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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이탈리아어 &#8211; 끝소리</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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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세계의 말과 글</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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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이탈리아어 &#8211; 끝소리</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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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8216;리스보아(리스본)&#8217;와 &#8216;구스망&#8217;: 포르투갈어 유성 자음 앞 s의 표기</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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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c:creator><![CDATA[끝소리]]></dc:creator>
		<pubDate>Mon, 14 Nov 2016 08:10:24 +0000</pubDate>
				<category><![CDATA[표기 용례]]></category>
		<category><![CDATA[구스망]]></categ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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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CDATA[언덕 골목길을 오르내리는 전차로 유명한 포르투갈의 수도 리스본은 영어로 Lisbon [ˈlɪzbən] &#8216;리즈번&#8217;, 독일어로 Lissabon [ˈlɪsa⁽ˈ⁾bɔn] &#8216;리사본&#8217;, 프랑스어로는 Lisbonne [lisbɔn → liz-] &#8216;리스본&#8217;으로 불리지만 포르투갈어 이름은 Lisboa [포르투갈: ɫiʒˈβ̞oɐ, 브라질: ɫizˈboɐ], 에스파냐어 이름도 Lisboa [lizˈβ̞oa]이다.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8216;리스본&#8217;의 원어 표기를 영어식으로 Lisbon이라고 하지만 외래어 표기법을 따지면 &#8216;리스본&#8217;은 오히려 프랑스어 Lisbonne을 따른 표기와 일치한다. 물론 &#8216;리스본&#8217;이 프랑스어에서 왔다는 [&#8230;]]]></description>
										<content:encoded><![CDATA[<span style="font-size:0.9em; color:#5C78C6;">본 글은 원래 이글루스에 올렸던 글입니다. 이글루스가 종료되었기에 열람이 가능하도록 이곳으로 옮겼습니다. 기한이 지난 정보가 있을 수도 있고 사항에 따라 글을 쓴 후 의견이 바뀌었을 수도 있지만 오타 수정이나 발음 기호를 균일하게 고치는 것 외에는 원문 그대로 두었고 훗날 내용을 추가한 경우에는 이를 밝혔습니다. 외부 링크는 가능한 경우 업데이트했지만 오래되어 더이상 유효하지 않은 것은 그대로 남겨두었습니다. 날짜는 이글루스 게재 당시의 날짜로 표시합니다.</span><br>
<span style="color:#C5D2DB">—</span>
<p>언덕 골목길을 오르내리는 전차로 유명한 포르투갈의 수도 리스본은 영어로 Lisbon [ˈlɪzbən] &#8216;리즈번&#8217;, 독일어로 Lissabon [ˈlɪsa⁽ˈ⁾bɔn] &#8216;리사본&#8217;, 프랑스어로는 Lisbonne [lisbɔn → liz-] &#8216;리스본&#8217;으로 불리지만 포르투갈어 이름은 Lisboa [포르투갈: ɫiʒˈβ̞oɐ, 브라질: ɫizˈboɐ], 에스파냐어 이름도 Lisboa [lizˈβ̞oa]이다.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8216;리스본&#8217;의 원어 표기를 영어식으로 Lisbon이라고 하지만 외래어 표기법을 따지면 &#8216;리스본&#8217;은 오히려 프랑스어 Lisbonne을 따른 표기와 일치한다. 물론 &#8216;리스본&#8217;이 프랑스어에서 왔다는 것은 아니고 영어식 Lisbon을 철자식으로 표기한 것으로 비슷한 경우인 일본어 이름 リスボン <em>Risubon</em> &#8216;리스본&#8217;의 영향도 받은 관용 표기로 볼 수 있다.</p>
<figure id="attachment_107153" aria-describedby="caption-attachment-107153" style="width: 511px" class="wp-caption aligncenter"><img fetchpriority="high" decoding="async" class="size-full wp-image-107153" src="https://pyogi.kkeutsori.com/wp-content/uploads/2025/12/f0074568_5827853ed21ca.png" alt="" width="511" height="566" srcset="https://pyogi.kkeutsori.com/wp-content/uploads/2025/12/f0074568_5827853ed21ca.png 511w, https://pyogi.kkeutsori.com/wp-content/uploads/2025/12/f0074568_5827853ed21ca-271x300.png 271w" sizes="(max-width: 511px) 100vw, 511px" /><figcaption id="caption-attachment-107153" class="wp-caption-text">리스본의 문장. mui nobre e sempre leal cidade de Lisboa는 &#8216;매우 고귀하고 언제나 충성스러운 도시 리스본&#8217;을 뜻한다(<a href="https://commons.wikimedia.org/w/index.php?curid=303534">Wikimedia</a>: Sérgio Horta, CC BY-SA 3.0).</figcaption></figure>
<p>이 지명은 고전 라틴어의 Olisīpō &#8216;올리시포&#8217;에 대응되는 속(俗)라틴어 Olisipona &#8216;올리시포나&#8217;에서 유래했다. 고대 그리스어로는 Ὀλισσιπών(Olissipṓn) &#8216;올리시폰&#8217; 또는 Ὀλισσιπόνα(Olissipóna) &#8216;올리시포나&#8217;라고 했다. 전통적으로 라틴어로 Ulixēs &#8216;울릭세스&#8217;라고 하는 그리스 신화의 인물 오디세우스(Ὀδυσσεύς <em>Odysseús</em>)와 관련된 지명이라는 설, &#8216;잔잔한 만(灣)&#8217; 또는 &#8216;안전한 항구&#8217;를 뜻하는 페니키아어 𐤏𐤋𐤉𐤑 𐤏𐤁𐤀 <em>ʕLYṢ ʕBʔ</em> (히브리 문자로 쓰면 עליץ עבא)에서 왔다는 설이 있었지만 민간 어원에 지나지 않는 것으로 보이며 실제 어원은 확실하지 않다. 타르테수스어(<small>영어:</small> Tartessian) 등 지금은 사라진 옛 언어에서 온 이름일 수 있다.</p>
<p>속라틴어의 Olisipona에서 모음 사이의 p가 b로 유성음화하고 무강세 음절의 모음이 탈락한 형태는 *Lisbona 정도인데 끝부분이 라틴어 bonus &#8216;좋은&#8217;의 여성형 bona와 형태가 같다. 포르투갈어에서는 라틴어 bona가 bõa를 거쳐 boa가 되었으며 프랑스어에서는 bona가 bonne이 되었는데 *Lisbona도 비슷한 발달 과정을 거쳐 옛 포르투갈어 Lisbõa를 거쳐 현대 포르투갈어로는 Lisboa가 되었고 프랑스어로는 Lisbonne이 되었다. 그런데 에스파냐어에서는 bona가 buena가 되었으니 에스파냐어의 Lisboa는 같은 뿌리에서 자체적으로 발달한 형태가 아니라 포르투갈어 형태를 딴 것으로 설명해야 하겠다.</p>
<p>2000년 12월 18일에 열린 제37차 정부·언론 외래어 심의 공동위원회 회의에서는 포르투갈어 Lisboa의 표기를 &#8216;리스보아&#8217;로 결정하였다. 물론 도시 이름으로는 관용 표기인 &#8216;리스본&#8217;을 계속 쓰되 포르투갈어 이름을 특별히 부를 일이 있을 때는 &#8216;리스보아&#8217;로 쓴다는 것이다.</p>
<p>한편 2003년 12월 17일에 열린 제55차 외래어 심의회에서는 동티모르의 초대 대통령 Xanana Gusmão (1946년 태생)의 표기를 &#8216;구스망, 샤나나&#8217;로 결정하였다. 이 이름은 포르투갈어 이름이다. 동티모르는 1975년까지 포르투갈의 식민지였으며 이듬해 인도네시아에 점령당하여 포르투갈어 사용이 금지되었지만 2002년 독립하면서 현지 공통어인 테툼어와 함께 포르투갈어를 공용어로 삼았다. 이런 역사로 인해 동티모르에서는 포르투갈어 인명이 많이 쓰인다. 포르투갈어로 Xanana Gusmão은 [<small>포:</small> ʃɐˈnɐnɐ ɡuʒˈmɐ̃ũ̯, <small>브:</small> ʃɐ̃ˈnɐ̃nɐ ɡuzˈmɐ̃ũ̯]으로 발음된다.</p>
<figure id="attachment_107154" aria-describedby="caption-attachment-107154" style="width: 489px" class="wp-caption aligncenter"><img decoding="async" class="size-full wp-image-107154" src="https://pyogi.kkeutsori.com/wp-content/uploads/2025/12/f0074568_5827857617a5e.jpg" alt="" width="489" height="600" srcset="https://pyogi.kkeutsori.com/wp-content/uploads/2025/12/f0074568_5827857617a5e.jpg 489w, https://pyogi.kkeutsori.com/wp-content/uploads/2025/12/f0074568_5827857617a5e-245x300.jpg 245w" sizes="(max-width: 489px) 100vw, 489px" /><figcaption id="caption-attachment-107154" class="wp-caption-text">2002년 당시 동티모르 대통령이던 샤나나 구스망(<a href="https://commons.wikimedia.org/wiki/File:President_gusmao.jpg">Wikimedia</a>: Darwinek, Public Domain).</figcaption></figure>
<p>Gusmão은 포르투갈어 성으로 에스파냐 북부의 지명인 Guzmán [ɡuðˈman] &#8216;구스만&#8217;에서 왔다. 에스파냐어 성으로도 Guzmán [ɡuðˈman] &#8216;구스만&#8217; 또는 de Guzmán [de-ɣ̞uðˈman] &#8216;데구스만&#8217;이 쓰인다. 네덜란드의 축구 선수 요나탄 더구스만(Jonathan de Guzmán)은 아버지가 한때 에스파냐의 식민지였던 필리핀 출신이라서 에스파냐어 성을 쓴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출전 선수명 표기 용례에는 네덜란드어 표기 규정을 적용한 &#8216;요나탄 더휘즈만&#8217;으로 실렸지만 네덜란드어에서도 에스파냐어 발음을 흉내내어 [ˈjoːnatɑn də-ˈɡusmɑn]으로 발음하므로 이에 따라 &#8216;요나탄 더구스만&#8217;으로 쓰거나 아예 성에는 에스파냐어 표기 규정을 적용하여 &#8216;요나탄 데구스만&#8217;으로 적는 것이 좋다.</p>
<p>Xanana는 미국의 로큰롤 그룹 &#8216;샤나나(Sha Na Na)&#8217;에서 딴 별명이다. 포르투갈어의 x는 영어의 sh처럼 무성 후치경 마찰음 [ʃ]를 나타낸다.</p>
<p>외래어 심의회에서 Lisboa &#8216;리스보아&#8217;와 Xanana Gusmão &#8216;구스망, 샤나나&#8217;를 표준 표기로 결정했을 때에는 아직 외래어 표기법에 포르투갈어 표기 규정이 없었다. 2005년 12월 28일에야 네덜란드어, 러시아어와 함께 포르투갈어 표기 규정이 외래어 표기법에 추가되었다.</p>
<p>그런데 포르투갈어 표기 규정 제9항에서는 s를 무성 자음 앞이나 어말에서는 &#8216;스&#8217;로 적고 유성 자음 앞에서는 &#8216;즈&#8217;로 적도록 하고 있다. Lisboa의 b와 Gusmão의 m은 유성 자음이다. 그러니 포르투갈어 표기 규정을 적용하면 Lisboa는 &#8216;리즈보아&#8217;로, Gusmão은 &#8216;구즈망&#8217;으로 적는 것이 원칙에 맞다. 이 규정은 철자 s가 유성 자음 앞에서 유성음 [ʒ] (포르투갈) 또는 [z] (브라질)로 발음되는 것을 나타내기 위한 것이다.</p>
<p>2005년 포르투갈어 표기법 제정과 함께 발간된 《외래어 표기 용례집: 포르투갈어·네덜란드어·러시아어》에서는 Lisboa의 표기를 예전 결정과 마찬가지로 &#8216;리스보아&#8217;로 적고 &#8216;포르투갈의 수도인 &#8216;리스본(Lisbon)&#8217;의 포르투갈어 이름&#8217;으로 풀이하였다. 이 용례집에서는 표기법을 적용하지 않고 관용을 인정한 경우에 Rio de Janeiro &#8216;*리우데자네이루&#8217;와 같이 한글 표기 앞에 별표(*) 표시를 하였지만(포르투갈어 표기법을 적용하면 &#8216;히우지자네이루&#8217;) Lisboa &#8216;리스보아&#8217;에는 별표 표시가 없다. 더구나 이 용례집에는 앙골라 지명인 Nova Lisboa가 역시 별표 표시 없이 &#8216;노바리스보아&#8217;로 수록되었다. Nova Lisboa는 &#8216;새 리스본&#8217;을 뜻하며 1975년 앙골라가 포르투갈로부터 독립한 뒤 본래의 이름인 우암부(Huambu [ˈwɐ̃mbu])로 불린다. Xanana Gusmão은 이 용례집에 실리지 않았다.</p>
<p>그러니 포르투갈어 표기법이 새로 추가된 후에도 이에 따라 Lisboa와 Gusmão의 표기가 바뀌어야 한다는 사실은 간과되고 예전에 결정된 표기를 그대로 쓴 것으로 보인다. 재심의 대상에서 단순 누락된 것이다.</p>
<p>그러면 이처럼 헷갈리게 왜 새 포르투갈어 표기법에서는 유성 자음 앞의 s를 &#8216;즈&#8217;로 적도록 한 것일까? 이 규칙을 꼭 지킬 필요가 있을까? 물론 유성 자음 앞에서 s가 유성음 [ʒ] (포르투갈) 또는 [z] (브라질)로 발음되는 것을 나타내기 위한 것이지만 비슷한 현상은 에스파냐어와 이탈리아어에도 나타나는데 외래어 표기법에 반영되지 않는다.</p>
<h2>에스파냐어</h2>
<p>에스파냐어에서 desde /ˈdesde/, rasgo /ˈrasgo/처럼 음절말 /s/ 뒤에 유성 폐쇄음 /b, d, ɡ/이 따를 경우에는 /s/는 유성음 [z]로 실현되고 /b, d, g/는 접근음 [β̞, ð̞, ɣ̞]로 실현된다. 즉 [ˈdezð̞e], [ˈrazɣ̞o]로 실현되는 것이다.</p>
<p>한편 isla /ˈisla/, mismo /ˈmismo/처럼 음절말 /s/ 뒤에 유성음 /l, ʎ, m, n, ɲ, ʝ, w/ 등이 따를 때는 /s/가 유성음 [z]로 실현되기도 하고 [s]가 유지되기도 하는데, 보통 에스파냐에서는 [ˈizla], [ˈmizmo]와 같이 [z]로 실현되고 라틴아메리카에서는 [ˈisla], [ˈmismo]와 같이 [s]가 유지된다. 에스파냐에서도 천천히 또박또박 말할 때는 [s]를 유지시켜 [ˈisla], [ˈmismo]로 발음한다.</p>
<p>외래어 표기법에서는 음절말 /s/가 유성 자음 앞에서 [z]로 발음되더라도 &#8216;스&#8217;로 표기를 통일하여 &#8216;데스데&#8217;, &#8216;라스고&#8217;, &#8216;이슬라&#8217;, &#8216;미스모&#8217; 등으로 적는다. <a href="https://pyogi.kkeutsori.com/%ed%98%84%ed%96%89-%ec%99%b8%eb%9e%98%ec%96%b4-%ed%91%9c%ea%b8%b0%eb%b2%95/%ed%91%9c%ea%b8%b0%ec%9d%98-%ec%9b%90%ec%b9%99/#i">외래어 표기법의 기본 원칙</a> 가운데 하나는 &#8216;외래어의 1 음운은 원칙적으로 1 기호로 적는다&#8217;는 것인데 이에 따라 음소 /s/는 변이음 [z]로 발음되더라도 &#8216;스&#8217;로 표기를 통일한 것이다. 에스파냐어에서 [z]는 음소 /s/의 변이음으로만 나타나기 때문에 한글 표기에 따로 반영하지 않는 것이다.</p>
<p>한편 Guzmán의 z는 에스파냐 발음에서 원래 무성 치 마찰음 /θ/를 나타내며 라틴아메리카 발음에서는 /s/를 나타내는데 이것도 s /s/와 실현 양상이 비슷하다. 즉 에스파냐에서는 [ɡuðˈman]으로 흔히 발음되고 또박또박 말할 때는 [ɡuθˈman]이며 라틴아메리카에서는 보통 유성음화 없이 [ɡusˈman]으로 발음한다. 그래서 외래어 표기법에서는 &#8216;구스만&#8217;으로 적는 것이다.</p>
<h2>이탈리아어</h2>
<p>이탈리아어에서 sbaglio [ˈzbaʎʎo], Slovenia [zloˈvɛːnja], cosmo [ˈkɔzmo], svagato [zvaˈɡaːto] 등 유성 자음 앞의 /s/는 언제나 유성음화하여 [z]로 발음된다. 하지만 외래어 표기법에서는 &#8216;스발리오&#8217;, &#8216;슬로베니아&#8217;, &#8216;코스모&#8217;, &#8216;스바가토&#8217;와 같이 이탈리아어의 s를 언제나 &#8216;ㅅ&#8217;, &#8216;스&#8217;로 적는다.</p>
<p>에스파냐어에서와 달리 이탈리아어에서는 /s/와 /z/가 각각 독립적인 음소인 것으로 보통 본다. 유성 자음 앞에서는 [z]만 쓰이고 무성 자음 앞에서는 [s]만 쓰이지만 모음 사이에서는 [s]와 [z]가 구별된다. 예를 들어 &#8216;보이다, 내놓다&#8217;를 뜻하는 presentare의 1인칭 단수 presento는 [preˈzɛnto], &#8216;예감하다&#8217;를 뜻하는 presentire의 1인칭 단수 presento는 [preˈsɛnto]로 발음하여 구별한다. 하지만 철자만으로는 구별이 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언제 [s]를 쓰고 언제 [z]를 쓰는지도 방언과 화자에 따라 달라진다. 예를 들어 &#8216;집&#8217;을 뜻하는 casa는 전통적으로 [ˈkaːsa]로 발음되었지만 요즘에는 [ˈkaːza]로 흔히 발음된다. 또 이탈리아 남부의 발음에서는 아예 모음 사이의 s를 모두 [s]로 발음한다. 그래서 외래어 표기법에서는 이탈리아어의 s가 [s]인지 [z]인지 구분하지 않고 모두 &#8216;ㅅ&#8217;, &#8216;스&#8217;로 통일해서 적는 것이다.</p>
<p>하지만 외래어 표기법을 따르지 않는 민간 표기에서는 [z]로 발음되는 s를 &#8216;ㅈ&#8217;으로 적는 모습도 간혹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음식 이름인 lasagna [laˈzaɲɲa], risotto [<small>전통:</small> riˈsɔtto, <small>현대:</small> riˈzɔtto]는 각각 &#8216;라자냐&#8217;, &#8216;리조토/리조또&#8217;로 흔히 적는다. 외래어 표기법을 따르면 각각 &#8216;라사냐&#8217;, &#8216;리소토&#8217;로 적어야 한다. 사실 이탈리아어에서는 음식을 이를 때는 단수형 lasagna보다는 복수형 lasagne를 쓰므로 &#8216;라사녜&#8217;가 원어의 용법에 맞다(단수형 spaghetto 대신 복수형 spaghetti &#8216;스파게티&#8217;를 쓰는 것 참조). 하지만 미국 영어에서는 복수형 lasagne 외에도 단수형 lasagna가 음식 이름으로 흔히 쓰이게 되어 한국에서는 이에 따라 &#8216;라자냐&#8217;라는 형태로 널리 알려졌다. 아직 lasagne/lasagna의 표준 표기는 정해지지 않았지만 &#8216;라사녜&#8217;가 너무 생소하다면 &#8216;라자냐&#8217;를 관용 표기로 인정해도 별 탈은 없을 듯하다.</p>
<h2>포르투갈어</h2>
<p>포르투갈어에서는 /s/와 /z/가 확실히 각각 독립적인 음소일 뿐만 아니라 같은 철자 s가 /s/와 /z/를 둘 다 나타내는 이탈리아어와 달리 /z/를 나타내는 철자 z가 따로 있다. 그래서 외래어 표기법에서는 포르투갈어의 z를 &#8216;ㅈ&#8217;, &#8216;즈&#8217;로 적도록 하고 있다. 다만 /s/와 /z/는 어두와 모음 사이에서만 구별되고 음절말에서는 구별되지 않는다. 포르투갈 전역을 비롯하여 브라질 일부(리우데자네이루 주변)에서는 음절말의 /s, z/가 후치경음 [ʃ, ʒ]로 변하는데 외래어 표기법에서는 이를 무시하고 브라질 대부분에서 쓰는 발음에 따라 /s, z/인 것처럼 &#8216;스&#8217;, &#8216;즈&#8217;로만 적도록 한다. 어말의 /s, z/는 무성음 [ʃ] 또는 [s]로 발음되기 때문에 외래어 표기법에서는 어말의 -z를 &#8216;스&#8217;로 쓴다. 예를 들어 포르투갈어 성인 Moniz는 -z가 무성음화하여 포르투갈에서 [muˈniʃ]로, 브라질에서 [mõˈnis]로 발음되므로 &#8216;모니스&#8217;로 적는다.</p>
<p>어중 음절말의 /s, z/는 뒤따르는 자음이 무성음이면 [ʃ] 또는 [s]로, 유성음이면 [ʒ] 또는 [z]로 발음된다. 외래어 표기법에서는 유성 자음 앞의 s를 &#8216;즈&#8217;로 적도록 하고 있으므로 Francisco [<small>포:</small> fɾɐ̃ˈsiʃku, <small>브:</small> fɾɐ̃ˈsisku] &#8216;프란시스쿠&#8217;, Gustavo [<small>포:</small> ɡuʃˈtavu, <small>브:</small> ɡusˈtavu] &#8216;구스타부&#8217;에서는 s를 &#8216;스&#8217;로 적지만 Lisboa [<small>포:</small> ɫiʒˈβ̞oɐ, <small>브:</small> ɫizˈboɐ], Gusmão [<small>포:</small> ɡuʒˈmɐ̃ũ̯, <small>브:</small> ɡuzˈmɐ̃ũ̯]에서는 s를 &#8216;즈&#8217;로 적어 각각 &#8216;리즈보아&#8217;, &#8216;구즈망&#8217;으로 쓰는 것이 원칙에는 맞다.</p>
<p>그런데 포르투갈어 표기법 제정과 함께 나온 용례집에서 브라질 지명 Venceslau Bráz [<small>포:</small> vẽsɨʒɫau̯-ˈbɾaʃ, <small>브:</small> vẽsezɫau̯-ˈbɾas]는 &#8216;벤세슬라우브라스&#8217;로 적는다. 또 2007년에 심의된 동티모르 인명에서 Estanislau [<small>포:</small> ʃtɐ̃niʒˈɫau̯, <small>브:</small> istɐ̃nizˈɫau̯]를 &#8216;*에스타니슬라우&#8217;로 적고 있다(어두 무강세 음절의 e를 표기법에 따른 &#8216;이&#8217; 대신 &#8216;에&#8217;로 적었기 때문에 관용 표기를 나타내는 별표를 쓴 듯하다). 포르투갈어 l은 유성음 /ɫ/을 나타내므로 표기법을 문자 그대로 따르면 각각 &#8216;벤세즐라우브라스&#8217;, &#8216;이스타니즐라우&#8217;로 적어야 한다. 하지만 /s.ɫ/ 대신 /.sɫ/로 음절 구분을 달리하면 /s/가 더이상 음절말이 아니므로 무성음으로 유지되어 Venceslau [<small>포:</small> vẽsɨˈʃɫau̯, 브: vẽseˈsɫau̯], Estanislau [<small>포:</small> ʃtɐ̃niˈʃɫau̯, <small>브:</small> istɐ̃niˈsɫau̯]와 같이 발음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그래도 실제 관찰해보면 예상대로 어중 sl의 s는 보통 유성음 [ʒ] 또는 [z]로 발음되는 듯하다.</p>
<p>포르투갈어 표기법에서 s는 포르투갈어 음운 규칙에 따라 /z/으로 발음되는 모음 사이에서는 &#8216;ㅈ&#8217;으로 적고 어중 유성음 앞에서는 &#8216;즈&#8217;로 적도록 했다. 그래서 Lisboa, Gusmão, Venceslau, Estanislau 등은 기존 용례에서 어떻게 적었든 표기법대로 각각 &#8216;리즈보아&#8217;, &#8216;구즈망&#8217;, &#8216;벤세즐라우&#8217;, &#8216;이스타니즐라우&#8217;로 적는 것이 실제 발음에는 가깝다. 이 외에도 표기 용례에는 Cosmo [<small>포:</small> ˈkɔʒmu, <small>브:</small> ˈkɔzmu] &#8216;코즈무&#8217;, Quaresma [<small>포:</small> kwɐˈɾɛʒmɐ, <small>브:</small> kwaˈɾɛzmɐ] &#8216;쿠아레즈마&#8217;와 같이 표기법을 그대로 따른 것들이 있다.</p>
<figure id="attachment_107155" aria-describedby="caption-attachment-107155" style="width: 397px" class="wp-caption aligncenter"><img decoding="async" class="size-full wp-image-107155" src="https://pyogi.kkeutsori.com/wp-content/uploads/2025/12/f0074568_582785908bdec.jpg" alt="" width="397" height="599" srcset="https://pyogi.kkeutsori.com/wp-content/uploads/2025/12/f0074568_582785908bdec.jpg 397w, https://pyogi.kkeutsori.com/wp-content/uploads/2025/12/f0074568_582785908bdec-199x300.jpg 199w" sizes="(max-width: 397px) 100vw, 397px" /><figcaption id="caption-attachment-107155" class="wp-caption-text">포르투갈 대표 축구 선수 히카르두 쿠아레즈마(<a href="https://commons.wikimedia.org/wiki/File:Ricardo_Quaresma_(cropped).jpg">Wikimedia</a>: Fanny Schertzer, CC BY 3.0)</figcaption></figure>
<p>하지만 과연 실제 발음과 가깝다고 해서 유성 자음 앞의 s를 &#8216;즈&#8217;로 적는 것이 최선의 선택일까? &#8216;리스보아&#8217;, &#8216;구스망&#8217;, &#8216;벤세슬라우&#8217;, &#8216;*에스타니슬라우&#8217; 등의 기존 용례에서 이 규정을 지키지 않은 경우가 지킨 경우보다 많을 정도이니 자음 앞의 s는 &#8216;스&#8217;로 통일하는 것이 낫지 않을까? 다른 언어의 경우도 살펴보자.</p>
<h2>프랑스어</h2>
<p>프랑스어도 /s/와 /z/가 독립적인 음소이고 철자 z가 /z/를 나타내며 모음 사이의 s는 보통 /z/를 나타낸다는 점이 포르투갈어와 상당히 비슷하다. 그런데 어중 유성 장애음 /b, d, ɡ, v/ 앞의 s는 [z]로 발음되는 것이 보통이지만 천천히 발음할 때는 [s]가 유지되며 사전에서는 보통 [s]를 기본 발음으로 제시한다. Gainsbourg [ɡɛ̃sbuʁ → ɡɛ̃zbuʁ] &#8216;갱스부르&#8217;, Strasbourg [stʁasbuʁ → stʁazbuʁ] &#8216;스트라스부르&#8217; 등의 기존 용례에서도 이와 같은 경우의 s를 &#8216;스&#8217;로 적는다. 한편 Sisley [sislɛ] &#8216;시슬레&#8217;, orgasme [ɔʁɡasm] &#8216;오르가슴&#8217;처럼 유성 공명음 /l, m, n, ɲ, ʁ/ 앞의 s는 언제나 [s]로 발음하는 것을 표준 발음으로 친다(다만 방언에서는 [z]로 발음될 수 있다).</p>
<p>그러므로 프랑스어에서 어중 유성 자음 앞의 s /s/는 &#8216;스&#8217;로 표기를 통일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리스본의 프랑스어 이름 Lisbonne [lisbɔn → liz-]도 &#8216;리스본&#8217;으로 표기된다.</p>
<h2>네덜란드어</h2>
<p>네덜란드어도 /s/와 /z/가 독립적인 음소이고 철자 z가 /z/를 나타내며 모음 사이의 s는 보통 /z/를 나타낸다. 하지만 네덜란드어에서 음절말 자음은 일단 무성음화했다가 뒤따르는 유성 폐쇄음에 의해 유성음이 될 수 있는 규칙이 있다. 그래서 어중 유성 폐쇄음 /b, d/ 앞의 s는 보통 [z]로 실현되지만 이 역시 천천히 발음할 때는 [s]가 유지된다.</p>
<p>그런데 현 네덜란드어 표기법에서는 철자 s가 /z/를 나타내는 경우에도 &#8216;ㅅ&#8217;, &#8216;스&#8217;로 적는다. 그러니 Doesburg [ˈdusbʏr<small>(ə)</small>x → ˈduzbʏr<small>(ə)</small>x] &#8216;두스뷔르흐&#8217;, Ruysdael [ˈrœy̯sdaːl → ˈrœy̯zdaːl] &#8216;라위스달&#8217; 등의 어중 자음 앞 s는 보통 [z]로 실현되더라도 &#8216;스&#8217;로 적는다. 한편 Friesland [ˈfrislɑnt] &#8216;프리슬란트&#8217;, Tasman [ˈtɑsmɑn] &#8216;타스만&#8217;에서처럼 유성 공명음 /l, m, n, r, ʋ/ 앞의 s는 언제나 [s]로 발음되며 Sven [ˈsfɛn] &#8216;스벤&#8217;, misgaan [ˈmɪsxaːn] &#8216;미스한&#8217;에서와 같이 s 뒤에 유성 마찰음 /v, ɣ/가 따르면 오히려 뒤쪽 자음이 /f, x/로 무성음화된다. 하지만 현 네덜란드어 표기법에서 앞뒤 자음에 의한 유성음화나 무성음화는 반영하지 않는다.</p>
<h2>영어</h2>
<p>영어도 /s/와 /z/가 독립적인 음소이고 철자 z가 /z/를 나타내며 모음 사이의 s는 언제나 그런 것은 아니지만 /z/를 나타낼 경우가 많다. 그런데 영어에서 어중 유성 자음 앞의 s는 [z]로 발음되는 경우가 많다. 심지어 newspaper [ˈnjuːzˌpeɪpəɹ, ˈnjuːs-] &#8216;뉴즈페이퍼/뉴스페이퍼&#8217;에서와 같이 합성어에서 앞부분의 -s가 /z/일 때 뒷부분이 무성 자음으로 시작하더라도 천천히 발음할 때는 [z]가 유지될 수 있을 정도이다.</p>
<p>영어에서는 newspaper 외에도 transgender [ˌtɹæˑnz⟮s⟯ˈʤendə<i>ɹ</i>] &#8216;트랜즈젠더/트랜스젠더&#8217;, Wesley [ˈwɛs⟮z⟯li] &#8216;웨슬리/웨즐리&#8217;, Glasgow [ˈɡlæˑz⟮s⟯ɡoʊ̯, ˈɡlæˑskoʊ̯] &#8216;글래즈고/글래스고/글래스코&#8217;, jasmine [ˈʤæz⟮s⟯mᵻn] &#8216;재즈민/재스민&#8217;, Chrysler [ˈkɹaɪ̯z⟮s⟯lə<i>ɹ</i>] &#8216;크라이즐러/크라이슬러&#8217; 등 [z]와 [s] 발음이 혼용되는 경우가 굉장히 많다. 하지만 이런 경우 실제 용례 또는 많이 쓰는 표기를 보면 &#8216;뉴스페이퍼&#8217;, &#8216;트랜스젠더&#8217;, &#8216;웨슬리&#8217;, &#8216;글래스고&#8217;, &#8216;재스민&#8217;, &#8216;크라이슬러&#8217; 등 어중 자음 앞 s를 &#8216;스&#8217;로 쓴다. 하지만 어중 자음 앞 s가 [z]로만 발음될 경우는 보통 Disney [ˈdɪzni] &#8216;디즈니&#8217;, lesbian [ˈlɛzbiən] &#8216;레즈비언&#8217;, Queensland [ˈkwiːnzlə⟮æ⟯nd] &#8216;퀸즐랜드&#8217;에서와 같이 &#8216;즈&#8217;로 쓰며 드물게 Carlsberg [ˈkɑː<i>ɹ</i>lzbɜː<i>ɹ</i>ɡ] &#8216;칼스버그&#8217;처럼 그냥 &#8216;스&#8217;를 쓰는 경우도 있다(덴마크 회사 Carlsberg의 덴마크어 발음은 [kʰɑːˀlsb̥æɐ̯ˀ] &#8216;카를스베르&#8217;이다).</p>
<p>이처럼 영어에서 어중 유성 자음 앞 s의 표기는 까다로운 문제이지만 [z]로만 발음되고 합성어라는 인식이 없을 때에만 &#8216;즈&#8217;를 쓰고 나머지 경우에는 &#8216;스&#8217;를 쓰는 것이 어떨까 한다. &#8216;외래어 표기 용례의 표기 원칙&#8217;에 따라 영어에서 news [ˈnjuːz] &#8216;뉴스&#8217; 등 어말의 -s는 [z]로 발음되더라도 &#8216;스&#8217;로 적는다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p>
<h2>현대 그리스어</h2>
<p>그리스어에서 /s/와 /z/는 독립적인 음소이며 그리스 문자에는 기본적으로 /s/를 나타내는 &#8216;시그마&#8217; σ(s)와 /z/를 나타내는 &#8216;제타&#8217; ζ(z)가 따로 있다. 그런데 σ s는 보통 유성 자음 /v, ð, ɣ; m, n, r/ 앞에서 [z]로 유성음화한다(다만 /l/ 앞에서는 [s]로 유지된다).</p>
<p>따라서 Λέσβος(Lésvos) [ˈlezvos] &#8216;레스보스&#8217;, Πελασγός(Pelasgós) [pelazˈɣos] &#8216;펠라스고스&#8217;, κόσμος(kósmos) [ˈkozmos] &#8216;코스모스&#8217;, Ισραήλ(Israíl) [izraˈil] &#8216;이스라일&#8217; 등에서는 σ(s)가 [z]로 발음된다. 하지만 한글 표기에서는 &#8216;스&#8217;로 쓴다. 외래어 표기법에는 그리스어 표기 규정이 따로 없지만 &#8216;외래어 표기 용례의 표기 원칙&#8217;에 포함된 <a href="https://pyogi.kkeutsori.com/%ed%98%84%ed%96%89-%ec%99%b8%eb%9e%98%ec%96%b4-%ed%91%9c%ea%b8%b0%eb%b2%95/%ea%b8%b0%ed%83%80-%ec%96%b8%ec%96%b4-%eb%9d%bc%ed%8b%b4%ec%96%b4-%ea%b7%b8%eb%a6%ac%ec%8a%a4%ec%96%b4/#i-3">그리스어 표기 원칙</a>을 비롯하여 정식으로 고시된 적이 없는 <a href="https://ko.wikipedia.org/wiki/%EC%9C%84%ED%82%A4%EB%B0%B1%EA%B3%BC:%EC%99%B8%EB%9E%98%EC%96%B4_%ED%91%9C%EA%B8%B0%EB%B2%95/%EA%B7%B8%EB%A6%AC%EC%8A%A4%EC%96%B4_%EC%8B%9C%EC%95%88">그리스어 표기 시안</a>에도 σ(s)를 경우에 따라 &#8216;즈&#8217;로 적는다는 규정은 없다. 기존 용례에도 현대 그리스 인명 가운데 Κοσμίδης(Kosmídis) [kozˈmiðis]를 &#8216;코스미디스&#8217;로 적은 것이 있다.</p>
<h2>결론</h2>
<p>이와 같이 /s/와 별도로 /z/를 나타내는 글자가 따로 없는 에스파냐어와 이탈리아어는 물론 /z/를 나타내는 글자가 따로 있는 프랑스어, 네덜란드어, 현대 그리스어에서도 유성 자음 앞에서 [z]로 실현되는 s는 &#8216;스&#8217;로 적는다. 이런 점을 고려하면 포르투갈어의 s가 유성 자음 앞에서 [ʒ] 또는 [z]로 발음되더라도 &#8216;스&#8217;로 통일해서 적는 것으로 표기 규정을 바꾸는 것이 합리적일 수 있다. 즉 Lisboa, Gusmão, Venceslau, Estanislau, Cosmo, Quaresma는 각각 &#8216;리스보아&#8217;, &#8216;구스망&#8217;, &#8216;벤세슬라우&#8217;, &#8216;이스타니슬라우&#8217;, &#8216;코스무&#8217;, &#8216;쿠아레스마&#8217;로 적는 것을 원칙으로 삼자는 것이다.</p>
<p>포르투갈어에서 유성 자음 앞의 s를 &#8216;즈&#8217;로 적는다는 규칙처럼 외래어 표기 규정 가운데 표기 용례에서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것이 있으면 무조건 용례가 잘못되었다고 판단하기 전에 그 규정이 과연 충분한 근거가 있는지, 다른 언어의 표기에도 똑같이 적용되고 있는지 따져보는 것이 합리적일 것이다. 그래서 잘 지켜지지 않으면서 계속 존속시킬 근거가 부족하다고 여겨지는 규정은 과감히 현실에 맞게 바꾸는 것이 규정에 따른 표기와 실제 쓰는 표기의 간극을 좁히는 길이다.</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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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8216;바쉐론 콘스탄틴&#8217;과 &#8216;바슈롱 콩스탕탱&#8217;</title>
		<link>https://pyogi.kkeutsori.com/2025/08/14/%eb%b0%94%ec%89%90%eb%a1%a0-%ec%bd%98%ec%8a%a4%ed%83%84%ed%8b%b4%ea%b3%bc-%eb%b0%94%ec%8a%88%eb%a1%b1-%ec%bd%a9%ec%8a%a4%ed%83%95%ed%83%b1/</li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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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Thu, 14 Aug 2025 14:56:43 +0000</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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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CDATA[한국에서 &#8216;바쉐론 콘스탄틴&#8217;이라는 표기를 쓰는 스위스의 고급 시계 회사 이름을 일부 언론 보도에서 Vacheron Constantin의 프랑스어 발음인 [vaʃʁɔ̃ kɔ̃stɑ̃tɛ̃]에 맞게 외래어 표기법을 적용하여 &#8216;바슈롱 콩스탕탱&#8217;이라고 불러서 어색하게 생각하는 사람이 많은 모양이다. 원칙적으로 외국어 고유 명사를 한글로 표기할 때는 외래어 표기법을 써야 하지만 이미 한국에서 등록된 상호나 상표의 경우는 외래어 표기법에 어긋나더라도 이를 존중하는 것이 마땅할 [&#8230;]]]></description>
										<content:encoded><![CDATA[<p style="font-size:0.9em; color: #5C78C6;">본 글은 원래 페이스북에 올렸던 것으로 원문은 <a href="https://www.facebook.com/kkeutsori/posts/pfbid02icqSZsriVqFZQQzEN1jGZwXewbCS6C4gEocAbiV8SpNuN3NxjgP2WWQB7UZFFGRPl">여기</a>에서 확인 가능합니다. 날짜는 페이스북 게재 당시의 날짜로 표시합니다.</p>
<p>한국에서 &#8216;바쉐론 콘스탄틴&#8217;이라는 표기를 쓰는 스위스의 고급 시계 회사 이름을 일부 언론 보도에서 Vacheron Constantin의 프랑스어 발음인 [vaʃʁɔ̃ kɔ̃stɑ̃tɛ̃]에 맞게 외래어 표기법을 적용하여 &#8216;바슈롱 콩스탕탱&#8217;이라고 불러서 어색하게 생각하는 사람이 많은 모양이다.</p>
