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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타주’는 무슨 말일까?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다음과 같은 정의를 내린다.
나라타주(narratage)
「명사」
『영상』 영화에서, 화면이나 정경을 이중 화면으로 표현하는 기법. 주로 주인공이 옛일을 회상하며 이야기하는 장면에서 쓴다.
그런데 자세히 들여다보면 뜻풀이가 조금 이상하다. 이제는 잘 쓰지 않는 말이지만 옛 신문 기사를 찾아보면 ‘나라타쥬’라는 표기로 5~60년대에 가장 많이 쓰였고 주로 회상하는 장면을 엮어서 해설로 영화를 푸는 방식을 이른 듯하다. 이중 화면으로 표현한다는 것이 정확히 무슨 말인지는 모르지만 보통 쓰는 의미와는 거리가 있어 보인다.
‘쥬’와 같은 철자를 허용하지 않는 현행 외래어 표기법에 따라 ‘나라타쥬’ 대신 ‘나라타주’라고 쓴다는 것은 알겠는데 원어를 확인해보면 이것도 이상하다. 《표준국어대사전》에서 원어 narratage 옆에 마우스 커서를 올리면 이것이 프랑스어라고 나온다. 얼핏 보면 마치 [naʁataːʒ] ‘나라타주’로 발음하는 프랑스어 단어처럼 보이지만 《라루스 소사전(Le Petit Larousse)》, 《로베르 소사전(Le Petit Robert)》 등 프랑스어 사전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말이다. narratage는 애초에 프랑스어가 아니라 [ˈnæɹ.ət.ɪʤ] ‘내러티지’로 발음되는 영어 단어이기 때문이다.
《옥스퍼드 영어 사전(Oxford English Dictionary)》에서는 어원을 ‘해설하다’를 뜻하는 narrate [nə.ˈɹeɪ̯t, ˈnæɹ.eɪ̯t] ‘너레이트/내레이트’와 접미사 -age의 결합으로 설명하면서 가장 이른 문헌상 등장으로 1933년의 《뉴욕 타임스》 기사를 인용한다.
The new treatment, which the producer calls ‘narratage’, is eminently well suited to this particular dramatic vehicle.
제작자가 ‘내러티지’라고 부르는 새로운 각색은 이 극적인 수단(영화)에 탁월하게 어울린다.
이 인용문은 윌리엄 하워드(William K. Howard [ˈwɪl.jəm ˈhaʊ̯‿əɹd], 1899~1954) 감독의 1933년작 영화 《권력과 영광(The Power and the Glory)》에 대한 것으로 보인다. 프레스턴 스터지스(Preston Sturges [ˈpɹɛst.ən ˈstɜːɹʤ.ᵻs], 1898~1959)의 각본은 변사가 내용을 설명하던 무성 영화와 유성 영화, 소설의 요소를 혼합한 새로운 서술 방식을 선보였다.
《권력과 영광》은 톰 가너(Tom Garner)라는 철도 재벌의 장례식 장면으로 시작하여 그의 친구 헨리(Henry)가 과거를 회상하는 플래시백(flashback) 장면이 연속되는 비선형적 서술 방식을 쓴다. 한 장면에서는 화면에 나타나는 등장인물의 대화는 들리지 않고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둘이 무슨 얘기를 하고 있는지 헨리가 해설하는 목소리만 들릴 정도로 해설이 두드러진 역할을 한다. 역대 최고의 영화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1941년작 《시민 케인(Citizen Kane)》의 서사 구조도 이 영화에서 영감을 얻었다는 분석이 있다.
제작사 폭스 필름(Fox Film)에서는 포스터에 ‘최초의 나라타주 작품(the first narratage production)’이라는 문구를 써서 영화를 홍보했다. 영화에 대한 반응이 좋자 시사회를 가진 뉴욕의 영화관 앞에는 ‘극적인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방식으로 나라타주가 최초로 쓰인 영화(the first motion picture in which narratage was used as a method of telling a dramatic story)’라고 적힌 동판을 내걸기까지 했다.
