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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포르투갈어 &#8211; 끝소리</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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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세계의 말과 글</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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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포르투갈어 &#8211; 끝소리</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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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8216;리스보아(리스본)&#8217;와 &#8216;구스망&#8217;: 포르투갈어 유성 자음 앞 s의 표기</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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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c:creator><![CDATA[끝소리]]></dc:creator>
		<pubDate>Mon, 14 Nov 2016 08:10:24 +0000</pubDate>
				<category><![CDATA[표기 용례]]></category>
		<category><![CDATA[구스망]]></categ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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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CDATA[언덕 골목길을 오르내리는 전차로 유명한 포르투갈의 수도 리스본은 영어로 Lisbon [ˈlɪzbən] &#8216;리즈번&#8217;, 독일어로 Lissabon [ˈlɪsa⁽ˈ⁾bɔn] &#8216;리사본&#8217;, 프랑스어로는 Lisbonne [lisbɔn → liz-] &#8216;리스본&#8217;으로 불리지만 포르투갈어 이름은 Lisboa [포르투갈: ɫiʒˈβ̞oɐ, 브라질: ɫizˈboɐ], 에스파냐어 이름도 Lisboa [lizˈβ̞oa]이다.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8216;리스본&#8217;의 원어 표기를 영어식으로 Lisbon이라고 하지만 외래어 표기법을 따지면 &#8216;리스본&#8217;은 오히려 프랑스어 Lisbonne을 따른 표기와 일치한다. 물론 &#8216;리스본&#8217;이 프랑스어에서 왔다는 [&#8230;]]]></description>
										<content:encoded><![CDATA[<span style="font-size:0.9em; color:#5C78C6;">본 글은 원래 이글루스에 올렸던 글입니다. 이글루스가 종료되었기에 열람이 가능하도록 이곳으로 옮겼습니다. 기한이 지난 정보가 있을 수도 있고 사항에 따라 글을 쓴 후 의견이 바뀌었을 수도 있지만 오타 수정이나 발음 기호를 균일하게 고치는 것 외에는 원문 그대로 두었고 훗날 내용을 추가한 경우에는 이를 밝혔습니다. 외부 링크는 가능한 경우 업데이트했지만 오래되어 더이상 유효하지 않은 것은 그대로 남겨두었습니다. 날짜는 이글루스 게재 당시의 날짜로 표시합니다.</span><br>
<span style="color:#C5D2DB">—</span>
<p>언덕 골목길을 오르내리는 전차로 유명한 포르투갈의 수도 리스본은 영어로 Lisbon [ˈlɪzbən] &#8216;리즈번&#8217;, 독일어로 Lissabon [ˈlɪsa⁽ˈ⁾bɔn] &#8216;리사본&#8217;, 프랑스어로는 Lisbonne [lisbɔn → liz-] &#8216;리스본&#8217;으로 불리지만 포르투갈어 이름은 Lisboa [포르투갈: ɫiʒˈβ̞oɐ, 브라질: ɫizˈboɐ], 에스파냐어 이름도 Lisboa [lizˈβ̞oa]이다.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8216;리스본&#8217;의 원어 표기를 영어식으로 Lisbon이라고 하지만 외래어 표기법을 따지면 &#8216;리스본&#8217;은 오히려 프랑스어 Lisbonne을 따른 표기와 일치한다. 물론 &#8216;리스본&#8217;이 프랑스어에서 왔다는 것은 아니고 영어식 Lisbon을 철자식으로 표기한 것으로 비슷한 경우인 일본어 이름 リスボン <em>Risubon</em> &#8216;리스본&#8217;의 영향도 받은 관용 표기로 볼 수 있다.</p>
