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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독일어 &#8211; 끝소리</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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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세계의 말과 글</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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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독일어 &#8211; 끝소리</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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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8216;라이프니츠&#8217;인가 &#8216;라이브니츠&#8217;인가?</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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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c:creator><![CDATA[끝소리]]></dc:creator>
		<pubDate>Wed, 29 Sep 2010 21:18:52 +0000</pubDate>
				<category><![CDATA[미분류]]></category>
		<category><![CDATA[독일어]]></categ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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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CDATA[: 나그네님께서 덧글로 독일어 발음 사전 가운데는 Leibniz의 b를 무성음으로 발음된다고 하는 것도 있다는 제보를 해주셨다. 그러니 독일어에서는 양 쪽 발음이 다 맞다고 봐야겠다. 이미 쓴 내용은 고치지 않고 남겨둔다. 독일어는 철자에서 발음을 예측하기가 비교적 쉬워 보이지만 의외로 까다로운 면들이 많다. 독일의 철학자이자 수학자인 Gottfried Leibniz의 경우를 살펴보자. 외래어 표기 용례집에는 다음과 같이 실려있다. Leibniz, [&#8230;]]]></description>
										<content:encoded><![CDATA[<span style="font-size:0.9em; color:#5C78C6;">본 글은 원래 이글루스에 올렸던 글입니다. 이글루스가 종료되었기에 열람이 가능하도록 이곳으로 옮겼습니다. 기한이 지난 정보가 있을 수도 있고 사항에 따라 글을 쓴 후 의견이 바뀌었을 수도 있지만 오타 수정이나 발음 기호를 균일하게 고치는 것 외에는 원문 그대로 두었고 훗날 내용을 추가한 경우에는 이를 밝혔습니다. 외부 링크는 가능한 경우 업데이트했지만 오래되어 더이상 유효하지 않은 것은 그대로 남겨두었습니다. 날짜는 이글루스 게재 당시의 날짜로 표시합니다.</span><br>
<span style="color:#C5D2DB">—</span>
<p style="padding-left: 0px;"><span style="color: #B84A50;"><strong>내용 추가</strong></span>: 나그네님께서 덧글로 독일어 발음 사전 가운데는 Leibniz의 b를 무성음으로 발음된다고 하는 것도 있다는 제보를 해주셨다. 그러니 독일어에서는 양 쪽 발음이 다 맞다고 봐야겠다. 이미 쓴 내용은 고치지 않고 남겨둔다.</p>
<p>독일어는 철자에서 발음을 예측하기가 비교적 쉬워 보이지만 의외로 까다로운 면들이 많다. 독일의 철학자이자 수학자인 Gottfried Leibniz의 경우를 살펴보자.</p>
<figure id="attachment_106904" aria-describedby="caption-attachment-106904" style="width: 316px" class="wp-caption aligncenter"><img fetchpriority="high" decoding="async" class="size-full wp-image-106904" src="https://pyogi.kkeutsori.com/wp-content/uploads/2025/08/f0074568_4ca383cec2c56.jpg" alt="" width="316" height="400" srcset="https://pyogi.kkeutsori.com/wp-content/uploads/2025/08/f0074568_4ca383cec2c56.jpg 316w, https://pyogi.kkeutsori.com/wp-content/uploads/2025/08/f0074568_4ca383cec2c56-237x300.jpg 237w" sizes="(max-width: 316px) 100vw, 316px" /><figcaption id="caption-attachment-106904" class="wp-caption-text">고트프리트 라이프니츠 (<a href="http://commons.wikimedia.org/wiki/File:Gottfried_Wilhelm_von_Leibniz.jpg">그림 출처</a>)</figcaption></figure>
<p>외래어 표기 용례집에는 다음과 같이 실려있다.</p>
<blockquote><p>Leibniz, Gottfried Wilhelm von. 라이프니츠, 고트프리트 빌헬름 폰. 독일의 철학자·수학자(1646～1716). 편수인명, 용인, 표준</p></blockquote>
<p>즉 Leibniz는 &#8216;<strong>라이프니츠</strong>&#8216;로 적는 것이 표준 표기이다. 그런데 이것이 발음을 잘못 안 표기라면?</p>
<p>영어 발음 사전이지만 일부 어휘에 한해 원 언어 발음도 보여주는 Longman Pronunciation Dictionary에 따르면 Leibniz의 독일어 발음은 [ˈlaɪbnɪts]이라고 나와있다. A Handbook of Pronunciation에 나오는 독일어 발음 설명에도 Leibniz에서는 유성음 [b]가 발음된다고 명시하고 있다. 즉 외래어 표기법을 적용하면 &#8216;<strong>라이브니츠</strong>&#8216;가 되어야 하는 것이다(외래어 표기법에서 영어, 독일어, 프랑스어는 철자를 따르는 것이 아니라 원 발음을 확인하여 적도록 되어있다).</p>
<p style="font-size:0.9em; color: #5C78C6;">2025. 8. 24. 추가 내용: 독일어 발음 사전 가운데 《두덴(Duden) 발음 사전》에서는 [ˈlaɪ̯bnɪts]를 제시하지만 《데그로이터(De Gruyter) 독일어 발음 사전》에서는 [lˈaɛ̯pnɪts]를 제시한다. 본 블로그에서 쓰는 표기 방식대로는 각각 [ˈlaɪ̯bnɪʦ], [ˈlaɪ̯pnɪʦ]에 해당한다. 그러니 &#8216;라이프니츠&#8217;와 &#8216;라이브니츠&#8217; 둘 다 가능한 발음에 따른 표기이다.</p>
<h2>음절 끝의 b, d, g는 무성음화되지 않을 수도 있다</h2>
<p>독일어 어말과 음절 끝의 유성음 /b, d, ɡ/는 무성음화하여 /p, t, k/가 된다. 다만 <a href="https://pyogi.kkeutsori.com/2009/02/24/%ec%8a%a4%ec%9c%84%ec%8a%a4%ec%97%90%ec%84%9c-%ec%93%b0%eb%8a%94-%eb%8f%85%ec%9d%bc%ec%96%b4/">예전에 쓴 글</a>에서 다룬 것처럼 스위스를 포함한 일부 지역에서는 /b, d, ɡ/도 무성음 [b̥, d̥, ɡ̊]으로 발음되며 어말에서도 이 구분이 보존된다.</p>
<p>따라서 표준 독일어 발음에서는 lieb는 [ˈliːp], Feld는 [ˈfɛlt], Zug는 [ˈʦuːk]이다. 외래어 표기법에 따라 적으면 각각 &#8216;리프, 펠트, 추크&#8217;이다. 강세가 없는 모음이 따를 때는 lieber [ˈliːbɐ] &#8216;리버&#8217;, Felder [ˈfɛldɐ] &#8216;펠더&#8217;, Züge [ˈʦyːɡə] &#8216;취게&#8217;에서와 같이 본 유성음 발음이 난다.</p>
<p>어말이 아닌 음절 끝 위치에서도 lieblos [ˈliːploːs] &#8216;리플로스&#8217;에서처럼 무성음화가 적용될 수 있다. 이 단어는 lieb-los로 음절이 나누어지기 때문이다. 심지어 Abart [ˈapʔaːɐ̯t] &#8216;아프아르트&#8217;에서처럼 뒤따르는 음절이 모음으로 시작하는 것처럼 보일 때에도 무성음화가 일어난다. 이 경우 사실 뒤의 음절은 성문 파열음 [ʔ]으로 시작한다.</p>
<p>확인해봐야겠지만 일단 뒤따르는 음절의 첫음이 장애음, 즉 공명음인 /l, m, n, ʁ/를 제외한 자음이라면 무성음화는 무조건 일어나는 듯하다. Goldbach [ˈɡɔltbax] &#8216;골트바흐&#8217;, Magdeburg [ˈmakdəbʊʁk] &#8216;<strong>막데부르크</strong>&#8216;를 예로 들 수 있다. 그런데 외래어 표기 용례집에는 &#8216;<strong>마그데부르크</strong>&#8216;라고 나와 있다. 이것도 발음을 잘못 안 표기인 듯하다.</p>
<p style="font-size:0.9em; color: #5C78C6;">2025. 8. 24. 추가 내용: 원 글에서는 Magdeburg [ˈmakdəbʊʁk]를 &#8216;마크데부르크&#8217;로 썼지만 외래어 표기법을 보면 독일어의 표기 세칙에서 따로 다루지 않는 부분은 영어의 표기 세칙을 준용하도록 하고 있고 영어에서 짧은 모음과 유음·비음([l], [r], [m], [n]) 이외의 자음 사이에 오는 무성 파열음([p], [t], [k])은 받침으로 적도록 하고 있으므로 현행 규정을 그대로 따른 표기는 &#8216;막데부르크&#8217;가 맞다.</p>
<p>여기서 주의할 점은 독일어에 bl-, gl-, gn-, br-, dr-, gr-로 시작하는 음절도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graublau는 grau-blau로 음절이 나누어지니 [ˈɡʁaʊ̯blaʊ̯]로 발음하고 &#8216;그라우블라우&#8217;로 적는 것이 맞다.</p>
<p>그런데 독일어에 bn-으로 시작하는 음절은 없으니 Leibniz는 Lei-bniz로 나눌 수 없다. 그러면 Leib-niz의 b는 왜 유성음으로 발음될까?</p>
<p>이와 비슷한 예로 Wagner [ˈvaːɡnɐ] &#8216;바그너&#8217;가 있다.</p>
<figure id="attachment_106907" aria-describedby="caption-attachment-106907" style="width: 300px" class="wp-caption aligncenter"><img decoding="async" class="size-full wp-image-106907" src="https://pyogi.kkeutsori.com/wp-content/uploads/2025/08/f0074568_4ca393c576482.jpg" alt="" width="300" height="417" srcset="https://pyogi.kkeutsori.com/wp-content/uploads/2025/08/f0074568_4ca393c576482.jpg 300w, https://pyogi.kkeutsori.com/wp-content/uploads/2025/08/f0074568_4ca393c576482-216x300.jpg 216w" sizes="(max-width: 300px) 100vw, 300px" /><figcaption id="caption-attachment-106907" class="wp-caption-text">리하르트 바그너(Richard Wagner) (<a href="http://commons.wikimedia.org/wiki/File:RichardWagner.jpg">사진 출처</a>)</figcaption></figure>
<p>Wagner는 &#8216;마차 제조업자&#8217;란 뜻이다. &#8216;마차&#8217;를 뜻하는 Wagen [ˈvaːɡən~ˈvaːɡn̩] &#8216;바겐&#8217;에서 파생되었으며 중세 고지 독일어의 wagener의 형태를 거쳐 Wagner가 되었다. 오늘날에는 g 뒤의 모음이 사라졌지만 그 유래로 인해 아직도 g가 유성음 [ɡ]로 발음되는 것이다.</p>
<p>Adel에서 파생된 Adler와 adlig, Orden에서 파생된 Ordnung, Regel에서 파생된 Regler, Ziegel에서 파생된 Ziegler, eben에서 파생된 ebne의 d, b, g도 모두 유성음으로 발음된다.</p>
<p>Leibniz의 어원은 모르겠지만 b가 유성음으로 발음되는 것으로 보아 오스트리아에 있는 Leiben이란 지명과 관계가 있는지도 모른다.</p>
<span style="color: #B84A50;"><strong>추가 내용</strong>: Leibniz는 원래 Leibnitz로 표기했는데 본인이 철자를 바꾼 것이라고 한다. Leibnitz는 오스트리아의 지명으로 예전에 쓰인 이름 가운데는 Libenizze (12세기)와 Leibentz, Leybencz (13-14세기)가 있다. 그러니 이 이름도 예전에 있다가 사라진 모음의 영향으로 b가 유성음으로 발음되는 것이다.</span>
<p>또 그리스어나 라틴어에서 들어온 고급 어휘와 기타 외래어에서 음절 끝의 유성음이 무성음화되지 않는다. Magnet [maɡˈneːt] &#8216;마그네트&#8217;, Fabrik [faˈbʁiːk] &#8216;파브리크&#8217;, Tablett [taˈblɛt] &#8216;타블레트&#8217; 등을 들 수 있다.</p>
<p>그런가 하면 Abort [ˈapˌʔɔʁt, aˈbɔʁt] &#8216;아프오르트, 아보르트&#8217;에서처럼 무성음화된 발음과 유성음을 간직한 발음이 둘 다 인정되는 경우도 있다.</p>
<p>이와 같이 독일어에서 어중의 b, d, g는 경우에 따라 무성음화되기도 하고 유성음이 유지되기 한다. 외래어 표기 용례집에 실린 표준 표기 &#8216;라이프니츠&#8217;, &#8216;마그데부르크&#8217;는 아무래도 원 발음을 잘못 알고 정한 표기인 듯하다. 이미 굳어진 표기라면 표준 표기를 바꾸기가 힘들겠지만 앞으로라도 새로 독일어 표기 용례를 정할 때라도 꼭 발음을 제대로 확인해달라고 당부하고 싶다.</p>
<h2>독일어 철자 보고 발음 알아내기 절대 만만하지 않다</h2>
<p>독일어의 발음 규칙은 외국어에서 들어온 이름에는 적용이 되지 않는다는 것은 둘째치고 순 독일어 이름에서도 철자에서 발음을 예측하기 힘든 경우를 충분히 찾을 수 있다.</p>
<p>독일어 철자에서 h가 앞의 모음이 장모음이란 것을 나타낼 수 있다는 것은 잘 알려졌지만 e나 i도 같은 용도로 쓰인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지 않다. 그래서 Graen [ˈɡʁaːn] &#8216;그란&#8217;, Coesfeld [ˈkoːsfɛlt] &#8216;코스펠트&#8217;, Grevenbroich [ɡʁeːvn̩ˈbʁoːx] &#8216;그레벤브로흐&#8217;, Itzehoe [ɪʦəˈhoː] &#8216;이체호&#8217;, Troisdorf [ˈtʁoːsdɔʁf] &#8216;트로스도르프&#8217; 같은 예를 볼 수 있다. Duisburg [ˈdyːsbʊʁk] &#8216;뒤스부르크&#8217;는 원래의 &#8216;우&#8217; 발음이 바뀌어 &#8216;위&#8217;가 되었으며 이는 Duissern &#8216;뒤세른&#8217;, Duisdorf &#8216;뒤스도르프&#8217;에도 해당된다.</p>
<p>또 Jerichow [ˈjeːʁɪço] &#8216;예리호&#8217;에서처럼 -ow가 &#8216;오&#8217;를 나타내는 경우도 있다.</p>
<p>다시 강조하지만 외래어 표기법을 따른다며 발음이 불규칙한 독일어 이름에 발음 규칙을 억지로 적용해 원 발음과 어긋나는 한글 표기를 쓰는 것은 오해이다. 외래어 표기법에서 독일어는 철자에 따라 적는 것이 아니라 발음 기호를 보고 적는 것이라고 분명히 하고 있다.</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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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8216;바쉐론 콘스탄틴&#8217;과 &#8216;바슈롱 콩스탕탱&#8217;</title>
		<link>https://pyogi.kkeutsori.com/2025/08/14/%eb%b0%94%ec%89%90%eb%a1%a0-%ec%bd%98%ec%8a%a4%ed%83%84%ed%8b%b4%ea%b3%bc-%eb%b0%94%ec%8a%88%eb%a1%b1-%ec%bd%a9%ec%8a%a4%ed%83%95%ed%83%b1/</li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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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c:creator><![CDATA[끝소리]]></dc:creator>
		<pubDate>Thu, 14 Aug 2025 14:56:43 +0000</pubDate>
				<category><![CDATA[미분류]]></category>
		<category><![CDATA[독일]]></category>
		<category><![CDATA[독일어]]></categ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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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CDATA[한국에서 &#8216;바쉐론 콘스탄틴&#8217;이라는 표기를 쓰는 스위스의 고급 시계 회사 이름을 일부 언론 보도에서 Vacheron Constantin의 프랑스어 발음인 [vaʃʁɔ̃ kɔ̃stɑ̃tɛ̃]에 맞게 외래어 표기법을 적용하여 &#8216;바슈롱 콩스탕탱&#8217;이라고 불러서 어색하게 생각하는 사람이 많은 모양이다. 원칙적으로 외국어 고유 명사를 한글로 표기할 때는 외래어 표기법을 써야 하지만 이미 한국에서 등록된 상호나 상표의 경우는 외래어 표기법에 어긋나더라도 이를 존중하는 것이 마땅할 [&#8230;]]]></description>
										<content:encoded><![CDATA[<p style="font-size:0.9em; color: #5C78C6;">본 글은 원래 페이스북에 올렸던 것으로 원문은 <a href="https://www.facebook.com/kkeutsori/posts/pfbid02icqSZsriVqFZQQzEN1jGZwXewbCS6C4gEocAbiV8SpNuN3NxjgP2WWQB7UZFFGRPl">여기</a>에서 확인 가능합니다. 날짜는 페이스북 게재 당시의 날짜로 표시합니다.</p>
<p>한국에서 &#8216;바쉐론 콘스탄틴&#8217;이라는 표기를 쓰는 스위스의 고급 시계 회사 이름을 일부 언론 보도에서 Vacheron Constantin의 프랑스어 발음인 [vaʃʁɔ̃ kɔ̃stɑ̃tɛ̃]에 맞게 외래어 표기법을 적용하여 &#8216;바슈롱 콩스탕탱&#8217;이라고 불러서 어색하게 생각하는 사람이 많은 모양이다.</p>
<p>원칙적으로 외국어 고유 명사를 한글로 표기할 때는 외래어 표기법을 써야 하지만 이미 한국에서 등록된 상호나 상표의 경우는 외래어 표기법에 어긋나더라도 이를 존중하는 것이 마땅할 것이다. 그런데 이는 한국 지사에 국한된 얘기이고 다른 나라에 있는 본사나 다른 지사를 이를 때는 외래어 표기법을 따라야 한다는 논리도 있어서 딱히 어느 쪽만 옳다고 말하기 힘들다.</p>
<p>그래서 &#8216;바슈롱 콩스탕탱(바쉐론 콘스탄틴)&#8217;이라는 식으로 외래어 표기법을 따른 표기와 한국에서 쓰이는 표기를 병기하는 모습을 보게 된다. 아마도 여러 한국어 화자에게 &#8216;바쉐론 콘스탄틴&#8217;이라는 이름 자체가 꽤 생소할 수 있기 때문에 그냥 무시하고 외래어 표기법을 따른 표기를 우선시했을 수도 있는데 그러면 또 &#8216;바쉐론 콘스탄틴&#8217;에 익숙했던 이들에게는 반발감을 줄 수 있으니 난감하다. 일단 나름 타당한 표기가 두 가지 이상 공존하는 경우 처음 소개할 때는 괄호를 써서 병기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한편 이런 이름의 띄어쓰기도 문제가 될 수 있겠지만 여기서는 그냥 한국에서 쓰이는 표기의 띄어쓰기를 그대로 따르기로 한다.</p>
<p><a href="https://pyogi.kkeutsori.com/2025/08/08/%eb%aa%85%ed%92%88-%ec%83%81%ed%91%9c-%eb%b0%98%ed%81%b4%eb%a6%ac%ed%94%84-%ec%95%84%ed%8e%a0%ec%9d%98-%ec%98%ac%eb%b0%94%eb%a5%b8-%ec%9b%90%ec%96%b4-%eb%b0%9c%ec%9d%8c%ec%9d%80/">전 글</a>에서 다룬 Van Cleef &amp; Arpels는 보통 언론에서 프랑스어 발음인 [van-klɛf— aʁpə⟮ɛ⟯ls]에 따른 &#8216;반클레프 아르펠스&#8217; 대신 한국에서 쓰는 표기인 &#8216;반클리프 아펠&#8217;을 그대로 쓰는데 왜 &#8216;바쉐론 콘스탄틴&#8217;은 외래어 표기법을 따른 표기로 대체하는 언론이 많을까? Van Cleef &amp; Arpels의 올바른 발음이 잘 알려지지 않은 것도 있겠지만 &#8216;바쉐론 콘스탄틴&#8217;이라는 표기가 원래의 프랑스어 발음과 특히 차이가 많이 날 뿐만이 아니라 &#8216;쉐&#8217;가 들어간다는 사실 때문에 상대적인 거부감이 심하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외국어 표기에서 &#8216;쉐&#8217;를 쓰는 문제는 <a href="https://pyogi.kkeutsori.com/2008/10/17/밀크쉐이크-밀크셰이크-셰와-쉐의-문제/">초창기 블로그 글</a>에서 다룬 적이 있다.</p>
<p>&#8216;쉐&#8217;는 [ɕ~ʃ~ʂ] 등의 자음 뒤에 외래어 표기법에 따르면 &#8216;에&#8217;, &#8216;애&#8217;, &#8216;외&#8217; 등으로 적는 모음이 따르는 조합의 민간 표기에서 흔히 쓰인다. 하지만 외래어 표기법에서는 &#8216;셰&#8217;, &#8216;섀&#8217;, &#8216;쇠&#8217; 등의 표기를 쓰지 &#8216;쉐&#8217;를 쓰는 일은 없다. 중국어 음절 xue [ɕɥɛ]의 표기에 &#8216;쉐&#8217;를 쓸 뿐이다. 원칙적으로 한국어에서 &#8216;쉐&#8217;는 사실 &#8216;수에&#8217;를 짧게 발음한 음절이며 &#8216;멍게&#8217;의 다른 이름인 &#8216;우렁쉥이&#8217;에서 드물게 쓰이며 &#8216;ㅚ&#8217;를 &#8216;ㅞ&#8217;와 동일하게 발음하는 대다수 화자들은 &#8216;쇠&#8217;와 &#8216;쉐&#8217;가 발음이 같아야 한다.</p>