<p>원칙적으로 외국어 고유 명사를 한글로 표기할 때는 외래어 표기법을 써야 하지만 이미 한국에서 등록된 상호나 상표의 경우는 외래어 표기법에 어긋나더라도 이를 존중하는 것이 마땅할 것이다. 그런데 이는 한국 지사에 국한된 얘기이고 다른 나라에 있는 본사나 다른 지사를 이를 때는 외래어 표기법을 따라야 한다는 논리도 있어서 딱히 어느 쪽만 옳다고 말하기 힘들다.</p>
<p>그래서 &#8216;바슈롱 콩스탕탱(바쉐론 콘스탄틴)&#8217;이라는 식으로 외래어 표기법을 따른 표기와 한국에서 쓰이는 표기를 병기하는 모습을 보게 된다. 아마도 여러 한국어 화자에게 &#8216;바쉐론 콘스탄틴&#8217;이라는 이름 자체가 꽤 생소할 수 있기 때문에 그냥 무시하고 외래어 표기법을 따른 표기를 우선시했을 수도 있는데 그러면 또 &#8216;바쉐론 콘스탄틴&#8217;에 익숙했던 이들에게는 반발감을 줄 수 있으니 난감하다. 일단 나름 타당한 표기가 두 가지 이상 공존하는 경우 처음 소개할 때는 괄호를 써서 병기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한편 이런 이름의 띄어쓰기도 문제가 될 수 있겠지만 여기서는 그냥 한국에서 쓰이는 표기의 띄어쓰기를 그대로 따르기로 한다.</p>
<p><a href="https://pyogi.kkeutsori.com/2025/08/08/%eb%aa%85%ed%92%88-%ec%83%81%ed%91%9c-%eb%b0%98%ed%81%b4%eb%a6%ac%ed%94%84-%ec%95%84%ed%8e%a0%ec%9d%98-%ec%98%ac%eb%b0%94%eb%a5%b8-%ec%9b%90%ec%96%b4-%eb%b0%9c%ec%9d%8c%ec%9d%80/">전 글</a>에서 다룬 Van Cleef &amp; Arpels는 보통 언론에서 프랑스어 발음인 [van-klɛf— aʁpə⟮ɛ⟯ls]에 따른 &#8216;반클레프 아르펠스&#8217; 대신 한국에서 쓰는 표기인 &#8216;반클리프 아펠&#8217;을 그대로 쓰는데 왜 &#8216;바쉐론 콘스탄틴&#8217;은 외래어 표기법을 따른 표기로 대체하는 언론이 많을까? Van Cleef &amp; Arpels의 올바른 발음이 잘 알려지지 않은 것도 있겠지만 &#8216;바쉐론 콘스탄틴&#8217;이라는 표기가 원래의 프랑스어 발음과 특히 차이가 많이 날 뿐만이 아니라 &#8216;쉐&#8217;가 들어간다는 사실 때문에 상대적인 거부감이 심하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외국어 표기에서 &#8216;쉐&#8217;를 쓰는 문제는 <a href="https://pyogi.kkeutsori.com/2008/10/17/밀크쉐이크-밀크셰이크-셰와-쉐의-문제/">초창기 블로그 글</a>에서 다룬 적이 있다.</p>
<p>&#8216;쉐&#8217;는 [ɕ~ʃ~ʂ] 등의 자음 뒤에 외래어 표기법에 따르면 &#8216;에&#8217;, &#8216;애&#8217;, &#8216;외&#8217; 등으로 적는 모음이 따르는 조합의 민간 표기에서 흔히 쓰인다. 하지만 외래어 표기법에서는 &#8216;셰&#8217;, &#8216;섀&#8217;, &#8216;쇠&#8217; 등의 표기를 쓰지 &#8216;쉐&#8217;를 쓰는 일은 없다. 중국어 음절 xue [ɕɥɛ]의 표기에 &#8216;쉐&#8217;를 쓸 뿐이다. 원칙적으로 한국어에서 &#8216;쉐&#8217;는 사실 &#8216;수에&#8217;를 짧게 발음한 음절이며 &#8216;멍게&#8217;의 다른 이름인 &#8216;우렁쉥이&#8217;에서 드물게 쓰이며 &#8216;ㅚ&#8217;를 &#8216;ㅞ&#8217;와 동일하게 발음하는 대다수 화자들은 &#8216;쇠&#8217;와 &#8216;쉐&#8217;가 발음이 같아야 한다.</p>
<p>어쩌면 현행 외래어 표기법의 도입 이후 교육을 받은 세대일수록 &#8216;쉐&#8217;로 [ɕ~ʃ~ʂ] 등의 자음을 나타내는 것이 어색할수도 있겠다. 이들에게 &#8216;쉐&#8217;가 들어간 말은 좀 낡은 표기 방식으로 느껴질 수 있다. 물론 세대에 따라 &#8216;쉐&#8217;를 쓴 표기가 익숙한 화자도 많을 것이다. 남한의 외래어 표기법에 대응되는 북한의 외국말적기법에서는 실제로 영어의 [ʃe]를 &#8216;쉐&#8217;로 적도록 하고 있다. 영국 지명 Sheffield [ˈʃɛfiːld]는 남한에서 &#8216;셰필드&#8217;로 적지만 북한에서는 &#8216;쉐필드&#8217;로 적는다.<br />
한국에서 &#8216;쉐&#8217;를 쓰는 외국에서 온 상호 및 상표는 상당히 많다. 대표적인 것 몇 가지를 살펴보자.</p>
<p>&#8216;<strong>미쉐린</strong>&#8216; Michelin 프랑스어: [miʃlɛ̃] &#8216;<strong>미슐랭</strong>&#8216;<br />
흥미롭게도 프랑스 타이어 회사 이름의 한글 표기는 오랜 관용에 따라 미쉐린으로 정해졌지만 같은 회사에서 발행하는 가이드북을 이를 때는 외래어 표기법에 따른 &#8216;미슐랭&#8217;을 쓰는 경우가 많다. 이 가이드북은 프랑스어로 Guide Michelin [ɡid miʃlɛ̃] &#8216;기드 미슐랭&#8217;이라고 부르는데 한국어에서는 영어 어순 및 발음에 따라 &#8216;미쉐린/미슐랭 가이드&#8217;라고 흔히 부른다.</p>
<p>&#8216;<strong>부쉐론</strong>&#8216; Boucheron 프랑스어: [buʃʁɔ̃] &#8216;<strong>부슈롱</strong>&#8216;<br />
프랑스의 보석·시계 상표이다. Vacheron과 비슷하게 발음되는데 한국에서 쓰이는 표기도 비슷하게 원어 발음과 차이가 난다.</p>
<p>&#8216;<strong>쉐라톤</strong>&#8216; Sheraton 영어: [ˈʃɛɹət<i>ə</i>n] &#8216;<strong>셰러턴</strong>/<strong>셰러튼</strong>&#8216;<br />
미국의 호텔 체인이다. 외래어 표기법에서는 명시하지 않지만 국립국어원에서 따르는 지침으로는 -ton [tən]을 &#8216;턴&#8217;으로 통일하고 있는데 사실 모음이나 r 뒤에 오는 -ton [tən]은 &#8216;튼&#8217;으로 쓰는 것이 관용 표기에 더 가깝다(예: button [ˈbʌt<small>(ə)</small>n] &#8216;버튼&#8217;, Eton [ˈiːt<small>(ə)</small>n] &#8216;이튼&#8217;, cotton [ˈkɒt<small>(ə)</small>n] &#8216;코튼&#8217;). 그러니 &#8216;셰러턴&#8217;보다는 &#8216;셰러튼&#8217;이 더 자연스럽지 않을까 한다.</p>
<p>&#8216;<strong>쉐르보</strong>&#8216; Chervò 이탈리아어: [ʃerˈvɔ] &#8216;<strong>셰르보</strong>&#8216;<br />
이탈리아 골프웨어 상표이다. 이탈리아어 철자법에 따르면 Chervò는 &#8216;*케르보&#8217;로 적어야 할 것 같은데 마치 프랑스어 이름 Chervo [ʃɛʁvo] &#8216;셰르보&#8217;인 것처럼 발음된다. 이탈리아어로 &#8216;사슴&#8217;을 뜻하는 cervo [ˈʧɛrvo] &#8216;체르보&#8217;를 프랑스어식으로 발음을 변형시켜 만들어낸 상표이기 때문이다(<a href="https://chervo.blog/en/history-chervo-identity">출처</a>).</p>
<p>&#8216;<strong>쉐보레</strong>&#8216; Chevrolet 영어: [ˌʃɛvɹəˈleɪ̯] &#8216;<strong>셰브럴레이</strong>/<strong>셰브롤레</strong>&#8216;, 프랑스어: [ʃəvʁɔlɛ] &#8216;<strong>슈브롤레</strong>&#8216;<br />
미국의 자동차 상표인데 원래 스위스의 프랑스어권 출신인 루이 슈브롤레(Louis Chevrolet [lwi ʃəvʁɔlɛ], 1878~1941)가 미국에서 세운 회사 이름에서 나왔다. 영어 발음인 [ˌʃɛvɹəˈleɪ̯]에 외래어 표기법을 그대로 적용하면 &#8216;셰브럴레이&#8217;로 적어야 하겠지만 음절말 [l, m, n]이 뒤따르지 않는 어중 o [ə]를 &#8216;오&#8217;로 적고 철자 e로 나타내는 [eɪ̯]는 &#8216;에&#8217;로 적는 융통성을 발휘하면 &#8216;셰브롤레&#8217;가 더 자연스러운 표기일 것이다.</p>
<p>&#8216;<strong>쉐브론</strong>&#8216; Chevron 영어: [ˈʃɛvɹ<i>ə</i>⟮ɒ⟯n] &#8216;<strong>셰브론</strong>&#8216;<br />
미국 석유·가스 회사이다. 영어로 chevron은 브이(V)자 모양의 장식을 이르는 말이다. 보통 [ˈʃɛvɹ<i>ə</i>n] &#8216;셰브런&#8217;으로 발음하지만 둘째 모음을 약화시키지 않은 [ˈʃɛvɹɒn] &#8216;셰브론&#8217; 발음도 가능하므로 한글 표기는 후자를 따르는 것이 자연스럽다.</p>
<p>&#8216;<strong>쉐이크쉑</strong>&#8216; Shake Shack 영어: [ˈʃeɪ̯k-ˈʃæk] &#8216;<strong>셰이크섁</strong>&#8216;<br />
미국 햄버거 체인이다. 밀크셰이크(milkshake [ˈmɪlkʃeɪ̯k])의 준말인 shake와 &#8216;오두막&#8217;을 뜻하는 shack을 조합한 이름이다.</p>
<p>&#8216;<strong>쉘</strong>&#8216; Shell 영어: [ˈʃɛl] &#8216;<strong>셸</strong>&#8216;<br />
영국의 석유·가스 회사이다. 원래는 네덜란드 왕립 석유 회사가 Shell이라는 이름을 쓰던 영국 회사와 합병하여 탄생하였다.</p>
<p>&#8216;<strong>페레로 로쉐</strong>&#8216; Ferrero Rocher 이탈리아어/프랑스어: [—ʁɔʃe] &#8216;<strong>페레로 로셰</strong>&#8216;<br />
이탈리아의 초콜릿 상표인데 Ferrero [ferˈrɛːro] &#8216;페레로&#8217;는 이탈리아인 성씨이지만 rocher는 &#8216;바위&#8217;를 뜻하는 프랑스어에서 왔고 이탈리아어로도 프랑스어 발음을 흉내내어 [roʃˈʃe] &#8216;로셰&#8217;로 발음한다(즉 이탈리아어식 철자인 것처럼 &#8216;로케르&#8217;로 읽으면 안 된다).</p>
<p>&#8216;<strong>포르쉐</strong>&#8216; Porsche 독일어: [ˈpɔʁʃə] &#8216;<strong>포르셰</strong>&#8216;<br />
독일 자동차 회사이다. 영어에는 보통 한 음절 [ˈpɔː<i>ɹ</i>ʃ] &#8216;포시&#8217;로 발음하지만 원어 발음에 더 가깝게 두 음절 [ˈpɔː<i>ɹ</i>ʃə] &#8216;포셔&#8217;로 발음하기도 한다.</p>
<p>여기서 Chevrolet를 비롯하여 Michelin, Vacheron, Boucheron, Porsche 등은 모두 회사를 설립한 이의 성씨에서 따왔다. 회사 이름은 한국에서 쓰는 상호에 따라 표기한다고 해도 설립자나 그 친척의 성씨, 나아가서 같은 성씨를 쓰는 동명이인의 한글 표기까지 똑같이 통일하는 것은 무리일 것이다. 예를 들어 2020년 도쿄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프랑스의 조정 선수 Hugo Boucheron [yɡo buʃʁɔ̃] &#8216;위고 부슈롱&#8217;을 그와 아무 상관이 없는 보석·시계 상표 Boucheron에 이끌려 &#8216;위고 부쉐론&#8217;으로 적는 것은 오히려 혼란스러울 수 있다.</p>
<p>Sheraton은 회사를 창립했을 때 초기에 구입한 호텔의 대형 간판에서 이미 Sheraton이라는 이름을 쓰고 있어서 이를 교체하기보다는 모든 계열 호텔 이름을 Sheraton으로 통일하기로 해서 붙은 이름이라고 한다. 원래의 호텔은 아마도 영국의 가구 디자이너였던 토머스 셰러튼(Thomas Sheraton [ˈtɒməs ˈʃɛɹət<i>ə</i>n], 1751~1806)의 이름을 딴 것으로 짐작되는데 그렇다고 해서 호텔 이름에 이끌려 그를 &#8216;토머스 쉐라톤&#8217;으로 적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을 것이다.</p>
<p>이런 것까지 생각하면 등록된 상호나 상표라도 예외를 두기보다는 외래어 표기법에 맞게 표기를 통일하려는 마음이 이해가 된다. 그런데 정작 언중은 이유가 어찌되었건 익숙한 표기를 선호하기 마련이니 어떻게 표기할지 정하기가 쉽지 않다. 되도록이면 합리적인 표기를 모두 제시하여 그 가운데서 언중이 선택할 수 있게 하자는 것이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번거로운 것이 사실이고 병기를 한다고 해도 어느 표기를 우선시할지가 문제가 된다. 어느 표기가 친숙하고 어느 표기가 어색한지도 개개인의 배경에 따라 다르다. 그러니 무조건 획일적인 표기를 추구하기보다는 다양한 표기 방식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알아두고 너그럽게 인정하는 것이 더 현실적일 것이다.</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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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8216;캥거루&#8217;라는 이름의 유래</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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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c:creator><![CDATA[끝소리]]></dc:creator>
		<pubDate>Tue, 13 Dec 2016 12:04:46 +0000</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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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CDATA[&#8216;캥거루&#8217;라는 이름은 오스트레일리아에 도착한 영국인들이 원주민에게 동물 이름을 물었을 때 &#8216;못 알아듣겠다&#8217;라고 대답한 것을 동물 이름으로 잘못 이해해서 붙었다는 속설이 있다. 흔히 인용되는 재미있는 이야기지만 사실과 다르다. 1770년 영국의 제임스 쿡 선장이 이끄는 인데버호는 오스트레일리아 북동부에 정박했다. 쿡의 이름을 딴 현재의 쿡타운 근처이다. 쿡의 항해 일지에는 해안에서 만난 원주민들이 쓴 수십 개 단어 목록이 기록되어 [&#8230;]]]></description>
										<content:encoded><![CDATA[<span style="font-size:0.9em; color:#5C78C6;">본 글은 원래 이글루스에 올렸던 글입니다. 이글루스가 종료되었기에 열람이 가능하도록 이곳으로 옮겼습니다. 기한이 지난 정보가 있을 수도 있고 사항에 따라 글을 쓴 후 의견이 바뀌었을 수도 있지만 오타 수정이나 발음 기호를 균일하게 고치는 것 외에는 원문 그대로 두었고 훗날 내용을 추가한 경우에는 이를 밝혔습니다. 외부 링크는 가능한 경우 업데이트했지만 오래되어 더이상 유효하지 않은 것은 그대로 남겨두었습니다. 날짜는 이글루스 게재 당시의 날짜로 표시합니다.</span><br>
<span style="color:#C5D2DB">—</span>
<p>&#8216;캥거루&#8217;라는 이름은 오스트레일리아에 도착한 영국인들이 원주민에게 동물 이름을 물었을 때 &#8216;못 알아듣겠다&#8217;라고 대답한 것을 동물 이름으로 잘못 이해해서 붙었다는 속설이 있다. 흔히 인용되는 재미있는 이야기지만 사실과 다르다.</p>
<p>1770년 영국의 제임스 쿡 선장이 이끄는 인데버호는 오스트레일리아 북동부에 정박했다. 쿡의 이름을 딴 현재의 쿡타운 근처이다. 쿡의 항해 일지에는 해안에서 만난 원주민들이 쓴 수십 개 단어 목록이 기록되어 있다. 이들은 구구이미디르어라는 언어를 썼는데 오늘날 780명 정도만이 모어로 쓴다. 이 언어 이름은 현대 철자법으로 Guugu Yimidhirr라고 적지만 예전에는 Koko Yimidir, Koko Yimidjir 등으로 표기했다.</p>
<p>쿡의 단어 목록에 캥거루는 kanguroo로 기록되어 있다. kanguru, kangooroo라는 철자로도 쓰였는데 오늘날 영어에서는 kangaroo로 정착했다. 언어학자 존 해빌런드(John B. Haviland)의 1974년 연구(&#8220;A Last Look at Cook&#8217;s Guugu Yimidhirr Word List&#8221;, <i>Oceania</i> 44: 216–232)에 따르면 현대 구구이미디르어에서 지금은 희귀한 크고 검은 캥거루 종을 gangurru 또는 ngurrumugu라고 부른다고 한다. 오스트레일리아 북동부 지역의 대형 캥거루로 동부회색캥거루(Macropus giganteus)가 있긴 한데 희귀종은 아니니 정확하게 무슨 종을 이르는지는 확실하지 않다. 어쨌든 쿡이 기록한 말은 분명히 캥거루의 일종을 일컫는 이름이었으며 원주민이 &#8216;못 알아듣겠다&#8217;라는 뜻으로 한 말이라는 속설은 전혀 사실과 다르다.</p>
<figure id="attachment_107173" aria-describedby="caption-attachment-107173" style="width: 600px" class="wp-caption aligncenter"><img loading="lazy" decoding="async" class="size-full wp-image-107173" src="https://pyogi.kkeutsori.com/wp-content/uploads/2025/12/f0074568_584fdfac5b6d4.jpg" alt="" width="600" height="401" srcset="https://pyogi.kkeutsori.com/wp-content/uploads/2025/12/f0074568_584fdfac5b6d4.jpg 600w, https://pyogi.kkeutsori.com/wp-content/uploads/2025/12/f0074568_584fdfac5b6d4-300x201.jpg 300w" sizes="auto, (max-width: 600px) 100vw, 600px" /><figcaption id="caption-attachment-107173" class="wp-caption-text">동부회색캥거루(<a href="https://commons.wikimedia.org/wiki/File:Kangaroo_and_joey04.jpg">Wikimedia</a>: fir0002 CC BY-NC)</figcaption></figure>
<p>원 언어의 발음은 &#8216;캥거루&#8217;와는 거리가 조금 있다. 현대 구구이미디르어 gangurru는 [ɡaŋʊrʊ] &#8216;강우루&#8217;로 발음된다. 구구이미디르어에는 오스트레일리아의 여러 언어처럼 폐쇄음의 유무성음 구별이 없어서 음소로서는 /k/ 대신 /ɡ/만이 있는데 Guugu Yimidhirr를 예전에 Koko Yimidir라고 썼던 것처럼 쿡은 이를 [k]로 인식하여 kanguroo라고 쓴 것이다. 한국어에서처럼 어두의 /ɡ/는 무성음화하여 [k]가 되었기 때문에 그런 것일 수 있다. 요즘에는 유무성음의 구별이 없는 오스트레일리아 언어를 표기할 때 b, d, g 등 유성음을 나타내는 글자로 통일하거나 p, t, k 등 무성음을 나타내는 글자로 통일하지만 예전에는 유럽인 입장에서 들리는대로 둘을 섞어서 적었다.</p>
<p>쿡이 쓴 철자 kanguroo에서 ng는 &#8216;ㅇ&#8217; 받침에 해당하는 소리인 [ŋ]을 나타내려는 것이다. 그런데 영어에서는 어중의 ng가 singer [ˈsɪŋə<i>ɹ</i>] &#8216;싱어&#8217;에서처럼 /ŋ/을 나타낼 수도 있지만 finger [ˈfɪŋɡə<i>ɹ</i>] &#8216;핑거&#8217;에서처럼 /ŋɡ/를 나타낼 수도 있으므로 쿡이 의도한 발음과 달리 영어 화자들은 kanguroo를 보고 원어에 없는 /ɡ/를 삽입하여 발음하였다. 또 e가 뒤따르지 않는 영어 철자 ang에서 a는 /æ/로 발음되므로 첫 음절의 a는 /æ/가 되었으며 영어식 발음에서 강세가 없는 가운데 음절이 불분명한 모음인 /ə/가 되어 [ˌkæŋɡəˈɹuː] &#8216;캥거루&#8217;가 된 것이다. 이 불분명한 가운데 음절 모음 때문에 후에 영어에서는 kangaroo라는 철자로 굳어졌다.</p>
<p>다른 유럽 언어에서 쓰는 형태를 보면 옛 영어 철자 kanguroo/kanguru/kangooroo를 따라 가운데 음절을 &#8216;우&#8217;로 쓰는 것이 많다. 프랑스어에서는 kangourou [kɑ̃ɡuʁu] &#8216;캉구루&#8217;로, 포르투갈어에서는 canguru [kɐ̃ŋguˈɾu] &#8216;캉구루&#8217;라고 쓴다. 독일어에서는 Känguru [ˈkɛŋɡuʁu] &#8216;켕구루&#8217;, 덴마크어에서는 kænguru [kʰɛŋˈɡ̊uːʁu] &#8216;켕구루&#8217;인데 영어의 /æ/를 /ɛ/로 흉내낸 것이다. 스웨덴어에서는 전설 모음인 /ɛ/ 앞에서 일어나는 k의 발음 변화 때문에 känguru [ˈɕɛŋːɡʉrʉ] &#8216;솅구루&#8217;이다. 핀란드어에서는 고유어에 /ɡ/가 없고 철자 ng가 /ŋ/을 나타내기 때문에 kenguru [ˈkeŋːuru] &#8216;켕우루&#8217;가 된다. 네덜란드어에서도 영어의 a /æ/를 /ɛ/로 보통 흉내내지만 kangoeroe는 프랑스어의 영향인지 [ˈkɑŋɣəru] &#8216;캉후루&#8217;로 발음한다. 네덜란드어에서는 g가 보통 마찰음 /ɣ/를 나타내며 한글 표기로는 &#8216;ㅎ&#8217;으로 적는다(여기서 쓰는 한글 표기는 외래어 표기법을 따르되 ng 조합에서 g의 표기는 실제 발음을 따른다).</p>
<p>러시아어로는 кенгуру(kenguru) [kʲɪngʊˈru] &#8216;켄구루&#8217;라고 하는데 러시아어에서는 보통 영어의 a /æ/를 е (e)로 흉내내지 않으니 독일어를 거친 형태일 것이다. 그런가 하면 에스파냐어에서는 canguro [kaŋˈguɾo] &#8216;캉구로&#8217;, 이탈리아어에서도 canguro [kaŋˈguːro] &#8216;캉구로&#8217;라고 하며 그리스어에서도 καγκουρό kagkouró [kaŋguˈro] &#8216;캉구로&#8217;라고 한다. 영어 철자의 -oo를 [o]라고 본 것인데 사실 oo가 &#8216;우&#8217; 비슷한 음을 나타내는 언어는 영어 외에 거의 없으니 잘못 안 발음이지만 이해할만하다.</p>
<p>영어에서 kangaroo라는 형태가 정착된 것은 유럽 여러 언어에서 kanguroo/kanguru/kangooroo 형태로 퍼진 이후의 일로 보인다. 그러니 오늘날 kangaroo 비슷한 형태를 쓰는 언어들은 대개 비교적 최근에 영어에서 받아들인 것이다. 영국 웨일스 지방에서 쓰는 웨일스어의 cangarŵ [kaŋɡaˈruː] &#8216;캉가루&#8217;, 힌디어 कंगारू <i>kaṃgārū</i> [kəŋgaːˈruː] &#8216;캉가루&#8217; 등을 들 수 있다. 북한의 표준어인 문화어에서는 영어 kangaroo를 원형으로 삼되 철자 a를 &#8216;아&#8217;로 읽은 &#8216;캉가루&#8217;를 표준으로 삼으며 일본어에서도 カンガルー <i>kangarū</i> [kaŋɡaꜜɾɯː] &#8216;간가루&#8217;라고 한다.</p>
<p>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는 둘 다 말레이어를 공용어를 쓰는데 대신 인도네시아에서는 &#8216;인도네시아어(Bahasa Indonesia)&#8217;라고 부른다. 외래어 표기법에서는 둘을 합쳐서 &#8216;말레이인도네시아어&#8217;라고 부른다. 그런데 같은 말레이인도네시아어도 영국의 지배를 받았던 말레이시아에서는 영어의 영향으로 kanggaru [kaŋɡaru] &#8216;캉가루&#8217;라고 하고 네덜란드의 지배를 받았던 인도네시아에서는 네덜란드어의 영향으로 kanguru [kaŋuru] &#8216;캉우루&#8217;라고 한다.</p>
<p>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주로 쓰는 아프리칸스어는 네덜란드어에서 갈라져 나왔지만 kangoeroe [ˈkɑŋɣəru] &#8216;캉후루&#8217;를 쓰는 네덜란드어와 달리 kangaroe [kɑŋɡəˈru(ː)] &#8216;캉가루&#8217;라고 한다. 가운데 음절 모음을 a로 적는 것은 영어의 영향일 수 있다. 그런데 아프리칸스어 kangaroe의 가운데 음절 a와 네덜란드어 kangoeroe의 가운데 음절 모음 oe는 철자는 달라도 둘 다 불분명한 모음 [ə]로 발음된다. 이 때문에 실제로 네덜란드어에서도 표준 철자는 아니지만 kangaroe, kangeroe 등으로 쓰기도 한다. 불분명한 모음 발음 때문에 영어에서 kanguroo가 kangaroo로 바뀐 것처럼 아프리칸스어에서도 이런 발음 때문에 철자가 바뀌었을 수 있으니 아프리칸스어에서 kangaroe라고 쓰는 것은 꼭 영어의 영향이라고 단정하지는 못한다. 하지만 역사적으로 아프리칸스어 화자들은 영어 화자들과 많이 접촉하였고 지금도 남아프리카공화국의 12개 공용어 가운데 영어가 아무래도 위상이 제일 높기 때문에 아프리칸스어 화자 대부분이 영어를 배우므로 아프리칸스어 kangaroe는 영어의 영향일 개연성이 충분하다. 네덜란드어에서는 g를 마찰음 /ɣ/로 발음하지만 아프리칸스어에서는 영어처럼 폐쇄음 /ɡ/를 쓰는 것을 봐도 그렇다. 네덜란드어와 아프리칸스어에서 /ɡ/는 고유 음소가 아니고 더 최근에 들어온 차용어에서만 쓰이는데 오래된 차용어일수록 마찰음 /ɣ/ (네덜란드어) 또는 /x/ (아프리칸스어)로 대체되기 십상이다.</p>
<p>구구이미디르어는 유럽인이 도착하기 전 오스트레일리아에서 쓰이던 수백 개의 언어 가운데 하나에 지나지 않았지만 그 사용 지역에 제임스 쿡의 인데버호가 정박하는 바람에 전세계 수많은 언어에 &#8216;캥거루&#8217;라는 단어를 퍼뜨릴 수 있었다. 물론 영어식 철자 때문에 원 발음과는 차이가 나지만. 오스트레일리아의 언어 가운데 아마도 가장 많은 단어를 퍼뜨린 것은 현재의 시드니 주변에서 쓰인 다루그어(Dharug)일 것이다. &#8216;코알라&#8217;, &#8216;왈라비&#8217;, &#8216;웜뱃&#8217;, &#8216;딩고&#8217; 등 동물 이름과 &#8216;부메랑&#8217;은 원래 다루그어에서 왔다. 하지만 뭐니뭐니해도 오스트레일리아를 대표하는 동물인 캥거루는 북동부 해안의 한 구석에서만 쓰이고 지금은 780명 정도만이 모어로 쓰는 구구이미디르어에서 부른 이름이 전세계에 퍼진 것이다.</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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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2026 동계 올림픽 공식 누리집에서 선수 본인의 이름 발음 듣기</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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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c:creator><![CDATA[끝소리]]></dc:creator>
		<pubDate>Thu, 12 Feb 2026 19:29:05 +0000</pubDate>
				<category><![CDATA[표기 용례]]></category>
		<category><![CDATA[독일어]]></category>
		<category><![CDATA[영어]]></category>
		<category><![CDATA[이탈리아어]]></category>
		<category><![CDATA[프랑스어]]></categ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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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CDATA[지난 2024 파리 하계 올림픽에서처럼 이번 2026 밀라노·코르티나 동계 올림픽에서도 올림픽 공식 누리집에서는 선수들의 이름 발음 오디오를 제공한다. 적어도 대부분은 선수 본인이 발음한 듯하다. 그래서 지금 한창 작성하고 있는 올림픽 출전 선수 한글 표기 자료를 정리하는 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 물론 2024 올림픽 때와 마찬가지로 일부 선수는 국제 청중을 의식하여 일부러 평소에 쓰는 발음 [&#8230;]]]></description>
										<content:encoded><![CDATA[<p style="font-size:0.9em; color: #5C78C6;">본 글은 원래 페이스북에 올렸던 것으로 원문은 <a href="https://www.facebook.com/kkeutsori/posts/pfbid02F8hfs9of3WRSfACPqp9f3xngrwnq96YjuU71mjGcFcotZz7gDjBVm5My8wsmoyrgl">여기</a>에서 확인 가능합니다. 날짜는 페이스북 게재 당시의 날짜로 표시합니다.</p>
<p>지난 2024 파리 하계 올림픽에서처럼 이번 2026 밀라노·코르티나 동계 올림픽에서도 <a href="https://www.olympics.com/en/milano-cortina-2026/results/hubs/individuals/athletes">올림픽 공식 누리집</a>에서는 선수들의 이름 발음 오디오를 제공한다. 적어도 대부분은 선수 본인이 발음한 듯하다. 그래서 지금 한창 작성하고 있는 <a href="https://pyogi.kkeutsori.com/2026/02/02/2026-%EB%B0%80%EB%9D%BC%EB%85%B8%C2%B7%EC%BD%94%EB%A5%B4%ED%8B%B0%EB%82%98-%EC%98%AC%EB%A6%BC%ED%94%BD-%EC%B6%9C%EC%A0%84-%EC%84%A0%EC%88%98-%ED%95%9C%EA%B8%80-%ED%91%9C%EA%B8%B0/">올림픽 출전 선수 한글 표기 자료</a>를 정리하는 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p>
<p>물론 2024 올림픽 때와 마찬가지로 일부 선수는 국제 청중을 의식하여 일부러 평소에 쓰는 발음 대신 영어식 발음을 썼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지금까지 메달을 딴 한국 선수들을 보면 쇼트트랙의 임종언(Rim Jongun) 선수는 한국어 발음 그대로 &#8216;임종언&#8217;이라고 한 반면 스노보드의 유승은(Yu Seungeun) 선수는 &#8216;승은 유&#8217;로 한국어 발음을 쓰되 서양식으로 이름-성 순서로 말했다. 같은 스노보드의 김상겸(Kim Sangkyum) 선수도 이름-성 순서를 쓰면서 이름은 한국어식으로, 성은 영어식으로 발음하여 &#8216;상겸 킴&#8217;이라고 했고 최가온(Choi Gaon) 선수는 아예 &#8216;가운~가온 초이&#8217;로 영어식 발음을 흉내냈다.</p>
<p>마찬가지로 노르웨이의 스노보드 선수 마르쿠스 클레벨란(Marcus Kleveland)은 본인 이름을 영어식 [ˈmɑː<i>ɹ</i>kəs ˈkliːvlənd] &#8216;마커스 클리블랜드&#8217;로 발음했고 스웨덴 컬링 선수 안나 하셀보리(Anna Hasselborg)도 영어식 [ˈænə ˈhæs<small>(ə)</small>lbɔː<i>ɹ</i>ɡ] &#8216;애나 해슬보그&#8217;로 발음했다. 노르웨이어나 스웨덴어 발음에 대한 지식이 없는 일반적인 영어 화자가 철자를 보고 짐작할만한 발음을 따른 것이다. 또 스노보드 선수 가운데 스위스의 요나스 하슬러(Jonas Hasler [ˈjoːnas ˈhaːslɐ]), 오스트리아의 야코프 두세크(Jakob Dusek [ˈjaːkɔp ˈduːsɛk]), 이탈리아의 마릴루 폴루치(Marilu Poluzzi) 등은 이름을 영어식으로 [ˈʤoʊ̯nəs] &#8216;조너스&#8217;, [ˈʤeɪ̯kəb] &#8216;제이콥(기존 표기 용례에서는 &#8216;제이컵&#8217;), [ˌmæɹᵻˈluː] &#8216;매릴루&#8217; 등으로 발음했다.</p>
<p>스위스의 스피드스케이팅 선수 라모나 헤르디(Ramona Härdi, [ʁaˈmoːna ˈhɛʁdi])도 이름을 독일어 대신 영어식으로 발음해서 [ɹəˈmoʊ̯nə ˈhɑː<i>ɹ</i>di] &#8216;러모나 하디&#8217;라고 발음했지만 그의 모어인 스위스 독일어에서 성 Härdi의 발음은 표준 독일어의 [ˈhɛʁdi] &#8216;헤르디&#8217;보다는 영어 발음에 가깝게 &#8216;하르디&#8217; 정도로 들리는 [ˈhæːrdi] 정도로 관찰된다(댓글 링크 참조).</p>
<p>스위스의 독일어권 화자들은 표준 독일어로 문자 생활을 하지만 평상시에는 상당히 다른 말씨를 입말로 쓰는데 이를 스위스 독일어라고 부른다. 스위스의 스키 점프 선수 산드로 하우스비르트(Sandro Hauswirth [ˈsandʁo ˈhaʊ̯svɪʁt])도 본인의 이름을 스위스 독일어식으로 [ˈsandro ˈhuːsʋɪrt] &#8216;산드로 후스비르트&#8217; 정도로 발음했다. 표준 독일어의 이중 모음 au [aʊ̯] &#8216;아우&#8217;는 스위스 독일어의 여러 방언에서 보통 [uː]에 대응된다. &#8216;집&#8217;을 뜻하는 표준 독일어 Haus [ˈhaʊ̯s] &#8216;하우스&#8217;는 스위스 독일어로 보통 [ˈhuːs] &#8216;후스&#8217;이다. 중세 고지 독일어 hūs &#8216;후스&#8217;의 발음을 거의 그대로 간직한 것이다. 이처럼 스위스에서 쓰는 독일어 이름을 보면 철자는 표준 독일어 발음을 따르지만 스위스 독일어로는 조금 다르게 발음하는 경우를 볼 수 있다.</p>
<p>Sandro는 독일식 표준 독일어로는 [ˈzandʁo] &#8216;잔드로&#8217;라고 발음하지만 스위스 독일어와 스위스식 표준 독일어에서는 보통 어두 s를 [z] 대신 [s]로 발음하며 애초에 이탈리아어 Sandro &#8216;산드로&#8217;에서 들어왔으므로 고민 끝에 [ˈsandʁo]를 기준으로 &#8216;산드로&#8217;로 적기로 했다.</p>
<p>비영어권 나라를 대표하여 올림픽에 나왔지만 본인 이름을 영어식으로 발음할만한 충분한 이유가 있는 선수들도 있다. 스위스의 스피드스케이팅 선수 케이틀린 매그레거(Kaitlyn McGregor [ˈkeɪ̯tlᵻn məˈɡɹɛɡə<i>ɹ</i>])는 부모가 캐나다 출신으로 아예 이름 자체가 영어식이다. 이탈리아의 스노보드 선수 루이 비토(Louie Vito)도 영어식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이탈리아계 미국인이며 본인 이름을 영어식 [ˈluːi ˈviːtoʊ̯]로 발음했다. 이스라엘의 스켈레톤 선수 재레드 파이어스톤(Jared Firestone [ˈʤæɹəd ˈfaɪ̯ə<i>ɹ</i>stoʊ̯n], 현행 규정에 따른 표기는 &#8216;재러드 파이어스톤&#8217;)도 미국에서 태어났으며 독일의 스노보드 선수 커트 호시노(Kurt Hoshino [ˈkɜː<i>ɹ</i>t hoʊ̯ˈʃiːnoʊ̯])도 미국에서 태어났다. 후자는 이름을 독일어식으로 발음한 [ˈkʊʁt hoˈʃiːno]를 기준으로 &#8216;쿠르트 호시노&#8217;라고 적을 수도 있을 텐데 그의 배경에 대한 정보는 많이 검색되지 않아 어느 쪽이 더 적합한지는 알기 어렵다. Kurt는 영어권과 독일어권에서 둘 다 흔한 이름이다. 아랍 에미리트 대표로 나온 알파인 스키 선수 두 명 가운데 알렉산더 애스트리지(Alexander Astridge [ˌælᵻɡˈzæˑndə<i>ɹ</i> ˈæstɹɪʤ])는 영국에서 태어나 두바이에서 자라났고 피에라 허드슨(Piera Hudson [piˈɛɹə ˈhʌds<small>(ə)</small>n])은 뉴질랜드 태생으로 작년까지 뉴질랜드를 대표하다가 아랍 에미리트에 귀화해서 올림픽 출전권을 얻었다.</p>
<p>아르헨티나의 루지 선수 베로니카 라베나(Verónica Ravenna)는 이름을 영어식으로 [vəˈɹɒnɪkə ɹəˈvɛnə] &#8216;버로니카 러베나&#8217;로 발음했는데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태어났지만 여섯 살 때 영어권인 캐나다 밴쿠버로 이민한 경우이다. 영어권 이름으로도 Veronica는 첫 음절의 모음이 약화되지 않고 [vɛˈɹɒnɪkə]로 발음될 수도 있으므로 &#8216;베로니카&#8217;로 한글 표기를 통일하는 것이 좋다.</p>
<p>캐나다와 미국 출신의 이탈리아계 선수들이 많은 이탈리아 아이스하키 팀들을 보면 부계 조상 때문에 성은 이탈리아어식이지만 이름은 영어식인 예가 많고 남자부의 제이슨 시드(Jason Seed [ˈʤeɪ̯s<small>(ə)</small>n ˈsiːd]), 더스틴 제임스 게이즐리(Dustin James Gazley [ˈdʌst<i>ᵻ</i>n ˈʤeɪ̯mz ˈɡeɪ̯zli]), 맷 브래들리(Matt Bradley [ˈmæt ˈbɹædli]), 토머스 라킨(Thomas Larkin [ˈtɒməs ˈlɑː<i>ɹ</i>kᵻn])이나 여자부의 저스틴 레예스(Justine Reyes [ʤʌˈstiːn ˈɹeɪ̯ɛs], 현행 규정에 따른 표기는 &#8216;저스틴 레이에스&#8217;)처럼 이름과 성 둘 다 이탈리아어식이 아닌 경우도 수두룩하다. 그런데 친조부모가 이탈리아 출신인 캐나다 선수로서 작년에 이탈리아에 귀화한 크리스틴 델라로베어(Kristin Della Rovere [ˈkɹɪst<i>ᵻ</i>n ˈdɛlə-ɹə⟮oʊ̯⟯ˈvɛə̯<i>ɹ</i>]) 선수는 본인 이름을 발음할 때 평상시의 영어식 발음을 쓰지 않고 일부러 이탈리아어식 [ˈkristin dellaˈro⟮ɔ⟯ːvere] &#8216;크리스틴 델라로베레&#8217;를 흉내냈다.</p>
<p>영국에서 태어나 캐나다에서 자라났지만 어머니의 나라인 독일을 대표하는 아이스하키 선수 니나 조브스트스미스(Nina Jobst-Smith [ˈniːnə ˈʤoʊ̯bst-ˈsmɪθ])는 이번 올림픽에 별명 Nina 대신 독일어식 본 이름을 써서 Katharina Jobst-Smith로 출전한다. 그런데 본인이 독일어를 구사하는 것 같지는 않고 Katharina도 독일어 [kataˈʁiːna] &#8216;카타리나&#8217; 대신 영어식 [ˌkætəˈɹiːnə] &#8216;캐터리나&#8217;로 발음한다. 어머니의 독일어 성씨인 Jobst도 예전 동영상을 보면 영어식으로 [ˈʤoʊ̯bst] &#8216;조브스트&#8217;로 발음했는데(댓글 참조) 올림픽 누리집에서는 독일어 [ˈjoːpst] &#8216;욥스트'(현행 규정에 따른 표기는 &#8216;요프스트&#8217;)를 흉내낸 [ˈjoʊ̯bst] &#8216;요브스트&#8217;로 발음한 것이 재미있다. 델라로베어/델라로베레나 조브스트스미스/욥스트스미스는 대표하는 나라를 의식하여 평상시에 쓰던 이름의 발음을 바꾼 것으로 보인다. 중국 대표로 올림픽에 나온 전 한국 대표 쇼트 트랙 선수 임효준도 중국어로 林孝埈을 발음한 Lín Xiàojùn에 따른 표기인 Lin Xiaojun &#8216;린샤오쥔&#8217;으로 올림픽을 포함한 국제 대회에 참가하고 있으며 본인 이름도 완벽하지는 않지만 중국어식으로 발음했다.</p>
<p>미국의 스노보드 선수 Alessandro Barbieri는 이름을 이탈리아어식으로 [alesˈsandro barˈbjɛ⟮e⟯ːri] &#8216;알레산드로 바르비에리&#8217;라고 발음했다. 그의 부모는 이탈리아 밀라노 출신이라고 하고 이름도 이탈리아어식인 Alessandro를 쓰니 부모의 고향에서 열리는 올림픽에 참가하는 것이 뜻깊을 것이다(물론 스노보드 종목은 밀라노가 아닌 코르티나에서 치러지지만). 그래서 일부러 이탈리아어 발음을 쓴 것이 아닐까 한다. 정작 그가 이름을 영어식으로 발음한 자료는 찾기 어려운데 최대한 이탈리아어 발음을 흉내낸 [ˌɑː⟮æ⟯lᵻˈsɑːndɹoʊ̯ ˌbɑːɹbiˈɛɹi]로 간주하고 &#8216;알레산드로 바비에리'(현행 규정에 따른 표기는 &#8216;알리산드로&#8217;)로 쓰는 것이 무난하지 않을까 한다.</p>
