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트레마두라/엑스트레마두라/이스트레마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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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준국어대사전》에는 ‘에스트레마두라’라는 지명이 에스파냐의 지역 이름으로 실려있다.

에스트레마두라(Estremadura)「명사」 『지명』 에스파냐 서남부, 포르투갈에 인접한 지역. 조금 건조한 구릉성 산지가 많고 목축과 농업을 주로 한다.

그런데 정작 에스파냐어로는 이를 Extremadura라고 부른다. 외래어 표기법을 적용하면 ‘엑스트레마두라’로 쓰는 것이 맞다. 왜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원어를 Estremadura라고 쓰고 ‘에스트레마두라’를 표제어로 삼았을까?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이는 포르투갈의 이스트레마두라(Estremadura) 지방의 영향을 받은 것일 수 있다.

엑스트레마두라는 에스파냐의 최상위 행정 구역인 comunidad autónoma ‘코무니다드 아우토노마’ 즉 ‘자치 공동체’ 가운데 하나이다. 북쪽의 카세레스(Cáceres)주와 남쪽의 바다호스(Badajoz)주로 구성되어 있다.

한 나라의 최상위 행정 구역은 보통 ‘주(州)’로 번역하지만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이미 ‘레온-주(León州)’, ‘사라고사-주(Zaragoza州)’, ‘세고비아-주(Segovia州)’ 등의 표제어에서 provincia ‘프로빈시아’를 ‘주(州)’로 번역하며 comunidad autónoma의 번역어는 따로 제시하지 않는다. 원래 에스파냐의 최상위 행정 구역은 1833년에 도입된 provincia만 있었다가 1978년에 comunidad autónoma가 도입되었기 때문이다(프랑스의 province [pʁɔvɛ̃ːs] ‘프로뱅스’와 région [ʁeʒjɔ̃] ‘레지옹’도 비슷한 경우이다). 한국어판 위키백과에서는 외교부에서 펴낸 《스페인 개황》에서 쓰는 용어를 따라서 comunidad autónoma를 현재 ‘광역자치주’라고 번역하고 있다.

Extremadura라는 이름은 라틴어로 두리우스(Durius)강 맨 끝(extremus)에 있는 땅이라는 뜻으로 Extrema Durii ‘엑스트레마두리이’라고 부른 데서 나온 것으로 생각된다. 두리우스강은 에스파냐와 포르투갈을 흐르는 도루(포르투갈어: Douro, 에스파냐어 Duero ‘두에로’)강의 라틴어 이름이다. -dura를 두리우스강과 관련이 없는 접미사로 보는 견해도 있다.

라틴어 extremus ‘엑스트레무스’에서 에스파냐어 extremo ‘엑스트레모’가 나왔다. 이들은 남성 단수형으로 여성 단수형은 라틴어와 에스파냐어 둘 다 extrema ‘엑스트레마’이고 라틴어에는 에스파냐어에 없는 중성 단수형 extremum ‘엑스트레뭄’도 있었다.

라틴어에서 철자 x는 [ks]로 발음되었다. 그런데 통속 라틴어에서 갈라져 나온 로망어인 에스파냐어에서는 자음 앞에서 원래의 라틴어 접두사 ex-가 es-로 변했다. 세 자음이 잇따르는 거추장스러운 자음군 [ksp, ksk, kst] 등이 [sp, sk, st] 등으로 단순화된 것이다. 그래서 예를 들어 ‘가죽을 벗기다’를 뜻하는 후기 라틴어 excoriare ‘엑스코리아레’는 에스파냐어에서 ‘(살갗이) 까지다, 긇히다’를 뜻하는 escoriar ‘에스코리아르’가 되었다.

하지만 중세에는 라틴어가 문자 언어로 쓰였기 때문에 라틴어 형태를 빌린 경우가 흔했다. 그래서 오늘날 에스파냐어를 보면 extremo와 같이 자연스러운 언어의 변화에 따른 es- 대신 라틴어식 ex-를 그대로 쓰는 단어가 매우 많다.