<figure id="attachment_107153" aria-describedby="caption-attachment-107153" style="width: 511px" class="wp-caption aligncenter"><img fetchpriority="high" decoding="async" class="size-full wp-image-107153" src="https://pyogi.kkeutsori.com/wp-content/uploads/2025/12/f0074568_5827853ed21ca.png" alt="" width="511" height="566" srcset="https://pyogi.kkeutsori.com/wp-content/uploads/2025/12/f0074568_5827853ed21ca.png 511w, https://pyogi.kkeutsori.com/wp-content/uploads/2025/12/f0074568_5827853ed21ca-271x300.png 271w" sizes="(max-width: 511px) 100vw, 511px" /><figcaption id="caption-attachment-107153" class="wp-caption-text">리스본의 문장. mui nobre e sempre leal cidade de Lisboa는 &#8216;매우 고귀하고 언제나 충성스러운 도시 리스본&#8217;을 뜻한다(<a href="https://commons.wikimedia.org/w/index.php?curid=303534">Wikimedia</a>: Sérgio Horta, CC BY-SA 3.0).</figcaption></figure>
<p>이 지명은 고전 라틴어의 Olisīpō &#8216;올리시포&#8217;에 대응되는 속(俗)라틴어 Olisipona &#8216;올리시포나&#8217;에서 유래했다. 고대 그리스어로는 Ὀλισσιπών(Olissipṓn) &#8216;올리시폰&#8217; 또는 Ὀλισσιπόνα(Olissipóna) &#8216;올리시포나&#8217;라고 했다. 전통적으로 라틴어로 Ulixēs &#8216;울릭세스&#8217;라고 하는 그리스 신화의 인물 오디세우스(Ὀδυσσεύς <em>Odysseús</em>)와 관련된 지명이라는 설, &#8216;잔잔한 만(灣)&#8217; 또는 &#8216;안전한 항구&#8217;를 뜻하는 페니키아어 𐤏𐤋𐤉𐤑 𐤏𐤁𐤀 <em>ʕLYṢ ʕBʔ</em> (히브리 문자로 쓰면 עליץ עבא)에서 왔다는 설이 있었지만 민간 어원에 지나지 않는 것으로 보이며 실제 어원은 확실하지 않다. 타르테수스어(<small>영어:</small> Tartessian) 등 지금은 사라진 옛 언어에서 온 이름일 수 있다.</p>
<p>속라틴어의 Olisipona에서 모음 사이의 p가 b로 유성음화하고 무강세 음절의 모음이 탈락한 형태는 *Lisbona 정도인데 끝부분이 라틴어 bonus &#8216;좋은&#8217;의 여성형 bona와 형태가 같다. 포르투갈어에서는 라틴어 bona가 bõa를 거쳐 boa가 되었으며 프랑스어에서는 bona가 bonne이 되었는데 *Lisbona도 비슷한 발달 과정을 거쳐 옛 포르투갈어 Lisbõa를 거쳐 현대 포르투갈어로는 Lisboa가 되었고 프랑스어로는 Lisbonne이 되었다. 그런데 에스파냐어에서는 bona가 buena가 되었으니 에스파냐어의 Lisboa는 같은 뿌리에서 자체적으로 발달한 형태가 아니라 포르투갈어 형태를 딴 것으로 설명해야 하겠다.</p>
<p>2000년 12월 18일에 열린 제37차 정부·언론 외래어 심의 공동위원회 회의에서는 포르투갈어 Lisboa의 표기를 &#8216;리스보아&#8217;로 결정하였다. 물론 도시 이름으로는 관용 표기인 &#8216;리스본&#8217;을 계속 쓰되 포르투갈어 이름을 특별히 부를 일이 있을 때는 &#8216;리스보아&#8217;로 쓴다는 것이다.</p>
<p>한편 2003년 12월 17일에 열린 제55차 외래어 심의회에서는 동티모르의 초대 대통령 Xanana Gusmão (1946년 태생)의 표기를 &#8216;구스망, 샤나나&#8217;로 결정하였다. 이 이름은 포르투갈어 이름이다. 동티모르는 1975년까지 포르투갈의 식민지였으며 이듬해 인도네시아에 점령당하여 포르투갈어 사용이 금지되었지만 2002년 독립하면서 현지 공통어인 테툼어와 함께 포르투갈어를 공용어로 삼았다. 이런 역사로 인해 동티모르에서는 포르투갈어 인명이 많이 쓰인다. 포르투갈어로 Xanana Gusmão은 [<small>포:</small> ʃɐˈnɐnɐ ɡuʒˈmɐ̃ũ̯, <small>브:</small> ʃɐ̃ˈnɐ̃nɐ ɡuzˈmɐ̃ũ̯]으로 발음된다.</p>