<p>어쩌면 현행 외래어 표기법의 도입 이후 교육을 받은 세대일수록 &#8216;쉐&#8217;로 [ɕ~ʃ~ʂ] 등의 자음을 나타내는 것이 어색할수도 있겠다. 이들에게 &#8216;쉐&#8217;가 들어간 말은 좀 낡은 표기 방식으로 느껴질 수 있다. 물론 세대에 따라 &#8216;쉐&#8217;를 쓴 표기가 익숙한 화자도 많을 것이다. 남한의 외래어 표기법에 대응되는 북한의 외국말적기법에서는 실제로 영어의 [ʃe]를 &#8216;쉐&#8217;로 적도록 하고 있다. 영국 지명 Sheffield [ˈʃɛfiːld]는 남한에서 &#8216;셰필드&#8217;로 적지만 북한에서는 &#8216;쉐필드&#8217;로 적는다.<br />
한국에서 &#8216;쉐&#8217;를 쓰는 외국에서 온 상호 및 상표는 상당히 많다. 대표적인 것 몇 가지를 살펴보자.</p>
<p>&#8216;<strong>미쉐린</strong>&#8216; Michelin 프랑스어: [miʃlɛ̃] &#8216;<strong>미슐랭</strong>&#8216;<br />
흥미롭게도 프랑스 타이어 회사 이름의 한글 표기는 오랜 관용에 따라 미쉐린으로 정해졌지만 같은 회사에서 발행하는 가이드북을 이를 때는 외래어 표기법에 따른 &#8216;미슐랭&#8217;을 쓰는 경우가 많다. 이 가이드북은 프랑스어로 Guide Michelin [ɡid miʃlɛ̃] &#8216;기드 미슐랭&#8217;이라고 부르는데 한국어에서는 영어 어순 및 발음에 따라 &#8216;미쉐린/미슐랭 가이드&#8217;라고 흔히 부른다.</p>
<p>&#8216;<strong>부쉐론</strong>&#8216; Boucheron 프랑스어: [buʃʁɔ̃] &#8216;<strong>부슈롱</strong>&#8216;<br />
프랑스의 보석·시계 상표이다. Vacheron과 비슷하게 발음되는데 한국에서 쓰이는 표기도 비슷하게 원어 발음과 차이가 난다.</p>
<p>&#8216;<strong>쉐라톤</strong>&#8216; Sheraton 영어: [ˈʃɛɹət<i>ə</i>n] &#8216;<strong>셰러턴</strong>/<strong>셰러튼</strong>&#8216;<br />
미국의 호텔 체인이다. 외래어 표기법에서는 명시하지 않지만 국립국어원에서 따르는 지침으로는 -ton [tən]을 &#8216;턴&#8217;으로 통일하고 있는데 사실 모음이나 r 뒤에 오는 -ton [tən]은 &#8216;튼&#8217;으로 쓰는 것이 관용 표기에 더 가깝다(예: button [ˈbʌt<small>(ə)</small>n] &#8216;버튼&#8217;, Eton [ˈiːt<small>(ə)</small>n] &#8216;이튼&#8217;, cotton [ˈkɒt<small>(ə)</small>n] &#8216;코튼&#8217;). 그러니 &#8216;셰러턴&#8217;보다는 &#8216;셰러튼&#8217;이 더 자연스럽지 않을까 한다.</p>
<p>&#8216;<strong>쉐르보</strong>&#8216; Chervò 이탈리아어: [ʃerˈvɔ] &#8216;<strong>셰르보</strong>&#8216;<br />
이탈리아 골프웨어 상표이다. 이탈리아어 철자법에 따르면 Chervò는 &#8216;*케르보&#8217;로 적어야 할 것 같은데 마치 프랑스어 이름 Chervo [ʃɛʁvo] &#8216;셰르보&#8217;인 것처럼 발음된다. 이탈리아어로 &#8216;사슴&#8217;을 뜻하는 cervo [ˈʧɛrvo] &#8216;체르보&#8217;를 프랑스어식으로 발음을 변형시켜 만들어낸 상표이기 때문이다(<a href="https://chervo.blog/en/history-chervo-identity">출처</a>).</p>
<p>&#8216;<strong>쉐보레</strong>&#8216; Chevrolet 영어: [ˌʃɛvɹəˈleɪ̯] &#8216;<strong>셰브럴레이</strong>/<strong>셰브롤레</strong>&#8216;, 프랑스어: [ʃəvʁɔlɛ] &#8216;<strong>슈브롤레</strong>&#8216;<br />
미국의 자동차 상표인데 원래 스위스의 프랑스어권 출신인 루이 슈브롤레(Louis Chevrolet [lwi ʃəvʁɔlɛ], 1878~1941)가 미국에서 세운 회사 이름에서 나왔다. 영어 발음인 [ˌʃɛvɹəˈleɪ̯]에 외래어 표기법을 그대로 적용하면 &#8216;셰브럴레이&#8217;로 적어야 하겠지만 음절말 [l, m, n]이 뒤따르지 않는 어중 o [ə]를 &#8216;오&#8217;로 적고 철자 e로 나타내는 [eɪ̯]는 &#8216;에&#8217;로 적는 융통성을 발휘하면 &#8216;셰브롤레&#8217;가 더 자연스러운 표기일 것이다.</p>
<p>&#8216;<strong>쉐브론</strong>&#8216; Chevron 영어: [ˈʃɛvɹ<i>ə</i>⟮ɒ⟯n] &#8216;<strong>셰브론</strong>&#8216;<br />
미국 석유·가스 회사이다. 영어로 chevron은 브이(V)자 모양의 장식을 이르는 말이다. 보통 [ˈʃɛvɹ<i>ə</i>n] &#8216;셰브런&#8217;으로 발음하지만 둘째 모음을 약화시키지 않은 [ˈʃɛvɹɒn] &#8216;셰브론&#8217; 발음도 가능하므로 한글 표기는 후자를 따르는 것이 자연스럽다.</p>
<p>&#8216;<strong>쉐이크쉑</strong>&#8216; Shake Shack 영어: [ˈʃeɪ̯k-ˈʃæk] &#8216;<strong>셰이크섁</strong>&#8216;<br />
미국 햄버거 체인이다. 밀크셰이크(milkshake [ˈmɪlkʃeɪ̯k])의 준말인 shake와 &#8216;오두막&#8217;을 뜻하는 shack을 조합한 이름이다.</p>
<p>&#8216;<strong>쉘</strong>&#8216; Shell 영어: [ˈʃɛl] &#8216;<strong>셸</strong>&#8216;<br />
영국의 석유·가스 회사이다. 원래는 네덜란드 왕립 석유 회사가 Shell이라는 이름을 쓰던 영국 회사와 합병하여 탄생하였다.</p>
<p>&#8216;<strong>페레로 로쉐</strong>&#8216; Ferrero Rocher 이탈리아어/프랑스어: [—ʁɔʃe] &#8216;<strong>페레로 로셰</strong>&#8216;<br />
이탈리아의 초콜릿 상표인데 Ferrero [ferˈrɛːro] &#8216;페레로&#8217;는 이탈리아인 성씨이지만 rocher는 &#8216;바위&#8217;를 뜻하는 프랑스어에서 왔고 이탈리아어로도 프랑스어 발음을 흉내내어 [roʃˈʃe] &#8216;로셰&#8217;로 발음한다(즉 이탈리아어식 철자인 것처럼 &#8216;로케르&#8217;로 읽으면 안 된다).</p>
<p>&#8216;<strong>포르쉐</strong>&#8216; Porsche 독일어: [ˈpɔʁʃə] &#8216;<strong>포르셰</strong>&#8216;<br />
독일 자동차 회사이다. 영어에는 보통 한 음절 [ˈpɔː<i>ɹ</i>ʃ] &#8216;포시&#8217;로 발음하지만 원어 발음에 더 가깝게 두 음절 [ˈpɔː<i>ɹ</i>ʃə] &#8216;포셔&#8217;로 발음하기도 한다.</p>
<p>여기서 Chevrolet를 비롯하여 Michelin, Vacheron, Boucheron, Porsche 등은 모두 회사를 설립한 이의 성씨에서 따왔다. 회사 이름은 한국에서 쓰는 상호에 따라 표기한다고 해도 설립자나 그 친척의 성씨, 나아가서 같은 성씨를 쓰는 동명이인의 한글 표기까지 똑같이 통일하는 것은 무리일 것이다. 예를 들어 2020년 도쿄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프랑스의 조정 선수 Hugo Boucheron [yɡo buʃʁɔ̃] &#8216;위고 부슈롱&#8217;을 그와 아무 상관이 없는 보석·시계 상표 Boucheron에 이끌려 &#8216;위고 부쉐론&#8217;으로 적는 것은 오히려 혼란스러울 수 있다.</p>
<p>Sheraton은 회사를 창립했을 때 초기에 구입한 호텔의 대형 간판에서 이미 Sheraton이라는 이름을 쓰고 있어서 이를 교체하기보다는 모든 계열 호텔 이름을 Sheraton으로 통일하기로 해서 붙은 이름이라고 한다. 원래의 호텔은 아마도 영국의 가구 디자이너였던 토머스 셰러튼(Thomas Sheraton [ˈtɒməs ˈʃɛɹət<i>ə</i>n], 1751~1806)의 이름을 딴 것으로 짐작되는데 그렇다고 해서 호텔 이름에 이끌려 그를 &#8216;토머스 쉐라톤&#8217;으로 적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을 것이다.</p>
<p>이런 것까지 생각하면 등록된 상호나 상표라도 예외를 두기보다는 외래어 표기법에 맞게 표기를 통일하려는 마음이 이해가 된다. 그런데 정작 언중은 이유가 어찌되었건 익숙한 표기를 선호하기 마련이니 어떻게 표기할지 정하기가 쉽지 않다. 되도록이면 합리적인 표기를 모두 제시하여 그 가운데서 언중이 선택할 수 있게 하자는 것이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번거로운 것이 사실이고 병기를 한다고 해도 어느 표기를 우선시할지가 문제가 된다. 어느 표기가 친숙하고 어느 표기가 어색한지도 개개인의 배경에 따라 다르다. 그러니 무조건 획일적인 표기를 추구하기보다는 다양한 표기 방식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알아두고 너그럽게 인정하는 것이 더 현실적일 것이다.</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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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8216;캥거루&#8217;라는 이름의 유래</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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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c:creator><![CDATA[끝소리]]></dc:creator>
		<pubDate>Tue, 13 Dec 2016 12:04:46 +0000</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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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CDATA[&#8216;캥거루&#8217;라는 이름은 오스트레일리아에 도착한 영국인들이 원주민에게 동물 이름을 물었을 때 &#8216;못 알아듣겠다&#8217;라고 대답한 것을 동물 이름으로 잘못 이해해서 붙었다는 속설이 있다. 흔히 인용되는 재미있는 이야기지만 사실과 다르다. 1770년 영국의 제임스 쿡 선장이 이끄는 인데버호는 오스트레일리아 북동부에 정박했다. 쿡의 이름을 딴 현재의 쿡타운 근처이다. 쿡의 항해 일지에는 해안에서 만난 원주민들이 쓴 수십 개 단어 목록이 기록되어 [&#8230;]]]></description>
										<content:encoded><![CDATA[<span style="font-size:0.9em; color:#5C78C6;">본 글은 원래 이글루스에 올렸던 글입니다. 이글루스가 종료되었기에 열람이 가능하도록 이곳으로 옮겼습니다. 기한이 지난 정보가 있을 수도 있고 사항에 따라 글을 쓴 후 의견이 바뀌었을 수도 있지만 오타 수정이나 발음 기호를 균일하게 고치는 것 외에는 원문 그대로 두었고 훗날 내용을 추가한 경우에는 이를 밝혔습니다. 외부 링크는 가능한 경우 업데이트했지만 오래되어 더이상 유효하지 않은 것은 그대로 남겨두었습니다. 날짜는 이글루스 게재 당시의 날짜로 표시합니다.</span><br>
<span style="color:#C5D2DB">—</span>
<p>&#8216;캥거루&#8217;라는 이름은 오스트레일리아에 도착한 영국인들이 원주민에게 동물 이름을 물었을 때 &#8216;못 알아듣겠다&#8217;라고 대답한 것을 동물 이름으로 잘못 이해해서 붙었다는 속설이 있다. 흔히 인용되는 재미있는 이야기지만 사실과 다르다.</p>
<p>1770년 영국의 제임스 쿡 선장이 이끄는 인데버호는 오스트레일리아 북동부에 정박했다. 쿡의 이름을 딴 현재의 쿡타운 근처이다. 쿡의 항해 일지에는 해안에서 만난 원주민들이 쓴 수십 개 단어 목록이 기록되어 있다. 이들은 구구이미디르어라는 언어를 썼는데 오늘날 780명 정도만이 모어로 쓴다. 이 언어 이름은 현대 철자법으로 Guugu Yimidhirr라고 적지만 예전에는 Koko Yimidir, Koko Yimidjir 등으로 표기했다.</p>
<p>쿡의 단어 목록에 캥거루는 kanguroo로 기록되어 있다. kanguru, kangooroo라는 철자로도 쓰였는데 오늘날 영어에서는 kangaroo로 정착했다. 언어학자 존 해빌런드(John B. Haviland)의 1974년 연구(&#8220;A Last Look at Cook&#8217;s Guugu Yimidhirr Word List&#8221;, <i>Oceania</i> 44: 216–232)에 따르면 현대 구구이미디르어에서 지금은 희귀한 크고 검은 캥거루 종을 gangurru 또는 ngurrumugu라고 부른다고 한다. 오스트레일리아 북동부 지역의 대형 캥거루로 동부회색캥거루(Macropus giganteus)가 있긴 한데 희귀종은 아니니 정확하게 무슨 종을 이르는지는 확실하지 않다. 어쨌든 쿡이 기록한 말은 분명히 캥거루의 일종을 일컫는 이름이었으며 원주민이 &#8216;못 알아듣겠다&#8217;라는 뜻으로 한 말이라는 속설은 전혀 사실과 다르다.</p>
<figure id="attachment_107173" aria-describedby="caption-attachment-107173" style="width: 600px" class="wp-caption aligncenter"><img decoding="async" class="size-full wp-image-107173" src="https://pyogi.kkeutsori.com/wp-content/uploads/2025/12/f0074568_584fdfac5b6d4.jpg" alt="" width="600" height="401" srcset="https://pyogi.kkeutsori.com/wp-content/uploads/2025/12/f0074568_584fdfac5b6d4.jpg 600w, https://pyogi.kkeutsori.com/wp-content/uploads/2025/12/f0074568_584fdfac5b6d4-300x201.jpg 300w" sizes="(max-width: 600px) 100vw, 600px" /><figcaption id="caption-attachment-107173" class="wp-caption-text">동부회색캥거루(<a href="https://commons.wikimedia.org/wiki/File:Kangaroo_and_joey04.jpg">Wikimedia</a>: fir0002 CC BY-NC)</figcaption></figure>
<p>원 언어의 발음은 &#8216;캥거루&#8217;와는 거리가 조금 있다. 현대 구구이미디르어 gangurru는 [ɡaŋʊrʊ] &#8216;강우루&#8217;로 발음된다. 구구이미디르어에는 오스트레일리아의 여러 언어처럼 폐쇄음의 유무성음 구별이 없어서 음소로서는 /k/ 대신 /ɡ/만이 있는데 Guugu Yimidhirr를 예전에 Koko Yimidir라고 썼던 것처럼 쿡은 이를 [k]로 인식하여 kanguroo라고 쓴 것이다. 한국어에서처럼 어두의 /ɡ/는 무성음화하여 [k]가 되었기 때문에 그런 것일 수 있다. 요즘에는 유무성음의 구별이 없는 오스트레일리아 언어를 표기할 때 b, d, g 등 유성음을 나타내는 글자로 통일하거나 p, t, k 등 무성음을 나타내는 글자로 통일하지만 예전에는 유럽인 입장에서 들리는대로 둘을 섞어서 적었다.</p>
<p>쿡이 쓴 철자 kanguroo에서 ng는 &#8216;ㅇ&#8217; 받침에 해당하는 소리인 [ŋ]을 나타내려는 것이다. 그런데 영어에서는 어중의 ng가 singer [ˈsɪŋə<i>ɹ</i>] &#8216;싱어&#8217;에서처럼 /ŋ/을 나타낼 수도 있지만 finger [ˈfɪŋɡə<i>ɹ</i>] &#8216;핑거&#8217;에서처럼 /ŋɡ/를 나타낼 수도 있으므로 쿡이 의도한 발음과 달리 영어 화자들은 kanguroo를 보고 원어에 없는 /ɡ/를 삽입하여 발음하였다. 또 e가 뒤따르지 않는 영어 철자 ang에서 a는 /æ/로 발음되므로 첫 음절의 a는 /æ/가 되었으며 영어식 발음에서 강세가 없는 가운데 음절이 불분명한 모음인 /ə/가 되어 [ˌkæŋɡəˈɹuː] &#8216;캥거루&#8217;가 된 것이다. 이 불분명한 가운데 음절 모음 때문에 후에 영어에서는 kangaroo라는 철자로 굳어졌다.</p>
<p>다른 유럽 언어에서 쓰는 형태를 보면 옛 영어 철자 kanguroo/kanguru/kangooroo를 따라 가운데 음절을 &#8216;우&#8217;로 쓰는 것이 많다. 프랑스어에서는 kangourou [kɑ̃ɡuʁu] &#8216;캉구루&#8217;로, 포르투갈어에서는 canguru [kɐ̃ŋguˈɾu] &#8216;캉구루&#8217;라고 쓴다. 독일어에서는 Känguru [ˈkɛŋɡuʁu] &#8216;켕구루&#8217;, 덴마크어에서는 kænguru [kʰɛŋˈɡ̊uːʁu] &#8216;켕구루&#8217;인데 영어의 /æ/를 /ɛ/로 흉내낸 것이다. 스웨덴어에서는 전설 모음인 /ɛ/ 앞에서 일어나는 k의 발음 변화 때문에 känguru [ˈɕɛŋːɡʉrʉ] &#8216;솅구루&#8217;이다. 핀란드어에서는 고유어에 /ɡ/가 없고 철자 ng가 /ŋ/을 나타내기 때문에 kenguru [ˈkeŋːuru] &#8216;켕우루&#8217;가 된다. 네덜란드어에서도 영어의 a /æ/를 /ɛ/로 보통 흉내내지만 kangoeroe는 프랑스어의 영향인지 [ˈkɑŋɣəru] &#8216;캉후루&#8217;로 발음한다. 네덜란드어에서는 g가 보통 마찰음 /ɣ/를 나타내며 한글 표기로는 &#8216;ㅎ&#8217;으로 적는다(여기서 쓰는 한글 표기는 외래어 표기법을 따르되 ng 조합에서 g의 표기는 실제 발음을 따른다).</p>
<p>러시아어로는 кенгуру(kenguru) [kʲɪngʊˈru] &#8216;켄구루&#8217;라고 하는데 러시아어에서는 보통 영어의 a /æ/를 е (e)로 흉내내지 않으니 독일어를 거친 형태일 것이다. 그런가 하면 에스파냐어에서는 canguro [kaŋˈguɾo] &#8216;캉구로&#8217;, 이탈리아어에서도 canguro [kaŋˈguːro] &#8216;캉구로&#8217;라고 하며 그리스어에서도 καγκουρό kagkouró [kaŋguˈro] &#8216;캉구로&#8217;라고 한다. 영어 철자의 -oo를 [o]라고 본 것인데 사실 oo가 &#8216;우&#8217; 비슷한 음을 나타내는 언어는 영어 외에 거의 없으니 잘못 안 발음이지만 이해할만하다.</p>
<p>영어에서 kangaroo라는 형태가 정착된 것은 유럽 여러 언어에서 kanguroo/kanguru/kangooroo 형태로 퍼진 이후의 일로 보인다. 그러니 오늘날 kangaroo 비슷한 형태를 쓰는 언어들은 대개 비교적 최근에 영어에서 받아들인 것이다. 영국 웨일스 지방에서 쓰는 웨일스어의 cangarŵ [kaŋɡaˈruː] &#8216;캉가루&#8217;, 힌디어 कंगारू <i>kaṃgārū</i> [kəŋgaːˈruː] &#8216;캉가루&#8217; 등을 들 수 있다. 북한의 표준어인 문화어에서는 영어 kangaroo를 원형으로 삼되 철자 a를 &#8216;아&#8217;로 읽은 &#8216;캉가루&#8217;를 표준으로 삼으며 일본어에서도 カンガルー <i>kangarū</i> [kaŋɡaꜜɾɯː] &#8216;간가루&#8217;라고 한다.</p>
<p>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는 둘 다 말레이어를 공용어를 쓰는데 대신 인도네시아에서는 &#8216;인도네시아어(Bahasa Indonesia)&#8217;라고 부른다. 외래어 표기법에서는 둘을 합쳐서 &#8216;말레이인도네시아어&#8217;라고 부른다. 그런데 같은 말레이인도네시아어도 영국의 지배를 받았던 말레이시아에서는 영어의 영향으로 kanggaru [kaŋɡaru] &#8216;캉가루&#8217;라고 하고 네덜란드의 지배를 받았던 인도네시아에서는 네덜란드어의 영향으로 kanguru [kaŋuru] &#8216;캉우루&#8217;라고 한다.</p>
<p>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주로 쓰는 아프리칸스어는 네덜란드어에서 갈라져 나왔지만 kangoeroe [ˈkɑŋɣəru] &#8216;캉후루&#8217;를 쓰는 네덜란드어와 달리 kangaroe [kɑŋɡəˈru(ː)] &#8216;캉가루&#8217;라고 한다. 가운데 음절 모음을 a로 적는 것은 영어의 영향일 수 있다. 그런데 아프리칸스어 kangaroe의 가운데 음절 a와 네덜란드어 kangoeroe의 가운데 음절 모음 oe는 철자는 달라도 둘 다 불분명한 모음 [ə]로 발음된다. 이 때문에 실제로 네덜란드어에서도 표준 철자는 아니지만 kangaroe, kangeroe 등으로 쓰기도 한다. 불분명한 모음 발음 때문에 영어에서 kanguroo가 kangaroo로 바뀐 것처럼 아프리칸스어에서도 이런 발음 때문에 철자가 바뀌었을 수 있으니 아프리칸스어에서 kangaroe라고 쓰는 것은 꼭 영어의 영향이라고 단정하지는 못한다. 하지만 역사적으로 아프리칸스어 화자들은 영어 화자들과 많이 접촉하였고 지금도 남아프리카공화국의 12개 공용어 가운데 영어가 아무래도 위상이 제일 높기 때문에 아프리칸스어 화자 대부분이 영어를 배우므로 아프리칸스어 kangaroe는 영어의 영향일 개연성이 충분하다. 네덜란드어에서는 g를 마찰음 /ɣ/로 발음하지만 아프리칸스어에서는 영어처럼 폐쇄음 /ɡ/를 쓰는 것을 봐도 그렇다. 네덜란드어와 아프리칸스어에서 /ɡ/는 고유 음소가 아니고 더 최근에 들어온 차용어에서만 쓰이는데 오래된 차용어일수록 마찰음 /ɣ/ (네덜란드어) 또는 /x/ (아프리칸스어)로 대체되기 십상이다.</p>
<p>구구이미디르어는 유럽인이 도착하기 전 오스트레일리아에서 쓰이던 수백 개의 언어 가운데 하나에 지나지 않았지만 그 사용 지역에 제임스 쿡의 인데버호가 정박하는 바람에 전세계 수많은 언어에 &#8216;캥거루&#8217;라는 단어를 퍼뜨릴 수 있었다. 물론 영어식 철자 때문에 원 발음과는 차이가 나지만. 오스트레일리아의 언어 가운데 아마도 가장 많은 단어를 퍼뜨린 것은 현재의 시드니 주변에서 쓰인 다루그어(Dharug)일 것이다. &#8216;코알라&#8217;, &#8216;왈라비&#8217;, &#8216;웜뱃&#8217;, &#8216;딩고&#8217; 등 동물 이름과 &#8216;부메랑&#8217;은 원래 다루그어에서 왔다. 하지만 뭐니뭐니해도 오스트레일리아를 대표하는 동물인 캥거루는 북동부 해안의 한 구석에서만 쓰이고 지금은 780명 정도만이 모어로 쓰는 구구이미디르어에서 부른 이름이 전세계에 퍼진 것이다.</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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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표준국어대사전》에 실린 &#8216;트랄리움&#8217;은 유령 단어일까?</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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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c:creator><![CDATA[끝소리]]></dc:creator>
		<pubDate>Tue, 06 Jul 2021 01:55:15 +0000</pubDate>
				<category><![CDATA[미분류]]></category>
		<category><![CDATA[독일어]]></category>
		<category><![CDATA[유령단어]]></category>
		<category><![CDATA[트라우토니움]]></category>