<p>캐나다의 아이스하키 골텐더인 안르네 데비앵(Ann-Renée Desbiens [an-ʁəne debjɛ̃])은 프랑스어가 공용어인 퀘벡주 출신으로 프랑스어를 모어로 쓰지만 이름을 영어식 [ˈæn-ɹəˈneɪ̯ ˌdeɪ̯biˈæn] &#8216;앤러네이 데이비앤&#8217;으로 발음했다. 그는 미국 위스콘신 대학에 다니면서 영어를 익혔으며 영어로 자신을 소개할 때는 영어식 발음을 쓰는 데 익숙하다. 물론 모어인 프랑스어로는 [an-ʁəne debjɛ̃] &#8216;안르네 데비앵&#8217;으로 발음한다(동영상 참조). 프랑스어식 이름이니 한글 표기도 프랑스어 발음을 따라야 하겠다. 굳이 영어식 발음을 따른다면 Renée [ɹəˈneɪ̯]는 &#8216;러네이&#8217; 대신 &#8216;르네&#8217;로 적거나 Desbiens [ˌdeɪ̯biˈæn]은 &#8216;데이비앤&#8217; 대신 &#8216;데비앤&#8217;으로 쓰는 것이 나을 수 있으니 좀처럼 한글 표기를 통일하기가 어려운데 프랑스어 발음을 따르면 이런 문제가 없다.</p>
<p>거꾸로 영어권인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 출신인 스노보드 선수 Juliette Pelchat는 이름을 프랑스어식 [ʒyljɛt pɛlʃa] &#8216;쥘리에트 펠샤&#8217;로 발음했다. 그가 프랑스어를 유창하게 구사하면서 역시 본인 이름을 프랑스어식으로 발음하는 동영상도 찾을 수 있다(댓글 링크 참조). 그는 캐나다 프랑스어권 출신인 스노보드 선수 JF 펠샤(JF Pelchat)의 딸이며 영어권인 휘슬러에서 자라나면서도 프랑스어로 수업이 진행되는 학교에 다녔다. Juliette도 프랑스어식 이름이니 프랑스어 발음을 기준으로 &#8216;쥘리에트 펠샤&#8217;로 쓸 근거가 충분하다. 하지만 영어권에서도 Juliette이 낯선 이름이 아니며 특히 한국어 화자는 영어 발음에 따른 표기인 &#8216;줄리엣&#8217;이 프랑스어식 &#8216;쥘리에트&#8217;보다 친숙할 수가 있다. 또 물론이지만 영어권에서 자라났으니 영어도 유창하게 구사한다. 영어로는 본인 이름을 [ˈʤuːliə⟮ɛ⟯t ˈpɛlʃɑː] &#8216;줄리엣 펠샤&#8217;로 발음하는 동영상을 확인할 수 있다(댓글 링크 참조). 캐나다 영어 발음에서 관찰되는 DRESS 모음 /ɛ/의 후퇴 때문에 얼핏 &#8216;펄샤&#8217; 비슷하게 들리기도 하지만 모음 음소가 바뀌는 것은 아니므로 한글 표기는 &#8216;펠샤&#8217;로 해야 한다.</p>
<p>고심 끝에 그래도 영어권 출신 선수이니 &#8216;줄리엣 펠샤&#8217;라는 영어식 표기를 먼저 제시하고 프랑스어식 표기 &#8216;쥘리에트 펠샤&#8217;를 병기했다. 이처럼 올림픽에 나온 선수들의 이름을 한글로 표기할 때 무엇을 원어로 삼을지 애매할 때가 많다. 그래서 작성 중인 2026 밀라노·코르티나 올림픽 출전 선수 한글 표기 자료집에서는 두 개 이상의 언어에 따른 표기를 나란히 제시한 경우가 많은데 어느 표기를 우선시할지 언제나 고민이다. 막연히 독일 선수 이름은 독일어로 취급하고, 이탈리아 선수 이름은 이탈리아어로 취급하는 등 대표하는 나라와 이름의 언어가 일치할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수많은 예외가 있으므로 각 선수의 배경과 대외적으로 쓰이는 이름을 고려해서 적당히 정하는 것이 좋다.</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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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로제타와 필레: 고대 이집트 지명에서 이름을 딴 혜성 탐사선</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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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c:creator><![CDATA[끝소리]]></dc:creator>
		<pubDate>Tue, 23 Jun 2015 14:22:57 +0000</pubDate>
				<category><![CDATA[표기 용례]]></category>
		<category><![CDATA[고대그리스어]]></category>
		<category><![CDATA[그리스어]]></category>
		<category><![CDATA[독일어]]></category>
		<category><![CDATA[라틴어]]></categ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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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ategory><![CDATA[현대그리스어]]></categ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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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CDATA[2014년 11월 유럽우주국(ESA)의 혜성 탐사선 로제타(Rosetta)호에 실린 탐사 로봇 필레(Philae)가 추류모프·게라시멘코(Churyumov–Gerasimenko) 혜성에 착륙하는데 성공했다. 국립국어원과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가 공동 주관하는 정부·언론 외래어 심의 공동위원회(이하 외심위)에서는 시사성이 있는 외래어의 규범 표기를 신속하게 결정하기 위해 정기적으로 실무소위원회를 갖는다. &#8216;로제타&#8217;와 &#8216;추류모프·게라시멘코 혜성&#8217;은 2014년 11월 24일 발표한 2014년도 제31차 실무소위원회 결정 사항 가운데 포함되었으나 언론에서 &#8216;필레이&#8217;, &#8216;필라이&#8217;, &#8216;필레&#8217;로 다양하게 쓰던 탐사 [&#8230;]]]></description>
										<content:encoded><![CDATA[<p style="font-size:0.9em; color: #5C78C6;">본 글은 원래 발음 관련 웹사이트 Pronouncer에 올렸다가 그림을 추가하여 이글루스에 올렸던 글입니다. 이글루스가 종료되었기에 열람이 가능하도록 이곳으로 옮겼습니다. 날짜는 이글루스 게재 당시의 날짜로 표시합니다.</p>
<p>2014년 11월 유럽우주국(ESA)의 혜성 탐사선 로제타(Rosetta)호에 실린 탐사 로봇 필레(Philae)가 추류모프·게라시멘코(Churyumov–Gerasimenko) 혜성에 착륙하는데 성공했다.</p>
<p>국립국어원과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가 공동 주관하는 정부·언론 외래어 심의 공동위원회(이하 외심위)에서는 시사성이 있는 외래어의 규범 표기를 신속하게 결정하기 위해 정기적으로 실무소위원회를 갖는다. &#8216;로제타&#8217;와 &#8216;추류모프·게라시멘코 혜성&#8217;은 2014년 11월 24일 발표한 2014년도 제31차 실무소위원회 결정 사항 가운데 포함되었으나 언론에서 &#8216;필레이&#8217;, &#8216;필라이&#8217;, &#8216;필레&#8217;로 다양하게 쓰던 탐사 로봇 Philae의 표기는 의견이 모아지지 않아 외심위 본회의로 넘어가게 되었고 2014년 12월 3일 제118차 정부·언론 외래어 심의 공동위원회 본회의에서 비로소 &#8216;필레&#8217;로 결정되었다.</p>
<figure id="attachment_107030" aria-describedby="caption-attachment-107030" style="width: 1920px" class="wp-caption aligncenter"><img loading="lazy" decoding="async" class="wp-image-107030 size-full" src="https://pyogi.kkeutsori.com/wp-content/uploads/2025/12/Rosettas_Philae_touchdown.jpg" alt="" width="1920" height="1080" srcset="https://pyogi.kkeutsori.com/wp-content/uploads/2025/12/Rosettas_Philae_touchdown.jpg 1920w, https://pyogi.kkeutsori.com/wp-content/uploads/2025/12/Rosettas_Philae_touchdown-300x169.jpg 300w, https://pyogi.kkeutsori.com/wp-content/uploads/2025/12/Rosettas_Philae_touchdown-1024x576.jpg 1024w, https://pyogi.kkeutsori.com/wp-content/uploads/2025/12/Rosettas_Philae_touchdown-768x432.jpg 768w, https://pyogi.kkeutsori.com/wp-content/uploads/2025/12/Rosettas_Philae_touchdown-1536x864.jpg 1536w" sizes="auto, (max-width: 1920px) 100vw, 1920px" /><figcaption id="caption-attachment-107030" class="wp-caption-text">필레의 혜성 착륙 상상도(&#8220;<a href="https://commons.wikimedia.org/wiki/File:Rosetta%27s_Philae_touchdown.jpg#/media/File:Rosetta%27s_Philae_touchdown.jpg">Rosetta&#8217;s Philae touchdown</a>&#8221; by DLR, CC-BY 3.0. Licensed under <a href="http://creativecommons.org/licenses/by/3.0/de/deed.en">CC BY 3.0 de</a> via <a href="https://commons.wikimedia.org/wiki/">Wikimedia Commons</a>.)</figcaption></figure>
<p>로제타호는 이집트 상형문자의 해독에 결정적인 실마리가 된 &#8216;로제타석&#8217;에서 이름을 땄다. 로제타석은 두 종류의 이집트 문자와 그리스 문자가 함께 적힌 비문으로 &#8216;로제타&#8217;라는 곳에서 발견되었다. 아랍어로는 라시드(رشيد‎ Rashīd [raʃiːd])로 불리는 지명을 이탈리아어로는 Rosetta [roˈzetta] <a href="http://pronouncer.org/pronunciation-resources/#DiPI"><small>DiPI</small></a> &#8216;로세타&#8217;로 부르는데 이것을 영어에서 그대로 따온 것으로 &#8216;로제타&#8217;라는 한글 표기는 영어 발음 [ɹoʊ̯ˈzɛtə] <a href="http://pronouncer.org/pronunciation-resources/#EPD"><small>EPD</small></a>, <a href="http://pronouncer.org/pronunciation-resources/#LPD"><small>LPD</small></a> 를 따른 것이다. 오늘날의 표준 이탈리아어 발음에서 동일 형태소 내부의 모음 사이 s는 [z]로 발음되지만 외래어 표기법에서는 &#8216;ㅅ&#8217;으로 적기 때문에 Rosetta에 이탈리아어 표기법을 적용하면 &#8216;로제타&#8217;가 아니라 &#8216;로세타&#8217;가 된다. 이탈리아어에서 모음 사이의 s는 [s] 또는 [z]로 발음되는데 그 분포는 전통 발음과 오늘날의 발음에 따라 다르고 지역에 따라도 차이가 나며 여러 단어에서 [s]와 [z]가 둘 다 가능하기 때문에 외래어 표기법에서는 철자 s를 언제나 &#8216;ㅅ&#8217;으로 통일해서 적는다. 프랑스어로는 Rosette [ʁɔzɛt] &#8216;로제트&#8217; <a href="http://pronouncer.org/pronunciation-resources/#DPF"><small>DPF</small></a>, 독일어로는 Rosette [ʁoˈzɛtə] <a href="http://pronouncer.org/pronunciation-resources/#Duden"><small>Duden</small></a>, <a href="http://pronouncer.org/pronunciation-resources/#DAw"><small>DAw</small></a> &#8216;로제테&#8217; 또는 [ʁoˈzɛt] <a href="http://pronouncer.org/pronunciation-resources/#Duden"><small>Duden</small></a> &#8216;로제트&#8217;로 부른다.</p>
<figure id="attachment_107031" aria-describedby="caption-attachment-107031" style="width: 2188px" class="wp-caption aligncenter"><img loading="lazy" decoding="async" class="size-full wp-image-107031" src="https://pyogi.kkeutsori.com/wp-content/uploads/2025/12/Rosetta_Stone-scaled.jpg" alt="" width="2188" height="2560" srcset="https://pyogi.kkeutsori.com/wp-content/uploads/2025/12/Rosetta_Stone-scaled.jpg 2188w, https://pyogi.kkeutsori.com/wp-content/uploads/2025/12/Rosetta_Stone-256x300.jpg 256w, https://pyogi.kkeutsori.com/wp-content/uploads/2025/12/Rosetta_Stone-875x1024.jpg 875w, https://pyogi.kkeutsori.com/wp-content/uploads/2025/12/Rosetta_Stone-768x899.jpg 768w, https://pyogi.kkeutsori.com/wp-content/uploads/2025/12/Rosetta_Stone-1313x1536.jpg 1313w, https://pyogi.kkeutsori.com/wp-content/uploads/2025/12/Rosetta_Stone-1750x2048.jpg 1750w" sizes="auto, (max-width: 2188px) 100vw, 2188px" /><figcaption id="caption-attachment-107031" class="wp-caption-text">로제타석(&#8220;<a href="https://commons.wikimedia.org/wiki/File:Rosetta_Stone.JPG#/media/File:Rosetta_Stone.JPG">Rosetta Stone</a>&#8221; by © Hans Hillewaert. Licensed under <a href="http://creativecommons.org/licenses/by-sa/4.0">CC BY-SA 4.0</a> via <a href="https://commons.wikimedia.org/wiki/">Wikimedia Commons</a>.)</figcaption></figure>
<p>혜성 착륙 모듈 필레도 마찬가지로 이집트 상형문자의 해독에 도움을 준 &#8216;필레 오벨리스크&#8217;에서 이름을 딴 것이다. 이 오벨리스크가 발견된 필레는 고대 이집트의 사원을 포함한 유적지가 있는 나일강의 섬이다. 고대 그리스어로 Φίλαι(Phílai) &#8216;필라이&#8217;라고 했고 Philae &#8216;필라이&#8217;는 여기에서 따온 라틴어명이다. 그리스어와 라틴어의 한글 표기에 대한 규정은 지금까지 고시된 외래어 표기법에 포함되어 있지 않지만 1986년 외래어 표기법이 제정된 후 발간된 《외래어 표기 용례집(지명·인명)》의 &#8216;일러두기&#8217;란에 &#8216;라틴어의 표기 원칙&#8217;과 &#8216;그리스어의 표기 원칙&#8217;이 포함되었으며 국립국어원은 2007년경 그리스어의 표기를 고전 그리스어와 현대 그리스어로 나누어 더 자세하게 다루는 그리스어 표기법 시안을 마련하기도 했다. 이들은 정식으로 고시된 것은 아니지만 국립국어원에서 그리스어와 라틴어의 표기를 심의할 때 따르므로 외래어 표기법에 준하는 지위를 갖는다.</p>
<figure id="attachment_107032" aria-describedby="caption-attachment-107032" style="width: 320px" class="wp-caption aligncenter"><img loading="lazy" decoding="async" class="size-full wp-image-107032" src="https://pyogi.kkeutsori.com/wp-content/uploads/2025/12/f0074568_558960f828a50.jpg" alt="" width="320" height="479" srcset="https://pyogi.kkeutsori.com/wp-content/uploads/2025/12/f0074568_558960f828a50.jpg 320w, https://pyogi.kkeutsori.com/wp-content/uploads/2025/12/f0074568_558960f828a50-200x300.jpg 200w" sizes="auto, (max-width: 320px) 100vw, 320px" /><figcaption id="caption-attachment-107032" class="wp-caption-text">필레 오벨리스크(&#8220;<a href="https://commons.wikimedia.org/wiki/File:Geograph-1789450-by-Eugene-Birchall.jpg#/media/File:Geograph-1789450-by-Eugene-Birchall.jpg">Geograph-1789450-by-Eugene-Birchall</a>&#8221; by Eugene Birchall. Licensed under <a href="http://creativecommons.org/licenses/by-sa/2.0">CC BY-SA 2.0</a> via <a href="https://commons.wikimedia.org/wiki/">Wikimedia Commons</a>.)</figcaption></figure>
<p>라틴어의 표기 원칙에서 ae는 &#8216;아이&#8217;로 적도록 하고 있다. 이는 ae가 고전 라틴어 발음에서 이중모음을 나타내었기 때문인데 Aëtius &#8216;아에티우스&#8217;, Laërtes &#8216;라에르테스&#8217;, Danaë &#8216;다나에&#8217;처럼 a와 e가 독립적으로 발음될 때는 물론 &#8216;아에&#8217;로 적어야 할 것이다(본 사이트에서는 혼동을 피하기 위해 라틴어의 ae가 이중모음이 아닐 경우 aë로 적는다). 고대 그리스어의 αι(ai)도 &#8216;아이&#8217;로 적는다. 그러니 Philae를 라틴어 이름으로 보면 &#8216;필라이&#8217;로 적어야 하며 고대 그리스어 이름인 Φιλαί(Philaí)도 &#8216;필라이&#8217;로 적는 것이 맞다. 그런데 왜 외심위에서는 &#8216;필레&#8217;로 표기를 정했을까?</p>
<p>먼저 라틴어의 ae를 왜 &#8216;아이&#8217;로 적는지부터 살펴보자. 초기 라틴어(기원전 75년 이전)에서는 ae에 해당하는 음을 ai로 적었으며 이에 따라 발음은 [ai̯]로 재구성하는 것이 가능하다. 이것이 고전 라틴어에 와서는 철자가 ae로 바뀌었는데 발음은 [aɛ̯] 정도였을 것이다. [i] 같은 고모음부로 끝나는 이중모음은 덜 분명하게 발음하면 [i]를 못 미치고 [e]나 [ɛ] 정도에서 끝날 수 있는데 라틴어의 발음은 이런 식의 변화를 겪은 듯하다. 영어와 독일어의 이중모음 [aɪ̯]도 실제 발음은 [ɪ]에 못 미친다며 정밀 전사에서는 [ae̯]나 [aɛ̯]로 적는 이들도 있다. 예를 들어 《<a href="https://pronouncer.org/pronunciation-resources/#DAw">데그로이터 독일어 발음 사전</a>》은 [aɛ̯]를 쓴다. 그러니 고전 라틴어의 [aɛ̯]는 우리가 &#8216;아이&#8217;로 적는 영어와 독일어의 [aɪ̯]와 크게 차이가 나지 않았을 것이다. 또 영어로 된 고전 라틴어 발음 설명에서는 흔히 ae의 발음을 영어의 [aɪ̯]로 묘사한다는 것도 라틴어의 ae를 &#8216;아이&#8217;로 쓰게 된 이유일 것이다.</p>
<p>그에 못지않게 중요한 점은 라틴어의 ae가 고대 그리스어에서 들어온 말에서 원어의 이중모음 αι(ai)를 적기 위해 쓰였다는 것이다. 그리스 문자의 &#8216;알파&#8217; α(a)는 따로 쓰일 때 [a], &#8216;요타&#8217; ι(i)는 따로 쓰일 때 [i]를 나타낸다. 고전 시기(기원전 5~4세기)의 그리스어에서 αι(ai)는 [ai̯] 정도의 이중모음을 나타낸 것으로 보인다. 고전 시기 이후에는 대체로 단순모음으로 발음하게 되었지만 후대에도 고전 그리스어를 흉내낸 학구적인 발음에서는 원래의 이중모음 발음을 의도적으로 유지한 것으로 보인다. 기원전 146년 코린트 전투를 기점으로 로마가 그리스를 지배하기 시작하면서 그리스의 문화, 특히 수세기 전의 고전 그리스 문화를 적극적으로 수용한 로마의 엘리트 계층은 이런 보수적인 학구적 발음을 배웠기 때문에 그리스어의 αι(ai)를 라틴어의 ae로 받아들였을 것이다.</p>
<p>고대 그리스어의 표기 원칙은 사실 실제 그리스어에서 쓰였던 발음을 나타낸 것으로는 설명이 되지 않는다. 고전 시기 직후에 이미 단순모음으로 발음하기 시작하여 로마 시대 초에는 완전히 단순모음으로만 변한 αι(ai)는 &#8216;아이&#8217;로 적으면서 수세기가 지난 중세 그리스어에서야 [y]에서 [i]로 변한 &#8216;입실론&#8217; υ(y)는 &#8216;이&#8217;로 적는 것은 모순으로 보인다. 즉 αι(ai)를 &#8216;아이&#8217;로 적는다면 υ(y)는 &#8216;위&#8217;로 적고 υ(y)를 &#8216;이&#8217;로 적는다면 αι(ai)는 &#8216;에&#8217;로 적어야 앞뒤가 맞는다. 그러나 고대 그리스어의 표기 원칙은 고전 라틴어에서 고대 그리스어를 받아들일 때 쓴 발음을 나타낸 것으로 이해하면 수수께끼가 풀린다.</p>
<p>당시 υ(y)의 그리스어 발음은 원순모음 [y]였으나 라틴어에는 [y] 음이 없었다. 원래는 υ(y)의 그리스어 발음이 [u]에 더 가까웠기 때문에 초기 라틴어에서는 이를 u로 흔히 적었지만 그리스어 발음이 [y]로 바뀌고 난 후에 로마인들은 그리스어에서 차용한 어휘에서 이 음을 적기 위해 새로운 글자인 y를 도입했다. 당시에는 소문자가 없었고 u와 v의 구분이 없었으므로 여기서 말하는 u는 V, y는 Y이다. 이렇게 해서 라틴 문자의 일부가 된 대문자 Y는 그리스 문자에서 입실론 υ(y)의 대문자 Υ와 형태가 같다.</p>
<p>그리스어를 배운 로마의 엘리트 층은 그리스어에서 차용한 어휘에서 y를 [y]로 발음했겠지만 원래 라틴어에서 쓰이던 음이 아니다보니 보통 [i]로 발음하는 일이 많았다. 그러니 그리스어를 외국어로 배운 라틴어 화자들 가운데는 αι(ai)는 &#8216;아이&#8217;와 비슷한 이중모음으로 발음하면서 υ(y)는 &#8216;이&#8217;와 비슷한 비원순 모음으로 발음한 이들이 있었을 것이다. 따라서 고대 그리스어의 표기 원칙은 이런 이들의 그리스어 발음, 즉 라틴어의 음운 체계에 맞게 단순화시킨 고전 시기 이후의 학구적 그리스어 발음을 따른 것이라고 결론을 내릴 수 있다.</p>
<p>Φίλαι(Phílai)의 기원전 5세기경 고전 아티카 발음은 [ˈpʰílai̯] 정도였을 것이다(아테네가 속한 아티카 지방의 방언이 가장 영향력이 컸다). 로마의 엘리트 계층이 배운 학구적 발음도 비슷했을 것이다. 이는 고전 라틴어에서 Philae [ˈpʰilaɛ̯]가 되었다.</p>
<p>그런데 이미 언급한대로 그리스어의 αι(ai)는 고전 시기 이후에 단순모음으로 바뀌어 [ɛ]를 거쳐 [e]로 발음이 변했다. 그래서 기원전 1세기 초 이집트 알렉산드리아에서 쓰인 코이네 그리스어 발음에서 Φίλαι(Phílai)는 [ˈpʰilɛ]가 되었고 오늘날의 현대 그리스어에서 Φίλαι(Fílai)는 [ˈfile]로 발음한다. 그리스어 표기법 시안에서도 현대 그리스어의 Φίλαι(Fílai)는 &#8216;필레&#8217;로 적는다.</p>
<p>라틴어에서도 원래 이중모음을 나타내던 ae는 속라틴어에서부터 시작하여 고전 후기(3~6세기경)에는 [ɛ]로 발음이 바뀌었다. 그래서 중세 라틴어와 르네상스 이후의 신라틴어에서는 원래의 ae를 e로 쓰는 경우가 많았다. 혹은 æ로 적기도 한다. 생물학에서 쓰이는 학명 등 과학 분야에서 쓰이는 라틴어는 신라틴어 발음을 기준으로 하는 것이 보통이다. 예를 들어 지질 시대인 팔레오세의 &#8216;팔레오&#8217;는 고대 그리스어의 παλαιός(palaiós)에서 온 신라틴어 접두사 palaeo-에 해당한다.</p>
<p>외래어 표기 용례를 보면 Palestina를 &#8216;팔레스티나&#8217;로 적고 라틴어 표기법을 따른 것으로 표시한 것이 보인다. 그러나 고대 그리스어의 Παλαιστίνη(Palaistínē) &#8216;팔라이스티네&#8217;에서 유래한 이 지명은 고전 라틴어로 Palaestina &#8216;팔라이스티나&#8217;라고 했으며 Palestina는 신라틴어 형태이다. 지금은 영어 이름인 Palestine [ˈpælɨstaɪ̯n] <a href="http://pronouncer.org/pronunciation-resources/#EPD"><small>EPD</small></a>, <a href="http://pronouncer.org/pronunciation-resources/#LPD"><small>LPD</small></a> 의 통용 표기인 &#8216;팔레스타인&#8217;을 주로 쓴다(외래어 표기법을 적용하면 원래 &#8216;팰리스타인&#8217;으로 쓰는 것이 원칙이나 &#8216;팔레스타인&#8217;을 관용 표기로 인정한다). 또 라틴어 표기법을 따랐다고 명시하지는 않지만 고대 그리스어의 Αἰθιοπία(Aithiopía) &#8216;아이티오피아&#8217;에서 유래한 국명 Ethiopia는 &#8216;에티오피아&#8217;로 적는다. 고전 라틴어로는 Aethiopia &#8216;아이티오피아&#8217;라고 했다.</p>
<figure id="attachment_107033" aria-describedby="caption-attachment-107033" style="width: 1188px" class="wp-caption aligncenter"><img loading="lazy" decoding="async" class="size-full wp-image-107033" src="https://pyogi.kkeutsori.com/wp-content/uploads/2025/12/1865_Spruner_Map_of_Arabia_and_Egypt_in_Antiquity_-_Geographicus_-_Arabia-spruner-1865.jpg" alt="" width="1188" height="899" srcset="https://pyogi.kkeutsori.com/wp-content/uploads/2025/12/1865_Spruner_Map_of_Arabia_and_Egypt_in_Antiquity_-_Geographicus_-_Arabia-spruner-1865.jpg 1188w, https://pyogi.kkeutsori.com/wp-content/uploads/2025/12/1865_Spruner_Map_of_Arabia_and_Egypt_in_Antiquity_-_Geographicus_-_Arabia-spruner-1865-300x227.jpg 300w, https://pyogi.kkeutsori.com/wp-content/uploads/2025/12/1865_Spruner_Map_of_Arabia_and_Egypt_in_Antiquity_-_Geographicus_-_Arabia-spruner-1865-1024x775.jpg 1024w, https://pyogi.kkeutsori.com/wp-content/uploads/2025/12/1865_Spruner_Map_of_Arabia_and_Egypt_in_Antiquity_-_Geographicus_-_Arabia-spruner-1865-768x581.jpg 768w" sizes="auto, (max-width: 1188px) 100vw, 1188px" /><figcaption id="caption-attachment-107033" class="wp-caption-text">Aethiopia 등 라틴어 지명을 쓴 카를 폰 슈프루너(Karl von Spruner)의 1865년작 역사 지도(<a href="https://commons.wikimedia.org/wiki/File%3A1865_Spruner_Map_of_Arabia_and_Egypt_in_Antiquity_-_Geographicus_-_Arabia-spruner-1865.jpg">via Wikimedia Commons</a>)</figcaption></figure>
<p>외래어 표기 용례 중에 원 철자를 ae로 주면서 신라틴어 발음을 따라 &#8216;에&#8217;로 적은 예는 이보다도 많다. 고대 그리스어의 Ἀθῆναι(Athênai)에서 온 라틴어 Athenae는 &#8216;아테네&#8217;로, Θῆβαι(Thêbai)에서 온 Thebae는 &#8216;테베&#8217;로, Μυκῆναι(Mykênai)에서 온 Mycenae는 &#8216;미케네&#8217;로, Θερμοπύλαι(Thermopýlai)에서 온 Thermopylae는 &#8216;테르모필레&#8217;로, Νίκαια(Níkaia)에서 온 Nicaea는 &#8216;니케아&#8217;로, Ἀχαιμένης(Achaiménēs)에서 온 Achaemenes는 &#8216;아케메네스&#8217;로 적는다. 원어를 영어인 Aegean으로 표시한 &#8216;에게 해&#8217;도 Αἰγαί(Aigaí)에서 온 Aegae를 원어로 본다면 여기에 포함시킬 수 있다.</p>
<p>참고로 테베는 그리스의 지명이자 오늘날 룩소르의 일부에 해당하는 이집트의 고대 도시 이름이기도 한데 이와 같이 고대 이집트의 지명은 고대 그리스어 이름에서 온 라틴어 이름의 형태로 알려진 것이 많다. 이집트 고왕국의 수도였던 Memphis &#8216;멤피스&#8217;는 Μέμφις(Mémphis) &#8216;멤피스&#8217;에서 왔고 알렉산드로스 대왕이 세운 Alexandria &#8216;알렉산드리아&#8217;는 Ἀλεξάνδρεια(Alexándreia) &#8216;알렉산드레(이)아&#8217;에서, 카이로의 북서쪽에 있는 Heliopolis &#8216;헬리오폴리스&#8217;는 Ἡλιούπολις(Hēlioúpolis) &#8216;헬리우폴리스&#8217;에서, 아스완의 유적지 Elephantine &#8216;엘레판티네&#8217;섬은 Ελεφαντίνη(Elephantínē) &#8216;엘레판티네&#8217;에서 왔다.</p>
<p>국명인 에티오피아와 그리스의 수도인 아테네를 비롯한 정착된지 오래되고 지명도가 높은 이름에서 라틴어의 ae를 &#8216;에&#8217;로 적는 경우가 많다. 그도 그럴 것이 ae를 단순모음으로 발음한 속라틴어로부터 발달한 로망 제어(이탈리아어, 에스파냐어, 프랑스어 등)는 물론 현대 유럽의 언어에서는 하나같이 고전 라틴어의 ae에 해당하는 음을 전통적으로 단순모음으로 발음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이탈리아어로 아테네는 Atene [aˈtɛːne] <a href="http://pronouncer.org/pronunciation-resources/#DiPI"><small>DiPI</small></a> &#8216;아테네&#8217;, 테베는 Tebe [ˈtɛːbe] <a href="http://pronouncer.org/pronunciation-resources/#DiPI"><small>DiPI</small></a> &#8216;테베&#8217;이다. 고전 라틴어 발음을 따른다고 ae를 &#8216;아이&#8217;로 적기 시작한 것은 비교적 최근의 일이라서 Caesar &#8216;카이사르&#8217; 등 고대 로마와 관련된 어휘는 표기가 많이 바뀌었지만 고대 로마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인명과 지명은 ae를 &#8216;에&#8217;로 적던 기존의 표기를 그대로 둔 것이 대부분이다.</p>
<p>Philae의 경우 이탈리아어로는 File [ˈfiːle] <a href="http://pronouncer.org/pronunciation-resources/#DiPI"><small>DiPI</small></a> &#8216;필레&#8217;, 독일어로는 Philae [ˈfiːlɛ] <a href="http://pronouncer.org/pronunciation-resources/#DAw"><small>DAw</small></a> 또는 Philä [ˈfiːlɛ] <a href="http://pronouncer.org/pronunciation-resources/#Duden"><small>Duden</small></a> &#8216;필레&#8217;, 프랑스어로는 Philæ [file] <a href="http://pronouncer.org/pronunciation-resources/#DPF"><small>DPF</small></a> &#8216;필레&#8217;로 부른다. 영어에서는 전통적으로 Philae [ˈfaɪ̯liː] <a href="http://pronouncer.org/pronunciation-resources/#MWGD"><small>MWGD</small></a> &#8216;파일리&#8217;로 부르지만 Philae 자체가 잘 알려진 이름이 아니라서 일반인들에게는 무척 생소한 발음이다. 영어는 <a href="http://ko.wikipedia.org/wiki/%EB%8C%80%EB%AA%A8%EC%9D%8C_%EC%B6%94%EC%9D%B4">대모음 추이</a>의 결과로 라틴어에서 온 이름을 전통적으로 발음하는 방식이 다른 유럽 언어에 비해 원래의 라틴어 발음에서 상당히 멀어져 철자만 보고 라틴어계 어휘의 발음을 짐작하는 것이 꽤 까다롭다. 그래서인지 혜성 착륙 시도를 보도한 방송에서는 물론 유럽우주국 직원들도 다른 유럽 언어에서 쓰이는 발음을 흉내내어 영어로 [ˈfiːleɪ̯] &#8216;필레이&#8217;로 흔히 발음하는 듯하다. 영어에서는 어말에 [ɛ]가 올 수 없으므로 한글로 &#8216;필레&#8217;로 적는 발음은 영어로 불가능하다.</p>
<p>유럽우주국의 본부는 프랑스 파리에 있으며 관제 센터는 독일 다름슈타트에 있다. 유럽우주국의 공용어는 영어, 프랑스어, 독일어이며 탐사 로봇 필레의 제작에는 네덜란드, 독일, 벨기에, 스위스, 아일랜드, 에스파냐, 영국, 오스트리아, 이탈리아, 캐나다, 폴란드, 프랑스, 핀란드, 헝가리가 참여했다. 그러니 특별히 Philae의 영어 발음을 기준으로 할 필요는 없고 프랑스어와 독일어에서 쓰는 발음에 따른 표기가 &#8216;필레&#8217;라는 것이 외심위의 최종 결정에 영향을 끼쳤을 수가 있다.</p>
<p>참고로 미 항공우주국의 Apollo &#8216;아폴로&#8217; 계획은 영어 발음인 [əˈpɒloʊ̯] EPD, LPD 에 따르면 &#8216;어폴로&#8217; 계획으로 써야 하니 &#8216;아폴로&#8217;는 라틴어 이름으로 본 표기가 아닌가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이 표기는 현행 외래어 표기법 제정 이전인 1960~70년대 당시 썼던 것을 그대로 인정한 것으로 원래 영어 대신 라틴어 발음을 고려해서 정한 표기였다고 보기 어렵다. Apollo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신 Ἀπόλλων(Apóllōn) &#8216;아폴론&#8217;을 로마 신화에도 그대로 받아들이면서 쓴 라틴어 이름이다.</p>
<p>지금까지 여러 언어에서 쓰이는 Philae의 발음을 살펴보았는데 한글 표기는 어느 언어의 발음을 기준으로 해야 할까? 먼저 이집트의 지명으로서의 Philae부터 살펴보자.</p>
<figure id="attachment_107034" aria-describedby="caption-attachment-107034" style="width: 1200px" class="wp-caption aligncenter"><img loading="lazy" decoding="async" class="size-full wp-image-107034" src="https://pyogi.kkeutsori.com/wp-content/uploads/2025/12/S03_06_01_018_image_2377.jpg" alt="" width="1200" height="1151" srcset="https://pyogi.kkeutsori.com/wp-content/uploads/2025/12/S03_06_01_018_image_2377.jpg 1200w, https://pyogi.kkeutsori.com/wp-content/uploads/2025/12/S03_06_01_018_image_2377-300x288.jpg 300w, https://pyogi.kkeutsori.com/wp-content/uploads/2025/12/S03_06_01_018_image_2377-1024x982.jpg 1024w, https://pyogi.kkeutsori.com/wp-content/uploads/2025/12/S03_06_01_018_image_2377-768x737.jpg 768w" sizes="auto, (max-width: 1200px) 100vw, 1200px" /><figcaption id="caption-attachment-107034" class="wp-caption-text">이집트의 필레 섬(&#8220;<a href="https://commons.wikimedia.org/wiki/File:S03_06_01_018_image_2377.jpg#/media/File:S03_06_01_018_image_2377.jpg">Egypt &#8211; Scene, Phylae</a>&#8220;. Brooklyn Museum Archives, Goodyear Archival Collection. Via <a href="https://commons.wikimedia.org/wiki/">Wikimedia Commons</a>.)</figcaption></figure>
<p>외래어 표기법에서 지명의 표기는 원지음을 따르는 것을 원칙으로 하되 제3국의 발음으로 통용되고 있는 것은 관용을 따르도록 한다. 오늘날 이집트는 아랍어 사용국이므로 Philae는 현지어 이름이 아니다(아랍어 이름은 فيله‎ Fīlah [fiːla] &#8216;필라&#8217;이다).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이름은 영어의 Philae &#8216;파일리&#8217;, 독일어의 Philae/Philä &#8216;필레&#8217;, 프랑스어의 Philæ &#8216;필레&#8217;, 이탈리아어의 File &#8216;필레&#8217; 등 라틴어의 Philae &#8216;필라이&#8217;에서 기원한 것들이다. 물론 현대 그리스어 Φίλαι(Filai) &#8216;필레&#8217;는 라틴어를 거치지 않은 고대 그리스어의 Φίλαι(Phílai) &#8216;필라이&#8217;의 직계손인데 그리스어 표기 시안을 보면 지명은 원칙적으로 현대 그리스어 표기법을 적용하게 되어있으니 그리스어로 표기한다 해도 &#8216;필레&#8217;가 맞다. 그러니 영어를 제외한 여러 언어에서 Philae 및 그 변형들은 한글로는 &#8216;필레&#8217;로 표기된다. Philae를 &#8216;필레&#8217;로 적는 것은 아테네, 테베, 미케네 등의 신라틴어식 표기 방식과도 일치한다. 그러니 이집트의 지명 Philae는 &#8216;필레&#8217;로 적을만한 근거가 충분하다.</p>
