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글은 한국어문기자협회에서 발행하는 계간 《말과글 》 188호(2026년 가을)에 실렸던 것으로 해당 호는 여기에서 열람 가능합니다.
아프리카 대륙 거의 최남단에 위치한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항구 도시 포트엘리자베스(Port Elizabeth)는 2021년 2월 23일 공식 이름이 Gqeberha로 바뀌었다. 영국령 케이프 식민지 시절에 영국인 총독이 요절한 아내 엘리자베스의 이름을 따서 지었던 지명을 그곳을 흐르는 바켄스(Baakens)강의 코사어 이름인 Gqeberha로 변경한 것이다. 이와 동시에 아일랜드인 이름을 딴 매클리어(Maclear), 영국 국왕 윌리엄 4세의 이름을 딴 킹윌리엄스타운(King William’s Town) 등의 남아공 도시도 코사어 이름인 Nqanqarhu, Qonce로 각각 개명하였다. 이들은 한글로 어떻게 표기해야 할까?
인구순으로 국내 5위의 주요 도시인 Gqeberha의 개명은 남아공에서 상당한 논란이 되었으며 지금도 그냥 포트엘리자베스 또는 피이(P.E.)로 부르는 이들이 많다. 코사어는 남아공의 공용어 가운데 하나이지만 공용어 수만 해도 2023년에 추가된 남아프리카 수어까지 포함하여 열두 개에 이르기 때문에 일부 코사어에 자신이 없는 이들은 새 이름이 너무 발음하기 어렵다고 불평한다. Gqeberha의 gq가 나타내는 음은 국제 음성 기호로는 [ᶢ̥ǃʱ]로 적을 수 있는 설타음으로 마치 코르크 마개를 뽑는 것처럼 ‘똑’ 소리가 나는데 익숙하지 않으면 흉내 내기조차 힘들다. Nqanqarhu의 nq [ᵑǃ], Qonce의 q [ᵏǃʼ]와 nc [ᵑǀ] 역시 설타음이고 심지어 코사어의 ‘코사’에 해당하는 Xhosa에서도 설타음 xh [ᵏǁʰ]가 쓰인다. 설타음이라는 소리 부류 자체가 우리에게 익숙한 말소리와는 전혀 다르기 때문에 이들은 한글로 어떻게 적을지도 난감하다.
설타음의 정의와 용어 선택 문제
설타음은 입안에 잠시 가둔 공기의 기압을 낮추어 거의 진공 상태로 만들었다가 혀를 차거나 튕기는 등의 순간적인 움직임으로 가두었던 것을 풀면서 내는 소리이다. 그 순간에 기압의 차이로 인해 바깥 공기가 순식간에 입안으로 들어오면서 상당히 큰 소리를 낸다. 한국어에서 쓰는 자음은 모두 허파로부터 내쉬는 숨에 의존하는 이른바 폐장 기류 자음이지만 설타음은 내쉬는 숨을 전혀 쓰지 않기 때문에 숨을 막고도 낼 수 있다.
사실 설타음 자체는 한국어 화자에게 그리 낯설지 않다. 쯧쯧거리면서 혀를 차는 소리, 똑딱똑딱하는 시계 소리를 흉내 내어 혀를 튕기는 소리 등이 설타음이다. 단지 한국어에서는 설타음을 말소리로 쓰지 않을 뿐이다.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설타-음(舌打音)’을 다음과 같이 정의한다.
「명사」
『언어』 흡기음의 하나. 입천장과 혓바닥 또는 두 입술 사이를 막아 안쪽의 구강(口腔)을 진공 상태로 만든 후에 막은 것을 급격히 열 때에 나는 파열음(破裂音). 혀를 찰 때에 나는 ‘쯧쯧’과 같은 소리가 여기에 해당한다.
‘흡기-음(吸氣音)’은 다음과 같이 정의한다.
「명사」
『언어』 들이쉬는 숨에 의하여 발음되는 소리. 남아프리카의 토어(土語)에 흔한 소리이다. ≒들숨소리, 흡식음, 흡착음.
흡기음 및 동의어로 제시한 ‘들숨-소리’, ‘흡식-음(吸息音)’, ‘흡착-음(吸着音)’은 모두 발음할 때 숨이 들어온다고 하여 붙은 이름이다. 위 정의를 문자 그대로 해석한다면 흡기음은 들이쉬는 숨으로 발음되는 소리(ingressive sound) 모두를 가리킨다. 그렇다면 혀를 차거나 튕기는 소리 따위뿐만이 아니라 성대를 닫고 성문을 내려 가둔 공기의 기압을 낮춤으로서 이를 터뜨릴 때 기류가 입안으로 들어오는 소리인 내파음(內破音)도 흡기음에 포함된다. 참고로 Gqeberha의 b를 비롯하여 베트남어의 b도 양순 내파음 [ɓ]로 발음되며 기류의 방향을 제외하면 일반 파열음 [b]와 비슷한 음이다. 말소리에 한정시키지 않는다면 돼지 소리를 흉내 낼 때 숨을 들이쉬면서 연구개에서 내는 전동음 따위도 들이쉬는 숨으로 발음되므로 위 정의에 따르면 흡기음의 일종이다. 그러니 혀의 급격한 움직임을 통해 내는 소리만 가리키는 용어로는 혀로 때리는 소리를 뜻하는 한자어인 설타음이 적합할 듯하다.
