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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핀란드어 &#8211; 끝소리</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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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핀란드어 &#8211; 끝소리</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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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8216;캥거루&#8217;라는 이름의 유래</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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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c:creator><![CDATA[끝소리]]></dc:creator>
		<pubDate>Tue, 13 Dec 2016 12:04:46 +0000</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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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CDATA[&#8216;캥거루&#8217;라는 이름은 오스트레일리아에 도착한 영국인들이 원주민에게 동물 이름을 물었을 때 &#8216;못 알아듣겠다&#8217;라고 대답한 것을 동물 이름으로 잘못 이해해서 붙었다는 속설이 있다. 흔히 인용되는 재미있는 이야기지만 사실과 다르다. 1770년 영국의 제임스 쿡 선장이 이끄는 인데버호는 오스트레일리아 북동부에 정박했다. 쿡의 이름을 딴 현재의 쿡타운 근처이다. 쿡의 항해 일지에는 해안에서 만난 원주민들이 쓴 수십 개 단어 목록이 기록되어 [&#8230;]]]></description>
										<content:encoded><![CDATA[<span style="font-size:0.9em; color:#5C78C6;">본 글은 원래 이글루스에 올렸던 글입니다. 이글루스가 종료되었기에 열람이 가능하도록 이곳으로 옮겼습니다. 기한이 지난 정보가 있을 수도 있고 사항에 따라 글을 쓴 후 의견이 바뀌었을 수도 있지만 오타 수정이나 발음 기호를 균일하게 고치는 것 외에는 원문 그대로 두었고 훗날 내용을 추가한 경우에는 이를 밝혔습니다. 외부 링크는 가능한 경우 업데이트했지만 오래되어 더이상 유효하지 않은 것은 그대로 남겨두었습니다. 날짜는 이글루스 게재 당시의 날짜로 표시합니다.</span><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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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8216;캥거루&#8217;라는 이름은 오스트레일리아에 도착한 영국인들이 원주민에게 동물 이름을 물었을 때 &#8216;못 알아듣겠다&#8217;라고 대답한 것을 동물 이름으로 잘못 이해해서 붙었다는 속설이 있다. 흔히 인용되는 재미있는 이야기지만 사실과 다르다.</p>
<p>1770년 영국의 제임스 쿡 선장이 이끄는 인데버호는 오스트레일리아 북동부에 정박했다. 쿡의 이름을 딴 현재의 쿡타운 근처이다. 쿡의 항해 일지에는 해안에서 만난 원주민들이 쓴 수십 개 단어 목록이 기록되어 있다. 이들은 구구이미디르어라는 언어를 썼는데 오늘날 780명 정도만이 모어로 쓴다. 이 언어 이름은 현대 철자법으로 Guugu Yimidhirr라고 적지만 예전에는 Koko Yimidir, Koko Yimidjir 등으로 표기했다.</p>
<p>쿡의 단어 목록에 캥거루는 kanguroo로 기록되어 있다. kanguru, kangooroo라는 철자로도 쓰였는데 오늘날 영어에서는 kangaroo로 정착했다. 언어학자 존 해빌런드(John B. Haviland)의 1974년 연구(&#8220;A Last Look at Cook&#8217;s Guugu Yimidhirr Word List&#8221;, <i>Oceania</i> 44: 216–232)에 따르면 현대 구구이미디르어에서 지금은 희귀한 크고 검은 캥거루 종을 gangurru 또는 ngurrumugu라고 부른다고 한다. 오스트레일리아 북동부 지역의 대형 캥거루로 동부회색캥거루(Macropus giganteus)가 있긴 한데 희귀종은 아니니 정확하게 무슨 종을 이르는지는 확실하지 않다. 어쨌든 쿡이 기록한 말은 분명히 캥거루의 일종을 일컫는 이름이었으며 원주민이 &#8216;못 알아듣겠다&#8217;라는 뜻으로 한 말이라는 속설은 전혀 사실과 다르다.</p>
<figure id="attachment_107173" aria-describedby="caption-attachment-107173" style="width: 600px" class="wp-caption aligncenter"><img fetchpriority="high" decoding="async" class="size-full wp-image-107173" src="https://pyogi.kkeutsori.com/wp-content/uploads/2025/12/f0074568_584fdfac5b6d4.jpg" alt="" width="600" height="401" srcset="https://pyogi.kkeutsori.com/wp-content/uploads/2025/12/f0074568_584fdfac5b6d4.jpg 600w, https://pyogi.kkeutsori.com/wp-content/uploads/2025/12/f0074568_584fdfac5b6d4-300x201.jpg 300w" sizes="(max-width: 600px) 100vw, 600px" /><figcaption id="caption-attachment-107173" class="wp-caption-text">동부회색캥거루(<a href="https://commons.wikimedia.org/wiki/File:Kangaroo_and_joey04.jpg">Wikimedia</a>: fir0002 CC BY-NC)</figcaption></figure>
<p>원 언어의 발음은 &#8216;캥거루&#8217;와는 거리가 조금 있다. 현대 구구이미디르어 gangurru는 [ɡaŋʊrʊ] &#8216;강우루&#8217;로 발음된다. 구구이미디르어에는 오스트레일리아의 여러 언어처럼 폐쇄음의 유무성음 구별이 없어서 음소로서는 /k/ 대신 /ɡ/만이 있는데 Guugu Yimidhirr를 예전에 Koko Yimidir라고 썼던 것처럼 쿡은 이를 [k]로 인식하여 kanguroo라고 쓴 것이다. 한국어에서처럼 어두의 /ɡ/는 무성음화하여 [k]가 되었기 때문에 그런 것일 수 있다. 요즘에는 유무성음의 구별이 없는 오스트레일리아 언어를 표기할 때 b, d, g 등 유성음을 나타내는 글자로 통일하거나 p, t, k 등 무성음을 나타내는 글자로 통일하지만 예전에는 유럽인 입장에서 들리는대로 둘을 섞어서 적었다.</p>
<p>쿡이 쓴 철자 kanguroo에서 ng는 &#8216;ㅇ&#8217; 받침에 해당하는 소리인 [ŋ]을 나타내려는 것이다. 그런데 영어에서는 어중의 ng가 singer [ˈsɪŋə<i>ɹ</i>] &#8216;싱어&#8217;에서처럼 /ŋ/을 나타낼 수도 있지만 finger [ˈfɪŋɡə<i>ɹ</i>] &#8216;핑거&#8217;에서처럼 /ŋɡ/를 나타낼 수도 있으므로 쿡이 의도한 발음과 달리 영어 화자들은 kanguroo를 보고 원어에 없는 /ɡ/를 삽입하여 발음하였다. 또 e가 뒤따르지 않는 영어 철자 ang에서 a는 /æ/로 발음되므로 첫 음절의 a는 /æ/가 되었으며 영어식 발음에서 강세가 없는 가운데 음절이 불분명한 모음인 /ə/가 되어 [ˌkæŋɡəˈɹuː] &#8216;캥거루&#8217;가 된 것이다. 이 불분명한 가운데 음절 모음 때문에 후에 영어에서는 kangaroo라는 철자로 굳어졌다.</p>
<p>다른 유럽 언어에서 쓰는 형태를 보면 옛 영어 철자 kanguroo/kanguru/kangooroo를 따라 가운데 음절을 &#8216;우&#8217;로 쓰는 것이 많다. 프랑스어에서는 kangourou [kɑ̃ɡuʁu] &#8216;캉구루&#8217;로, 포르투갈어에서는 canguru [kɐ̃ŋguˈɾu] &#8216;캉구루&#8217;라고 쓴다. 독일어에서는 Känguru [ˈkɛŋɡuʁu] &#8216;켕구루&#8217;, 덴마크어에서는 kænguru [kʰɛŋˈɡ̊uːʁu] &#8216;켕구루&#8217;인데 영어의 /æ/를 /ɛ/로 흉내낸 것이다. 스웨덴어에서는 전설 모음인 /ɛ/ 앞에서 일어나는 k의 발음 변화 때문에 känguru [ˈɕɛŋːɡʉrʉ] &#8216;솅구루&#8217;이다. 핀란드어에서는 고유어에 /ɡ/가 없고 철자 ng가 /ŋ/을 나타내기 때문에 kenguru [ˈkeŋːuru] &#8216;켕우루&#8217;가 된다. 네덜란드어에서도 영어의 a /æ/를 /ɛ/로 보통 흉내내지만 kangoeroe는 프랑스어의 영향인지 [ˈkɑŋɣəru] &#8216;캉후루&#8217;로 발음한다. 네덜란드어에서는 g가 보통 마찰음 /ɣ/를 나타내며 한글 표기로는 &#8216;ㅎ&#8217;으로 적는다(여기서 쓰는 한글 표기는 외래어 표기법을 따르되 ng 조합에서 g의 표기는 실제 발음을 따른다).</p>