또 ‘(땅을) 파다’를 뜻하는 말로는 escavar ‘에스카바르’와 excavar ‘엑스카바르’가 나란히 쓰이는데 전자는 라틴어 excavare ‘엑스카바레’에서 물려받아 자연스러운 변화를 거친 형태이고 후자는 문자 언어로서의 라틴어를 빌려온 형태이다. excavar가 더 규모가 큰 느낌인데 한국어에서 ‘파다’와 ‘굴착하다’, 영어에서 dig와 excavate의 차이와 엇비슷하다. 다만 한국어의 한자어나 영어의 라틴어계 어휘는 확연히 구별되지만 에스파냐어는 그 자체가 통속 라틴어에서 나왔기 때문에 라틴어에서 빌려온 어휘와 통속 라틴어에서 물려받은 어휘의 차이가 그리 크지 않다는 점이 흥미롭다.

물려받은 어휘에서는 자음 앞의 ex-가 es-로 변하고 라틴어 차용어로 다시 ex-가 들어온 현상은 에스파냐어뿐만이 아니라 포르투갈어, 카탈루냐어, 프랑스어 등 다른 여러 로망어에서도 광범위하게 일어났다. 프랑스어에서는 물려받은 어휘에서 후에 [s]마저 탈락하였다. 그래서 통속 라틴어 *excambiare ‘엑스캄비아레’는 고대 프랑스어 eschangier를 거쳐 ‘교환하다’를 뜻하는 현대 프랑스어 échanger [eʃɑ̃ʒe] ‘에샹제’가 되었다. 여기서 후기 라틴어 cambiare에 ex-가 붙은 형태인 *excambiare는 문증되지 않기 때문에 별표(*)를 붙여 적었다. 고대 프랑스어에서 이 말을 빌린 영어에서는 후에 라틴어식 ex-를 복원하여 exchange [ɪks.ˈʧeɪ̯nʤ, ɛks-] ‘익스체인지/엑스체인지’가 되었다.

라틴어에서 온 차용어에 나타나는 ex-는 언어마다 차이는 있지만 보통 x가 [ks]를 나타내는 원래의 라틴어 발음을 흉내낸다. 그런데 에스파냐어 extremo, Extremadura는 각각 [eɣ̞sˈtɾemo], [eɣ̞stɾemaˈð̞uɾa]로 보통 발음된다. 에스파냐어에서는 음절말에서 유무성음의 구별이 사라져 /k/와 /ɡ/가 똑같이 발음되며 /ɡ/의 변이음인 유성 마찰음 [ɣ] 내지 접근음 [ɣ̞]로 약하게 실현되는 경우가 흔하기 때문이다.

여기서 ex에서 나타나는 /k/의 변이음을 [ɣ̞]로 적은 것은 평균적인 발음을 나타낸 것이고 실제 가능한 발음 범위는 상당히 넓다. 방언과 화자에 따라 원래의 라틴어에서처럼 폐쇄음 [k]로 발음할 수도 있고 반대로 아예 탈락시킬 수도 있다. 그러니 에스파냐어로도 화자나 말하는 속도에 따라 Extremadura를 [estɾemaˈð̞uɾa] ‘에스트레마두라’로 발음할 수 있다. 물론 외래어 표기법에서는 철자를 기준으로 ‘엑스트레마두라’로 적는다. 음절말에서 /k/와 /ɡ/의 구별이 사라지는 것도 무시하고 철자를 따라서 어중의 x는 ‘ㄱㅅ’으로 적는다.

오늘날 에스파냐어라고 하면 에스파냐 중부 카스티야(Castilla) 지방에서 나타난 언어인 카스티야어를 말하는데 이베리아반도에서는 그 외에도 통속 라틴어에서 유래한 다양한 로망어 말씨가 쓰인다. 이 가운데 카스티야어, 즉 에스파냐어는 에스파냐의 국가 공용어이고 포르투갈어는 포르투갈의 국가 공용어, 카탈루냐어는 에스파냐 카탈루냐 지방의 공용어이자 안도라의 국가 공용어이다. 또 갈리시아어는 에스파냐 갈리시아 지방의 공용어이고 레온어와 아라곤어도 에스파냐에 있는 사용 지역에서 법적으로 보호를 받는다.