그런데 보통 이런 음은 설타음도 아니고 《표준국어대사전》에서 기본 표제어로 제시하는 흡기음도 아니라 흡착음이라고 부르는 일이 훨씬 흔하다. 아마도 일본어로 吸着音[kyūchakuon] ‘규차쿠온’이라고 하는 것을 그대로 따른 듯하다. 중국어로는 설타음을 嘖音[zéyīn] ‘쩌인’이라고 하는데 한자 嘖은 ‘들렐 책’으로 혀를 차는 소리를 시늉하는 의성어로도 쓰인다. 설타음을 뜻하는 영어의 click ‘클릭’, 독일어의 Klick ‘클리크’, 프랑스어의 clic ‘클리크’ 등은 일반 의성어를 그대로 음성학 용어로 쓴 것이다.
인터넷을 검색해보면 공교롭게도 설타음을 ‘소라’의 [ㄹ] 같은 소리를 이르는 탄설음(彈舌音)의 동의어로 쓰는 것도 심심찮게 볼 수 있지만 《표준국어대사전》에는 실리지 않은 용법이다. 이로 인해 혼동의 여지가 있더라도 이 글에서 다루는 말소리는 흡기음이나 흡착음보다는 설타음으로 부르는 것이 더 정확하다고 보아 이와 같이 용어를 통일한다.
설타음의 종류
설타음을 내기 위해 입안에 공기를 가두려면 앞뒤로 두 군데 폐쇄가 필요하다. 그 가운데 혀로 만드는 구강 앞부분의 폐쇄가 설타음의 청각적인 특징을 크게 좌우하며 그 조음 위치를 기준으로 국제 음성 기호에서는 다섯 부류의 설타음에 고유의 기호를 부여한다.
- 입술을 내밀지 않고 오므리기만 하여 ‘뽁’ 하는 소리인 양순 설타음은 기호 ʘ로 나타낸다.
- 혀끝을 앞니에 대고 쯧쯧거리면서 혀를 차는 소리인 치 설타음은 기호 ǀ로 나타낸다.
- 혀끝을 윗잇몸 또는 그 뒷쪽에 대고 똑딱똑딱하는 시계 소리를 흉내내는 소리인 치경 설타음 혹은 후치경 설타음은 기호 ǃ로 나타낸다.
- 혓바닥을 입천장에 대고 내는 소리인 경구개 설타음 혹은 치경구개 설타음은 기호 ǂ로 나타낸다.
- 혀의 옆으로 공기를 빨아들이면서 혀를 차는 소리인 설측 설타음은 기호 ǁ로 나타낸다. 이는 정확히 말해서 조음 위치가 아닌 조음 방향에 따른 분류이다.
드물게 권설 설타음을 쓰는 언어도 있지만 기본 기호는 따로 없고 국제 음성 기호를 엄밀히 따르자면 !에 권설음을 나타내는 갈고리 모양의 ◌̢ 부호를 붙여 𝼊로 적을 수 있다. 국제 음성 기호의 공식 지침에는 어긋나지만 학계에서는 흔히 !!로 나타낸다.
위 다섯 기호 가운데 ǀ, !, ǂ, ǁ는 독일의 언어학자 카를 리하르트 렙시우스(Karl Richard Lepsius, 1810~1884)가 1854년에 도입한 것을 조금 변형한 것으로 렙시우스 기호라고도 부른다. 여기에 독일의 언어학자 빌헬름 블레크(Wilhelm Bleek, 1827~1875)가 ʘ를 추가했으며 이들은 1989년에 설타음의 표기에 쓰이는 국제 음성 기호로 도입되었다. 그 이전에는 국제 음성 기호로 ǀ, !, ǂ, ǁ 대신 영국의 음성학자 대니얼 존스(Daniel Jones, 1881~1967)가 도입한 기호 ʇ, ʖ, ʞ, ʗ를 썼다(ʘ에 해당하는 기호는 아직 없었다). 당시 경구개 설타음 [ǂ]는 연구개 설타음으로 잘못 알려져 있었기 때문에 무성 연구개 파열음을 나타내는 k를 뒤집은 ʞ로 쓰고 공식적으로 연구개 설타음 기호로 정의되었다. 오늘날에는 연구개에서 전방 폐쇄를 만드는 설타음이 불가능한 소리라고 알려져 있다.
엄밀히 말해서 국제 음성 기호의 ǀ, !, ǂ, ǁ, ʘ는 설타음의 전방 폐쇄만을 나타낸다. 실제 언어에서 설타음을 자음으로 쓰려면 뒤따르는 모음 또는 성절 비음과 결합해야 하기 때문에 구강 공간 뒤쪽의 폐쇄가 중요한 역할을 맡는다(어말에 설타음이 올 수 있는 언어는 알려진 바가 없다). 한국어 화자들이 쯧쯧거릴 때와 같이 비언어 음향 신호로 내는 설타음에서는 후방 폐쇄가 파열되지 않는 불파음이지만 이어지는 음과 연결하려면 후방 폐쇄도 개방해야 한다. 이때의 발음만 따로 놓고 보면 허파로부터 내쉬는 숨으로 소리를 내는 우리에게 익숙한 폐장 기류 자음이다. 예를 들어 기본적인 무성 설타음에서는 후방 폐쇄가 단순한 무성 연구개 파열음 [k]일 수 있다.