<p>러시아어로는 кенгуру(kenguru) [kʲɪngʊˈru] &#8216;켄구루&#8217;라고 하는데 러시아어에서는 보통 영어의 a /æ/를 е (e)로 흉내내지 않으니 독일어를 거친 형태일 것이다. 그런가 하면 에스파냐어에서는 canguro [kaŋˈguɾo] &#8216;캉구로&#8217;, 이탈리아어에서도 canguro [kaŋˈguːro] &#8216;캉구로&#8217;라고 하며 그리스어에서도 καγκουρό kagkouró [kaŋguˈro] &#8216;캉구로&#8217;라고 한다. 영어 철자의 -oo를 [o]라고 본 것인데 사실 oo가 &#8216;우&#8217; 비슷한 음을 나타내는 언어는 영어 외에 거의 없으니 잘못 안 발음이지만 이해할만하다.</p>
<p>영어에서 kangaroo라는 형태가 정착된 것은 유럽 여러 언어에서 kanguroo/kanguru/kangooroo 형태로 퍼진 이후의 일로 보인다. 그러니 오늘날 kangaroo 비슷한 형태를 쓰는 언어들은 대개 비교적 최근에 영어에서 받아들인 것이다. 영국 웨일스 지방에서 쓰는 웨일스어의 cangarŵ [kaŋɡaˈruː] &#8216;캉가루&#8217;, 힌디어 कंगारू <i>kaṃgārū</i> [kəŋgaːˈruː] &#8216;캉가루&#8217; 등을 들 수 있다. 북한의 표준어인 문화어에서는 영어 kangaroo를 원형으로 삼되 철자 a를 &#8216;아&#8217;로 읽은 &#8216;캉가루&#8217;를 표준으로 삼으며 일본어에서도 カンガルー <i>kangarū</i> [kaŋɡaꜜɾɯː] &#8216;간가루&#8217;라고 한다.</p>
<p>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는 둘 다 말레이어를 공용어를 쓰는데 대신 인도네시아에서는 &#8216;인도네시아어(Bahasa Indonesia)&#8217;라고 부른다. 외래어 표기법에서는 둘을 합쳐서 &#8216;말레이인도네시아어&#8217;라고 부른다. 그런데 같은 말레이인도네시아어도 영국의 지배를 받았던 말레이시아에서는 영어의 영향으로 kanggaru [kaŋɡaru] &#8216;캉가루&#8217;라고 하고 네덜란드의 지배를 받았던 인도네시아에서는 네덜란드어의 영향으로 kanguru [kaŋuru] &#8216;캉우루&#8217;라고 한다.</p>
<p>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주로 쓰는 아프리칸스어는 네덜란드어에서 갈라져 나왔지만 kangoeroe [ˈkɑŋɣəru] &#8216;캉후루&#8217;를 쓰는 네덜란드어와 달리 kangaroe [kɑŋɡəˈru(ː)] &#8216;캉가루&#8217;라고 한다. 가운데 음절 모음을 a로 적는 것은 영어의 영향일 수 있다. 그런데 아프리칸스어 kangaroe의 가운데 음절 a와 네덜란드어 kangoeroe의 가운데 음절 모음 oe는 철자는 달라도 둘 다 불분명한 모음 [ə]로 발음된다. 이 때문에 실제로 네덜란드어에서도 표준 철자는 아니지만 kangaroe, kangeroe 등으로 쓰기도 한다. 불분명한 모음 발음 때문에 영어에서 kanguroo가 kangaroo로 바뀐 것처럼 아프리칸스어에서도 이런 발음 때문에 철자가 바뀌었을 수 있으니 아프리칸스어에서 kangaroe라고 쓰는 것은 꼭 영어의 영향이라고 단정하지는 못한다. 하지만 역사적으로 아프리칸스어 화자들은 영어 화자들과 많이 접촉하였고 지금도 남아프리카공화국의 12개 공용어 가운데 영어가 아무래도 위상이 제일 높기 때문에 아프리칸스어 화자 대부분이 영어를 배우므로 아프리칸스어 kangaroe는 영어의 영향일 개연성이 충분하다. 네덜란드어에서는 g를 마찰음 /ɣ/로 발음하지만 아프리칸스어에서는 영어처럼 폐쇄음 /ɡ/를 쓰는 것을 봐도 그렇다. 네덜란드어와 아프리칸스어에서 /ɡ/는 고유 음소가 아니고 더 최근에 들어온 차용어에서만 쓰이는데 오래된 차용어일수록 마찰음 /ɣ/ (네덜란드어) 또는 /x/ (아프리칸스어)로 대체되기 십상이다.</p>
<p>구구이미디르어는 유럽인이 도착하기 전 오스트레일리아에서 쓰이던 수백 개의 언어 가운데 하나에 지나지 않았지만 그 사용 지역에 제임스 쿡의 인데버호가 정박하는 바람에 전세계 수많은 언어에 &#8216;캥거루&#8217;라는 단어를 퍼뜨릴 수 있었다. 물론 영어식 철자 때문에 원 발음과는 차이가 나지만. 오스트레일리아의 언어 가운데 아마도 가장 많은 단어를 퍼뜨린 것은 현재의 시드니 주변에서 쓰인 다루그어(Dharug)일 것이다. &#8216;코알라&#8217;, &#8216;왈라비&#8217;, &#8216;웜뱃&#8217;, &#8216;딩고&#8217; 등 동물 이름과 &#8216;부메랑&#8217;은 원래 다루그어에서 왔다. 하지만 뭐니뭐니해도 오스트레일리아를 대표하는 동물인 캥거루는 북동부 해안의 한 구석에서만 쓰이고 지금은 780명 정도만이 모어로 쓰는 구구이미디르어에서 부른 이름이 전세계에 퍼진 것이다.</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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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독립 백주년을 맞은 핀란드의 우랄·알타이어학 연구사</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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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c:creator><![CDATA[끝소리]]></dc:creator>
		<pubDate>Wed, 06 Dec 2017 13:48:49 +0000</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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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CDATA[핀란드가 독립 백주년을 맞았다. 핀란드는 1917년 12월 6일 러시아로부터 독립을 선언했다. 스웨덴 왕국에게 지배를 받던 핀란드는 1809년 스웨덴을 상대로 한 전쟁에서 승리한 러시아의 손에 넘어갔다. 하지만 기존 러시아 제국의 일부로 병합되지 않고 러시아 황제가 대공으로서 다스리는 자치 대공국이 되었다. 그래서 농노제와 전제 정치에 신음하는 기존 러시아 제국과는 차별된 영토로서 19세기 내내 러시아 본토보다 상당한 수준의 [&#8230;]]]></description>
										<content:encoded><![CDATA[<span style="font-size:0.9em; color:#5C78C6;">본 글은 원래 이글루스에 올렸던 글입니다. 이글루스가 종료되었기에 열람이 가능하도록 이곳으로 옮겼습니다. 기한이 지난 정보가 있을 수도 있고 사항에 따라 글을 쓴 후 의견이 바뀌었을 수도 있지만 오타 수정이나 발음 기호를 균일하게 고치는 것 외에는 원문 그대로 두었고 훗날 내용을 추가한 경우에는 이를 밝혔습니다. 외부 링크는 가능한 경우 업데이트했지만 오래되어 더이상 유효하지 않은 것은 그대로 남겨두었습니다. 날짜는 이글루스 게재 당시의 날짜로 표시합니다.</span><br>
<span style="color:#C5D2DB">—</span>
<p>핀란드가 독립 백주년을 맞았다. 핀란드는 1917년 12월 6일 러시아로부터 독립을 선언했다.</p>
<p>스웨덴 왕국에게 지배를 받던 핀란드는 1809년 스웨덴을 상대로 한 전쟁에서 승리한 러시아의 손에 넘어갔다. 하지만 기존 러시아 제국의 일부로 병합되지 않고 러시아 황제가 대공으로서 다스리는 자치 대공국이 되었다. 그래서 농노제와 전제 정치에 신음하는 기존 러시아 제국과는 차별된 영토로서 19세기 내내 러시아 본토보다 상당한 수준의 자치를 누렸다.</p>
<p>하지만 국민주의의 대두와 러시아 동화 정책에 대한 반발로 독립의 요구가 거세지던 참에 1917년 러시아 혁명으로 러시아 황제 니콜라이 2세가 물러나고 임시 정부가 들어선데 이어 11월에는 볼셰비키 혁명으로 임시 정부까지 무너지자 핀란드는 대공이 사라진 이상 더이상 러시아의 지배를 받을 법적 근거가 없다며 독립을 선언했다.</p>
<p>핀란드 원로원 의장 페르 에빈드 스빈후부드(Pehr Evind Svinhufvud, 1861년~1944년)가 독립 선언서를 낭독했으며 볼셰비키 지도자 블라디미르 레닌을 만나러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찾아갔다. 당시 러시아 제국에게 지배를 받던 여러 민족이 일제히 독립을 선언한 가운데 핀란드까지 붙들어둘 여력이 없었던 레닌은 마지못해 핀란드 독립을 승인했다.</p>
<p>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백 년 전에야 독립을 얻어낸 북유럽의 소국 핀란드는 우랄·알타이어학의 종주국으로서 한국어 계통 연구와도 깊이 관련된 역사가 있다.</p>