<p>로제타호가 지명 로제타의 한글 표기를 그대로 따른 것처럼 지명 Philae를 따른 탐사 로봇도 같은 한글 표기를 쓰는 것이 좋을 것이다. 그러나 지명의 표기를 잠시 제쳐두고 탐사 로봇의 이름 표기만 생각해보자. 우선 라틴어 이름으로 보고 표기한다면 실제 외래어 표기 용례에서 라틴어의 표기 원칙의 적용 범위는 고대 로마 관련된 표기에 한정되고 과학 분야에서 쓰이는 라틴어는 이에 포함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주목할만하다. 과학 분야의 라틴어는 고전 라틴어 발음이 아니라 신라틴어 발음을 따르는 것이 자연스럽다. 그리고 유럽우주국의 세 공용어 가운데 프랑스어와 독일어를 기준으로 해도 &#8216;필레&#8217;이고 심지어 영어에서도 Philae의 전통적 발음인 &#8216;파일리&#8217; 대신 프랑스어와 독일어 발음을 흉내낸 &#8216;필레이&#8217;를 흔히 쓴다는 점이 탐사 로봇의 표기를 &#8216;필레&#8217;로 정하는 과정에서 고려되었을 수 있다.</p>
<p>외심위의 결정은 탐사 로봇의 이름인 Philae을 &#8216;필레&#8217;로 표기한다는 것이지 그 이름의 근원인 이집트의 지명 Philae의 표기에 대한 언급은 없다. 하지만 이미 살펴본 바와 같이 지명 Philae도 &#8216;필레&#8217;로 적는 것이 합리적이다.</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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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목성 탐사선 주노와 그리스·로마 신화</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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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c:creator><![CDATA[끝소리]]></dc:creator>
		<pubDate>Mon, 01 Aug 2016 15:44:53 +0000</pubDate>
				<category><![CDATA[표기 용례]]></category>
		<category><![CDATA[그리스신화]]></category>
		<category><![CDATA[라틴어]]></category>
		<category><![CDATA[로마신화]]></category>
		<category><![CDATA[영어]]></category>
		<category><![CDATA[유노]]></category>
		<category><![CDATA[이탈리아어]]></category>
		<category><![CDATA[주노]]></categ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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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CDATA[2011년 8월 5일 발사된 미국 항공 우주국의 목성 탐사선 &#8216;주노&#8217;가 5년 가까운 여정 끝에 미국 시각으로 지난 7월 4일 밤 목성 궤도 진입에 성공했다. 국내 보도에서 하나같이 쓰고 있는 표기 &#8216;주노&#8217;는 영어 이름 Juno [ˈʤuːnoʊ̯]를 따른 것이다. 이 이름은 로마 신화의 유노(라틴어: Juno)에서 왔다. 즉 탐사선 이름은 라틴어 발음에 따른 표기인 &#8216;유노&#8217; 대신 영어 발음에 [&#8230;]]]></description>
										<content:encoded><![CDATA[<span style="font-size:0.9em; color:#5C78C6;">본 글은 원래 이글루스에 올렸던 글입니다. 이글루스가 종료되었기에 열람이 가능하도록 이곳으로 옮겼습니다. 기한이 지난 정보가 있을 수도 있고 사항에 따라 글을 쓴 후 의견이 바뀌었을 수도 있지만 오타 수정이나 발음 기호를 균일하게 고치는 것 외에는 원문 그대로 두었고 훗날 내용을 추가한 경우에는 이를 밝혔습니다. 외부 링크는 가능한 경우 업데이트했지만 오래되어 더이상 유효하지 않은 것은 그대로 남겨두었습니다. 날짜는 이글루스 게재 당시의 날짜로 표시합니다.</span><br>
<span style="color:#C5D2DB">—</span>
<p>2011년 8월 5일 발사된 미국 항공 우주국의 목성 탐사선 &#8216;주노&#8217;가 5년 가까운 여정 끝에 미국 시각으로 지난 7월 4일 밤 목성 궤도 진입에 성공했다. 국내 보도에서 하나같이 쓰고 있는 표기 &#8216;주노&#8217;는 영어 이름 Juno [ˈʤuːnoʊ̯]를 따른 것이다. 이 이름은 로마 신화의 유노(<small>라틴어:</small> Juno)에서 왔다. 즉 탐사선 이름은 라틴어 발음에 따른 표기인 &#8216;유노&#8217; 대신 영어 발음에 따른 표기인 &#8216;주노&#8217;로 쓰고 있는 것이다.</p>
<figure id="attachment_107085" aria-describedby="caption-attachment-107085" style="width: 1080px" class="wp-caption aligncenter"><img loading="lazy" decoding="async" class="size-full wp-image-107085" src="https://pyogi.kkeutsori.com/wp-content/uploads/2025/12/JUNO_-_PIA13746.jpg" alt="" width="1080" height="900" srcset="https://pyogi.kkeutsori.com/wp-content/uploads/2025/12/JUNO_-_PIA13746.jpg 1080w, https://pyogi.kkeutsori.com/wp-content/uploads/2025/12/JUNO_-_PIA13746-300x250.jpg 300w, https://pyogi.kkeutsori.com/wp-content/uploads/2025/12/JUNO_-_PIA13746-1024x853.jpg 1024w, https://pyogi.kkeutsori.com/wp-content/uploads/2025/12/JUNO_-_PIA13746-768x640.jpg 768w" sizes="auto, (max-width: 1080px) 100vw, 1080px" /><figcaption id="caption-attachment-107085" class="wp-caption-text">목성 궤도에 진입한 주노 탐사선을 그린 상상도(<a href="https://commons.wikimedia.org/wiki/File:JUNO_-_PIA13746.jpg">출처</a>)</figcaption></figure>
<p>로마 신화의 유노는 그리스 신화의 우두머리 여신인 헤라(<small>고대 그리스어:</small> Ἥρα <i>Hḗra</i>)에 해당한다. 헤라는 그리스 신화의 주신 제우스(<small>고대 그리스어:</small> Ζεύς <i>Zeús</i>)의 누이이자 아내이다. 제우스는 로마 신화에서는 유피테르(<small>라틴어:</small> Juppiter)라고 부른다. 고대 로마인들은 그리스 신화를 그대로 받아들이면서 신들의 이름만 그에 대응되는 로마 신들의 이름으로 바꾸었다.</p>
<figure id="attachment_107086" aria-describedby="caption-attachment-107086" style="width: 248px" class="wp-caption aligncenter"><img loading="lazy" decoding="async" class="size-full wp-image-107086" src="https://pyogi.kkeutsori.com/wp-content/uploads/2025/12/f0074568_579f6af407d65.jpg" alt="" width="248" height="599" srcset="https://pyogi.kkeutsori.com/wp-content/uploads/2025/12/f0074568_579f6af407d65.jpg 248w, https://pyogi.kkeutsori.com/wp-content/uploads/2025/12/f0074568_579f6af407d65-124x300.jpg 124w" sizes="auto, (max-width: 248px) 100vw, 248px" /><figcaption id="caption-attachment-107086" class="wp-caption-text">2세기경 로마에서 제작된 유노의 대리석상. 코·입·목·팔·발 등은 후대에 복원한 것으로 천문의 여신인 우라니아(<small>고대 그리스어:</small> Οὐρανία <i>Ouranía</i>, <small>라틴어:</small> Urania)인 것처럼 한 손에 구체를 든 모습도 추가되었다. 루브르 박물관 소장(<a href="https://commons.wikimedia.org/wiki/File:Juno_Louvre_Ma485.jpg">출처</a>).</figcaption></figure>
<p>오늘날 우리는 그리스·로마 신화의 원조는 그리스 신화라는 것을 인정하여 신들의 이름도 고대 그리스어 이름을 따라 &#8216;제우스&#8217;, &#8216;헤라&#8217;로 부르는 것이 친숙하지만 대부분의 유럽 언어에서는 오랫동안 라틴어의 영향력이 컸기 때문에 로마식 이름을 주로 썼다. 그래서 이런 로마식 이름은 대개 현대 유럽 언어, 특히 영어를 통해 접하기 마련이고 영어식 발음으로 친숙한 것이 많다. 미와 사랑의 여신은 고대 그리스어 이름에 따라 &#8216;아프로디테(Ἀφροδίτη <i>Aphrodítē</i>)&#8217;라고 부르거나 영어 이름에 따라 &#8216;비너스(Venus [ˈviːnəs])&#8217;라고 부르지 라틴어 이름에 따라 &#8216;베누스(Venus)&#8217;로 부르는 것은 낯설다. 사실 고전 라틴어에서 v의 발음은 [w]이었으니 &#8216;웨누스&#8217;로 쓰는 것이 원래의 발음에 가깝겠지만 〈외래어 표기 용례의 표기 원칙〉 가운데 포함된 라틴어 표기의 일반 원칙에서는 라틴어의 v의 표기를 &#8216;ㅂ&#8217;으로 통일하였다. 그의 아들인 사랑의 신은 고대 그리스어 이름을 따른 &#8216;에로스(Ἔρως <i>Érōs</i>)&#8217; 또는 영어 이름을 따른 &#8216;큐피드(Cupid [ˈkjuːpᵻd])&#8217;로 친숙하지 라틴어 이름인 &#8216;쿠피도(Cupido)&#8217;는 처음 듣는 이들이 많을 것이다.</p>
<p>영어를 비롯한 여러 유럽 언어에서 목성은 유피테르와 이름이 같다. 영어의 Jupiter [ˈʤuːpᵻtə<i>ɹ</i>] <small>주피터</small>, 독일어의 Jupiter [ˈjuːpitɐ] <small>유피터</small>, 프랑스어의 Jupiter [ʒypitɛʁ] <small>쥐피테르</small> 등은 로마 신의 이름인 동시에 목성의 이름으로도 쓰인다. 라틴어에서는 Juppiter로 주로 쓰였지만 현대 유럽 언어에서는 보통 p가 하나인 형태로 쓰인다.</p>
<p>로마 시대에 알려져 있던 나머지 행성들도 로마 신의 이름을 땄다. 수성은 그리스 신화의 전령신 헤르메스(Ἑρμῆς <i>Hermês</i>)에 해당하는 메르쿠리우스, 금성은 아프로디테에 해당하는 베누스, 화성은 전쟁의 신 아레스(Ἄρης <i>Árēs</i>)에 해당하는 마르스, 토성은 농경의 신인 티탄족 크로노스(Κρόνος <i>Krónos</i>)에 해당하는 사투르누스로 불렀다.</p>
<p>1781년에 발견된 천왕성은 예외적으로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하늘의 신 우라노스(Οὐρανός <i>Ouranós</i>)를 라틴어화한 Uranus로 이름지어졌다. 그리스 신화의 우라노스에 대응하는 로마 신은 카일루스(<small>라틴어:</small> Caelus)이다.</p>
<p>그 후에는 다시 행성에 로마 신의 이름을 붙이는 전통이 부활되어 1846년 발견된 해왕성은 그리스 신화의 바다의 신 포세이돈(Ποσειδῶν <i>Poseidôn</i>)에 해당하는 로마 신인 넵투누스의 이름을 땄고 지금은 왜행성으로 분류되지만 1930년 발견된 후 오랫동안 행성으로 여겨졌던 명왕성도 지하세계의 신 하데스(ᾍδης <i>Hāídēs</i> <small>하이데스</small>)에 해당하는 로마 신인 플루토의 이름을 땄다. 고전 그리스어 이름을 따르면 &#8216;하이데스&#8217;로 써야 하지만 긴 이중모음 ᾳ(āi)의 발음이 변하여 나중에 α(a)와 합쳐졌기 때문에 이를 라틴어화한 Hades를 따라 &#8216;하데스&#8217;로 쓰는 것이 표준 표기로 정해졌다(《표준국어대사전》 기준).</p>
<table border="1" width="100%" cellspacing="0" cellpadding="4">
<tbody>
<tr valign="top">
<td></td>
<td>라틴어</td>
<td>영어</td>
<td>독일어</td>
<td>프랑스어</td>
</tr>
<tr valign="top">
<td>수성</td>
<td>Mercurius <small>메르쿠리우스</small></td>
<td>Mercury [ˈmɜː<i>ɹ</i>kju⟮ə⟯ɹi] <small>머큐리</small></td>
<td>Merkur [mɛʁˈkuːɐ̯] <small>메르쿠어</small></td>
<td>Mercure [mɛʁkyʁ] <small>메르퀴르</small></td>
</tr>
<tr valign="top">
<td>금성</td>
<td>Venus <small>베누스</small></td>
<td>Venus [ˈviːnəs] <small>비너스</small></td>
<td>Venus [ˈveːnʊs] <small>베누스</small></td>
<td>Vénus [venys] <small>베뉘스</small></td>
</tr>
<tr valign="top">
<td>화성</td>
<td>Mars <small>마르스</small></td>
<td>Mars [ˈmɑː<i>ɹ</i>z] <small>마스</small></td>
<td>Mars [ˈmaʁs] <small>마르스</small></td>
<td>Mars [maʁs] <small>마르스</small></td>
</tr>
<tr valign="top">
<td>목성</td>
<td>Jupitter <small>유피테르</small></td>
<td>Jupiter [ˈʤuːpᵻtə<i>ɹ</i>] <small>주피터</small></td>
<td>Jupiter [ˈjuːpitɐ] <small>유피터</small></td>
<td>Jupiter [ʒypitɛʁ] <small>쥐피테르</small></td>
</tr>
<tr valign="top">
<td>토성</td>
<td>Saturnus <small>사투르누스</small></td>
<td>Saturn [ˈsætɜː⟮ə⟯<i>ɹ</i>n] <small>새턴</small></td>
<td>Saturn [zaˈtʊʁn] <small>자투른</small></td>
<td>Saturne [satyʁn] <small>사튀른</small></td>
</tr>
<tr valign="top">
<td>천왕성</td>
<td>Uranus <small>우라누스</small></td>
<td>Uranus [ˈjʊə̯ɹ<i>ə</i>nəs] <small>유러너스</small></td>
<td>Uranus [ˈuːʁanʊs] <small>우라누스</small></td>
<td>Uranus [yʁanys] <small>위라뉘스</small></td>
</tr>
<tr valign="top">
<td>해왕성</td>
<td>Neptunus <small>넵투누스</small></td>
<td>Neptune [ˈnɛpt<i>j</i>uːn] <small>넵튠</small></td>
<td>Neptun [nɛpˈtuːn] <small>넵툰</small></td>
<td>Neptune [nɛptyn] <small>넵튄</small></td>
</tr>
<tr valign="top">
<td>명왕성</td>
<td>Pluto <small>플루토</small></td>
<td>Pluto [ˈpluːtoʊ̯] <small>플루토</small></td>
<td>Pluto [ˈpluːto] <small>플루토</small></td>
<td>Pluton [plytɔ̃] <small>플뤼통</small></td>
</tr>
</tbody>
</table>
<p>이탈리아의 천문학자 갈릴레오 갈릴레이(<small>이탈리아어:</small> Galileo Galilei [ɡaliˈlɛˑo ɡaliˈlɛˑi])는 1610년 1월경 망원경으로 목성을 관찰하여 그 주변에 위성 네 개가 있는 것을 발견하였다. 오늘날에는 목성을 공전하는 67개의 위성이 알려져 있는데 그 가운데 가장 큰 네 개의 위성들을 갈릴레이가 발견했다 하여 &#8216;갈릴레이 위성&#8217;이라고 부른다.</p>
<figure id="attachment_107087" aria-describedby="caption-attachment-107087" style="width: 420px" class="wp-caption aligncenter"><img loading="lazy" decoding="async" class="size-full wp-image-107087" src="https://pyogi.kkeutsori.com/wp-content/uploads/2025/12/f0074568_579f6b906c355.jpg" alt="" width="420" height="599" srcset="https://pyogi.kkeutsori.com/wp-content/uploads/2025/12/f0074568_579f6b906c355.jpg 420w, https://pyogi.kkeutsori.com/wp-content/uploads/2025/12/f0074568_579f6b906c355-210x300.jpg 210w" sizes="auto, (max-width: 420px) 100vw, 420px" /><figcaption id="caption-attachment-107087" class="wp-caption-text">목성과 갈릴레이 위성을 동일 축척으로 한 눈에 볼 수 있게 만든 복합도. 위성은 위에서부터 이오, 유로파, 가니메데, 칼리스토(<a href="https://commons.wikimedia.org/wiki/File:Jupiter_and_the_Galilean_Satellites.jpg">출처</a>).</figcaption></figure>
<p>비슷한 시기에 독일의 천문학자 시몬 마리우스(<small>라틴어:</small> Simon Marius <small>독일어:</small> [ˈziːmɔn ˈmaːʁi̯ʊs] <small>지몬 마리우스</small>, 본명은 지몬 마이어 <small>독일어:</small> Simon Mayr [ˈziːmɔn ˈmaɪ̯ɐ])도 독자적으로 같은 위성 네 개를 발견하였다. 오늘날 이들은 갈릴레이가 아니라 마리우스가 지은 이름으로 알려져 있다. 마리우스는 새로 발견한 위성들을 독일의 천문학자 요하네스 케플러(<small>독일어:</small> Johannes Kepler [joˈhanə⟮ɛ⟯s ˈkɛplɐ])의 제안을 따라 그리스·로마 신화에 나오는 유피테르(제우스)의 연인들 이름으로 불렀다. 그리하여 이오(<small>라틴어:</small> Io), 유로파(<small>라틴어:</small> Europa 에우로파), 가니메데(<small>라틴어:</small> Ganymedes <small>가니메데스</small>), 칼리스토(<small>라틴어:</small> Callisto)의 이름이 붙여졌다. 각각 그리스 신화의 이오(Ἰώ <i>Iṓ</i>), 에우로페(Εὐρώπη <i>Eurṓpē</i>), 가니메데스(Γανυμήδης <i>Ganymḗdēs</i>), 칼리스토(Καλλιστώ <i>Kallistṓ</i>)에 해당하며 모두 제우스가 연정을 품었던 주인공들이다. 주요 신이 아닌 인물들이라 로마식 이름이 따로 없고 단지 고대 그리스어 이름을 라틴어식으로 옮겼다.</p>
<p>이오와 칼리스토는 라틴어 이름에 따른 표기이지만 유로파는 Europa의 영어 발음인 [juˈɹoʊ̯pə]에 따른 표기이다. 가니메데는 영어 이름인 Ganymede [ˈɡænᵻmiːd] <small>개니미드</small>를 라틴어식으로 읽은 것일 테지만 우연히도 이탈리아어 이름인 Ganimede [ɡaniˈmɛːde]를 한글로 표기한 것과 형태가 일치한다. 그래도 신화 인물을 이를 때는 고대 그리스어 및 라틴어 형태를 따른 가니메데스로 쓰기 때문에 한글 표기에서는 목성의 위성과 신화 인물의 이름이 달라지는 결과가 되었다.</p>
<p>로마 신화에서 이름을 딴 천체의 이름의 표기는 라틴어 이름에 따라 한글 표기를 통일했으면 좋을지 몰라도 유로파나 가니메데처럼 이 기준에 맞지 않는 표기로 굳어져 관용으로 인정되는 예도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렇다고 해서 다른 이름도 유로파처럼 영어 발음에 따라 표기한다고 치면 이오는 &#8216;아이오([ˈaɪ̯oʊ̯])&#8217;, 가니메데는 &#8216;개니미드&#8217;, 칼리스토는 &#8216;컬리스토/캘리스토([kə⟮æ⟯ˈlɪstoʊ̯])&#8217;가 되는 등 형태가 많이 달라져 오히려 혼란이 증가한다.</p>
<p>신화의 틀로 보면 이런 유피테르/제우스의 연인들로 둘러싸인 목성에 그의 아내 유노/헤라의 이름을 딴 탐사선이 찾아간다는 것도 재미있다. Juno는 영어와 라틴어 이름의 형태가 같다. 원래 고전 라틴어에는 i와 j, u와 v의 구별이 없이 각각 I, V의 형태로 적었다(당시에는 대소문자의 구별도 없어서 글자의 형태는 오늘날의 대문자와 비슷했다). 그 후 중세 라틴어에서 음절초 자음으로 발음되는 경우에 j, v로 적고 나머지는 i, u로 적어 구별하기 시작했다. 원래 고전 라틴어에서 [w]로 발음되던 v는 대부분의 유럽 언어에서 [v]로 변했고 반자음 [j]로 발음되던 j는 언어에 따라 [j], [ʒ], [ʤ] 등으로 다양하게 변했는데 j를 보통 [ʤ]로 발음하는 영어권에서는 이런 전통 표기 방식을 따르면 고전 라틴어 발음과 너무 달라진다며 j를 모두 i로 적는 경우도 있다. Juno, Juppiter 대신 Iuno, Iuppiter로 쓰는 식이다. 하지만 이렇게 쓰는 이들도 보통 u와 v의 구별은 전통대로 지킨다. 라틴어의 한글 표기에서는 j를 반모음으로 처리하여 뒤따르는 모음과 합쳐 한 음절로 적기 때문에 i, j의 구별은 전통대로 지키는 것이 편하다. Iuno로 적으면 &#8216;유노&#8217;인지 &#8216;*이우노&#8217;인지 확실하지 않지만 Juno로 적으면 &#8216;유노&#8217;가 맞다는 것을 한눈에 알 수 있다.</p>
<p>탐사선 이름 Juno는 로마 신화의 유노에서 이름을 딴 것이지만 영어식으로 &#8216;주노&#8217;로 표기하는 것이 자연스럽다. 미국 항공 우주국의 탐사선이니 원어를 영어로 볼 수 있으며 &#8216;유노&#8217;라는 이름이 친숙하다면 몰라도 굳이 라틴어식으로 적을 필요가 없다.</p>
<p>미국 최초의 인간 우주 비행 계획 이름인 Mercury는 영어 발음인 [ˈmɜː<i>ɹ</i>kju⟮ə⟯ɹi]에 따라 &#8216;머큐리&#8217;로 적는다. Mercury는 앞서 본 것처럼 그리스 신화의 헤르메스에 해당하는 로마의 신이자 수성의 라틴어 이름인 메르쿠리우스(Mercurius)의 영어 형태이다. 이 경우에는 영어와 라틴어 형태가 다르니 우주 비행 계획 이름은 라틴어가 아니라 영어 이름이라는 것이 확실하다.</p>
<p>1990년에서 2009년까지 임무를 수행한 태양 관측용 무인 탐사선 율리시스(Ulysses)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영웅 오디세우스(Ὀδυσσεύς <i>Odysseús</i>)의 라틴어식 영어 이름을 딴 것이다. 오디세우스는 그리스어 방언형 Οὐλίξης Oulíxēs가 에트루리아어를 거쳐 로마인들에게 전해지면서 라틴어로 울릭세스(Ulixes)라는 사뭇 다른 형태로 둔갑했는데 이게 후기 라틴어에서 Ὀδυσσεύς <i>Odysseús</i>에 해당하는 라틴어형 Odysseus의 영향을 받아 울리세스(Ulysses)라는 형태로도 흔히 쓰이게 된 것이 영어 이름의 어원이다. 영어 발음 전통적으로 둘째 음절에 강세가 오는 [juˈlɪsiːz]이지만 요즘에는 첫째 음절에 강세가 오는 [ˈjuːlᵻsiːz]가 흔히 쓰이며 한글 표기는 강세와 상관없이 둘 다 &#8216;율리시스&#8217;이다. 《율리시스》는 아일랜드의 소설가 제임스 조이스(<small>영어:</small> [ˈʤeɪ̯mz ˈʤɔɪ̯s], 1882년~1941년)가 1922년 발표한 영어 소설 제목으로 잘 알려져 있다. 그러니 탐사선 이름도 영어 발음에 따라 &#8216;율리시스&#8217;라고 부르는 것이 자연스럽다.</p>
<figure id="attachment_107088" aria-describedby="caption-attachment-107088" style="width: 468px" class="wp-caption aligncenter"><img loading="lazy" decoding="async" class="size-full wp-image-107088" src="https://pyogi.kkeutsori.com/wp-content/uploads/2025/12/f0074568_579f6bb3ea7d3.jpg" alt="" width="468" height="600" srcset="https://pyogi.kkeutsori.com/wp-content/uploads/2025/12/f0074568_579f6bb3ea7d3.jpg 468w, https://pyogi.kkeutsori.com/wp-content/uploads/2025/12/f0074568_579f6bb3ea7d3-234x300.jpg 234w" sizes="auto, (max-width: 468px) 100vw, 468px" /><figcaption id="caption-attachment-107088" class="wp-caption-text">제임스 조이스의 소설 《율리시스》 초판 표지(<a href="https://commons.wikimedia.org/wiki/File:JoyceUlysses2.jpg">출처</a>).</figcaption></figure>
<p>이렇듯 우주 탐사에 쓰이는 그리스·로마 신화에서 온 라틴어 어원의 영어 이름은 영어 발음에 따라 한글로 표기하는 것이 좋을 것 같지만 그리 간단한 문제는 아니다. 미국 우주 항공국의 2인승 유인 우주 계획이었던 Gemini 계획, 달을 탐사한 Apollo 계획은 영어 발음이 각각 [ˈʤɛmᵻnaɪ̯], [əˈpɒloʊ̯]로 이에 따라 적으면 &#8216;제미나이&#8217;, &#8216;어폴로&#8217;이지만 《표준국어대사전》에 등재된 표준 표기는 &#8216;제미니&#8217;, &#8216;아폴로&#8217;이다.</p>
<p>게미니(Gemini)는 쌍둥이자리를 뜻하는 라틴어 이름으로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카스토르(Κάστωρ ‎Kástōr)와 폴리데우케스(Πολυδεύκης ‎Poludeúkēs, 라틴어식으로는 Polydeuces)를 이른다. 이들의 라틴어 이름은 카스토르(Castor)와 폴룩스(Pollux)이며 gemini는 라틴어로 단순히 &#8216;쌍둥이&#8217;를 뜻하는 geminus 게미누스의 남성 복수형이다.</p>
<figure id="attachment_107089" aria-describedby="caption-attachment-107089" style="width: 241px" class="wp-caption aligncenter"><img loading="lazy" decoding="async" class="size-full wp-image-107089" src="https://pyogi.kkeutsori.com/wp-content/uploads/2025/12/f0074568_579f6be3b2c8a.png" alt="" width="241" height="240" srcset="https://pyogi.kkeutsori.com/wp-content/uploads/2025/12/f0074568_579f6be3b2c8a.png 241w, https://pyogi.kkeutsori.com/wp-content/uploads/2025/12/f0074568_579f6be3b2c8a-150x150.png 150w" sizes="auto, (max-width: 241px) 100vw, 241px" /><figcaption id="caption-attachment-107089" class="wp-caption-text">제미니 계획 표식(<a href="https://commons.wikimedia.org/wiki/File:GeminiPatch.png">출처</a>).</figcaption></figure>
<p>Gemini를 고전 라틴어 발음을 따르면 &#8216;게미니&#8217;이지만 후기 통속 라틴어가 로망 어군에 속하는 여러 언어로 바뀌면서 i, e 등 전설 모음 앞의 g는 음가가 원래의 [ɡ]에서 [ʤ], [ʒ], [x] 등으로 변했기 때문에 이들 언어의 발음을 따르면 한글 표기가 달라진다. 예를 들어 이탈리아어 Gemini는 [ˈʤɛːmini]로 발음되며 이에 따른 한글 표기는 &#8216;제미니&#8217;이다. 영어는 거기에 대모음 추이로 인한 모음 발음의 변화까지 겹치면서 Gemini의 전통 발음은 [ˈʤɛmᵻnaɪ̯] <small>제미나이</small>가 된 것이다. 대모음 추이는 bite 같은 단어에서 중세 영어의 [iː]가 오늘날의 [aɪ̯]로 변하고 mate 같은 단어에서 [aː]가 [eɪ̯]로 변하는 등 영어의 모음 체계에 일어난 일련의 변화를 말한다.</p>
<p>그런데 실제 영어에서 쓰이는 라틴어 어휘의 발음은 꽤 혼란스럽다. 20세기 중반, 대모음 추이를 겪은 전통 발음이 원래의 라틴어 발음으로부터 상당히 멀어졌다는 것을 인식한 영어권의 라틴어 교육자들은 전통 발음 대신 유럽 대륙에서 흔히 쓰는 이탈리아식 교회 라틴어나 복원된 고전 라틴어 발음을 흉내낸 발음을 가르치기 시작했다. 그래서 같은 라틴어 낱말도 전통 발음, 교회 라틴어식 발음, 고전 라틴어식 발음 등 여러 발음으로 쓰이는 예가 나타났다.</p>
<p>단적으로 원래 라틴어에서 &#8216;젖먹이&#8217;, &#8216;유아&#8217;를 뜻하였고 영어에서 &#8216;졸업생&#8217;, &#8216;동문&#8217;을 뜻하게 된 alumnus (라틴어로는 &#8216;알룸누스&#8217;, 영어 발음은 [əˈlʌmnəs] <small>얼럼너스</small>)의 남성 복수형인 alumni (라틴어로는 &#8216;알룸니&#8217;)는 전통 발음으로 [əˈlʌmnaɪ̯] <small>얼럼나이</small>, 여성 복수형인 alumnae (라틴어로는 &#8216;알룸나이&#8217;)는 전통 발음으로 [əˈlʌmni] <small>얼럼니</small>이지만 고전 라틴어 발음을 흉내낸 발음에서는 정반대로 alumni가 [əˈlʌmni] <small>얼럼니</small>, alumnae가 [əˈlʌmnaɪ̯] <small>얼럼나이</small>이다. 어느 발음 방식을 따르느냐에 따라 남성형과 여성형이 뒤바뀌는 것이다. 여기에 교회 라틴어를 흉내낸 발음에서는 alumni가 [əˈlʌmni] <small>얼럼니</small>, alumnae가 [əˈlʌmneɪ̯] <small>얼럼네이</small>로 발음된다. 그러니 alumnae는 영어 발음이 세 가지나 된다. 오늘날에는 라틴어를 배우는 이가 거의 없기 때문에 어차피 남성형, 여성형을 제대로 구별하는 영어 화자는 찾기 힘들고 쉽게 alum [əˈlʌm] <small>얼럼</small>으로 줄여 쓰거나 심지어 남성 복수형인 alumni를 성과 수에 상관없이 불변형인 것처럼 쓰는 것이 보통이다.</p>
<p>Gemini의 경우 전통 발음인 [ˈʤɛmᵻnaɪ̯] <small>제미나이</small> 외에도 -i를 고전 라틴어나 교회 라틴어식으로 발음한 [ˈʤɛmᵻni] <small>제미니</small>, 심지어 고전 라틴어를 흉내내어 어두 자음도 [ɡ]로 발음하는 [ˈɡɛmᵻni] <small>게미니</small>도 같이 쓰인다. 그러니 &#8216;제미니&#8217;는 전통 발음은 아니지만 영어에서도 가능한 발음을 따른 표기이다. 실제로 제미니 계획을 이를 때는 보통 &#8216;제미니&#8217;라는 발음을 쓴다.</p>
<p>아폴로는 그리스 신화에서 음악과 시, 예언을 주관하는 태양의 신 아폴론(Ἀπόλλων <i>Apóllōn</i>)의 라틴어 이름이다. 어미만 라틴어식으로 바꾸었지 그리스어 형태와 거의 같다. 하지만 &#8216;아폴로&#8217;는 라틴어 이름이라고 인식하고 표기한 것이라기보다는 영어 이름을 따른 관습 표기로 보는 것이 정확할 것이다. 영어의 관습적인 표기에서 무강세 음절의 [ə]로 발음되는 a는 &#8216;아&#8217;로 흔히 적는다. 외래어 표기법에서 영어의 [ə]는 &#8216;어&#8217;로 적으며 어말의 [ə]로 발음되는 -a만 &#8216;아&#8217;로 적는 것이 원칙이지만 아폴로 11호가 달에 착륙한 것은 1969년이니 1986년 외래어 표기법이 고시되기 이전부터 &#8216;아폴로&#8217;로 표기가 굳어졌다. America [əˈmɛɹᵻkə] <small>어메리카</small>를 &#8216;아메리카&#8217;로 적는 것도 마찬가지로 관습적인 표기를 인정한 예이다. 물론 America를 라틴어나 이탈리아어 이름으로 보면 &#8216;아메리카&#8217;로 적는 것이 맞지만 영어에서만 쓰이는 형용사형 American [əˈmɛɹᵻk<i>ə</i>n] <small>어메리컨</small>도 &#8216;아메리칸&#8217;으로 적는 것을 보면 &#8216;아메리카&#8217;와 &#8216;아메리칸&#8217;은 영어 단어를 적은 관습적인 표기가 맞다.</p>
<figure id="attachment_107090" aria-describedby="caption-attachment-107090" style="width: 1192px" class="wp-caption aligncenter"><img loading="lazy" decoding="async" class="size-full wp-image-107090" src="https://pyogi.kkeutsori.com/wp-content/uploads/2025/12/Aldrin_Apollo_11_original.jpg" alt="" width="1192" height="1199" srcset="https://pyogi.kkeutsori.com/wp-content/uploads/2025/12/Aldrin_Apollo_11_original.jpg 1192w, https://pyogi.kkeutsori.com/wp-content/uploads/2025/12/Aldrin_Apollo_11_original-298x300.jpg 298w, https://pyogi.kkeutsori.com/wp-content/uploads/2025/12/Aldrin_Apollo_11_original-1018x1024.jpg 1018w, https://pyogi.kkeutsori.com/wp-content/uploads/2025/12/Aldrin_Apollo_11_original-150x150.jpg 150w, https://pyogi.kkeutsori.com/wp-content/uploads/2025/12/Aldrin_Apollo_11_original-768x773.jpg 768w" sizes="auto, (max-width: 1192px) 100vw, 1192px" /><figcaption id="caption-attachment-107090" class="wp-caption-text">최초로 달에 착륙한 아폴로 11호의 버즈 올드린(Buzz Aldrin)을 달 표면에서 닐 암스트롱(Neil Armstrong)이 찍은 사진(<a href="https://commons.wikimedia.org/wiki/File:Aldrin_Apollo_11_original.jpg">출처</a>).</figcaption></figure>
<p>영어는 광범위한 모음 약화와 대모음 추이로 인해 라틴어에서 온 어휘의 발음이 다른 유럽 언어에서 쓰는 발음과 현저히 차이가 나는 것으로도 모자라 여러가지 다른 발음 방식이 쓰이고 있으니 한글 표기의 기준으로 삼는 것은 보통 까다로운 일이 아니다. 다행히 Juno는 영어 발음에 따라 &#8216;주노&#8217;로 적는데 별다른 어려움이 없지만 우주 탐사에 쓰이는 라틴어에서 온 영어 이름의 표기는 간단한 규칙을 일괄적으로 적용하기가 어렵다.</p>
<p><a href="https://pyogi.kkeutsori.com/2015/06/23/%eb%a1%9c%ec%a0%9c%ed%83%80%ec%99%80-%ed%95%84%eb%a0%88-%ea%b3%a0%eb%8c%80-%ec%9d%b4%ec%a7%91%ed%8a%b8-%ec%a7%80%eb%aa%85%ec%97%90%ec%84%9c-%ec%9d%b4%eb%a6%84%ec%9d%84-%eb%94%b4-%ed%98%9c%ec%84%b1/">지난 글</a>에서 다룬 유럽우주국(ESA)의 탐사 로봇 필레(Philae)의 표기와 비교해보는 것도 흥미롭다. Philae는 이집트의 고대 그리스어식 지명의 라틴어 형태인데 유럽우주국은 공용어가 영어·프랑스어·독일어이며 본부가 프랑스에 있고 관제 센터가 독일에 있다는 것을 고려하여 한글 표기를 프랑스어 발음 [file]와 독일어 발음 [ˈfiːlɛ]를 따른 &#8216;필레&#8217;로 정했다. Philae의 전통 영어 발음은 [ˈfaɪ̯liː] <small>파일리</small>, 교회 라틴어식 발음은 [ˈfiːleɪ̯] <small>필레이</small>인데 유럽우주국 직원들은 영어로 말할 때 후자를 주로 쓰는 것 같다. Philae가 친숙한 이름이 아니라서 전통 영어 발음이 잘 알려져 있지 않기 때문에 프랑스어와 독일어 발음과 비슷한 교회 라틴어식 발음을 쓰는 것이다.</p>
<p>고대 로마의 신들은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신들의 짝퉁 정도로 여겨져 원래의 라틴어 발음을 따른 표기로는 우리에게 별로 친숙하지 않지만 우주 탐사라는 뜻밖의 분야를 통해서 &#8216;주노&#8217;, &#8216;머큐리&#8217; 등 영어식으로 발음한 로마 신들의 이름을 접할 수 있는 것이 재미있다.</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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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부르군디아(부르고뉴/부르군트) 이야기</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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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c:creator><![CDATA[끝소리]]></dc:creator>
		<pubDate>Wed, 13 Jan 2016 22:36:40 +0000</pubDate>
