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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일 나이지리아의 축구 선수 빅터 오시멘(Victor Osimhen)과 아시사트 오쇼알라(Asisat Oshoala)가 각각 남녀 부문에서 아프리카 축구 연맹(CAF)이 수여하는 아프리카 올해의 선수상을 받았다.
오시멘은 이탈리아 나폴리 소속으로 김민재와 팀 동료였던 2022~23 시즌 나폴리를 세리아 A(이탈리아 1부 리그) 우승으로 이끌면서 2023년 세리아 A 올해의 선수상을 받았으며 해마다 세계에서 최고 활약을 펼친 선수에게 수여되는 발롱도르(Ballon d’Or [balɔ̃ dɔːʁ]) 후보에 올라 전체 8위에 오르기도 했다.
에스파냐 바르셀로나 소속인 오쇼알라는 7월에 열린 여자 월드컵에서 개최국 오스트레일리아를 상대로 나이지리아가 3:2로 승리하는 이변을 일으켰을 때 결승골을 기록하면서 월드컵 세 대회 연속 득점 기록을 세웠다. 그는 바르셀로나 소속으로 챔피언스 리그 우승을 두 차례 기록하는 등 화려한 경력으로 아프리카 올해의 여자 선수상만 해도 이번이 여섯 번째 수상이다.
오시멘은 나이지리아 최대의 도시인 라고스에서 태어났는데 부모는 에도(Edo)주 출신이다. Osimhen은 ‘신은 선하다(God is good)’를 뜻하는 에산(Esan)어 이름이라는 설명이 검색된다. 에산은 영어식으로 이샨(Ishan)이라고 부르는 경우도 간혹 있지만 ‘에산’이 원어 발음에 더 가깝다.
이라고도 부르는 에산어는 니제르·콩고 어족 에도 어군에 속하는 언어로 나이지리아에서 약 백만 명의 화자가 쓰는데 방언 간의 차이가 심하다고 한다.
에산어로 mhẹn은 ‘좋은’, ‘선한’이라는 뜻인 듯한데 ‘나의 아버지’를 뜻하는 aba mhẹn에서 볼 수 있듯이 ‘나’, ‘나의’를 뜻하는 말로도 검색된다. 신은 osenobula, 줄여서 ose이니 이를 단순히 조합하면 *Osemhẹn이겠지만 특수 문자 ẹ를 포함한 철자로는 검색되지 않고 대신 Osemhen이라는 철자를 쓰는 이들도 있다. 또 Osemen, Osimen 등의 철자로도 검색된다.
한편 Ọsẹmhẹn은 ‘나의 것’을 뜻하는 말이라서 그런지 ‘나의 것(My own)’을 뜻하는 이름이라는 설명도 볼 수 있다. 이 철자법에서 ẹ [ɛ], ọ [ɔ]는 중저모음을 나타내어 중고모음인 e [e], o [o]와 음가가 다르지만 특수 문자를 쓰지 않으면 구별할 수 없으니 어느 뜻풀이가 맞는지 확실히 알 수는 없지만 에산어 이름으로 ‘신’을 뜻하는 ose가 들어가는 것이 많고 오시멘은 기독교 신자라고 하니 ‘신은 선하다’를 뜻하는 이름일 가능성이 훨씬 높아 보인다.
에산어는 로마자로 적을 때 보통 기본 로마자 외의 특수 문자로는 ẹ, ọ만 쓴다. 학술적인 글에서는 드물게 성조를 반영하여 Esan 대신 Ésàn과 같이 적는 일도 보이지만 일반적인 용법은 아니다.
그런데 여기서 mh은 한글로 표기할 때 어떻게 처리해야 할까? 일단 에산어는 자음군을 일체 쓰지 않으므로 mh는 하나의 자음을 나타낸다. 에산어에서 쓰이는 두 자모 조합으로 영어판 위키백과에서는 bh, gb, gh, kh, kp, kw, mh, nw, ny, sh를 제시한다. 여기서 에산어에 대한 설명을 보면 bh는 [β], gb는 [ɡ͡b], gh는 [ɣ] 등을 나타낸다는 것은 비교적 쉽게 알 수 있지만 mh이 무엇을 나타내는지는 수수께끼이다. 예를 들어 한 연구에서 제시하는 에산어 자음 목록을 보면 [m]은 있어도 [m]이 무성음화된 [m̥]이라든지 mh가 나타낼만한 음은 보이지 않는다.
정황을 고려하면 mh로 나타내는 음은 일부 방언에서만 쓰는 것일 수 있다. Osimen, Osemen처럼 mh 대신 m을 쓰는 경우도 볼 수 있는 것도 다른 방언에서는 m과 구별하지 않기 때문으로 설명할 수 있겠다. 그러니 한글 표기에서는 mh를 그냥 ‘ㅁ’으로 적으면 된다.
에산어에서는 in [ĩ], ẹn [ɛ̃], an [ã], ọn [ɔ̃], un [ũ] 등 비음화된 모음이 쓰인다. 외래어 표기법에서 프랑스어의 [ɛ̃]을 ‘앵’, [ɔ̃]을 ‘옹’ 등으로 적는 것을 흉내내어 ‘잉’, ‘엥’, ‘앙’, ‘옹’, ‘웅’ 등으로 적는다면 Esan은 ‘에상’, Osimhen은 ‘오시멩’으로 적을 수 있겠지만 기존 용례를 고려하면 받침 ‘ㄴ’으로 통일하여 ‘에산’, ‘오시멘’으로 적는 것이 좋을 것이다. 이런 비음화된 모음은 요루바어에서도 쓰이는데 기존 표기 용례를 보면 Ogun ‘오군’, Olusegun ‘올루세군’ 등에서 요루바어의 un [ũ]을 받침 ‘ㄴ’을 써서 표기한다.
Oshoala 역시 요루바어 이름이다. 요루바어 이름에는 Oṣó ‘오쇼’라는 요소가 들어가는 것이 많은데 요루바어 철자에서 ṣ는 [ʃ]를 나타내지만 Oshoala에서는 영어식으로 sh로 적었다.
Asisat는 아랍어 여자 이름 عزيزة ʿAzīzah ‘아지자’에서 나온 듯하다. 고전 아랍어식으로는 격어미까지 붙인 형태는 ʿAzīzatu ‘아지자투’이므로 서아프리카에서는 Azizatu, Azizat 등으로 쓰는데 요루바어에는 [z]가 따로 없기 때문에 [s]로 대체한 듯하다. 오쇼알라는 이슬람교 신자라고 하는데 나이지리아의 이슬람교 신자들은 아랍어에서 유래한 이름을 많이 쓴다.
핑백: 나이지리아 에산어 mh는 어떻게 발음될까? – 끝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