이런 다양한 로망어 말씨는 방언 연속체를 이루기 때문에 개별 언어로 나누기가 간단하지 않다. 이들 말씨에 대해 일반적으로 쓰이는 명칭은 언어학적인 구별보다는 지역 이름을 따르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에스파냐의 발렌시아 지방에서는 이른바 발렌시아어가 공용어인데 언어학적으로는 카탈루냐어의 다른 이름일 뿐으로 보고 별개의 언어로 취급하지 않는다. 편의상 이 글에서는 개별 언어로 볼 수 있는지의 여부와 상관없이 각 말씨 이름을 ‘~어(語)’로 통일해서 부르기로 한다.

레온어라고 부르는 레온 지방의 말씨도 아스투리아스어라고 부르는 아스투리아스 지방의 말씨와 단일 방언 연속체를 이룬다고 보고 언어학계에서는 아스투리아스·레온어(영어: Asturleonese, 에스파냐어: asturleonés)라고 부르는데 민간에서 일상적으로 쓰는 명칭은 아니다.

엑스트레마두라 지방에서 쓰는 말씨를 엑스트레마두라어라고 부르는데 이는 카스티야어에 속하는 것으로 간주되기도 하고 아스투리아스·레온어에 속하는 것으로 간주되기도 하는 과도적인 방언군이다. 엑스트레마두라어에 포함되는 말씨를 쓰는 지역 가운데 중부와 남부에서 쓰는 말씨는 표준 에스파냐어와 크게 차이가 나지 않아서 그냥 에스파냐어 방언으로 보는 경우가 많고 북부에서 쓰는 말씨가 에스파냐어와 구별되는 진정한 엑스트레마두라어 취급을 받는 일이 흔하다. 그렇다면 보통 엑스트레마두라어라고 부르는 북부 말씨는 아스투리아스·레온어 방언으로 볼 수 있겠다.

엑스트레마두라어로는 지방의 이름을 Estremaúra라고 부른다고 한다. 엑스트레마두라어는 공식 철자법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철자를 표준화하려는 노력이 있고 엑스트레마두라어로 된 문학 작품도 소수 있다. 안달루시아 지방 등 일부 지역에서 쓰이는 에스파냐어 방언에서와 마찬가지로 모음 뒤의 음절말 /s/나 /ks/는 [h]로 발음되는 조음 장소 소실(debuccalization) 현상이 일어난다는 특징이 있기 때문에 Estremaúra는 [ehtɾemaˈuɾa] ‘에(흐)트레마우라’ 정도로 발음된다. 이 이름에서 볼 수 있듯이 모음 사이의 d는 탈락한다는 특징이 있다. 그러니 현지 말씨를 따른다면 ‘에스트레마두라’나 Estremadura로 적을 근거는 없다.

그러나 좀 더 북쪽으로 있는 레온 지방이나 아스투리아스 지방에서 쓰이는 아스투리아스·레온어의 주류 말씨에서는 /s/나 /ks/가 [h]로 변하는 조음 장소 소실 현상이나 모음 사이의 d 탈락이 일어나지 않기 때문에 Estremadura [estɾemaˈduɾa] ‘에스트레마두라’라고 발음한다. 아스투리아스 지방에서 더 서쪽으로 가서 포르투갈 국경 지대에 있는 갈리시아 지방에서 쓰는 갈리시아어에서도 Estremadura [estɾemaˈð̞uɾɐ] ‘에스트레마두라’라고 발음한다.

갈리시아어는 원래 포르투갈어와 뿌리가 같으며 어느 정도 의사 소통도 가능하다. 중세에 갈리시아·포르투갈어라고 불리는 공통 조어에서 분화했기 때문이다. 포르투갈어에서도 엑스트레마두라는 Estremadura라고 갈리시아어와 동일한 철자로 쓴다. 그런데 발음만은 조금 차이가 난다.