<figure id="attachment_107154" aria-describedby="caption-attachment-107154" style="width: 489px" class="wp-caption aligncenter"><img decoding="async" class="size-full wp-image-107154" src="https://pyogi.kkeutsori.com/wp-content/uploads/2025/12/f0074568_5827857617a5e.jpg" alt="" width="489" height="600" srcset="https://pyogi.kkeutsori.com/wp-content/uploads/2025/12/f0074568_5827857617a5e.jpg 489w, https://pyogi.kkeutsori.com/wp-content/uploads/2025/12/f0074568_5827857617a5e-245x300.jpg 245w" sizes="(max-width: 489px) 100vw, 489px" /><figcaption id="caption-attachment-107154" class="wp-caption-text">2002년 당시 동티모르 대통령이던 샤나나 구스망(<a href="https://commons.wikimedia.org/wiki/File:President_gusmao.jpg">Wikimedia</a>: Darwinek, Public Domain).</figcaption></figure>
<p>Gusmão은 포르투갈어 성으로 에스파냐 북부의 지명인 Guzmán [ɡuðˈman] &#8216;구스만&#8217;에서 왔다. 에스파냐어 성으로도 Guzmán [ɡuðˈman] &#8216;구스만&#8217; 또는 de Guzmán [de-ɣ̞uðˈman] &#8216;데구스만&#8217;이 쓰인다. 네덜란드의 축구 선수 요나탄 더구스만(Jonathan de Guzmán)은 아버지가 한때 에스파냐의 식민지였던 필리핀 출신이라서 에스파냐어 성을 쓴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출전 선수명 표기 용례에는 네덜란드어 표기 규정을 적용한 &#8216;요나탄 더휘즈만&#8217;으로 실렸지만 네덜란드어에서도 에스파냐어 발음을 흉내내어 [ˈjoːnatɑn də-ˈɡusmɑn]으로 발음하므로 이에 따라 &#8216;요나탄 더구스만&#8217;으로 쓰거나 아예 성에는 에스파냐어 표기 규정을 적용하여 &#8216;요나탄 데구스만&#8217;으로 적는 것이 좋다.</p>
<p>Xanana는 미국의 로큰롤 그룹 &#8216;샤나나(Sha Na Na)&#8217;에서 딴 별명이다. 포르투갈어의 x는 영어의 sh처럼 무성 후치경 마찰음 [ʃ]를 나타낸다.</p>
<p>외래어 심의회에서 Lisboa &#8216;리스보아&#8217;와 Xanana Gusmão &#8216;구스망, 샤나나&#8217;를 표준 표기로 결정했을 때에는 아직 외래어 표기법에 포르투갈어 표기 규정이 없었다. 2005년 12월 28일에야 네덜란드어, 러시아어와 함께 포르투갈어 표기 규정이 외래어 표기법에 추가되었다.</p>
<p>그런데 포르투갈어 표기 규정 제9항에서는 s를 무성 자음 앞이나 어말에서는 &#8216;스&#8217;로 적고 유성 자음 앞에서는 &#8216;즈&#8217;로 적도록 하고 있다. Lisboa의 b와 Gusmão의 m은 유성 자음이다. 그러니 포르투갈어 표기 규정을 적용하면 Lisboa는 &#8216;리즈보아&#8217;로, Gusmão은 &#8216;구즈망&#8217;으로 적는 것이 원칙에 맞다. 이 규정은 철자 s가 유성 자음 앞에서 유성음 [ʒ] (포르투갈) 또는 [z] (브라질)로 발음되는 것을 나타내기 위한 것이다.</p>
<p>2005년 포르투갈어 표기법 제정과 함께 발간된 《외래어 표기 용례집: 포르투갈어·네덜란드어·러시아어》에서는 Lisboa의 표기를 예전 결정과 마찬가지로 &#8216;리스보아&#8217;로 적고 &#8216;포르투갈의 수도인 &#8216;리스본(Lisbon)&#8217;의 포르투갈어 이름&#8217;으로 풀이하였다. 이 용례집에서는 표기법을 적용하지 않고 관용을 인정한 경우에 Rio de Janeiro &#8216;*리우데자네이루&#8217;와 같이 한글 표기 앞에 별표(*) 표시를 하였지만(포르투갈어 표기법을 적용하면 &#8216;히우지자네이루&#8217;) Lisboa &#8216;리스보아&#8217;에는 별표 표시가 없다. 더구나 이 용례집에는 앙골라 지명인 Nova Lisboa가 역시 별표 표시 없이 &#8216;노바리스보아&#8217;로 수록되었다. Nova Lisboa는 &#8216;새 리스본&#8217;을 뜻하며 1975년 앙골라가 포르투갈로부터 독립한 뒤 본래의 이름인 우암부(Huambu [ˈwɐ̃mbu])로 불린다. Xanana Gusmão은 이 용례집에 실리지 않았다.</p>