<figure id="attachment_107276" aria-describedby="caption-attachment-107276" style="width: 597px" class="wp-caption aligncenter"><img decoding="async" class="size-full wp-image-107276" src="https://pyogi.kkeutsori.com/wp-content/uploads/2025/12/f0074568_5a27e2109f04c.jpg" alt="" width="597" height="899" srcset="https://pyogi.kkeutsori.com/wp-content/uploads/2025/12/f0074568_5a27e2109f04c.jpg 597w, https://pyogi.kkeutsori.com/wp-content/uploads/2025/12/f0074568_5a27e2109f04c-199x300.jpg 199w" sizes="(max-width: 597px) 100vw, 597px" /><figcaption id="caption-attachment-107276" class="wp-caption-text">핀란드어로 쓰인 핀란드의 독립 선언서. 스웨덴어로도 작성되었다.</figcaption></figure>
<p>독립 선언서를 시작하는 Suomen Kansalle &#8216;수오멘 칸살레&#8217;는 &#8216;핀란드 국민에게&#8217;를 뜻한다. &#8216;핀란드&#8217;는 핀란드어로 Suomi &#8216;수오미&#8217;라고 하고 kansa &#8216;칸사&#8217;는 &#8216;국민&#8217;이라는 뜻이다(Finland &#8216;핀란드&#8217;는 스웨덴어 이름이다). 속격 어미 -n &#8216;~의&#8217;, 향격 어미 -lle &#8216;~위에&#8217;가 각각 붙은 것인데 Suomi의 속격형은 Suomen &#8216;수오멘&#8217;으로 어근이 약간 변한다. 핀란드어의 격어미는 한국어의 조사 비슷한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어근과 어미의 경계가 언제나 뚜렷하지는 않아서 라틴어처럼 격변화 형태를 배워야 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니 핀란드어는 한국어와 같은 교착어와 라틴어와 같은 굴절어의 중간 유형이라고 볼 수 있다.</p>
<h2>우랄 어족</h2>
<p>오늘날 유럽에서 쓰이는 언어는 대부분 인도·유럽 어족에 속한다. 튀르키예어, 타타르어를 비롯한 튀르크 제어와 바스크 지방에서 쓰이는 바스크어, 카프카스 산맥 근처에서 쓰이는 여러 소수 언어를 제외하면 유럽의 나머지 비인도·유럽어는 우랄 어족에 속한다. 오늘날 국가공용어로 쓰이는 핀란드어와 에스토니아어, 헝가리어가 우랄 어족에 포함된다. 핀란드만을 사이에 둔 이웃 핀란드와 에스토니아는 언어도 비슷해서 친근 관계라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예를 들어 핀란드어로 1, 2, 3, 4, 5는 yksi &#8216;윅시&#8217;, kaksi &#8216;칵시&#8217;, kolme &#8216;콜메&#8217;, neljä &#8216;넬리애&#8217;, viisi &#8216;비시&#8217;인데 에스토니아어로는 üks &#8216;윅스&#8217;, kaks &#8216;칵스&#8217;, kolm &#8216;콜름&#8217;, neli &#8216;넬리&#8217;, viis &#8216;비스&#8217;이다. 서로 알아들을 수 있을만큼 비슷한 것은 아니지만 독일어와 네덜란드어의 차이처럼 조금만 훈련하면 쉽게 배울 수 있는 정도이며 냉전 시대에는 에스토니아에서 핀란드 텔레비전 방송을 통해 핀란드어를 배워서 에스토니아어 화자 가운데는 핀란드어를 알아듣는 이가 많다.</p>
<p>그런데 헝가리어는 겉으로는 핀란드어와 에스토니아어와 별로 비슷해 보이지 않는다. 예를 들어 헝가리어로 1, 2, 3, 4, 5는 egy &#8216;에지&#8217;, kettő/két &#8216;케퇴/케트&#8217;, három &#8216;하롬&#8217;, négy &#8216;네지&#8217;, öt &#8216;외트&#8217;이다. 하지만 언어학자들은 헝가리어도 핀란드어와 에스토니아어와 친족 관계라는 것을 밝혀냈다. 1을 뜻하는 헝가리어 egy는 핀란드어 yksi나 에스토니아어 üks와는 어원이 다르지만 적어도 2, 3, 4, 5를 뜻하는 말은 세 언어 모두 뿌리가 같다. 어떻게 viisi/viis가 öt와 뿌리가 같다고 할 수 있는 것일까?</p>
<p>헝가리어와 핀란드어, 에스토니아어만 남아있다면 이들의 친족 관계는 밝히기 어려웠을 것이다. 하지만 러시아에서 쓰이는 여러 소수 언어를 통해 그 연결 고리를 추적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마리어로는 5를 вич vič &#8216;비치&#8217;라고 하며 코미어로는 вит vit &#8216;비트&#8217;, 한티어로는 вет wet &#8216;웨트&#8217;라고 하니 viisi/viis와 öt 사이에 보이는 간극을 메울 수 있다.</p>
<p style="text-align: center;"><strong>우랄 제어 수사 비교</strong></p>
<table align="center">
<tbody>
<tr>
<th><span style="font-size: small;"> </span></th>
<th><span style="font-size: small;">2</span></th>
<th><span style="font-size: small;">3</span></th>
<th><span style="font-size: small;">4</span></th>
<th><span style="font-size: small;">5</span></th>
</tr>
<tr>
<td><span style="font-size: small;">핀란드어</span></td>
<td><span style="font-size: small;">kaksi &#8216;칵시&#8217;</span></td>
<td><span style="font-size: small;">kolme &#8216;콜메&#8217;</span></td>
<td><span style="font-size: small;">neljä &#8216;넬리애&#8217;</span></td>
<td><span style="font-size: small;">viisi &#8216;비시&#8217;</span></td>
</tr>
<tr>
<td><span style="font-size: small;">에스토니아어</span></td>
<td><span style="font-size: small;">kaks &#8216;칵스&#8217;</span></td>
<td><span style="font-size: small;">kolm &#8216;콜름&#8217;</span></td>
<td><span style="font-size: small;">neli &#8216;넬리&#8217;</span></td>
<td><span style="font-size: small;">viis &#8216;비스&#8217;</span></td>
</tr>
<tr>
<td><span style="font-size: small;">마리어</span></td>
<td><span style="font-size: small;">кок <i>kok</i> &#8216;코크&#8217;</span></td>
<td><span style="font-size: small;">кум <i>kum</i> &#8216;쿰&#8217;</span></td>
<td><span style="font-size: small;">ныл <i>nəl</i> &#8216;널&#8217;</span></td>
<td><span style="font-size: small;">вич <i>vič</i> &#8216;비치&#8217;</span></td>
</tr>
<tr>
<td><span style="font-size: small;">코미어</span></td>
<td><span style="font-size: small;">кык <i>kyk</i> &#8216;키크&#8217;</span></td>
<td><span style="font-size: small;">куим <i>kuim</i> &#8216;쿠임&#8217;</span></td>
<td><span style="font-size: small;">нёль <i>njol’</i> &#8216;뇰&#8217;</span></td>
<td><span style="font-size: small;">вит <i>vit</i> &#8216;비트&#8217;</span></td>
</tr>
<tr>
<td><span style="font-size: small;">한티어</span></td>
<td><span style="font-size: small;">кӑт <i>kăt</i> &#8216;카트&#8217;</span></td>
<td><span style="font-size: small;">хәԓум <i>xəḷum</i> &#8216;헐룸&#8217;</span></td>
<td><span style="font-size: small;">нил <i>nil</i> &#8216;닐&#8217;</span></td>
<td><span style="font-size: small;">вет <i>wet</i> &#8216;웨트&#8217;</span></td>
</tr>
<tr>
