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래어 표기법에서 명시하지 않은 타이어 음절말 [w]의 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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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 글에서 타이 앙통주에 있는 사원 이름인 วัดริ้วหว้า Wat Rio Wa는 ‘왓리오와’로 적었다. 그런데 글에서 언급한 것처럼 통용 로마자 표기로는 Wat Riwwa, Wat Rew Wa 등이 나타난다. ริ้ว는 [ríw]로 발음되므로 ‘리오’ 대신 ‘리우’로 적는 것이 낫지 않을까 여길 수 있다. 과연 어떻게 적는 것이 나을까?

타이어에서 음절말 ว [w]는 타이에서 공식적으로 쓰는 왕립학술원 로마자 표기법(Royal Thai General System of Transcription, RTGS)이나 국제 표준인 ISO 11940-2 로마자 표기법에서 o로 적는다. 그래서 ริ้ว [ríw]는 RTGS 표기법으로도 Rio, ISO 11940-2 표기법으로도 Rio가 된다.

하지만 이것은 현행 방식을 기준으로 한 설명이다. RTGS 표기법은 1932년에 최초로 공표된 이후 1939년, 1968년, 1999년 세 차례의 개정을 거쳤다. 원래 [iw]는 iu로 적다가 1999년 개정 때 io가 되었다.

왜 [w]를 ‘오’로 적는지 의아하게 생각할 수 있는데 [w]는 [u]에 해당하는 반모음이지만 그 자체로 음절을 이루지 않는 활음일 경우에는 완전한 [u]의 위치까지 미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중국어의 로마자 표기에서 /aw/로 분석할 수 있는 운모 [aʊ̯]는 로마자 ao, 한글 ‘아오’로 적는다. 음절핵을 이루는 [a] ‘아’에서 시작하여 혀의 위치와 입모양이 [u] ‘우’를 발음하는 상태로 옮겨가기 시작하는데 보통은 [u]에 다다르지 않고 중저모음 [ɔ]나 중고모음 [o], 잘해야 근고모음 [ʊ] 정도의 높이까지만 올라가기 때문이다.

영어나 독일어의 이중모음 [aʊ̯]도 마찬가지이다. 화자와 방언에 따라, 말의 빠르기에 따라 마지막 부분이 [ɔ~o~ʊ] 등으로 다양하게 관찰된다. 영어를 국제 음성 기호로 표기할 때는 20세기 초에는 [au]로 적다가 1960년대 이후 [aʊ]로 적는 것이 보편화되었다. 독일어 발음 사전의 경우 《두덴 발음 사전》은 2005년의 6판까지는 [a͜u]로 적다가 2015년의 7판부터 [aʊ̯]로 적고 있으며 데그로이터사의 《독일어 발음 사전》에서는 아예 음성학적인 분석을 바탕으로 [aɔ̯]로 적고 있다.

그러니 발음을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이들은 ‘아우’ 또는 ‘아오’로 적을 수 있겠지만 로마자 표기나 철자, 국제 음성 기호 표기의 영향으로 중국어의 운모 ao는 ‘아오’로 적고 영어와 독일어의 이중 모음은 ‘아우’로 적는 것이다.
베트남어에서도 [aw] 조합이 나오는데 하노이 발음을 기준으로 길게 [aːw]로 발음되는 것은 철자 ao, 짧게 [aw]로 발음되는 것은 철자 au로 적는다. 그래서 2004년 외래어 표기법에 말레이인도네시아어·타이어·베트남어 표기 규정이 추가되면서 국립국어원에서 발간한 《동남아시아 3개 언어 외래어 표기 용례집》을 보면 Bao Ðai ‘바오다이’, Trân Hưng Ðao ‘쩐흥다오’ 같은 용례와 Ca Mau ‘까마우’, Vung Tau ‘붕따우’ 같은 용례가 공존한다. 참고로 용례집에서는 성조 표시를 생략했는데 이까지 포함한 베트남어 철자대로 적으면 각각 Bảo Đại, Trần Hưng Đạo, Cà Mau, Vũng Tàu이다.

타이어에는 ao [aw] 외에 aeo [ɛw], eo [ew], io [iw] 등의 조합이 쓰인다. 그런데 저모음인 [a] ‘아’에서 시작하는 경우 이처럼 [w]의 음가가 ‘오’에 가까울 수 있고 aeo, eo도 ‘애오’, ‘에오’로 적는 것에 큰 무리가 따르지 않지만 이미 고모음인 [i] ‘이’에서 시작하는 경우는 얘기가 다르다. 고모음 [i] ‘이’에서 같은 고모음인 [u] ‘우’로 향할 때는 고모음이 아닌 ‘오’와 같은 음을 거칠 이유가 없다. 그러니 음성학적으로 보면 [iw]는 예외로 취급할만하다.

그래서 1999년 이전에는 RTGS 표기법에서 다른 조합은 ao, aeo, eo 등으로 적더라도 [iw]만은 iu로 적었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1999년 개정 때에는 실제 발음과 차이가 나더라도 규칙적인 표기를 추구한 나머지 음절말 [w]의 표기를 o로 통일했다.