		<category><![CDATA[트랄리움]]></category>
		<category><![CDATA[표준국어대사전]]></categ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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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CDATA[사진: 1955년 제작된 트라우토니움의 개량 형태인 믹스투어트라우토니움(Mixtur-Trautonium). 베를린 악기 박물관 소장(Wikimedia: Morn the Gorn, CC BY-SA 3.0).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8216;트랄리움&#8217;이라는 말이 다음과 같이 정의되어 있다. 트랄리움(Tralium) 「명사」 『음악』 독일의 전기 악기. 피아노와 비슷하며 키(key)에 전기를 통하면 음계 따위가 자유로이 연주된다. 그런데 이는 실제로는 쓰이지 않는 말이다. 웬만한 독일어나 영어 사전은 물론 《옥스퍼드 영어 사전(Oxford English Dictionary)》 [&#8230;]]]></description>
										<content:encoded><![CDATA[<p style="font-size:0.9em; color: #5C78C6;">본 글은 원래 페이스북에 올렸던 것으로 원문은 <a href="https://www.facebook.com/kkeutsori/posts/pfbid02LQ1MkCkFeJVJdnRffJmFs58NVDbVJBV9s6moJsh7GArjE6sXScCJkc19nbfLLrAbl">여기</a>에서 확인 가능합니다. 날짜는 페이스북 게재 당시의 날짜로 표시합니다.</p>
<p style="text-align: center;"><img loading="lazy" decoding="async" class="aligncenter size-full wp-image-106394" src="https://pyogi.kkeutsori.com/wp-content/uploads/2024/05/209227394_4104037219711093_3281992168310687317_n.jpg" alt="" width="508" height="640" srcset="https://pyogi.kkeutsori.com/wp-content/uploads/2024/05/209227394_4104037219711093_3281992168310687317_n.jpg 508w, https://pyogi.kkeutsori.com/wp-content/uploads/2024/05/209227394_4104037219711093_3281992168310687317_n-238x300.jpg 238w" sizes="auto, (max-width: 508px) 100vw, 508px" />사진: 1955년 제작된 트라우토니움의 개량 형태인 믹스투어트라우토니움(Mixtur-Trautonium). 베를린 악기 박물관 소장(Wikimedia: Morn the Gorn, CC BY-SA 3.0).</p>
<p>《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8216;트랄리움&#8217;이라는 말이 다음과 같이 정의되어 있다.</p>
<blockquote><p>트랄리움(Tralium) 「명사」 『음악』 독일의 전기 악기. 피아노와 비슷하며 키(key)에 전기를 통하면 음계 따위가 자유로이 연주된다.</p></blockquote>
<p>그런데 이는 실제로는 쓰이지 않는 말이다. 웬만한 독일어나 영어 사전은 물론 《옥스퍼드 영어 사전(Oxford English Dictionary)》 같은 대사전에도 tralium이라는 단어는 나타나지 않는다.</p>
<p>실제로는 쓰이지 않는 단어가 사전에 실린 것을 유령 단어(ghost word)라고 부른다. 유명한 예로 미국의 《웹스터 사전(New International Dictionary)》 2판(1934년)에 실린 dord라는 말이 있다.</p>
<blockquote><p>dord (dôrd), n. Physics &amp; Chem. Density.</p></blockquote>
<p>풀이하자면 dord는 dôrd, 즉 [dɔːɹd] &#8216;도드&#8217;로 발음되는 명사로 물리·화학에서 &#8216;밀도&#8217;를 뜻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말은 쓰이지 않는다.</p>
<p>1939년에 편집자 한명이 dord에 어원 설명이 없는 것을 보고 조사해봤더니 어이없는 편집 실수로 인해 잘못 삽입된 표제어로 드러났다. D 또는 d가 &#8216;밀도&#8217;를 뜻하는 density의 줄임말로 쓰일 수도 있다는 설명을 추가하라고 &#8220;D or d, cont./density.&#8221;라는 내용의 쪽지를 남겼는데 여기서 &#8220;D or d&#8221;를 &#8220;Dord&#8221;라는 단어로 착각하고 품사와 발음 설명을 추가하여 표제어로 올렸던 것이다.</p>
<p>그러면 &#8216;트랄리움(Tralium)&#8217;도 이와 같은 유령 단어일까?</p>
<p>실수로 없는 말을 만들 수는 있어도 없는 뜻풀이를 만들기는 어렵다. 실제 있는 말의 뜻풀이에 다른 잘못된 말을 표제어로 대입시킨 결과가 아닐까 추측할 수 있다. 《표준국어대사전》의 뜻풀이에 들어맞는 악기는 &#8216;트라우토니움&#8217;이 아닌가 한다.</p>
<p>1930년에 독일의 전기 기술자 프리드리히 트라우트바인(Friedrich Trautwein [ˈfʁiːdʁɪç ˈtʁaʊ̯tvaɪ̯n])은 새로운 전자 악기를 발명하여 트라우토니움(Trautonium [tʁaʊ̯ˈtoːni̯ʊm])이라고 이름을 지었다. 초창기 형태는 금속 판 위에 있는 가변 저항 현을 손가락으로 눌러서 소리를 내는 것이었다. 누르는 위치에 따라 음의 높낮이를 조절할 수 있었다.</p>
<p>물리학자 출신인 독일의 오스카르 잘라(Oskar Sala [ˈɔskaʁ ˈzaːla], 현행 표기 규정으로는 &#8216;오스카어 잘라&#8217;)는 트라우토니움 연주자로 활동하면서 수차례 이를 개량하였다. 건반처럼 누르는 부분을 포함하여 <a href="https://youtu.be/lX94cNzto8M">제법 피아노 비슷한 모습을 갖추게 되었다</a>.</p>
<p>독일의 작곡가 파울 힌데미트(Paul Hindemith [ˈpaʊ̯l ˈhɪndəmɪt])는 트라우토니움을 위한 곡을 여럿 지었으며 잘 알려진 독일의 작곡가 리하르트 슈트라우스(Richard Strauss [ˈʁɪçaʁt ˈʃtʁaʊ̯s])의 《일본 축전곡》에서도 트라우토니움이 사용되었다.</p>
<p>오스카르 잘라는 트라우토니움으로 영화 음악도 많이 만들었다. 심지어 영국의 거장 앨프리드 히치콕(Alfred Hitchcock [ˈæl.fɹᵻd ˈhɪʧ.kɒk]) 감독의 스릴러 영화 《새(The Birds)》의 새 소리를 흉내낸 음향 효과도 <a href="https://youtu.be/UxINIwHxR8s">트라우토니움으로 만들어냈다</a>.</p>
<p>하지만 &#8216;트라우토니움(Trautonium)&#8217;이 어떻게 &#8216;트랄리움(Tralium)&#8217;으로 둔갑했는지는 수수께끼이다. 로마자로 따지면 한두 자가 뒤바뀐 정도가 아니라 넉 자가 빠지고 다른 한 자로 대체되었으니 말이다.</p>
<p>《표준국어대사전》은 명색이 국가 기관인 국립국어원에서 편찬하는 사전으로서 표준어의 기준이 되어야 하지만 안타깝게도 오류투성이이다. 특히 외래어는 원어 표기나 뜻풀이, 심지어 표제어까지도 잘못된 경우가 수두룩하다. 기존 국어사전의 내용을 확인 없이 베낀 결과일 것이다.<br />
예를 들어 독일 조각가 요한 하인리히 다네커(Johann Heinrich Dannecker [ˈjoːhan ˈhaɪ̯nʁɪç ˈdanɛkɐ])는 원어 표기는 물론 표제어까지 잘못된 &#8216;데네커(Dennecker, Johann Heinlich)&#8217;로 올렸다. 니켈과 강철의 합금을 뜻하는 프랑스어 &#8216;앵바르(invar [ɛ̃vaːʁ])&#8217;는 엉뚱하게 &#8216;천연으로 산출하는 갈색 안료&#8217;를 뜻하는 영어 &#8216;엄버(umber [ˈʌm.bəɹ])&#8217;와 똑같이 풀이하고는 서로 동의어로 제시해놓았다. 벨기에 프랑스어권의 오트레(Ottré [ɔtʁe], 이철자 Ottrez)에서 나는 광물 오트렐라이트(ottrélite)는 원산지의 국가와 언어를 잘못 파악하여 &#8216;독일의 오트레츠(Ottrez)에서 난다는 설명과 함께 &#8216;오트레츠-석(Ottrez石)&#8217;이라는 표제어로도 올렸다. &#8216;오트레석&#8217;이라고 써야 맞다.</p>
<p>구시대적 뜻풀이가 많이 남아있는 것도 특징이다. 《표준국어대사전》만 보면 아직도 독일에서 마르크, 프랑스에서 프랑, 이탈리아에서 리라를 화폐 단위로 쓰고 있는 것은 물론 &#8216;우즈베크-인(Uzbek人)&#8217;의 뜻풀이에서 &#8216;성격은 둔중하나 퍽 호전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8217;고 한 예에서 볼 수 있듯이 20세기 초에 성행했을 법한 <a href="https://www.facebook.com/waga.jabal/posts/10217613448842453">민족성에 대한 태도가 들어가 있다</a>.</p>
<p>외래어 표기를 자세히 보면 일본어 사전을 베낀 흔적이 많다. 표제어의 표기는 제대로 썼지만 뜻풀이에 나오는 외래어는 일본어에서 중역한 탓에 원어를 잘못 파악한 예가 많다. &#8216;트리아데(Triade)&#8217;의 뜻풀이에서는 &#8216;이집트의 시리스(Osiris)·이시스(Isis)·호르스(Hors)&#8217;를 예로 드는데 여기서 &#8216;호르스(Hors)&#8217;는 물론 &#8216;호루스(Horus)&#8217;의 잘못이다. 파키스탄의 산인 &#8216;마셔브룸-산(Masherbrum山)&#8217; 항목에서는 슐라긴트바이트(Schlagintweit)를 &#8216;슐러긴트바이트&#8217;로 잘못 썼다.</p>
<p>&#8216;지기스문트(Sigismund)&#8217; 항목에서는 &#8216;북유럽과 독일 전설에 나오는 영웅. 누이동생 시게니와 함께 부왕(父王) 보르숭의 원수를 갚는다&#8217;라고 나와 있는데 고대 노르드어로는 시그문드(Sigmundr)·시그니(Signý)·볼숭(Vǫlsungr)으로, 독일어로는 지크문트(Sigmund/Siegmund [ˈziːkmʊnt]), 지그니(Signy [ˈziːɡni]) 또는 지클린데(Sieglinde [ziːkˈlɪndə]), 뵐중(Wölsung [ˈvœlzʊŋ])으로 각각 쓰는 것이 맞다. 독일어에서 Sigismund [ˈziːɡɪsmʊnt] &#8216;지기스문트&#8217;와 Sigmund/Siegmund &#8216;지크문트&#8217;는 다른 이름으로 치고 시그문드를 이를 때는 전자를 쓰지 않으므로 굳이 독일어 발음을 기준으로 하자면 뜻풀이에 맞는 표제어는 &#8216;지크문트&#8217;로 써야 한다.</p>
<p>이처럼 &#8216;호루스&#8217;를 &#8216;호르스&#8217;로 잘못 쓰거나 &#8216;볼숭&#8217;을 &#8216;보르숭&#8217;으로 잘못 쓴 것은 일본어 중역의 흔적이다. 일본어에서는 ru와 종성 r, l이 모두 ru &#8216;루&#8217;로 표기되기 때문이다. 또 독일어의 [aː] &#8216;아&#8217;와 [ɐ] &#8216;어&#8217;는 일본어에서 둘 다 ā &#8216;아&#8217;로 표기되기 때문에 &#8216;슐라긴트바이트&#8217;를 &#8216;슐러긴트바이트&#8217;로 잘못 썼다.<br />
그러니 외국 인명·지명을 중심으로 하는 《표준국어대사전》의 외래어 항목은 궁극적으로는 일본어 사전에서 베낀 것이 많은 듯하다. 그러면 &#8216;트랄리움&#8217;도 일본어 사전에 있던 오류일까? tralium에 해당하는 일본어 トラリウム torariumu &#8216;도라리우무&#8217;는 Trarium이라는 매점 이름의 표기로만 검색된다. 트라우토니움의 일본어인 トラウトニウム torautoniumu &#8216;도라우토니우무&#8217;와는 꽤 거리가 있다. 로마자 Tralium을 검색해 보아도 《표준국어대사전》의 뜻풀이를 베낀 내용 빼고는 트라우토니움과는 관련이 없는 결과만 나온다. 그 가운데는 아파트 브랜드 &#8216;트라리움&#8217;의 로마자 표기 Tralium도 있다.</p>
<p>어느 언어에서 잘못된 것인지는 모르지만 &#8216;트라우토니움&#8217;이 &#8216;트랄리움&#8217;이 된 것은 단순한 오탈자 정도로 설명할 수 없고 일부 문자열을 일괄적으로 대체하면서 나타난 찾아 바꾸기 오류로도 설명하기 어려운 불가사의한 변신이다. &#8216;트랄리움&#8217;은 그냥 &#8216;트라우토니움&#8217;의 잘못이라고만 하기에는 형태가 너무나도 다르니 유령 단어로 봐도 큰 무리가 되지는 않을 것이다. 유령 단어라고 하니 뭔가 트라우토니움으로 낼 수 있는 으스스한 소리에 어울리는 느낌이다.</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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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2026 동계 올림픽 공식 누리집에서 선수 본인의 이름 발음 듣기</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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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c:creator><![CDATA[끝소리]]></dc:creator>
		<pubDate>Thu, 12 Feb 2026 19:29:05 +0000</pubDate>
				<category><![CDATA[표기 용례]]></category>
		<category><![CDATA[독일어]]></category>
		<category><![CDATA[영어]]></category>
		<category><![CDATA[이탈리아어]]></category>
		<category><![CDATA[프랑스어]]></categ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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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CDATA[지난 2024 파리 하계 올림픽에서처럼 이번 2026 밀라노·코르티나 동계 올림픽에서도 올림픽 공식 누리집에서는 선수들의 이름 발음 오디오를 제공한다. 적어도 대부분은 선수 본인이 발음한 듯하다. 그래서 지금 한창 작성하고 있는 올림픽 출전 선수 한글 표기 자료를 정리하는 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 물론 2024 올림픽 때와 마찬가지로 일부 선수는 국제 청중을 의식하여 일부러 평소에 쓰는 발음 [&#8230;]]]></description>
										<content:encoded><![CDATA[<p style="font-size:0.9em; color: #5C78C6;">본 글은 원래 페이스북에 올렸던 것으로 원문은 <a href="https://www.facebook.com/kkeutsori/posts/pfbid02F8hfs9of3WRSfACPqp9f3xngrwnq96YjuU71mjGcFcotZz7gDjBVm5My8wsmoyrgl">여기</a>에서 확인 가능합니다. 날짜는 페이스북 게재 당시의 날짜로 표시합니다.</p>
<p>지난 2024 파리 하계 올림픽에서처럼 이번 2026 밀라노·코르티나 동계 올림픽에서도 <a href="https://www.olympics.com/en/milano-cortina-2026/results/hubs/individuals/athletes">올림픽 공식 누리집</a>에서는 선수들의 이름 발음 오디오를 제공한다. 적어도 대부분은 선수 본인이 발음한 듯하다. 그래서 지금 한창 작성하고 있는 <a href="https://pyogi.kkeutsori.com/2026/02/02/2026-%EB%B0%80%EB%9D%BC%EB%85%B8%C2%B7%EC%BD%94%EB%A5%B4%ED%8B%B0%EB%82%98-%EC%98%AC%EB%A6%BC%ED%94%BD-%EC%B6%9C%EC%A0%84-%EC%84%A0%EC%88%98-%ED%95%9C%EA%B8%80-%ED%91%9C%EA%B8%B0/">올림픽 출전 선수 한글 표기 자료</a>를 정리하는 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p>
<p>물론 2024 올림픽 때와 마찬가지로 일부 선수는 국제 청중을 의식하여 일부러 평소에 쓰는 발음 대신 영어식 발음을 썼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지금까지 메달을 딴 한국 선수들을 보면 쇼트트랙의 임종언(Rim Jongun) 선수는 한국어 발음 그대로 &#8216;임종언&#8217;이라고 한 반면 스노보드의 유승은(Yu Seungeun) 선수는 &#8216;승은 유&#8217;로 한국어 발음을 쓰되 서양식으로 이름-성 순서로 말했다. 같은 스노보드의 김상겸(Kim Sangkyum) 선수도 이름-성 순서를 쓰면서 이름은 한국어식으로, 성은 영어식으로 발음하여 &#8216;상겸 킴&#8217;이라고 했고 최가온(Choi Gaon) 선수는 아예 &#8216;가운~가온 초이&#8217;로 영어식 발음을 흉내냈다.</p>
<p>마찬가지로 노르웨이의 스노보드 선수 마르쿠스 클레벨란(Marcus Kleveland)은 본인 이름을 영어식 [ˈmɑː<i>ɹ</i>kəs ˈkliːvlənd] &#8216;마커스 클리블랜드&#8217;로 발음했고 스웨덴 컬링 선수 안나 하셀보리(Anna Hasselborg)도 영어식 [ˈænə ˈhæs<small>(ə)</small>lbɔː<i>ɹ</i>ɡ] &#8216;애나 해슬보그&#8217;로 발음했다. 노르웨이어나 스웨덴어 발음에 대한 지식이 없는 일반적인 영어 화자가 철자를 보고 짐작할만한 발음을 따른 것이다. 또 스노보드 선수 가운데 스위스의 요나스 하슬러(Jonas Hasler [ˈjoːnas ˈhaːslɐ]), 오스트리아의 야코프 두세크(Jakob Dusek [ˈjaːkɔp ˈduːsɛk]), 이탈리아의 마릴루 폴루치(Marilu Poluzzi) 등은 이름을 영어식으로 [ˈʤoʊ̯nəs] &#8216;조너스&#8217;, [ˈʤeɪ̯kəb] &#8216;제이콥(기존 표기 용례에서는 &#8216;제이컵&#8217;), [ˌmæɹᵻˈluː] &#8216;매릴루&#8217; 등으로 발음했다.</p>
<p>스위스의 스피드스케이팅 선수 라모나 헤르디(Ramona Härdi, [ʁaˈmoːna ˈhɛʁdi])도 이름을 독일어 대신 영어식으로 발음해서 [ɹəˈmoʊ̯nə ˈhɑː<i>ɹ</i>di] &#8216;러모나 하디&#8217;라고 발음했지만 그의 모어인 스위스 독일어에서 성 Härdi의 발음은 표준 독일어의 [ˈhɛʁdi] &#8216;헤르디&#8217;보다는 영어 발음에 가깝게 &#8216;하르디&#8217; 정도로 들리는 [ˈhæːrdi] 정도로 관찰된다(댓글 링크 참조).</p>
<p>스위스의 독일어권 화자들은 표준 독일어로 문자 생활을 하지만 평상시에는 상당히 다른 말씨를 입말로 쓰는데 이를 스위스 독일어라고 부른다. 스위스의 스키 점프 선수 산드로 하우스비르트(Sandro Hauswirth [ˈsandʁo ˈhaʊ̯svɪʁt])도 본인의 이름을 스위스 독일어식으로 [ˈsandro ˈhuːsʋɪrt] &#8216;산드로 후스비르트&#8217; 정도로 발음했다. 표준 독일어의 이중 모음 au [aʊ̯] &#8216;아우&#8217;는 스위스 독일어의 여러 방언에서 보통 [uː]에 대응된다. &#8216;집&#8217;을 뜻하는 표준 독일어 Haus [ˈhaʊ̯s] &#8216;하우스&#8217;는 스위스 독일어로 보통 [ˈhuːs] &#8216;후스&#8217;이다. 중세 고지 독일어 hūs &#8216;후스&#8217;의 발음을 거의 그대로 간직한 것이다. 이처럼 스위스에서 쓰는 독일어 이름을 보면 철자는 표준 독일어 발음을 따르지만 스위스 독일어로는 조금 다르게 발음하는 경우를 볼 수 있다.</p>
<p>Sandro는 독일식 표준 독일어로는 [ˈzandʁo] &#8216;잔드로&#8217;라고 발음하지만 스위스 독일어와 스위스식 표준 독일어에서는 보통 어두 s를 [z] 대신 [s]로 발음하며 애초에 이탈리아어 Sandro &#8216;산드로&#8217;에서 들어왔으므로 고민 끝에 [ˈsandʁo]를 기준으로 &#8216;산드로&#8217;로 적기로 했다.</p>
<p>비영어권 나라를 대표하여 올림픽에 나왔지만 본인 이름을 영어식으로 발음할만한 충분한 이유가 있는 선수들도 있다. 스위스의 스피드스케이팅 선수 케이틀린 매그레거(Kaitlyn McGregor [ˈkeɪ̯tlᵻn məˈɡɹɛɡə<i>ɹ</i>])는 부모가 캐나다 출신으로 아예 이름 자체가 영어식이다. 이탈리아의 스노보드 선수 루이 비토(Louie Vito)도 영어식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이탈리아계 미국인이며 본인 이름을 영어식 [ˈluːi ˈviːtoʊ̯]로 발음했다. 이스라엘의 스켈레톤 선수 재레드 파이어스톤(Jared Firestone [ˈʤæɹəd ˈfaɪ̯ə<i>ɹ</i>stoʊ̯n], 현행 규정에 따른 표기는 &#8216;재러드 파이어스톤&#8217;)도 미국에서 태어났으며 독일의 스노보드 선수 커트 호시노(Kurt Hoshino [ˈkɜː<i>ɹ</i>t hoʊ̯ˈʃiːnoʊ̯])도 미국에서 태어났다. 후자는 이름을 독일어식으로 발음한 [ˈkʊʁt hoˈʃiːno]를 기준으로 &#8216;쿠르트 호시노&#8217;라고 적을 수도 있을 텐데 그의 배경에 대한 정보는 많이 검색되지 않아 어느 쪽이 더 적합한지는 알기 어렵다. Kurt는 영어권과 독일어권에서 둘 다 흔한 이름이다. 아랍 에미리트 대표로 나온 알파인 스키 선수 두 명 가운데 알렉산더 애스트리지(Alexander Astridge [ˌælᵻɡˈzæˑndə<i>ɹ</i> ˈæstɹɪʤ])는 영국에서 태어나 두바이에서 자라났고 피에라 허드슨(Piera Hudson [piˈɛɹə ˈhʌds<small>(ə)</small>n])은 뉴질랜드 태생으로 작년까지 뉴질랜드를 대표하다가 아랍 에미리트에 귀화해서 올림픽 출전권을 얻었다.</p>
<p>아르헨티나의 루지 선수 베로니카 라베나(Verónica Ravenna)는 이름을 영어식으로 [vəˈɹɒnɪkə ɹəˈvɛnə] &#8216;버로니카 러베나&#8217;로 발음했는데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태어났지만 여섯 살 때 영어권인 캐나다 밴쿠버로 이민한 경우이다. 영어권 이름으로도 Veronica는 첫 음절의 모음이 약화되지 않고 [vɛˈɹɒnɪkə]로 발음될 수도 있으므로 &#8216;베로니카&#8217;로 한글 표기를 통일하는 것이 좋다.</p>
<p>캐나다와 미국 출신의 이탈리아계 선수들이 많은 이탈리아 아이스하키 팀들을 보면 부계 조상 때문에 성은 이탈리아어식이지만 이름은 영어식인 예가 많고 남자부의 제이슨 시드(Jason Seed [ˈʤeɪ̯s<small>(ə)</small>n ˈsiːd]), 더스틴 제임스 게이즐리(Dustin James Gazley [ˈdʌst<i>ᵻ</i>n ˈʤeɪ̯mz ˈɡeɪ̯zli]), 맷 브래들리(Matt Bradley [ˈmæt ˈbɹædli]), 토머스 라킨(Thomas Larkin [ˈtɒməs ˈlɑː<i>ɹ</i>kᵻn])이나 여자부의 저스틴 레예스(Justine Reyes [ʤʌˈstiːn ˈɹeɪ̯ɛs], 현행 규정에 따른 표기는 &#8216;저스틴 레이에스&#8217;)처럼 이름과 성 둘 다 이탈리아어식이 아닌 경우도 수두룩하다. 그런데 친조부모가 이탈리아 출신인 캐나다 선수로서 작년에 이탈리아에 귀화한 크리스틴 델라로베어(Kristin Della Rovere [ˈkɹɪst<i>ᵻ</i>n ˈdɛlə-ɹə⟮oʊ̯⟯ˈvɛə̯<i>ɹ</i>]) 선수는 본인 이름을 발음할 때 평상시의 영어식 발음을 쓰지 않고 일부러 이탈리아어식 [ˈkristin dellaˈro⟮ɔ⟯ːvere] &#8216;크리스틴 델라로베레&#8217;를 흉내냈다.</p>