그러니 narratage는 스터지스 또는 제작사 관계자가 만든 신조어로 보인다. 이는 곧 일제 강점기 조선에도 상륙해서 영화가 개봉된 해인 1933년에 이미 〈映畵(영화)의 『나라타ー쥬』〉라는 신문 기사가 등장한다.
이『나라타ー쥬』는 무엇인가? 勿論(물론)『몬타ー쥬』라는 말에 對(대)하야 이야기(나레이트)하는手法(수법)』이라는 意味(의미)로使用(사용)되는듯하다. —《동아일보》 1933년 10월 29일 기사 중.
즉 여기서는 narratage를 narrate와 montage가 결합한 말로 파악하고 ‘나라타ー쥬’라는 표기도 ‘몬타ー쥬’를 따랐다. 프랑스어에서 온 montage [mɔ̃taːʒ] ‘몽타주’는 보통 여러 이질적인 요소를 조합하여 만든 예술 작품을 의미하는데 영상 기법으로는 빠른 속도로 많은 화면을 연속시키는 것을 이르기도 한다.
당시는 일제 강점기였으니 일본어를 거쳐 들어온 말일 가능성이 높다. 일본어에서는 ナラタージュ[naratāju] ‘나라타주’라고 쓴다. 장음 부호까지 흉내낸 ‘나라타ー쥬’는 여기서 비롯된 형태일 수 있다.
쇼가쿠칸(小学館, 소학관) 출판사의 《니혼 고쿠고 다이지텐(日本国語大辞典[Nihon Kokugo Daijiten], 일본 국어 대사전)》에서는 ナラタージュ[naratāju]를 다음과 같이 풀이한다.
映画の技法の一つ。主人公または語り手に回想形式で過去の出来事などを物語らせながら、急速に多くの小画面を連続させ構成するもの。
영화 기법의 하나. 주인공이나 서술자가 회상 형식으로 과거의 일 등을 이야기하면서, 급속하게 많은 작은 화면을 연속시켜 구성하는 것.
《표준국어대사전》과 달리 이중 화면에 대한 언급은 없고 많은 화면을 연속시키는 기법이라는 설명이다.
그러면 영어 사전에서는 narratage를 어떻게 풀이할까? 《옥스퍼드 영어 사전》이 내리는 narratage의 정의는 다음과 같다.
A technique used in films, plays, and television dramas in which one of the characters has the role of storyteller, or in which narration is employed as a structural device.
영화·연극·텔레비전 드라마에서 쓰이는 기법의 하나로 등장인물 가운데 한 명이 서술자의 역할을 맡거나 해설이 구조적인 장치로 쓰이는 것.
《메리엄·웹스터 사전(Merriam-Webster Dictionary)》에서는 다음과 같이 풀이한다.
A technique sometimes used in plays and films and on television whereby the voice of a narrator usually begins and often supplements the actual story and gives thereby the illusion that the story itself is merely an expansion of his own words
연극·영화·텔레비전에서 때로 쓰이는 기법의 하나로 서술자의 목소리가 실제 이야기를 시작하고 때로 이를 보충하여 이야기 자체가 서술자의 말의 연장선에 지나지 않는다는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것.
즉 영어 사전에서는 해설이 중요한 역할을 맡은 서사 기법으로 정의하고 화면의 연속이나 이중 화면에 대한 언급은 없다.
《권력과 영광》만 놓고 보면 헨리가 과거를 회상하는 장면에서 간간이 그의 해설이 들어가므로 영어 사전에서 내리는 정의가 더 어울린다. 하지만 《니혼 고쿠고 다이지텐》에서 말하는 것처럼 급속하게 많은 화면을 연속시키는 부분은 보이지 않는다. 또 《표준국어대사전》에서 말하는 이중 화면이 화면이 분할된 것을 얘기하는 것인지, 화면이 겹친 것을 얘기하는 것인지는 모르지만 화면이 바뀌는 중에 먼저 화면이 다음 화면과 잠시 겹치는 일반적인 오버랩 기법을 제외하면 《권력과 영광》에서는 찾아보기 어렵다.
