹목적 규정 적용

정부·언론외래어심의공동위원회에서 발표한 월드컵 출전 선수명 표기 가운데 준우승팀 네덜란드의 주장 이름을 보자. Giovanni van Bronckhorst 히오바니 판브론크호르스트 원래 이탈리아어 이름 ‘조반니’인 Giovanni는 네덜란드어에서도 ‘조바니’ 내지는 ‘지오바니’로 발음하는 듯하지만 논외로 하고 Bronckhorst의 표기를 주목하자. 이상하지 않은가? 이 선수 이름은 유로 2008 때는 ‘히오바니 판브롱크호르스트’로 심의된 바 있고 언론에서는 표기법에는 맞지 않지만 ‘반 브롱크호스트’라는 표기도 흔히 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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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빔밥’의 로마자 표기 문제로 본 표음주의 대 음소주의

얼마 전에 어느 음식점 메뉴판에서 ‘비빔밥’을 로마자로 bibimbab으로 표기한 것을 보았다. 그런데 현행 로마자 표기법에 따르면 ‘비빔밥’은 bibimbap으로 적어야 하며, 2000년 이전 쓰던 매큔·라이샤워 표기법에 따르면 pibimpap으로 적어야 한다. 이런 다양한 표기들은 어떻게 나왔을까? 한 음식점 메뉴판에서 ‘비빔밥’이 bibimbab으로 표기되어 있다. 외국어를 한글로 표기할 때 고려할 것은 크게 세 가지가 있다. 원 발음에 최대한 가깝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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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테네’가 로마 신화에 나오는 지혜의 여신이라고?

《표준국어대사전》에 나오는 다음 뜻풀이를 살펴보자. 아테네²(Athēnē)「명사」 『문학』 로마 신화에 나오는 지혜의 여신. 그리스 신화의 아테나에 해당한다. 아테나(Athena)「명사」 『문학』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지혜의 여신. 제우스의 딸로 올림포스 십이 신 가운데 하나이며 아테네 시의 수호신이다. 로마 신화의 아테네, 또는 미네르바에 해당한다. 미네르바(Minerva)「명사」 『문학』 로마 신화에 나오는 지혜의 여신. 그리스 신화의 아테나에 해당한다. 그렇다면 정말 로마 신화에는 그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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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빙’과 ‘리니지’라는 표기 분석

2000년을 전후해서 이른바 ‘웰빙 열풍’이 불었을 때 이 ‘웰빙’이란 신조어를 매우 어색해했던 기억이 난다. 영어에서 온 외래어인 것 같기는 한데 원래 표현은 뭘까? 설마 well-being을 한글로 표기한 것일까? 하지만 그렇다면 분명히 ‘웰비잉’일 텐데? 꼭 표기 문제가 아니라도 좀 의아한 신조어였던 것은 분명하다. Well-being이라는 영어 표현은 말 그대로 ‘잘 있음’, 즉 ‘복지’를 뜻하는데 그렇다고 welfare처럼 고급스럽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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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프 과르디올라’와 카탈루냐어의 모음 표기

외국 고유명사의 한글 표기에 있어서 카탈루냐어는 별로 대접을 받지 못한다. 아무래도 카탈루냐가 독립국이 아니라 스페인(에스파냐)의 지방에 지나지 않아 언어로서의 인지도가 떨어지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카탈루냐어는 스페인어의 방언이 아니라 독자적인 역사를 지닌 로망 어군 언어이며 중세 문어로서는 스페인어보다 오히려 프랑스 남부의 프로방스어(오크어)에 더 가까웠다. 카탈루냐어는 스페인과 프랑스 사이에 있는 피레네 산맥의 안도라(Andorra)의 공용어이기도 하지만 워낙 소국이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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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마리즈 콩데의 언어로 글을 쓴다”

카리브해 문학, 탈식민주의 문학의 거장으로 오늘날 프랑스어권을 대표하는 작가인 과들루프 출신의 마리즈 콩데(Maryse Condé, [maʁiːz kɔ̃de])가 향년 90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그는 다양한 시간적·공간적 배경을 무대로 삼은 역사 소설을 통해 아프리카 디아스포라와 여성, 인종 문제 등을 다루었다. 17세기 매사추세츠 세일럼(현 미국)을 배경으로 하는 1986년작 《나, 티투바, 세일럼의 검은 마녀(Moi, Tituba sorcière noire de Salem)》, 19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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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친 사람에 의해서만 그려질 수 있는!” 노르웨이 화가 에드바르드 뭉크

“미친 사람에 의해서만 그려질 수 있는!(Kan kun være malet af en gal Mand!)” 노르웨이 화가 에드바르드 뭉크(Edvard Munch, 1863~1944, 표준 표기 ‘에드바르 뭉크’)의 《절규》에 적힌 이 문장이 뭉크 자신이 쓴 것이라는 연구 결과가 최근에 발표되었다. 《절규》는 1893년에 판지에 유화와 템페라, 파스텔로 그린 작품으로 오슬로의 노르웨이 국립 미술관이 소장하고 있다(링크된 기사에서는 캔버스라고 부르지만 사실은 판지에 그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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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말 할 줄 아세요?”

내가 동아프리카의 케냐에서 산 적이 있다는 얘기를 하면 가끔 듣는 질문이 있다. “아프리카 말 할 줄 아세요?” 또는 “케냐 말 할 줄 아세요?” 그런데 인터넷에서 우연히 찾은 〈아프리카의 언어 상황에 대한 소고〉라는 글에서 저자 김학수도 이 ‘아프리카 말’에 대해서 받는 질문 이야기를 하고 있다. 보통 우리는 ‘아프리카’라고 하는 개념을 ‘아시아’, ‘유럽’에 비하여 좀 더 포괄적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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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아시아 키릴문자권 언어의 한글 표기법 정립을 위한 기초 연구〉 논평

2023년 6월에 발행된 《한글》 제84권 제2호(통권 340호)에 〈중앙아시아 키릴문자권 언어의 한글 표기법 정립을 위한 기초 연구〉라는 최문정(한림대학교)의 글이 실렸다. 초록은 다음과 같다. 이 연구의 목적은 카자흐어, 우즈베크어, 투르크멘어, 키르기스어, 타지크어 등 중앙아시아 키릴문자권 5개 언어의 한글 표기법 정립을 위한 기초를 마련하는 것이다. 한글 외래어 표기법이 아직 없는 이들 언어를 한글로 표기하는 데에 러시아어 한글 표기법을 끌어다 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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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준국어대사전》에 나타나는 일본어 중역식 외래어 표기

국가 기관인 국립국어원에서 편찬하여 사실상 대한민국 어문 규정에 대한 길잡이 역할을 하는 《표준국어대사전》에 실린 내용 상당수가 일본에서 나온 사전을 직간접적으로 베낀 것이라는 사실은 여러 번 언급한 적이 있다. 이를 단적으로 드러내는 것은 《표준국어대사전》에서 쓰이는 일본어 외의 외래어 표기 방식이다. 드물지만 일부 표제어에서는 원어와 한글 표기에 일본어를 거쳐 들어온 흔적이 남아 있다. 표제어로는 수록되지 않고 뜻풀이에서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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