<p>영국에서 태어나 캐나다에서 자라났지만 어머니의 나라인 독일을 대표하는 아이스하키 선수 니나 조브스트스미스(Nina Jobst-Smith [ˈniːnə ˈʤoʊ̯bst-ˈsmɪθ])는 이번 올림픽에 별명 Nina 대신 독일어식 본 이름을 써서 Katharina Jobst-Smith로 출전한다. 그런데 본인이 독일어를 구사하는 것 같지는 않고 Katharina도 독일어 [kataˈʁiːna] &#8216;카타리나&#8217; 대신 영어식 [ˌkætəˈɹiːnə] &#8216;캐터리나&#8217;로 발음한다. 어머니의 독일어 성씨인 Jobst도 예전 동영상을 보면 영어식으로 [ˈʤoʊ̯bst] &#8216;조브스트&#8217;로 발음했는데(댓글 참조) 올림픽 누리집에서는 독일어 [ˈjoːpst] &#8216;욥스트'(현행 규정에 따른 표기는 &#8216;요프스트&#8217;)를 흉내낸 [ˈjoʊ̯bst] &#8216;요브스트&#8217;로 발음한 것이 재미있다. 델라로베어/델라로베레나 조브스트스미스/욥스트스미스는 대표하는 나라를 의식하여 평상시에 쓰던 이름의 발음을 바꾼 것으로 보인다. 중국 대표로 올림픽에 나온 전 한국 대표 쇼트 트랙 선수 임효준도 중국어로 林孝埈을 발음한 Lín Xiàojùn에 따른 표기인 Lin Xiaojun &#8216;린샤오쥔&#8217;으로 올림픽을 포함한 국제 대회에 참가하고 있으며 본인 이름도 완벽하지는 않지만 중국어식으로 발음했다.</p>
<p>미국의 스노보드 선수 Alessandro Barbieri는 이름을 이탈리아어식으로 [alesˈsandro barˈbjɛ⟮e⟯ːri] &#8216;알레산드로 바르비에리&#8217;라고 발음했다. 그의 부모는 이탈리아 밀라노 출신이라고 하고 이름도 이탈리아어식인 Alessandro를 쓰니 부모의 고향에서 열리는 올림픽에 참가하는 것이 뜻깊을 것이다(물론 스노보드 종목은 밀라노가 아닌 코르티나에서 치러지지만). 그래서 일부러 이탈리아어 발음을 쓴 것이 아닐까 한다. 정작 그가 이름을 영어식으로 발음한 자료는 찾기 어려운데 최대한 이탈리아어 발음을 흉내낸 [ˌɑː⟮æ⟯lᵻˈsɑːndɹoʊ̯ ˌbɑːɹbiˈɛɹi]로 간주하고 &#8216;알레산드로 바비에리'(현행 규정에 따른 표기는 &#8216;알리산드로&#8217;)로 쓰는 것이 무난하지 않을까 한다.</p>
<p>캐나다의 아이스하키 골텐더인 안르네 데비앵(Ann-Renée Desbiens [an-ʁəne debjɛ̃])은 프랑스어가 공용어인 퀘벡주 출신으로 프랑스어를 모어로 쓰지만 이름을 영어식 [ˈæn-ɹəˈneɪ̯ ˌdeɪ̯biˈæn] &#8216;앤러네이 데이비앤&#8217;으로 발음했다. 그는 미국 위스콘신 대학에 다니면서 영어를 익혔으며 영어로 자신을 소개할 때는 영어식 발음을 쓰는 데 익숙하다. 물론 모어인 프랑스어로는 [an-ʁəne debjɛ̃] &#8216;안르네 데비앵&#8217;으로 발음한다(동영상 참조). 프랑스어식 이름이니 한글 표기도 프랑스어 발음을 따라야 하겠다. 굳이 영어식 발음을 따른다면 Renée [ɹəˈneɪ̯]는 &#8216;러네이&#8217; 대신 &#8216;르네&#8217;로 적거나 Desbiens [ˌdeɪ̯biˈæn]은 &#8216;데이비앤&#8217; 대신 &#8216;데비앤&#8217;으로 쓰는 것이 나을 수 있으니 좀처럼 한글 표기를 통일하기가 어려운데 프랑스어 발음을 따르면 이런 문제가 없다.</p>
<p>거꾸로 영어권인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 출신인 스노보드 선수 Juliette Pelchat는 이름을 프랑스어식 [ʒyljɛt pɛlʃa] &#8216;쥘리에트 펠샤&#8217;로 발음했다. 그가 프랑스어를 유창하게 구사하면서 역시 본인 이름을 프랑스어식으로 발음하는 동영상도 찾을 수 있다(댓글 링크 참조). 그는 캐나다 프랑스어권 출신인 스노보드 선수 JF 펠샤(JF Pelchat)의 딸이며 영어권인 휘슬러에서 자라나면서도 프랑스어로 수업이 진행되는 학교에 다녔다. Juliette도 프랑스어식 이름이니 프랑스어 발음을 기준으로 &#8216;쥘리에트 펠샤&#8217;로 쓸 근거가 충분하다. 하지만 영어권에서도 Juliette이 낯선 이름이 아니며 특히 한국어 화자는 영어 발음에 따른 표기인 &#8216;줄리엣&#8217;이 프랑스어식 &#8216;쥘리에트&#8217;보다 친숙할 수가 있다. 또 물론이지만 영어권에서 자라났으니 영어도 유창하게 구사한다. 영어로는 본인 이름을 [ˈʤuːliə⟮ɛ⟯t ˈpɛlʃɑː] &#8216;줄리엣 펠샤&#8217;로 발음하는 동영상을 확인할 수 있다(댓글 링크 참조). 캐나다 영어 발음에서 관찰되는 DRESS 모음 /ɛ/의 후퇴 때문에 얼핏 &#8216;펄샤&#8217; 비슷하게 들리기도 하지만 모음 음소가 바뀌는 것은 아니므로 한글 표기는 &#8216;펠샤&#8217;로 해야 한다.</p>
<p>고심 끝에 그래도 영어권 출신 선수이니 &#8216;줄리엣 펠샤&#8217;라는 영어식 표기를 먼저 제시하고 프랑스어식 표기 &#8216;쥘리에트 펠샤&#8217;를 병기했다. 이처럼 올림픽에 나온 선수들의 이름을 한글로 표기할 때 무엇을 원어로 삼을지 애매할 때가 많다. 그래서 작성 중인 2026 밀라노·코르티나 올림픽 출전 선수 한글 표기 자료집에서는 두 개 이상의 언어에 따른 표기를 나란히 제시한 경우가 많은데 어느 표기를 우선시할지 언제나 고민이다. 막연히 독일 선수 이름은 독일어로 취급하고, 이탈리아 선수 이름은 이탈리아어로 취급하는 등 대표하는 나라와 이름의 언어가 일치할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수많은 예외가 있으므로 각 선수의 배경과 대외적으로 쓰이는 이름을 고려해서 적당히 정하는 것이 좋다.</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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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고대 그리스어로 된 기록으로만 전해지는 초기 마자르족 지도자 레베디 혹은 레베디아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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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Fri, 22 Aug 2025 03:08:27 +0000</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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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ategory><![CDATA[고대그리스어]]></categ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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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CDATA[전 글에 대한 댓글에서 초기 마자르족 지도자 Lebedias를 그리스어로 *Λεuεδίας로 적는다는 것을 들어 s가 영어의 sh와 같은 [ʃ]를 나타내는 현대 헝가리어와 달리 예전에는 헝가리어에서도 s가 [s]로 발음되었느냐는 질문을 받았다. 일단 그리스어에는 [ʃ] 음이 없으니 차용어에서도 원어의 [ʃ]를 [s]로 흉내내며 헝가리어의 s는 원래부터 [ʃ]를 나타내는 철자로 생각된다고 답했는데 더 자세한 설명이 필요할 것 같다. 먼저 9세기경에 [&#8230;]]]></description>
										<content:encoded><![CDATA[<p style="font-size:0.9em; color: #5C78C6;">본 글은 원래 페이스북에 올렸던 것으로 원문은 <a href="https://www.facebook.com/kkeutsori/posts/pfbid0NjgrSN9h7f5gyk1hu1RvraCaRzrmAQmimpw79uX2souMuJW9DQGfJviwdkDbJHnnl">여기</a>에서 확인 가능합니다. 날짜는 페이스북 게재 당시의 날짜로 표시합니다.</p>
<p>전 글에 대한 댓글에서 초기 마자르족 지도자 Lebedias를 그리스어로 *Λεuεδίας로 적는다는 것을 들어 s가 영어의 sh와 같은 [ʃ]를 나타내는 현대 헝가리어와 달리 예전에는 헝가리어에서도 s가 [s]로 발음되었느냐는 질문을 받았다. 일단 그리스어에는 [ʃ] 음이 없으니 차용어에서도 원어의 [ʃ]를 [s]로 흉내내며 헝가리어의 s는 원래부터 [ʃ]를 나타내는 철자로 생각된다고 답했는데 더 자세한 설명이 필요할 것 같다.</p>
<p>먼저 9세기경에 활약한 것으로 생각되는 이 인물은 헝가리어로 보통 Levedi &#8216;레베디&#8217;라고 부른다. 그 어원에 대해서는 여러 설이 있지만 되뫼시(Dömös)라는 마을의 1138년 인구 조사에 한 종의 이름으로 Lewedi &#8216;레베디&#8217;가 기록되어 있다.</p>
<p>그런데 이 인물에 대한 기록은 10세기 동로마 제국 황제 콘스탄티노스 7세가 황태자 로마노스를 위해 제국의 행정에 대해 그리스어로 쓴 저작에만 남아있다(당시 동로마 제국에서는 그리스어가 쓰였다). 그리스어 제목은 Πρὸς τὸν ἴδιον υἱὸν Ῥωμανόν(Pròs tòn ídion hyiòn Rhōmanón) 즉 &#8216;짐의 아들 로마노스에게&#8217;이지만 영어권에서는 보통 라틴어 제목인 De Administrando Imperio 즉 &#8216;제국의 행정에 관하여&#8217;로 알려져 있다.</p>
<p>이 저작에서 쓰인 인물 이름은 적어도 헝가리 모라브치크 줄라(Moravcsik Gyula, 1892~1972, 현행 외래어 표기법을 따른 표기는 &#8216;모러브치크 줄러&#8217;)의 편집으로 출판된 그리스어 원문에서는 주격형 Λεβεδίας 또는 대격형 Λεβεδία로 나타난다. 고대 그리스어 발음에 따른 로마자 표기는 각각 Lebedías, Lebedía이고 현대 그리스어 발음에 따른 표기는 각각 Levedías, Levedía이다. β의 발음이 고대 그리스어 [b]에서 현대 그리스어 [v]로 변했기 때문이다(마찬가지로 δ의 발음도 [d]에서 [ð]로 변했지만 로마자 표기에서는 나타내지 않는다).</p>
<p>그런데 영어판 위키백과에서는 누군가가 Λεβεδίας를 Λευεδίας로 고치려다가 그리스 문자 자모 입실론(υ) 대신 로마자 자모 u를 입력하여 *Λεuεδίας가 된 것으로 보인다(그리스 문자와 로마자를 섞은 잘못된 표기라는 것을 나타내려고 별표를 붙였다). Λευεδίας는 고대 그리스어로는 Leuedías &#8216;레우에디아스&#8217;인데 현대 그리스어로는 Levedías &#8216;레베디아스&#8217;이다. ευ의 발음이 고대 그리스어 [eu̯] &#8216;에우&#8217;에서 현대 그리스어 [ev] &#8216;에브'(또는 무성 자음 앞에서 [ef] &#8216;에프&#8217;)로 변했기 때문이다. 즉 현대 그리스어로는 Λεβεδίας와 Λευεδίας 둘 다 동일하게 [leveˈðias] &#8216;레베디아스&#8217;로 발음된다.</p>
<p>Λεβεδίας는 고대 그리스어로 Lebedías이니까 Λευεδίας라고 쓰는 것이 헝가리어 Levedi와 더 가깝다고 생각해서 수정한 것인지, 아니면 다른 사본 또는 후대의 기록에 실제 이런 철자가 나타나서 수정한 것인지는 잘 모르겠다. β의 음이 [b]에서 아마도 마찰음 [β]를 거쳐 [v]로 변한 것은 이미 코이네 그리스어 말기인 4세기경에는 완성된 것으로 생각되므로 콘스탄티노스 7세가 쓴 Λεβεδίας의 발음은 현대 그리스어처럼 Levedías이었을 것이다.</p>
<p>그리스어는 명사가 문법적인 역할에 따라 어미가 다양하게 변화하는 격변화를 보인다. 그래서 다른 언어에서 차용한 이름도 흔히 그리스어식 격어미를 붙인다. 질문에 대한 답글에서 그리스어에서 원어의 [ʃ]를 [s]로 대체하여 차용한 예로 고대 페르시아어 Xšayāršā⁠ &#8216;흐샤야르샤&#8217;를 Ξέρξης(Xérxēs) &#8216;크세르크세스&#8217;로 받아들이고 고대 히브리어 יֵשׁוּעַ Yēšûaʿ &#8216;예슈아&#8217;를 Ἰησοῦς(Iēsoûs) &#8216;이에수스&#8217;로 받아들인 예를 들었는데 그리스어식 격변화에 맞게 주격형에 원어에 없는 -s가 붙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br />
ㄱ<br />
다만 언제나 차용한 이름에 격어미를 붙인 것은 아니다. 히브리 성경을 그리스어로 번역한 70인역 성경에서는 Ἀδάμ(Adám) &#8216;아담&#8217;, Ἀβραάμ(Abraám) &#8216;아브라암&#8217; 등 격어미를 붙이지 않은 형태를 썼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다른 언어에서 차용한 이름에는 격어미가 붙었다. 그리스어와 비슷한 격변화를 보이는 라틴어에서도 마찬가지 현상이 관찰된다.</p>
<p>Λεβεδίας 역시 그리스어로 들여오는 과정에서 격어미가 붙은 것으로 볼 수 있다. Levedi는 후대 기록에 나타나는 Lewedi 같은 형태를 참고하여 Λεβεδίας로부터 원형을 재구한 것으로 보인다. 애초에 원래의 헝가리어에는 [ʃ]나 [s]로 발음되는 끝 자음이 없었을 것이다.</p>
<p>헝가리어에서는 Levedi &#8216;레베디&#8217;가 오늘날 가장 널리 쓰이는 형태이지만 헝가리어 원형을 어떻게 재구하느냐에 따라 Levédi &#8216;레베디&#8217;, Lebedi &#8216;레베디&#8217;, Lebed &#8216;레베드&#8217; 등도 쓰이며 원문의 그리스어 형태를 살린 Levediasz &#8216;레베디아스&#8217;도 볼 수 있다. 헝가리어에서는 s가 [ʃ]를 나타내는 대신 [s]는 철자 sz로 쓴다. Arisztotelész &#8216;아리스토텔레스&#8217;, Zeusz &#8216;제우스&#8217; 등 그리스어에서 온 이름의 헝가리어식 표기에서 원어의 [s]는 sz로 쓰는 것을 볼 수 있다.</p>
<p>유럽과 지중해권의 고대 및 중세 고유 명사는 그리스어 또는 라틴어 기록을 통해서 이처럼 격어미가 붙은 형태로 전해지는 경우가 많다. 어느 형태를 원형으로 삼을지 잘 따져볼 필요가 있다. 이 인물의 경우 오늘날 헝가리에서 가장 흔하게 쓰이는 형태를 기준으로 하여 &#8216;레베디&#8217;로 통일하고 그리스어 원전에 &#8216;레베디아스&#8217;라는 형태로 나온다는 설명을 보충하면 충분할 것이다.</p>
<p>헝가리어에서 s가 [ʃ]를 나타내는 것은 유럽 여러 언어 가운데 꽤 특이한데 초기 철자에서도 s는 [ʃ]를 나타냈고 z는 [s] 또는 [z]를 나타낸 것으로 생각된다. 그러다가 [s]와 [z]를 구별하기 위해 전자는 sz로, 후자는 z로 적는 방식이 정착되었다. 이는 당대 독일어 철자의 영향이라고 하는데 중세 고지 독일어의 철자 s는 [s]와 [ʃ]의 중간 음인 [s̠] 정도였을 것으로 짐작되며 헝가리어의 [ʃ]도 이와 가까운 음으로 인식되어 s로 적게 되었다는 것이다. 한편 중세 고지 독일어에서는 [s]와 [ʦ]를 둘 다 z로 적었는데 중세 고지 독일어로 된 글의 현대 판본에서는 [s]로 발음되는 z를 ȥ로 적어서 구별한다. 오늘날 독일어의 z는 보통 [ʦ]로 발음되며 [s]로 발음되었던 z는 철자가 바뀌었다. 예를 들어 중세 고지 독일어로 &#8216;먹다&#8217;를 뜻한 ezzen(현대 판본식 ëȥȥen)은 essen [ˈɛsn̩] &#8216;에센&#8217;이 되었고 중세 고지 독일어로 &#8216;~이라고 일컫다&#8217;를 뜻한 heizen(현대 판본식 heiȥen)은 heißen [ˈhaɪ̯sn̩] &#8216;하이센&#8217;이 되었다. 독일어의 ß는 sz 또는 ss의 합자에서 유래했으니 헝가리어에서 [s]로 발음되는 z를 sz로 적기 시작한 것도 비슷한 경과이다.</p>
<p>외래어 표기법에서는 헝가리어의 s가 [ʃ]로 발음되는 것을 반영하여 자음 앞에서는 &#8216;슈&#8217;, 어말에서는 &#8216;시&#8217;로 적도록 한다. 따라서 축구 선수 이름으로 유명한 헝가리어 성씨 Puskás [ˈpuʃkaːʃ]는 &#8216;푸슈카시&#8217;로 적는다. 다만 헝가리의 수도 Budapest [ˈbudɒpɛʃt]는 관용에 따라 &#8216;부다페스트&#8217;로 적는다. 현행 외래어 표기 규정을 따르면 헝가리어의 a [ɒ]는 &#8216;어&#8217;로 적으므로 Budapest는 &#8216;부더페슈트&#8217;로 적어야 한다. 헝가리어의 á [aː]는 &#8216;아&#8217;로 적는다. 하지만 헝가리어 이름이 전해지는 과정에서 á가 a로 대체되는 경우도 있고 방언에 따라 á와 a의 음가 차이가 그리 심하지 않을 수도 있으며 일부 차용어에서는 a가 [a]로 발음되므로 a도 á처럼 &#8216;아&#8217;로 표기를 통일하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의견이다(그래서 위에서도 Moravcsik Gyula를 &#8216;모러브치크 줄러&#8217; 대신 &#8216;모라브치크 줄라&#8217;로 썼다). 그렇다면 Budapest를 헝가리어 발음에 따라 적은 표기는 &#8216;부다페슈트&#8217;가 더 나을 것이다.</p>
<p>그런데 영어 등 다른 언어에서는 헝가리어에서 s가 [ʃ]로 발음되는 규칙이 너무 생소해서 그냥 [s]로 발음하는 것이 보통이다. Puskás는 헝가리어 발음에 가깝게 흉내내는 사람도 있지만 영어로 보통 [ˈpʊskəs] &#8216;푸스커스&#8217;라고 발음하며 Budapest는 영국 영어에서는 [ˌbjuːdəˈpɛst] &#8216;뷰더페스트&#8217;, 미국 영어에서는 [ˈbuːdəpɛst] &#8216;부더페스트&#8217;로 보통 발음한다. 하지만 러시아어·우크라이나어 Будапешт(Budapesht) &#8216;부다페슈트&#8217;와 불가리아어 Будапеща(Budapeshta) &#8216;부다페슈타&#8217;, 러시아어·우크라이나어·불가리아어 Пушкаш(Pushkash) &#8216;푸슈카시&#8217;에서 볼 수 있듯이 키릴 문자를 쓰는 슬라브어에서는 대체로 헝가리어 발음을 존중한다. 한편 현행 외래어 표기 규정에 따르면 러시아어 Пушкаш는 &#8216;푸시카시&#8217;로 적어야 하지만 러시아어 ш(sh) [ʂ]는 폴란드어 sz [ʂ]나 다른 여러 언어의 [ʃ]처럼 자음 앞에서 &#8216;시&#8217; 대신 &#8216;슈&#8217;로 적는 것으로 통일하는 것이 낫겠다.</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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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고대 영어로 읽는 〈루돌프 사슴 코〉?!</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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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c:creator><![CDATA[끝소리]]></dc:creator>
		<pubDate>Fri, 23 Dec 2016 18:11:22 +0000</pubDate>
				<category><![CDATA[미분류]]></category>
		<category><![CDATA[고대그리스어]]></categ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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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CDATA[&#8220;루돌프 사슴 코는 매우 반짝이는 코 / 만일 네가 봤다면 불붙는다 하겠지&#8221; 빨갛게 빛나는 코 때문에 다른 사슴(정확히는 순록)들에게 놀림을 받다가 산타클로스의 부탁으로 성탄절 이브에 썰매를 이끌게 된 후 사랑을 받게 된다는 루돌프의 이야기는 1939년 미국의 로버트 메이(Robert L. May)가 쓴 책자에 처음 등장한다. 몽고메리 워드(Montgomery Ward)라는 시카고의 한 유통 업체에서 성탄절마다 판촉을 위해 책자를 [&#8230;]]]></description>
										<content:encoded><![CDATA[<span style="font-size:0.9em; color:#5C78C6;">본 글은 원래 이글루스에 올렸던 글입니다. 이글루스가 종료되었기에 열람이 가능하도록 이곳으로 옮겼습니다. 기한이 지난 정보가 있을 수도 있고 사항에 따라 글을 쓴 후 의견이 바뀌었을 수도 있지만 오타 수정이나 발음 기호를 균일하게 고치는 것 외에는 원문 그대로 두었고 훗날 내용을 추가한 경우에는 이를 밝혔습니다. 외부 링크는 가능한 경우 업데이트했지만 오래되어 더이상 유효하지 않은 것은 그대로 남겨두었습니다. 날짜는 이글루스 게재 당시의 날짜로 표시합니다.</span><br>
<span style="color:#C5D2DB">—</span>
<p>&#8220;루돌프 사슴 코는 매우 반짝이는 코 / 만일 네가 봤다면 불붙는다 하겠지&#8221;</p>
<p>빨갛게 빛나는 코 때문에 다른 사슴(정확히는 순록)들에게 놀림을 받다가 산타클로스의 부탁으로 성탄절 이브에 썰매를 이끌게 된 후 사랑을 받게 된다는 루돌프의 이야기는 1939년 미국의 로버트 메이(Robert L. May)가 쓴 책자에 처음 등장한다. 몽고메리 워드(Montgomery Ward)라는 시카고의 한 유통 업체에서 성탄절마다 판촉을 위해 책자를 무료로 배포하고는 했는데 돈을 절약하려고 외부 책자를 사들이는 대신 메이에게 써달라고 해서 <i>Rudolph the Red-Nosed Reindeer</i> (《빨간 코 순록 루돌프》)가 탄생한 것이다.</p>
<p>1949년에는 메이의 매부이자 작곡가로 이미 활동을 하고 있던 조니 마크스(Johnny Marks)가 루돌프 이야기를 소재를 노래를 지었고 이를 가수 진 오트리(Gene Autry)가 불러 첫 성탄절 시즌에만 175만 장 정도가 팔리는 대성공을 거두었다. 〈루돌프 사슴 코〉는 이를 번안한 곡으로 원래의 영어 제목은 책자 제목과 같이 &#8220;Rudolph the Red-Nosed Reindeer&#8221; (〈빨간 코 순록 루돌프〉)이다.</p>
<figure id="attachment_107177" aria-describedby="caption-attachment-107177" style="width: 600px" class="wp-caption aligncenter"><img loading="lazy" decoding="async" class="size-full wp-image-107177" src="https://pyogi.kkeutsori.com/wp-content/uploads/2025/12/f0074568_585d3f0f59dd9.jpg" alt="" width="600" height="434" srcset="https://pyogi.kkeutsori.com/wp-content/uploads/2025/12/f0074568_585d3f0f59dd9.jpg 600w, https://pyogi.kkeutsori.com/wp-content/uploads/2025/12/f0074568_585d3f0f59dd9-300x217.jpg 300w" sizes="auto, (max-width: 600px) 100vw, 600px" /><figcaption id="caption-attachment-107177" class="wp-caption-text">1890년~1900년경 러시아 아르한겔스크에서 순록이 이끄는 썰매를 타는 모습을 포토크롬(Photochrom) 인쇄술로 표현한 채색 사진(<a href="https://commons.wikimedia.org/wiki/File:Archangel_reindeer3.jpg">Wikimedia</a>, Public Domain)</figcaption></figure>