<td><span style="font-size: small;">헝가리어</span></td>
<td><span style="font-size: small;">kettő/két &#8216;케퇴/케트&#8217;</span></td>
<td><span style="font-size: small;">három &#8216;하롬&#8217;</span></td>
<td><span style="font-size: small;">négy &#8216;네지&#8217;</span></td>
<td><span style="font-size: small;">öt &#8216;외트&#8217;</span></td>
</tr>
</tbody>
</table>
<p>핀란드어와 헝가리어가 같은 뿌리에서 나왔다는 주장은 17세기 후반에 처음 등장했다. 그 후 학자들은 꾸준한 연구를 통해 스칸디나비아 북부에서 쓰이는 사미어를 비롯하여 당시 러시아 제국에서 쓰인 여러 소수 언어가 이들과 친족 관계라는 것을 밝혀냈다. 19세기에 산스크리트어와 페르시아어, 그리스어, 라틴어가 뿌리가 같다는 것이 밝혀지면서 인도·유럽 어족 연구가 각광을 받기 시작할 즈음에 우랄 어족은 이미 상당한 연구가 되어있었던 것이다.</p>
<figure id="attachment_107277" aria-describedby="caption-attachment-107277" style="width: 600px" class="wp-caption aligncenter"><img decoding="async" class="size-full wp-image-107277" src="https://pyogi.kkeutsori.com/wp-content/uploads/2025/12/f0074568_5a27e7c338bd9.png" alt="" width="600" height="450" srcset="https://pyogi.kkeutsori.com/wp-content/uploads/2025/12/f0074568_5a27e7c338bd9.png 600w, https://pyogi.kkeutsori.com/wp-content/uploads/2025/12/f0074568_5a27e7c338bd9-300x225.png 300w" sizes="(max-width: 600px) 100vw, 600px" /><figcaption id="caption-attachment-107277" class="wp-caption-text">우랄 어족 분포도(<a href="https://commons.wikimedia.org/w/index.php?curid=28408682">Wikimedia</a>: Nug/Chumwa, CC BY-SA 3.0)</figcaption></figure>
<p>핀란드어와 한국어가 우랄·알타이 어족에 속한다고 알고 있는 사람이 많다. 핀란드어는 우랄 어족에 속한다. 하지만 1960년대부터 알타이 어족이 단일 계통이라는 그전까지의 학설에 의문이 제기되어 오늘날 언어학계에서는 알타이 어족을 더이상 확립된 어족으로 취급하지 않는다. 대신 알타이 어족에 속하는 어파로 취급되었던 것들이 어족으로 승격되어 튀르크 어족·몽골 어족·퉁구스 어족이라고 불린다. 이처럼 알타이 가설마저 지지를 잃은 오늘날 우랄 어족과 알타이 어족이 친족 관계라는 우랄·알타이 가설은 언어학계에서 완전히 폐기되었다. 그러니 핀란드어와 한국어는 친족 관계가 아니다.</p>
<h2>마티아스 카스트렌</h2>
<p>알타이 어족이라는 용어와 우랄·알타이 가설은 핀란드의 언어학자 마티아스 카스트렌(Matthias Castrén, 1813년~1852년)이 도입했다. 카스트렌은 알타이 어족에 튀르크 제어와 몽골 제어, 퉁구스 제어 뿐만이 아니라 오늘날 기준으로는 우랄 어족에 포함되는 핀·우그리아 제어와 사모예드 제어도 포함시켰다.</p>
<figure id="attachment_107278" aria-describedby="caption-attachment-107278" style="width: 215px" class="wp-caption aligncenter"><img loading="lazy" decoding="async" class="size-full wp-image-107278" src="https://pyogi.kkeutsori.com/wp-content/uploads/2025/12/f0074568_5a27e88898664.jpg" alt="" width="215" height="294" /><figcaption id="caption-attachment-107278" class="wp-caption-text">마티아스 카스트렌</figcaption></figure>
<p>카스트렌은 헬싱키 대학에서 신학 공부를 목적으로 고대 그리스어와 히브리어를 배우다가 핀란드어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그는 핀란드어의 뿌리를 찾아 아직 문자가 없는 여러 종족의 언어를 기록하고 연구하기 위해 라플란드와 카렐리아, 시베리아를 돌아다녔다. 1841년에는 핀란드의 언어학자 엘리아스 뢴로트(Elias Lönnrot, 1802년~1884년)와 함께 언어 연구를 위해 우랄 산맥 너머까지 답사를 떠났다. 뢴로트는 주로 카렐리아 지역에서 수집한 시를 바탕으로 핀란드의 국민 서사시라고 불리는 《칼레발라(Kalevala)》를 편찬한 장본인으로 카스트렌은 뢴로트와 같이 여행을 떠나기 전에 《칼레발라》를 핀란드어에서 스웨덴어로 번역하여 출판하기도 했다.</p>
<p>카스트렌은 단순한 유형 비교를 떠나 어휘와 어형 비교를 통해 핀·우그리아 제어와 사모예드 제어, 튀르크 제어, 몽골 제어, 퉁구스 제어(만주·퉁구스어)를 묶어 알타이 어족이라고 불렀다. 20세기 초에 핀·우그리아 제어와 사모예드 제어를 묶어 우랄 어족으로 부르게 되면서 카스트렌이 말한 알타이 어족은 우랄·알타이 어족이라고 부르게 되었다.</p>
<h2>구스타브 욘 람스테트</h2>
<p>핀란드의 언어학자 구스타브 욘 람스테트(Gustaf John Ramstedt, 1873년~1950년)는 학부 시절에 알타이 어족에 관심을 가지게 되어 아시아 전역을 누비며 몽골어, 칼미크어, 타타르어 등을 연구했다. 핀란드가 독립한 뒤 1919년부터 1929년까지 일본에 초대 핀란드 공사로 파견되어 일본어를 배웠으며 1924년부터는 수애 유진걸(水涯 柳震杰, 1918년~1950년 납북) 선생으로부터 한국어를 배웠다. 이후에 그는 한국어 연구에 전념하여 1928년에는 〈한국어에 관한 관견(Remarks on the Korean Language)〉라는 논문을 발표하였고 1939년에는 《한국어 문법(A Korean Grammar)》을, 1949년에는 《한국어 어원 연구(Studies in Korean Etymology)》를 펴냈다. 당시 영어로 된 거의 유일한 한국어 문법서였던 《한국어 문법》은 6·25 전쟁 때 유엔군이 한국어를 배우기 위해 활용하기도 했다.</p>
<p style="font-size:0.9em; color: #5C78C6;">2025. 12. 30. 추가 내용: 기존 표기 용례에서 스웨덴어의 Gustaf는 &#8216;구스타프&#8217;로 적고 있으므로 이 글을 처음 올렸을 때는 &#8216;구스타프&#8217;로 썼지만 이는 사실 Gustav의 구식 철자로서 핀란드 스웨덴어 기준으로 [ˈɡʉstav]로 발음되므로 &#8216;구스타브&#8217;로 표기를 수정하기로 했다. Svinhuvud의 구식 철자인 Svinhufvud를 &#8216;스빈후부드&#8217;로 적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p>
<figure id="attachment_107279" aria-describedby="caption-attachment-107279" style="width: 160px" class="wp-caption aligncenter"><img loading="lazy" decoding="async" class="size-full wp-image-107279" src="https://pyogi.kkeutsori.com/wp-content/uploads/2025/12/f0074568_5a27e8cb1a8bc.jpg" alt="" width="160" height="216" /><figcaption id="caption-attachment-107279" class="wp-caption-text">구스타브 욘 람스테트</figcaption></figure>
<p>람스테트는 한국어가 알타이 어족에 속하거나 적어도 친족 관계라는 것을 밝히려 노력했다. 다른 학자들은 일본어도 알타이 어족에 포함시키려 했으나 람스테트는 일본어가 그다지 알타이 어족과 가까운 관계는 아니라고 생각한 듯하다. 《한국어 어원 연구》에서는 한국어와 몽골어, 만주어, 튀르크어 어휘를 비교하며 알타이어 비교 언어학의 토대를 마련했다. 유럽 학자로는 최초로 한국어의 계통을 과학적으로 접근한 람스테트의 연구는 국어학자 이숭녕(李崇寧, 1908년~1994년)을 통해 국내에 소개되어 국내 학계에 큰 영향을 끼쳤다. 그래서 한국에서는 오랫동안 한국어가 알타이 어족에 속한다는 것이 정설로 굳게 자리잡았던 것이다.</p>
<p>그동안 교과서에도 한국어가 우랄·알타이 어족에 속한다고 알려졌던 것은 북유럽의 소국 핀란드가 배출한 두 거인 카스트렌과 람스테트의 연구 때문인 것이다.</p>
<h2>우랄·알타이 가설의 몰락</h2>
<p>이른바 우랄·알타이 언어 사이에 유형적으로 유사한 점이 많다는 것은 오래 전부터 알려져왔다. 대체로 접미사 위주의 굴절어이며 모음조화 현상을 보인다. 어순은 대개 주어-목적어-동사(SOV)를 따른다. 문법성(文法性)이 없으며 영어 have에 해당되는 동사가 따로 없다.</p>