예전에 라오어의 한글 표기 권고안을 마련한 적이 있다. 라오어는 타이어와 매우 가까우며 타이어와 마찬가지로 ao [aw], èo [ɛw], éo [ew], iou [iw] 등의 조합을 쓴다. 이 로마자 표기법은 미국지명위원회·영국지명위원회(BGN/PCGN)의 1966년 표기법을 따른 것인데 프랑스어식 관습 로마자 철자의 영향을 받은 것이다(라오스는 예전에 프랑스의 식민 통치를 받았다). 다른 조합은 -o로 적었는데 유독 [iw]만 -ou로 적은 것이 보인다. ou는 프랑스어에서 [u] 또는 [w]를 나타내는 철자이다.

그래서 권고안에서 라오어의 ao [aw], èo [ɛw], éo [ew]는 각각 ‘아오’, ‘애오’, ‘에오’로 적되 iou [iw]만은 ‘이우’로 적도록 했다. 베트남어 철자도 참고로 할 수 있다. [aːw]는 ao ‘아오’, [ɛw]는 eo ‘애오’로 적지만 [aw]는 au ‘아우’, [ew]는 êu ‘에우’, [əw]는 âu ‘어우’, [iw]는 iu ‘이우’, [ɨw]는 ưu ‘으우’ 등으로 적는다. 즉 비교적 저모음 뒤에서만 o ‘오’를 쓰고 나머지 모음, 특히 고모음인 [i, ɨ] 뒤에서는 u ‘우’를 쓰는 것이다.

그러니 타이어의 한글 표기도 일관되게 하려면 io [iw]는 ‘이오’ 대신 ‘이우’로 적는 것이 좋을 것이다. 그럴 경우 Wat Rio Wa는 ‘왓리오와’ 대신 ‘왓리우와’로 적게 된다.

그러면 기존 표기 용례에서는 타이어의 [iw]를 어떻게 다루었을까? 《동남아시아 3개 언어 외래어 표기 용례집》에는 이 조합이 들어가는 용례 두 개가 실려있다.

Phriw 폭포 국립공원/อุทยานแห่งชาติน้ำตกพริ้ว ‘프리우 폭포 국립공원’
Rangkajiw 섬/เกาะรังกาจิว ‘랑까찌우 섬'(국립국어원 누리집에서는 ‘랑까찌우섬’으로 띄어쓰기 수정)

공교롭게도 이들은 원어를 잘못 파악한 것으로 보인다. 일반적으로 쓰이는 철자는 ร r 대신 ล l을 쓴 พลิ้ว Phlio, ลังกาจิว Lang Ka Chio/Lang Ka Cio이다([ʨ] ‘ㅉ’는 RTGS 표기법에서 ch로, ISO 11940-2 표기법에서 c로 적는다). 방언에 따라 타이어 화자 가운데는 r를 l처럼 발음하는 이들이 많은데 그 영향으로 원어를 잘못 파악했을 수 있다.

용례집에서는 ‘폭포’, ‘섬’을 번역했지만 영어에서 쓰는 통용 로마자 표기로는 ‘폭포’를 뜻하는 น้ำตก namtok ‘남똑’, ‘섬’을 뜻하는 เกาะ ko ‘꼬’까지 포함해서 Namtok Phlio National Park, Koh Lang Ka Jew/Koh Langka Jew/Koh Langka Jiu 등으로 쓴다. 통용 로마자 표기에서도 -o와 -w/-u가 혼용되는 것이다.

그런데 《동남아시아 3개 언어 외래어 표기 용례집》을 보면 [i]뿐만이 아니라 다른 모음 뒤에서도 [w]를 로마자 w로 쓰고 ‘우’로 적은 예를 일곱 건 찾을 수 있다.

일반 용어:
song thaew/สองแถว ‘송태우’
인명:
Law Khamhom/ลาว คำหอม ‘라우 캄홈’
지명:
Huaikaew 폭포/น้ำตกห้วยแก้ว ‘후아이깨우 폭포’
Kaew 섬/เกาะแก้ว ‘깨우 섬'(국립국어원 누리집에서는 ‘깨우섬’으로 띄어쓰기 수정)
Maew 섬/เกาะแมว ‘매우 섬'(국립국어원 누리집에서는 ‘매우섬’으로 띄어쓰기 수정)
Saikaew 해변/หาดทรายแก้ว ‘사이깨우 해변’
Srakaew 사원/วัดสระแก้ว ‘사깨우 사원’

그 외에 2017년 4월 26일 제132차 외래어 심의회에서는 다음 Sukrit Wisetkaew 〔Sukrit Wisetkaeo〕/สุกฤษฏิ์ วิเศษแก้ว를 ‘수끄릿 위셋깨우’로 심의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기존 표기 용례에서는 음절말의 [w]를 로마자 o로 쓰고 ‘오’로 적는다. 《동남아시아 3개 언어 외래어 표기 용례집》을 다시 보자.