<p>산타클로스의 썰매를 하늘을 나는 순록이 이끈다는 설정은 1821년에 나온 동시에 처음 등장했고 1823년에는 &#8220;A Visit from St. Nicholas&#8221; (〈성 니콜라우스의 방문〉)이라는 시에 순록 여덟 마리의 이름이 나온다. 이들은 대셔(Dasher), 댄서(Dancer), 프랜서(Prancer), 빅슨(Vixen), 코밋(Comet), 큐피드(Cupid), 던더(Dunder), 블릭섬(Blixem)이다. 네덜란드어로 &#8216;천둥&#8217;을 뜻하는 말에서 온 Dunder는 현대 네덜란드어 형태인 Donder나 독일어 형태인 Donner로 쓰기도 하고 네덜란드어로 &#8216;번개&#8217;를 뜻하는 말(현대 네덜란드어 철자는 Bliksem)에서 온 Blixem은 Blixen으로 쓰기도 하고 독일어 형태인 Blitzen으로 쓰기도 한다.</p>
<p>그러니 루돌프는 다른 순록들이 처음 나타난지 백 년도 더 지나고서 뒤늦게 산타클로스와 순록 전설에 합류한 것이다. 그러고도 그 가운데 가장 유명한 순록이 되어버렸다.</p>
<p>그런데 루돌프 이야기가 앵글로색슨어, 즉 고대 영어(대략 5세기~11세기)로 쓰여진 시에 나온다면? 일단 시를 고대 영어로 감상하자. Incipit로 시작하는 첫 줄은 라틴어로 되어 있다. 고대 영어에는 Ð/ð (eth)와 Þ/þ (thorn)라는 글자가 현대 영어에서 th로 나타내는 유성 치 마찰음 [ð]와 무성 치 마찰음 [θ]를 나타냈는데 어느 글자를 유성음에 쓰고 어느 글자를 무성음에 쓰는지는 별다른 규칙이 없었다.</p>
<p style="padding-left: 40px;">Incipit gestis Rudolphi rangifer tarandus</p>
<p style="padding-left: 40px;">Hwæt, Hrodulf readnosa hrandeor—<br />
Næfde þæt nieten unsciende næsðyrlas!<br />
Glitenode and gladode godlice nosgrisele.<br />
Ða hofberendas mid huscwordum hine gehefigodon;<br />
Nolden þa geneatas Hrodulf næftig<br />
To gomene hraniscum geador ætsomne.<br />
Þa in Cristesmæsseæfne stormigum clommum,<br />
Halga Claus þæt gemunde to him maðelode:<br />
&#8220;Neahfreond nihteage nosubeorhtende!<br />
Min hroden hrædwæn gelæd ðu, Hrodulf!&#8221;<br />
Ða gelufodon hira laddeor þa lyftflogan—<br />
Wæs glædnes and gliwdream; hornede sum gegieddode<br />
&#8220;Hwæt, Hrodulf readnosa hrandeor,<br />
Brad springð þin blæd: breme eart þu!&#8221;</p>
<p>같이 소개되는 현대 영어 번역은 다음과 같다.</p>
<p style="padding-left: 40px;"><i>Here begins the deeds of Rudolph, Tundra-Wanderer</i></p>
<p style="padding-left: 40px;"><i>Lo, Hrodulf the red-nosed reindeer—</i><br />
<i>That beast didn’t have unshiny nostrils!</i><br />
<i>The goodly nose-cartilage glittered and glowed.</i><br />
<i>The hoof-bearers taunted him with proud words;</i><br />
<i>The comrades wouldn’t allow wretched Hrodulf</i><br />
<i>To join the reindeer games.</i><br />
<i>Then, on Christmas Eve bound in storms</i><br />
<i>Santa Claus remembered that, spoke formally to him:</i><br />
<i>&#8220;Dear night-sighted friend, nose-bright one!</i><br />
<i>You, Hrodulf, shall lead my adorned rapid-wagon!&#8221;</i><br />
<i>Then the sky-flyers praised their lead-deer—</i><br />
<i>There was gladness and music; one of the horned ones sang</i><br />
<i>&#8220;Lo, Hrodulf the red-nosed reindeer,</i><br />
<i>Your fame spreads broadly, you are renowned!&#8221;</i></p>
<p>이를 비슷한 풍으로 한국어로 옮겨보았다.</p>
<p style="padding-left: 40px;">툰드라의 방랑자 루돌푸스의 업적 이야기를 시작하노라</p>
<p style="padding-left: 40px;">들으라, 빨간 코 순록 흐로둘프—<br />
그 짐승은 콧구멍이 흐리지 않더라!<br />
좋은 코 연골이 반짝이고 빛을 냈더라.<br />
굽을 가진 자들이 그를 오만한 말로 조롱하며<br />
그 동료들은 비참한 흐로둘프가<br />
순록의 놀이에 같이하게 허락하지 않았더라.<br />
후에 폭풍에 묶인 성탄절 전야에<br />
성 클라우스가 이를 기억하고 그에게 가로되:<br />
&#8220;밤눈이 밝은 친구여, 밝은 코를 가진 이여!<br />
너 흐로둘프가 나의 날랜 수레를 이끄리라!&#8221;<br />
그 후에 하늘을 나는 이들이 그들의 우두머리 사슴을 칭송하니<br />
기쁨과 음악이 있더라; 뿔이 있는 이들 가운데 하나가 노래하더라<br />
&#8220;들으라, 빨간 코 순록 흐로둘프,<br />
네 명성은 널리 퍼지며 너는 유명한지라!&#8221;</p>
<p>물론 루돌프 이야기에 진짜 고대 영어 원전이 있는 것은 아니고 1996년에 미국의 필립 채프먼벨(Philip Chapman-Bell)이 루돌프 노래를 고대 영어로 쓴 패러디(Hrodulf Harndeor: An Old English Poem by Philip Chapman-Bell)이다. <a href="https://web.archive.org/web/20021222195108/http://www.georgetown.edu/faculty/ballc/oe/rudolph.html">여기</a>에 보존된 그의 옛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국어로 치면 루돌프 노래를 《용비어천가》 풍의 중세 국어로 쓴 셈이겠다.</p>
<p>고대 영어 문학은 우리에게는 생소하지만 영어권에서는 대표작인 영웅 서사시 《베오울프(Beowulf)》를 학교에서 배우는 일이 흔하다. 위에서 볼 수 있듯이 고대 영어는 오늘날의 영어 화자들이 따로 공부하지 않고는 거의 해독이 불가능할만큼 현대 영어와 다르다. 4백 년 전의 셰익스피어 작품에 나오는 영어도 이해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하면 천 년 전의 고대 영어는 아예 외국어와 다를 바가 없다는 것은 놀랄 일이 아니다. 1066년 노르망디 공이었던 정복왕 윌리엄(William the Conqueror 프랑스어로는 Guillaume le Conquérant &#8216;정복왕 기욤&#8217;)이 이끄는 노르만족이 잉글랜드를 정복한 이후 잉글랜드가 노르만어(프랑스어와 가까운 노르만족의 언어)와 프랑스어를 쓰는 이들에게 지배를 받는 단절기가 있었기 때문에 더욱 그러하다. 15세기에야 다시 영어가 프랑스어 대신 공문서에서 쓰이기 시작했다.</p>
<p>영어권 수많은 학생들이 공부한 《베오울프》의 첫 문장은 아마도 고대 영어로 된 문장 가운데 가장 유명할 것이다.</p>
<p style="padding-left: 40px;">Hwæt. We Gar-Dena in gear-dagum, þeod-cyninga, þrym gefrunon, hu ða æþelingas ellen fremedon.<br />
<i>Lo! We have heard of the glory of the kings of the people of the Spear-Danes in days of yore—how those princes did valorous deeds!</i> (존 R. 클라크 홀(John R. Clark Hall) 번역)<br />
들으라! 우리는 지난날에 창의 덴마크인들과 그들의 왕들의 큰 영예, 그 왕자(또는 귀족)들이 이룬 용맹스러운 업적에 대해 들어왔다.</p>
<figure id="attachment_107178" aria-describedby="caption-attachment-107178" style="width: 358px" class="wp-caption aligncenter"><img loading="lazy" decoding="async" class="size-full wp-image-107178" src="https://pyogi.kkeutsori.com/wp-content/uploads/2025/12/f0074568_585d3d0cbc38d.jpg" alt="" width="358" height="600" srcset="https://pyogi.kkeutsori.com/wp-content/uploads/2025/12/f0074568_585d3d0cbc38d.jpg 358w, https://pyogi.kkeutsori.com/wp-content/uploads/2025/12/f0074568_585d3d0cbc38d-179x300.jpg 179w" sizes="auto, (max-width: 358px) 100vw, 358px" /><figcaption id="caption-attachment-107178" class="wp-caption-text">대영 도서관 소장 《베오울프》 필사본 코튼 MS 비텔리우스 A XV (Cotton MS Vitellius A XV)의 첫 장. w 대신에 옛 글자인 Ƿ/ƿ (wynn)을 썼다(<a href="https://commons.wikimedia.org/wiki/File:Beowulf_Cotton_MS_Vitellius_A_XV_f._132r.jpg">Wikimedia</a>, Public Domain).</figcaption></figure>
<p>고대 영어의 hwæt는 현대 영어 what의 어원이며 원 뜻도 what처럼 &#8216;무엇&#8217;인데 전통적으로 《베오울프》의 첫 문장에서는 보통 듣는 이(원래 구전되는 시였다)의 이목을 끌기 위한 감탄사로 간주되어 현대 영어로 &#8220;Lo!&#8221; 외에도 &#8220;Hear me!&#8221;, &#8220;Listen!&#8221; 등으로 번역되었다. 2000년 아일랜드의 노벨 문학상 수상 작가 셰이머스 히니(Seamus Heaney)의 번역에서는 &#8220;So!&#8221;로 옮긴다. 이 hwæt가 어찌나 유명한 단어인지 위 패러디에서도 두 번이나 등장한다.</p>
<p>그런데 최근 케임브리지 대학의 조지 워크던(George Walkden) 교수는 고대 영어 문헌에 쓰이는 hwæt를 조사한 끝에 단독으로는 쓰이는 감탄사가 아니라 감탄문의 첫 단어로 쓰였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8220;<a href="http://www.isle-linguistics.org/resources/walkden2011.pdf">The status of <i>hwæt</i> in Old English</a>&#8220;, 2011). 이 결론이 맞다면 지금까지 《베오울프》의 첫 문장은 오역되었던 것이다. &#8220;Lo! We have heard&#8221;가 아니라 &#8220;How we have heard&#8221;인 것이다. 감탄문이라는 것을 나타내려면 &#8220;아, 우리는 지난날에 창의 덴마크인들과 그들의 왕들의 큰 영예, 그 왕족들이 이룬 용맹스러운 업적에 대해 들어왔다!&#8221; 정도로 옮기면 된다. 어순을 무시하면 감탄사 &#8220;아&#8221; 대신 &#8220;~얼마나 들어왔는가!&#8221; 정도로 옮기면 좋을 것이다. 또 위 패러디에서도 해석은 &#8220;들으라, 빨간 코 순록 흐로둘프&#8221;보다 &#8220;아, 빨간 코 순록 흐로둘프&#8221;가 나을 것이다. 어순에 구애받지 않고 매끄럽게 옮기려면 &#8220;빨간 코 순록 흐로둘프 / 그 짐승은 콧구멍이 어찌나 흐리지 않던가&#8221; 정도일 텐데 Næfde &#8216;가지지 않았다&#8217;와 unsciende &#8216;반짝이지 않는&#8217;의 이중 부정 형태라서 이런 형태의 감탄문으로 바꾸기는 약간 무리이다.</p>
<p>고대 영어 시는 두운 반복과 묘사적 완곡어법을 즐겨 쓴다. 《베오울프》의 첫 문장에서 <strong>G</strong>ar-Dena와 <strong>g</strong>ear-dagum, <strong>þ</strong>eod-cyninga와 <strong>þ</strong>rym에서 두운 반복을 볼 수 있다. 고대 영어 시에서는 말하고자 하는 낱말을 연상시키는 낱말 두 개를 조합하여 돌려 표현하는 시적 완곡어법을 많이 썼는데 같은 게르만어 계통인 고대 노르드어(고대 아이슬란드어) 시에서 폭넓게 쓰이므로 이를 아이슬란드어 이름에 따라 &#8216;켄닝그(kenning)&#8217; 또는 영어식 발음에 따라 &#8216;케닝&#8217;이라고 부른다. 사람의 몸을 banhus (ban &#8216;뼈&#8217; + hus &#8216;집&#8217;)라고 부른다던지 바다를 hronrad (hron &#8216;고래&#8217; + rad &#8216;길&#8217;)라고 부르는 식이다. 덴마크인들을 &#8216;창의 덴마크인&#8217;이라는 뜻인 Gar-Dene (gar &#8216;창&#8217; + Dene &#8216;덴마크인&#8217;, 속격은 Gar-Dena)로 표현하는 것도 비슷한 묘사적 어법이다.</p>
<p>루돌프(흐로둘프)에 관한 위의 시에서도 <strong>Hr</strong>odulf와 <strong>hr</strong>andeor, <strong>N</strong>æfde와 <strong>n</strong>ieten, <strong>n</strong>æsðyrlas 등에서 두운 반복을 볼 수 있다. 또 &#8216;순록&#8217;을 hofberend (굽을 가진 자), &#8216;썰매&#8217;를 hrædwæn (날랜 수레)으로 표현하는 등의 완곡어법을 통해 고대 영어 시를 능숙하게 패러디했다.</p>
<p>Rudolph는 게르만어계 이름으로 게르만 조어로는 *Hrōþiwulfaz로 복원할 수 있다. &#8216;명성&#8217;을 뜻하는 *hrōþiz와 &#8216;이리&#8217;를 뜻하는 *wulfaz가 결합한 것이다. 고대 영어에서는 이게 Hrōþwulf/Hrōðwulf 또는 Hrōþulf/Hrōðulf가 되었는데 위의 시에서는 Hrodulf로 쓴 것이 살짝 아쉽다. 영어에서는 이 이름이 별로 쓰이지 않았고 후에 독일어 Rudolf &#8216;루돌프&#8217;, 네덜란드어 Roedolf &#8216;루돌프&#8217; 등 및 라틴어형 Rudolphus &#8216;루돌푸스&#8217; 등의 영향으로 다시 Rudolph로 소개된 것이다. 역사 인물로는 신성 로마 제국의 황제 루돌프 2세(Rudolf II, 1552년~1612년), 나치 독일의 정치가 루돌프 헤스(Rudolf Heß, 1894년~1987년) 등이 유명하며 뉴욕의 전 시장 루디 줄리아니(Rudy Giuliani)의 본명도 루돌프(Rudolph)이다.</p>
<p>게르만어계 이름에는 &#8216;이리&#8217;를 뜻하는 *wulfaz에 해당하는 요소가 흔히 등장하는데 《베오울프》의 주인공 이름인 Beowulf에서도 볼 수 있다. 정확한 어원은 확실하지 않지만 첫 요소가 &#8216;벌&#8217;을 뜻하는 고대 영어의 beo라면 Beowulf는 &#8216;벌이리&#8217;를 뜻하는 것이 된다. 꿀을 좋아하는 곰을 시적으로 표현한 것일 수도 있을 것이다.</p>
<p>라틴어로 된 첫 문장에 나오는 Rangifer tarandus는 스웨덴의 식물학자 칼 폰 린네(Carl von Linné)가 정한 순록의 학명이기도 한데 원문에서 Tundra-Wanderer &#8216;툰드라의 방랑자&#8217;로 번역했지만 근거는 없어 보인다. 스위스의 박물학자 콘라트 게스너(Conrad Gesner, 1516년~1565년)에 따르면 르네상스 시대 라틴어에서 순록을 rangifer 또는 raingus라고 불렀는데 라프족, 즉 스칸디나비아 북부의 원주민 사미족은 reen이라고 불렀다고 하는데 사미어에서 순록을 이르는 단어는 방언에 따라 puäʒʒ, boazu, boatsoj, båtsoj, bovtse 등이니(<a href="http://languagelog.ldc.upenn.edu/nll/?p=29702#comment-1524219">출처</a>) 오히려 순록을 이르는 고대 노르드어 hreinn에서 유래한 중세 스칸디나비아어 형태를 사미어로 잘못 안 것일 수 있다. 고대 노르드어에서 갈라져 나온 스웨덴어에서는 순록을 ren이라고 한다. 고대 노르드어 hreinn은 아마도 &#8216;뿔&#8217;, &#8216;머리&#8217;를 뜻하는 인도유럽조어 어근 *ḱer-와 관련이 있어 보인다.</p>
<p>한편 tarandus는 테오프라스토스(Θεόφραστος <i>Theóphrastos</i>), 아리스토텔레스(Ἀριστοτέλης <i>Aristotélēs</i>) 등 고전 그리스 학자들이 언급한 고대 그리스어로 τάρανδος <i>tárandos</i>라고 부르는 동물에서 따왔다. 소만한 크기의 사슴으로 색을 바꿀 수 있다고 했는데 만약 순록을 이르는 것이 맞다면 철에 따라 털갈이를 하는 것이 와전된 것일 수 있다.</p>
<figure id="attachment_107179" aria-describedby="caption-attachment-107179" style="width: 600px" class="wp-caption aligncenter"><img loading="lazy" decoding="async" class="size-full wp-image-107179" src="https://pyogi.kkeutsori.com/wp-content/uploads/2025/12/f0074568_585d3aeb5bf25.jpg" alt="" width="600" height="233" srcset="https://pyogi.kkeutsori.com/wp-content/uploads/2025/12/f0074568_585d3aeb5bf25.jpg 600w, https://pyogi.kkeutsori.com/wp-content/uploads/2025/12/f0074568_585d3aeb5bf25-300x117.jpg 300w" sizes="auto, (max-width: 600px) 100vw, 600px" /><figcaption id="caption-attachment-107179" class="wp-caption-text">대영 도서관 소장 필사본 할리 MS 3244 (Harley MS 3244) ff 36r-71v의 동물우화집(bestiarum)에 나오는 parandrus는 tarandus와 같은 동물로 보인다(<a href="https://commons.wikimedia.org/wiki/File:Parandrus_3244.jpg">Wikimedia</a>, Public Domain).</figcaption></figure>
<p>영어에서 순록을 reindeer &#8216;레인디어&#8217;라고 하는데 &#8216;고삐&#8217;를 뜻하는 영어 단어 rein &#8216;레인&#8217;과는 전혀 관계가 없다. 앞서 언급한 고대 노르드어 hreinn은 &#8216;짐승&#8217;을 뜻하는 dýr와 합쳐서 hreindýri로 쓰이기도 했다. 고대 노르드어에서 나온 또 다른 언어인 현대 아이슬란드어의 hreindýr &#8216;흐레인디르&#8217;는 여기서 유래했다. 오늘날에는 쓰지 않지만 예전에는 스웨덴어에서도 같은 원리로 rendjur &#8216;렌유르&#8217;라고 부르기도 했다. 영어의 reindeer는 중세 영어에서 이와 비슷한 중세 스칸디나비아어 형태를 따온 것으로 보인다. 다만 고대 영어에서부터 이미 위의 시에서 쓴 hrandeor를 쓴 것 같지는 않다.</p>
<p>원래 고대 영어의 deor는 그에 대응되는 고대 노르드어의 dýr처럼 사슴에 한정되지 않은 &#8216;짐승&#8217;을 뜻했다(그러니 위의 시에서 laddeor는 &#8216;우두머리 사슴&#8217;보다는 &#8216;우두머리 짐승&#8217;으로 쓰는 것이 사실 정확하다). 그러다가 중세를 거치면서 영어의 deer는 &#8216;사슴&#8217;으로 의미가 축소되었으니 영어에서 사슴과에 속하는 순록의 이름인 reindeer에 사슴을 뜻하는 deer가 들어가게 된 것은 우연의 일치이다. 순록을 이르는 독일어의 Rentier, 네덜란드어의 rendier도 영어처럼 중세 스칸디나비아어에서 따온 말인데 독일어의 Tier, 네덜란드어의 dier는 그냥 &#8216;짐승&#8217;을 뜻한다.</p>
<p>보너스로 〈루돌프 사슴 코〉 시조 버전:</p>
<p style="padding-left: 40px;">루돌프 사슴 코는 빨갛게 빛이 나서<br />
나머지 사슴들의 놀림거리 되었으나<br />
산타의 썰매 이끈 후 명성 널리 떨치네</p>
]]></content:encod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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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네덜란드어 van, 독일어 von은 귀족 출신을 나타낼까?</title>
		<link>https://pyogi.kkeutsori.com/2023/12/08/%eb%84%a4%eb%8d%9c%eb%9e%80%eb%93%9c%ec%96%b4-van-%eb%8f%85%ec%9d%bc%ec%96%b4-von%ec%9d%80-%ea%b7%80%ec%a1%b1-%ec%b6%9c%ec%8b%a0%ec%9d%84-%eb%82%98%ed%83%80%eb%82%bc%ea%b9%8c/</li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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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c:creator><![CDATA[끝소리]]></dc:creator>
		<pubDate>Fri, 08 Dec 2023 06:18:21 +0000</pubDate>
				<category><![CDATA[미분류]]></category>
		<category><![CDATA[van]]></category>
		<category><![CDATA[von]]></category>
		<category><![CDATA[귀족소사]]></category>
		<category><![CDATA[네덜란드어]]></category>