<p>그러니 포르투갈어 표기법이 새로 추가된 후에도 이에 따라 Lisboa와 Gusmão의 표기가 바뀌어야 한다는 사실은 간과되고 예전에 결정된 표기를 그대로 쓴 것으로 보인다. 재심의 대상에서 단순 누락된 것이다.</p>
<p>그러면 이처럼 헷갈리게 왜 새 포르투갈어 표기법에서는 유성 자음 앞의 s를 &#8216;즈&#8217;로 적도록 한 것일까? 이 규칙을 꼭 지킬 필요가 있을까? 물론 유성 자음 앞에서 s가 유성음 [ʒ] (포르투갈) 또는 [z] (브라질)로 발음되는 것을 나타내기 위한 것이지만 비슷한 현상은 에스파냐어와 이탈리아어에도 나타나는데 외래어 표기법에 반영되지 않는다.</p>
<h2>에스파냐어</h2>
<p>에스파냐어에서 desde /ˈdesde/, rasgo /ˈrasgo/처럼 음절말 /s/ 뒤에 유성 폐쇄음 /b, d, ɡ/이 따를 경우에는 /s/는 유성음 [z]로 실현되고 /b, d, g/는 접근음 [β̞, ð̞, ɣ̞]로 실현된다. 즉 [ˈdezð̞e], [ˈrazɣ̞o]로 실현되는 것이다.</p>
<p>한편 isla /ˈisla/, mismo /ˈmismo/처럼 음절말 /s/ 뒤에 유성음 /l, ʎ, m, n, ɲ, ʝ, w/ 등이 따를 때는 /s/가 유성음 [z]로 실현되기도 하고 [s]가 유지되기도 하는데, 보통 에스파냐에서는 [ˈizla], [ˈmizmo]와 같이 [z]로 실현되고 라틴아메리카에서는 [ˈisla], [ˈmismo]와 같이 [s]가 유지된다. 에스파냐에서도 천천히 또박또박 말할 때는 [s]를 유지시켜 [ˈisla], [ˈmismo]로 발음한다.</p>
<p>외래어 표기법에서는 음절말 /s/가 유성 자음 앞에서 [z]로 발음되더라도 &#8216;스&#8217;로 표기를 통일하여 &#8216;데스데&#8217;, &#8216;라스고&#8217;, &#8216;이슬라&#8217;, &#8216;미스모&#8217; 등으로 적는다. <a href="https://pyogi.kkeutsori.com/%ed%98%84%ed%96%89-%ec%99%b8%eb%9e%98%ec%96%b4-%ed%91%9c%ea%b8%b0%eb%b2%95/%ed%91%9c%ea%b8%b0%ec%9d%98-%ec%9b%90%ec%b9%99/#i">외래어 표기법의 기본 원칙</a> 가운데 하나는 &#8216;외래어의 1 음운은 원칙적으로 1 기호로 적는다&#8217;는 것인데 이에 따라 음소 /s/는 변이음 [z]로 발음되더라도 &#8216;스&#8217;로 표기를 통일한 것이다. 에스파냐어에서 [z]는 음소 /s/의 변이음으로만 나타나기 때문에 한글 표기에 따로 반영하지 않는 것이다.</p>
<p>한편 Guzmán의 z는 에스파냐 발음에서 원래 무성 치 마찰음 /θ/를 나타내며 라틴아메리카 발음에서는 /s/를 나타내는데 이것도 s /s/와 실현 양상이 비슷하다. 즉 에스파냐에서는 [ɡuðˈman]으로 흔히 발음되고 또박또박 말할 때는 [ɡuθˈman]이며 라틴아메리카에서는 보통 유성음화 없이 [ɡusˈman]으로 발음한다. 그래서 외래어 표기법에서는 &#8216;구스만&#8217;으로 적는 것이다.</p>
<h2>이탈리아어</h2>
<p>이탈리아어에서 sbaglio [ˈzbaʎʎo], Slovenia [zloˈvɛːnja], cosmo [ˈkɔzmo], svagato [zvaˈɡaːto] 등 유성 자음 앞의 /s/는 언제나 유성음화하여 [z]로 발음된다. 하지만 외래어 표기법에서는 &#8216;스발리오&#8217;, &#8216;슬로베니아&#8217;, &#8216;코스모&#8217;, &#8216;스바가토&#8217;와 같이 이탈리아어의 s를 언제나 &#8216;ㅅ&#8217;, &#8216;스&#8217;로 적는다.</p>
<p>에스파냐어에서와 달리 이탈리아어에서는 /s/와 /z/가 각각 독립적인 음소인 것으로 보통 본다. 유성 자음 앞에서는 [z]만 쓰이고 무성 자음 앞에서는 [s]만 쓰이지만 모음 사이에서는 [s]와 [z]가 구별된다. 예를 들어 &#8216;보이다, 내놓다&#8217;를 뜻하는 presentare의 1인칭 단수 presento는 [preˈzɛnto], &#8216;예감하다&#8217;를 뜻하는 presentire의 1인칭 단수 presento는 [preˈsɛnto]로 발음하여 구별한다. 하지만 철자만으로는 구별이 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언제 [s]를 쓰고 언제 [z]를 쓰는지도 방언과 화자에 따라 달라진다. 예를 들어 &#8216;집&#8217;을 뜻하는 casa는 전통적으로 [ˈkaːsa]로 발음되었지만 요즘에는 [ˈkaːza]로 흔히 발음된다. 또 이탈리아 남부의 발음에서는 아예 모음 사이의 s를 모두 [s]로 발음한다. 그래서 외래어 표기법에서는 이탈리아어의 s가 [s]인지 [z]인지 구분하지 않고 모두 &#8216;ㅅ&#8217;, &#8216;스&#8217;로 통일해서 적는 것이다.</p>