<p>하지만 표면적 유사성만으로는 친족 관계를 밝힐 수 없다. 두 언어가 같은 계통이라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서는 유형적인 유사성이나 외견상 비슷한 낱말을 제시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규칙적인 음운 대응을 찾아내어 두 언어의 공통 조어를 재구할 수 있어야 한다. 이것이 비교언어학의 기초가 되는 비교방법(comparative method)이다.</p>
<p>카스트렌과 람스테트는 이처럼 비교방법을 사용하여 우랄·알타이 가설과 알타이어·한국어 동계설을 증명하려고 했다. 뒤를 이은 언어학자들도 이들처럼 알타이 제어를 비교하며 공통 조어를 재구하려 노력했고 뿌리가 같은 낱말을 찾으려 애썼다. 하지만 이른바 알타이 제어 사이에는 기초 어휘마저 심하게 차이가 나서 좀처럼 실마리가 보이지 않았다. 국어학자들도 한국어와 알타이 제어 사이의 관계를 연구하기 위해 힘을 기울였지만 람스테트가 연구한 범위를 벗어나기 어려웠다.</p>
<figure id="attachment_107280" aria-describedby="caption-attachment-107280" style="width: 600px" class="wp-caption aligncenter"><img loading="lazy" decoding="async" class="size-full wp-image-107280" src="https://pyogi.kkeutsori.com/wp-content/uploads/2025/12/f0074568_5a27eb0fc71bc.png" alt="" width="600" height="341" srcset="https://pyogi.kkeutsori.com/wp-content/uploads/2025/12/f0074568_5a27eb0fc71bc.png 600w, https://pyogi.kkeutsori.com/wp-content/uploads/2025/12/f0074568_5a27eb0fc71bc-300x171.png 300w" sizes="auto, (max-width: 600px) 100vw, 600px" /><figcaption id="caption-attachment-107280" class="wp-caption-text">알타이 어족에 속한다고 하는 여러 언어의 분포도;<br />튀르크 어족, 몽골 어족, 퉁구스 어족, 일본 어족, 한국 어족, 아이누 어족<br />(<a href="https://commons.wikimedia.org/wiki/File:Lenguas_altaicas.png">Wikimedia</a>: Fobos92, CC BY-SA 3.0)</figcaption></figure>
<p>1960년대부터 언어학자들은 기존의 연구 결과를 비판적으로 접근하면서 알타이 가설과 알타이어·한국어 동계설에 의문을 제기하기 시작했다. 그동안 알타이 제어에서 동근어로 제시되었던 것은 차용어 또는 우연히 표면적으로 비슷한 낱말이며 같은 계통이라는 주장은 뒷받침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p>
<p>또 람스테트의 《한국어 어원 연구》도 비판을 피하지 못했다. 한자어를 고유어로 잘못 안 것과 같은 기초적인 오류가 발견되었다. 스웨덴의 한국어학자 스타판 로센(Staffan Rosén, 1944년생)은 1979년 람스테트와 그의 제자인 러시아의 알타이어학자 니콜라이(혹은 니콜라스) 포페(Николай/Николас Поппе Nicholas Poppe, 1897년~1991년)가 제시한 한국어 어원 82개 가운데 21개만이 한국어 정보가 오류가 없었고 40여 개는 어형이나 뜻풀이가 크게 잘못되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p>
<p>계속된 논란 끝에 주요 언어학자들이 알타이 가설을 포기하기 시작했다. 그리하여 오늘날 언어학계에서 알타이 어족은 입증되지 않은 가설로 취급된다. 핀란드 알타이어학자 유하 얀후넨(Juha Janhunen, 1952년생)은 대표적인 알타이 가설 비판론자이다. 그는 알타이 제어의 유형적 유사성은 유라시아에서 서로 교류하면서 생겨난 것으로 설명한다. 실제 지리적으로 인접한 계통이 다른 언어 사이에 공통된 특징이 나타나는 현상은 폭넓게 관찰된다. 알타이 어족을 부정하는 알타이어학자라고 하면 이상하게 들릴 수 있지만 같은 계통이 아니더라도 수 천 년 동안 서로 이웃하면서 많은 특징을 공유하게 된 여러 언어를 같이 연구한다는 것이다. 얀후넨은 튀르크어와 몽골어, 퉁구스어, 한국어, 일본어의 조상이 모두 오래 전 만주 남부와 한반도 북부 어딘가에서 쓰였던 서로 이웃하는 언어였고 후에 각기 유라시아 전역으로 퍼진 것이라고 주장한다.</p>
<p>아직도 알타이 가설이 사실인지 연구하는 일부 학자들은 알타이 어족이 다른 어족에 비해 동근 어휘가 많지 않다는 것을 인정하면서 차용어가 아닌 실제 동근어 목록을 작성하려 힘을 기울이고 있다. 우랄 어족까지 끌어들여 우랄·알타이 어족이 성립한다는 주장은 주류 언어학계에서 아예 사라졌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핀란드에서 알타이 제어에 대한 관심이 사라진 것은 아니다.</p>
<h2>우랄·알타이어학의 종주국</h2>
<p>근대 국민 국가로서의 핀란드 정체성이 형성된 데는 다른 유럽 언어와는 전혀 다른 핀란드어가 큰 기여를 했다. 핀란드는 오랫동안 유럽의 변방이었다. 그러다가 13세기 이후 스웨덴의 지배를 통해 비로소 기독교와 문자를 전해받았다. 오랫동안 스웨덴어가 지배층이 쓰는 고급 언어였으며 문자 언어로서는 스웨덴어와 함게 라틴어가 쓰였다. 19세기에 활약한 카스트렌도 우랄어에 대한 연구를 라틴어로 저술할 정도였다. 요즘도 핀란드에서는 라틴어로 뉴스를 정기적으로 들려주는 라디오 방송국이 있다.</p>
<p>유하 얀후넨(Juha Janhunen)을 빼고 여기서 언급한 핀란드인, 즉 페르 에빈드 스빈후부드(Pehr Evind Svinhufvud), 마티아스 카스트렌(Matthias Castrén), 엘리아스 뢴로트(Elias Lönnrot), 구스타브 욘 람스테트(Gustaf John Ramstedt)는 모두 이름이 핀란드어식이 아닌 스웨덴어식이다. 오늘날에도 핀란드 인구 5% 정도가 스웨덴어를 모어로 쓰며 핀란드어와 스웨덴어가 둘 다 공용어로 쓰인다.</p>
<p>19세기에 핀란드 지식인들은 낭만주의와 국민주의 사조의 영향으로 그때까지 하찮은 농민 언어로 여겨지던 핀란드어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이들은 대부분 스웨덴어를 모어로 쓰는 지배 계층에서 나왔지만 핀란드어를 배우고 핀란드어를 집 안팎에서 사용하려 노력했다. 많은 이들은 이름을 핀란드어식으로 바꾸기까지 했다. 이들의 노력으로 핀란드어는 스웨덴어와 동등한 공용어 지위를 얻었다.</p>
<p>핀란드어를 배운 이들에게는 핀란드어가 인도·유럽 어족 게르만 어파에 속하는 스웨덴어와 전혀 다르다는 것은 너무나도 자명했다. 그래서 핀란드어의 뿌리에 대해 관심이 높았다. 그런데 이웃하는 러시아 제국 곳곳에서 핀란드어와 비슷한 언어가 쓰인다는 것이 알려지자 이들을 연구하기 위해 카스트렌 같은 이들이 나선 것이다. 핀란드어가 단지 핀란드 대공국에서 쓰이는 초라한 언어가 아니라 유라시아에 널리 퍼진 어족에 속한다는 것은 매혹적인 발견이었을 것이다.</p>
<figure id="attachment_107281" aria-describedby="caption-attachment-107281" style="width: 600px" class="wp-caption aligncenter"><img loading="lazy" decoding="async" class="size-full wp-image-107281" src="https://pyogi.kkeutsori.com/wp-content/uploads/2025/12/f0074568_5a27f513e825f.jpg" alt="" width="600" height="307" srcset="https://pyogi.kkeutsori.com/wp-content/uploads/2025/12/f0074568_5a27f513e825f.jpg 600w, https://pyogi.kkeutsori.com/wp-content/uploads/2025/12/f0074568_5a27f513e825f-300x154.jpg 300w" sizes="auto, (max-width: 600px) 100vw, 600px" /><figcaption id="caption-attachment-107281" class="wp-caption-text">헬싱키 대학 주 건물</figcaption></figure>
<p>오늘날 한국어와 핀란드어가 같은 계통이라는 가설은 우랄·알타이 가설과 함께 폐기되었지만 이런 유산으로 인해 핀란드는 우랄어학과 알타이어학의 종주국으로 남아있다. 람스테트는 헬싱키 대학에서 1917년 최초로 &#8216;알타이어학&#8217; 수석교수가 되었고 1933년에는 최초로 한국어 과목을 개설하였다. 중앙아시아 한인을 연구한 고 고송무(1947년~1993년) 교수는 헬싱키 대학에서 우랄어를 전공한 후 한국학부를 맡기도 했다. 핀란드어와 한국어는 친족 관계가 아니라도 이처럼 깊은 역사적인 인연이 있는 것이다.</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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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여자부 경기가 없는 유일한 올림픽 종목, 노르딕 복합</title>