		<category><![CDATA[독일어]]></categ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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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CDATA[지난 글에 이어서 유럽 언어 인명에 들어가는 이른바 귀족 소사(nobiliary particle) 얘기를 계속해보자. 지난 글 댓글에서 독일 작곡가 루트비히 판 베토벤(Ludwig van Beethoven)을 언급했는데 van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그의 할아버지는 원래 합스부르크령 네덜란드, 정확히는 네덜란드어권인 오늘날의 벨기에 북부 출신이었다. 네덜란드어 인명에는 tussenvoegsel [ˈtʏsə(n)ˌvuxsəl] &#8216;튀센부흐설&#8217;이라고 해서 van, de 등 이름과 성씨 사이에 들어가는 전치사, 관사 등이 [&#8230;]]]></description>
										<content:encoded><![CDATA[<p style="font-size:0.9em; color: #5C78C6;">본 글은 원래 페이스북에 올렸던 것으로 원문은 <a href="https://www.facebook.com/kkeutsori/posts/pfbid0BYipLbJyFque1h67UW3HQWpcGR9dP1HJRyEiB4rHYwCjjVYwg8BMhLvKM7HrCq6hl">여기</a>에서 확인 가능합니다. 날짜는 페이스북 게재 당시의 날짜로 표시합니다.</p>
<p>지난 글에 이어서 유럽 언어 인명에 들어가는 이른바 귀족 소사(nobiliary particle) 얘기를 계속해보자. 지난 글 댓글에서 독일 작곡가 루트비히 판 베토벤(Ludwig van Beethoven)을 언급했는데 van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그의 할아버지는 원래 합스부르크령 네덜란드, 정확히는 네덜란드어권인 오늘날의 벨기에 북부 출신이었다.</p>
<p>네덜란드어 인명에는 tussenvoegsel [ˈtʏsə(n)ˌvuxsəl] &#8216;튀센부흐설&#8217;이라고 해서 van, de 등 이름과 성씨 사이에 들어가는 전치사, 관사 등이 매우 흔하다. van [vɑn] &#8216;판&#8217;은 &#8216;~의&#8217;를 뜻하는 전치사이고 de [də] &#8216;더&#8217;, den [dɛn] &#8216;덴&#8217;, der [dɛr] &#8216;데르&#8217;는 정관사이다(성과 격에 따라 다양한 형태가 쓰인다). 이들과 van de, van den, van der 같은 조합이 네덜란드어 인명에서 볼 수 있는 튀센부흐설의 대부분을 차지한다.</p>
<p>네덜란드 화가 Jacob van Ruisdael &#8216;야코프 판라위스달&#8217;, Pieter de Hooch &#8216;피터르 더호흐&#8217;, Adriaen van de Velde &#8216;아드리안 판더펠더&#8217; 등이 이런 튀센부흐설을 쓴 전형적인 네덜란드어 인명이다. 이들은 줄여 부를 때도 van Ruisdael, de Hooch, van de Velde와 같이 부르며 Ruisdael, Hooch, Velde로만 부르는 일은 없다. 그러니 한글로 표기할 때는 하나의 성씨인 것처럼 &#8216;판라위스달&#8217;, &#8216;더호흐&#8217;, &#8216;판더펠더&#8217;와 같이 쓰는 것이 자연스러우며 최근 심의된 표기 용례에서도 이를 따른다.</p>
<p>이들은 일반적으로 귀족 지위와 관계가 없다. van Ruisdael은 시내(rui)가 흐르는 유역(dal)을 뜻하는 지명 Ruisdael에서 딴 이름이지만 출신지를 가리킬 뿐 귀족이라는 뜻은 아니다. de Hooch는 &#8216;높은&#8217;을 뜻하는 현대 네덜란드어 de hoog에 해당하는 이름이고 van de Velde는 &#8216;들(벌판)의&#8217;를 뜻하는 이름이다. 별명이나 사는 장소를 가리키는 간단한 설명이 이름이 된 경우가 많다. 그러니 &#8216;백작&#8217;을 뜻하는 graaf &#8216;흐라프&#8217;나 작위 없는 하급 귀족이 쓴 jonkheer &#8216;용크헤이르&#8217; 등의 칭호가 들어가지 않는 한 네덜란드어 이름만 봐서는 귀족 가문 출신인지 알 길이 없다.</p>
<p>참고로 네덜란드어 /v/는 네덜란드 북부 발음에서 /f/와 합쳐지고 있기 때문에 2005년에 추가된 외래어 표기법의 네덜란드어 표기 규정에서는 어두 v를 &#8216;ㅍ&#8217;으로 적고 나머지는 &#8216;ㅂ&#8217;으로 적게 했다. 그래서 예전에 &#8216;반&#8217;으로 적던 van은 2005년 이후 &#8216;판&#8217;으로 적게 되었다.</p>
<p>하지만 벨기에를 비롯한 네덜란드어권 남부 발음에서는 여전히 /v/와 /f/가 구별된다. 네덜란드어 표기 규정 제정 이후에 나온 표기 용례집에서도 벨기에의 네덜란드어 인명과 지명은 전혀 다루지 않았는데 애초에 벨기에식 발음은 고려하지 않은 듯하며 제정 당시 벨기에의 네덜란드어 인명과 지명에는 적용할 의도가 있었는지도 확실하지 않다.</p>
<p>대신 그 후 새로 심의된 벨기에 인명과 지명에서는 현행 외래어 표기 규정을 따르고 있다. 그런데 벨기에 정치가 Herman Van Rompuy [ˈɦɛrmɑn vɑn ˈrɔmpœy̯]를 이에 따라 &#8216;판롬파위, 헤르만&#8217;로 심의했다가 주한 벨기에 대사관의 요청으로 벨기에식 발음에 가까운 &#8216;*반롬푀이, 헤르만&#8217;로 재심의하는 일이 일어나기도 했다.</p>
<p>또 네덜란드어 표기 규정 추가 전에 쓰던 기존 벨기에 인명과 지명 용례도 수정하지 않고 있다. 그래서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오늘날의 벨기에에서 활동한 플랑드르 화가 형제 이름인 van Eyck를 여전히 &#8216;반에이크&#8217;로 쓴다.</p>
<p>프랑스어에서도 네덜란드어에서 유래한 van은 [van] &#8216;반&#8217; 또는 [vɑ̃] &#8216;방&#8217;으로 발음한다. 이는 &#8216;반&#8217;으로 통일하는 것이 좋다. 예를 들어 벨기에 프랑스어권 출신 배우 Jean-Claude Van Damme [ʒɑ̃ kloːd van⟮ɑ̃⟯ dam] &#8216;장클로드 반담&#8217;에서는 &#8216;반&#8217;으로 적을 수 있다.</p>
<p>그러니 굳이 네덜란드 북부식 발음을 흉내낸다고 van을 &#8216;판&#8217;으로 적게 한 것은 아쉬운 결정이다. 이따금 언급한 것처럼 네덜란드어 표기 규정에는 그 외에도 아쉬운 점이 많지만 일단 이 글에서는 표기 규정을 그대로 따르기로 한다.</p>
<p>네덜란드 물리화학자 Jacobus Henricus van &#8216;t Hoff &#8216;야코뷔스 헨리퀴스 판엇호프&#8217;, 네덜란드 물리학자 Gerard &#8216;t Hooft &#8216;헤라르트 엇호프트&#8217;의 이름에 들어가는 &#8216;t [(ə)t] &#8216;엇&#8217;은 또 다른 정관사 형태인 het [ɦɛt~(ɦ)ət] &#8216;헷&#8217;의 줄임말이다. &#8216;t는 그냥 [t]로 발음할 수도 있으니 &#8216;판트호프&#8217;, &#8216;트호프트&#8217;와 같이 &#8216;트&#8217;로 써도 되었겠지만 외래어 표기법에 네덜란드어 표기 규정이 추가되면서 마련된 용례집에서는 &#8216;엇&#8217;으로 쓰고 있다.</p>
<p>또 &#8216;~에&#8217;를 뜻하는 전치사 te [tə] &#8216;터&#8217;, ten [tɛn] &#8216;텐&#8217;, ter [tɛr] &#8216;테르&#8217;도 종종 쓰인다. 네덜란드인 축구 감독 Erik ten Hag &#8216;에릭 텐하흐&#8217;, 네덜란드 화가 Gerard ter Borch &#8216;헤라르트 테르보르흐&#8217; 등을 예로 들 수 있다.</p>
<p>드물지만 그 외에도 다른 말이 쓰이기도 한다. 예를 들어 벨기에 설치 미술가 Hans Op de Beeck &#8216;한스 옵더베이크&#8217;의 이름에 쓰이는 op [ɔp] &#8216;옵&#8217;은 &#8216;위에&#8217;를 뜻하는 전치사이고 네덜란드 수학자·물리학자 Willem &#8216;s Gravesande &#8216;빌럼 스흐라베산더&#8217;의 이름에 쓰이는 &#8216;s [s] &#8216;스&#8217;는 또 다른 정관사 형태인 des [dɛs] &#8216;데스&#8217;의 줄임말이다.</p>
<p>Hans Op de Beeck의 예에서 볼 수 있듯이 벨기에에서는 튀센부흐설의 첫 글자를 대문자로 쓰지만 네덜란드에서는 소문자로 쓴다. 그래서 같은 이름도 네덜란드인이라면 Jan de Jong &#8216;얀 더용&#8217;, 벨기에인이라면 Jan De Jong &#8216;얀 더용&#8217;이다.</p>
<p>네덜란드어에서는 튀센부흐설이 성씨의 일부로 간주되느냐의 문제와 상관없이 인명을 줄여 부를 때는 언제나 이를 포함시킨다. 예를 들어 van Dijk &#8216;판데이크&#8217;, de Groot &#8216;더흐로트&#8217; 등으로 부른다.</p>
<p>네덜란드 화가 Vincent van Gogh [ˈvɪnsɛnt vɑn ˈɣɔx]는 현행 표기 규정에 따르면 &#8216;핀선트 판호흐&#8217;가 되겠지만(Vincent의 마지막 모음이 [ə]로 약화되지 않는다는 것을 반영하면 &#8216;핀센트 판호흐&#8217;) 표기 용례집에서는 관용 표기로 처리하여 &#8216;*고흐, 빈센트 반&#8217;으로 적고 있으며 《표준국어대사전》에 &#8216;고흐&#8217;로 실려있다. 하지만 이 인물은 Gogh로 줄여 부르는 일이 없고 언제나 van Gogh로 쓴다.</p>
<p>《일본국어대사전》에서 ゴッホ[Gohho] &#8216;곳호&#8217;를 표제어로 삼은 것으로 보아 &#8216;고흐&#8217;로 쓰는 관습은 일본어를 따른 것으로 보인다(예전에는 &#8216;고호&#8217;라는 표기도 볼 수 있었다). 아마도 네덜란드어 인명에 대한 지식이 부족했던 시절에 정착된 이름일 것이다.</p>
<p>영어나 독일어, 프랑스어 등 다른 언어에서는 예전부터 줄여 부를 때도 언제나 van Gogh로 썼다. 이제는 한국어에서도 &#8216;고흐&#8217;만 쓰기보다는 &#8216;반 고흐&#8217;로 쓰는 일이 더 흔한데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아직 이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8216;반고흐&#8217;를 표제어로 추가할 때도 되었다.</p>
<p>그 외에도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네덜란드 박물학자 Antoni van Leeuwenhoek &#8216;안토니 판레이우엔훅&#8217;, 네덜란드 화가 Hugo van der Goes &#8216;휘호 판데르후스&#8217;, 네덜란드 물리학자 Johannes Diderik van der Waals &#8216;요하네스 디데릭 판데르발스&#8217;를 &#8216;레이우엔훅&#8217;, &#8216;*휘스&#8217;, &#8216;발스&#8217;로 쓰는 등 네덜란드어 인명 대부분에서 튀센부흐설을 생략한 것을 표제어로 쓰고 있다. 앞서 언급한 &#8216;반에이크&#8217;도 &#8216;에이크&#8217;와 복수 표제어로 쓴다.</p>
<p>물리학에서 판데르발스의 이름을 딴 힘은 《표준국어대사전》에서 &#8216;판데르발스 힘&#8217;이라는 표제어로 싣고 있는데 인물은 &#8216;발스&#8217;를 표제어로 쓰는 것은 이해하기 힘들다.</p>
<p>참고로 Goes [ˈɣus]는 &#8216;후스&#8217;가 맞는데 &#8216;휘스&#8217;로 적은 것은 네덜란드어의 철자 u를 &#8216;위&#8217;로 적는 것에서 비롯된 과잉 교정으로 보인다. Johannes [joˈɦɑnəs]는 표기 규정을 적용해서 &#8216;요하너스&#8217;로 적어도 문제가 없지만 무슨 이유에서인지 대부분의 표기 용례에서는 &#8216;요하네스&#8217;로 쓴다.</p>
<p>전치사나 관사는 아니지만 네덜란드 축구 선수 Jan Vennegoor of Hesselink &#8216;얀 페네호르 오프 헤셀링크&#8217;는 Vennegoor와 Hesselink 두 성씨를 &#8216;또는&#8217;을 뜻하는 접속사 of [ɔf] &#8216;오프&#8217;로 연결한 재미있는 경우이다. 즉 문자 그대로 &#8216;Vennegoor 또는 Hesselink&#8217;를 뜻한다. 영어의 of와는 다른 말이고 의미상 or에 해당된다.</p>
<p>네덜란드어권에서 태어난 베토벤의 할아버지는 본명이 Lodewijk van Beethoven &#8216;로데베이크 판베이트호벤&#8217;이었으며 독일로 이주하여 이를 독일어식으로 바꾼 것이 Ludwig van Beethoven이다. 작곡가로 유명한 손자는 할아버지의 독일어식 이름을 똑같이 썼다. 독일어 발음 [ˈluːtvɪç v⟮f⟯an ˈbeːthoːfn̩]에 따라 적으면 &#8216;루트비히 반/판 베트호펜&#8217;이지만 &#8216;루트비히 판 베토벤&#8217;이 관용 표기로 굳어졌다. 영어에서 Beethoven을 흔히 [ˈbeɪ̯t.oʊ̯v.(ə)n] &#8216;베이토븐&#8217;으로 발음하는 것의 영향을 받았을 것이다([ˈbeɪ̯t.hoʊ̯v.(ə)n] &#8216;베이트호븐&#8217;도 가능하다). van은 독일어에서 [van] &#8216;반&#8217;과 [fan] &#8216;판&#8217;이 둘 다 쓰이는데 한글 표기로는 독일어 전치사 von [fɔn] &#8216;폰&#8217; 과 더 비슷한 &#8216;판&#8217;이 정착되었다.</p>
<p>네덜란드어 인명이라면 네덜란드어식으로 van Beethoven이라고 줄여 부르지만 독일인이 되었으므로 그냥 Beethoven으로 줄여 부른다. 네덜란드어와 달리 독일어에서는 인명을 줄여 부를 때 von [fɔn] &#8216;폰&#8217;, zu [ʦuː] &#8216;추&#8217;, auf [aʊ̯f] &#8216;아우프&#8217; 같은 전치사는 생략하는 것이 보통이다.</p>
<p>독일 작곡가 Carl Maria von Weber [ˈkaʁl maˈʁiːa fɔn ˈveːbɐ] &#8216;카를 마리아 폰 베버&#8217;는 독일어에서 줄여 부를 때 그냥 Weber라고 부르고 독일 문인 Johann Wolfgang von Goethe [ˈjoːhan ˈvɔlfɡaŋ fɔn ˈɡøːtə] &#8216;요한 볼프강 폰 괴테&#8217;는 Goethe로 줄여서 부른다. 따라서 《표준국어대사전》에서도 &#8216;베버&#8217;, &#8216;괴테&#8217;를 표제어로 삼는다.</p>
<p>네덜란드어, 프랑스어, 이탈리아어 등의 이른바 귀족 소사(nobiliary particle)와 달리 독일어에서 귀족 소사 von, zu, auf 등이 들어간 이름은 실제 귀족 가문 출신일 가능성이 꽤 높다. 스위스나 독일 북부 지역에서는 귀족 성씨가 아니라도 von이 붙는 경우가 많지만 이미 언급한 다른 언어에 비해서 일반 성씨에서 전치사가 쓰이는 경우가 그렇게 흔하지는 않다.</p>
<p>유럽 언어에서 전치사나 관사가 들어간 인명은 보통 귀족 가문 출신을 나타낸다는 잘못된 통념을 만화 시리즈 《먼나라 이웃나라》에서 퍼뜨렸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는데 작가인 이원복은 독일 유학파이므로 독일어에서 대중 통하는 설명을 가지고 잘못 일반화한 것일 수도 있겠다.</p>
<p>대신 중세에는 네덜란드어의 van, 프랑스어의 de처럼 지위와 상관없이 출신지에 따라 이를 때 von을 쓰는 경우가 많았다. 중세 독일 역사가 Adam von Bremen [ˈaːdam fɔn ˈbʁeːmən] &#8216;아담 폰 브레멘&#8217;, Otto von Freising [ˈɔto fɔnˈfʁaɪ̯zɪŋ] &#8216;오토 폰 프라이징&#8217; 등의 예에서는 성씨가 아니라 출신지나 활동지를 가리키는 이름이므로 영어에서도 Adam of Bremen, Otto of Freising과 같이 의역한다. 한국어판 위키백과에서는 현재 &#8216;아담 폰 브레멘&#8217;을 표제어로 쓰고 있지만 &#8216;브레멘의 아담&#8217;, &#8216;프라이징의 오토&#8217; 등으로 쓰는 것이 더 나을 것이다.</p>
<p>중세 네덜란드어 인명에서 쓰이는 van은 브라반트 공작 같은 제후 가문의 일원이 아닌 이상 영어 등 다른 언어에서도 보통 의역하지 않고 van으로 쓴다. 대신 나자렛의 성모 수도원(Abdij Onze-Lieve-Vrouw van Nazareth)에서 활동했다고 해서 Beatrijs van Nazareth &#8216;베아트레이스 판나자렛&#8217;이라고 불리는 중세 브라반트 공국(오늘날의 벨기에) 출신 수녀는 van Nazareth이 성씨가 아닌 것이 확연해서 그런지 영어로 Beatrice of Nazareth라고 의역한다.</p>
<p>독일어권에서는 귀족이 되면 원래의 성씨에 그냥 von을 붙여서 이를 나타내는 경우가 많았다. 괴테도 본명은 그냥 Johann Wolfgang Goethe &#8216;요한 볼프강 괴테&#8217;였는데 귀족으로 봉해지면서 Johann Wolfgang von Goethe &#8216;요한 볼프강 폰 괴테&#8217;가 된 것이다. 또 오스트리아에서는 1919년 귀족제를 폐지하면서 일괄적으로 von을 인명에서 삭제하기도 했다. 따라서 오스트리아 경제학자 Friedrich von Hayek [ˈfʁiːdʁɪç fɔn ˈhaɪ̯ɛk] &#8216;프리드리히 폰 하이에크&#8217;는 1919년 이후 그냥 Friedrich Hayek &#8216;프리드리히 하이에크&#8217;가 되었다. 이런 이유로 같은 인물이라도 von을 포함하기도 하고 생략하기도 하는 경우가 흔하다.</p>
<p>독일어식 von은 덴마크어와 스웨덴어에도 전해졌다. 이들 언어에서도 독일어 발음 그대로 v를 [f]로 발음하기 때문에 von은 &#8216;*본&#8217;이 아니라 &#8216;폰&#8217;으로 쓴다.</p>
<p>대표적인 경우로 덴마크 영화감독 라르스 폰 트리르(Lars von Trier)의 예를 들 수 있다. 독일어보다도 더 심한 덴마크어의 R 모음화 현상을 반영하여 Trier는 &#8216;트리어&#8217;로 적는 것이 나을 수도 있겠지만 일단 여기서는 외래어 표기법에 따라 &#8216;트리르&#8217;로 적도록 한다. 덴마크어에서는 그를 줄여 부를 때 Trier라 하기도 하지만 von Trier로 쓰는 경우도 많다.</p>
<p>스웨덴 박물학자·식물학자 칼 폰 린네(Carl von Linné)는 귀족 지위를 얻기 전에 이미 Carl Linné 또는 라틴어식 Carolus Linnaeus로만 알려졌기 때문인지 스웨덴어에서 Linné로 줄여 부른다. 그런데 독일 태생으로 스웨덴에 귀화한 생화학자 Hans von Euler-Chelpin 독일어: [ˈhans fɔn ˈɔʏ̯lɐ ˈkɛlpiːn] &#8216;한스 폰 오일러켈핀&#8217;만 해도 스웨덴어에서는 줄여 쓸 때 von을 생략하지 않고 von Euler-Chelpin이라고 부르는 일이 흔하다.</p>
<p>핀란드 철학자 Georg Henrik von Wright &#8216;예오리 헨리크 폰브릭트&#8217;는 스코틀랜드 출신 조상으로부터 영어로 [ˈɹaɪ̯t] &#8216;라이트&#8217;로 발음되는 Wright라는 성씨를 물려받았는데 스웨덴어로는 스웨덴어식 철자 발음에 따라 [ˈvrɪkːt] &#8216;브릭트&#8217;라고 발음한다(스웨덴어는 핀란드어와 함께 핀란드의 공용어이며 그는 스웨덴어를 모어로 쓰는 집안 출신이다). 그의 조상이 귀족 지위를 얻으면서 von Wright &#8216;폰브릭트&#8217;가 되었다. 줄여 쓸 때도 von을 생략하지 않는다. 이런 경우는 von Wright 전체를 성씨로 취급하여 한글 표기에서도 &#8216;폰브릭트&#8217;로 적는 것이 나을 것이다.</p>
<p>이처럼 독일어 인명이 다른 언어권에 전해지면 von의 처리 방식이 달라지는 경우가 많다. 헝가리 태생의 미국 수학자 John von Neumann은 집안이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에서 귀족 지위를 얻으면서 독일어식 von Neumann이 되었는데 독일어에서는 그냥 Neumann으로 줄여 부르지만 영어에서는 von도 포함하여 von Neumann으로 부른다.</p>
<p>영어명은 John von Neumann [ˈʤɒn vɒn ˈnɔɪ̯.mən] &#8216;존 본노이먼&#8217;이지만 용례집에는 독일어식 Johann Ludwig von Neumann [ˈjoːhan ˈluːtvɪç fɔn ˈnɔʏ̯man]을 기준으로 &#8216;노이만, 요한 루트비히 폰&#8217;으로 실려있으며 《표준국어대사전》에 실린 표제어는 그냥 &#8216;노이만&#8217;이다. 그의 이름을 딴 컴퓨터도 &#8216;노이만형 컴퓨터&#8217;가 표제어로 실려 있다. 반면 영어로는 이를 von Neumann (computer) architecture로 부른다. 현행 표준 표기는 독일어식을 따른 것이지만 영어식 용법에 익숙한 이가 늘어나면서 &#8216;폰 노이만&#8217;으로 쓰는 경우가 대부분으로 보인다.</p>
<p>독일어식으로는 von을 생략한 이름으로 줄여 부르므로 &#8216;폰 노이만&#8217;으로 띄어 쓰는 것이 낫겠지만 영어식으로 von Neumann을 하나의 성씨처럼 취급하는 경우는 &#8216;폰노이만&#8217;으로 붙여 쓰는 것이 자연스러울 것이다. 대세를 따라 영어식 용법을 흉내낸 &#8216;폰노이만&#8217;을 복수 표제어로 추가할 수도 있겠다.</p>
<p>이처럼 일반 인명이 전치사나 관사를 포함하는 경우가 드문 영어나 스웨덴어 같은 언어에서는 이를 포함한 다른 언어권의 인명을 들여올 때 원어의 용법과 상관없이 아예 전치사나 관사를 모두 성씨에 포함시키는 경우가 많다. 지난 글의 댓글에서 언급한 것처럼 프랑스에서 유래한 스웨덴 가문 De la Gardie는 프랑스어식과는 다르게 De la Gardie 전체를 성씨로 삼고 첫 글자를 대문자로 쓴다. 프랑스어식으로는 La Gardie [la ɡaʁdi] &#8216;라가르디&#8217;로 줄여 쓰므로 de를 포함시킬 때도 &#8216;드 라가르디&#8217;로 띄어 쓰는 것이 맞겠지만 스웨덴 인명에서는 그냥 &#8216;드라가르디&#8217;로 붙여 쓰는 것이 자연스러울 것이다.</p>
<p>한편 스웨덴 화가 Hilma af Klint &#8216;힐마 아브클린트&#8217;는 성씨에 &#8216;~의&#8217;를 뜻하는 스웨덴어 전치사 av &#8216;아브&#8217;의 옛 철자 af가 붙은 희귀한 경우인데 줄여 부를 때도 af Klint &#8216;아브클린트&#8217;로 부른다. 철자는 af이지만 [ɑːv]로 발음하므로 &#8216;아브&#8217;로 쓰는 것이 좋을 것이다.</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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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노르웨이어 이름 Edvard의 표기</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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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Fri, 11 Jul 2025 06:52:50 +0000</pubDate>
				<category><![CDATA[미분류]]></category>