한국어와 일본어에서 쓰는 형태에서는 몽타주와의 관계가 잘 드러나지만 영어 발음인 [ˈnæɹ.ət.ɪʤ] ‘내러티지’에서는 이를 찾기 힘들다. montage는 원래 프랑스어 단어이기 때문에 영어에서도 프랑스어 발음 [mɔ̃taːʒ] ‘몽타주’를 흉내내어 [mɒn.ˈtɑːʒ, mɒ̃-, moʊ̯n-] ‘몬타지/몽타지’로 발음한다(외래어 표기법에서 프랑스어의 [ʒ]는 어말과 자음 앞에서 ‘주’로 적지만 영어에서는 ‘지’로 적는다). narratage가 정말 narrate와 montage의 합성어라면 [ˌnæɹ.ə.ˈtɑːʒ] ‘*내러타지’ 정도로 발음할 텐데 어떻게 된 일일까?
애초에 narratage는 montage와 관계가 없는 신조어였는데 일본어와 한국어에서 재해석되면서 발음도 달라진 것일 가능성이 있다. 아니면 원래 narratage는 정말로 narrate와 montage를 혼합한 말이었는데 철자에 따른 발음 ‘내러티지’가 쓰이면서 의도한 의미를 알아채기 어렵게 되었고 급기야 《옥스퍼드 영어 사전》에서도 narrate + -age로 분석하게 된 것일 수도 있겠다.
고대 프랑스어에서 전해진 영어 접미사 -age는 mileage [ˈmaɪ̯l.ɪʤ] ‘마일리지’, percentage [pəɹ.ˈsɛnt.ɪʤ] ‘퍼센티지’ 등에서 볼 수 있듯이 보통 [ɪʤ] ‘이지’로 발음된다. 그러니 영화 포스터에서 narratage라는 말을 처음 접한 영어 화자들은 자연스럽게 ‘내러티지’라고 발음했을 수 있다.
대신 더 최근에 프랑스어에서 들어온 말에서는 프랑스어에 더 가까운 발음을 쓴다. 프랑스어 massage [masaːʒ] ‘마사주’에서 나온 massage [ˈmæs.ɑːʒ, -ɑːʤ(영); mə.ˈsɑːʒ, -ˈsɑːʤ(미)] ‘매사지(영)/머사지(미)’에서는 [ɑːʒ, ɑːʤ] ‘아지’로 발음되고(한국어에서는 관용 표기 ‘마사지’를 쓴다) 더 최근에 전해진 montage에서는 아예 [ɑːʒ] ‘아지’ 발음만 쓰인다. 어말의 [ʒ]는 영어 고유 어휘에는 없는 이국적인 발음으로 프랑스어식 어휘라는 느낌을 두드러지게 한다. 그래서 일부러 ‘쓰레기’를 뜻하는 garbage [ˈgɑːɹb.ɪʤ] ‘가비지’를 마치 프랑스어에서 온 고상한 단어인 것처럼 [ɡɑːɹ.ˈbɑːʒ,] ‘가바지’라고 발음하는 말장난도 있다.
한편 프랑스어 garage [ɡaʁaːʒ] ‘가라주’에서 온 garage는 영국식으로 [ˈgæɹ.ɑːʒ, -ɑːʤ] ‘개라지’라고도 하지만 젊은 세대에서는 보통 [ˈgæɹ.ɪʤ] ‘개리지’로 발음하며 미국식으로는 [gə.ˈɹɑːʒ, -ˈɹɑːʤ] ‘거라지’라고 하는 등 방언마다 여러 발음이 혼용되는 경우도 있다.