그래서 국제 음성 기호로 설타음을 나타내는 공식적인 방식은 후방 폐쇄와 전방 폐쇄를 각각 나타내는 기호를 이음줄로 연결하여 [k͡ǀ], [k͜ǁ] 등과 같이 적는 것이다(이음줄은 위에 넣든 아래에 넣든 무방하다). 편의상 이음줄은 생략하기 마련이며 따로 발음되는 두 음으로 오해하지 않도록 후방 폐쇄를 나타내는 기호는 위 첨자로 처리하여 [ᵏǀ], [ᵏǁ] 등으로 쓰는 일이 흔하다. 최근에는 후방 폐쇄가 실제로는 연구개보다 더 뒤쪽인 구개수에서 흔히 일어난다는 것이 알려져 무성 구개수 파열음 [q]가 들어가는 [𐞥ǀ], [𐞥ǁ] 등으로 쓰기도 하며 학자에 따라서는 어차피 모든 설타음에 동반되는 후방 폐쇄를 굳이 따지지 않고 전방 폐쇄를 나타내는 기호로만 적어도 충분하다고 보아 단순히 [ǀ], [ǁ] 등으로 쓰는 것을 선호하는 이들도 있지만 여기서는 [ᵏǀ], [ᵏǁ] 등으로 통일하도록 한다.
설타음의 후방 폐쇄는 비음이 될 수도 있다. 연구개 비음 [ŋ]이나 구개수 비음 [ɴ] 등을 발음하면서 혀로는 그 앞의 공기를 가두었다가 급격히 풀어서 설타음을 내는 것으로 비 설타음(nasal click)이라고 하며 [ᵑǀ], [ᵑǁ]과 같이 적는다. 성대를 완전히 닫았다가 파열하는 음인 성문 파열음 [ʔ](한국어에서는 숫자 ‘일’의 첫소리에 흔히 나타나는 음)을 후방 폐쇄로 삼는 설타음은 성문화 설타음(glottalized click)이라고 부른다. 이때 연구개가 내려가 비강이 열리면서 비음화도 수반되는 것이 보통이지만 언어에 따라 비음화되지 않는 성문화 설타음이 나타나기도 한다. 비음화되는 성문화 설타음은 [ᵑ̥ǀˀ], [ᵑ̥ǁˀ]처럼 적고 비음화가 없거나 표기상 이를 무시하는 경우 단순히 [ǀˀ], [ǁˀ]처럼 적는다.
그 외에도 설타음은 성대가 진동하는 [ɡ]와 같은 유성음이나 한국어의 거센소리처럼 기식을 동반하는 [kʰ]와 같은 유기음과 같이 발음되기도 하는 등 세부적인 발성 방식의 차이에 따라 다양하게 실현될 수 있다. 코사어의 bh, d, g는 정확히 말하자면 유성음이 아니라 그보다 성문이 좀 더 열린 채 발음하는 이완음(slack voice)을 써서 [b̥ʱ], [d̥ʱ], [ɡ̊ʱ]로 발음되는데 Gqeberha의 gq [ᶢ̥ǃʱ]에서도 후방 폐쇄가 이런 이완음 g [ɡ̊ʱ]이다. 또 코사어의 p, t, k는 일상적인 발화에서 일반 무성 무기 파열음 [p], [t], [k]로 발음되기 마련이지만 주의를 기울여 분명하게 발음할 때는 허파에서 내쉬는 숨 대신 입안에 갇힌 공기만 내보내는 방출음(放出音) [pʼ], [tʼ], [kʼ]로 실현된다. 설타음의 후방 폐쇄가 [kʼ]와 같은 방출음인 설타 방출음(ejective click)은 [ᵏǀʼ], [ᵏǁʼ] 등으로 적는다. Qonce의 q는 일반 무성 무기 설타음 [ᵏǃ]로 발음되기도 하지만 분명하게 발음할 때는 설타 방출음 [ᵏǃʼ]로 실현된다.
설타음의 전후방 폐쇄가 뚜렷한 시차를 두고 개방되어 설타음에서 폐장 기류를 쓰는 일반 파열음으로 전환하는 설·폐장 파열음(linguo-pulmonic stop)도 있다. 이런 음은 후방 폐쇄를 나타내는 기호를 뒤에 써서 [ǀ𐞥], [ᵏǀq] 등으로 나타낸다. 이런 음의 후방 폐쇄는 예전부터도 구개수음으로 알려져 있었기 때문에 통상적으로 [k] 대신 [q]로 적는다. 뒷부분이 파열음이 대신 파찰음 [q͡χ]라면 [ǀᵡ], [ᵏǀχ] 등으로 나타내는 설·폐장 파찰음(linguo-pulmonic affricate)이 된다. 또 후방 폐쇄를 개방할 때 허파에서 내쉬는 숨이 아니라 입안에 갇혀 있던 공기만 내보내서 [qʼ]와 같은 방출음으로 발음한다면 [ǀ𐞥ʼ] 또는 [ᵏǀqʼ] 등으로 나타낼 수 있는 설·성문 파열음(linguo-glottalic stop)이 되고 [χʼ]와 같은 방출 마찰음으로 발음한다면 [ǀᵡʼ] 또는 [ᵏǀχʼ] 등으로 나타낼 수 있는 설·성문 파찰음(linguo-glottalic affricate)이 된다(방출음은 성문 기류음으로 분류되기 때문에 붙은 이름이다). 전방 폐쇄가 개방된 뒤에 후방 폐쇄가 개방된다는 점에서 설·성문 파열음 [ǀ𐞥ʼ]는 전후방 폐쇄가 거의 동시에 개방되는 설타 방출음 [ᵏǀʼ], [𐞥ǀʼ] 등과 구별된다.