<p>하지만 외래어 표기법을 따르지 않는 민간 표기에서는 [z]로 발음되는 s를 &#8216;ㅈ&#8217;으로 적는 모습도 간혹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음식 이름인 lasagna [laˈzaɲɲa], risotto [<small>전통:</small> riˈsɔtto, <small>현대:</small> riˈzɔtto]는 각각 &#8216;라자냐&#8217;, &#8216;리조토/리조또&#8217;로 흔히 적는다. 외래어 표기법을 따르면 각각 &#8216;라사냐&#8217;, &#8216;리소토&#8217;로 적어야 한다. 사실 이탈리아어에서는 음식을 이를 때는 단수형 lasagna보다는 복수형 lasagne를 쓰므로 &#8216;라사녜&#8217;가 원어의 용법에 맞다(단수형 spaghetto 대신 복수형 spaghetti &#8216;스파게티&#8217;를 쓰는 것 참조). 하지만 미국 영어에서는 복수형 lasagne 외에도 단수형 lasagna가 음식 이름으로 흔히 쓰이게 되어 한국에서는 이에 따라 &#8216;라자냐&#8217;라는 형태로 널리 알려졌다. 아직 lasagne/lasagna의 표준 표기는 정해지지 않았지만 &#8216;라사녜&#8217;가 너무 생소하다면 &#8216;라자냐&#8217;를 관용 표기로 인정해도 별 탈은 없을 듯하다.</p>
<h2>포르투갈어</h2>
<p>포르투갈어에서는 /s/와 /z/가 확실히 각각 독립적인 음소일 뿐만 아니라 같은 철자 s가 /s/와 /z/를 둘 다 나타내는 이탈리아어와 달리 /z/를 나타내는 철자 z가 따로 있다. 그래서 외래어 표기법에서는 포르투갈어의 z를 &#8216;ㅈ&#8217;, &#8216;즈&#8217;로 적도록 하고 있다. 다만 /s/와 /z/는 어두와 모음 사이에서만 구별되고 음절말에서는 구별되지 않는다. 포르투갈 전역을 비롯하여 브라질 일부(리우데자네이루 주변)에서는 음절말의 /s, z/가 후치경음 [ʃ, ʒ]로 변하는데 외래어 표기법에서는 이를 무시하고 브라질 대부분에서 쓰는 발음에 따라 /s, z/인 것처럼 &#8216;스&#8217;, &#8216;즈&#8217;로만 적도록 한다. 어말의 /s, z/는 무성음 [ʃ] 또는 [s]로 발음되기 때문에 외래어 표기법에서는 어말의 -z를 &#8216;스&#8217;로 쓴다. 예를 들어 포르투갈어 성인 Moniz는 -z가 무성음화하여 포르투갈에서 [muˈniʃ]로, 브라질에서 [mõˈnis]로 발음되므로 &#8216;모니스&#8217;로 적는다.</p>
<p>어중 음절말의 /s, z/는 뒤따르는 자음이 무성음이면 [ʃ] 또는 [s]로, 유성음이면 [ʒ] 또는 [z]로 발음된다. 외래어 표기법에서는 유성 자음 앞의 s를 &#8216;즈&#8217;로 적도록 하고 있으므로 Francisco [<small>포:</small> fɾɐ̃ˈsiʃku, <small>브:</small> fɾɐ̃ˈsisku] &#8216;프란시스쿠&#8217;, Gustavo [<small>포:</small> ɡuʃˈtavu, <small>브:</small> ɡusˈtavu] &#8216;구스타부&#8217;에서는 s를 &#8216;스&#8217;로 적지만 Lisboa [<small>포:</small> ɫiʒˈβ̞oɐ, <small>브:</small> ɫizˈboɐ], Gusmão [<small>포:</small> ɡuʒˈmɐ̃ũ̯, <small>브:</small> ɡuzˈmɐ̃ũ̯]에서는 s를 &#8216;즈&#8217;로 적어 각각 &#8216;리즈보아&#8217;, &#8216;구즈망&#8217;으로 쓰는 것이 원칙에는 맞다.</p>
<p>그런데 포르투갈어 표기법 제정과 함께 나온 용례집에서 브라질 지명 Venceslau Bráz [<small>포:</small> vẽsɨʒɫau̯-ˈbɾaʃ, <small>브:</small> vẽsezɫau̯-ˈbɾas]는 &#8216;벤세슬라우브라스&#8217;로 적는다. 또 2007년에 심의된 동티모르 인명에서 Estanislau [<small>포:</small> ʃtɐ̃niʒˈɫau̯, <small>브:</small> istɐ̃nizˈɫau̯]를 &#8216;*에스타니슬라우&#8217;로 적고 있다(어두 무강세 음절의 e를 표기법에 따른 &#8216;이&#8217; 대신 &#8216;에&#8217;로 적었기 때문에 관용 표기를 나타내는 별표를 쓴 듯하다). 포르투갈어 l은 유성음 /ɫ/을 나타내므로 표기법을 문자 그대로 따르면 각각 &#8216;벤세즐라우브라스&#8217;, &#8216;이스타니즐라우&#8217;로 적어야 한다. 하지만 /s.ɫ/ 대신 /.sɫ/로 음절 구분을 달리하면 /s/가 더이상 음절말이 아니므로 무성음으로 유지되어 Venceslau [<small>포:</small> vẽsɨˈʃɫau̯, 브: vẽseˈsɫau̯], Estanislau [<small>포:</small> ʃtɐ̃niˈʃɫau̯, <small>브:</small> istɐ̃niˈsɫau̯]와 같이 발음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그래도 실제 관찰해보면 예상대로 어중 sl의 s는 보통 유성음 [ʒ] 또는 [z]로 발음되는 듯하다.</p>