				<category><![CDATA[표기 용례]]></categ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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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CDATA[이보다 더 많은 혼란을 초래해왔으며 지금도 계속 혼란을 초래하는 지명은 대기 어려울 것이다. It would be hard to mention any geographical name which &#8230; has caused, and continues to cause, more confusion. 영국의 정치인이자 역사가인 제임스 브라이스(영어: James Bryce [ˈʤeɪ̯mz ˈbɹaɪ̯s], 1838년~1922년)가 1862년 신성 로마 제국의 역사를 다룬 책을 쓰면서 특별히 단 주 &#8220;On the [&#8230;]]]></description>
										<content:encoded><![CDATA[<p style="font-size:0.9em; color: #5C78C6;">본 글은 원래 발음 관련 웹사이트 Pronouncer에 올렸다가 그림을 추가하여 이글루스에 올렸던 글입니다. 이글루스가 종료되었기에 열람이 가능하도록 이곳으로 옮겼습니다. 날짜는 이글루스 게재 당시의 날짜로 표시합니다.</p>
<blockquote><p>이보다 더 많은 혼란을 초래해왔으며 지금도 계속 혼란을 초래하는 지명은 대기 어려울 것이다.<br />
It would be hard to mention any geographical name which &#8230; has caused, and continues to cause, more confusion.</p></blockquote>
<p>영국의 정치인이자 역사가인 제임스 브라이스(<small>영어:</small> James Bryce [ˈʤeɪ̯mz ˈbɹaɪ̯s], 1838년~1922년)가 1862년 신성 로마 제국의 역사를 다룬 책을 쓰면서 특별히 단 주 &#8220;On the Burgundies (부르군디아들에 관해)&#8221;에 나오는 말이다. 영어로 버건디(Burgundy [ˈbɜː<i>ɹ</i>ɡ<i>ə</i>ndi])로 불리고 프랑스어로 부르고뉴(Bourgogne [buʁɡɔɲ]) 또는 역사 지명에 한정하여 뷔르공디(Burgondie [byʁɡɔ̃di]), 독일어로 부르군트(Burgund [bʊʁˈɡʊnt]), 이탈리아어로 보르고냐(Borgogna [borˈɡoɲɲa]), 네덜란드어로 부르혼디어(Bourgondië [burˈɣɔndijə]) 등으로 불리는 지명을 두고 한 말이다. 본 글에서는 르네상스(<small>프랑스어:</small> Renaissance [ʁənɛsɑ̃s]) 시대까지는 라틴어 이름이자 다른 이름들의 어원인 부르군디아(Burgundia)로 통일하고 근대 이후로는 각각의 경우에 맞게 프랑스어 이름인 부르고뉴와 독일어 이름인 부르군트를 쓰도록 한다.</p>
<p>브라이스의 글은 영국의 역사가 노먼 데이비스(<small>영어:</small> Norman Davies [ˈnɔː<i>ɹ</i>mən ˈdeɪ̯vᵻs], 1939년생)의 2011년작 <i>Vanished Kingdoms: The History of Half-Forgotten Europe</i> (사라진 왕국들: 반쯤 잊혀진 유럽의 역사) 가운데 제3단원 &#8220;Burgundia: Five, Six or Seven Kingdoms (c. 411–1795) (부르군디아: 다섯 혹은 여섯, 일곱 개의 왕국(411년경~1795년))&#8221;에 인용되었다. 이 책은 제1단원에서 5세기에 서고트족(<small>라틴어:</small> Visigothi <small>비시고티</small>)이 지금의 프랑스 남부에 세운 톨로사(<small>라틴어:</small> Tolosa) 왕국으로부터 시작하여 1991년 해체된 마지막 제15단원의 소련까지 역사 속으로 사라져간 유럽의 여러 나라들을 다루었는데 848쪽이나 되는 적지 않은 분량에 난해한 역사 지명과 인명이 홍수처럼 쏟아지는 탓에 조만간 한국어 번역을 접하기는 힘들 듯하다.</p>
<p>브라이스는 &#8220;On the Burgundies&#8221;에서 부르군디아로 불린 적이 있는 나라 또는 행정 단위를 열 개나 열거했는데 데이비스는 이것도 너무 짧은 목록이라며 부르군디아는 최소 열세 개, 최대 열여섯 개가 있었다고 주장한다. 그 역사적 영토만해도 시기에 따라 오늘날의 독일·프랑스·스위스·이탈리아·룩셈부르크·벨기에·네덜란드 등에 걸쳐있었다. <a href="https://pyogi.kkeutsori.com/2015/10/16/%eb%a4%bc%eb%b8%8c%eb%a3%a8%ed%81%ac%ec%9d%98-%ea%b8%b0%ec%9a%a4-%eb%a4%bc%eb%b8%8c%eb%a3%a9%ec%9d%98-%eb%b9%8c%eb%9f%bc-%eb%aa%bd%ea%b3%a8-%ed%99%a9%ec%a0%9c%eb%a5%bc-%eb%a7%8c%eb%82%98%eb%8b%a4/">지난 글</a>에서 중세의 플랑드르 백작령을 다루면서 프랑스와 벨기에, 네덜란드 등 오늘날의 국가 구분에 딱 들어맞지 않는 중세의 고유명사 표기의 어려움에 대해 얘기했는데 부르군디아는 그보다도 심한 셈이다.</p>
<p>오늘날 부르고뉴는 포도주 생산지로 유명한 프랑스의 중동부의 레지옹(<small>프랑스어:</small> région [ʁeʒjɔ̃], 지방 행정 구역 최상위 단위) 이름 정도로만 보통 알고 있다. 그런데 데이비스는 부르군디아에 관한 단원을 엉뚱하게도 발트해 스웨덴 연안의 덴마크령 섬인 &#8216;발트해의 진주&#8217; 보른홀름(덴마크어: Bornholm [b̥ɒnˈhʌlˀm]) 이야기를 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한때 덴마크에 속했던 스칸디나비아 반도의 최남단이 스웨덴에게로 넘어가면서 덴마크령으로 남은 보른홀름섬은 덴마크 본토보다는 스웨덴에 더 가까워졌는데 여담으로 현지 방언인 보른홀름어(덴마크어: Bornholmsk [b̥ɒnˈhʌlˀmsɡ̊] <small>보른홀름스크</small>)는 표준 덴마크어나 스웨덴어와 상당한 차이가 있어 언어학적 관점에서 흥미를 끈다.</p>
<figure id="attachment_107038" aria-describedby="caption-attachment-107038" style="width: 350px" class="wp-caption aligncenter"><img loading="lazy" decoding="async" class="size-full wp-image-107038" src="https://pyogi.kkeutsori.com/wp-content/uploads/2025/12/f0074568_5696bf95db1c9.png" alt="" width="350" height="304" srcset="https://pyogi.kkeutsori.com/wp-content/uploads/2025/12/f0074568_5696bf95db1c9.png 350w, https://pyogi.kkeutsori.com/wp-content/uploads/2025/12/f0074568_5696bf95db1c9-300x261.png 300w" sizes="auto, (max-width: 350px) 100vw, 350px" /><figcaption id="caption-attachment-107038" class="wp-caption-text">보른홀름섬의 위치</figcaption></figure>
<p>보른홀름의 고대 노르드어 이름은 부르군다홀므르(Burgundaholmr)였다. 책에는 *Burgundarholm으로 나왔는데 이는 다른 저자들도 많이 쓰지만 잘못으로 보인다. 주격어미 -r를 생략하더라도 Burgundaholm이어야 한다. 고대 노르드어에서 홀므르(holmr)는 &#8216;작은 섬&#8217;을 뜻한다. 여기서 주격어미 -r만 떨어져나간 현대 덴마크어의 홀름(holm [ˈhʌlˀm])도 같은 뜻이다. 부르군다(Burgunda)는 &#8216;부르군트족 사람&#8217;을 뜻하는 부르군드르(Burgundr)의 복수 속격형으로 부르군다홀므르는 &#8216;부르군트족 사람들의 작은 섬&#8217;, 즉 &#8216;부르군트족의 섬&#8217;을 뜻하는 셈이다. 종족을 가리킬 때는 복수 주격형인 부르군다르(Burgundar)를 쓰는데 *Burgundarholm으로 쓰는 이들은 이 때문에 헷갈린 듯하다.</p>
<p>참고로 《표준국어대사전》에서 쓰는 용어인 &#8216;부르군트족&#8217;은 지명인 부르군디아의 독일어 형태인 부르군트에 족(族)을 붙인 것이다. 부족 이름인 부르군트족은 독일어로 부르군더(Burgunder [bʊʁˈɡʊndɐ])라고 한다. 프랑스어로는 뷔르공드(Burgondes [byʁɡɔ̃d]), 라틴어로는 부르군디이(Burgundii) 또는 부르군디오네스(Burgundiones), 영어로는 버건즈(Burgunds [ˈbɜː<i>ɹ</i>ɡ<i>ə</i>ndz]) 또는 버건디언스(Burgundians [bə⟮ɜː⟯<i>ɹ</i>ˈɡʌndiənz])라고 한다. 모두 부르군드(Burgund)와 비슷한 어근 또는 거기서 파생된 형용사형에 복수 어미를 붙인 형태이다. 독일이 생기기 훨씬 전에 유럽 전역을 떠돈 부족이라 특별히 독일어 형태를 쓸 이유가 없으니 그냥 &#8216;부르군드족&#8217;이라고 했으면 더 나았을 것이다.</p>
<p>어쨌든 부르군디아라는 지명은 부르군트족에서 이름을 딴 것이다. 이들은 로마 제국을 위협한 게르만 부족 가운데 하나로 자세한 여정은 파악하기 힘들지만 스칸디나비아에서 남하하여 오늘날의 폴란드를 거친 것으로 추정된다. 그들이 발트해를 건너면서 보른홀름섬에 잠시라도 머물렀기 때문에 &#8216;부르군트족의 섬&#8217;이라는 이름이 붙여졌을 것이다. 부르군트족의 언어인 부르군트어는 역시 북유럽 출신인 고트족의 언어 고트어처럼 동게르만어군에 속했던 것으로 추정되지만 자료가 부족해 확실하지는 않다. 이들이 쓴 이름들을 봐서는 게르만어계 언어인 것만은 확실하다. 부르군트족의 지도자 이름에 흔히 등장하는 gund-는 &#8216;싸움, 전투&#8217;를 뜻하는 게르만어계 어근이며 이를테면 군도바드(Gundobad, <small>라틴어:</small> Gundobadus 군도바두스)는 &#8216;싸움에서 용감한&#8217;, 군도마르(Gundomar, <small>라틴어:</small> Gundomarus <small>군도마루스</small>)는 &#8216;싸움으로 이름난&#8217;으로 해석할 수 있다(참고로 본 글에서는 부르군트족 인명의 표기는 라틴어에서 격어미 -us 등을 뗀 형태를 기준으로 한다).</p>
<p>데이비스가 열거한 열다섯 개의 부르군디아는 다음과 같다.</p>
<ol>
<li>410년~436년: 군다하르의 부르군디아 제1왕국</li>
<li>451년~534년: 군디오크의 부르군디아 제2왕국</li>
<li>590년경~734년: 프랑크 왕국의 부르군디아 제3왕국</li>
<li>843년~1384년: 프랑스의 부르군디아 공작령</li>
<li>879년~933년: 저지 부르군디아 왕국</li>
<li>888년~933년: 고지 부르군디아 왕국</li>
<li>933년~1032년: 두 부르군디아의 연합왕국(아를 왕국)</li>
<li>1000년경~1678년: 부르군디아 궁정백작령/자유백작령(프랑슈콩테)</li>
<li>1032년~?: 신성 로마 제국의 부르군디아 왕국</li>
<li>1127년~1218년: 신성 로마 제국의 소(小)부르군디아 공작령</li>
<li>1127년~: 신성 로마 제국의 부르군디아 방백령</li>
<li>1384년~1477년: 부르군디아 결합국</li>
<li>1477년~1791년: 프랑스의 부르고뉴주</li>
<li>1548년~1795년: 신성 로마 제국의 부르군트 제국권</li>
<li>1982년~: 프랑스의 부르고뉴 레지옹</li>
</ol>
<p>데이비스가 쓴 단원의 내용을 간추려 부르군디아의 복잡한 역사를 소개한다.</p>
<h2>군다하르의 부르군디아 제1왕국(410년~436년)</h2>
<p>역사에 최초로 등장하는 부르군디아는 군다하르(Gundahar, <small>라틴어:</small> Gundaharius <small>군다하리우스</small> 또는 Gundicharius <small>군디카리우스</small> 또는 Guntharius <small>군타리우스</small>, <small>독일어:</small> Gundahar [ˈɡʊndahaʁ] <small>군다하르</small> 또는 Gundikar [ˈɡʊndikaʁ] <small>군디카르</small>, <small>프랑스어:</small> Gondicaire [ɡɔ̃dikɛʁ] <small>공디케르</small> 또는 Gonthaire [ɡɔ̃tɛʁ] <small>공테르</small> 또는 Gonthier [ɡɔ̃tje] <small>공티에</small>)라는 부르군트족 지도자가 410년 라인강 중류의 서쪽 유역에 세운 왕국이다. 수도는 옛 켈트족(<small>라틴어:</small> Celtae <small>켈타이</small>) 정착촌이었던 보르베토마구스(<small>라틴어:</small> Borbetomagus, 오늘날의 독일 남서부 보름스 <small>독일어:</small> Worms [ˈvɔʁms])로 삼았으며 영토는 남쪽으로 노비오마구스(<small>라틴어:</small> Noviomagus, 오늘날의 독일 남서부 슈파이어 <small>독일어:</small> Speyer [ˈʃpaɪ̯ɐ])와 아르겐토라툼(<small>라틴어:</small> Argentoratum, 오늘날의 프랑스 동북부 스트라스부르 <small>프랑스어:</small> Strasbourg [stʁasbuʁ])까지 뻗었다.</p>
<figure id="attachment_107039" aria-describedby="caption-attachment-107039" style="width: 600px" class="wp-caption aligncenter"><img loading="lazy" decoding="async" class="size-full wp-image-107039" src="https://pyogi.kkeutsori.com/wp-content/uploads/2025/12/f0074568_5696be8ca85e6.png" alt="" width="600" height="450" srcset="https://pyogi.kkeutsori.com/wp-content/uploads/2025/12/f0074568_5696be8ca85e6.png 600w, https://pyogi.kkeutsori.com/wp-content/uploads/2025/12/f0074568_5696be8ca85e6-300x225.png 300w" sizes="auto, (max-width: 600px) 100vw, 600px" /><figcaption id="caption-attachment-107039" class="wp-caption-text">부르군디아 제1왕국(410년~436년)과 제2왕국(451년~534년)의 위치</figcaption></figure>
<p>그 당시 이 지역은 로마 제국의 갈리아(<small>라틴어:</small> Gallia)주의 일부였다. 갈리아주는 오늘날의 독일의 라인강 서쪽 부분을 비롯하여 프랑스, 벨기에, 룩셈부르크와 스위스 대부분, 네덜란드 일부 등에 해당했으며 원래 켈트족의 땅이었는데 4세기 무렵 시작된 민족의 대이동으로 부르군트족을 비롯한 게르만 부족들이 들어와 갈리아인, 즉 로마화한 켈트족 사이에 살고 있었다.</p>
<p>군다하르는 알란족(<small>라틴어:</small> Alani <small>알라니</small>)의 지도자 고아르(Goar, <small>라틴어:</small> Goarus <small>고아루스</small>)와 함께 현지의 갈리아인 원로원 의원 요비누스(<small>라틴어:</small> Jovinus)가 로마에 반기를 들고 모군티아쿰(<small>라틴어:</small> Moguntiacum, 오늘날의 독일 남서부 마인츠 <small>독일어:</small> Mainz [ˈmaɪ̯nʦ])에서 자칭 로마 황제로 옹립되는 것을 도왔다. 이 대가로 요비누스는 부르군트족을 로마의 동맹자(<small>라틴어:</small> Foederatus <small>포이데라투스</small>)로 선포하였으며 군다하르는 명목상 로마 제국이 다스리는 땅에 부르군트족의 왕국을 세울 수 있었다.</p>
<p>그러나 군다하르와 고아르가 세운 꼭두각시 황제 요비누스는 2년 만에 죽임을 당했고 평정을 되찾은 로마 조정은 군다하르도 제거하려고 뜻을 굳혔다. 그래서 부르군디아 제1왕국도 20여년 밖에 더 버티지 못했다. 436년 로마의 플라비우스 아에티우스(<small>라틴어:</small> Flavius Aëtius) 장군이 이이제이(以夷制夷)를 목표로 아틸라(<small>라틴어:</small> Attila)가 이끄는 훈족(<small>라틴어:</small> Hunni <small>훈니</small>)을 불러들여 부르군디아 왕국을 멸망시키게 한 것이다.</p>
<p>부르군트족 2만 명이 죽임을 당했다고 전하는 이 사건은 전설을 넘어 게르만족 신화의 영역으로 들어갔다. 군다하르는 북유럽 신화의 《볼숭그르 일족의 사가(고대 노르드어: Vǫlsunga saga <small>불숭가 사가</small>)》에서는 군나르(고대 노르드어: Gunnarr)로, 독일의 《니벨룽의 노래(<small>독일어:</small> Nibelungenlied [ˈniːbəlʊŋənˌliːt] <small>니벨룽겐리트</small>)》에는 군터(<small>독일어:</small> Gunter [ˈɡʊntɐ])로 등장한다.</p>
<h2>군디오크의 부르군디아 제2왕국(451년~534년)</h2>
<p>제1왕국의 멸망 후 살아남은 부르군트족의 일부는 훈족 밑에, 일부는 로마 밑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부르군디아 제1왕국을 멸망시킬 때에는 같은 편이었던 로마와 훈족은 451년의 카탈라우눔(<small>라틴어:</small> Catalaunum) 평원 전투에서 서로 맞붙었는데 이때 양 진영에 부르군트족 병사들이 있었을 것이다. 이 전투에서 로마군을 작전상 승리로 이끈 아에티우스는 군디오크(Gundioch, <small>라틴어:</small> Gundiochus <small>군디오쿠스</small> 또는 Gundevechus <small>군데베쿠스</small>, <small>독일어:</small> Gundioch [ˈɡʊndi̯ɔx] <small>군디오흐</small> 또는 Gundowech [ˈɡʊndovɛç] <small>군도베히</small>, <small>프랑스어:</small> Gondioc [ɡɔ̃djɔk] <small>공디오크</small>)라는 로마 진영의 부르군트족 지도자에게 알프스 지방의 사파우디아(<small>라틴어:</small> Sapaudia 또는 Sabaudia <small>사바우디아</small>)라는 곳에 왕국을 세우는 것을 허락했다(아마도 부르군트족이 이미 이 지역으로 터전을 옮긴 후였을 것이다). 사파우디아는 훗날 프랑스어로 사부아(Savoie [savwa]), 이탈리아어로 사보이아(Savoia [saˈvɔja])로 알려지게 되는 지명의 어원이다. 이것이 제2 부르군디아이다.</p>
<figure id="attachment_107040" aria-describedby="caption-attachment-107040" style="width: 512px" class="wp-caption aligncenter"><img loading="lazy" decoding="async" class="size-full wp-image-107040" src="https://pyogi.kkeutsori.com/wp-content/uploads/2025/12/f0074568_5696c8d09680f.png" alt="" width="512" height="522" srcset="https://pyogi.kkeutsori.com/wp-content/uploads/2025/12/f0074568_5696c8d09680f.png 512w, https://pyogi.kkeutsori.com/wp-content/uploads/2025/12/f0074568_5696c8d09680f-294x300.png 294w" sizes="auto, (max-width: 512px) 100vw, 512px" /><figcaption id="caption-attachment-107040" class="wp-caption-text">부르군디아 제2왕국(<a href="https://commons.wikimedia.org/wiki/File:Map_Burgundian_Kingdom_EN.png">출처</a>)</figcaption></figure>
<p>게나바(<small>라틴어:</small> Genava, 오늘날의 스위스 서부 제네바 <small>프랑스어:</small> Genève [ʒənɛv] <small>주네브</small>)를 중심으로 출발한 부르군디아 제2왕국은 곧 아루스강(Arus, 오늘날의 손강 <small>프랑스어:</small> Saône [son])과 로다누스강(Rhodanus, 오늘날의 론강 <small>프랑스어:</small> Rhône [ʁon])이 만나는 지역에 눈독을 들였다. 그리하여 10년 이내에 루그두눔(<small>라틴어:</small> Lugdunum, 오늘날의 프랑스 남부 리옹 <small>프랑스어:</small> Lyon [ljɔ̃]), 디비오(<small>라틴어:</small> Divio, 오늘날의 프랑스 남부 디종 Dijon [diʒɔ̃]), 베손티오(<small>라틴어:</small> Vesontio, 오늘날의 프랑스 남부 브장송 Besançon [bəzɑ̃sɔ̃]) 등이 왕국의 영토가 되었다.</p>
<p>부르군디아 제2왕국은 5대를 이어갔으나 내부 분열로 약해지고 6세기초 계속된 전쟁 끝에 제5대 군도마르(Gundomar, <small>라틴어:</small> Gundomarus <small>군도마루스</small> 또는 Gundimarus <small>군디마루스</small> 또는 Godomarus <small>고도마루스</small>, <small>독일어:</small> Godomar [ˈɡoːdomaʁ] <small>고도마르</small>, <small>프랑스어:</small> Gondemar [ɡɔ̃dəmaʁ] <small>공드마르</small>)왕 때인 534년 갈리아 대부분을 장악한 프랑크 왕국에 패배하여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p>
<h2>프랑크 왕국의 부르군디아 제3왕국(590년~734년)</h2>
<p>프랑크족(<small>라틴어:</small> Franci <small>프랑키</small>, <small>프랑스어:</small> Francs [fʁɑ̃] <small>프랑</small>, <small>독일어:</small> Franken [ˈfʁaŋkn̩] <small>프랑켄</small>, <small>네덜란드어:</small> Franken [ˈfraŋkə<i>n</i>] <small>프랑컨</small>)은 라인강 중하류에서 처음 역사에 등장한 서게르만의 일파이다. 클로비스(<small>프랑스어:</small> Clovis [klɔvis], <small>라틴어:</small> Chlodovechus <small>클로도베쿠스</small>, <small>독일어:</small> Chlodwig [ˈkloːtvɪç] <small>클로트비히</small>, <small>네덜란드어:</small> Clovis [ˈkloːvɪs] <small>클로비스</small>, 재위 481년~511년)라는 지도자가 최초로 모든 프랑크족의 소왕국들을 통일하여 파리시우스(<small>라틴어:</small> Parisius, 오늘날의 프랑스 북부 파리 <small>프랑스어:</small> Paris [paʁi])를 수도로 하는 프랑크 왕국을 세우고 메로빙거(<small>독일어:</small> Merowinger [ˈmeːʁovɪŋɐ], <small>라틴어:</small> Merovingi <small>메로빙기</small>, <small>프랑스어:</small> Mérovingiens [meʁɔvɛ̃ʒjɛ̃] <small>메로뱅지앵</small>, <small>네덜란드어:</small> Merovingen [meˈroːvɪŋə<i>n</i>] <small>메로빙언</small>) 왕조의 창시자가 되었다. 클로비스는 부르군디아 제2왕국의 왕녀 클로틸드(<small>프랑스어:</small> Clotilde [klɔtild], <small>라틴어:</small> Clotildis <small>클로틸디스</small>, <small>독일어:</small> Clothilde [kloˈtɪldə] <small>클로틸데</small>, <small>네덜란드어:</small> Clothilde [kloˈtɪldə] <small>클로틸더</small>)를 둘째 아내로 맞았는데 클로틸드는 남편을 설득시켜 가톨릭교로 개종하게 하였다. 이때까지만해도 프랑크족과 서고트족을 비롯한 갈리아 지역의 게르만족 대부분은 325년의 제1차 니케아(<small>라틴어:</small> Nicaea <small>니카이아</small>, 오늘날의 튀르키예 서북부 이즈니크 튀르키예어: İznik [ˈiznik]) 공의회에서 이단으로 선포된 아리우스(<small>라틴어:</small> Arius, 336년 사망)의 가르침을 따른 아리우스파(<small>라틴어:</small> Ariani) 기독교를 따르고 있었기 때문에 클로비스의 개종은 후에 가톨릭교가 서유럽을 지배하는 계기가 된 역사적으로 중요한 사건이다. 부르군디아 궁정에도 아리우스파가 많았지만 클로틸드는 가톨릭교인으로 자라났다.</p>
<p>클로틸드는 클로비스가 죽은 후에도 아들들을 부추겨 부르군디아 제2왕국을 멸망시키는데 큰 역할을 했다. 부르군디아의 왕이었던 클로틸드의 아버지 킬페리크(Chilperic, <small>라틴어:</small> Chilpericus <small>킬페리쿠스</small>, <small>독일어:</small> Chilperich [ˈçɪlpəʁɪç] <small>힐페리히</small>, <small>프랑스어:</small> Chilpéric [ʃilpeʁik] <small>실페리크</small>)는 공동 왕이었던 동생 군도바드(Gundobad, <small>라틴어:</small> Gundobadus <small>군도바두스</small>, <small>독일어:</small> Gundobad [ˈɡʊndobat] <small>군도바트</small>, <small>프랑스어:</small> Gondebaud [ɡɔ̃dbo] <small>공드보</small>)에게 죽임을 당했기 때문에 클로틸드는 아들들을 통해 이 원한를 갚으려 한 것이다.</p>
<p>프랑크족은 원래 서게르만어계 언어인 프랑크어를 썼지만 문자 생활은 보통 당시의 국제어인 라틴어로 했기 때문에 기록상으로는 별로 남아있지 않다. 따라서 프랑크어는 표준화되지 않았다. 북해 인근의 저지대에서 쓴 프랑크어 방언은 후에 네덜란드어의 뿌리가 되며 라인강 유역의 프랑크어 방언들은 오늘날에는 국경에 따라 독일어의 방언이나 네덜란드어의 방언으로 간주되는 여러 방언들의 뿌리가 된다. 이 가운데 룩셈부르크에서 쓰이는 방언은 20세기에야 뒤늦게 룩셈부르크어로 표준화되어 1984년 프랑스어와 독일어와 함께 공용어의 지휘를 획득한다. 표준 독일어는 오늘날의 독일 중부 지역의 비(非)프랑크어계 고지 독일어 방언들이 원 토대가 되었지만 이웃하는 프랑크어계 방언들의 영향도 꽤 받았다.</p>
<p>한편 수도 파리를 비롯한 서쪽의 프랑크족은 프랑크어를 잊고 갈리아 지방의 통속 라틴어를 쓰게 되는데 이는 고대 프랑스어로 이어진다. 그래서 프랑스어는 어휘나 문법, 발음에서 프랑크어의 영향을 많이 받았는데 이 때문에 같은 라틴어에서 나왔으면서도 이탈리아어나 에스파냐어 같은 다른 로망어와 상당한 차이가 있다. 《표준국어대사전》에 표제어로 실린 프랑크 왕국과 관련된 이름들은 메로빙거, 카롤링거처럼 독일어 형태나 클로비스, 샤를마뉴처럼 프랑스어 형태를 쓴 것이 대부분이다. 본 글에서는 이를 굳이 통일하지 않고 잘 알려진 형태를 따른다.</p>
<p>프랑크 왕국의 지배하에서도 부르군디아라는 영토 단위는 보존되었으며 메로빙거 왕들은 스스로 프랑키아와 부르군디아(<small>라틴어:</small> Francia et Burgundia)의 왕 또는 네우스트리아와 부르군디아(<small>라틴어:</small> Neustria et Burgundia)의 왕으로 칭하고는 했다. 프랑키아는 프랑크족의 땅을 뜻하는 라틴어 이름으로 프랑스(<small>프랑스어:</small> France [fʁɑ̃s])의 어원이며 네우스트리아는 파리를 중심으로 한 프랑크 왕국 북서부의 옛 이름이다.</p>
<p>클로비스의 손자 중 한 명인 군트람(<small>독일어:</small> Guntram [ˈɡʊntʁam], <small>라틴어:</small> Gontranus <small>곤트라누스</small> 또는 Gunthramnus <small>군트람누스</small> 또는 Gunthchramnus <small>군트크람누스</small>, <small>프랑스어:</small> Gontran [ɡɔ̃tʁɑ̃] <small>공트랑</small>, <small>네덜란드어:</small> Gunthram [ˈɣʏntrɑm] <small>휜트람</small>, 재위 561년~592년)은 프랑크 왕국 가운데 부르군디아 지역을 물려받고 왕이 되어 부르군디아 왕국(<small>라틴어:</small> Regnum Burgundiae <small>레그눔 부르군디아이</small>), 즉 부르군디아 제3왕국을 세웠다. 당시 프랑크 왕국에서는 왕이 죽으면 나라를 여러 아들들에게 나누어주는 분할 상속이 시행되었기 때문에 군트람은 왕국의 일부만 다스리게 된 것이다. 그렇다고 프랑크 왕국이 사라진 것은 아니고 프랑크 왕국이라는 큰 테두리 속에 여러 왕들이 각자의 영토를 다스리는 형태였다. 군트람의 부르군디아 왕국은 전성기인 587년에는 보르도(<small>프랑스어:</small> Bordeaux [bɔʁdo], 오늘날의 프랑스 서남부), 렌(<small>프랑스어:</small> Rennes [ʁɛn], 오늘날의 프랑스 서북부), 파리를 포함한 갈리아 대부분을 지배하기도 했다.</p>
<figure id="attachment_107041" aria-describedby="caption-attachment-107041" style="width: 589px" class="wp-caption aligncenter"><img loading="lazy" decoding="async" class="size-full wp-image-107041" src="https://pyogi.kkeutsori.com/wp-content/uploads/2025/12/f0074568_5696c93c5e265.png" alt="" width="589" height="600" srcset="https://pyogi.kkeutsori.com/wp-content/uploads/2025/12/f0074568_5696c93c5e265.png 589w, https://pyogi.kkeutsori.com/wp-content/uploads/2025/12/f0074568_5696c93c5e265-295x300.png 295w" sizes="auto, (max-width: 589px) 100vw, 589px" /><figcaption id="caption-attachment-107041" class="wp-caption-text">프랑크 왕국 내의 부르군디아 왕국(<a href="https://commons.wikimedia.org/wiki/File:Map_Burgundian_Kingdom_2_EN.png">출처</a>)</figcaption></figure>
<p>그러나 8세기 초 프랑크 왕국의 궁재이자 실질적인 지배자였던 샤를 마르텔(<small>프랑스어:</small> Charles Martel [ʃaʁl maʁtɛl], <small>라틴어:</small> Carolus Martellus <small>카롤루스 마르텔루스</small>, <small>독일어:</small> Karl Martell [ˈkaʁl maʁˈtɛl] <small>카를 마르텔</small>, <small>네덜란드어:</small> Karel Martel [ˈkaːrəl mɑrˈtɛl] <small>카럴 마르텔</small>, 741년 사망)이 프랑크 왕국을 다시 통일하면서 부르군디아 제3왕국은 사라진다.</p>
<h2>서프랑크 왕국/프랑스의 부르군디아 공작령(843년~1384년)</h2>
<p>샤를 마르텔의 손자 샤를마뉴(<small>프랑스어:</small> Charlemagne [ʃaʁləmaɲ] <small>샤를르마뉴</small>, <small>라틴어:</small> Carolus Magnus <small>카롤루스 마그누스(=위대한 카롤루스)</small>, <small>독일어:</small> Karl der Große [ˈkaʁl deːɐ̯ ˈɡʁoːsə] <small>카를 데어 그로세(=위대한 카를)</small>, <small>네덜란드어:</small> Karel de Grote [ˈkaːrəl də ˈɣroːtə] <small>카럴 더 흐로터(=위대한 카럴)</small>, <small>이탈리아어:</small> Carlo Magno [ˈkarlo ˈmaɲɲo] <small>카를로 마뇨(=위대한 카를로)</small>, 814년 사망)는 프랑크 왕국의 최전성기를 이끌고 로마 교황에 의해 로마 황제의 칭호를 부여받았다. 샤를마뉴가 속한 왕조는 샤를 마르텔(카롤루스 마르텔루스)의 후손들이라 해서 카롤링거(<small>독일어:</small> Karolinger [ˈkaːʁolɪŋɐ], <small>라틴어:</small> Carolingi <small>카롤링기</small>, <small>프랑스어:</small> Carolingiens [kaʁɔlɛ̃ʒjɛ̃] <small>카롤랭지앵</small>, <small>네덜란드어:</small> Karolingen [kaˈroːlɪŋə<i>n</i>] <small>카롤링언</small>, <small>이탈리아어:</small> carolingi [karoˈlinʤi] <small>카롤린지</small>) 왕조라고 한다.</p>
<p>샤를마뉴가 이룩한 제국은 843년에 이르러 그의 세 손자들이 물려받으면서 서프랑크 왕국·중프랑크 왕국·동프랑크 왕국으로 나누어졌다. 서프랑크 왕국은 오늘날의 프랑스로 이어지고 동프랑크 왕국은 독일로 이어졌는데 오늘날 중프랑크 왕국의 영토를 온전히 간직한 나라는 없다. 그래서 후대의 관점에서는 중프랑크 왕국이 상대적으로 중요성이 떨어진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이를 차지한 이는 샤를마뉴의 세 손자들 가운데 장남이자 황제의 자리를 물려받은 로타르(<small>독일어:</small> Lothar [ˈloːtaʁ], <small>라틴어:</small> Lotharius <small>로타리우스</small>, <small>프랑스어:</small> Lothaire [lɔtɛʁ] <small>로테르</small>, <small>네덜란드어:</small> Lotharius [loˈtaːrijʏ⟮ə⟯s] <small>로타리위스</small>, <small>이탈리아어:</small> Lotario [loˈtaːrjo] <small>로타리오</small>, 795년~855년)였다.</p>
<p>중프랑크 왕국은 로타르의 사후 다시 셋으로 나누어졌다. 북해에서 메스(<small>프랑스어:</small> Metz [mɛs], 오늘날의 프랑스 동북부)까지 이르는 북쪽 부분은 로타르의 이름을 따서 로타링기아(<small>라틴어:</small> Lotharingia, <small>프랑스어:</small> Lotharingie [lɔtaʁɛ̃ʒi] <small>로타랭지</small>, <small>독일어:</small> Lothringen [ˈloːtʁɪŋən] <small>로트링겐</small>, <small>네덜란드어:</small> Lotharingen [ˈloːtarɪŋə<i>n</i>] <small>로타링언</small>)라고 불렀는데 이 이름이 변하여 오늘날의 로렌(<small>프랑스어:</small> Lorraine [lɔʁɛn], 오늘날의 프랑스 동북부)이 된다. 또 중프랑크 왕국의 남쪽 부분은 이탈리아 반도를 따라 남쪽으로 로마까지 내려갔다. 나머지 가운데 부분은 대략 부르군디아와 프로방스(<small>프랑스어:</small> Provence [pʁɔvɑ̃s], <small>라틴어:</small> Provincia <small>프로빙키아</small>, 오늘날의 프랑스 동남부)에 해당되었다.</p>
<figure id="attachment_107042" aria-describedby="caption-attachment-107042" style="width: 587px" class="wp-caption aligncenter"><img loading="lazy" decoding="async" class="size-full wp-image-107042" src="https://pyogi.kkeutsori.com/wp-content/uploads/2025/12/f0074568_5696c9d8089a4.png" alt="" width="587" height="600" srcset="https://pyogi.kkeutsori.com/wp-content/uploads/2025/12/f0074568_5696c9d8089a4.png 587w, https://pyogi.kkeutsori.com/wp-content/uploads/2025/12/f0074568_5696c9d8089a4-294x300.png 294w" sizes="auto, (max-width: 587px) 100vw, 587px" /><figcaption id="caption-attachment-107042" class="wp-caption-text">9~10세기의 부르군디아. 서북부가 서프랑크 왕국의 부르군디아 공작령, 동북부가 고지 부르군디아, 남부가 저지 부르군디아(<a href="https://commons.wikimedia.org/wiki/File:Karte_Hoch_und_Niederburgund_EN.png">출처</a>)</figcaption></figure>
<p>옛 부르군디아 왕국의 땅은 대부분 로타르의 중프랑크 왕국에 들어갔으나 약 8분의 1 정도인 북서쪽의 손강 상류 일대가 서프랑크 왕국에 들어갔다. 이 지역에는 군트람 시대에 중심지였던 샬롱(<small>프랑스어:</small> Chalon [ʃalɔ̃], 오늘날의 프랑스 동부)이 포함되었으며 이탈리아로 들어가는 길목에 있는 전략적으로 중요한 지역이었다. 처음에는 서프랑크 왕국의 옛 부르군디아 땅에 특별한 지위가 없었으나 880년대에 서프랑크 왕국의 행정 구역 개편으로 부르군디아는 공작령이 되었다. 이게 서프랑크 왕국(후에 프랑스)의 부르군디아 공작령의 시초이다. 오툉(<small>프랑스어:</small> Autun [otœ̃], 오늘날의 프랑스 동부) 백작 출신인 판관공 리샤르(<small>프랑스어:</small> Richard le Justicier [ʁiʃaʁ lə ʒystisje] <small>리샤르 르 쥐스티시에</small>, <small>라틴어:</small> Richardus Justitiarius <small>리카르두스 유스티티아리우스</small>, <small>이탈리아어:</small> Riccardo il Giustiziere [rikˈkardo il ʤustitˈʦjɛːre] <small>리카르도 일 주스티치에레</small>, <small>독일어:</small> Richard der Gerichtsherr [ˈʁɪçaʁt deːɐ̯ ɡəˈʁɪçʦhɛʁ] <small>리하르트 데어 게리히츠헤어</small>, 850년경~921년)는 이 지역의 변경공으로 봉해졌고 나중에는 공작으로 승격되었다. 그 후 리샤르의 후손들이 계속 부르군디아 공작으로 있다가 1004년에 프랑스 왕이 공작령의 직접 지배권을 차지했으며 그 후로는 봉토로 주어지거나 프랑스 왕이 직접 부르군디아 공작위를 맡았다. 편의상 카롤링거 왕조 대신 카페(<small>프랑스어:</small> Capet [kapɛ]) 왕조가 다스리기 시작한 987년부터 서프랑크 왕국 대신 프랑스라고 부르기로 한다.</p>
<p>지체가 있었지만 부르군디아 공작령의 행정 중심지는 결국 디종이 되었다. 부르군디아 공작령은 클뤼니(<small>프랑스어:</small> Cluny [klyni]), 시토(<small>프랑스어:</small> Cîteaux [sito]) 등의 수도원으로도 유명한데 부르군디아 공작령의 수도사들은 고장 특산품인 포도주 생산을 부흥시키기도 했다.</p>