설타음을 쓰는 언어
이처럼 여섯 개의 조음 위치·방향과 다양한 발성 방식의 조합으로 만들 수 있는 설타음의 종류는 참으로 무궁무진하다. 보츠와나 서부와 나미비아 동부에 걸친 칼라하리 분지에서 3000명 정도의 화자가 쓰는 타(Taa)어는 무려 100개가 넘는 설타음을 쓰는 것으로 기술된다. 그 가운데 일부는 자음군으로 분석할 수 있지만 한 연구에 따르면 서부 방언을 기준으로 기본 설타음 음운의 개수만 해도 43개에 이른다. 그에 비해 한국어는 자음 전체를 통틀어 음운의 수가 19개에 지나지 않는다. 타어는 처음 연구된 지역에서 쓰는 이름에 따라 콩(ǃXóõ)어로도 잘 알려져 있으며 이웃하는 지역에서 쓰이는 보츠와나의 암코에(ǂʼAmkoe)어와 구이(Gǀui)어도 엄청난 숫자의 설타음을 자랑한다.
타어와 암코에어, 구이어를 쓰는 이들은 전통적으로 칼라하리 지역에서 수렵·채집 생활을 했기 때문에 예전에는 덤불에서 사는 사람들이라고 해서 부시먼(Bushmen)이라고 불렀고 오늘날에는 산(San) 제족이라고 부른다. 산 제족이 쓰는 언어로는 이외에도 쿵(!Kung)어, 나로(Naro)어, 퀘(Khwe)어 등 다수가 있는데 한결같이 설타음을 자음으로 포함한다. 또 비슷한 지역에서 전통적으로 유목과 농경을 하던 나마(Nama)족, 다마라(Damara)족 등을 묶어서 코에코에(Khoekhoe)족이라고 하며 이들의 언어인 코에코에어 역시 설타음을 쓴다. 17세기에 서남아프리카에 식민지를 세우고 정착한 네덜란드인들은 이들을 호텐토트(Hottentot)족이라고 불렀다. 설타음을 쓰는 이들의 말이 hot ‘홋’, tot ‘톳’ 같이 들린다고 하여 네덜란드어 접속사 en ‘엔’으로 연결하여 hot en tot 즉 ‘홋과 톳’이라고 부른 데서 유래했다는 이야기가 있다. ‘호텐토트’는 인종주의적 편견이 담긴 비하하는 명칭이라서 오늘날에는 그 대신 이들의 언어에서 ‘사람들’을 뜻하는 말에서 온 Khoekhoe ‘코에코에’를 민족명 및 언어명으로 쓴다.
동아프리카의 스와힐리어나 콩고 분지의 링갈라어를 포함하여 적도 이남 아프리카에서 쓰는 언어는 거의 대부분 니제르·콩고 어족의 한 갈래로 분류되는 반투 어군이라는 단 하나의 거대 집단에 속한다. 오늘날의 카메룬 지역에서 반투 조어를 쓰던 이들이 농경과 제철 기술에 힘입어 이들 지역으로 퍼져 나가면서 그들의 언어를 퍼뜨린 것으로 생각된다. 남아공에서도 영어와 아프리칸스어, 남아프리카 수어를 제외한 코사어, 줄루어, 츠와나어, 소토어 등 나머지 아홉 개 공용어는 모두 반투 어군에 속한다.1 그런데 나미비아, 보츠와나, 앙골라, 남아공 등 아프리카 남부에 사는 산 제족과 코에코에족이 쓰는 타어와 암코에어, 구이어, 코에코에어 등은 반투 어군에 속하지 않는 전혀 다른 계통의 언어들이다.
예전에는 아프리카 남부에서 쓰이고 반투 어군에 속하지 않는 여러 토착 언어들이 모두 친족 관계로 이른바 코이산(Khoisan) 어족을 이룬다고 여겼다. Khoekhoe의 단수형 Khoe의 옛 철자인 Khoi에서 온 이름이기 때문에 오늘날에는 Khoesan/Khoe-San ‘코에산’으로 쓰기도 한다. 동아프리카 탄자니아에서 쓰이고 반투 어군에 속하지 않으며 설타음을 쓰는 산다웨어(Sandawe)어, 하자(Hadza)어도 지리적으로는 떨어져 있지만 코이산 어족에 속하는 것으로 분류되었다. 하자어를 쓰는 하자족은 지금도 수렵·채집 생활을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하지만 연구 결과 코이산 제어가 단일 어족이라는 증거는 찾지 못하여 오늘날에는 카(Kxʼa) 어족, 코에·콰디(Khoe-Kwadi) 어족, 투(Tuu) 어족 등 서로 친족 관계를 증명할 수 없는 세 개의 어족으로 나눈다. 타어는 투 어족에 속하며 암코에어·쿵어는 카 어족, 구이어·코에코에어·나로어·퀘어 등은 코에·콰디 어족에 속한다. 아울러 산다웨어와 하자어는 오늘날 각각 다른 어떤 언어와도 친족 관계를 증명할 수 없는 외톨이 언어로 간주된다. 다만 산다웨어는 코에·콰디 어족과 유사한 점이 있어 친족 관계일 가능성이 있다고 보기도 한다.
코사어는 반투 어군에 속하지만 이미 본 것처럼 설타음을 쓴다. 줄루어, 스와티어, 은데벨레어, 소토어 등 아프리카 남부의 반투 제어 가운데는 설타음을 쓰는 것이 많다.2 이들은 코이산 제어 또는 설타음을 먼저 받아들인 다른 반투 제어와의 접촉을 통해 설타음을 쓰게 된 것으로 보인다. 반투 제어 가운데 설타음의 빈도는 코사어 및 보츠와나와 나미비아에서 쓰이는 예이(Yeyi)어라는 언어가 단연 가장 높고 줄루어가 그 뒤를 따른다.