<p>포르투갈어 표기법에서 s는 포르투갈어 음운 규칙에 따라 /z/으로 발음되는 모음 사이에서는 &#8216;ㅈ&#8217;으로 적고 어중 유성음 앞에서는 &#8216;즈&#8217;로 적도록 했다. 그래서 Lisboa, Gusmão, Venceslau, Estanislau 등은 기존 용례에서 어떻게 적었든 표기법대로 각각 &#8216;리즈보아&#8217;, &#8216;구즈망&#8217;, &#8216;벤세즐라우&#8217;, &#8216;이스타니즐라우&#8217;로 적는 것이 실제 발음에는 가깝다. 이 외에도 표기 용례에는 Cosmo [<small>포:</small> ˈkɔʒmu, <small>브:</small> ˈkɔzmu] &#8216;코즈무&#8217;, Quaresma [<small>포:</small> kwɐˈɾɛʒmɐ, <small>브:</small> kwaˈɾɛzmɐ] &#8216;쿠아레즈마&#8217;와 같이 표기법을 그대로 따른 것들이 있다.</p>
<figure id="attachment_107155" aria-describedby="caption-attachment-107155" style="width: 397px" class="wp-caption aligncenter"><img decoding="async" class="size-full wp-image-107155" src="https://pyogi.kkeutsori.com/wp-content/uploads/2025/12/f0074568_582785908bdec.jpg" alt="" width="397" height="599" srcset="https://pyogi.kkeutsori.com/wp-content/uploads/2025/12/f0074568_582785908bdec.jpg 397w, https://pyogi.kkeutsori.com/wp-content/uploads/2025/12/f0074568_582785908bdec-199x300.jpg 199w" sizes="(max-width: 397px) 100vw, 397px" /><figcaption id="caption-attachment-107155" class="wp-caption-text">포르투갈 대표 축구 선수 히카르두 쿠아레즈마(<a href="https://commons.wikimedia.org/wiki/File:Ricardo_Quaresma_(cropped).jpg">Wikimedia</a>: Fanny Schertzer, CC BY 3.0)</figcaption></figure>
<p>하지만 과연 실제 발음과 가깝다고 해서 유성 자음 앞의 s를 &#8216;즈&#8217;로 적는 것이 최선의 선택일까? &#8216;리스보아&#8217;, &#8216;구스망&#8217;, &#8216;벤세슬라우&#8217;, &#8216;*에스타니슬라우&#8217; 등의 기존 용례에서 이 규정을 지키지 않은 경우가 지킨 경우보다 많을 정도이니 자음 앞의 s는 &#8216;스&#8217;로 통일하는 것이 낫지 않을까? 다른 언어의 경우도 살펴보자.</p>
<h2>프랑스어</h2>
<p>프랑스어도 /s/와 /z/가 독립적인 음소이고 철자 z가 /z/를 나타내며 모음 사이의 s는 보통 /z/를 나타낸다는 점이 포르투갈어와 상당히 비슷하다. 그런데 어중 유성 장애음 /b, d, ɡ, v/ 앞의 s는 [z]로 발음되는 것이 보통이지만 천천히 발음할 때는 [s]가 유지되며 사전에서는 보통 [s]를 기본 발음으로 제시한다. Gainsbourg [ɡɛ̃sbuʁ → ɡɛ̃zbuʁ] &#8216;갱스부르&#8217;, Strasbourg [stʁasbuʁ → stʁazbuʁ] &#8216;스트라스부르&#8217; 등의 기존 용례에서도 이와 같은 경우의 s를 &#8216;스&#8217;로 적는다. 한편 Sisley [sislɛ] &#8216;시슬레&#8217;, orgasme [ɔʁɡasm] &#8216;오르가슴&#8217;처럼 유성 공명음 /l, m, n, ɲ, ʁ/ 앞의 s는 언제나 [s]로 발음하는 것을 표준 발음으로 친다(다만 방언에서는 [z]로 발음될 수 있다).</p>
<p>그러므로 프랑스어에서 어중 유성 자음 앞의 s /s/는 &#8216;스&#8217;로 표기를 통일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리스본의 프랑스어 이름 Lisbonne [lisbɔn → liz-]도 &#8216;리스본&#8217;으로 표기된다.</p>
<h2>네덜란드어</h2>
<p>네덜란드어도 /s/와 /z/가 독립적인 음소이고 철자 z가 /z/를 나타내며 모음 사이의 s는 보통 /z/를 나타낸다. 하지만 네덜란드어에서 음절말 자음은 일단 무성음화했다가 뒤따르는 유성 폐쇄음에 의해 유성음이 될 수 있는 규칙이 있다. 그래서 어중 유성 폐쇄음 /b, d/ 앞의 s는 보통 [z]로 실현되지만 이 역시 천천히 발음할 때는 [s]가 유지된다.</p>