		<category><![CDATA[노르웨이]]></categ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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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CDATA[예전에 썼던 글에서 《절규》로 유명한 노르웨이 화가 Edvard Munch는 외래어 표기 용례에 &#8216;에드바르 뭉크&#8217;로 나와있지만 표기 규정에 따르면 &#8216;에드바르드 뭉크&#8217;로 적는 것이 맞다는 얘기를 했다. 노르웨이어 표기 규정에서 장모음+rd의 d는 적지 않고 단모음+rd의 d는 어말에서 &#8216;드&#8217;로 적도록 하고 있는데 공교롭게도 노르웨이어 자모와 한글 대조표에 Edvard의 a가 장모음인 것처럼 나와있지만 실제로는 Edvard는 a가 단모음인 [ˈedvɑɖ~ˈedvɑrd]로 발음되므로 [&#8230;]]]></description>
										<content:encoded><![CDATA[<p style="font-size:0.9em; color: #5C78C6;">본 글은 원래 페이스북에 올렸던 것으로 원문은 <a href="https://www.facebook.com/kkeutsori/posts/pfbid0Fb8FsoY7Bjukm3vMXAecLEoMRdU5YVfcV9hKB5hGpm3vW68bzW5PoXTpGAxceZ3Cl?__cft__[0]=AZXZ3X28i2yKaZ4hUTmdOWarKpPBJ-12DwmFU3P03ycSVZve7iNF2X94slgKHo5Mr_M3t8MEc1KytkSnnmLc2x4FypbFpD_Kv4hRc5sAGEJEGJEZxzDOK7urs3nTPFoq5-WJdMyv0Vk6-kTzoEh5Mph1VPbWfeSefu6rpSEY0XF7b1Fhf6uFPAtca1BJSEZ7vMc&amp;__tn__=%2CO%2CP-R">여기</a>에서 확인 가능합니다. 날짜는 페이스북 게재 당시의 날짜로 표시합니다.</p>
<p><a href="https://pyogi.kkeutsori.com/2021/02/23/%eb%af%b8%ec%b9%9c-%ec%82%ac%eb%9e%8c%ec%97%90-%ec%9d%98%ed%95%b4%ec%84%9c%eb%a7%8c-%ea%b7%b8%eb%a0%a4%ec%a7%88-%ec%88%98-%ec%9e%88%eb%8a%94-%eb%85%b8%eb%a5%b4%ec%9b%a8%ec%9d%b4-%ed%99%94/">예전에 썼던 글</a>에서 《절규》로 유명한 노르웨이 화가 Edvard Munch는 외래어 표기 용례에 &#8216;에드바르 뭉크&#8217;로 나와있지만 표기 규정에 따르면 &#8216;에드바르드 뭉크&#8217;로 적는 것이 맞다는 얘기를 했다. 노르웨이어 표기 규정에서 장모음+rd의 d는 적지 않고 단모음+rd의 d는 어말에서 &#8216;드&#8217;로 적도록 하고 있는데 공교롭게도 노르웨이어 자모와 한글 대조표에 Edvard의 a가 장모음인 것처럼 나와있지만 실제로는 Edvard는 a가 단모음인 [ˈedvɑɖ~ˈedvɑrd]로 발음되므로 &#8216;에드바르드&#8217;가 맞다는 얘기였다.</p>
<p>그런데 민간에서는 이 이름을 &#8216;에드바르&#8217;도, &#8216;에드바르드&#8217;도 아닌 &#8216;에드바르트 뭉크&#8217;로 적는 일이 많다. 아니나 다를까 노르웨이어에서는 Edvard가 전통적으로 [ˈedvɑʈ~ˈedvɑrt] &#8216;에드바르트&#8217;로 발음되었고 오늘날에도 흔히 들을 수 있는 발음이다. 뭉크에 관한 다음 동영상에서 Edvard의 마지막 d를 t로 발음하는 것을 관찰할 수 있다.</p>
<div class="ast-oembed-container " style="height: 100%;"><iframe loading="lazy" title="Historien om Edvard Munch #MUNCH" width="1362" height="766" src="https://www.youtube.com/embed/R395MbXVfJQ?start=5&#038;feature=oembed" frameborder="0" allow="accelerometer; autoplay; clipboard-write; encrypted-media; gyroscope; picture-in-picture; web-share" referrerpolicy="strict-origin-when-cross-origin" allowfullscreen></iframe></div>
<p>노르웨이어에서 단일 단어에 속한 /rd/, /rt/는 방언에 따라, 차용어 여부에 따라 권설음 [ɖ], [ʈ]로 축약되기도 한다. 노르웨이 동부의 도회 지역 발음에서는 보통 이런 축약이 일어나기 때문에 지난 글에서는 발음을 [ˈedvɑɖ]로만 제시했지만 여기서는 다른 지역 발음도 다루고자 하니 [ˈedvɑɖ~ˈedvɑrd], [ˈedvɑʈ~ˈedvɑrt]로 쓰기로 한다. 방언에 따른 실현 양상은 꽤 복잡하지만 외래어 표기법에서는 이 현상을 무시하고 d, t 앞의 r도 그냥 &#8216;르&#8217;로 쓰므로 한글 표기에는 영향이 없다. 노르웨이어에는 성조 구별도 있지만 한글 표기에 영향이 없으므로 발음 표기에서 생략하였다.</p>
<p>외래어 표기 규정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노르웨이어의 rd는 짧은 모음 뒤에서 보통 [ɖ~rd]로 발음된다. &#8216;살인&#8217;을 뜻하는 mord는 [ˈmʊɖ~ˈmʊrd] &#8216;모르드&#8217;로, &#8216;검&#8217;을 뜻하는 sverd는 [ˈsvæɖ~ˈsværd] &#8216;스베르드&#8217;로 발음된다. 왜 Edvard는 전통적으로 마치 Edvart로 쓴 것처럼 발음되었던 것일까?</p>
<p>Edvard는 쉽게 짐작할 수 있듯이 영어의 Edward [ˈɛdwə<i>ɹ</i>d] &#8216;에드워드&#8217;와 뿌리가 같다. 노르웨이어와 영어는 둘 다 인도·유럽 어족의 게르만 어파에 속한다. 노르웨이어는 덴마크어·스웨덴어·아이슬란드어 등과 함께 북게르만 어군, 독일어는 영어·네덜란드어·아프리칸스어 등과 함께 서게르만 어군에 속한다. 그러니 얼핏 생각하기에 공통된 게르만어 이름이 노르웨이어에서는 Edvard로, 영어에서는 Edward로 이어진 것이 아닐까 여길 수 있다.</p>
<p>하지만 게르만 제어의 공통된 뿌리인 게르만 조어에서 썼을 것으로 생각되는 Edvard의 원형은 *Audawarduz로 재구되며 고대 노르드어에서는 Auðvarðr &#8216;아우드바르드(르)&#8217;가 되었고 여기서 나온 노르웨이어 형태는 Edvard가 아니라 Audvard이다. 매우 드문 이름이라서 발음에 관한 설명은 찾기 어렵지만 [ˈæʉ̯dvɑɖ~ˈæʉ̯dvɑrd] &#8216;에우드바르드&#8217;로 짐작할 수 있다. 단, 예전 글에서도 밝힌 것처럼 외래어 표기법에서 &#8216;에우&#8217;로 적도록 하는 노르웨이어 이중 모음 au [æʉ̯]는 &#8216;아우&#8217;로 적는 것이 더 현실적이므로 &#8216;아우드바르드&#8217;로 적는 것이 낫겠다.</p>
<p>그런데 같은 게르만 조어 원형이 고대 영어에서는 Eadweard &#8216;에아드웨아르드&#8217; 또는 Eadward &#8216;에아드와르드&#8217;의 형태로 변했고 이 형태가 다른 언어에도 전해졌다. 고대 노르드어에서도 고대 영어형에서 나온 Játvarðr &#8216;야트바르드(르)&#8217;가 쓰였으며 중세에는 Jatvard &#8216;야트바르드&#8217;, Jedvard &#8216;예드바르드&#8217;, Jædword &#8216;예드보르드&#8217; 등의 노르웨이어 형태가 쓰였다. 하지만 오늘날의 Edvard는 중세 영어 이후에 쓰인 형태인 Edward에서 따온 것이다. 16세기경에야 노르웨이어에서 Edvard의 첫 기록이 나타난다(덴마크에서는 12세기에 이미 쓰였다).</p>
<p>영어에서 들어온 이름이라면 어말 d를 t처럼 발음할 이유가 없다. 그런데 Edvard를 마치 Edvart처럼 쓴 것처럼 발음하게 된 것은 아마도 독일어의 영향이 아닌가 생각해볼 수 있다. 사실 민간에서 Edvard Munch를 &#8216;에드바르트 뭉크&#8217;로 흔히 적는 것도 노르웨이어 발음을 직접 접한 것이라기보다는 독일어 이름의 한글 표기에서 유추한 것일 수 있다(다만 정말 Edward의 독일어식 발음 [ˈɛtvaʁt]를 따른다면 &#8216;에트바르트&#8217;여야 한다).</p>
<p>표준 독일어나 한자 동맹 시대에 북유럽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저지 독일어에서는 어말 무성음화가 일어난다. 즉 어말 /d/는 [t]로 발음된다. 독일어에서는 영어에서 직접 들여온 Edward &#8216;에트바르트&#8217;보다는 프랑스어를 거쳐 받아들인 Eduard가 가장 널리 쓰이는 형태이고 [ˈeːdu̯aʁt] &#8216;에두아르트&#8217;로 발음한다(현대 프랑스어에서는 어말 d가 묵음이 된 Édouard [edwaʁ] &#8216;에두아르&#8217;이다).</p>
<p>노르웨이어에서 쓰는 독일어식 이름 가운데는 이처럼 어말 무성음화의 흔적이 남은 것이 몇 개 있다. 노르웨이어 이름 Richard는 [ˈrɪkːɑʈ~ˈrɪkːɑrt] &#8216;리카르트&#8217;로 주로 발음된다. 표준 독일어 Richard [ˈʁɪçaʁt] &#8216;리하르트&#8217;와 비교할 수 있다. [ˈrɪkːɑɖ~ˈrɪkːɑrd] &#8216;리카르드&#8217;나 [ˈrɪkːɑr] &#8216;리카르&#8217;도 가능하다고 하는데 &#8216;리카르트&#8217;가 단연 우세한 듯하다.</p>
<p>독일어식 이름으로 Ludvig도 있다. 노르웨이어 표기 규정에서 ig의 g는 적지 않도록 했기 때문에 Ludvig는 &#8216;루드비&#8217;로 적어야 할 것 같은데 실제 발음은 [ˈlʉdvɪk] &#8216;루드비크&#8217;와 [ˈlʉdvɪɡ] &#8216;루드비그&#8217;가 혼용되며 전자가 전통적인 발음, 후자가 철자의 영향을 받은 발음으로 취급된다. 표준 독일어 Ludwig [ˈluːtvɪç] &#8216;루트비히&#8217;와 비교할 수 있다. 표준 독일어에서 -ig는 보통 [-ɪç] &#8216;-이히&#8217;로 발음하게 되었지만 지역에 따라 [-ɪk] &#8216;-이크&#8217;도 쓰이기도 한다.</p>
<p>한편 Konrad는 오늘날 노르웨이어에서 [ˈkʊnrɑd] &#8216;콘라드&#8217;로 발음되지만 19세기에는 독일어 [ˈkɔnʁaːt] &#8216;콘라트&#8217;를 흉내낸 [ˈkɔnrɑt] &#8216;콘라트&#8217;로 발음되었다고 한다.</p>
<p>노르웨이어의 Edvard는 독일어에서 들여온 이름이 아니더라도 마치 비슷한 시기에 유입된 Richard, Ludvig, Konrad 같은 독일어식 이름인 것처럼 유추하여 발음한 것이 아닐까 한다.</p>
<p>16세기에서 19세기까지 노르웨이가 덴마크의 지배를 받은 것을 생각할 때 Edvard는 덴마크어를 거쳐 들어왔을 수 있는데 오늘날 덴마크어에서는 Edvard가 [ˈeðvɑːd̥]로 발음된다. 외래어 표기법에서는 rd의 d를 적지 않도록 했기 때문에 &#8216;에드바르&#8217;로 적는 것이 표준이지만 실제 발음에서는 d가 발음된다. 그런데 덴마크어에서 어말 d는 보통 [ð]로 발음되는 반면 어말 t는 [d̥]로 발음되므로 Edvard는 마치 Edvart로 적은 것처럼 발음되는 셈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8216;혈통&#8217;을 뜻하는 byrd [ˈb̥yɐ̯ˀd̥] &#8216;뷔르드&#8217;나 라틴어 leopardus &#8216;레오파르두스&#8217;에서 유래하여 &#8216;표범&#8217;을 뜻하는 leopard [leoˈpʰɑˀd̥] &#8216;레오파르드&#8217;, 영어 record [ˈɹɛkɔː<i>ɹ</i>d] &#8216;레코드&#8217;에서 차용한 rekord [ʁεˈkʰɒːd̥] &#8216;레코르드&#8217;에서 볼 수 있듯이 어말 rd의 d가 드물게 발음되는 경우에는 꼭 [ð]가 아닌 [d̥]로 발음된다. 그러므로 정확히 말해서는 덴마크어에서 어말 rd의 d가 발음되는 경우 rd와 rt가 구별되지 않는다고 할 수 있다.</p>
<p>마찬가지 이유로 Richard도 덴마크어로는 [ˈʁikʰɑːd̥] &#8216;리카르드&#8217;로 발음된다. 덴마크어에서 Edvard나 Richard를 발음하는 것만 봐서는 독일어의 무성음화를 흉내내었는지 알 길이 없다. 하지만 Konrad는 덴마크어에서 일반적인 어말 d의 발음을 써서 [ˈkʰʌnʁɑð] &#8216;콘라드&#8217;로 발음하므로 적어도 이 경우에는 독일어의 어말 무성음화를 흉내내지 않고 있다.</p>
<p>한편 Ludvig는 덴마크어로 어말 g가 아예 묵음이 되어 [ˈluðˀvi] &#8216;루드비&#8217;로 발음된다. 외래어 표기법에서 덴마크어의 어미 ig의 g는 적지 않도록 했기 때문에 규정을 따르면 &#8216;루드비&#8217;로 적게 된다. 그런데 외래어 표기 용례집을 보면 Holberg, Johan Ludvig를 &#8216;홀베르, 요한 루드비그&#8217;로 적고 있다. 《표준국어대사전》에 &#8216;홀베르(Holberg, Johan Ludvig)&#8217;라는 표제어로 실려있고 &#8216;노르웨이 태생의 덴마크 극작가(1684~1754)&#8217;로 풀이된 인물의 전체 이름을 용례집에서 한글로 표기한 것이다. 이 인물의 활동하던 시기 노르웨이는 덴마크의 지배를 받았고 덴마크어를 문어로 썼는데 Holberg는 덴마크어 표기 규정에 따라 적으면 &#8216;홀베르&#8217;, 노르웨이어 표기 규정에 따라 적으면 &#8216;홀베르그&#8217;이므로 《표준국어대사전》에서 표제어를 &#8216;홀베르&#8217;로 쓴 것은 Holberg를 덴마크어로 봤기 때문이다. 덴마크어에서 berg의 g를 적지 않는 이유는 <a href="https://pyogi.kkeutsori.com/2019/07/24/%eb%8d%b4%eb%a7%88%ed%81%ac-%ec%97%90%ec%8a%a4%eb%b9%84%ec%97%90%eb%a5%b4%ea%b7%b8%eb%8a%94-%ec%9d%b4%ec%a0%9c-%ec%97%90%ec%8a%a4%eb%b9%84%ec%97%90%eb%a5%b4%eb%a1%9c-%ec%93%b4%eb%8b%a4/">예전 글</a>에서 다룬 적이 있다.</p>
<p>그러므로 Johan Ludvig도 덴마크어로 본다면 &#8216;요한 루드비&#8217;로 쓰는 것이 맞다. 노르웨이어로 봐도 규정상은 &#8216;요한 루드비&#8217;이지만 실제 발음에 따르면 &#8216;요한 루드비크&#8217; 또는 &#8216;요한 루드비그&#8217;가 된다.</p>
<p>한편 스웨덴어에서는 Edvard를 [ˈedvaɖ, ˈeːdvaɖ, ˈɛdvaɖ] &#8216;에드바르드&#8217;로 발음하고 Richard [ˈrɪkːaɖ] &#8216;리카르드&#8217;, Ludvig [ˈlɵdvɪɡ] &#8216;루드비그&#8217;, Konrad [ˈkɔnrad] &#8216;콘라드&#8217;에서 볼 수 있듯이 독일어의 어말 무성음화를 흉내낸 경우를 찾기 힘들다.</p>
<p>그러면 노르웨이어를 한글로 표기할 때에는 어떻게 써야 할까? Edvard와 Richard는 현행 규정을 적용하여 &#8216;에드바르드&#8217;, &#8216;리카르드&#8217;로 각각 적고 Ludvig는 규정에 어긋나더라도 실제 발음 가운데 철자에서 더 예측하기 쉬운 &#8216;루드비그&#8217;로 적는 것이 좋을 듯하다. 외래어 표기 규정에서 Edvard를 마치 장모음 뒤에 rd가 온 예로 보고 &#8216;에드바르&#8217;로 적게 한 예시는 잘못된 것으로 간주해야 하겠다. Edvard는 &#8216;에드바르트&#8217;에 가까운 발음으로도 관찰되며 Richard는 오히려 &#8216;리카르트&#8217;에 가까운 발음이 더 우세하더라도 철자에서 예측하기 쉬운 발음에 따른 표기로 통일하는 것이 좋겠다. Konrad의 발음이 예전의 &#8216;콘라트&#8217;에서 &#8216;콘라드&#8217;로 바뀐 것처럼 노르웨이어에서도 앞으로 철자식 발음이 더 많이 쓰일 가능성이 높을 것이다.</p>
<p>노르웨이어는 지역에 따라 발음 차이가 있어서 표기를 통일하기가 까다로울 수 있다. 일례로 표기 규정에서 ld, nd의 d는 묵음으로 처리하여 Harald [ˈhɑrːɑl, ˈhɑːrɑl] &#8216;하랄&#8217;, Aasmund [ˈoː⟮ɔ⟯smʉn] &#8216;오스문&#8217;과 같이 적도록 하고 있지만 일부 서부 지역에서는 d를 살려 Harald [ˈhɑːrɑld] &#8216;하랄드&#8217;, Aasmund [ˈoː⟮ɔ⟯smʉn] &#8216;오스문드&#8217; 같은 발음을 쓴다. 그러니 노르웨이 어딘가에서 Edvard의 어말 d나 Ludvig의 어말 g를 발음하지 않는 경우가 전혀 없다고 딱 잘라 말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그래도 웬만해서는 가장 널리 쓰이는 발음을 기준으로 표기를 정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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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대문자 에스체트(ẞ), 독일어 맞춤법에 공식적으로 포함되다</title>
		<link>https://pyogi.kkeutsori.com/2017/07/03/%eb%8c%80%eb%ac%b8%ec%9e%90-%ec%97%90%ec%8a%a4%ec%b2%b4%ed%8a%b8%c3%9f-%eb%8f%85%ec%9d%bc%ec%96%b4-%eb%a7%9e%ec%b6%a4%eb%b2%95%ec%97%90-%ea%b3%b5%ec%8b%9d%ec%a0%81%ec%9c%bc%eb%a1%9c-%ed%8f%ac/</li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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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c:creator><![CDATA[끝소리]]></dc:creator>
		<pubDate>Mon, 03 Jul 2017 03:15:26 +0000</pubDate>
				<category><![CDATA[미분류]]></category>
		<category><![CDATA[ẞ]]></category>
		<category><![CDATA[대문자에스체트]]></category>
		<category><![CDATA[독일어]]></category>
		<category><![CDATA[에스체트]]></categ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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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CDATA[독일어 맞춤법 위원회(Rat für deutsche Rechtschreibung)는 6월 29일 대문자 에스체트(ẞ)를 허용하는 것을 포함한 독일어 맞춤법 개정안을 발표하였다. 독일 만하임에 소재한 독일어 맞춤법 위원회는 독일, 오스트리아, 스위스, 이탈리아(남티롤 자치현), 벨기에(벨기에 독일어 공동체), 리히텐슈타인, 룩셈부르크(참관국) 등 독일어권 각국의 대표가 참여하여 독일어의 맞춤법 정책을 관리하는 국제 기관이다. 그동안 소문자 ß로 쓰는 것만 허용되던 에스체트(Eszett [ɛsˈʦɛt])는 독일어에서만 쓰이는 독특한 [&#8230;]]]></description>
										<content:encoded><![CDATA[<span style="font-size:0.9em; color:#5C78C6;">본 글은 원래 이글루스에 올렸던 글입니다. 이글루스가 종료되었기에 열람이 가능하도록 이곳으로 옮겼습니다. 기한이 지난 정보가 있을 수도 있고 사항에 따라 글을 쓴 후 의견이 바뀌었을 수도 있지만 오타 수정이나 발음 기호를 균일하게 고치는 것 외에는 원문 그대로 두었고 훗날 내용을 추가한 경우에는 이를 밝혔습니다. 외부 링크는 가능한 경우 업데이트했지만 오래되어 더이상 유효하지 않은 것은 그대로 남겨두었습니다. 날짜는 이글루스 게재 당시의 날짜로 표시합니다.</span><br>
<span style="color:#C5D2DB">—</span>
<p>독일어 맞춤법 위원회(Rat für deutsche Rechtschreibung)는 6월 29일 대문자 에스체트(ẞ)를 허용하는 것을 포함한 독일어 맞춤법 개정안을 발표하였다. 독일 만하임에 소재한 독일어 맞춤법 위원회는 독일, 오스트리아, 스위스, 이탈리아(남티롤 자치현), 벨기에(벨기에 독일어 공동체), 리히텐슈타인, 룩셈부르크(참관국) 등 독일어권 각국의 대표가 참여하여 독일어의 맞춤법 정책을 관리하는 국제 기관이다.</p>
<figure id="attachment_107233" aria-describedby="caption-attachment-107233" style="width: 507px" class="wp-caption aligncenter"><img loading="lazy" decoding="async" class="size-full wp-image-107233" src="https://pyogi.kkeutsori.com/wp-content/uploads/2025/12/f0074568_59590a5634ecf.png" alt="" width="507" height="459" srcset="https://pyogi.kkeutsori.com/wp-content/uploads/2025/12/f0074568_59590a5634ecf.png 507w, https://pyogi.kkeutsori.com/wp-content/uploads/2025/12/f0074568_59590a5634ecf-300x272.png 300w" sizes="auto, (max-width: 507px) 100vw, 507px" /><figcaption id="caption-attachment-107233" class="wp-caption-text">글꼴: Brill</figcaption></figure>
<p>그동안 소문자 ß로 쓰는 것만 허용되던 에스체트(Eszett [ɛsˈʦɛt])는 독일어에서만 쓰이는 독특한 글자이다. 한국에서는 워낙 낯선 글자인 나머지 생김새가 비슷한 그리스 문자의 베타(β)로 잘못 조판되는 수난을 흔히 겪는다. 한글 폰트에서는 아예 ß의 자리에 베타에 더 어울리는 자형을 넣는 일이 많고 심지어 기울임체 β를 쓰는 잘못을 저지른 것도 있다.</p>
<figure id="attachment_107234" aria-describedby="caption-attachment-107234" style="width: 600px" class="wp-caption aligncenter"><img loading="lazy" decoding="async" class="size-full wp-image-107234" src="https://pyogi.kkeutsori.com/wp-content/uploads/2025/12/f0074568_59590a8436183.jpg" alt="" width="600" height="268" srcset="https://pyogi.kkeutsori.com/wp-content/uploads/2025/12/f0074568_59590a8436183.jpg 600w, https://pyogi.kkeutsori.com/wp-content/uploads/2025/12/f0074568_59590a8436183-300x134.jpg 300w" sizes="auto, (max-width: 600px) 100vw, 600px" /><figcaption id="caption-attachment-107234" class="wp-caption-text">한 약도에서 Straße ([ˈʃtʁaːsə] &#8216;슈트라세&#8217;, &#8216;길&#8217;)의 ß가 그리스 문자 베타(β)로 잘못 조판되어서 Straβe가 되었다. 이 밖에 Hackerbruke는 Hackerbrücke &#8216;하커브뤼케&#8217;의 잘못이다.</figcaption></figure>이 글자는 장모음이나 이중모음 뒤의 음절말 음소 /s/를 나타내는 철자이다. &#8216;큰&#8217;을 뜻하는 groß [ɡʁoːs] &#8216;그로스&#8217;, &#8216;흰&#8217;을 뜻하는 weiß [vaɪ̯s] &#8216;바이스&#8217;에서는 각각 장모음 [oː]와 이중모음 [aɪ̯] 뒤의 /s/를 ß로 적는다. 반면 단모음 뒤의 /s/는 ss로 적는다. 그래서 &#8216;(죄에 대한) 벌&#8217;을 뜻하는 Buße [ˈbuːsə] &#8216;부세&#8217;와 &#8216;버스&#8217;를 뜻하는 Bus [bʊs] &#8216;부스&#8217;의 복수형인 Busse [ˈbʊsə] &#8216;부세&#8217;의 철자가 구별된다. 전자는 장모음 [uː]가 쓰이고 후자는 단모음 [ʊ]가 쓰이므로 뒤따르는 /s/를 각각 ß, ss로 적는 것이다.</p>
