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US 오픈 결승에 진출한 한국계 테니스 선수 제시카 퍼굴라

메이저 대회에서 단식 8강 이상의 성적을 낸 적이 없던 미국 테니스 선수 제시카 퍼굴라(Jessica Pegula [ˈʤɛsɪkə pəˈɡuːlə])가 US오픈 테니스 대회 여자 단식 결승에 진출했다. 한국 언론에서는 보통 그의 성을 ‘페굴라’로 표기하면서 그가 한국계라는 것을 강조하고 있는 듯하다. 반면 미국 언론에서는 그의 부모가 억만장자 석유 재벌인 테리 퍼굴라(Terry Pegula)와 킴 퍼굴라(Kim Pegula) 부부로 테리는 NHL 아이스하키 […]

공용어만 14개인 레슬링의 성지 다게스탄

이번 파리 2024 올림픽 레슬링 남자 자유형에 걸린 6개 금메달 가운데 3개, 또 24개 전체 메달 가운데 6개는 인구 300만의 작은 나라에서 배출한 선수들이 가져갔다. 전체 메달 수에서 레슬링 강국인 이란(4개), 미국(3개), 일본(3개)을 앞지른 이 나라는 독립국도 아니고 바로 러시아 연방에 속한 다게스탄 공화국이다. 다게스탄은 러시아 연방에 속한 북카프카스(현행 표기 규정으로는 ‘캅카스’) 지역 동부에 있는

중·장거리 달리기 강국 에티오피아 선수들은 어떻게 불러야 할까?

2024 파리 올림픽에서 에티오피아는 남자 마라톤 금메달과 여자 마라톤 은메달을 비롯하여 육상 중·장거리 종목에서만 네 개의 메달을 획득했다. 또 여자 마라톤 금메달을 비롯하여 5000m와 10000m 달리기에서도 메달을 따는 대기록을 세운 네달란드의 하산 시판(Hassan Sifan)도 에티오피아에서 태어났고 남자 1500m 달리기에서 동메달을 딴 미국의 야레드 너구스(Yared Nuguse)는 부모가 에티오피아 출신이다. 에티오피아에서는 전통적으로 성씨를 쓰지 않는다. 가장 흔한

올림픽을 2연패한 미국 허들 선수 시드니 매클로클린러브로니

2024 파리 올림픽에서 자신의 세계 기록을 다시 한 번 경신하며 육상 여자 400m 허들에서 올림픽 2연패를 달성한 미국 선수 시드니 매클로클린러브로니(Sydney McLaughlin-Levrone)의 성씨는 한국 매체에서 ‘매클로플린’, ‘매크로플린’, ‘맥러플린-르브론’ 등으로 쓰고 있지만 모두 발음을 잘못 파악한 표기이다. 다음 동영상에서 본인의 발음은 [ˈsɪd.ni mə.ˈɡlɒk.lᵻn lə.ˈvɹoʊ̯n.i]로 관찰된다. McLaughlin은 아일랜드어 성씨 Mac Lochlainn에서 왔다. M(a)cLachlan, M(a)cLauchlan, M(a)cLauchlin, M(a)cLauglan, M(a)cLoughlin,

보츠와나 최초의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레칠레 테보호

2024 파리 올림픽 육상 남자 200m에서 보츠와나의 레칠레 테보호(Letsile Tebogo)가 금메달을 따면서 보츠와나 최초의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이자 아프리카 최초의 육상 남자 200m 챔피언이 되었다. 한국 매체에서는 대부분 ‘테보고’라고 쓰고 있지만 보츠와나의 공용어인 츠와나어 이름으로 볼 수 있는 Letsile Tebogo는 ‘레칠레 테보호’로 적는 것이 실제 발음에 가깝다고 작년에 쓴 글에서 설명한 바가 있다. 츠와나어에는 [ɡ] 발음이 따로

올림픽 공식 웹사이트에서 제공하는 선수 이름 발음 오디오

2024 파리 올림픽 입상 선수 한글 표기 문서를 편집하면서 그동안 선수 본인의 이름 발음을 확인하려고 인터넷에 실린 여러 동영상을 뒤져왔는데 차드의 양궁 선수 이스라엘 마다이(Israel Madaye)에 대한 김우현님의 댓글을 통해 올림픽 공식 웹사이트에서 이미 대부분의 선수들의 이름 발음 오디오를 제공한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다만 모든 선수들의 이름 발음 오디오가 제공되지는 않는다. 예를 들어 지난 여러

올림픽 럭비에서 오세아니아어 이름 찾아보기

2024 파리 올림픽의 7인제 럭비 일정은 끝난지 일주일이 넘었으니 글이 늦은 감이 있지만 언어에 관심이 있는 입장에서 올림픽 메달을 딴 선수 이름의 한글 표기를 논한다면 럭비를 빼놓을 수 없다. 럭비는 오세아니아 여러 나라에서 크게 인기가 있어서 15인제 럭비에서는 뉴질랜드와 오스트레일리아가 같은 남반구의 남아프리카 공화국과 함께 부동의 강자이다. 그런데 2016 리우 올림픽 때부터 종목으로 채택된 7인제

스웨덴 장대높이뛰기 선수 아르만드 두플란티스 혹은 아만드 듀플랜티스

지난 도쿄 올림픽에 이어 파리 올림픽에서도 남자 장대높이뛰기 금메달을 따내며 또다시 자신의 세계 신기록을 경신한 스웨덴 선수 아르만드 두플란티스/아만드 듀플랜티스(Armand Duplantis)는 미국에서 미국인 아버지와 스웨덴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아버지는 케이전(Cajun [ˈkeɪ̯ʤ.ən])인 즉 미국 루이지애나주를 중심으로 사는 프랑스계 주민이다(민간에서는 ‘케이준’이라고 흔히 쓰지만 이렇게 표기할 근거는 없다). 케이전인들은 원래 북아메리카 동북부, 즉 오늘날의 캐나다 연해주와 퀘벡주 일부,

애꿎은 성별 논란에 휘말린 알제리 복싱 선수 이만 흘리프와 대만 복싱 선수 린위팅

파리 올림픽에서 근거 없는 성별 논란에 휩싸인 알제리 복싱 선수는 이름을 로마자로 Imane Khelif로 표기한다. 한국 매체에서는 ‘이마네 칼리프’로 흔히 표기하고 있지만 알제리식 발음에 따른 표기는 ‘이만 흘리프’가 적절하다. 한국 매체에서는 그가 마치 남성 염색체인 XY염색체를 가진 것처럼 단정적으로 보도하고 있는데 이에 대한 증거는 제시된 적이 없다. 올림픽과 국제 올림픽 위원회(IOC)에서 퇴출된 국제 복싱 협회(IBA)

도미니카의 첫 올림픽 메달리스트 시아 라퐁

인구 7만 명인 카리브해의 작은 섬나라 도미니카의 국가가 스타드 드 프랑스 경기장에 울려퍼졌다. 파리 올림픽 육상 여자 세단뛰기에서 시아 라퐁(Thea LaFond)이 도미니카의 사상 첫 올림픽 메달을 그것도 금메달로 따낸 것이다. 인구 1140만 명으로 카리브해에서 경제 규모가 가장 큰 도미니카 공화국과 혼동하는 일이 흔하지만 도미니카는 이름만 비슷하고 역사와 문화가 꽤 다르다. 도미니카 공화국은 에스파냐어를 공용어로 쓰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