동아프리카 케냐의 인도양 연안에서 다할로족이 쓰는 다할로(Dahalo)어에도 설타음이 존재한다. 다할로어는 에티오피아에서 주로 쓰이는 오로모어, 소말리아에서 주로 쓰이는 소말리어처럼 아프리카·아시아 어족 쿠시 어파에 속하는데 친족 관계에 있는 언어 가운데 유일하게 설타음을 쓴다. 다할로족도 예전에 산다웨어나 하자어와 비슷한 언어를 쓰다가 쿠시어로 전환한 것으로 추측되므로 다할로어에서 쓰는 설타음은 기층 언어의 흔적이 남아있는 것일 수 있다.
오늘날 설타음을 쓰는 자연 언어는 이처럼 아프리카 남부와 동부에서만 발견된다. 그런데 대략 20세기 중반까지 오스트레일리아 북부에도 설타음을 쓰는 언어가 있었다. 모닝턴(Mornington)섬의 라딜(Lardil)족과 포사이스(Forsyth) 제도의 양칼(Yangkaal)족 남성들은 예전에 모어와는 별도로 통과 의례 때 다민(Damin)어라는 특별 언어를 배웠는데 [ᵑʘ], [ᵑǀ], [ᵑ!], [ᵑ𝼊] 등 네 종류의 비 설타음은 물론 일반 설타음과 달리 들이쉬는 것이 아니라 내쉬면서 발음되는 양순 설타음 [ʘ↑]도 자음에 포함되었다. 들이쉬는 숨을 쓰지 않으므로 [ʘ↑]는 설타음이지만 엄밀히 따져서 흡기음은 아닌 셈이다. 다민어는 특수한 용도로 만들어진 언어라서 일부러 설타음과 같은 여러 희귀한 자음을 썼던 것으로 추측되는데 통과 의례의 전통이 단절되면서 언어도 사라졌다.
언어별 설타음의 한글 표기
지금까지 심의된 외래어 표기 용례 가운데 원어에서 설타음을 포함하는 것은 남아공 인명 둘, 짐바브웨 인명 하나가 있다.
| 회의 | 원문 표기 | 한글 표기 |
| 제64차(2005. 8. 24.) | Mlambo-Ngcuka, Phumzile | 음람보응쿠카, 품질레 |
| 제110차(2013. 8. 28.) | Ncube, Welshman | 은쿠베, 웰시먼 |
| 제131차(2017. 2. 22.) | Jonas, Mcebisi | 조너스, 음체비시 |
전 남아공 부통령인 Phumzile Mlambo-Ngcuka는 줄루계, 전 짐바브웨 대선 후보인 Welshman Ncube는 은데벨레계, 전 남아공 재무 차관인 Mcebisi Jonas는 코사계이다. 줄루어와 코사어, 은데벨레어 모두 반투 어군의 한 갈래인 응구니(Nguni) 어군에 속하는데 철자법이 서로 비슷하며 특히 설타음을 적는 방식이 모두 같다. 응구니 어군에 속하는 또다른 언어인 스와티어도 마찬가지여서 이들 모두 치 설타음은 c로 적는다. Mcebisi에서처럼 그냥 c만 쓴 것은 일반 무성 무기 치 설타음 [ᵏǀ] 내지 분명한 발음에서 치 설타 방출음 [ᵏǀʼ]를 나타내고 치 비 설타음 [ᵑǀ]은 Ncube에서처럼 nc으로 나타낸다. 또 무성 유기 치 설타음 [ᵏǀʰ]는 ch로 나타내고 유성음을 발음할 때보다 성문이 더 열린 채 발음되는 이완 치 설타음 [ᶢ̥ǀʱ]는 gc로, 여기서 후방 폐쇄에 파열음 대신 비음을 쓰는 이완 치 비 설타음 [ᵑǀʱ]은 Ngcuka에서처럼 ngc으로 나타낸다.
스와티어에서는 치 설타음만 쓰이지만 줄루어와 코사어, 은데벨레어에서는 q로 적는 후치경 설타음과 x로 적는 설측 설타음도 쓰인다. 치 설타음과 마찬가지로 이들도 비 설타음은 nq, nx으로, 무성 유기 설타음은 qh, xh로, 이완 설타음은 gq, gx로, 이완 비 설타음은 ngq, ngx으로 적는다. 스와티어에서는 특이하게 기식음이 따르는 유기 비 설타음 [ᵑǀʰ]도 쓰이며 nch로 적는다. 한편 응구니 제어 가운데 코사어에서만 설타 방출음 앞에 비음 [ŋ]이 오는 [ŋᵏǀʼ], [ŋᵏ!ʼ], [ŋᵏǁʼ]이 쓰이며 nkc, nkq, nkx으로 각각 나타낸다.