<p>그런데 현 네덜란드어 표기법에서는 철자 s가 /z/를 나타내는 경우에도 &#8216;ㅅ&#8217;, &#8216;스&#8217;로 적는다. 그러니 Doesburg [ˈdusbʏr<small>(ə)</small>x → ˈduzbʏr<small>(ə)</small>x] &#8216;두스뷔르흐&#8217;, Ruysdael [ˈrœy̯sdaːl → ˈrœy̯zdaːl] &#8216;라위스달&#8217; 등의 어중 자음 앞 s는 보통 [z]로 실현되더라도 &#8216;스&#8217;로 적는다. 한편 Friesland [ˈfrislɑnt] &#8216;프리슬란트&#8217;, Tasman [ˈtɑsmɑn] &#8216;타스만&#8217;에서처럼 유성 공명음 /l, m, n, r, ʋ/ 앞의 s는 언제나 [s]로 발음되며 Sven [ˈsfɛn] &#8216;스벤&#8217;, misgaan [ˈmɪsxaːn] &#8216;미스한&#8217;에서와 같이 s 뒤에 유성 마찰음 /v, ɣ/가 따르면 오히려 뒤쪽 자음이 /f, x/로 무성음화된다. 하지만 현 네덜란드어 표기법에서 앞뒤 자음에 의한 유성음화나 무성음화는 반영하지 않는다.</p>
<h2>영어</h2>
<p>영어도 /s/와 /z/가 독립적인 음소이고 철자 z가 /z/를 나타내며 모음 사이의 s는 언제나 그런 것은 아니지만 /z/를 나타낼 경우가 많다. 그런데 영어에서 어중 유성 자음 앞의 s는 [z]로 발음되는 경우가 많다. 심지어 newspaper [ˈnjuːzˌpeɪpəɹ, ˈnjuːs-] &#8216;뉴즈페이퍼/뉴스페이퍼&#8217;에서와 같이 합성어에서 앞부분의 -s가 /z/일 때 뒷부분이 무성 자음으로 시작하더라도 천천히 발음할 때는 [z]가 유지될 수 있을 정도이다.</p>
<p>영어에서는 newspaper 외에도 transgender [ˌtɹæˑnz⟮s⟯ˈʤendə<i>ɹ</i>] &#8216;트랜즈젠더/트랜스젠더&#8217;, Wesley [ˈwɛs⟮z⟯li] &#8216;웨슬리/웨즐리&#8217;, Glasgow [ˈɡlæˑz⟮s⟯ɡoʊ̯, ˈɡlæˑskoʊ̯] &#8216;글래즈고/글래스고/글래스코&#8217;, jasmine [ˈʤæz⟮s⟯mᵻn] &#8216;재즈민/재스민&#8217;, Chrysler [ˈkɹaɪ̯z⟮s⟯lə<i>ɹ</i>] &#8216;크라이즐러/크라이슬러&#8217; 등 [z]와 [s] 발음이 혼용되는 경우가 굉장히 많다. 하지만 이런 경우 실제 용례 또는 많이 쓰는 표기를 보면 &#8216;뉴스페이퍼&#8217;, &#8216;트랜스젠더&#8217;, &#8216;웨슬리&#8217;, &#8216;글래스고&#8217;, &#8216;재스민&#8217;, &#8216;크라이슬러&#8217; 등 어중 자음 앞 s를 &#8216;스&#8217;로 쓴다. 하지만 어중 자음 앞 s가 [z]로만 발음될 경우는 보통 Disney [ˈdɪzni] &#8216;디즈니&#8217;, lesbian [ˈlɛzbiən] &#8216;레즈비언&#8217;, Queensland [ˈkwiːnzlə⟮æ⟯nd] &#8216;퀸즐랜드&#8217;에서와 같이 &#8216;즈&#8217;로 쓰며 드물게 Carlsberg [ˈkɑː<i>ɹ</i>lzbɜː<i>ɹ</i>ɡ] &#8216;칼스버그&#8217;처럼 그냥 &#8216;스&#8217;를 쓰는 경우도 있다(덴마크 회사 Carlsberg의 덴마크어 발음은 [kʰɑːˀlsb̥æɐ̯ˀ] &#8216;카를스베르&#8217;이다).</p>
<p>이처럼 영어에서 어중 유성 자음 앞 s의 표기는 까다로운 문제이지만 [z]로만 발음되고 합성어라는 인식이 없을 때에만 &#8216;즈&#8217;를 쓰고 나머지 경우에는 &#8216;스&#8217;를 쓰는 것이 어떨까 한다. &#8216;외래어 표기 용례의 표기 원칙&#8217;에 따라 영어에서 news [ˈnjuːz] &#8216;뉴스&#8217; 등 어말의 -s는 [z]로 발음되더라도 &#8216;스&#8217;로 적는다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p>
<h2>현대 그리스어</h2>
<p>그리스어에서 /s/와 /z/는 독립적인 음소이며 그리스 문자에는 기본적으로 /s/를 나타내는 &#8216;시그마&#8217; σ(s)와 /z/를 나타내는 &#8216;제타&#8217; ζ(z)가 따로 있다. 그런데 σ s는 보통 유성 자음 /v, ð, ɣ; m, n, r/ 앞에서 [z]로 유성음화한다(다만 /l/ 앞에서는 [s]로 유지된다).</p>