좀 더 영화와 관련된 예를 들자면 고대 프랑스어에서 들어와 ‘경의’를 뜻하는 일반적인 단어 homage는 [ˈhɒm.ɪʤ] ‘호미지’로 발음되지만 영화 등 예술 작품에서 다른 예술가에 대한 존경의 표시로 하는 인용이나 모방을 이를 때는 프랑스어 hommage의 발음 [ɔmaːʒ] ‘오마주’를 흉내내어 [oʊ̯.ˈmɑːʒ, ɒ-] ‘오마지’로 발음하고 철자도 프랑스어식으로 hommage로 쓰는 일이 많다.
그러니 narratage도 프랑스어식 어휘로 인식했다면 ‘내러타지’로 발음했을 텐데 《옥스퍼드 영어 사전》과 《메리엄·웹스터 사전》에서는 발음을 ‘내러티지’로만 제시하는 것을 보면 본 의도가 어찌되었든 영어에서는 몽타주와 별 관련이 없어보이는 발음으로 정착되었다. 그래서인지 영어 사전에서 제시한 정의는 해설에 치중을 두는 듯하다.
반면 《니혼 고쿠고 다이지텐》에서 말하는 급속한 여러 화면의 연속은 영화 기법으로 쓰이는 몽타주의 의미와 비슷하다. 《표준국어대사전》에서 나오는 이중 화면을 운운하는 뜻풀이도 몽타주 작품을 만들 때 여러 요소를 나란히 배합하는 것과 의미상 관련이 있을 수 있겠다.
영어 narratage나 ‘나라타ー쥬’, ‘나라타쥬’라는 말은 《권력과 영광》에 대하여 처음 쓰였지만 그 후 수십 년 동안 국내외 여러 영화에 대해서도 쓰였다. 애초에 제작사에서 narratage의 정확한 정의를 내리지도 않았을 테니 사람마다 이 신조어가 정확히 무엇을 뜻하는지 조금씩 의견이 달랐을 것이고 차츰 각 언어마다 의미 변화가 일어났을 수 있다. 《권력과 영광》에는 《니혼 고쿠고 다이지텐》의 뜻풀이에서 말하는 것처럼 급속도로 장면을 연속시키는 예를 찾기 힘들지만 그 후에 제작된 할리우드 영화 가운데는 회상 장면 등에서 정말로 여러 장면을 급속도로 연속시키는 것들도 있었다.
영어에서는 narratage라는 어형에서 montage를 떠올리기 힘들어서 narrate의 의미에만 주목했다면 일본어에서는 ナラタージュ[naratāju] ‘나라타주’에서 ナレーション[narēshon] ‘나레숀’보다도 モンタージュ[montāju] ‘몬타주’가 연상되기 때문에 후자와 관련된 의미에 주목했을 수 있다. 그래서 차츰 몽타주 기법을 쓰는 회상 장면 정도로 이해하게 되었을 수 있다.
하지만 정말로 한국어에서는 이 말이 《표준국어대사전》에서 정의한 것처럼 ‘화면이나 정경을 이중 화면으로 표현하는 기법’으로 뜻이 변한 것일까? 예전 신문 기사를 일일이 찾아보지는 않았지만 이런 뜻으로 쓰인 듯한 예는 찾기 힘들다. 내가 과문해서인지 몰라도 이중 화면으로 표현한다는 것이 구체적으로 무슨 뜻인지도 잘 짐작이 가지 않는다.
예전 신문 기사에 나오는 실제 쓰임새만 봐서는 영어 사전에 나오는 narratage의 정의와 별 차이가 없는 듯하며 오히려 ‘나라타ー쥬’, ‘나라타쥬’를 ‘회상하는 해설’ 정도의 뜻으로 쓴 예도 보인다.
원래 영화 용어로 만들어진 narratage이지만 비슷한 다른 매체에도 곧 적용되었으리라고는 쉽게 상상할 수 있다. 그래서 영어 사전에서는 narratage가 영화 외에 텔레비전, 연극에서도 쓰이는 말로 풀이하는데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나라타주’를 영화 용어로만 좁게 정의한 것 역시 약간 아쉽다.