이들을 한글로 표기하려면 앞에서 혀로 내는 소리는 무시하고 후방 폐쇄로 내는 소리만 충실하게 옮기는 것이 좋을 것이다. 일부 설타음은 ‘쯧’, ‘똑’ 같은 의성어로 흉내 내기도 하지만 의성어와 실제 설타음의 발음은 상당한 차이가 있으며 비 설타음, 유성 설타음 등 다양한 종류의 설타음을 한글로 표기하려면 의성어에만 의지하는 것은 역부족이다. 영어나 아프리칸스어에서도 차용어에서 원어에 설타음이 있는 경우 후방 폐쇄로 내는 소리를 흉내 낸다. 예를 들어 Xhosa는 xh [ᵏǁʰ]의 후방 폐쇄가 [kʰ]로 발음되므로 영어로는 [ˈkɔːsə, ˈkoʊsə] ‘코사’, 아프리칸스어로는 [ˈkoːsa, ˈkɔːsa] ‘코사’로 발음한다. 대신 오늘날 한국어 화자 상당수가 일부 차용어에서 원어의 [f]를 그대로 발음하는 것처럼 아프리카 남부의 영어와 아프리칸스어 화자들은 Xhosa 같은 차용어에서도 원어의 설타음을 제대로 발음하는 일이 흔하다.
치 설타음 c [ᵏǀ], ch [ᵏǀʰ]에서는 앞에서 혀로 내는 소리가 얼핏 [ts]와 같은 파찰음으로 들릴 수 있지만 이 경우에도 영어 화자들은 [k]로 흉내 내는 것을 선호한다. 예를 들어 응구니족의 일파를 이르는 Bhaca는 영어식으로 [ˈbɑːkə] ‘바카’로 발음한다. 비 설타음 [ᵑǀ]의 경우 혀 차는 소리보다는 비음 [ŋ]이 뚜렷하게 들리기 때문에 Ncube의 영어식 발음은 [ˈnuːbeɪ] ‘누베이’이다. 영어에서는 어두에 [ŋ]이 올 수 없기 때문에 [n]으로 대체했지만 외래어 표기법에서는 말레이인도네시아어, 타이어, 베트남어의 어두 [ŋ]을 이미 ‘응’으로 적고 있으니 비 설타음 역시 어두에서 ‘응’으로, 어중에서는 받침 ‘ㅇ’으로 적는 것이 좋을 것이다. 마찬가지로 코사어의 이완 후치경 설타음 gq [ᶢ̥ǃʱ]는 마치 [ɡ̊ʱ]인 것처럼 ‘ㄱ’으로 적고 이완 치 비 설타음 ngc [ᵑǀʱ]은 마치 이완 연구개 비음 [ŋʱ~ŋ̤]인 것처럼 ‘응’, ‘ㅇ’으로 적을 수 있다(이완음에서 성문이 열린 틈으로 나오는 기식을 나타내는 [ʱ]는 한글 표기를 다르게 할 정도는 아니다).
그러니 Ngcuka는 ‘응쿠카’ 대신 ‘응우카’로, Ncube는 ‘은쿠베’ 대신 ‘응우베’로, Mcebisi는 ‘음체비시’ 대신 ‘음케비시’로 적는 것이 좋겠다. 최근에 개명된 코사어식 지명들도 Gqeberha ‘게베하’, Nqanqarhu ‘응앙아후’, Qonce ‘콩에’로 적을 수 있다(코사어의 rh는 무성 연구개 마찰음 [x]로 발음되므로 ‘ㅎ’으로 적어야 하겠다).
응구니 제어의 설타음3
| 치 | 후치경 | 설측 | 한글 | 보기 | |
| 무성 무기 설타음·설타 방출음 | c [ᵏǀ~ᵏǀʼ] | q [ᵏǀ~ᵏǀʼ] | x [ᵏǀ~ᵏǀʼ] | ㅋ | Mcebisi 음케비시, Qonce 콩에 |
| 무성 유기 설타음 | ch [ᵏǀʰ] | qh [ᵏǀʰ] | xh [ᵏǀʰ] | ㅋ | Mqhayi 음카이, Xhosa 코사 |
| 이완 설타음 | gc [ᶢ̥ǀʱ] | gq [ᶢ̥ǀʱ] | gx [ᶢ̥ǀʱ] | ㄱ | Gcobisa 고비사, Gqeberha 게베하 |
| 비 설타음 | nc [ᵑǀ] | nq [ᵑǀ] | nx [ᵑǀ] | 응, ㅇ | Ncube 응우베, Nqanqarhu 응앙아후 |
| 유기 비 설타음 (스와티어) | nch [ᵑǀʰ] | 응ㅎ, ㅇㅎ | tinchazelo 팅하젤로 | ||
| 이완 비 설타음 | ngc [ᵑǀʱ] | ngq [ᵑǀʱ] | ngx [ᵑǀʱ] | 응, ㅇ | Ngcuka 응우카, Ngxokolo 응오콜로 |
| 비음 + 설타 방출음 (코사어) | nkc [ŋᵏǀʼ] | nkq [ŋᵏǀʼ] | nkx [ŋᵏǀʼ] | 응ㅋ, ㅇㅋ | Nkcubeko 응쿠베코, Nkxaso 응카소 |