일반 용어:
khaoniao/ข้าวเหนียว ‘카오니아오’
khaoniao daeng/ข้าวเหนียวแดง ‘카오니아오댕’
khao phad/ข้าวผัด ‘카오팟’
kaphrao/กะเพรา ‘까프라오’
kuai tiao/ก๋วยเตี๋ยว ‘꾸아이띠아오’
maphrao kaeo/มะพร้าวแก้ว ‘마프라오깨오’
Muban Chaokhao/หมูบ้านชาวเขา ‘무반차오카오’
Yao/เย้า ‘야오’
인명:
Cao Phraya Cakri/เจ้าพระยาจักรี ‘짜오 프라야 짜끄리’
Daohang/ดาวหาง ‘다오항’
Naowarat Phongphaibun/เนาวรัตน์ พงษ์ไพบูลย์ ‘나오와랏 퐁파이분’
Phongsakon Laowichian/พงศกร เลาหวิเชียร ‘퐁사꼰 라오위치안’
Phra Cao Taksin/พระเจ้า ตากสิน ‘프라 짜오 딱신’
Seni Saowaphong/เสนีย์ เสาวพงศ ‘세니 사오와퐁’
Suchat Chao Wisit/สุชาติ เชาว์วิศิษฐ ‘수찻 차오 위싯’
Thaosuranari/ท้าวสุรนาร ‘타오수라나리’
지명:
Ao Nang/อ่าวนาง ‘아오낭’
Ao Patong/อ่าวป่าตอง ‘아오빠똥’
Caolao 해변/หาดเจ้าหลาว ‘짜올라오 해변’
Chachoengsao/ฉะเชิงเทรา. ‘차층사오’
Khannayao/คันนายาว ‘칸나야오’
Khaosan/เขาสาน ‘카오산’
Khaosukim 사원/วัดเขาสุกิม ‘카오수낌 사원’
Khaoyai 국립공원/อุทยานแห่งชาติเขาใหญ ‘카오야이 국립공원’
Ladphrao/ลาดพร้าว ‘랏프라오’
Laoya섬/เกาะเหลายา ‘라오야 섬'(국립국어원 누리집에서는 ‘라오야섬’으로 띄어쓰기 수정)
Maikhao 해변/หาดไม้ขาว ‘마이카오 해변’
Phra Kaeo 사원/วัดพระแก้ว ‘프라깨오 사원’
Poedkhaokhiao 동물원/สวนสัตว์เปิดเขาเขียว ‘쁫카오키아오 동물원’
Saikhao 해변/หาดทรายขาว ‘사이카오 해변’
Wiangpapao/เวียงป่าเป้า ‘위앙빠빠오’
Yaowarat 가/ถนนเยาวราช ‘야오와랏 가'(국립국어원 누리집에서는 ‘야오와랏가’로 띄어쓰기 수정)

또 เจ้าพระยา Chao Phraya/Cao Phraya강은 《표준국어대사전》에서 ‘짜오프라야-강(Chao Phraya江)’으로 쓰며 2014년 6월 13일 실무소위에서는 Anuphong Phaocinda 〔Anupong Paochinda〕/อนุพงษ์ เผ่าจินดา를 ‘아누퐁 파오찐다’로 심의했다.

음절말 [w]를 언제 w ‘우’로 적고 언제 o ‘오’로 적는지 일정한 규칙은 찾을 수 없고 단순히 용례집을 작성할 때 참고한 로마자 표기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보다시피 기존 표기 용례의 8할 정도는 음절말 [w]를 o ‘오’로 처리했다. 그런데 [iw]만은 두 건 모두 ‘이우’로 적었다(표기 용례에서 볼 수 있듯이 [aw], [ɛw]에 비해 [ew], [iw]의 빈도는 상당히 낮다).

앞으로는 ao, aeo, eo는 ‘아오’, ‘애오’, ‘에오’로 통일하고 io는 ‘이우’로 적는 것이 어떨까 한다. Wat Rio Wa는 ‘왓리오와’ 대신 ‘왓리우와’로 적는 것이 좋을 것이다. 꽤 드문 조합이고 기존 표기 용례 두 건은 이미 ‘이우’로 적고 있으니 표기가 바뀌는 용례는 없다.

한편 위에서 볼 수 있듯이 기존 표기 용례에서는 วัด wat ‘왓’을 한글 표기에 포함시키지 않고 ‘사원’으로 번역하였으니 이를 따르면 ‘왓리우와’ 대신 ‘리우와 사원’이라고 적어야 하겠다. 이 방식이 논리에는 맞지만 영어에서는 wat을 번역하지 않고 Wat Riwwa, Wat Rew Wa와 같이 이름에 포함시키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에 한국어에서도 ‘왓’은 대개 이름에 포함시킨다. ‘리우와 사원’과 같이 적는 것을 원칙으로 하되 실제 쓰임을 고려하여 ‘왓리우와’ 같은 표기도 허용하는 것이 무난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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