		<link>https://pyogi.kkeutsori.com/2026/01/30/%ec%97%ac%ec%9e%90%eb%b6%80-%ea%b2%bd%ea%b8%b0%ea%b0%80-%ec%97%86%eb%8a%94-%ec%9c%a0%ec%9d%bc%ed%95%9c-%ec%98%ac%eb%a6%bc%ed%94%bd-%ec%a2%85%eb%aa%a9-%eb%85%b8%eb%a5%b4%eb%94%95-%eb%b3%b5%ed%95%a9/</li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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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c:creator><![CDATA[끝소리]]></dc:creator>
		<pubDate>Fri, 30 Jan 2026 09:53:13 +0000</pubDate>
				<category><![CDATA[미분류]]></category>
		<category><![CDATA[스웨덴어]]></category>
		<category><![CDATA[영어]]></category>
		<category><![CDATA[핀란드어]]></categ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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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CDATA[노르딕 복합은 스키 점프와 크로스컨트리 스키를 결합한 종목이다. 1924년 프랑스 샤모니에서 열린 제1회 동계 올림픽에서부터 정식 종목으로 채택되었다. 그러나 100년이 넘도록 올림픽 노르딕 복합은 남자부 경기만 치러지고 있으며 국제 올림픽 위원회(IOC)의 결정에 따르면 2월에 열리는 2026년 밀라노·코르티나 동계 올림픽에서도 남자 선수들만 참가 기회가 주어진다. 하계와 동계 올림픽을 통틀어서 여자 선수가 참가할 수 없는 유일한 종목이다. [&#8230;]]]></description>
										<content:encoded><![CDATA[<p style="font-size:0.9em; color: #5C78C6;">본 글은 원래 페이스북에 올렸던 것으로 원문은 <a href="https://www.facebook.com/kkeutsori/posts/pfbid0q1Fu4pcShkmNwQKxqpxxd5i7CnjyFScSMwkR5u9QFNJA7gDTNAeSAeBofdejxZ25l">여기</a>에서 확인 가능합니다. 날짜는 페이스북 게재 당시의 날짜로 표시합니다.</p>
<p>노르딕 복합은 스키 점프와 크로스컨트리 스키를 결합한 종목이다. 1924년 프랑스 샤모니에서 열린 제1회 동계 올림픽에서부터 정식 종목으로 채택되었다. 그러나 100년이 넘도록 올림픽 노르딕 복합은 남자부 경기만 치러지고 있으며 국제 올림픽 위원회(IOC)의 결정에 따르면 2월에 열리는 2026년 밀라노·코르티나 동계 올림픽에서도 남자 선수들만 참가 기회가 주어진다. 하계와 동계 올림픽을 통틀어서 여자 선수가 참가할 수 없는 유일한 종목이다.</p>
<p>IOC는 여자부 제외의 이유로 종목 자체의 인기가 저조하며 여자 선수들의 경쟁력이 뒤처진다는 것을 들었다. 그러나 선수들은 올림픽 종목으로 채택이 되어야 경쟁력이 향상될 수 있다고 역설한다. 일례로 2026년 올림픽 출전을 목표로 했던 영국의 유망주 매니 쿠퍼(Mani Cooper [ˈmæni ˈkuːpə<i>ɹ</i>], 2003년생)는 IOC의 결정 때문에 올림픽 종목이 아니라는 이유로 자국 협회의 지원을 받지 못하고 노르딕 복합 선수의 꿈을 접어야 했다.</p>
<p>나아가서 IOC는 2026년 올림픽 이후 노르딕 복합 종목을 총체적으로 재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혀 양성 평등을 핑계로 아예 종목 자체를 올림픽에서 퇴출시킬 수도 있다는 위기감이 돌고 있다.</p>
<p>틱톡 동영상을 통해 IOC의 결정에 대해 불만을 표시하며 화제가 된 미국의 노르딕 복합 선수 아니카 말러신스키(Annika Malacinski, 2001년생)는 1월 31일에 오스트리아 제펠트(Seefeld [ˈzeːfɛlt])에서 열리는 노르딕 복합 월드컵 대회에서 여자 선수들이 경기 시작 전에 &#8216;예외는 없다(no exception)&#8217;라는 뜻으로 스키 폴을 X자 모양으로 들어 보이는 시위를 벌일 것이라고 예고했다.</p>
<p>한편 아니카 말러신스키의 동생 니클러스 말러신스키(Niklas Malacinski, 2003년생) 역시 노르딕 복합 선수로 2026년 올림픽 출전권을 따냈다. 그는 생애 첫 올림픽 출전에 기뻐하면서도 누나와 같이 할 수 없다는 것을 아쉬워하며 여자 선수들의 올림픽 참가를 지지하는 게시물을 인스타그램에 올렸다.</p>
<p>아니카와 니클러스 말러신스키 남매는 아버지가 미국인, 어머니가 핀란드인으로 미국과 핀란드 복수 국적이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노르딕 복합은 북유럽에서 유래했는데 말러신스키 남매는 핀란드 쪽 친척들을 통해서 미국에서는 생소한 이 종목에 입문했다고 한다.</p>
<p>Annika와 Niklas는 핀란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스웨덴어식 이름이다. 스웨덴어는 핀란드어와 함께 핀란드의 공용어이며 꼭 스웨덴어를 모어로 쓰지 않는 이들도 스웨덴어식 이름을 쓰는 경우가 많다. 핀란드어 및 스웨덴어 발음에 따른 표기는 각각 &#8216;안니카&#8217;, &#8216;니클라스&#8217;이다.</p>
<p>Annika는 영어권에서도 가끔 볼 수 있는데 보통 [ˈænɪkə] &#8216;애니카&#8217;로 발음된다. 하지만 동영상에서 볼 수 있듯이 아니카 말러신스키의 본인 발음은 [ˈɑːnɪkə ˌmɑːləˈsɪnski] &#8216;아니카 말러신스키&#8217;이다. 핀란드식 발음을 좀 더 흉내내는 것이다. 미국 영어에서는 모음의 장단 구별이 대체로 사라졌기 때문에 사실 PALM 모음은 [ɑː] 대신 [ɑ]를 써서 [ˈɑnɪkə ˌmɑləˈsɪnski]로 쓰는 것이 더 실제 발음에 가깝다.</p>
<div class="ast-oembed-container " style="height: 100%;"><iframe loading="lazy" title="Annika Malacinski | Summer Training Update -  Nordic Combined USA" width="563" height="1000" src="https://www.youtube.com/embed/yaay1ISEUFk?feature=oembed" frameborder="0" allow="accelerometer; autoplay; clipboard-write; encrypted-media; gyroscope; picture-in-picture; web-share" referrerpolicy="strict-origin-when-cross-origin" allowfullscreen></iframe></div>
<p>대신 영국 영어에서는 모음의 장단 구별이 확실하게 유지되기 때문에 Annika와 Malacinski의 첫 음절에 긴 모음인 [ɑː]를 좀처럼 쓰지 않는다. 대신 TRAP 모음 [æ]가 한국어 화자에게는 &#8216;아&#8217;로 들릴 수 있는 개모음 [a]로 발음되기 때문에 차용어에서 원어의 [a]는 보통 [æ]로 흉내낸다. 그러니 영국 영어에서는 같은 이름이 [ˈænɪkə ˌmæləˈsɪnski]로 발음되는데 이것도 한국어 화자에는 &#8216;아니카 말러신스키&#8217;로 들린다.</p>
<p>이처럼 원어의 [a]를 미국 영어에서는 PALM 모음 [ɑː], 영국 영어에서는 TRAP 모음 [æ]로 흉내내는 경우는 한글 표기에서도 &#8216;아&#8217;를 쓰는 것이 자연스럽다. 가끔 이런 모음을 PASTA 모음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이탈리아어 pasta [ˈpasta] &#8216;파스타&#8217;를 차용한 영어 단어 pasta를 미국 영어에서는 [ˈpɑːstə], 영국 영어에서는 [ˈpæstə]로 보통 발음한다. 이런 경우는 영어 발음을 따르더라도 한글 표기는 이탈리아어 pasta의 표기처럼 &#8216;파스타&#8217;로 통일해야 하겠다.</p>
<p>마찬가지로 Francesca [<small>영:</small> fɹænˈʧɛskə, <small>미:</small> fɹɑːnˈʧɛskə], Natasha [<small>영:</small> nəˈtæʃə, <small>미:</small> nəˈtɑːʃə], Sasha [<small>영:</small> ˈsæʃə, <small>미:</small> ˈsɑːʃə] 같은 이름은 각각 &#8216;프란체스카&#8217;, &#8216;너타샤&#8217;, &#8216;사샤&#8217;로 적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물론 이처럼 다른 언어에서 최근에 차용한 이름의 영어 발음도 통일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한글 표기에 혼란이 있을 수 있다. Annika는 미국에서도 [ˈænɪkə]로 흔히 발음하니 간혹 &#8216;아니카&#8217;로 발음하는 이가 있더라도 &#8216;애니카&#8217;로 통일하는 것이 좋지 않겠느냐고 볼 수도 있다. 그래도 여기서는 본인 발음을 존중하여 &#8216;아니카&#8217;로 적기로 했다.</p>