남아공과 레소토의 공용어이며 반투 어군 가운데 소토·츠와나 어군에 속하는 소토어에서도 후치경 설타음이 쓰이는데 응구니 제어와 마찬가지로 q [ᵏ!], qh [ᵏǃʰ], nq [ᵑǃ]로 적는다. 응구니 제어에서와 달리 이들 앞에는 모두 비음 [ŋ̩]이 올 수 있으며 nq [ŋ̩ᵏǃ], nqh [ŋ̩ᵏǃʰ], nnq [ŋ̩ᵑǃ]으로 각각 적는다. 그러니 소토어 철자 nq는 ‘고발하다’를 뜻하는 nqosa에서처럼 비 설타음 [ᵑǃ]을 나타낼 수도 있고 ‘개구리’를 뜻하는 senqanqane에서처럼 비음과 무성 무기 설타음의 조합인 [ŋ̩ᵏǃ]를 나타낼 수도 있는 모호함이 있다. 번거롭더라도 실제 발음을 따져서 nqosa는 ‘응오사’로, senqanqane는 ‘셍캉카네’로 적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코이산 제어 가운데 코에·콰디 어족에 속하는 나로어에서도 응구니 제어와 비슷한 철자법을 써서 치 설타음, 치경 설타음, 설측 설타음을 각각 c, q, x로 적는 한편 경구개 설타음은 tc로 적는다. 다만 유성 설타음은 dc, dq, dx, dtc와 같이 g 대신 d를 붙여 나타낸다는 차이가 있다. 아프리칸스어 철자의 영향으로 나로어에서 g가 단독으로 쓰일 때 [ɡ] ‘ㄱ’ 대신 무성 연구개 마찰음 [x] ‘ㅎ’를 나타내기 때문인데 d를 붙여 적는다고 해도 유성 설타음의 한글 표기는 ‘ㄱ’으로 통일하는 것이 어떨까 한다. 나로어에서는 구개수 마찰음 [χ]로 끝나는 [ᵏǀχ] 등의 설·폐장 파찰음도 쓰이는데 cg, qg, xg, tcg와 같이 g를 붙여 나타낸다. 전 남아공 대통령 Kgalema Motlanthe를 ‘칼레마 모틀란테’로 심의한 표기 용례에서 한글로는 ‘ㅋ’으로 옮기는 파열음과 ‘ㅎ’으로 옮기는 마찰음을 결합한 소토어 파찰음 kg [k͡xʰ]를 ‘ㅋ’으로 적었듯이 설·폐장 파찰음도 ‘ㅋ’으로 적을 수 있다.
나미비아에서 쓰는 반투 어군 언어 가운데 마뇨(Manyo)어라고도 불리는 기리쿠어는 첫 음인 유성 설타음 [ᶢǀ]를 gc로 적느냐, dc로 적느냐에 따라 Gciriku 또는 Dciriku로 쓰인다. 참고로 기리쿠어의 nc는 응구니 제어에서와 달리 비 설타음이 아니라 비음이 선행하는 설타음 [ᵑǀᵏ], 즉 코사어의 nkc와 비슷한 음이니 ‘응ㅋ’, ‘ㅇㅋ’로 적는 것이 좋다. 한편 동아프리카의 산다웨어와 하자어는 글로 적는 일이 드물지만 최근에 도입된 로마자 철자법에서는 응구니 제어의 설타음 표기 방식을 따른다.
그런가 하면 코이산 제어 가운데 가장 널리 쓰이는 코에코에어를 위시하여 나로어·산다웨어·하자어를 제외한 코이산 제어 대부분은 c, q, x 대신 렙시우스 기호 ǀ, !, ǂ, ǁ, ʘ 등을 마치 로마자 자모처럼 써서 설타음을 나타낸다. 그 가운데 코에코에어에서는 ǀ, !, ǂ, ǁ만 쓴다(애초에 렙시우스가 원래 도입한 기호는 코에코에어를 적기 위한 것이었다). 중앙 쿵(!Kung)어에서 쓰는 권설 설타음은 !!로 적는다.
코에코에어 철자법은 나머지 코이산 제어와 조금 달라서 [ᵏǀ], [ᵏǁ] 등의 일반 무성 무기 설타음을 ǀg, ǁg와 같이 렙시우스 기호 뒤에 g를 붙여서 나타내는 것이 특징이다. 애초에 코에코에어는 유무성음 구별이 없어서 [k]를 성조에 따라 k로 쓰기도 하고 g로 쓰기도 한다. 다마라족 출신인 나미비아의 제3대 대통령의 코에코에어 이름 Hage Geingob는 ‘하게 게인고브’로 표기가 심의된 전례도 있으니 코에코에어의 g는 [k]로 발음되더라도 ‘ㄱ’으로 적는 것이 무난하다. 그러니 ǀg 같은 설타음 역시 ‘ㄱ’으로 옮기는 것이 합당하며 예를 들어 아프리카 남부를 흐르는 오렌지강의 코에코에어 이름인 !Garib는 ‘가리브’로 쓸 수 있다. 렙시우스 기호 뒤에 kh를 붙인 ǀkh, ǁkh 등은 [ᵏǀʰ], [ᵏǁʰ]와 같은 무성 유기 설타음을 나타내므로 ‘ㅋ’으로 쓰면 되고 n을 붙인 ǀn, ǁn 등은 [ᵑǀ], [ᵑǁ]과 같은 비 설타음을 나타내므로 ‘응’, ‘ㅇ’으로 쓸 수 있다. 따라서 다마라족이 스스로 일컫는 이름인 ǂNūkhoen은 ‘응우코엔’으로 표기할 수 있다.