<p>시대에 따라 부르군디아 공작령은 실질적인 독립국처럼 행동했다 하여 부르군디아 공국이라고도 하는데 후에 프랑스 왕의 지배 밑에 들어갔을 때에도 공작령은 존속되었으므로 본 글에서는 구별하지 않고 공작령으로 통일해서 쓴다. 유럽 언어에서는 공국과 공작령의 구별이 없어 예를 들어 라틴어에서는 둘 다 두카투스(ducatus)라고 부른다.</p>
<h2>저지 부르군디아 왕국(879년~933년)과 고지 부르군디아 왕국(888년~933년)</h2>
<p>한편 중프랑크 왕국에 들어간 옛 부르군디아 왕국 땅 가운데 리옹과 비엔(<small>프랑스어:</small> Vienne [vjɛn], <small>라틴어:</small> Vienna <small>비엔나</small>, 오늘날의 프랑스 동남부)을 포함한 남쪽과 남서쪽 부분은 프로방스 왕국(<small>라틴어:</small> Regnum Provinciae <small>레그눔 프로빙키아이</small>)에 합쳐졌다. 그래서 이를 저지 부르군디아(<small>라틴어:</small> Burgundia Inferior <small>부르군디아 인페리오르</small>) 왕국이라고도 한다. 문화적으로 부르군디아와 프로방스가 반반이었으며 프랑코프로방스어(<small>프랑스어:</small> francoprovençal [fʁɑ̃kopʁɔvɑ̃sal] <small>프랑코프로방살</small>, <small>이탈리아어:</small> francoprovenzale [fraŋkoprovenˈʦaːle] <small>프랑코프로벤찰레</small>)라는 독특한 언어가 탄생하는 배경이 된다. 프랑스어와 프로방스어의 특징을 둘 다 간직하고 있지만 프랑스어 방언도 아니고 프로방스어 방언도 아니라고 해서 붙여진 이름인데 프랑스어와 프로방스어가 혼합된 언어라는 잘못된 인상을 심어줄 수 있으므로 오늘날에는 아르피타니아어(<small>프랑스어:</small> arpitan [aʁpitɑ̃] <small>아르피탕</small>, <small>이탈리아어:</small> arpitano [arpiˈtaːno] <small>아르피타노</small>)라는 이름이 힘을 얻고 있다.</p>
<p>행정 중심지는 아렐라테(<small>라틴어:</small> Arelate, 오늘날의 프랑스 남부 아를 <small>프랑스어:</small> Arles [aʁl])이었다. 판관공 리샤르의 형인 보종(<small>프랑스어:</small> Boson [bo⟮ɔ⟯zɔ̃], <small>라틴어:</small> Boso <small>보소</small>, <small>이탈리아어:</small> Bosone [boˈzoːne] <small>보소네</small>, <small>독일어:</small> Boso [boːzo] <small>보조</small>, 재위 879년~887년) 백작이 18개월만에 서프랑크 왕국의 왕 두 명이 죽은 혼란기에 현지 주교들과 귀족들을 설득하여 스스로 왕으로 선출된 것이 왕국이 세워진 배경이었다. 저지 부르군디아 왕국의 영토에는 번영하는 론강 유역의 무역 지대, 또 대륙 내부와 지중해의 주요 출입구가 포함되었다.</p>
<p>얼마 안 가서 옛 부르군디아 왕국 땅의 북동쪽 부분도 왕국이 되었는데 고지 부르군디아(<small>라틴어:</small> Burgundia Superior <small>부르군디아 수페리오르</small>) 왕국이라고 부른다. 거기서는 오세르(<small>프랑스어:</small> Auxerre [ɔ⟮o⟯sɛʁ], 오늘날의 프랑스 중북부) 백작의 아들 로돌프(<small>프랑스어:</small> Rodolphe [ʁɔdɔlf], <small>라틴어:</small> Rudolphus <small>루돌푸스</small>, <small>독일어:</small> Rudolf [ˈʁuːdɔlf] <small>루돌프</small>, <small>이탈리아어:</small> Rodolfo [roˈdɔ⟮o⟯lfo] <small>로돌포</small>, 859~912년)가 본거지인 아가우눔(<small>라틴어:</small> Agaunum, <small>프랑스어:</small> Agaune [aɡon] <small>아곤</small>, 오늘날의 스위스 서남부 생모리스 프랑스어: Saint-Maurice [sɛ̃-mɔ⟮o⟯ʁis])에서 &#8216;부르군디아의 왕&#8217;으로 선출되었다.</p>
<p>고지 부르군디아 왕국의 행정 중심지는 생모리스였고 강역은 오늘날의 스위스 발레(<small>프랑스어:</small> Valais [valɛ])주, 보(<small>프랑스어:</small> Vaud [vo])주, 뇌샤텔(<small>프랑스어:</small> Neuchâtel [nøʃɑtɛl]), 제네바, 프랑스와 이탈리아에 걸친 사부아/사보이아 지방, 프랑스 남동부의 도피네(<small>프랑스어:</small> Dauphiné [dofine]) 북부까지 포함했다. 쥐라산맥(<small>프랑스어:</small> Jura [ʒyʁa], 오늘날의 프랑스와 스위스 국경) 동쪽에 영토 대부분이 있다고 해서 &#8216;쥐라 저편의 부르군디아(<small>라틴어:</small> Burgundia Transjurensis <small>부르군디아 트란스유렌시스</small>, <small>프랑스어:</small> Bourgogne Transjurane [buʁɡɔɲ tʁɑ̃sʒyʁan] <small>부르고뉴 트랑스쥐란</small>, <small>이탈리아어:</small> Borgogna Transgiurana [borˈɡoɲɲa tranzʤuˈraːna] <small>보르고냐 트란스주라나</small>)&#8217;라고 불러 부르군디아 공작령을 이르는 &#8216;쥐라 이편의 부르군디아(<small>라틴어:</small> Burgundia Cisjurensis <small>부르군디아 키스유렌시스</small>, <small>프랑스어:</small> Bourgogne Cisjurane [buʁɡɔɲ sisʒyʁan] <small>부르고뉴 시스쥐란</small>, <small>이탈리아어:</small> Borgogna Cisgiurana [borˈɡoɲɲa ʧizʤuˈraːna] <small>보르고냐 치스주라나</small>)&#8217;와 구별하기도 하는데 사실 쥐라산맥 양쪽 비탈에 걸쳐 있었으므로 정확히 들어맞는 이름은 아니다.</p>
<p>고지 부르군디아 왕국의 주민들은 고집이 세고 본능적으로 외부인을 경계하는 전형적인 고지인이었으며 프랑스의 지배를 받는 공국이나 외부의 영향에 더 쉽게 노출된 저지대보다는 고지 부르군디아 왕국이 옛 부르군디아의 자유로운 영혼을 더 잘 간직했다고 여기기도 한다. 그래서 혹자는 훗날 역사에 등장하는 스위스의 뿌리를 고지 부르군디아 왕국에서 찾기도 한다.</p>
<h2>두 부르군디아의 연합왕국(아를 왕국)(933년~1032년)</h2>
<p>고지 부르군디아의 2대 왕이자 오세르의 로돌프의 아들인 로돌프 2세(937년 사망)는 923년 랑고바르드인의 왕(<small>라틴어:</small> rex Langobardorum <small>렉스 랑고바르도룸</small>), 즉 이탈리아 왕으로도 즉위하여 한동안 생모리스와 이탈리아의 파비아(<small>이탈리아어:</small> Pavia [paˈvia]) 사이를 오갔다. 이탈리아의 귀족들은 로돌프 2세에 등을 돌리고 저지 부르군디아의 섭정이던 아를의 위그(<small>프랑스어:</small> Hugues [yɡ], <small>독일어:</small> Hugo [ˈhuːɡo] <small>후고</small>, <small>이탈리아어:</small> Ugo [ˈuːɡo] <small>우고</small>)를 대신 이탈리아 왕으로 추대하려 했다. 그러자 933년 로돌프와 위그는 기막힌 해결책을 찾았다. 로돌프가 위그를 이탈리아의 왕으로 인정하는 대신 위그는 로돌프를 고지와 저지 부르군디아의 연합 왕국의 왕으로 제안한 것이다. 이렇게 해서 두 부르군디아의 연합왕국이 탄생하였다.</p>
<p>이탈리아 북부의 상황을 언제나 주시하고 있던 독일에서는 위그와 로돌프의 거래가 신경쓰일 수밖에 없었다. 작센 공이자 독일 왕이며 훗날 신성 로마 제국의 첫 황제가 되는 오토(<small>독일어:</small> Otto [ˈɔto]) 1세는 로돌프 2세가 죽자 그의 15세 아들 콩라드(<small>프랑스어:</small> Conrad [kɔ̃ʁad], <small>독일어:</small> Konrad [ˈkɔnʁaːt] <small>콘라트</small>, <small>이탈리아어:</small> Corrado [korˈraːdo] <small>코라도</small>)의 보호자를 자처하며 부르군디아를 침공하고 이탈리아의 위그가 부르군디아마저 물려받는 것을 막았다. 그리하여 두 부르군디아의 연합왕국은 존속이 허용되었으나 신성 로마 제국 황제의 영향권 아래 놓이게 되었다.</p>
<figure id="attachment_107043" aria-describedby="caption-attachment-107043" style="width: 587px" class="wp-caption aligncenter"><img loading="lazy" decoding="async" class="size-full wp-image-107043" src="https://pyogi.kkeutsori.com/wp-content/uploads/2025/12/f0074568_5696cb1f1270d.png" alt="" width="587" height="600" srcset="https://pyogi.kkeutsori.com/wp-content/uploads/2025/12/f0074568_5696cb1f1270d.png 587w, https://pyogi.kkeutsori.com/wp-content/uploads/2025/12/f0074568_5696cb1f1270d-294x300.png 294w" sizes="auto, (max-width: 587px) 100vw, 587px" /><figcaption id="caption-attachment-107043" class="wp-caption-text">두 부르군디아의 연합 왕국(아를 왕국)과 프랑스의 부르군디아 공작령(<a href="https://commons.wikimedia.org/wiki/File:Map_Kingdom_Arelat_EN.png">출처</a>)</figcaption></figure>
<p>두 부르군디아의 연합왕국은 수도가 아를이었기 때문에 아를 왕국, 독일어로는 아렐라트(Arelat [aʁeˈlaːt])라고 한다. 강역은 빙하로부터 바다까지 펼쳐진 론강 유역이었다. 북으로는 &#8216;부르군디아의 문(<small>독일어:</small> Burgundische Pforte [bʊʁˈɡʊndɪʃə ˈp͜fɔʁtə] <small>부르군디셰 포르테</small>)&#8217;으로도 알려진 벨포르(<small>프랑스어:</small> Belfort [bɛlfɔʁ]) 통로를 통해 라인란트(<small>독일어:</small> Rheinland [ˈʁaɪ̯nlant]) 지방으로 진출이 가능했으며 남쪽의 항구 아를과 마르세유(<small>프랑스어:</small> Marseille [maʁsɛj])를 통해 이탈리아와 이베리아 반도에 왕래할 수 있었다.</p>
<p>아를에 있는 왕의 지배는 멀리 떨어진 내륙 지방까지 제대로 미치지 못해서 백작·주교·도시 등이 각각의 지역을 실질적으로 지배했다. 비에누아(<small>프랑스어:</small> Viennois [vjɛnwa], 오늘날의 프랑스 동남부) 지역에서는 알봉(<small>프랑스어:</small> Albon [albɔ̃])을 근거지로 한 백작들이 활약했는데 이 가운데 한 명인 기그(<small>프랑스어:</small> Guigues [ɡiɡ], 1030년 사망)는 몽스니산(<small>프랑스어:</small> Mont-Cenis [mɔ̃-s<i>ə</i>ni], <small>이탈리아어:</small> Moncenisio [monʧeˈniːzjo] <small>몬체니시오</small>, 오늘날의 프랑스 남동부 이탈리아 국경 근처)까지 이르는 작은 제국을 이룩했다. 그의 후손 가운데 한 명이 문장(紋章)으로 돌고래를 채택하였기 때문에 알봉 백작들은 비에누아의 도팽(<small>프랑스어:</small> dauphin [dofɛ̃], <small>라틴어:</small> delphinus <small>델피누스</small>, &#8216;돌고래&#8217;를 뜻함)이라는 독특한 칭호를 얻게 되었다. 알봉 백작·비에누아 도팽이 다스리는 땅은 도피네(<small>프랑스어:</small> Dauphiné [dofine], <small>라틴어:</small> Delphinatus <small>델피나투스</small>)라는 이름이 붙었다.</p>
<figure id="attachment_107044" aria-describedby="caption-attachment-107044" style="width: 200px" class="wp-caption aligncenter"><img loading="lazy" decoding="async" class="size-full wp-image-107044" src="https://pyogi.kkeutsori.com/wp-content/uploads/2025/12/f0074568_5696cc96d83ec.png" alt="" width="200" height="220" /><figcaption id="caption-attachment-107044" class="wp-caption-text">도피네의 돌고래 모양 문장(<a href="https://commons.wikimedia.org/wiki/File:Dauphin_of_Viennois_Arms.svg">출처</a>)</figcaption></figure>
<h2>부르군디아 궁정백작령/자유백작령(프랑슈콩테)(982년~1678년)</h2>
<p>브장송을 중심으로 한 고지 부르군디아 변경 지역의 궁정백작(<small>프랑스어:</small> comte palatin [kɔ̃t palatɛ̃] <small>콩트 팔라탱</small>)들은 알사티아(<small>라틴어:</small> Alsatia, 오늘날의 프랑스 동북부 알자스 <small>프랑스어:</small> Alsace [alzas])와 수에비아(<small>라틴어:</small> Suebia, 오늘날의 독일 남서부 슈바벤 <small>독일어:</small> Schwaben [ˈʃvaːbn̩])의 독일인들에 맞서 방어하는 대가로 특혜를 누렸다.</p>
<p>982년에는 이탈리아의 왕 아달베르토(<small>이탈리아어:</small> Adalberto [adalˈbɛrto], <small>프랑스어:</small> Aubert [obɛʁ] <small>오베르</small> 또는 Adalbert [adalbɛʁ] <small>아달베르</small>, <small>독일어:</small> Adalbert [ˈaːdalbɛʁt] <small>아달베르트</small>)의 아들인 오트기욤(<small>프랑스어:</small> Otte-Guillaume [ɔt-ɡijom], <small>이탈리아어:</small> Ottone Guglielmo [otˈtoːne ɡuʎˈʎɛ⟮e⟯lmo] <small>오토네 굴리엘모</small>, <small>독일어:</small> Otto Wilhelm [ˈɔto ˈvɪlhɛlm] <small>오토 빌헬름</small>)이 초대 궁정백작으로 다스리기 시작하였다. 부르군디아 궁정백작(후에 자유백작)은 36대에 걸쳐 17세기까지 이어졌다.</p>
<p>오트기욤은 1002년에 프랑스의 부르군디아 공작령도 물려받았으나 2년만에 프랑스 왕이 침공하여 공작령을 차지하는 바람에 아를 왕국의 궁정백작령만 남았다. 한편 오트기욤의 세력에 위협을 느낀 아를 왕 로돌프 3세는 독일의 왕 하인리히(<small>독일어:</small> Heinrich [ˈhaɪ̯nʁɪç]) 2세(재위 1014년~1024년)의 보호를 요청했으며 대신 자신이 후계자 없이 죽으면 그에게 왕국 전체를 물려주기로 했다. 오트기욤은 이에 강력히 반발하였으며 하인리히 2세가 궁정백작령에 발을 들이지 못하게 막았다.</p>
<p>하인리히 2세가 1024년에 먼저 죽고 오트기욤이 1026년에 뒤를 이었다. 1032년 로돌프 3세가 결국 후계자 없이 죽자 그의 사촌인 블루아(<small>프랑스어:</small> Blois [blwa]) 백작 외드(<small>프랑스어:</small> Eudes [ød], <small>독일어:</small> Odo [ˈoːdo] <small>오도</small>) 2세와 하인리히 2세의 아들인 신성 로마 제국 황제 콘라트 2세가 아를 왕국의 왕위를 서로 주장하였다. 외드의 주군인 프랑스 왕이 그의 주장을 인정하지 않았기 때문에 궁정백작령을 포함한 아를 왕국은 결국 신성 로마 제국의 소유가 되었다.</p>
<h2>신성 로마 제국의 부르군디아 왕국(1032년~?)과 소(小)부르군디아 공국(1127년~1218년), 부르군디아 방백령(1127년~)</h2>
<p>아를 왕국은 신성 로마 제국에 들어온 뒤 부르군디아 왕국으로 개명되었다. 그리하여 신성 로마 제국은 1032년 이후 독일 왕국(<small>라틴어:</small> Regnum Teutonicum <small>레그눔 테우토니쿰</small>), 이탈리아 왕국(<small>라틴어:</small> Regnum Italiae <small>레그눔 이탈리아이</small>), 부르군디아 왕국(<small>라틴어:</small> Regnum Burgundiae <small>레그눔 부르군디아이</small>) 세 부분으로 이루어지게 되었다. 브라이스는 신성 로마 제국의 부르군디아 왕국을 아를 왕국의 연속으로 보았지만 데이비스는 정치적 맥락과 영토가 많이 바뀌었다며 제7왕국으로 따로 친다.</p>
<p>신성 로마 제국의 황제는 멀리 떨어진 부르군디아 왕국에 신경을 많이 쓰지 못했다. 독일어는 부르군디아 왕국에 별로 파고들어가지 못하고 현대 아르피타니아어의 조상인 프랑스·프로방스어가 일상어로 계속 쓰였다.</p>
<p>독일의 체링겐(<small>독일어:</small> Zähringen [ˈʦɛːʁɪŋən]) 귀족 가문에 속한 콘라트 1세는 프라이부르크(<small>독일어:</small> Freiburg [ˈfʁaɪ̯bʊʁk], 오늘날의 독일 남서부)를 세워 통합된 지방 행정을 개척한 공로를 황제로부터 인정받아 1127년 부르군디아 왕국의 총독으로 임명되었으며 새로 지은 소(小)부르군디아(<small>라틴어:</small> Burgundia Minor <small>부르군디아 미노르</small>, <small>독일어:</small> Klein Burgund [ˈklaɪ̯n bʊʁˈɡʊnt] <small>클라인 부르군트</small>) 공작령을 수여받았다. 소부르군디아 공작령의 강역은 쥐라산맥 동쪽으로 펼쳐진 지대로 오늘날 스위스의 프랑스어권과 대체로 일치한다.</p>
<p>이 소부르군디아 공작령에 속한 방백령(<small>독일어:</small> Landgrafschaft [ˈlantɡʁaːfʃaft] <small>란트그라프샤프트</small>)이 있었는데 여기에도 부르군디아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부르군디아 방백령의 강역은 툰(<small>독일어:</small> Thun [ˈtuːn], 오늘날의 스위스 중서부)과 졸로투른(<small>독일어:</small> Solothurn [ˈzoːlotʊʁn], 오늘날의 스위스 서북부) 사이 아르강(<small>독일어:</small> Aar [ˈaːɐ̯])의 양안에 해당된다. 어쩌면 졸로투른을 조금 지나 있는 유럽에서 가장 유명한 왕가의 발원지, 합스부르크(<small>독일어:</small> Habsburg [ˈhaːpsbʊʁk] <small>하프스부르크</small>) 성까지 부르군디아 방백령에 속했을 수도 있다.</p>
<figure id="attachment_107045" aria-describedby="caption-attachment-107045" style="width: 531px" class="wp-caption aligncenter"><img loading="lazy" decoding="async" class="size-full wp-image-107045" src="https://pyogi.kkeutsori.com/wp-content/uploads/2025/12/f0074568_5696cd566a80e.png" alt="" width="531" height="480" srcset="https://pyogi.kkeutsori.com/wp-content/uploads/2025/12/f0074568_5696cd566a80e.png 531w, https://pyogi.kkeutsori.com/wp-content/uploads/2025/12/f0074568_5696cd566a80e-300x271.png 300w" sizes="auto, (max-width: 531px) 100vw, 531px" /><figcaption id="caption-attachment-107045" class="wp-caption-text">부르군디아 방백령(<a href="https://commons.wikimedia.org/wiki/File:Landgrafschaft_Burgund.png">출처</a>)</figcaption></figure>
<p>체링겐 가문은 총독이자 공작으로서 열심히 활동하며 프리부르(<small>프랑스어:</small> Fribourg [fʁibuʁ]), 부르크도르프(<small>독일어:</small> Burgdorf [ˈbʊʁkdɔʁf]), 무르텐(<small>독일어:</small> Murten [ˈmʊʁtn̩], <small>프랑스어:</small> Morat [mɔʁa] <small>모라</small>), 라인펠덴(<small>독일어:</small> Rheinfelden [ˈʁaɪ̯nfɛldn̩]), 툰 등의 도시를 세웠다(이들은 모두 오늘날 스위스에 있다). 체링겐 가문에서도 특히 적극적으로 활동한 백작 베르톨트(<small>독일어:</small> Berthold [ˈbɛʁt<small>(h)</small>ɔlt]) 5세는 툰성을 세우고 1191년에는 베른(<small>독일어:</small> Bern [ˈbɛʁn])시를 세웠다. 그러나 그가 1218년에 후계자 없이 죽은 후 소부르군디아 공국은 사라졌다.</p>
<p>신성 로마 제국 황제 가운데 유일하게 부르군디아 왕국에 깊숙이 관여한 프리드리히 바르바로사(<small>독일어:</small> Friedrich Barbarossa [ˈfʁiːdʁɪç baʁbaˈʁɔsa]), <small>프랑스어:</small> Frédéric Barberousse [fʁedeʁik baʁbəʁus] <small>프레데리크 바르브루스</small>, 이탈리아어어: Federico Barbarossa [fedeˈriːko barbaˈrossa] <small>페데리코 바르바로사</small>)는 1152년 아헨에서 독일의 왕, 1154년 파비아에서 이탈리아의 왕으로 각각 즉위한지 한참 지나 1173년에야 아를에서 부르군디아의 왕으로 즉위했다. 그는 부르군디아 궁정백작의 상속녀 베아트리스(<small>프랑스어:</small> Béatrice [beatʁis])를 둘째 아내로 맞은 후 부르군디아에 큰 관심을 가지게 되어 궁정백작령을 직접 통치하고 부르군디아 왕국 내의 다툼에 휘말리기도 했으나 내세울만한 성과를 보지 못했고 1190년 십자군 원정길에 성지에 이르지도 못하고 죽었다.</p>
<p>교황과 황제가 대립한 서임권 투쟁은 양쪽의 영향력을 약화시키는 결과를 가져왔으며 신성 로마 제국의 분열에 일조했다. 부르군디아 왕국은 특히 지배력의 약화에 취약했다. 산악 지형 때문에 거기서 벌이는 군사 작전마다 불확실성을 내포했다. 또 신성 로마 제국의 황제로 선출되려면 먼저 독일의 왕으로 즉위해야 했기 때문에 독일이 자동적으로 우선시되었으며 그 다음으로는 교황이 있는 이탈리아가 중요시되었다. 부르군디아 왕국은 상대적으로 황제의 관심 밖에 날 수 밖에 없었다.</p>
<p>그래서 오랜 시간에 걸쳐 부르군디아 왕국의 영토는 한 조각 한 조각 떨어져나갔다. 프로방스가 먼저 부르군디아 왕국에서 떨어져나갔고 콩타 브네생(<small>프랑스어:</small> Comtat Venaissin [kɔ̃ta vənɛsɛ̃])과 리옹, 도피네가 뒤를 이었다.</p>
<p>1127년 프로방스의 마지막 상속녀는 바르셀로나 백작인 남편에게 상속권을 넘겼다. 그리하여 프로방스는 카탈루냐의 지배권 안에 들어가고 신성 로마 제국의 실질적인 지배권 밖에 놓이게 되었다. 1246년에는 마찬가지로 바르셀로나 가문의 마지막 상속녀가 프랑스 앙주 왕가에 속한 남편에게 상속권을 넘겨 이후 프로방스는 프랑스 왕의 가신인 프로방스 백작이 다스리게 되었다.</p>
<p>한편 프랑스는 13세기 초 알비 십자군을 통해 랑그도크(<small>프랑스어:</small> Languedoc [lɑ̃ɡdɔk])를 정복하여 론강 우안까지 진출하였다. 알비 십자군은 가톨릭 교회에서 이단으로 규정한 카타리파(<small>라틴어:</small> Cathari, <small>프랑스어:</small> cathares [kataʁ] <small>카타르</small>)를 상대로 일으킨 십자군으로 알비(<small>프랑스어:</small> Albi [albi]) 시와 그 주변에 카타리파가 많다고 하여 이름이 붙었다. 1274년에는 론강 맞은편의 콩타 브네생 백작이 후계자가 없어 영지를 교황에게 기증하였다. 1348년에는 콩타 브네생에 둘러싸인 아비뇽(<small>프랑스어:</small> Avignon [aviɲɔ̃])이 유배된 교황에게 팔렸다.</p>
<p>론강 유역의 중심 도시인 리옹은 상업도시로 번영하였으며 매우 중요한 대주교구로 가톨릭 교회의 공의회가 두 차례 리옹에서 열렸다. 1245년 제1차 리옹 공의회에서는 신성 로마 제국 황제 프리드리히 2세를 파문했다. 아직도 명목상 신성 로마 제국에 속한 리옹에 황제가 영향력을 조금이라도 행사할 수 있었다면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었다. 하지만 리옹은 대주교와 리오네포레(<small>프랑스어:</small> Lyonnais-Forez [ljɔnɛ-fɔʁɛ]) 백작, 리옹의 부호들 사이의 고질적인 갈등으로 1311년 들어온 프랑스 군에 아무런 저항도 하지 못하고 넘어갔다.</p>
<p>프랑스는 이탈리아로 가는 길의 요충지 도피네에도 마찬가지로 눈독을 들였는데 알봉 백작·비에누아 도팽들은 도피네를 계속 붙들고 있다 1349년 비로소 프랑스 왕에게 사적으로 매각했다. 그 후로 도피네를 다스리는 알봉 백작의 칭호였던 도팽은 프랑스 왕의 후계자의 작위가 되었다.</p>
<p>이렇게 부르군디아 왕국에서 프랑스를 접한 부분이 차츰 신성 로마 제국의 영향권에서 벗어나자 1264년의 콘라트 4세 이후의 황제들은 부르군디아의 왕이라는 칭호를 더이상 공개적으로 사용하지 않았다.</p>
<p>고위 성직자들은 흔히 실질적인 독립국의 수장인 이른바 대공주교의 지위를 획득했다. 시옹(<small>프랑스어:</small> Sion [sjɔ̃])과 제네바의 주교들은 초기에 독립했고 다른 이들도 뒤따랐다.</p>
<p>북부의 부르군디아 궁정백작령에서는 이미 르노(<small>프랑스어:</small> Renaud [ʁəno], <small>독일어:</small> Rainald [ˈʁaɪ̯nalt] <small>라이날트</small>) 3세(1148년 사망) 때에 이미 작은 제국을 결성하려다 실패한 경험이 있었다. 그는 이웃하는 프랑스 부르고뉴 공작령의 마콩(<small>프랑스어:</small> Mâcon [makɔ̃]) 백작령을 상속받은 후 스스로 황제의 종주권에서 벗어난 &#8216;자유백작(<small>프랑스어:</small> franc comte [fʁɑ̃ kɔ̃t] <small>프랑 콩트</small>, <small>독일어:</small> Freigraf [ˈfʁaɪ̯ɡʁaːf] <small>프라이그라프</small>)&#8217;이라고 선언했다. 이를 못마땅히 여긴 신성 로마 제국은 벌로 그의 영지 대부분을 빼앗았다. 하지만 프리드리히 바르바로사가 결혼한 베아트리스는 바로 르노 3세의 딸이었으며 르노의 &#8216;자유백작령&#8217;에 대한 기억은 사라지지 않았다.</p>
<p>1178년에는 르노 3세의 손자인 브장송의 대주교가 교구를 이른바 제국도시(<small>독일어:</small> Reichsstadt [ˈʁaɪ̯çsʃtat]) <small>라이히스슈타트</small>)로 만들어 궁정백작령에 봉토 부담금을 내지 않게 하는데 성공하였다. 수십 년 후 바젤(<small>독일어:</small> Basel [ˈbaːzl̩])의 주교는 한 걸음 더 나아가 대공주교국을 세워 교구 뿐만이 아니라 한때 르노 3세로부터 압수되었던 주변 지역까지도 다스리게 되었다.</p>
<p>훗날 스위스를 이루는 땅의 상당 부분은 신성 로마 제국의 부르군디아 왕국의 땅에서 나왔다. 13세기 초 발레 지역 시옹 주교령의 농민 일부가 오늘날의 스위스 동부에 있는 그라우뷘덴(<small>독일어:</small> Graubünden [ɡʁaʊ̯ˈbʏndn̩])으로 이주하여 그들이 가지고 온 교량 건축 기술에 힘입어 쇨레넨(<small>독일어:</small> Schöllenen [ˈʃœlənən]) 협곡을 지나는 통로를 개설, 이탈리아로 진입하는 귀중한 무역로를 열었다. 1291년 8월 이 통로를 관리하는 우리(<small>독일어:</small> Uri [ˈuːʁi]), 슈비츠(<small>독일어:</small> Schwyz [ˈʃviːʦ]), 운터발덴(<small>독일어:</small> Unterwalden [ˈʊntɐvaldn̩]) 지방의 주민들은 외부의 간섭을 저지하기로 맹세했다. 이것이 스위스 연맹의 시초이다.</p>
<p>당대에는 상속지가 국경을 무시하고 서로 다른 정치권으로 넘어가거나 혼인을 통해 다른 가문으로 넘어가는 일이 흔했기 때문에 1156년에는 부르군디아 궁정백작령이 독일의 호엔슈타우펜(<small>독일어:</small> Hohenstaufen [ˌhoːənˈʃtaʊ̯fn̩]) 왕가에게로 넘어갔으며 1208년에는 바이에른의 안덱스(<small>독일어:</small> Andechs [ˈandɛks]) 가문에게로, 1315년에는 프랑스 왕가에게로 넘어갔다. 그리고 1330년에 프랑스 부르고뉴 공작의 부인인 프랑스의 잔 3세가 어머니로부터 부르고뉴 궁정백작령을 물려받은 후 프랑스에 속한 부르고뉴 공작령과 신성 로마 제국에 속한 부르군디아 궁정백작령의 연합이 가시화되었다. 프랑스 왕의 딸인 동시에 부르군디아 궁정백작이 된 마르그리트(<small>프랑스어:</small> Marguerite [maʁɡəʁit], 1310년~1382년)는 이 연합을 재촉하고자 별다른 근거 없이 1366년부터 &#8216;부르군디아 백작령&#8217; 대신 &#8216;프랑스콩테(<small>프랑스어:</small> France-Comté [fʁɑ̃s-kɔ̃te])&#8217;라는 이름을 쓰기 시작했다. 앞서 르노 3세가 쓴 프랑 콩트, 즉 &#8216;자유백작&#8217;이라는 칭호에서 영감을 얻은 것으로 보인다. 마르그리트의 사후 오늘날 쓰는 이름인 &#8216;프랑슈콩테(<small>프랑스어:</small> Franche-Comté [fʁɑ̃ʃ-kɔ̃te])&#8217;, 즉 &#8216;자유백작령&#8217;이라는 형태로 굳어지게 된다.</p>
<h2>부르군디아 결합국(1384년~1477년)</h2>
<p>14세기 중반 프랑스 왕국과 부르군디아 공작령·궁정백작령에서 동시에 계승에 관련된 위기가 찾아왔다. 부르군디아 공작인 루브르의 필리프(<small>프랑스어:</small> Philippe de Rouvres [filip də ʁuvʁ] <small>필리프 드 루브르</small>, 1347년~1361년)는 플랑드르 백작령(<small>프랑스어:</small> Flandre [flɑ̃dʁ], <small>네덜란드어:</small> Vlaanderen [ˈvlaːndərə<i>n</i>] <small>플란데런</small>, 오늘날의 벨기에 서북부와 프랑스 북부)의 상속녀 당피에르(<small>프랑스어:</small> Dampierre [dɑ̃pjɛʁ])의 마르그리트(<small>프랑스어:</small> Marguerite de Dampierre [maʁɡəʁit də dɑ̃pjɛʁ] <small>마르그리트 드 당피에르</small>, <small>네덜란드어:</small> Margaretha van Male [mɑrɣaˈreːta vɑn ˈmaːlə] <small>마르하레타 판 말러(말러의 마르하레타)</small>)를 아내로 맞았는데 1361년 후계자 없이 단명했다. 복잡한 계승 절차를 통해 프랑스 왕 장(<small>프랑스어:</small> Jean [ʒɑ̃]) 2세가 부르군디아 공작 지위를 상속받고 공작령을 프랑스 왕 직영지로 합병시키려 했으나 실패하고 얼마 안 되어 1364년에 세상을 떴다.</p>
<p>복잡하게 얽힌 계승 문제는 장자 상속권이 무시되고 장 2세의 넷째이자 막내 아들로서 이미 십 대의 나이에 1356년의 푸아티에(<small>프랑스어:</small> Poitiers [pwatje]) 전투에서 잉글랜드의 흑태자를 상대로 전투에 참가했던 용담공 필리프(<small>프랑스어:</small> Philippe le Hardi [filip lə aʁdi] <small>필리프 르 아르디(=용감한 필리프)</small>, <small>네덜란드어:</small> Filips de Stoute [ˈfilɪps də ˈstʌu̯tə] <small>필립스 더 스타우터(=대담한 필립스)</small>, <small>독일어:</small> Philipp der Kühne [ˈfiːlɪp deːɐ̯ ˈkyːnə] <small>필리프 데어 퀴네(=대담한 필리프)</small>)에게 부르고뉴 공작령이 돌아가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 더구나 용담공 필리프는 루브르의 필리프의 미망인 당피에르의 마르그리트를 아내로 맞았는데 양 부르군디아와 아르투아 백작령(<small>프랑스어:</small> Artois [aʁtwa], 오늘날의 프랑스 북부) 등 용담공 필리프가 물려받은 영지와 플랑드르 백작령을 비롯 양쪽이 물려받은 기타 영지를 모두 합치니 북해의 불로뉴(<small>프랑스어:</small> Boulogne [bulɔɲ], 오늘날의 프랑스 북부)에서 검은 숲(<small>독일어:</small> Schwarzwald [ˈʃvaʁʦvalt] <small>슈바르츠발트</small>, 오늘날의 독일 남서부)에 이르는 제법 방대한 영토를 다스리게 되었다. 그 후로도 필리프와 마르그리트의 후손들은 브라반트(<small>네덜란드어:</small> Brabant [braːbɑnt], 오늘날의 네덜란드 남부와 벨기에 북부·중부) 공국, 룩셈부르크(<small>독일어:</small> Luxemburg [ˈlʊksm̩bʊʁk], <small>프랑스어:</small> Luxembourg [lyksɑ̃buʁ] <small>뤽상부르</small>, 룩셈부르크어: Lëtzebuerg [ˈləʦəbuɐ̯ɕ] <small>레체부어시</small>, 오늘날의 룩셈부르크와 그 주변) 공국 등을 물려받아 영토를 늘려갔다. 프랑스는 1337년 시작된 잉글랜드와의 백 년 전쟁으로, 신성 로마 제국은 통일된 제국 헌법을 도입하고 선거제를 개정한 1356년의 금인칙서의 후폭풍으로 각각 홍역을 치르던 틈을 타서 프랑스도 독일도 아닌 부르군디아라는 실체가 다시 화려하게 등장한 것이다. 그 뒤에는 오래 전에 사라진 나라인 로타링기아를 부활시킨다는 낭만적인 생각이 깔려있었다.</p>
<figure id="attachment_107046" aria-describedby="caption-attachment-107046" style="width: 545px" class="wp-caption aligncenter"><img loading="lazy" decoding="async" class="size-full wp-image-107046" src="https://pyogi.kkeutsori.com/wp-content/uploads/2025/12/f0074568_5696cdeeaa175.png" alt="" width="545" height="768" srcset="https://pyogi.kkeutsori.com/wp-content/uploads/2025/12/f0074568_5696cdeeaa175.png 545w, https://pyogi.kkeutsori.com/wp-content/uploads/2025/12/f0074568_5696cdeeaa175-213x300.png 213w" sizes="auto, (max-width: 545px) 100vw, 545px" /><figcaption id="caption-attachment-107046" class="wp-caption-text">무모공 샤를 시대의 부르군디아 결합국(<a href="https://commons.wikimedia.org/wiki/File:Karte_Haus_Burgund_4_EN.png">출처</a>)</figcaption></figure>
<p>이 새로운 부르군디아 복합체를 흔히 부르고뉴 공국이라고 하고 용담공 필리프와 그 자손들이 프랑스의 발루아 왕가(<small>프랑스어:</small> Valois [valwa])에 속했다고 해서 발루아 부르고뉴라고도 하지만 사실은 부르군디아 공작령과 부르군디아 궁정백작령 및 다른 여러 영토가 동군연합으로 합친 것이므로 부르군디아 제국(諸國, 즉 &#8216;나라들&#8217;; <small>프랑스어:</small> États bourguignons [eta buʁɡiɲɔ̃] <small>에타 부르기뇽</small>, <small>네덜란드어:</small> Bourgondische landen [burˈɣɔndisə ˈlɑndə<i>n</i>] <small>부르혼디서 란던</small>, <small>독일어:</small> Burgundischen Länder [bʊʁˈɡʊndɪʃn̩ ˈlɛndɐ] <small>부르군디셴 렌더</small>) 또는 부르군디아 결합국이라고 부르는 것이 좋을 것이다. 그 수장은 공작인 동시에 백작인 &#8216;공백작&#8217;이었다. 그러나 왕은 아니었다. 당시 왕관은 교황이 수여했는데 공백작이 다스리는 모든 영토는 명목뿐이지만 프랑스 왕이나 신성 로마 제국 황제에 속했으므로 이들의 노여움을 무릅쓰고 부르군디아 왕을 승인할 교황은 없었다. 하지만 궁정의 화려함과 도시의 부, 적극적인 문화 후원 활동은 당대의 거의 모든 왕들을 능가했다. 부르군디아의 공백작은 공식 칭호만 없을 뿐 사실상 왕이었다.</p>
<p>부르군디아 결합국의 영토 기반은 이전의 다른 부르군디아와는 상당히 달랐다. 부르군디아 공작령과 백작령이 중심이 되었지만 멀리 북쪽의 해안 지방이 영토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였고 결정적으로 역사적인 부르군디아 지방의 대부분은 영토에 포함되지 않았다. 브루게(<small>네덜란드어:</small> Brugge [ˈbrʏɣə] <small>브뤼허</small>, 오늘날의 벨기에 북서부)에서 태어난 당피에르의 마르그리트의 상속지는 남편의 상속지보다 훨씬 크고 부유했다. 오늘날의 프랑스 북부 피카르디 지역(<small>프랑스어:</small> Picardie [pikaʁdi])에 해당하는 옛 프랑스 백작령인 베르망두아(<small>프랑스어:</small> Vermandois [vɛʁmɑ̃dwa])와 퐁티외(<small>프랑스어:</small> Ponthieu [pɔ̃tjø])로부터 각각 오늘날의 네덜란드 서부와 동부에 있었던 옛 신성 로마 제국 백작령 홀란트(<small>네덜란드어:</small> Holland [ˈɦɔlɑnt])와 헬데를란트(<small>네덜란드어:</small> Gelderland [ˈɣɛldərlɑnt])까지 펼쳐졌으며 아미앵(<small>프랑스어:</small> Amiens [amjɛ̃]), 아라스(<small>프랑스어:</small> Arras [aʁas], 이상 오늘날의 프랑스 북부), 브루게, 겐트(<small>네덜란드어:</small> Gent [ˈɣɛnt] <small>헨트</small>), 브뤼셀(<small>프랑스어:</small> Bruxelles [bʁysɛl], 이상 오늘날의 벨기에), 암스테르담(<small>네덜란드어:</small> Amsterdam [ˌɑmstərˈdɑm], 오늘날의 네덜란드) 등 저지대 나라들의 대도시를 모두 포함했다. 여기에 포함되지 않았던 위트레흐트(<small>네덜란드어:</small> Utrecht [ˈytrɛxt], 오늘날의 네덜란드 중부)와 캉브레(<small>프랑스어:</small> Cambrai [kɑ̃bʁɛ], 오늘날의 프랑스 북부)의 주교령, 리에주(<small>프랑스어:</small> Liège [ljɛʒ], 오늘날의 벨기에 동부) 대주교령, 뤽쇠이(<small>프랑스어:</small> Luxeuil [lyksœj], 오늘날의 프랑스 동부) 교구 등도 부르군디아의 영향권에 놓여 간접적인 지배를 받았다.</p>