<p>주의할 것은 표준 독일어 발음에서 음절말 자음은 무성음이 되므로 음절말 음소 /z/도 [s]로 발음되는데 /z/는 s로 적고 /s/일 때만 ß, ss로 적는다는 것이다. 영어의 as, has, his, is, was 등에서 s가 /z/를 나타내는 것처럼 독일어 어말의 s도 /z/를 나타내지만 음절말 자음이 무성음이 된다는 규칙 때문에 [s]로 발음되는 것으로 봐야 한다.</p>
<p>단독으로 쓰일 때는 어말의 /s/와 /z/ 둘 다 [s]로 발음되므로 구별할 수 없으니 굴절형이나 활용형 등에서 모음이 따를 때 [s]로 발음되는지 [z]로 발음되는지 확인해야 한다. 예를 들어 &#8216;풀&#8217;을 뜻하는 Gras [ɡʁaːs] &#8216;그라스&#8217;는 복수형이 Gräser [ˈɡʁɛːzɐ] &#8216;그레저&#8217;이기 때문에 마지막의 [s] 음이 사실은 /z/가 무성음화한 것이라는 것을 알 수 있으므로 ß 대신 s로 적는다. 반면 groß의 비교형은 größer [ˈɡʁøːsɐ] &#8216;그뢰서&#8217;로 모음 앞에서도 [s] 발음이 나니 원 음소를 /s/로 보고 ß로 적는 것이다.</p>
<p>1996년 맞춤법이 개정되기 전에는 단모음 뒤라도 어말이나 자음 앞의 /s/는 ss 대신 ß로 적었다. 그래서 예전에는 &#8216;러시아&#8217;를 독일어로 Rußland &#8216;루슬란트&#8217;로 적었는데 단모음 [ʊ]를 써서 [ˈʁʊslant]로 발음하기 때문에 1996년 이후 Russland로 철자가 바뀌었다. 이때 새 규칙 때문에 독일어에서 쓰던 ß가 많이 사라졌다. 하지만 성씨 같은 개별 고유명사는 애초에 맞춤법에 구애받지 않으므로 원래 쓰던 표기를 그대로 쓴다. 성씨를 Geßner [ˈɡɛsnɐ] &#8216;게스너&#8217;로 적는 이는 맞춤법 규정에 상관 없이 Geßner로 계속 적는다. 사람에 따라 같은 발음을 Gesner 또는 Gessner로 적기도 하니 제각각이며 공식적으로는 셋 다 다른 성씨이다.</p>
<p>독일어권에서 아예 ß를 쓰지 않는 곳도 있다. 바로 스위스와 이웃 소국 리히텐슈타인이다. 이들이 쓰는 스위스 표준 독일어에서는 다른 독일어권 나라에서 ß로 적는 것을 모든 경우에 ss로 대체한다. 하지만 스위스에서 출판되는 책들은 독일어권 전체를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ß를 쓴다.</p>
<p>ß의 정확한 기원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지만 원래 오늘날의 표준 독일어의 전신인 중세 고지 독일어에서 쓰이던 철자인 sz에서 온 것으로 보인다. &#8216;에스체트&#8217;라는 이름도 독일어로 s를 이르는 &#8216;에스&#8217;와 z를 이르는 &#8216;체트&#8217;가 합쳐진 것이다. 당시에는 원시 게르만어의 *t에서 나온 [s] 비슷한 음을 z로 흔히 썼는데 파찰음 [ʦ] 비슷한 발음이 되기도 했기 때문에 [s] 비슷한 음은 sz, [ʦ] 비슷한 음은 tz로 구별하기도 했다. 이에 비해 원시 게르만어의 *s에서 나온 [s] 비슷한 음은 ss로 썼다. 중세에는 *t에서 나온 음과 *s에서 나온 음의 발음이 구별되었는데 전자는 /s/로, 후자는 /⁠ɕ/로 설명하기도 하고 전자는 치음 /s̪/로, 후자는 설첨음 /s̺/로 설명하기도 한다. 어쨌든 당시에는 sz와 ss가 비슷하지만 구별되는 음을 나타냈다.</p>
<p>독일어의 groß, weiß는 각각 원시 게르만어의 *grautaz, *hwītaz에서 나왔으며 영어의 great [ɡɹeɪ̯t] &#8216;그레이트&#8217;, white [<small>(h)</small>waɪ̯t] &#8216;화이트&#8217;, 네덜란드어의 groot [ɣroːt] &#8216;흐로트&#8217;, wit [ʋɪt] &#8216;빗&#8217;에 각각 대응된다. 저지 독일어에서도 각각 groot [ɣroːt], witt [vɪt]로 쓰니 원시 게르만어의 *t가 /s/로 변한 것은 고지 독일어만의 특징이다. 여기서 ß가 다른 게르만어의 t에 대응되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런데 훗날 ß가 원시 게르만어의 *t에 해당하지 않는 경우에도 쓰이게 되었기 때문에 ß로 쓰인다고 꼭 원시 게르만어의 *t에서 나온 것은 아니다. 1996년 맞춤법 개정으로 원시 게르만어의 *t에 해당하지 않는 경우의 ß의 쓰임이 대폭 줄어들었다. 대신 영어의 hate, 네덜란드어의 haat에 해당하며 원시 게르만어의 *hataz에서 온 Hass [has](옛 철자는 Haß)에서처럼 원시 게르만어의 *t에서 온 경우에도 ß를 쓰지 않게 된 경우도 많다.</p>
<p>중세 글씨체에서 어중의 s는 &#8216;긴 s&#8217;라고 불리는 ſ 형태로 썼고 z는 꼬리가 달린 ʒ의 형태였기 때문에 sz는 ſʒ와 비슷한 모습이었다. 이 조합을 합자로 쓴 것이 ß의 시초이다. 그래서 독일어권에서 주로 쓰던 활자체인 흑자체(독일문자체)에서는 ß를 ſʒ 비슷한 형태로 썼다.</p>
<figure id="attachment_107235" aria-describedby="caption-attachment-107235" style="width: 403px" class="wp-caption aligncenter"><img loading="lazy" decoding="async" class="size-full wp-image-107235" src="https://pyogi.kkeutsori.com/wp-content/uploads/2025/12/f0074568_59590aefad879.png" alt="" width="403" height="109" srcset="https://pyogi.kkeutsori.com/wp-content/uploads/2025/12/f0074568_59590aefad879.png 403w, https://pyogi.kkeutsori.com/wp-content/uploads/2025/12/f0074568_59590aefad879-300x81.png 300w" sizes="auto, (max-width: 403px) 100vw, 403px" /><figcaption id="caption-attachment-107235" class="wp-caption-text">흑자체(글꼴: Walbaum Fraktur)로 쓴 weisz와 weiß. 여기서 s는 긴 s (ſ)로 썼다. ß는 긴 s (ſ)와 z의 합자 형태이다.</figcaption></figure>
<p>오늘날 독일 베를린의 도로명 표지판은 다른 글자는 익숙한 산세리프체 자형을 쓰지만 ß는 흑자체에서처럼 ſʒ가 합친 독특한 형태를 쓴다. 이 형태는 Verlag와 같은 일부 복고풍 글꼴에서 쓰이지만 오늘날 주류 형태는 아니다.</p>
<figure id="attachment_107236" aria-describedby="caption-attachment-107236" style="width: 600px" class="wp-caption aligncenter"><img loading="lazy" decoding="async" class="size-full wp-image-107236" src="https://pyogi.kkeutsori.com/wp-content/uploads/2025/12/f0074568_59590b62cf8f5.jpg" alt="" width="600" height="450" srcset="https://pyogi.kkeutsori.com/wp-content/uploads/2025/12/f0074568_59590b62cf8f5.jpg 600w, https://pyogi.kkeutsori.com/wp-content/uploads/2025/12/f0074568_59590b62cf8f5-300x225.jpg 300w" sizes="auto, (max-width: 600px) 100vw, 600px" /><figcaption id="caption-attachment-107236" class="wp-caption-text">베를린의 도로명 표지판(<a href="https://commons.wikimedia.org/wiki/File:Berliner_Stra%C3%9Fe.JPG">Wikimedia</a>: Chitetskoy, CC BY-SA-3.0)</figcaption></figure>
<p>한편 이탈리아, 프랑스 등 독일어권 바깥에서는 유럽에 인쇄술이 소개된 15세기에 이미 우리에게 익숙한 로마체 활자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독일에서도 19세기 이전부터 로마체 활자를 도입하려는 시도가 있었지만 나폴레옹 전쟁으로 신성 로마 제국이 해체되면서 프랑스에 대한 반감과 중세 독일에 대한 향수가 겹쳐 20세기 초까지 흑자체의 사용이 계속되었다. 하지만 로마체의 사용이라는 조류를 끝까지 막아낼 수는 없었다.</p>
<p>흑자체 활자에는 ſʒ 합자 형태의 ß가 따로 있었지만 로마체 활자에는 이에 대응되는 글자가 없었다. 그래서 ſs로 쓰거나 sz, ss로 쓰는 등의 다양한 시도가 있었다. 18세기에 이르러는 ss와 sz의 발음 구별이 사라졌기 때문에 둘이 혼용되었다. 하지만 결국 로마체 활자에서도 ß를 한 글자로 쓰는 것으로 의견이 모아졌다. 문제는 어떤 형태를 쓰느냐였다.</p>
<p>17세기 인쇄업자 아브라함 리히텐탈러(Abraham Lichtenthaler [ˈaːbʁaham ˈlɪçtn̩taːlɐ], 1621년~1704년)는 1667년에 이미 로마 말기의 철학자 보에티우스의 《철학의 위안》 독일어판을 펴내면서 긴 s (ſ)에 3자 모양의 우변을 합친 듯한 독특한 형태의 ß를 사용했다. 리히텐탈러는 바이에른 주의 줄츠바흐(Sulzbach [ˈzʊlʦbax])라는 소도시 출신이었기 때문에 여기에는 줄츠바허(Sulzbacher [ˈzʊlʦbaxɐ]) 형태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1903년 라이프치히에서 움라우트(ä, ö, ü)와 ß의 자형을 의논하러 모인 인쇄업자들은 앞으로 로마체 활자에서 ß를 줄츠바허 형태로 통일하기로 결의했다.</p>
<figure id="attachment_107237" aria-describedby="caption-attachment-107237" style="width: 222px" class="wp-caption aligncenter"><img loading="lazy" decoding="async" class="size-full wp-image-107237" src="https://pyogi.kkeutsori.com/wp-content/uploads/2025/12/f0074568_59590bd5aa1c7.png" alt="" width="222" height="93" /><figcaption id="caption-attachment-107237" class="wp-caption-text">ß의 줄츠바허 형태를 쓴 글꼴(Walbaum 2010 Pro)로 쓴 weiß.</figcaption></figure>
<p>하지만 모든 이들이 줄츠바허 ß를 받아들인 것은 아니었다. 자형이 못생겼다거나 B나 베타(β)와 너무 유사하다는 비판을 받았다. 그래서 20세기 중반부터는 긴 s (ſ)와 s의 합자 비슷한 형태도 유행하게 되었다. ſs 합자는 다른 언어에서는 예전부터 쓰였지만 독일어의 ß를 나타내기 위해 쓰인 것은 더 최근의 일이다.</p>
<p>ß는 sz의 합자로 출발했지만 중세 고지 독일어에서 쓰인 sz와 ss의 구별이 사라진 이후 sz보다는 ss에 해당하는 글자라는 인식이 퍼졌다. 스위스 표준 독일어에서 ss로 대체하였고 대문자로 쓸 때에도 보통 SS로 쓰도록 한 것만 봐도 그렇다. z는 독일어에서 파찰음 /ʦ/를 나타내기 때문에 /s/를 나타내는 조합으로는 sz보다 ss가 어울려 보였을 것이다. 한동안 ß의 기원에 대해 ss 합자설과 sz 합자설이 대립했으며 특히 20세기 타이포그래피에 큰 영향을 끼친 디자이너 얀 치홀트(Jan Tschichold [jan ˈʧɪçɔlt], 1902년~1974년)는 ss 합자설을 주장하였다. 그래서 20세기 중반 이후 ſs 합자 형태의 ß가 많이 등장했다. ß의 실제 기원과는 상관 없이 오늘날 대다수 독일어 화자는 이를 ss에 해당하는 글자로 여기는 것이 사실이다.</p>
<figure id="attachment_107238" aria-describedby="caption-attachment-107238" style="width: 421px" class="wp-caption aligncenter"><img loading="lazy" decoding="async" class="size-full wp-image-107238" src="https://pyogi.kkeutsori.com/wp-content/uploads/2025/12/f0074568_59590c2624d16.png" alt="" width="421" height="90" srcset="https://pyogi.kkeutsori.com/wp-content/uploads/2025/12/f0074568_59590c2624d16.png 421w, https://pyogi.kkeutsori.com/wp-content/uploads/2025/12/f0074568_59590c2624d16-300x64.png 300w" sizes="auto, (max-width: 421px) 100vw, 421px" /><figcaption id="caption-attachment-107238" class="wp-caption-text">ß의 ſs 합자 형태를 쓴 글꼴(Calluna)로 쓴 weiſs와 weiß.</figcaption></figure>
<p>그래서 오늘날 로마체 글꼴에서 ß는 줄츠바허 형태와 ſs 합자 형태가 둘 다 많이 쓰인다. 보통 손글씨를 흉내내는 풍의 글꼴에서는 ſs 합자 형태를 선호하고 단순한 기하학적 형태를 강조하는 글꼴에서는 줄츠바허 형태를 선호하지만 똑 부러지게 갈리는 것은 아니다.</p>
<p>이처럼 소문자 ß의 자형에 관해서도 의견이 분분했으니 이에 해당하는 대문자의 자형에 대해 의견이 모아질 리 없었다. 결국 1900년을 전후하여 ß의 대문자형을 정립하려는 시도는 실패로 돌아갔다. 몇몇 인쇄소에서는 대문자 ẞ를 포함한 활자를 내기도 했지만 널리 보급되지 않았다. 그 후 대문자 ẞ는 사실상 잊혀져 타자기나 컴퓨터 자판, 인코딩 등에서 제외되었다.</p>
<p>흑자체에서는 대문자 ẞ가 필요없었다. ß는 음절말에 오는 소리를 적는 글자이므로 말의 첫머리에 오는 적이 없다. 그러니 흑자체에서는 언제나 소문자로만 적게 된다. 하지만 흑자체와 달리 로마체에서는 단어를 대문자로만 적는 일도 가능하다. 이런 경우 ß를 대문자로 어떻게 적느냐의 문제가 발생했다.</p>
<p>ß를 대문자로 쓸 수 있는 글자가 없으니 이를 SS나 SZ로 파자하는 방법이 쓰이게 되었다. 즉 groß를 대문자로만 쓸 때에는 GROSS 또는 GROSZ로 적는 식이다. 원래는 ß의 대문자형이 정해질 때까지 임시로 그렇게 쓴다는 것이 결국 독일어 맞춤법의 일부가 되었다. 1996년 이전에는 주로 SS로 적고 ss의 대문자와 구별할 필요가 있을 때만 SZ로 적도록 했는데 1996년 맞춤법 개정 때 예외 없이 SS로 통일하는 것으로 바뀌었다.</p>
<p>물론 ß를 대문자로 쓸 때 SS나 SZ로 대체하는 방식은 불편했기에 대문자 ß를 도입하려는 시도는 계속되었다. 예를 들어 동독에서 출판된 표준 독일어 사전인 《두덴 대사전(Der Große Duden)》은 표지에 대문자 ẞ를 쓰기도 했다. 하지만 이 시도는 흐지부지되었고 20세기가 다 가도록 대문자 ẞ의 본격적인 도입은 요원해 보였다.</p>
<figure id="attachment_107239" aria-describedby="caption-attachment-107239" style="width: 500px" class="wp-caption aligncenter"><img loading="lazy" decoding="async" class="size-full wp-image-107239" src="https://pyogi.kkeutsori.com/wp-content/uploads/2025/12/f0074568_59590d6d7520a.jpg" alt="" width="500" height="375" srcset="https://pyogi.kkeutsori.com/wp-content/uploads/2025/12/f0074568_59590d6d7520a.jpg 500w, https://pyogi.kkeutsori.com/wp-content/uploads/2025/12/f0074568_59590d6d7520a-300x225.jpg 300w" sizes="auto, (max-width: 500px) 100vw, 500px" /><figcaption id="caption-attachment-107239" class="wp-caption-text">1965년판 동독 《두덴 대사전》(<a href="https://www.flickr.com/photos/ralf_herrmann/58910717/in/pool-386230@N21/">Flickr</a>: Ralf Hermann, CC BY-NC 2.0)</figcaption></figure>
<p>하지만 2000년을 전후로 대문자 ẞ의 도입을 주장하는 움직임이 다시 거세어졌다. 이들은 대문자 ẞ 없이는 대문자로만 썼을 때 성씨를 구별할 수 없다는 것을 지적했다. 독일어로 Weiß와 Weiss는 둘 다 [vaɪ̯s]로 발음되지만 엄연히 다른 성인데 신분증에서 대문자로만 적게 하면 둘 다 WEISS가 되어서 원래 Weiß인지 Weiss인지 알 수가 없다. 이런 문제 때문에 대문자로만 쓸 때도 소문자 ß를 집어넣어 WEIß와 같이 쓰는 일도 잦았지만 맞춤법 규정에 어긋나는 것으로 간주되었다.</p>
<p>독일의 서체 디자이너이자 타이포그래피 전문지 《지그나(Signa)》의 편집자인 안드레아스 슈퇴츠너(Andreas Stötzner)는 대문자 ẞ를 도입하자는 캠페인을 주도했다. 그는 2004년과 2007년 두 차례에 걸쳐 유니코드 협회에 대문자 ẞ를 포함시켜달라는 제안서를 제출하여 2008년 유니코드 5.1.0 버전에 마침내 U+1E9E ẞ LATIN CAPITAL LETTER SHARP S로 등록되었다. sharp s는 독일어로 ẞ의 또다른 이름인 scharfes S를 영어로 옮긴 것인데 독일어로 scharf는 영어의 sharp처럼 &#8216;날카롭다&#8217;는 뜻도 있지만 무성음을 이를 때도 쓰인다. 즉 scharfes S는 &#8216;무성음 s&#8217;라는 뜻이다.</p>
<figure id="attachment_107240" aria-describedby="caption-attachment-107240" style="width: 250px" class="wp-caption aligncenter"><img loading="lazy" decoding="async" class="size-full wp-image-107240" src="https://pyogi.kkeutsori.com/wp-content/uploads/2025/12/f0074568_59590e57a5806.jpg" alt="" width="250" height="360" srcset="https://pyogi.kkeutsori.com/wp-content/uploads/2025/12/f0074568_59590e57a5806.jpg 250w, https://pyogi.kkeutsori.com/wp-content/uploads/2025/12/f0074568_59590e57a5806-208x300.jpg 208w" sizes="auto, (max-width: 250px) 100vw, 250px" /><figcaption id="caption-attachment-107240" class="wp-caption-text">대문자 ẞ의 도입을 주장한 타이포그래피 전문지 <a href="http://www.signographie.de/cms/signa_9.htm">《지그나》 9호</a> 표지(2006년).</figcaption></figure>
<p>마침내 대문자 ẞ가 유니코드에 등록되었지만 곧바로 독일어 맞춤법에 반영되지는 않았다. 이를 지원하는 글꼴이 추가되는데 시간이 걸렸기 때문이다. 현재도 대문자 ẞ를 지원하지 않는 글꼴이 많다. 하지만 지난 9년 사이 대문자 ẞ 지원을 추가한 기존 글꼴이나 대문자 ẞ를 처음부터 포함한 신규 글꼴이 꽤 보급되었다. 20세기 초까지는 대문자로 SZ 또는 SS 합자를 비슷한 글자를 쓴 시도가 있었지만 오늘날에는 소문자 ß의 자형에서 출발하여 대문자에 어울리도록 크기와 모양을 바꾼 글자가 쓰인다.</p>
<p>이번에 발표된 독일어 맞춤법 개정안은 대문자 ẞ를 쓰는 것을 인정하되 예전 방식을 쓰지 못하게 하지는 않았다. 오히려 이전처럼 SS로 대체하는 것을 원칙으로 고수하되 대문자 ẞ로 쓰는 것을 허용한다는 것이다. 대문자 ẞ를 지원하는 글꼴이 꽤 보급되었지만 아직까지 지원하지 않는 글꼴도 많다는 현실을 고려한 결정으로 보인다.</p>
<figure id="attachment_107241" aria-describedby="caption-attachment-107241" style="width: 600px" class="wp-caption aligncenter"><img loading="lazy" decoding="async" class="size-full wp-image-107241" src="https://pyogi.kkeutsori.com/wp-content/uploads/2025/12/f0074568_59590f5e826ab.png" alt="" width="600" height="589" srcset="https://pyogi.kkeutsori.com/wp-content/uploads/2025/12/f0074568_59590f5e826ab.png 600w, https://pyogi.kkeutsori.com/wp-content/uploads/2025/12/f0074568_59590f5e826ab-300x295.png 300w" sizes="auto, (max-width: 600px) 100vw, 600px" /><figcaption id="caption-attachment-107241" class="wp-caption-text">대문자 ẞ가 유니코드에 등록된 이후 이를 지원하는 글꼴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글꼴: PT Sans, Brill, Carlito, Nocturne Serif, Source Sans Pro, Iowan Old Style BT, Daytona Pro).</figcaption></figure>
<p>대문자 ẞ의 도입에 일반 언중이 얼마나 호응할지는 미지수이다. 아직까지 독일어 키보드로 쉽게 입력하기 어렵다는 중대한 문제가 남아있다. 또 모두 대문자로만 쓸 때나 필요한 글자이기 때문에 쓸 일이 별로 없는 이들이 많을 것이다. 하지만 유니코드에 등록된 이후에도 독일어 맞춤법에서 공식적으로 인정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대문자 ẞ를 망설여왔던 이들은 이제 거리낌 없이 대문자 ẞ를 쓸 수 있게 되었다.</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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