지면상 코에코에어를 제외한 나머지 코이산 제어에 나오는 수많은 설타음을 모두 다룰 수는 없지만 언어명에 들어가는 몇몇 대표적인 것들을 살펴보자. [ᵏǀ], [ᵏǁ] 등의 무성 무기 설타음은 보통 ǀ, ǁ 등 렙시우스 기호만으로 나타낸다. 그 뒤에 h가 붙는 ǀh, ǁh 등은 [ᵏǀʰ], [ᵏǁʰ] 등의 무성 유기 설타음이다. 이들을 ‘ㅋ’로 옮긴다면 코에·콰디 어족에 속하는 퀘어의 방언 가운데 하나인 ǁAni는 ‘카니’로, 암코에어의 전 이름인 ǂHoan은 ‘코앙’으로 적을 수 있다(an은 비음화된 모음 [ã]을 나타내므로 ‘앙’으로 적는 것이 좋겠다). 또 ǀʼ, ǁʼ 등으로 적는 음은 보통 성문화 설타음인 [ᵑ̥ǀˀ~ǀˀ] 등이므로 성문 파열음인 [ʔ]처럼 취급하여 자음을 적지 않는 것이 좋겠다(코에코에어에서는 ǀ, !, ǂ, ǁ가 단독으로 쓰일 때 성문화 설타음을 나타낸다). 따라서 언어명 ǂʼAmkoe는 ‘암코에’로 적을 수 있다. 그 뒤에 기식을 나타내는 h가 붙는 ǀʼh 등을 [ᵑ̥ǀʰ~ǀˀʰ] 정도로 보고 ‘ㅎ’으로 적는다면 쿵(!Kung)어 방언 연속체에 속하는 언어인 Juǀʼhoan은 ‘주호앙’이 된다. 렙시우스 기호 뒤에 x를 붙인 ǀx 등은 [ǀᵡ] 정도의 설·폐장 파찰음을 나타내므로 ‘ㅋ’으로 적는 것이 좋겠다. 따라서 타어의 다른 이름인 ǃXóõ은 ‘콩’이 된다(여기서도 õ은 비음화된 모음을 나타내는데 방언에 따라 실제 연구개 비음 [ŋ]을 발음하기도 한다). 또 gǀ 등은 유성 설타음 [ᶢǀ] 등을 나타내므로 ‘ㄱ’으로 적고 nǀ 등은 비 설타음 [ᵑǀ] 등을 나타내므로 ‘응’, ‘ㅇ’으로 적어 언어명 Gǀui는 ‘구이’, 투 어족에 속하는 또다른 언어명 Nǁng은 ‘응응’이 된다. 간혹 !Kung을 ‘!쿵’으로 적고 ǂʼAmkoe를 ‘ǂʼ암코에/ǂʼ암코이’로 적는 등 한글 표기에서도 렙시우스 기호를 쓰는 것을 볼 수 있는데 Gǀui, Nǁng 같이 자음자 뒤에 렙시우스 기호가 붙는 말에는 적용하기 곤란한 방식이며 외래어는 국어의 현용 24 자모만으로 적는다는 외래어 표기법의 기본 원칙에도 어긋난다.
코이산 제어의 주요 설타음
| 코에코에어 | 기타 코이산 제어 | 한글 | 보기 | |
| 무성 무기 설타음 | ǀ, !, !!, ǂ, ǁ, ʘ | ㅋ | ǁAni 카니 | |
| ǀg, !g, ǂg, ǁg | ㄱ | !Garib 가리브 | ||
| 무성 유기 설타음 | ǀkh, !kh, ǂkh, ǁkh | ǀh, !h, ǂh, ǁh, ʘh4 | ㅋ | ǁKharas 카라스, ǂHoan 코앙 |
| 유성 설타음 | gǀ, g!, g!!, gǂ, gǁ, gʘ | ㄱ | Gǀui 구이 | |
| 성문화 설타음 | ǀ, !, ǂ, ǁ | ǀʼ, !ʼ, !!ʼ, ǂʼ, ǁʼ, ʘʼ | (없음) | ǁAruseb 아루세브, ǂʼAmkoe 암코에 |
| 성문화 유기 설타음 | ǀʼh, !ʼh, !!ʼh, ǂʼh, ǁʼh, ʘʼh | ㅎ | Juǀʼhoan 주호앙 | |
| 비 설타음 | ǀn, !n, ǂn, ǁn | nǀ, n!, n!!, nǂ, nǁ, nʘ5 | 응, ㅇ | ǂNūkhoen 응우코엔, Nǁng 응응 |
| 설·폐장 파찰음 | ǀx, !x, !!x, ǂx, ǁx, ʘx | ㅋ | ǃXóõ 콩 | |
| 설·성문 파찰음 | ǀk, !k, ǂk, ǁk (주호앙어) ǀkx, !kx, ǂkx, ǁkx (에코카 쿵어) ǀqx, !qx, ǂqx, ǁqx, ʘqx (구이어·암코에어) ǀxʼ, !xʼ, !!xʼ, ǂxʼ, ǁxʼ (중앙 쿵어·응응어) | ㅋ | !Kung 쿵 |
아직까지는 렙시우스 기호를 쓴 이름이 많이 생소하지만 코이산 제어에 대한 인식이 확대되면서 앞으로는 더 자주 접할 가능성이 있다. 예를 들어 나미비아 최남단에 있는 행정 구역인 카라스주는 예전에 Karas라고 쓰다가 코에코에어 철자에 따라 2015년에 공식 이름이 ǁKharas로 바뀌었다. 그 외에도 특히 남아공과 교류가 늘어나면서 코사어, 줄루어 같은 언어에 나타나는 설타음을 한글로 표기할 일이 계속 있을 것이다. 그러니 설타음을 그저 신기한 흥밋거리 정도로만 취급할 것이 아니라 여느 언어에 등장하는 말소리처럼 한글로 어떻게 표기하면 좋을지 따져볼 필요가 있다. 사실 설타음에 대해 아무리 글로 설명해도 수박 겉핥기에 그칠 수밖에 없으니 관심이 생겼다면 설타음을 쓰는 언어를 담은 오디오나 동영상을 찾아서 직접 들어보는 것을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