<p>부르군디아 결합국의 영토는 크게 두 부분으로 이루어졌는데 오늘날의 네덜란드와 벨기에, 룩셈부르크, 프랑스 북부와 독일 서북부 일부에 걸친 북쪽 부분을 &#8216;이쪽 나라들(<small>프랑스어:</small> les pays de par-deçà [le pɛ⟮e⟯i də paʁ-dəsa] <small>레 페이 드 파르드사</small>)&#8217;라고 불러 부르군디아 공작령과 백작령이 중심이 된 남쪽의 &#8216;저쪽 나라들(<small>프랑스어:</small> les pays de par-delà [le pɛ⟮e⟯i də paʁ-dəla] <small>레 페이 드 파르들라</small>)&#8217;과 구별했다. 공백작이 북부에서 지낼 때가 많았기 때문에 이 관점에서 나온 이름인데 물론 이 이름을 쓰는 이의 관점에 따라 이쪽 나라들과 저쪽 나라들이 뒤바낄 수도 있었다. 그래서 부르군디아 결합국의 북쪽 영토를 이르기 위해 &#8216;이쪽 나라들&#8217; 대신 &#8216;낮은 나라들&#8217; 또는 &#8216;저지대 나라들(<small>프랑스어:</small> les pays bas [le pɛ⟮e⟯i ba] <small>레 페이 바</small>)&#8217;이라는 표현이 생겼고 이게 네덜란드어로는 &#8216;더 라허 란던(de Lage landen [də ˈlaːɣə ˈlɑndə<i>n</i>])&#8217; 또는 &#8216;더 네데를란던(de Nederlanden [də ˈneːdərlɑndə<i>n</i>])&#8217;으로 표현되었다. 후자인 &#8216;네데를란던&#8217;은 그 후로 이 지방을 이르는 이름으로 정착되었는데 여기서 이름을 딴 오늘날의 네덜란드를 이르는 영어 이름인 &#8216;더 네덜런즈(the Netherlands [ðə ˈnɛðə<i>r</i>ləndz])&#8217;가 나왔고 프랑스어로는 원래의 표현을 그대로 써서 &#8216;레 페이바(les Pays-Bas [le pɛ⟮e⟯i-ba])&#8217;라고 한다. 즉 영어와 프랑스어로는 역사적 습관 때문에 오늘날의 네덜란드를 복수형을 써서 &#8216;저지대 나라들&#8217;로 부르고 있는 것이다. 정작 네덜란드어에서는 단수형인 &#8216;네데를란트(Nederland [ˈneːdərlɑnt])&#8217;를 쓴다. 단 &#8216;네덜란드 왕국&#8217;은 복수형인 &#8216;네데를란던&#8217;을 써서 &#8216;코닝크레이크 데르 네데를란던(Koninkrijk der Nederlanden [ˈkoːnɪŋkrɛi̯k dɛr ˈneːdərlɑndə<i>n</i>])이라고 하는데 이는 유럽의 네덜란드 본토 이외에 카리브해의 영토도 포함한다고 해서 &#8216;네덜란드들의 왕국&#8217;이란 뜻으로 쓰는 것이다. 영어와 네덜란드어에서는 오늘날의 네덜란드와 구별하기 위해 역사 지명으로 쓰인 &#8216;네덜런즈&#8217;와 &#8216;네데를란던&#8217;을 각각 &#8216;더 로 컨트리스(the Low Countries [ðə ˈloʊ̯ ˈkʌntɹiz])&#8217;와 &#8216;더 라허 란던(de Lage landen)&#8217;으로 흔히 바꿔 부르는데 프랑스어에서는 딱히 여기에 해당되는 표현이 없다. 여기에는 오늘날의 네덜란드 뿐만이 아니라 벨기에, 룩셈부르크, 프랑스와 독일 일부 등도 포함되며 네덜란드라는 나라가 생기기 전에도 쓰인 지명이므로 둘을 구별하는 것이 좋다. 따라서 확립된 용어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본 글에서는 &#8216;저지대 나라들&#8217;로 통일한다. 프랑스어의 페이(pays [pɛ⟮e⟯i]), 네덜란드어의 란트(land [ˈlɑnt]), 영어의 컨트리(country [ˈkʌntɹi]) 등은 에타(état [eta])/스타트(staat [ˈstaːt])/스테이트(state [ˈsteɪ̯t])와 달리 꼭 정치체를 이르는 것이 아니므로 번역어로는 &#8216;국가&#8217;보다는 &#8216;나라&#8217;가 적절하다.</p>
<p>15세기는 중세 도시의 전성기였다. 부르군디아 결합국에 속한 저지대 나라들은 이탈리아 북부와 함께 르네상스의 중심지가 되었다. 부르군디아의 도시들은 예술과 학문과 상업이 같이 번영하는 무대가 되었다. 로베르 캉팽(<small>프랑스어:</small> Robert Campin [ʁɔbɛʁ kɑ̃pɛ̃], 1378년경~1444년), 얀 판에이크(<small>네덜란드어:</small> Jan van Eyck [ˈjɑn vɑn-ˈɛi̯k], 1390년경~1441년), 로히르 판데르베이던(<small>네덜란드어:</small> Rogier van der Weyden [roˈɣiːr vɑn-dɛr-ˈʋɛi̯də<i>n</i>], 1400년경~1464년), 한스 멤링(<small>독일어:</small> Hans Memling [ˈhans ˈmɛmlɪŋ], 1430년경~1494년) 등 이른바 &#8216;북방 르네상스&#8217;를 대표하는 플랑드르 화풍의 거장들은 부르군디아 궁정의 후원을 받고 활동하였다.</p>
<p>음악도 발전했다. 이른바 부르군디아 악파는 디종의 공작 궁정 예배실에서 시작되어 부르군디아 전역, 특히 저지대 나라들에서 번창했으며 브라반트인 기욤 뒤페(<small>프랑스어:</small> Guillaume Dufay [ɡijom dyfɛ] 또는 [—dyfai] <small>뒤파이</small>, 1397년~1470년)는 당대 유럽에서 가장 유명한 작곡가가 되었다. 그 뒤를 이은 프랑스·플랑드르 악파도 다성음악의 대가 조스캥 데프레(<small>프랑스어:</small> Josquin des Prez [ʒɔskɛ̃ de-pʁe], 1450년경~1520년)를 중심으로 많은 음악가들을 배출하였다.</p>
<p>문학과 철학도 번창했다. 당대 최고의 인문학자 로테르담(<small>네덜란드어:</small> Rotterdam [ˌrɔtərˈdɑm])의 에라스뮈스(<small>네덜란드어:</small> Erasmus [eˈrɑsmʏ⟮ə⟯s], <small>라틴어:</small> Erasmus <small>에라스무스</small>, 1466년~1536년)도 부르군디아 결합국 사람이었다. 부르군디아 결합국에서는 라틴어와 더불어 프랑스어와 네덜란드어가 같이 발전했다.</p>
<p>그러나 부르군디아의 공백작들의 최대 관심사는 아무래도 정치였으며 프랑스 내정에 깊숙이 개입하기도 했다. 잉글랜드와 백 년 전쟁을 간헐적으로 벌이고 있던 프랑스의 조정은 아르마냐크(<small>프랑스어:</small> Armagnac [aʁmaɲak])의 백작이 수령이 된 &#8216;아르마냐크파&#8217;와 부르군디아 및 잉글랜드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려는 &#8216;부르고뉴파&#8217; 사이의 내분에 휘말렸으며 이는 치열한 내전으로 이어졌다. 플랑드르의 모직 산업은 잉글랜드의 양모 수입에 의존했기 때문에 플랑드르인들은 자연히 잉글랜드에 우호적이었고 백 년 전쟁에서도 잉글랜드의 편을 들었다. 플랑드르를 차지한 부르군디아 공백작들은 프랑스 군의 지원으로 친잉글랜드파 플랑드르인들의 반란을 진압하기도 했지만 경제적인 이유로 이들 역시 잉글랜드와 적대적인 관계를 갖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p>
<p>용담공 필리프의 아들로 그의 뒤를 이어 부르군디아 공백작이 된 용맹공 장(<small>프랑스어:</small> Jean sans Peur [ʒɑ̃ sɑ̃ pœʁ] <small>장 상 푀르(=두려움 없는 장)</small>, <small>네덜란드어:</small> Jan zonder Vrees [ˈjɑn zɔndər ˈvreːs] <small>얀 존더르 프레이스(=두려움 없는 얀)</small>, <small>독일어:</small> Johann Ohnefurcht [ˈjoːhan ˈoːnəˈfʊʁçt] <small>요한 오네푸르히트(=두려움 없는 요한)</small>)은 아르마냐크파와 부르고뉴파 사이의 내전에 개입하여 1418년 파리를 점령하였다. 그러나 용맹공 장은 이듬해 프랑스 왕태자의 추종자들에게 죽임을 당했고 이에 부르군디아는 잉글랜드와 동맹을 맺었다. 힘을 얻은 잉글랜드의 프랑스 내 세력권은 수 년 내에 최고점에 달했다. 그러다가 1435년 부르군디아 편이던 잉글랜드 왕자가 죽자 부르군디아는 잉글랜드와의 동맹을 파기하고 파리를 프랑스 왕에게 돌려주었다. 그 후 프랑스 왕은 동맹을 잃은 잉글랜드를 상태로 영토를 수복하여 백 년 전쟁은 1453년 프랑스의 승리로 끝났다.</p>
<p>부르군디아 결합국의 시대는 용담공 필리프의 증손자인 무모공 샤를(<small>프랑스어:</small> Charles le Téméraire [ʃaʁl lə temeʁɛʁ] <small>샤를 르 테메레르(=무모한 샤를)</small>, <small>네덜란드어:</small> Karel de Stoute [ˈkaːrəl də ˈstʌu̯tə] <small>카럴 더 스타우터(=대담한 카럴)</small>, <small>독일어:</small> Karl der Kühne [ˈkaʁl deːɐ̯ ˈkyːnə] <small>카를 데어 퀴네(=대담한 카를)</small>) 대에 막을 내린다. 샤를은 그의 아버지의 죽음으로 공백작위를 물려받기 전인 1466년에 이미 디낭(<small>프랑스어:</small> Dinant [dinɑ̃], 오늘날의 벨기에 중남부) 시가 반란을 꾀하고 자신과 어머니를 모욕했다며 주민 모두를 남녀노소 할 것 없이 학살할 것을 명하여 무자비한 성격을 여실히 드러냈다.</p>
<p>야심에 가득 찬 샤를은 1471년 프랑스 왕의 종주권에서 완전히 벗어났다고 선언하고 스스로 왕이 될 계획을 세웠다. 그리하여 1473년에는 신성 로마 제국의 프리드리히 3세에게서 그를 기존 영토는 물론 로렌 공국, 사부아/사보이아 공국, 클레베 공국(<small>독일어:</small> Kleve [ˈkleːvə], <small>네덜란드어:</small> Kleef [ˈkleːf] <small>클레이프</small>, 오늘날의 독일 서부와 네덜란드 동부) 등의 종주권을 가지는 왕으로 인정하겠다는 동의마저 얻어냈으나 프리드리히 3세는 그를 왕으로 봉하기 전에 마음을 바꾸었다.</p>
<p>샤를은 영토와 권력에 대한 끝없는 욕심으로 결국 사방에 적을 만들었고 이들은 1474년~1477년 일련의 부르군디아 전쟁에서 샤를에 맞서 연합하게 된다. 서쪽으로는 프랑스 왕 루이 11세, 동쪽으로는 로렌 공국과 신성 로마 제국, 스위스가 부르군디아를 압박하게 된 것이다.</p>
<p>이미 옛 고지 부르군디아의 상당 부분을 흡수한 스위스는 부르군디아 결합국의 천적으로 드러났다. 스위스 군과 맞선 세 차례의 큰 전투에서 샤를은 굴욕적으로 참패했다. 그 가운데 마지막 전투는 1477년 로렌 공국의 수도 낭시(<small>프랑스어:</small> Nancy [nɑ̃si], 오늘날의 프랑스 동북부)에서 로렌 공국과 스위스의 연합군을 상대로 벌였는데 여기서 샤를은 전사하고 만다. 이 전투에 대해서 기록한 부르군디아인 역사가 필리프 드 코민(<small>프랑스어:</small> Philippe de Commynes [filip də kɔmin])은 무모공 샤를이 유럽의 절반을 얻어도 성에 차지 않았을 것이라고 혹평했다.</p>
<h2>프랑스 부르고뉴주(1477년~1791년)와 신성 로마 제국의 부르군트 제국권(1548년~1795년)</h2>
<p>수 년 이내에 부르군디아 결합국의 땅은 흩어졌다. 부르군디아 공작령은 프랑스가 재빨리 다시 차지하였으며 부르군디아 궁정백작령, 즉 프랑슈콩테는 얼마 후 신성 로마 제국에게 돌아갔다. 공작령과 저지대 나라들의 연결고리는 끊어졌다. 샤를의 19세 딸 마리(<small>프랑스어:</small> Marie [maʁi], <small>네덜란드어:</small> Maria [maˈriːa] <small>마리아</small>, <small>독일어:</small> Maria [maˈʁiːa] <small>마리아</small>, 1457년~1482년)는 후에 신성 로마 제국 황제가 되는 합스부르크의 막시밀리안(<small>독일어:</small> Maximilian von Habsburg [maksiˈmiːli̯aːn fɔn ˈhaːpsbʊʁk] <small>막시밀리안 폰 하프스부르크</small>, 1459년~1519년)과 결혼하여 공작령을 제외한 부르군디아의 영토는 당시 신성 로마 제국 합스부르크 왕가가 차지하게 되었다.</p>
<p>그리하여 부르군디아 공작령은 나머지 부르군디아 영토와 완전히 갈라졌다. 부르군디아 공작령은 프랑스 왕국에 되돌려져 부르고뉴라는 이름의 주(<small>프랑스어:</small> province [pʁɔvɛ̃s] <small>프로뱅스</small>)가 되었다. 그런데 헷갈리기 딱 좋게 합스부르크 왕가는 공작령을 잃었으면서도 부르군트 공작이라는 칭호는 계속 썼다. 그래서 1477년부터 1795년까지 합스부르크 황제들이 쓴 부르군트 공작이라는 칭호는 이전의 황제들이 썼던 부르군디아 왕이라는 칭호와 가리키는 영토가 다르다.</p>
<p>궁정백작령, 즉 프랑슈콩테는 조금 다른 길을 걸었다. 1477년에는 프랑스가 차지했으나 16년 후 상리스(<small>프랑스어:</small> Senlis [sɑ̃lis], 오늘날의 프랑스 북부) 조약으로 신성 로마 제국에 반환되어 합스부르크 왕가의 부르군트 상속지에 더해졌다.</p>
<p>이 무렵 신성 로마 제국은 수많은 구성 영토를 효율적으로 통치하기 위해 여러 구성 영토를 묶은 제국 크라이스(<small>독일어:</small> Reichskreis [ˈʁaɪ̯çskʁaɪ̯s] <small>라이히스크라이스</small>, <small>라틴어:</small> circulus imperii <small>키르쿨루스 임페리이</small>)라는 행정 단위를 도입했다. 제국 크라이스의 번역명은 확립된 것이 없고 관구라고 쓰는 경우가 간혹 있지만 가톨릭 교회의 행정 구역명과 같고 &#8216;원, 동그라미&#8217;를 뜻하는 크라이스의 원 뜻을 살리지 못하므로 여기서는 제국권(帝國圈)이라고 쓰도록 한다. 참고로 오늘날에도 독일에서는 비슷한 용어인 란트크라이스(<small>독일어:</small> Landkreis [ˈlantkʁaɪ̯s]) 또는 크라이스(<small>독일어:</small> Kreis [ˈkʁaɪ̯s])가 쓰이는데 이 경우는 대한민국의 군(郡)에 대응되는 하위 행정 구역이다.</p>
<p>신성 로마 제국의 옛 부르군디아 영토 대부분은 1548년에 부르군트 제국권(<small>독일어:</small> Burgundischer Reichskreis [bʊʁˈɡʊndɪʃɐ ˈʁaɪ̯çskʁaɪ̯s] <small>부르군디셔 라이히스크라이스</small>, <small>네덜란드어:</small> Bourgondische Kreits [burˈɣɔndisə ˈkrɛi̯ts] <small>부르혼디서 크레이츠</small>, <small>프랑스어:</small> Cercle de Bourgogne [sɛʁkl də buʁɡɔɲ] <small>세르클 드 부르고뉴</small>, <small>라틴어:</small> Circulus Burgundiae <small>키르쿨루스 부르군디아이</small>)으로 개편되었다. 그러나 프랑스와 신성 로마 제국의 계속된 싸움으로 부르군트 제국권의 영토는 차츰 줄어들었다.</p>
<figure id="attachment_107047" aria-describedby="caption-attachment-107047" style="width: 491px" class="wp-caption aligncenter"><img loading="lazy" decoding="async" class="wp-image-107047 size-full" src="https://pyogi.kkeutsori.com/wp-content/uploads/2025/12/f0074568_5696ce5e5f5a6.png" alt="" width="491" height="480" srcset="https://pyogi.kkeutsori.com/wp-content/uploads/2025/12/f0074568_5696ce5e5f5a6.png 491w, https://pyogi.kkeutsori.com/wp-content/uploads/2025/12/f0074568_5696ce5e5f5a6-300x293.png 300w" sizes="auto, (max-width: 491px) 100vw, 491px" /><figcaption id="caption-attachment-107047" class="wp-caption-text">16세기 초의 부르군디아 제국권(<a href="https://commons.wikimedia.org/wiki/File:Locator_Burgundian_Circle.svg">출처</a>)</figcaption></figure>
<p>1555년에는 제국권의 대부분이 합스부르크 왕가의 일파가 다스리는 에스파냐에 넘어갔다. 그러나 25년 내에 그 절반 가량이 &#8216;일곱 개의 연합한 저지대 나라들의 공화국(<small>네덜란드어:</small> Republiek der Zeven Verenigde Nederlanden [repyˈblik dɛr ˈzeːvə<i>n</i> vəˈreːnɪɣdə ˈneːdərlɑndə<i>n</i>] <small>레퓌블릭 데르 제번 페레니흐더 네데를란던</small>)&#8217;, 즉 네덜란드 공화국으로 독립하였다. 이것이 오늘날의 네덜란드의 전신이다. 그리하여 1715년 에스파냐에서 오스트리아로 반환되었을 때 원래의 20개 주 가운데 여덟 개만 남아있었다.</p>
<p>프랑슈콩테도 1555년 대부분이 에스파냐의 지배에 들어갔으나 수도 브장송만은 제국도시로 남았다가 1651년에야 프랑슈콩테(에스파냐어로는 엘 콘다도 프랑코 El Contado Franco [el konˈtað̞o ˈfɾaŋko])의 수도로 복귀했다. 그러나 1678년 네이메헌(<small>네덜란드어:</small> Nijmegen [ˈnɛi̯ˌmeːɣə<i>n</i>], 오늘날의 네덜란드 동부) 조약을 통해 백작령이 전부 프랑스에 넘어갔다. 그리하여 신성 로마 제국과 옛 부르군디아 왕국의 마지막 연결고리가 끊어졌다.</p>
<p>앙시앵 레짐(<small>프랑스어:</small> ancien régime [ɑ̃sjɛ̃ ʁeʒim]), 즉 1789년의 프랑스 혁명 이전의 구체제에서 최상위 행정 구역 단위는 프로뱅스, 즉 주였다. 루이 14세로부터 프랑스 혁명까지 디종을 주도로 하는 부르고뉴주와 브장송을 주도로 하는 프랑슈콩테주가 나란히 프랑스 왕국 내에 존재하였다. 그러나 혁명 이후인 1791년 주(프로뱅스)를 비롯한 옛 행정 구역은 모두 폐지되었다. 옛 주에 대한 충성과 주에 따른 문화적 차이를 없애고 공화국에 충성하도록 국민을 통합려는 것이 목적이었다. 옛 주를 대체한 최상위 행정 구역 단위는 &#8216;분할된 것&#8217;을 뜻하는 데파르트망(<small>프랑스어:</small> département [depaʁtəmɑ̃])인데 역사와 문화에 대한 고려 전혀 없이 프랑스 공화국을 단순히 행정의 편의을 위하여 나눈 것으로 예전에 쓰던 이름 대신 강, 산 등 자연 지물의 이름을 붙여 역사적 기억의 단절을 꾀했다. 데파르트망의 크기에도 제한을 두어 혁명 이전에 30여 개 주가 있었던 데에 반해 데파르트망의 수는 곧 백 개 가량으로 늘어났다. 당연히 부르군디아/부르고뉴의 이름은 프랑스의 지도상에서 사라졌다.</p>
<h2>프랑스의 부르고뉴 레지옹(1982년~2015년)</h2>
<p>어쩌면 유럽에서 가장 중앙집권적인 국가가 된 프랑스에도 20세기에 변화가 찾아왔다. 1982년 지방 행정 구역의 개편으로 데파르트망의 상위 단위인 레지옹이 도입되고 조금이나마 지방 분권이 시행되기 시작한 것이다. 프랑스 본토에 한정하더라도 백 개 가까이 되던 데파르트망 대신 22개의 레지옹이 지방 행정 구역 최상위 단위가 된 것이다. 그래서 한국어에서 쓰는 용어에도 혼란이 생겼다. 보통 외국의 최상위 행정 구역은 &#8216;주(州)&#8217;로 번역하는 관습에 따라 1982년 이전에는 프랑스 지방 행정 구역의 최상위 단위였던 데파르트망을 &#8216;주&#8217;라고 했었다. 그래서 레지옹이 도입되자 이전처럼 데파르트망을 계속 &#8216;주&#8217;라고 하고 레지옹의 번역어를 따로 고를지, 아니면 이제부터는 레지옹을 &#8216;주&#8217;라고 하고 데파르트망은 &#8216;현(縣)&#8217; 같은 다른 번역어로 바꿀지 혼란이 생겼다. 아직 용어가 확립되지 않았기 때문에 부득이 본 글에서는 레지옹, 데파르트망을 번역하지 않고 쓴다.</p>
<figure id="attachment_107048" aria-describedby="caption-attachment-107048" style="width: 499px" class="wp-caption aligncenter"><img loading="lazy" decoding="async" class="size-full wp-image-107048" src="https://pyogi.kkeutsori.com/wp-content/uploads/2025/12/f0074568_5696cebf21498.png" alt="" width="499" height="480" srcset="https://pyogi.kkeutsori.com/wp-content/uploads/2025/12/f0074568_5696cebf21498.png 499w, https://pyogi.kkeutsori.com/wp-content/uploads/2025/12/f0074568_5696cebf21498-300x289.png 300w" sizes="auto, (max-width: 499px) 100vw, 499px" /><figcaption id="caption-attachment-107048" class="wp-caption-text">부르고뉴 레지옹(<a href="https://commons.wikimedia.org/wiki/File:Bourgogne_in_France.svg">출처</a>)</figcaption></figure>
<p>이를 통해 옛 프로뱅스 이름 상당수가 레지옹 이름으로 부활되었다. 부르고뉴와 프랑슈콩테도 레지옹 이름으로 다시 나타났다. 하지만 레지옹을 만든 관료들은 혁명 직전의 지도만 참고한 듯 옛 공작령에게만 부르고뉴라는 이름을 붙였다. 군디오크의 부르군디아 제2왕국부터 14세기 초까지 부르군디아의 핵심 영토이던 론강과 손강이 만나는 리옹 일대는 &#8216;론알프(<small>프랑스어:</small> Rhône-Alpes [ʁon-alp])&#8217;라고 이름붙인 레지옹에 포함시켰다. 관료들은 론알프 레지옹도 다른 어떤 레지옹 못지않게 부르고뉴(부르군디아)로 불릴만한 자격이 있다는 사실을 간과한 듯하다.</p>
<h2>프랑스의 부르고뉴프랑슈콩테 레지옹(2016년~)</h2>
<p>데이비스의 부르군디아에 대한 단원은 여기서 끝을 맺지만 부르군디아의 이야기는 계속된다. 2014년 프랑스의 총리가 된 마뉘엘 발스(<small>프랑스어:</small> Manuel Valls [manɥɛl vals])의 제안으로 기존 레지옹의 통합을 통해 수를 줄이는 지방 행정구역 개편이 기획되었다. 그러자 부르고뉴와 프랑슈콩테 두 레지옹의 지사는 4월 14일 공동 기자회견을 갖고 두 레지옹을 합칠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자발적으로 통합 의사를 밝힌 레지옹은 이 둘 뿐이다. 나머지 레지옹의 개편은 중앙 의회에서 논의하고 결정했는데 부르고뉴와 프랑슈콩테는 외부의 개입 없이 스스로 통합을 결정한 것이다.</p>
<p>그리하여 2014년 12월 17일 프랑스 의회는 프랑스 본토의 레지옹을 기존의 22개에서 13개로 수를 줄이는 개편안을 확정 발표하였다. 새 지방 행정구역은 2016년 1월 1일 발효되었다. 가칭 부르고뉴프랑슈콩테(<small>프랑스어:</small> Bourgogne–Franche-Comté) 레지옹이 새로 생긴 것이다. 공식 명칭은 2016년 7월 1일까지 정하기로 했는데 아마도 부르고뉴의 이름이 들어갈 공산이 크다. 그렇다면 데이비스의 목록에 제16 부르군디아를 추가할 수도 있을 것이다.</p>
<figure id="attachment_107049" aria-describedby="caption-attachment-107049" style="width: 499px" class="wp-caption aligncenter"><img loading="lazy" decoding="async" class="size-full wp-image-107049" src="https://pyogi.kkeutsori.com/wp-content/uploads/2025/12/f0074568_5696cf19529eb.png" alt="" width="499" height="480" srcset="https://pyogi.kkeutsori.com/wp-content/uploads/2025/12/f0074568_5696cf19529eb.png 499w, https://pyogi.kkeutsori.com/wp-content/uploads/2025/12/f0074568_5696cf19529eb-300x289.png 300w" sizes="auto, (max-width: 499px) 100vw, 499px" /><figcaption id="caption-attachment-107049" class="wp-caption-text">가칭 부르고뉴프랑슈콩테 레지옹(<a href="https://commons.wikimedia.org/wiki/File:Bourgogne-Franche-Comt%C3%A9_region_locator_map.svg">출처</a>)</figcaption></figure>
<p>부르군디아의 역사적 핵심 영토 가운데 론강 유역은 빠졌지만 부르군디아 결합국의 북쪽 저지대 나라들을 제외한 &#8216;저쪽 나라들&#8217;이 다시 뭉치게 되는 것이다.</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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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새 교황 레오 14세의 조상 추적하기</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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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Mon, 12 May 2025 11:41:44 +0000</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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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CDATA[미국 시카고 출신으로 페루에서 오랫동안 사목하다가 이번에 새 교황 레오 14세으로 즉위한 로버트 프리보스트(Robert Prevost [ˈɹɒbəɹt ˈpɹiːvoʊ̯st])의 독특한 배경이 계속해서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 글에서 Prevost는 프랑스어식 성이라고 했는데 실상은 좀 더 복잡하니 추가 설명이 필요할 듯하다. 우선 미국 언론에서는 루이지애나주와 카리브해로 거슬러 올라가는 그의 어머니쪽 집안을 주목한다. 그의 외할아버지 조지프 마티네즈(Joseph Martinez [ˈʤoʊ̯z⟮s⟯ᵻf mɑːɹˈtiːnɛz])는 [&#8230;]]]></description>
										<content:encoded><![CDATA[<p style="font-size:0.9em; color: #5C78C6;">본 글은 원래 페이스북에 올렸던 것으로 원문은 <a href="https://www.facebook.com/kkeutsori/posts/pfbid02czWsK552gxznYYJsmVK6V6Yysay6uwpkoqPDc913X7yq2RDzg7Ty6R84g8xCA5mDl?__cft__[0]=AZVjTLhQbJrH-72yZPIeHvS65spC9h68frswUAsl-z-fWU7FuBHy5VSsfz-6zuz8EiWk3A9LrXwjBYiJBtqhkkgVilqTJqtpX4q2MrYsyTTepeEi-KI_6gzQ6I0MU3I3IZ5Q-v1h-rLWF9Ea0bJYnZzepDM5OXRY2pbH72tDTaL1HUlxEI2AApQk_-1nyscrsJU&amp;__tn__=%2CO%2CP-R">여기</a>에서 확인 가능합니다. 날짜는 페이스북 게재 당시의 날짜로 표시합니다.</p>
<p>미국 시카고 출신으로 페루에서 오랫동안 사목하다가 이번에 새 교황 레오 14세으로 즉위한 로버트 프리보스트(Robert Prevost [ˈɹɒbə<i>ɹ</i>t ˈpɹiːvoʊ̯st])의 독특한 배경이 계속해서 화제가 되고 있다. <a href="https://pyogi.kkeutsori.com/2025/05/09/106868/">지난 글</a>에서 Prevost는 프랑스어식 성이라고 했는데 실상은 좀 더 복잡하니 추가 설명이 필요할 듯하다.</p>
<p>우선 미국 언론에서는 루이지애나주와 카리브해로 거슬러 올라가는 그의 어머니쪽 집안을 주목한다. 그의 외할아버지 조지프 마티네즈(Joseph Martinez [ˈʤoʊ̯z⟮s⟯ᵻf mɑː<i>ɹ</i>ˈtiːnɛz])는 오늘날의 도미니카 공화국에서 태어났다고도 하고 아이티에서 태어났다고도 하는데 어느 쪽이 맞든 카리브해의 히스파니올라섬 출신이며 원래의 성은 에스파냐어 Martínez &#8216;마르티네스&#8217;이다. 외할머니 루이즈 바키에(Louise Baquié [luˈiːz ˈbɑːkieɪ̯])는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 크리올인이었다.</p>
<p>포르투갈어 crioulo &#8216;크리올루&#8217;에서 유래한 에스파냐어 criollo &#8216;크리오요&#8217;, 프랑스어 créole [kʁeɔl] &#8216;크레올&#8217;, 영어 creole [ˈkɹiːoʊ̯l] &#8216;크리올&#8217;은 원래 식민지에서 태어난 유럽 정착민의 후손, 특히 혼혈인을 가리키는 말이다. 그들 가운데서 발달한 혼합된 언어도 크리올/크레올/크리오요 등으로 불린다. 루이지애나 크리올인이라고 부르는 집단은 원래 북아메리카에 정착한 프랑스인들을 뿌리로 하고 이들과 혼인한 촉토족 등 원주민, 아프리카에서 잡혀온 노예, 루이지애나가 프랑스에서 에스파냐로 넘어간 뒤 들어온 에스파냐계 정착민, 프랑스령 생도맹그(Saint-Domingue [sɛ̃-dɔmɛ̃ɡ], 오늘날의 아이티)의 혼란기에 넘어온 주로 아프리카계 난민, 아일랜드·독일·이탈리아 출신 가톨릭교도 이민 등 다양한 배경이 합쳐 이루어졌다.</p>
<p>교황의 외조부모는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에서 결혼했으며 그곳에 거주할 당시 인구 조사에서는 흑인으로 기록되었다. 하지만 시카고로 이주한 다음에는 마티네즈 집안이 백인으로 기록된 것이 흥미롭다. 루이지애나주에서는 흑인의 피가 조금이라도 섞였으면 흑인으로 간주하던 관행에 따랐지만 북부로 이주한 후 외관상 잘 드러나지 않으니 차별을 피하려 백인 행세를 한 것으로 보인다.</p>
<p>교황의 친형 존 프리보스트(John Prevost [ˈʤɒn ˈpɹiːvoʊ̯st])는 언론의 질문에 가족이 스스로 흑인으로 여기지 않는다고 밝혔다.</p>
<p>한편 교황의 이탈리아 혈통에 주목한 이탈리아 언론에서는 그의 친할아버지로 추정되는 이의 출생 기록을 발견했다는 <a href="https://www.quotidianopiemontese.it/2025/05/10/trovato-a-settimo-rottaro-latto-di-nascita-di-giovanni-pietro-felice-prevosto-i-dati-sono-compatibili-con-il-nonno-di-papa-leone-xiv/?fbclid=IwY2xjawMb6WtleHRuA2FlbQIxMABicmlkETFOOTV1aGI4UFJ2RlFzeTZ3AR4TOUpiZRkSEeA9N8LyU3gBPg12csavzHtSZK6lTrwYwEdN_PW5CCMewDVAdA_aem_hFsWB9qKAxCYZblIzm-aTw">보도가 나왔다</a>. 1878년 6월 24일, 이탈리아 피에몬테주에 있는 세티모로타로(Settimo Rottaro)에서 조반니 피에트로 펠리체 프레보스토(Giovanni Pietro Felice Prevosto)가 태어났다는 기록이 발견된 것이다.</p>
<p>교황의 친할아버지는 1960년 부고와 묘비에서 John R. Prevost [ˈʤɒn— ˈpɹiːvoʊ̯st] &#8216;존 R. 프리보스트&#8217;라는 이름으로 쓰고 있으며 John 대신 프랑스어식 Jean [ʒɑ̃] &#8216;장&#8217;으로 쓰기도 한다. Jean Lanti Prevost라는 형태로도 알려져 있다. 1876년 6월 24일 태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어 이탈리아에서 발견된 출생 기록과는 연도 차이가 있지만 일단 Giovanni &#8216;조반니&#8217;는 영어 John &#8216;존&#8217;, 프랑스어 Jean &#8216;장&#8217;에 대응되는 이름이다. 그러나 출생 기록의 인물이 교황의 친할아버지가 맞는지는 확실하지 않다.</p>
<p>교황의 친형 존은 그들의 친조부모가 프랑스 출신이라고 밝힌 바가 있다. 적어도 그의 친할머니 수잰 프리보스트(Suzanne Prevost [suˈzæn ˈpɹiːvoʊ̯st])는 1979년 부고에 따르면 1896년 2월 2일 프랑스에서 태어났다.</p>
<p>프랑스 언론에서는 이에 주목하여 교황의 친할머니는 프랑스 서북부 노르망디 지방에 있는 항구 도시 르아브르(le Havre [lə-avʁ])에서 1894년 2윌 2일에 태어난 쉬잔 퐁텐(Suzanne Fontaine [syzan fɔ̃tɛn])이라고 <a href="https://www.ouest-france.fr/societe/religions/pape-leon-xiv/la-grand-mere-du-nouveau-pape-leon-xiv-etait-fille-de-patissiers-en-normandie-20a25bc0-2ca8-11f0-a098-f31d02249152?fbclid=IwY2xjawMb6Z1leHRuA2FlbQIxMABicmlkETFOOTV1aGI4UFJ2RlFzeTZ3AR7MJeRa-Gj9SwX-XkkAULO65EG-TqBY-rOqpKo3pWE1JCMI0mPby3-TOeZIbw_aem_M6ApGqF2R9YFPj4ZlrIvjg">보도하고 있다</a>.</p>
<p>하지만 온라인 위키 족보 사이트 <a href="https://www.wikitree.com/wiki/Fabre-250">위키트리</a>(WikiTree)에서는 그냥 생일이 같고 출생 연도가 비슷한 동명 이인과 혼동하여 성이 퐁텐이라고 잘못 안 것이라며 교황의 친할머니의 실제 이름은 쉬잔 루이즈 마리 프레보(Suzanne Louise Marie Prevost [syzan lwiz maʁi pʁevo])이고 혼인 전 성은 퐁텐이 아니라 파브르(Fabre [fabʁ])라고 쓰고 있다(여기서는 일단 Prevost가 프랑스어 Prévost와 동일하게 발음되는 것으로 간주하고 &#8216;프레보&#8217;로 표기했다).</p>
<p>족보 연구는 외국에서 활발한 분야인데 많은 이들이 새로 선출된 교황의 배경에 대해 궁금해하는 가운데 고의는 아니겠지만 확인이 충분히 되지 않은 정보를 사실로 전달할 수도 있다는 점을 주의해야 하겠다. 이탈리아에서 찾았다는 그래도 일단 교황의 친할아버지가 이탈리아에서 태어난 것은 사실인 듯하고 적어도 이탈리아에서는 성을 이탈리아어식으로 Prevosto &#8216;프레보스토&#8217;라고 기록했던 것도 사실일 것이다.</p>
<p>그가 프랑스계였다는 말도 있지만 근거가 있는지는 확실하지 않다. 단지 프랑스인과 결혼했고 성이 프랑스어식으로 보여서 나온 얘기일 수도 있겠다. 그런데 피에몬테는 역사적으로 프랑스어권과 관계가 깊은 지역이며 19세기 초까지는 프랑스어를 구사하는 이가 많았고 행정의 언어로도 널리 쓰였다.</p>
<p>또 교황의 친할아버지가 태어난 세티모로타로를 비롯해서 피에몬테 대부분에서 전통적으로 쓰이는 말씨인 피에몬테어는 이탈리아어에 비해 프랑스어와 유사한 점이 많다(피에몬테어는 이탈리아어의 방언이 아니라 자매 언어이다).</p>
<p>피에몬테어는 프랑스어처럼 어말 무강세 모음을 탈락시킨다(대신 -a는 [ɐ]로 약화될 뿐 탈락하지 않는다). 피에몬테의 중심 도시는 이탈리아어로 Torino [toˈriːno] &#8216;토리노&#8217;이지만 피에몬테어로는 Turin [tyˈriŋ] &#8216;튀링&#8217;이다. 프랑스어로는 Turin [tyʁɛ̃] &#8216;튀랭&#8217;이다. 영어에서도 프랑스어식 이름 Turin [t<i>j</i>ʊə̯ˈɹɪn, ˈt<i>j</i>ʊəɹᵻn] &#8216;튜린&#8217;으로 불린다.</p>
<p>지난 글에서 프랑스어 prévost는 라틴어 praepositus &#8216;프라이포시투스&#8217;에서 유래했다고 설명했는데 같은 어원에서 나온 이탈리아어 형태는 preposto &#8216;프레포스토&#8217;이다. 그런데 &#8216;주임 신부&#8217;를 뜻하는 말로는 고대 프랑스어 prévost에서 전해진 형태인 prevosto &#8216;프레보스토&#8217;가 쓰인다. 이에 해당하는 피에몬테어는 사전에 나오지 않지만 아마 prevost &#8216;프레보스트&#8217; 정도가 아닐까 한다.</p>
<p>교황의 친할아버지는 이탈리아 통일 얼마 후에 태어나서 출생 기록에 이탈리아어로 이름이 기록되었겠지만 한두 세대 전만해도 공문서에서는 프랑스어식 이름을 썼을 수 있다. 오늘날에는 대부분의 서유럽 언어에서 이름의 형태를 하나로 고정시켜서 Giovanni &#8216;조반니&#8217;라는 이름을 쓰는 이탈리아인은 프랑스어, 영어 등 다른 언어로도 Giovanni라고 부르지만 예전에는 쓰는 언어에 따라 이름을 현지화시키는 것이 보통이었다. 그러니 출생·혼인·사망 기록 등에도 쓰는 언어에 따라 이름의 형태가 달라졌다. Giovanni라고 불리던 이가 프랑스어로 된 기록에서는 Jean &#8216;장&#8217;, 영어로 된 기록에서는 John &#8216;존&#8217;으로 나타나는 식이었다. 한편 피에몬테어로는 이 이름이 Gioann &#8216;조안&#8217;이 되지만 피에몬테어가 공식 기록에서 쓰이는 일은 없었다.</p>
<p>예를 들어 1736년에 토리노에서 태어난 수학자이자 천문학자인 주세페 루이지 라그란자(Giuseppe Luigi Lagrangia)는 1802년에 프랑스에 귀화하여 조제프 루이 라그랑주(Joseph Louis Lagrange [ʒozɛf lwi laɡʁɑ̃ʒ])라는 이름으로 오늘날 알려져 있다. 그의 아버지는 프랑스계였다고 하니 어쩌면 원래의 성도 Lagrange였다가 Lagrangia로 이탈리아어화된 것일 수 있겠다.</p>
<p>교황의 친할아버지도 이탈리아어로는 성이 Prevosto로 기록되었지만 전부터 공문서에는 프랑스어식으로 Prevost로 기록되었고 입말로도 피에몬테어식 Prevost를 썼기 때문에 미국으로 넘어간 후에도 이 철자를 쓴 것이 아닐까 한다.</p>
<p>그렇다면 영어에서 쓰는 성의 발음에 대한 의문이 하나 해결된다. 지난 글에서 지적한 것처럼 프랑스어 Prévost의 발음은 [pʁevo] &#8216;프레보&#8217;이고 이를 흉내낸 영어 발음에서도 어말 -st를 묵음으로 처리하지만 교황의 성에서는 -st가 발음된다. 이는 단순히 영어 철자식으로 발음한 것이 아니라 Prevost의 피에몬테어식 발음(아마도 [*preˈvɔst] 정도)을 따른 것일 수 있겠다. 피에몬테어에서는 &#8216;슬픈&#8217;을 뜻하는 trist [ˈtrist] &#8216;트리스트&#8217;의 예에서 볼 수 있듯이 어말 자음군이 철자대로 발음된다.</p>