1958년 5월 8일자 《경향신문》에 실린 이해랑(李海浪)의 칼럼 〈劇作藝術(극작예술)이先行(선행)된舞臺(무대): 國立劇團(국립극단)의 「家族(가족)」을보고〉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있다.
따라서 第二幕(제2막)의 內省(내성) 의場面(장면)(所謂(소위)나라타ー쥬場面(장면))은 要領不得(요령부득)으로 지루하기 짝이없었다
즉 여기서 ‘나라타ー쥬’는 연극에서 쓰이는 회상 구조를 이르는 말로 쓰인 것을 볼 수 있다.
앞서 프랑스어 사전에서는 narratage를 찾아볼 수 없다고 했는데 이는 대부분의 언어에서도 마찬가지로 보인다. 그런데 예외적으로 이탈리아어 사전에는 narratage가 영화 기법의 이름으로 수록되어 있다. 《사바티니 콜레티 이탈리아어 사전(Dizionario Italiano Sabatini Coletti)》에서는 다음과 같이 풀이한다.
cine. Tecnica consistente nel far raccontare le vicende della storia da uno dei personaggi
a. 1980
영화. 등장인물 중 한 명이 사건의 경과를 이야기하도록 하는 기법.
1980년 문증.
이 사전에서는 발음을 제시하지 않지만 《이탈리아어 발음 사전(Dizionario di pronuncia italiana)》에 따르면 narratage의 발음은 철자에 따른 이탈리아어식 ‘*나라타제’가 아니라 영어 발음을 흉내낸 [ˈnarratiʤ, ˈnɛrre-] ‘나라티지/네레티지’이다. 즉 이탈리아어에서는 이를 영어 단어로 받아들인 것이다.
정말 1980년부터 쓰였다면 한국어에 비해 도입 시기가 상당히 늦은 셈인데 실제로는 이탈리아어에서도 1930년대부터 쓰인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어 1937년에 《아테네오 베네토 과학·문예·예술지(Ateneo Veneto: rivista di scienze, lettere ed arti)》에 실린 글에서 《권력과 영광》에서 쓰인 narratage를 언급한다. 다만 여기서는 따옴표를 썼기 때문에 아직 이탈리아어로 볼 수 없는 이질적인 단어로 간주했을 수는 있다.
영화 제작사에서 홍보용으로 퍼뜨린 신조어가 한국어와 일본어, 이탈리아어 등 몇몇 언어에 수용되어 한 시대를 풍미한 영화 용어, 나아가서 연극과 텔레비전 용어가 된 것이 흥미롭다.
그런데 도입 당시에는 획기적이었던 회상과 해설을 통한 영화 전개 기법이 그 후 식상할 정도로 익숙해지다보니 요즘은 많이 잊혀진 모양이다. 나도 사전에서 발견하기 전에는 들어본 기억이 없고 영어에서도 웬만한 사전에는 나오지 않을 정도로 잘 쓰지 않는 말이다.
요즘 ‘나라타주’를 검색하면 2005년 출판된 일본 작가 시마모토 리오(島本理生[Shimamoto Rio], 1983~)의 연애 소설 제목, 또 이를 바탕으로 유키사다 이사오(行定 勲[Yukisada Isao], 1968~)가 감독한 2017년작 동명의 영화 제목으로 주로 나온다. 여대생인 주인공이 고등학교 시절 교사와 다시 만나 사랑에 빠진다는 내용인데 주인공이 과거의 사건을 회상하면서 이야기하며 현재와 과거를 넘나드는 형식이라는 듯하다. 영화를 본 한국의 젊은 관객들은 ‘나라타주’라는 말이 낯설어서 막연히 일본어인가 하고 생각한 이도 있었을 듯싶다.
요즘 세대는 영화나 연극, 텔레비전 기법으로서 ‘나라타주’ 혹은 ‘나라타쥬’라는 말을 들어본 이가 얼마나 될지, 또 들어봤다면 무슨 뜻으로 이해하고 있는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