<p>Niklas는 영어로 [ˈnɪkləs] &#8216;니클러스&#8217;로 발음되는데 흔한 영어 이름인 Nicholas [ˈnɪk<i>ə</i>ləs] &#8216;니컬러스&#8217;도 가운데 음절의 [ə]가 생략되면서 두 음절로 축약되어 동일하게 &#8216;니클러스&#8217;로 발음되는 경우가 많다.</p>
<p>Malacinski의 정확한 유래는 알 수 없지만 아마도 폴란드어 Małaczyński &#8216;마와친스키&#8217;나 우크라이나어 Малачинський(Malachyns&#8217;kyi) &#8216;말라친스키&#8217; 같은 슬라브어식 성씨를 영어식으로 철자를 단순화한 것으로 보인다. 슬라브어에서는 성씨도 남성형과 여성형이 나뉘기 때문에 여자 성씨로는 Małaczyńska &#8216;마와친스카&#8217;, Малачинська(Malachyns&#8217;ka) &#8216;말라친스카&#8217;와 같이 쓰지만 영어권에 이민한 이의 성씨는 보통 남녀를 불문하고 동일한 남성형을 쓴다.</p>
<p>말러신스키 남매는 핀란드 국적도 있으니 스웨덴어나 핀란드어 발음에 따라 표기하면 아마도 &#8216;안니카 말라신스키&#8217;, &#8216;니클라스 말라신스키&#8217;가 될 것이다. 물론 Malacinski는 스웨덴어나 핀란드어에서 유래한 이름이 아니고 미국을 대표하는 선수들의 이름이므로 원칙적으로는 영어 발음을 기준으로 한글로 표기하는 것이 낫겠지만 차라리 &#8216;안니카 말라신스키&#8217;, &#8216;니클라스 말라신스키&#8217;로 쓰는 것이 더 직관적인 표기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앞서 예를 든 Natasha도 꼭 영어 발음을 기준으로 한 &#8216;너타샤&#8217;로 쓰기보다는 다른 대다수 언어에서 쓰는 발음을 기준으로 &#8216;나타샤&#8217;로 적는 것이 자연스럽게 느껴진다. 하지만 잠재적으로 영어권에서 쓰이는 모든 이름을 한글로 표기할 수 있는 것이 목적이라면 언제 이런 예외를 둘 것인지 기준을 마련해야 하니 쉬운 일은 아니다.</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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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한국어 발음에 [f]를 혼용하는 현상</title>
		<link>https://pyogi.kkeutsori.com/2009/09/04/%ed%95%9c%ea%b5%ad%ec%96%b4-%eb%b0%9c%ec%9d%8c%ec%97%90-f%eb%a5%bc-%ed%98%bc%ec%9a%a9%ed%95%98%eb%8a%94-%ed%98%84%ec%83%81/</li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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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c:creator><![CDATA[끝소리]]></dc:creator>
		<pubDate>Fri, 04 Sep 2009 11:42:42 +0000</pubDate>
				<category><![CDATA[한글과 한국어]]></category>
		<category><![CDATA[외래어]]></category>
		<category><![CDATA[일본어]]></category>
		<category><![CDATA[핀란드어]]></category>
		<category><![CDATA[필리핀어]]></category>
		<category><![CDATA[한국어]]></categ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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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CDATA[[f] 외국어에 있는데 한국어에 없는 발음으로 대표적인 것이 무성 순치 마찰음 [f]이다. 영어를 비롯한 대부분의 유럽 언어, 중국어, 아랍어, 힌디어, 태국어, 베트남어 등 우리가 접하는 주요 외국어에서 흔히 쓰이는 발음이지만 한국어에는 비슷한 발음조차 없어 &#8216;ㅍ&#8217;, 즉 [pʰ]로 흉내낸다. [f]는 윗니와 아랫입술로 조음한다 해서 순치음으로 분류되는데 한국어에는 순치음 자체가 없고, 좁은 틈으로 공기를 마찰시켜 내보내는 소리라고 [&#8230;]]]></description>
										<content:encoded><![CDATA[<span style="font-size:0.9em; color:#5C78C6;">본 글은 원래 이글루스에 올렸던 글입니다. 이글루스가 종료되었기에 열람이 가능하도록 이곳으로 옮겼습니다. 기한이 지난 정보가 있을 수도 있고 사항에 따라 글을 쓴 후 의견이 바뀌었을 수도 있지만 오타 수정이나 발음 기호를 균일하게 고치는 것 외에는 원문 그대로 두었고 훗날 내용을 추가한 경우에는 이를 밝혔습니다. 외부 링크는 가능한 경우 업데이트했지만 오래되어 더이상 유효하지 않은 것은 그대로 남겨두었습니다. 날짜는 이글루스 게재 당시의 날짜로 표시합니다.</span><br>
<span style="color:#C5D2DB">—</span>
<div style="text-align: center;"><span style="font-size: xx-large;">[f]</span></div>
<p>외국어에 있는데 한국어에 없는 발음으로 대표적인 것이 무성 순치 마찰음 [f]이다. 영어를 비롯한 대부분의 유럽 언어, 중국어, 아랍어, <del>힌디어,</del> 태국어, 베트남어 등 우리가 접하는 주요 외국어에서 흔히 쓰이는 발음이지만 한국어에는 비슷한 발음조차 없어 &#8216;ㅍ&#8217;, 즉 [pʰ]로 흉내낸다<span style="color: #5C78C6;">(수정: 힌디어는 외래어에만 [f]를 쓰니 제외)</span>. [f]는 윗니와 아랫입술로 조음한다 해서 순치음으로 분류되는데 한국어에는 순치음 자체가 없고, 좁은 틈으로 공기를 마찰시켜 내보내는 소리라고 해서 마찰음으로 분류되는데 한국어에서 마찰음은 &#8216;ㅅ&#8217; 계열 변이음과 &#8216;ㅎ&#8217; 계열 변이음 뿐이다.</p>
<p>그런데 요즘은 한국어로 말하면서도 [f]를 쓰는 것을 흔히 들을 수 있다. 물론 다른 언어도 구사하는 화자들 가운데는 외래어를 발음할 때마다 해당 외국어의 발음에 가깝게 발음하는 이들도 일부 있다. 하지만 [f]를 섞어 쓰는 현상은 더 보편적인 것 같다. 한국어에 없는 다른 발음, 즉 [v, θ, ð, ɹ] 등은 쓰지 않고 다른 것은 다 표준 한국어 발음대로 하는데 유독 [f]만 섞어 쓰는 것이다.</p>
<p>심지어 일부 아나운서들도 &#8216;펀드(fund)&#8217;, &#8216;프랑스(France)&#8217; 등의 &#8216;ㅍ&#8217;을 한국어에서 보통 쓰는 [pʰ] 대신 [f]로 대체하여 발음하는 것을 들을 수 있다.</p>
<p style="text-align: center;"><img loading="lazy" decoding="async" class="aligncenter wp-image-106493 size-full" src="https://pyogi.kkeutsori.com/wp-content/uploads/2024/05/f0074568_4aa0cc65e2c15.gif" alt="" width="288" height="240" />[f] 음을 나타내는 가상의 한글 자모 상상도(재미 삼아 그린 것이니 너무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마시길). 보통은 무성 양순 마찰음 [ɸ]의 음가를 가졌다고 생각되는 옛 한글 자모 &#8216;ㆄ'(순경음 ㅍ)을 쓰자는 주장이 많다. 글꼴은 나눔명조.</p>
<p>혹자는 이와 같이 외래어의 발음에서 [f]를 쓰는 것을 외국어 발음을 그대로 흉내내는 것으로 묘사하지만, 그것과는 약간의 거리가 있다. &#8216;펀드&#8217;를 영어의 fund처럼 [fʌnd]라고 발음하는 것이 아니라 &#8216;으&#8217; 음을 붙여서 [fʌndɯ]라고 발음한다. &#8216;펀드&#8217;의 보통 한국어 발음은 [pʰʌndɯ]인데 여기서 [pʰ]를 [f]로 대체하기만 한 것이다. 마찬가지로 &#8216;프랑스&#8217;는 [pʰɯɾaŋs&#8221;ɯ]라는 일반적인 발음에서 [pʰ]만 [f]로 대체한 [fɯɾaŋs&#8221;ɯ]로 발음한다. F 발음을 한다는 것 외에는 프랑스어의 [fʁɑ̃s]나 영어의 [fɹɑːns]에 특별히 가깝게 발음하지는 않는다.</p>
<p>이런 화자들은 원어에 [f]가 들어가는 외래어를 원어 발음대로 한다기보다는 한국어의 기본적인 음소 목록에 [f]를 추가하는 것이라고 분석할 수 있다.</p>