<p>대신 피에몬테어 Prevost는 둘째 음절에 강세가 올 텐데 영어에서는 첫째 음절에 강세를 주는 것은 영어식으로 발음을 바꾼 것으로 해석이 가능하겠다. 접두사 prae-로 시작하는 라틴어 단어에서 유래한 두 음절 명사 precept [ˈpɹiːsɛpt] &#8216;프리셉트&#8217;, precinct [ˈpɹiːsɪŋkt] &#8216;프리싱크트&#8217;, pretext [ˈpɹiːtɛkst] &#8216;프리텍스트&#8217; 등은 pre-에 강세를 주는데 이를 본보기로 삼았을 것이다.</p>
<p>물론 족보에 대한 연구도 그렇고 이를 토대로 성의 기원을 따지는 것도 불완전한 정보를 바탕으로 추측하는 것이니 확실한 결론은 내릴 수 없다. 그래도 다양한 언어를 넘나들며 성의 기원을 추적하는 재미는 꽤 쏠쏠하다.</p>
<hr />
<p>위 글을 쓴 후에 추가로 드러난 사실을 소개한다. 먼저 레오 14세의 친할아버지는 피에몬테주가 아니라 시칠리아섬 출신으로 본명은 살바토레 조반니 가에타노 리지타노(Salvatore Giovanni Gaetano Riggitano)로 밝혀졌다. 즉 이탈리아 언론에서 보도했던 기록은 우연히 이름이 비슷한 인물에 대한 것이었다. 대신 친할머니는 보도된 바와 같이 노르망디 지방 출신 쉬잔 퐁텐(Suzanne Fontaine)이 맞고 혼인 전 성은 프레보(Prevost)였다고 한다. 리지타노와 퐁텐은 미국으로 이민한 후에 Prevost로 개명했다. 그러니 프리보스트(Prevost)는 원래 프랑스인 친할머니로부터 물려받은 프랑스어식 성을 영어식으로 발음한 것이다.</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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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소프라노, 알토, 테너, 베이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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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Tue, 12 Mar 2024 05:01:24 +0000</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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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ategory><![CDATA[프랑스어]]></categ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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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CDATA[서양 음악의 혼성 4성부 합창단은 가장 음역이 높은 성부부터 소프라노(soprano), 알토(alto), 테너(tenor), 베이스(bass)로 구성된다. 보통 소프라노와 알토가 여성 성부이고 테너와 베이스가 남성 성부이다. 성악 음역을 논할 때는 알토라는 말을 쓰는 대신 여자 가수의 경우 소프라노 다음으로 높은 음역은 메조소프라노(mezzo-soprano)라고 하고 더 낮은 음역은 콘트랄토(contralto)라고 한다. 메조소프라노나 콘트랄토와 비슷한 음역대의 남자 가수의 경우 카운터테너(countertenor)라는 용어를 쓴다. [&#8230;]]]></description>
										<content:encoded><![CDATA[<p style="font-size:0.9em; color: #5C78C6;">본 글은 원래 페이스북에 올렸던 것으로 원문은 <a href="https://www.facebook.com/kkeutsori/posts/pfbid0xMNhsNJvHx8rwzUb8Cuum7265E4TpqUWwjbiYnT84LJS1ab6UcNJGo8637RF4iw6l">여기</a>에서 확인 가능합니다. 날짜는 페이스북 게재 당시의 날짜로 표시합니다.</p>
<p>서양 음악의 혼성 4성부 합창단은 가장 음역이 높은 성부부터 소프라노(soprano), 알토(alto), 테너(tenor), 베이스(bass)로 구성된다. 보통 소프라노와 알토가 여성 성부이고 테너와 베이스가 남성 성부이다.</p>
<p>성악 음역을 논할 때는 알토라는 말을 쓰는 대신 여자 가수의 경우 소프라노 다음으로 높은 음역은 메조소프라노(mezzo-soprano)라고 하고 더 낮은 음역은 콘트랄토(contralto)라고 한다. 메조소프라노나 콘트랄토와 비슷한 음역대의 남자 가수의 경우 카운터테너(countertenor)라는 용어를 쓴다. 또 남자 가수는 테너와 베이스 사이에 바리톤(baritone)이 들어간다. 그래서 성악가는 음역에 따라 소프라노, 메조소프라노, 콘트랄토, 카운터테너, 테너, 바리톤, 베이스라고 부른다. 보통 성인 여자는 메조소프라노, 성인 남자는 바리톤이 평균적인 음역이다. 바리톤은 남성 성부를 더 세부적으로 나눈 합창단에서 성부 이름으로 쓰이기도 한다.</p>
<p>이들은 대체로 르네상스 시대 유럽의 폴리포니(다성부) 음악에서 쓰인 용어가 이탈리아어, 영어 등 다양한 언어를 통해 전해진 것이다. 이 시기에는 성부 수와 구성에 따라 다양한 이름이 쓰였다.</p>
<p>높은 음역의 성부는 흔히 라틴어로 &#8216;더 높은&#8217;을 뜻하는 superius &#8216;수페리우스&#8217;라고 부르고 밑을 받쳐주는 기본 선율을 맡은 성부는 라틴어로 &#8216;붙드는 이&#8217;를 뜻하는 tenor &#8216;테노르&#8217;라고 불렀다. tenor를 기준으로 더 높은 성부는 라틴어로 &#8216;높은&#8217;을 뜻하는 altus &#8216;알투스&#8217;, 더 낮은 성부는 라틴어로 &#8216;낮은&#8217;을 뜻하는 bassus &#8216;바수스&#8217;로 불렀다.</p>
<p>또 별개의 선율을 맡은 성부가 있으면 &#8216;노래&#8217;를 뜻하는 cantus &#8216;칸투스&#8217;라고 불렀고 여기에 조화되게 더 높은 음으로 부르는 성부는 접두사 dis-를 더해서 discantus &#8216;디스칸투스&#8217;라고 불렀다. 각 성부의 음역이 정해진 것은 아니었지만 cantus와 discantus는 보통 tenor보다는 높고 superius보다는 낮은 성부였다.</p>
<p>가장 높은 성부는 superius 대신 &#8216;세 겹&#8217;을 뜻하는 triplex &#8216;트리플렉스&#8217;로 부르기도 했다. 이는 원래 3성부 음악에서 가장 높은 성부를 이르는 용어에서 유래했다. 여기서 tenor와 triplex 사이의 성부는 &#8216;가운데의&#8217;를 뜻하는 medius &#8216;메디우스&#8217;로 불렀다. triplex의 동의어 triplus &#8216;트리플루스&#8217;가 고대 프랑스어를 거쳐 영어로 전해진 treble [ˈtɹɛb.(ə)l] &#8216;트레블&#8217;은 오늘날 보통 악기나 음향 기기 등에서 높은 음역을 이르는 말로 쓰이지만 주로 나이어린 합창단원의 고음 성부를 이르기도 한다.</p>
<p>그 밖에 기본 4성부에 추가된 제5의 성부, 제6의 성부라는 뜻으로 quintus &#8216;퀸투스&#8217;, sextus &#8216;섹스투스&#8217;가 쓰이기도 했는데 음역과는 크게 상관이 없는 이름이고 오늘날에는 쓰이지 않는다.</p>
<p>베네치아 공화국 출신 작곡가이자 음악 이론가인 조세포 자를리노(Gioseffo Zarlino [ʤoˈzɛffo ʣarˈliːno], 1517~1590, 외래어 표기법 규범에 따른 표기는 &#8216;차를리노&#8217;)가 1558년에 펴낸 음악 이론서 《화성의 원리(Istitutioni harmoniche, 현대 이탈리아어 철자 Istituzioni armoniche)》에서 soprano &#8216;소프라노&#8217;, alto &#8216;알토&#8217;, tenore &#8216;테노레&#8217;, basso &#8216;바소&#8217;와 같은 이탈리아어식 성부 이름을 찾아볼 수 있다.</p>
<p>이탈리아어 soprano [soˈpraːno] &#8216;소프라노&#8217;는 라틴어로 &#8216;위에&#8217;를 뜻하는 super &#8216;수페르&#8217;에 접미사 -anus가 붙은 통속 라틴어 *superanus &#8216;수페라누스&#8217;에서 유래했다. superius도 super에서 파생된 말이니 비슷한 말로 볼 수 있다. 이탈리아 음악의 영향으로 이 단어는 다른 언어에 전해져서 영어로는 [sə.ˈpɹæn.oʊ̯] &#8216;서프래노&#8217; 혹은 [sə.ˈpɹɑːn.oʊ̯] &#8216;서프라노&#8217;로 발음하고 독일어 Sopran [zoˈpʁaːn] &#8216;조프란&#8217;, 프랑스어 soprano [sɔpʁano] &#8216;소프라노&#8217; 등이 되었다.</p>
<p>&#8216;군주&#8217;를 뜻하는 영어의 sovereign [ˈsɒv.ɹᵻn, ˈsɒv.(ə)ɹ.ᵻn] &#8216;소버린&#8217;도 *superanus가 고대 프랑스어 soverain, souverein 등을 거쳐서 전해진 말이다. 이에 대응되는 현대 프랑스어는 souverain [suvʁɛ̃] &#8216;수브랭&#8217;이다.</p>
<p>alto [ˈalto] &#8216;알토&#8217;는 이탈리아어로 &#8216;높은&#8217;을 뜻하며 라틴어 altus &#8216;알투스&#8217;에서 나왔다. 인도·유럽 조어로 거슬러 올라가면 영어로 &#8216;오래된&#8217;을 뜻하는 old [ˈoʊ̯ld] &#8216;올드&#8217;와 동계어이다. 더 가까이는 &#8216;고도&#8217;를 뜻하는 영어 altitude [ˈælt.ᵻ.ˌtjuːd] &#8216;앨티튜드&#8217;가 altus에서 파생되어 &#8216;높이&#8217;를 뜻하는 라틴어 altitudo &#8216;알티투도&#8217;를 차용한 말이다. alto를 영어로는 보통 [ˈælt.oʊ̯] &#8216;앨토&#8217;로 발음하지만 [ˈɒlt.oʊ̯, ˈɔːlt-] &#8216;올토&#8217;, [ˈɑːlt.oʊ̯] &#8216;알토&#8217;도 가능하다. 독일어로는 Alt [ˈalt] &#8216;알트&#8217;라고 하는데 명사이기 때문에 첫머리를 대문자로 쓰는 것만 빼면 영어 old처럼 &#8216;오래된&#8217;을 뜻하는 동계어 alt와도 동형이다. 프랑스어로는 alto [alto] &#8216;알토&#8217;라고 한다.</p>
<p>&#8216;소프라노&#8217;와 &#8216;알토&#8217;는 한글 표기에서 이탈리아어 soprano와 alto를 이탈리아어 발음에 따라 적는데 &#8216;테너&#8217;와 &#8216;베이스&#8217;는 이탈리아어 tenore, basso가 아니라 영어 tenor, bass의 영어 발음에 따라 적은 것이다.</p>
<p>라틴어 tenor &#8216;테노르&#8217;는 이탈리아어에서는 tenore &#8216;테노레&#8217;가 되었지만 대부분의 언어에서 원래의 라틴어 형태와 가깝게 쓴다. 에스파냐어·포르투갈어·네덜란드어·덴마크어·노르웨이어·스웨덴어·폴란드어·체코어·헝가리어·세르보크로아트어·루마니아어 등에서 모두 tenor &#8216;테노르&#8217;라고 부르고 독일어로는 Tenor [teˈnoːɐ̯] &#8216;테노어&#8217;, 프랑스어로는 ténor [tenɔːʁ] &#8216;테노르&#8217;이다. &#8216;테너&#8217;는 물론 영어 발음 [ˈtɛn.əɹ]에 따른 표기이다.</p>
<p>라틴어 tenor는 &#8216;취지&#8217;, &#8216;내용&#8217;이라는 뜻도 있었기 때문에 영어 tenor &#8216;테너&#8217; 역시 같은 뜻으로도 쓰인다. 프랑스어에서는 &#8216;취지&#8217;, &#8216;내용&#8217;을 뜻하는 teneur [tənœːʁ] &#8216;트뇌르&#8217;와 성부를 이르는 ténor &#8216;테노르&#8217;의 형태가 구별되는데 전자는 라틴어 tenor에서 자연스러운 언어 변화를 거친 프랑스어 형태이고 후자는 라틴어 형태를 빌린 것이다. 프랑스어에서도 중세 다성부 음악에서 주 선율을 받쳐주는 성부를 이를 때는 teneur라고 한다.</p>
<p>basso [ˈbasso] &#8216;바소&#8217;는 이탈리아어로 &#8216;낮은&#8217;을 뜻하며 라틴어 bassus &#8216;바수스&#8217;에서 나왔다. 영어에서 &#8216;(특히 도덕적 수준이) 낮은&#8217;이라는 뜻의 형용사로 쓰이는 base [ˈbeɪ̯s] &#8216;베이스&#8217;는 라틴어 bassus가 현대 프랑스어 bas [ba, bɑ] &#8216;바&#8217;에 해당하는 고대 프랑스어 bas를 통해 전해진 형태이다. &#8216;기초&#8217;, &#8216;바탕&#8217; 등을 뜻하는 영어 명사 base는 라틴어 basis &#8216;바시스&#8217;가 현대 프랑스어 base [baːz] &#8216;바즈&#8217;에 해당하는 고대 프랑스어 base를 통해 전해진 것인데 라틴어 bassus는 basis처럼 고대 그리스어 βάσις(básis) &#8216;바시스&#8217;에서 나왔을 가능성이 있지만 확실하지 않다.</p>
<p>이탈리아어에서는 alto와 basso가 &#8216;높은&#8217;과 &#8216;낮은&#8217;의 뜻으로 짝을 이루는 일반적인 형용사이다. 에스파냐어 alto [ˈalto] &#8216;알토&#8217;와 bajo [ˈbaxo] &#8216;바호&#8217;, 포르투갈어 alto [ˈaɫtu] &#8216;알투'(포르투갈)/[ˈau̯tu] &#8216;아우투'(브라질)와 baixo [ˈbai̯ʃu] &#8216;바이슈&#8217; 역시 &#8216;높은&#8217;과 &#8216;낮은&#8217;을 뜻하는 일반적인 형용사이자 성부 이름으로 쓰인다. 다만 에스파냐어와 포르투갈어의 alto는 라틴어에서 자연스러운 언어 변화를 거친 형태가 아니라 후에 라틴어의 영향으로 대체된 형태이다.</p>
<p>그런데 이탈리아어, 에스파냐어, 포르투갈어처럼 통속 라틴어에서 유래한 로망어인 프랑스어에서는 &#8216;높은&#8217;과 &#8216;낮은&#8217;을 뜻하는 일반적인 형용사가 남성형은 haut [o] &#8216;오&#8217;, bas [ba, bɑ] &#8216;바&#8217;, 여성형은 haute [oːt] &#8216;오트&#8217;, basse [bas, bɑːs] &#8216;바스&#8217;이다(haut/haute는 라틴어 altus에서 나온 형태와 게르만 어파에 속하는 프랑크어 *hauh, *hōh가 혼합된 형태이다). 이미 알토 성부를 이르는 말로는 이탈리아어 형태를 빌린 alto [alto] &#8216;알토&#8217;를 쓴다는 것을 보았으니 &#8216;높은&#8217;을 뜻하는 일반적인 형용사와는 전혀 다르다.</p>
<p>재미있는 것은 베이스 성부를 프랑스어로는 basse [bas, bɑːs] &#8216;바스&#8217;라고 한다는 것이다. 이것 역시 이탈리아어 basso &#8216;바소&#8217;를 빌린 것인데 프랑스어식으로 마지막 -o가 -e로 바뀐 형태가 프랑스어에 이미 존재하던 여성형 형용사 basse와 우연히 동일하게 되었다. 그래서 프랑스어에서 basse는 여성 명사로 재해석되었다. 남성 베이스 가수를 이를 때도 여성 명사이다.</p>
<p>독일어 Bass [ˈbas] &#8216;바스&#8217;, 노르웨이어 bass &#8216;바스&#8217;, 네덜란드어·덴마크어·스웨덴어·폴란드어·체코어·세르보크로아트어·루마니아어 bas &#8216;바스&#8217; 등은 라틴어 bassus나 이탈리아어 basso에서 마지막 음절이 탈락한 형태이다. 루마니아어도 통속 라틴어에서 유래한 로망어이지만 altus와 bassus에서 유래한 말을 &#8216;높은&#8217;, &#8216;낮은&#8217;을 뜻하는 형용사로는 쓰지 않으니 성부 이름으로 쓰이는 alto &#8216;알토&#8217;, bas &#8216;바스&#8217;는 차용어이다. 대신 altus에 전치사 in이 붙은 형태에서 나온 înalt [ɨˈnalt] &#8216;으날트&#8217;가 루마니아어에서 &#8216;높은&#8217;을 뜻한다. 헝가리어는 특이하게 라틴어의 마지막 음절을 탈락시키지 않고 발음만 헝가리어식으로 하여 basszus [ˈbɒsːuʃ] &#8216;버수시&#8217;라고 쓴다.</p>
<p>영어에서는 라틴어 bassus에서 나온 base [ˈbeɪ̯s] &#8216;베이스&#8217;의 발음은 그대로 쓰면서 철자만 라틴어를 흉내내어 bass로 바꿨다. 그래서 철자로부터 발음을 예측하기 어렵게 되었다. 철자가 같은 bass는 물고기의 하나인 &#8216;농어&#8217;를 뜻하는 말이기도 한데 이 경우는 철자에서 예측할 수 있는 발음 [ˈbæs] &#8216;배스&#8217;를 쓴다.</p>
<p>메조소프라노는 어떨까? 라틴어 medius &#8216;메디우스&#8217;에서 유래한 이탈리아어 mezzo [ˈmɛdʣo]는 &#8216;반&#8217;, &#8216;가운데&#8217;를 뜻한다. 외래어 표기법에 따르면 이탈리아어의 z는 &#8216;ㅊ&#8217;으로 적으므로 mezzo는 &#8216;메초&#8217;로 써야 하지만 《표준국어대사전》을 보면 이것이 들어간 음악 용어인 &#8216;메조^포르테(mezzo forte)&#8217;, &#8216;메조^피아노(mezzo piano)&#8217; 등에서 모두 &#8216;메조&#8217;로 적고 있다. 그런데 흥미롭게도 mezzo의 여성형 mezza [ˈmɛdʣa]는 &#8216;메차^보체(mezza voce)&#8217;에서 &#8216;메차&#8217;로 적는다.</p>
<p>영어에서는 mezzo를 주로 [ˈmɛts.oʊ̯] &#8216;메초&#8217;라고 발음하지만 [ˈmɛdz.oʊ̯] &#8216;메조&#8217;도 혼용된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8216;메조&#8217;라는 표기는 영어 발음을 기준으로 나온 것이라고 결론을 내리기는 어렵다. 이탈리아어에서 [ˈpitʦa] &#8216;피차&#8217;, 영어에서 [ˈpiːts.ə] &#8216;피차&#8217;로 발음되는 pizza를 &#8216;피자&#8217;로 적는 것이나 본인은 [ˈʃvɑːɹts.(ə)n‿ɛɡ.əɹ] &#8216;슈바츠네거&#8217;, 일반적인 영어 화자는 [ˈʃwɔːɹts.ə.nɛɡ.əɹ] &#8216;슈워처네거&#8217;로 발음하는 독일어식 영어 인명 Schwarzenegger의 한글 표기가 &#8216;슈워제네거&#8217;로 심의된 것에서 볼 수 있듯이 원어 발음을 확인하지 않고 철자 z를 무조건 &#8216;ㅈ&#8217;으로 적은 결과일 수 있다.</p>
<p>영어에서 강세 음절의 첫소리를 이루는 무성 폐쇄음 [p, t, k]나 파찰음 [ʧ]는 보통 기식음을 동반하기 때문에 한국어의 거센소리 &#8216;ㅍ&#8217;, &#8216;ㅌ&#8217;, &#8216;ㅋ&#8217;, &#8216;ㅊ&#8217; 등으로 인식한다. 그러나 그 외의 위치에서는 기식음이 별로 없이 발음되기 때문에 얼핏 된소리 &#8216;ㅃ&#8217;, &#8216;ㄸ&#8217;, &#8216;ㄲ&#8217;, &#8216;ㅉ&#8217; 등을 약하게 발음한 것처럼 소리나기 쉽다. papa [ˈpɑːp.ə]는 사실 &#8216;파파&#8217;보다는 &#8216;파빠&#8217;에 가깝게 들린다.</p>
<p>영어에서 [ts]는 보통 강세 음절의 첫소리 위치에 들어가는 일이 드물기 때문에 기식음이 별로 없어 한국어 화자에게는 &#8216;ㅊ&#8217;보다는 &#8216;ㅉ&#8217;에 가깝게 들리기 쉽다. 그러니 mezzo, pizza의 영어 발음 [ˈmɛts.oʊ̯], [ˈpiːts.ə]는 사실 &#8216;메초&#8217;, &#8216;피차&#8217;보다는 &#8216;메쪼&#8217;, &#8216;피짜&#8217;에 가깝게 들린다. &#8216;메조&#8217;, 피자&#8217; 등의 표기는 외래어 표기법을 따라 된소리 &#8216;ㅉ&#8217;는 피하면서 철자 z의 영향으로 &#8216;ㅊ&#8217; 대신 &#8216;ㅈ&#8217;으로 쓴 것이 아닌가 한다.</p>
<p>그런데 이탈리아어에서 z는 무성 파찰음 [ʦ]로 발음되기도 하고 이에 대응되는 유성 파찰음 [ʣ]로 발음되기도 한다. z는 원래 그리스 문자의 자모 제타(Ζ, ζ)에서 빌린 자모로서 로마자에 추가되었는데 그리스어에서 온 차용어에서는 [ʣ]로 발음된 듯하다. 라틴어 [dj], [gj]에서 유래한 파찰음 [ʣ]를 나타내는 철자로도 z가 활용되었다. 그래서 라틴어 medius [ˈmɛdɪʊs → ˈmɛdjʊs]에서 나온 [ˈmɛdʣo]는 mezzo로 적는 것이다. 앞서 언급한 Zarlino [ʣarˈliːno]에서도 z는 [ʣ]를 나타낸다.</p>
<p>한편 이탈리아어에서는 라틴어 [tj]에서 유래한 [ʦ]를 적는 데도 z가 활용되었다. 예를 들어 &#8216;노래&#8217;를 뜻하는 canzone [kanˈʦoːne] &#8216;칸초네&#8217;는 라틴어 cantionem [kantɪˈoːnɛ̃ → kanˈtjoːnɛ̃] &#8216;칸티오넴&#8217;에서 유래했다. 차용어에서 쓰이는 [ʦ]도 z로 적었다. pizza는 중세 그리스어 πίτα(píta) &#8216;피타&#8217;에서 나온 것으로 추정된다.</p>
<p>그러니 이탈리아어에서는 철자상 [ʦ]와 [ʣ]를 구별하지 않고 둘 다 z로 적는다. 즉 사전에서 발음을 찾아보지 않고는 이탈리아어의 철자 z가 [ʦ]인지 [ʣ]인지 알아내기 어렵다. 또 치즈의 일종인 gorgonzola [ɡorɡonˈʣɔːla, -ˈʦɔːla] &#8216;고르곤졸라/고르곤촐라&#8217;나 스위스 지명인 Bellinzona [bellinˈʦoːna, -ˈʣoːna] &#8216;벨린초나/벨린조나&#8217;처럼 두 발음이 혼용되는 경우도 있다.</p>
<p>편의상 외래어 표기법에서는 z는 &#8216;ㅊ&#8217;으로 통일한다. 어쩌면 Firenze [fiˈrɛnʦe] &#8216;피렌체&#8217;, Lazio [ˈlatʦjo] &#8216;라치오&#8217;, Venezia [veˈnɛtʦja] &#8216;베네치아&#8217; 등 주요 지명이나 Fabrizio [faˈbritʦjo] &#8216;파브리치오&#8217;, Lorenzo [loˈrɛnʦo] &#8216;로렌초&#8217;, Vincenzo [vinˈʧɛnʦo] &#8216;빈첸초&#8217; 등 흔한 이름에서 z가 [ʦ]를 나타내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렇게 정한 것일 수도 있겠다. 이탈리아어에서는 [ʣ]를 쓰는 mezzo도 영어에서는 보통 [ts]를 쓴 [ˈmɛts.oʊ̯]로 흉내내는 것처럼 말이다(대신 영어에서는 이탈리아어의 z도 특히 겹자음 zz가 아닌 경우는 그냥 영어 철자식으로 [z]로 발음하는 경우가 흔하다).</p>
<p>하지만 실생활에서는 이탈리아어의 z를 &#8216;ㅊ&#8217;으로 적는 규정이 잘 지켜지지 않는 듯하다. Lorenzo &#8216;로렌초&#8217;는 영어식 발음 [lə.ˈɹɛnz.oʊ̯, lɒˑ-] &#8216;러렌조/로렌조&#8217;의 영향인지 &#8216;로렌조&#8217;로 적는 경우가 흔하고 이탈리아식 물소젖 치즈의 하나인 mozzarella [motʦaˈrɛlla]는 규범에 따른 &#8216;모차렐라&#8217;보다는 &#8216;모짜렐라&#8217;가 더 흔해 보인다.</p>
<p>번거롭더라도 이탈리아어의 z는 발음을 고려해서 [ʦ]로 발음되는 것은 &#8216;ㅊ&#8217;, [ʣ]로 발음되는 것은 &#8216;ㅈ&#8217;으로 구별하는 것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러면 mezzo, mezza는 이탈리아어로 간주하더라도 &#8216;메조&#8217;, &#8216;메자&#8217;로 표기로 통일할 수 있다. 마찬가지로 Zarlino는 규범상 &#8216;차를리노&#8217;로 적어야 하지만 여기서는 발음에 따라 &#8216;자를리노&#8217;로 적었다.</p>
<p>영어에서는 보통 붙임표를 써서 mezzo-soprano라고 하고 이탈리아어에서는 그냥 mezzosoprano라고 쓴다.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원어를 mezzo-soprano로 제시하고 이탈리아어라고 설명했지만 실은 영어를 통해 전해진 형태라는 것이 들어난다. 이탈리아어식 어휘이니만큼 영어 발음도 &#8216;메초서프래노&#8217;, &#8216;메조서프래노&#8217;, &#8216;메초서프라노&#8217;, &#8216;메조서프라노&#8217; 등 다양하다.</p>
<p>초기 다성부 음악에서 이른바 받쳐주는 성부인 tenor에 대응하는 성부는 &#8216;대항하여&#8217;, &#8216;반대하여&#8217;를 뜻하는 라틴어 contra &#8216;콘트라&#8217;를 붙여서 contratenor &#8216;콘트라테노르&#8217;라고 하였다. 그러다가 그런 성부 둘을 쓰는 일이 흔해지면서 더 높은 성부는 contratenor altus &#8216;콘트라테노르 알투스&#8217;, 더 낮은 성부는 contratenor bassus &#8216;콘트라테노르 바수스&#8217;가 되었다. 이미 본 altus와 bassus는 여기서 나온 줄임말이다.</p>
<p>그런데 contratenor altus는 이탈리아어식 준말로 contralto [konˈtralto] &#8216;콘트랄토&#8217;가 되었으며 자를리노도 이 용어를 쓴다. 이 말은 프랑스어에서도 그대로 받아들여 contralto [kɔ̃tʁalto] &#8216;콩트랄토&#8217;로 쓰고 영어에서는 contralto [kən.ˈtɹɑːlt.oʊ̯, kɒn-, -ˈtɹælt-] &#8216;컨트랄토/콘트랄토/컨트랠토/콘트랠토&#8217; 등으로 발음한다.</p>
<p>독일어에서는 성악 음역을 이를 때도 그냥 알토 성부와 마찬가지로 Alt &#8216;알트&#8217;라고 부른다. 아주 낮은 음역을 이르는 Kontraalt [ˈkɔntʁaʔalt] 또는 Kontra-Alt [ˈkɔntʁa ˈalt] &#8216;콘트라알트&#8217;라는 용어도 있지만 흔하지 않다.</p>
<p>프랑스어에서는 contratenor altus에서 나온 말인 haute-contre [oːt kɔ̃ːtʁ → otkɔ̃ːtʁ] &#8216;오트콩트르&#8217;가 17~18세기 오페라에서 높은 테너 음역을 이르는 말로 쓰였다. 대신 오늘날의 카운터테너처럼 가성을 쓰는 음역은 아니었다.</p>
<p>영어에서는 중세 프랑스어 contreteneur 또는 contre-teneur(현대 프랑스어 발음은 [kɔ̃tʁətənœːʁ] &#8216;콩트르트뇌르&#8217;)를 받아들이면서 라틴어 contra, 프랑스어 contre에 해당하는 부분을 이에 대응되는 동계어 counter [ˈkaʊ̯nt.əɹ] &#8216;카운터&#8217;로 대체하여 countertenor [ˈkaʊ̯nt.əɹ.ˌtɛn.əɹ] &#8216;카운터테너&#8217;라고 불렀다. 그러면서 이를 남자 가수가 가성을 써서 일반 테너보다 높게 부르는 음역 이름으로 쓰게 되었다.</p>
<p>이 의미로 영어에서 프랑스어에 역수입되어 프랑스어에서 카운터테너는 contreténor 또는 contre-ténor [kɔ̃tʁətenɔːʁ] &#8216;콩트르테노르&#8217;라고 한다. 독일어에서도 흔히 그냥 영어 형태를 그대로 차용하여 Countertenor라고 쓰며 스웨덴어 등 다른 언어에서도 영어 형태를 그대로 쓰는 경우가 흔하다. 즉 &#8216;카운터테너&#8217;는 영어 용어로 보는 데 무리가 없다.</p>
<p>이탈리아어에서 contralto &#8216;콘트랄토&#8217;는 전통적으로 남녀 구별 없이 쓰는 말이었지만 오늘날에는 카운터테너, 즉 남자 가수의 경우 접미사 -ista를 붙여서 contraltista &#8216;콘트랄티스타&#8217;라고 부른다. countertenor나 라틴어 contratenor에 대응되는 말은 잘 쓰지 않는다.</p>
<p>바리톤은 원래 15세기말 주로 프랑스의 교회 음악에서 쓰인 baritonans &#8216;바리토난스&#8217;라는 말에서 그 유래를 찾을 수 있다. 보통 bassus보다도 더 낮은 음역의 성부를 이르는 말로 오늘날로 치면 베이스에 해당했다. 이 말은 고대 그리스어로 &#8216;무거운 소리&#8217;를 뜻하는 βαρύτονος(barýtonos) &#8216;바리토노스&#8217;에서 유래한 말에 라틴어 접미사 -ans를 붙인 것처럼 보이는데 더 자세한 내용은 찾기 힘들다.</p>
<p>그런데 17세기 이탈리아에서는 평균적인 남성 합창단원의 음역을 이르는 말로 뜻이 바뀌었다. 이탈리아어로는 baritono [baˈriːtono] &#8216;바리토노&#8217;라고 한다. 프랑스어로는 baryton [baʁitɔ̃] &#8216;바리통&#8217;, 독일어로는 Bariton [ˈba(ː)ʁitɔn] &#8216;바리톤&#8217;, 영어로는 baritone [ˈbæɹ.ᵻ.toʊ̯n] &#8216;배리톤&#8217;이다. 이들은 baritonans와 달리 그냥 고대 그리스어 barýtonos 또는 라틴어 barytonus/baritonus &#8216;바리토누스&#8217;에 접미사가 붙지 않은 형태에 해당된다. 네덜란드어·헝가리어·세르보크로아트어·루마니아어 bariton &#8216;바리톤&#8217;, 폴란드어·체코어 baryton &#8216;바리톤&#8217;, 덴마크어·노르웨이어·스웨덴어 baryton &#8216;바뤼톤&#8217; 등도 마찬가지이다.</p>
<p>종합하자면 soprano &#8216;소프라노&#8217;와 alto &#8216;알토&#8217;, contralto &#8216;콘트랄토&#8217;는 이탈리아어 발음을, tenor &#8216;테너&#8217;와 bass &#8216;베이스&#8217;, countertenor &#8216;카운터테너&#8217;는 영어 발음을 따른 표기이다. mezzo-soprano는 이탈리아어 mezzosoprano를 발음에 따라 적은 &#8216;메조소프라노&#8217;를 쓴다(여기서 z는 [ʣ]로 발음되므로 &#8216;ㅈ&#8217;으로 쓴 것으로 처리할 수 있다). baritone &#8216;바리톤&#8217;의 한글 표기는 독일어를 비롯한 여러 언어에서 쓰는 발음을 따른 것이다. 모두 《표준국어대사전》에서 제시하는 원어는 영어에서 쓰는 철자를 그대로 따랐으며 형태상으로는 영어에서 나온 차용어로 볼 수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모조리 영어 발음까지 흉내내는 것은 아니다. 음악 용어 같은 국제 어휘의 한글 표기를 정할 때는 영어 같은 특정 언어에서 쓰는 발음을 충실하게 나타내는 데 집착하기보다는 다른 여러 언어에서 어떻게 발음하는지 폭넓게 고려하면서 적당한 한글 표기를 고르는 것이 무난하다.</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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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유로 2016 출전 이탈리아 선수명 발음과 한글 표기</title>
		<link>https://pyogi.kkeutsori.com/2016/06/28/%ec%9c%a0%eb%a1%9c-2016-%ec%b6%9c%ec%a0%84-%ec%9d%b4%ed%83%88%eb%a6%ac%ec%95%84-%ec%84%a0%ec%88%98%eb%aa%85-%eb%b0%9c%ec%9d%8c%ea%b3%bc-%ed%95%9c%ea%b8%80-%ed%91%9c%ea%b8%b0/</li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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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c:creator><![CDATA[끝소리]]></dc:creator>
		<pubDate>Mon, 27 Jun 2016 16:32:29 +0000</pubDate>
				<category><![CDATA[표기 용례]]></category>
		<category><![CDATA[유로2016]]></category>
		<category><![CDATA[이탈리아]]></category>
		<category><![CDATA[이탈리아어]]></category>
		<category><![CDATA[축구]]></categ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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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CDATA[유로 2016에 참가하는 이탈리아 선수 명단은 다음과 같다. 감독: Antonio Conte (이탈리아) [anˈtɔːnjo ˈkonte] 안토니오 콘테 Gianluigi Buffon [ʤanluˈiːʤi bufˈfɔ⟮o⟯n] 잔루이지 부폰 Federico Marchetti [fedeˈriːko marˈketti] 페데리코 마르케티 Salvatore Sirigu [salvaˈtoːre ˈsiːriɡu] 살바토레 시리구 Andrea Barzagli [anˈdrɛˑa barˈʦ⟮ʣ⟯aʎʎi] 안드레아 바르찰리 Leonardo Bonucci [leoˈnardo boˈnutʧi] 레오나르도 보누치 Giorgio Chiellini [ˈʤɔ⟮o⟯rʤo kjelˈliːni] 조르조 키엘리니 Matteo Darmian [matˈtɛˑo [&#8230;]]]></description>
										<content:encoded><![CDATA[<span style="font-size:0.9em; color:#5C78C6;">본 글은 원래 이글루스에 올렸던 글입니다. 이글루스가 종료되었기에 열람이 가능하도록 이곳으로 옮겼습니다. 기한이 지난 정보가 있을 수도 있고 사항에 따라 글을 쓴 후 의견이 바뀌었을 수도 있지만 오타 수정이나 발음 기호를 균일하게 고치는 것 외에는 원문 그대로 두었고 훗날 내용을 추가한 경우에는 이를 밝혔습니다. 외부 링크는 가능한 경우 업데이트했지만 오래되어 더이상 유효하지 않은 것은 그대로 남겨두었습니다. 날짜는 이글루스 게재 당시의 날짜로 표시합니다.</span><br>
<span style="color:#C5D2DB">—</span>
<p>유로 2016에 참가하는 이탈리아 선수 명단은 다음과 같다.</p>
<ul style="list-style-type: none; text-indent: -1em;">
<li>감독: <strong>Antonio Conte</strong> (이탈리아) [anˈtɔːnjo ˈkonte] <strong>안토니오 콘테</strong></li>
<li><strong>Gianluigi Buffon</strong> [ʤanluˈiːʤi bufˈfɔ⟮o⟯n] <strong>잔루이지 부폰</strong></li>
<li><strong>Federico Marchetti</strong> [fedeˈriːko marˈketti] <strong>페데리코 마르케티</strong></li>
<li><strong>Salvatore Sirigu</strong> [salvaˈtoːre ˈsiːriɡu] <strong>살바토레 시리구</strong></li>
<li><strong>Andrea Barzagli</strong> [anˈdrɛˑa barˈʦ⟮ʣ⟯aʎʎi] <strong>안드레아 바르찰리</strong></li>
<li><strong>Leonardo Bonucci</strong> [leoˈnardo boˈnutʧi] <strong>레오나르도 보누치</strong></li>
<li><strong>Giorgio Chiellini</strong> [ˈʤɔ⟮o⟯rʤo kjelˈliːni] <strong>조르조 키엘리니</strong></li>
<li><strong>Matteo Darmian</strong> [matˈtɛˑo darˈmjan] <strong>마테오 다르미안</strong></li>
<li><strong>Mattia De Sciglio</strong> [matˈtiˑa deʃˈʃiʎʎo] <strong>마티아 데실리오</strong></li>
<li><strong>Angelo Ogbonna</strong> [ˈanʤelo oɡˈbɔnna] <strong>안젤로 오그본나</strong></li>
<li><strong>Federico Bernardeschi</strong> [fedeˈriːko bernaˈdeski] <strong>페데리코 베르나르데스키</strong></li>
<li><strong>Antonio Candreva</strong> [anˈtɔːnjo kanˈdrɛːva] <strong>안토니오 칸드레바</strong></li>
<li><strong>Daniele De Rossi</strong> [daˈnjɛːle deˈrossi] <strong>다니엘레 데로시</strong></li>
<li><strong>Alessandro Florenzi</strong> [alesˈsandro floˈrɛnʦi] <strong>알레산드로 플로렌치</strong></li>
<li><strong>Emanuele Giaccherini</strong> [emanuˈɛːle ʤakkeˈriːni] <strong>에마누엘레 자케리니</strong></li>
<li><strong>Thiago Motta</strong> [ˈtjaːɡo ˈmɔtta] <strong>티아고 모타</strong></li>
<li><strong>Marco Parolo</strong> [ˈmarko paˈrɔːlo] <strong>마르코 파롤로</strong></li>
<li><strong>Stefano Sturaro</strong> [ˈsteːfano stuˈraːro] <strong>스테파노 스투라로</strong></li>
<li><strong>Éder</strong> [ˈɛːder] <strong>에데르</strong></li>
<li><strong>Stephan El Shaarawy</strong> [ˈsteːfan elˈʃaːrawi] <strong>*스테판 엘샤라위</strong></li>
<li><strong>Ciro Immobile</strong> [ˈʧiːro imˈmɔːbile] <strong>치로 임모빌레</strong></li>
<li><strong>Lorenzo Insigne</strong> [loˈrɛnʦo inˈsiɲɲe] <strong>로렌초 인시녜</strong></li>
<li><strong>Graziano Pellè</strong> [ɡratˈʦjaːno ano pelˈlɛ] <strong>그라치아노 펠레</strong></li>
<li><strong>Simone Zaza</strong> [siˈmoːne ˈʣadʣa → siˈmoːnedˈʣadʣa] <strong>시모네 차차</strong></li>
</ul>
<p>티아고 모타(Thiago Motta)와 에데르(Éder)는 브라질 태생으로 이들 이름은 브라질 포르투갈어로 각각 [ˈʧjaɡu ˈmɔtɐ], [ˈɛdɛʁ]로 발음되며 브라질 포르투갈어 표기법에 따라 적으면 &#8216;<strong>치아구 모타</strong>&#8216;, &#8216;<strong>에데르</strong>&#8216;이다.</p>
<p>스테판 엘샤라위(Stephan El Shaarawy)는 아버지가 이집트인으로 아랍어식 성을 가지고 있어서 이탈리아어의 발음 규칙을 따르지 않는다.</p>
<p>수정: 기존 이탈리아어 표기 용례를 보면 성에 쓰이는 전치사 de를 띄어 쓴 것이 있지만 로맨스어와 영어 제외 게르만어의 전치사는 붙여 쓴다는 현 외래어 심의 지침에 따라 데실리오(De Sciglio), 데로시(De Rossi)와 같이 붙여 썼다. 아랍어 표기 시안에서도 정관사 al은 붙여 쓰므로 엘샤라위(El Shaarawy)에서 al의 이집트어 형태인 el을 붙여 썼다.</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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