외래어 표기법을 적용하면 포르투갈어 Estremadura는 ‘이스트레마두라’가 된다. 어두 무강세 음절의 e는 ‘이’로 적도록 되어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오늘날 포르투갈에서 쓰는 발음은 [(i)ʃtɾɨmɐˈð̞uɾɐ]로 어두 e가 아예 탈락하고 둘째 e도 [ɨ]로 약화되어 ‘슈트르마두라’에 가깝게 발음되는 것이 일반적이다(포르투갈식 발음에서 어말이나 자음 앞 s는 후치경음 [ʃ]로 실현되지만 외래어 표기법에서는 반영하지 않는다). 외래어 표기법에 따른 표기인 ‘이스트레마두라’는 브라질에서 쓰는 포르투갈어 발음 [istɾemaˈduɾɐ]에 더 가깝다.

이처럼 갈리시아어와 비교해서 포르투갈어는 상당한 모음 발음 변화를 겪었다. 갈리시아어에서는 어두 무강세 음절의 e도 그냥 [e]로 발음된다. 한글로는 그냥 ‘에’로 적으면 된다.

포르투갈어에서 어말 -e(s), -o(s)의 무강세 모음 e, o는 포르투갈식 [ɨ], [u], 브라질식 [i], [u]로 각각 발음되므로 외래어 표기법에서 ‘으’, ‘우’, 브라질식 ‘이’, ‘우’로 적는데 갈리시아어에서는 어말 무강세 모음 e, o가 각각 [ɪ], [ʊ]로 발음된다. [e], [o]와 [i], [u] 사이의 음가이며 실제 발음을 관찰하면 ‘이’, ‘우’보다는 ‘에’, ‘오’에 가깝게 들린다. [e], [o]보다는 약간 상승한 모음이라고 해서 [e̝], [o̝]로 적기도 한다. 한글로 적을 때는 그냥 철자식으로 ‘에’, ‘오’로 적는 것이 좋겠다. 갈리시아어는 에스파냐에서 쓰이므로 에스파냐어에서 e, o를 ‘에’, ‘오’로 적는 것과 동일한 표기 방식을 택하는 것이 편리하다.

포르투갈어에서는 철자에 x를 쓴 extremo도 포르투갈식으로는 [(i)ʃˈtɾemu] ‘(이)슈트레무’ 또는 [ɐi̯ʃˈtɾemu] ‘아이슈트레무’, 브라질식으로는 [isˈtɾẽmu] ‘이스트레무’ 또는 [esˈtɾẽmu] ‘에스트레무’로 발음한다. 외래어 표기법에 따른 표기는 ‘이스트레무’이다. 포르투갈어 발음을 따라서 자음 앞과 어말의 철자 x는 ‘스’로 적도록 했기 때문이다. 어두 ex-의 모음은 약화된(또는 포르투갈식으로는 아예 탈락한) 발음과 약화되지 않은 발음이 혼용되는 경우가 많은데 외래어 표기법에 따라 무강세 음절의 경우 그냥 ‘이’로 통일할 수 있다.

그런데 갈리시아어로는 철자가 같은 extremo를 [eksˈtɾemʊ] ‘엑스트레모’라고 발음한다. 어두 무강세 음절의 e도 그냥 [e]로 발음하는 것은 물론 포르투갈어와 달리 자음 앞의 철자 x를 [ks]로 발음한다. 그러니 갈리시아어 발음에 따라 적은 한글 표기 ‘엑스트레모’는 에스파냐어 extremo와 표기가 같다.

엑스트레마두라어는 물론 아스투리아스어나 레온어도 한글로 표기할 일은 별로 없지만 갈리시아어는 에스파냐 갈리시아 자치 공동체에서 공용어로 쓰기 때문에 때로 한글로 표기할 일이 생긴다. 예를 들어 에스파냐어로 라코루냐(La Coruña)라고 불렸던 도시는 오늘날 공식 이름이 갈리시아어 이름인 아코루냐(A Coruña)이다.