<h2>다른 언어의 사례</h2>
<p>전세계 언어의 음운 체계를 분석할 때 그 언어의 고유 어휘에는 쓰이지 않는데 외래어의 발음에만 쓰이는 음운을 흔히 찾을 수 있다. 한국어와 마찬가지로 [f] 음이 기본 음소가 아닌 언어들을 몇몇 알아보자.</p>
<p><strong>필리핀어.</strong> 필리핀어는 타갈로그(Tagalog)라는 언어를 표준화한 필리핀의 국어이며 [f]나 [v] 음을 사용하지 않는다. 필리핀은 스페인(에스파냐)과 미국의 통치를 받은 적이 있어 스페인어와 영어에서 받아들인 어휘가 많은데, 원어의 [f]는 [p]로, [v]는 [b]로 대체한다. 스페인어의 fiesta는 필리핀어에서 piyesta 또는 pista이고 영어의 television은 필리핀어에서 telebisyon으로 받아들였다.</p>
<p>필리핀어에서 쓰는 로마 문자에는 F, V 등의 문자도 포함된다. 많은 이들이 스페인어 또는 영어 이름을 쓰기 때문이다. 발음 안내 사이트 Forvo.com에서 한 필리핀어 화자가 1965년에서 1986년까지 장기 집권한 페르디난드 마르코스(Ferdinand Marcos) 대통령의 이름을 발음하는 것을 들으니 [f] 발음을 분명히 하고 있다(<a href="http://forvo.com/word/ferdinand_marcos/">발음 듣기</a>). 그러니 필리핀어에서는 일반 외래어에는 원어의 [f]를 [p]로 대체하지만, 이름과 같은 특수한 경우에 [f]를 쓰기도 하는 듯하다.</p>
<p style="text-align: center;"><img loading="lazy" decoding="async" class="aligncenter size-full wp-image-106494" src="https://pyogi.kkeutsori.com/wp-content/uploads/2024/05/f0074568_4aa0fc344569d.jpg" alt="" width="200" height="315" srcset="https://pyogi.kkeutsori.com/wp-content/uploads/2024/05/f0074568_4aa0fc344569d.jpg 200w, https://pyogi.kkeutsori.com/wp-content/uploads/2024/05/f0074568_4aa0fc344569d-190x300.jpg 190w" sizes="auto, (max-width: 200px) 100vw, 200px" />필리핀의 페르디난드 마르코스(Ferdinand Marcos). (<a href="http://commons.wikimedia.org/wiki/File:Marcos_with_Bosworths.jpg">사진 출처</a>)</p>
<p><strong>핀란드어.</strong> 남서부 방언을 제외하면 핀란드어 고유 어휘에서는 [f]가 쓰이지 않는다. 대신 핀란드어에는 v로 표기하는 음이 있는데, [f]와 조음 위치가 같은 순치 접근음 [ʋ]이다. 이 [ʋ]는 [v]와 비슷하지만 마찰이 없어 [w]와 [v] 중간 음으로 들린다. 오래 전에 들어온 외래어에서 원어의 [f]는 보통 [ʋ]로, 어중에서는 때로 [hʋ]로 대체된다. 예를 들어 &#8216;커피&#8217;를 뜻하는 스웨덴어의 kaffe는 핀란드어에서 kahvi로 받아들였다.</p>
<p>하지만 더 최근 들어온 외래어에서는 원어의 [f]는 f로 표기하는데, 이 때 발음도 [f]로 하는 것이 원칙이다. 일상 언어에서 때로 f로 적은 것도 [ʋ]로 발음하기도 한다. &#8216;아스팔트&#8217;를 뜻하는 asfaltti, &#8216;유니폼&#8217;을 뜻하는 uniformu가 최근 들어온 외래어로서 f 표기를 쓰는 예이다. 이들은 때로 [f]를 [ʋ]로 대체한 발음을 반영해 asvaltti, univormu라고 쓰기도 한다.</p>
<p><strong>일본어.</strong> 일본어에는 [f]음이 없지만 /h/가 /u/ 앞에 올 때, 즉 は행의 ふ에서 양순 마찰음 [ɸ]로 발음된다. 이 소리는 위아래 입술로 조음되는 것이 다를 뿐 [f]에 꽤 가까운 소리이다. ふ는 널리 쓰이는 헵번식 로마자 표기에서 fu로 표기하며 훈령식 표기와 일본식 표기에서는 hu로 표기한다. 일본어 고유 어휘에서 [ɸ]는 /u/ 앞에서만 발음될 수 있다.</p>
<p>역사가 오래된 외래어일수록 원어의 [f]가 /u/ 이외의 모음 앞에 올 때는 /h/ 또는 드물게 /p/로 대체했다. 포르투갈어의 confeito는 金米糖(kompeitō)가 되었으며 네덜란드어의 koffie는 コーヒー(kōhī), morfine는 モルヒネ(moruhine)가 되었다. 영어의 wafers는 ウエハース(wehās)로 받아들였다. 한국에서도 영어 발음을 직접 받아들인 &#8216;웨이퍼&#8217;보다 일본어를 거친 &#8216;웨하스&#8217;가 더 널리 쓰이는 듯하다.</p>
<p style="text-align: center;"><img loading="lazy" decoding="async" class="aligncenter size-full wp-image-106495" src="https://pyogi.kkeutsori.com/wp-content/uploads/2024/05/f0074568_4aa0ecbe68722.jpg" alt="" width="300" height="300" srcset="https://pyogi.kkeutsori.com/wp-content/uploads/2024/05/f0074568_4aa0ecbe68722.jpg 550w, https://pyogi.kkeutsori.com/wp-content/uploads/2024/05/f0074568_4aa0ecbe68722-300x300.jpg 300w, https://pyogi.kkeutsori.com/wp-content/uploads/2024/05/f0074568_4aa0ecbe68722-150x150.jpg 150w" sizes="auto, (max-width: 300px) 100vw, 300px" />웨이퍼(wafer)는 일본어 ウエハース를 거친 &#8216;웨하스&#8217;로 더 널리 알려져있다.</p>
<p>하지만 더 최근에 들어온 외래어에서는 일본어 고유 어휘에서는 /u/ 앞에서만 쓰는 [ɸ]를 다른 모음 앞에서도 쓰고 가타카나로 ファ [ɸa], フィ [ɸi], フェ [ɸe], フォ [ɸo] 등으로 표기한다. 영어의 fight는 ファイト(faito), 프랑스어의 profil은 プロフィール(purofīru)가 되는 식이다.</p>
<p>이와 같은 사례들을 통해 최근에 들어온 외래어에 한해 원어의 음운 제약이 느슨해지는 것은 드문 일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외래어의 발음을 위해 [f] 발음을 허용하는 경우도 일부 화자는 더 익숙한 다른 발음으로 대체하기도 해 새 음소로서의 지위는 불안정하다.</p>
<h2>한국어에 [f] 발음을 추가하는 것은 바람직한가?</h2>
<p>많은 한국어 화자들이 [f]를 외래어의 발음에 일상적으로 사용하기 시작하면 [f]도 제한적으로나마 한국어 음소로 간주해야 할 날이 올지도 모른다. 하지만 지금은 [f]를 섞어 쓰는 화자들마저 실제 [f]와 [pʰ]를 규칙적으로 구분하는 것 같지는 않다. [f]를 발음할 수 있다고 해서 [f]와 [p] 소리를 꼭 구별할 수 있는 것은 아니고 외국어에 대한 웬만한 지식 없이는 언제 [f]를 써야 하는지 알기도 힘들다. 한글 표기로는 외래어의 원음이 [f]인지 [p]인지 구별 없이 &#8216;ㅍ&#8217;으로 적기 때문에 원어에서 [p]를 쓰는 경우에도 [f]를 쓰는 일도 드물지 않다. 테니스 중계를 하는 해설자가 &#8216;포인트(point)&#8217;를 발음하며 계속해서 [f] 발음을 쓰는 것을 본 적이 있다. &#8216;프로페셔널(professional)&#8217;, &#8216;펠프스(Phelps)&#8217;처럼 원어에 [f]와 [p]가 섞인 경우는 더욱 실수가 많다.</p>
<p>어떻게 보면 [f] 발음은 원어의 발음을 존중해서 쓰는 것이 아니라 단지 외래어의 발음을 외국어답게 들리게 하기 위해서 무의식적으로 외래어의 &#8216;ㅍ&#8217; 발음에 무조건 사용하는 경향이 있는지도 모른다.</p>
<p>외국어 교육이 아무리 보급되었다 해도 한국어 화자 가운데 많은 이들은 [f] 발음을 하지 못한다. 또 한국어를 모어로 쓰는 사람이 외국어를 배워 유창하게 구사하는 경우도 해당 언어에서 [f]와 [p]를 혼동하는 실수를 흔히 본다. 이를 생각하면 [f]를 외래어 발음이라는 제한적인 용도로라도 한국어의 발음에 추가하는 것은 무리라는 생각이 든다. 외래어를 발음할 때에 원 발음에 최대한 가깝게 하려는 시도는 이해할 수 있지만, 대다수 언중이 발음하고 구별하기에 너무 낯선 발음을 써서 언어 생활에 혼란을 부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p>
<p>물론 위의 다른 언어 사례에서 본 것처럼 상황이 바뀔 여지가 없는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위들 언어는 [f]를 받아들인 발음을 표기하는 방식이 따로 있다. 필리핀어와 핀란드어는 f를 써서, 일본어는 フ를 써서 기존의 음운과 구별한다. 한글로 [f]를 기존 다른 발음과 구별하여 적게 되지 않는 이상 앞으로도 [f]가 한국어에서도 쓰이는 발음으로 인정되기는 힘들 것 같다.</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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