사실 갈리시아어는 외래어 표기법의 에스파냐어 표기 규정을 그대로 적용해도 무난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대표적인 차이점은 지명 Arteixo [aɾˈtei̯ʃʊ] ‘아르테이쇼’, Sanxenxo [sanˈʃɛnʃʊ] ‘산셴쇼’에서 볼 수 있듯이 라틴어 차용어에서 x가 [ks]로 발음되는 경우를 제외하고 x는 [ʃ]를 나타낸다는 것이다. 참고로 이들 지명은 에스파냐어로 Arteijo ‘아르테이호’, Sangenjo ‘상헹호’이지만 오늘날 갈리시아어 형태가 공식 이름으로 쓰인다.

단지 포르투갈어로 에스파냐의 엑스트레마두라를 Estremadura라고 부른다고 해서 원어 표기를 혼동할 일은 없을 것이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같은 지명이 포르투갈에도 있다. 포르투갈어로 Estremadura ‘이스트레마두라’라고 하면 리스본을 포함하는 포르투갈 서부의 옛 주의 이름을 우선 떠올린다. 오늘날 쓰이는 행정 구역은 아니지만 일상 언어에서 여전히 흔히 쓰는 이름이다.

이탈리아어, 폴란드어 등 다른 언어에서도 에스파냐의 엑스트레마두라를 Estremadura ‘에스트레마두라’로 쓰는 경우가 있다. 프랑스어로는 Estrémadure [ɛstʁemadyːʁ] ‘에스트레마뒤르’라고 부른다. 이탈리아에서는 라틴어 extremus ‘엑스트레무스’, expressus ‘엑스프레수스’에서 나온 말이 estremo ‘에스트레모’, espresso ‘에스프레소’가 된 예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로망어에서 흔한 자음군 단순화가 일어났는데 에스파냐어, 포르투갈어, 프랑스어 등과 달리 라틴어식 철자 ex-를 복원하지 않았기 때문에 Estremadura라는 형태가 자연스럽다. 하지만 Extremadura 같은 형태를 쓰지 못할 별다른 이유가 없는 다른 언어에서도 Estremadura로 쓰는 것은 포르투갈어 형태의 영향을 무시할 수 없을 것이다.

이처럼 지칭 대상은 다르지만 포르투갈에도 어원이 같은 Estremadura가 있다는 사실 때문에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에스파냐 엑스트레마두라 지방의 원어 표기에서도 에스파냐어 Extremadura 대신 포르투갈어식 Estremadura를 썼을 수 있겠다.

《표준국어대사전》은 직간접적으로 일본 사전을 베낀 내용이 많은데 일본어로는 엑스트레마두라를 エストレマドゥーラ[Esutoremadūra] ‘에스토레마두라’라고 부른다. 일본어의 음운 제약으로 원어의 자음군을 흉내내기가 거추장스러워서 /k/ [ɣ̞]가 탈락하여 자음군을 단순화시킨 형태를 기준으로 흉내낸 것이다. 아마도 일본어 형태를 따라서 ‘에스트레마두라’가 국내 사전에 표제어로 등장했고 이에 맞추어 마침 포르투갈에도 존재하는 지명 Estremadura와의 혼동으로 《표준국어대사전》에서 에스파냐 지명 엑스트레마두라의 원어도 Estremadura로 제시하는 실수가 나온 듯하다.

물론 아스투리아스·레온어와 갈리시아어로는 ‘에스트레마두라(Estremadura)’이니 《표준국어대사전》에서 쓰는 표제어가 완전히 틀린 것은 아니다. 하지만 레온 지방이나 아스투리아스 지방, 갈리시아 지방 지명이라면 몰라도 엑스트레마두라 지방의 이름을 타 지방 언어에서 쓰는 발음을 따라 적을 이유는 없다. 표준 표기는 에스파냐어식 ‘엑스트레마두라(Extremadura)’로 고치는 것이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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