<p>따라서 Λέσβος(Lésvos) [ˈlezvos] &#8216;레스보스&#8217;, Πελασγός(Pelasgós) [pelazˈɣos] &#8216;펠라스고스&#8217;, κόσμος(kósmos) [ˈkozmos] &#8216;코스모스&#8217;, Ισραήλ(Israíl) [izraˈil] &#8216;이스라일&#8217; 등에서는 σ(s)가 [z]로 발음된다. 하지만 한글 표기에서는 &#8216;스&#8217;로 쓴다. 외래어 표기법에는 그리스어 표기 규정이 따로 없지만 &#8216;외래어 표기 용례의 표기 원칙&#8217;에 포함된 <a href="https://pyogi.kkeutsori.com/%ed%98%84%ed%96%89-%ec%99%b8%eb%9e%98%ec%96%b4-%ed%91%9c%ea%b8%b0%eb%b2%95/%ea%b8%b0%ed%83%80-%ec%96%b8%ec%96%b4-%eb%9d%bc%ed%8b%b4%ec%96%b4-%ea%b7%b8%eb%a6%ac%ec%8a%a4%ec%96%b4/#i-3">그리스어 표기 원칙</a>을 비롯하여 정식으로 고시된 적이 없는 <a href="https://ko.wikipedia.org/wiki/%EC%9C%84%ED%82%A4%EB%B0%B1%EA%B3%BC:%EC%99%B8%EB%9E%98%EC%96%B4_%ED%91%9C%EA%B8%B0%EB%B2%95/%EA%B7%B8%EB%A6%AC%EC%8A%A4%EC%96%B4_%EC%8B%9C%EC%95%88">그리스어 표기 시안</a>에도 σ(s)를 경우에 따라 &#8216;즈&#8217;로 적는다는 규정은 없다. 기존 용례에도 현대 그리스 인명 가운데 Κοσμίδης(Kosmídis) [kozˈmiðis]를 &#8216;코스미디스&#8217;로 적은 것이 있다.</p>
<h2>결론</h2>
<p>이와 같이 /s/와 별도로 /z/를 나타내는 글자가 따로 없는 에스파냐어와 이탈리아어는 물론 /z/를 나타내는 글자가 따로 있는 프랑스어, 네덜란드어, 현대 그리스어에서도 유성 자음 앞에서 [z]로 실현되는 s는 &#8216;스&#8217;로 적는다. 이런 점을 고려하면 포르투갈어의 s가 유성 자음 앞에서 [ʒ] 또는 [z]로 발음되더라도 &#8216;스&#8217;로 통일해서 적는 것으로 표기 규정을 바꾸는 것이 합리적일 수 있다. 즉 Lisboa, Gusmão, Venceslau, Estanislau, Cosmo, Quaresma는 각각 &#8216;리스보아&#8217;, &#8216;구스망&#8217;, &#8216;벤세슬라우&#8217;, &#8216;이스타니슬라우&#8217;, &#8216;코스무&#8217;, &#8216;쿠아레스마&#8217;로 적는 것을 원칙으로 삼자는 것이다.</p>
<p>포르투갈어에서 유성 자음 앞의 s를 &#8216;즈&#8217;로 적는다는 규칙처럼 외래어 표기 규정 가운데 표기 용례에서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것이 있으면 무조건 용례가 잘못되었다고 판단하기 전에 그 규정이 과연 충분한 근거가 있는지, 다른 언어의 표기에도 똑같이 적용되고 있는지 따져보는 것이 합리적일 것이다. 그래서 잘 지켜지지 않으면서 계속 존속시킬 근거가 부족하다고 여겨지는 규정은 과감히 현실에 맞게 바꾸는 것이 규정에 따른 표기와 실제 쓰는 표기의 간극을 좁히는 길이다.</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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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8216;캥거루&#8217;라는 이름의 유래</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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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c:creator><![CDATA[끝소리]]></dc:creator>
		<pubDate>Tue, 13 Dec 2016 12:04:46 +0000</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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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CDATA[&#8216;캥거루&#8217;라는 이름은 오스트레일리아에 도착한 영국인들이 원주민에게 동물 이름을 물었을 때 &#8216;못 알아듣겠다&#8217;라고 대답한 것을 동물 이름으로 잘못 이해해서 붙었다는 속설이 있다. 흔히 인용되는 재미있는 이야기지만 사실과 다르다. 1770년 영국의 제임스 쿡 선장이 이끄는 인데버호는 오스트레일리아 북동부에 정박했다. 쿡의 이름을 딴 현재의 쿡타운 근처이다. 쿡의 항해 일지에는 해안에서 만난 원주민들이 쓴 수십 개 단어 목록이 기록되어 [&#8230;]]]></description>
										<content:encoded><![CDATA[<span style="font-size:0.9em; color:#5C78C6;">본 글은 원래 이글루스에 올렸던 글입니다. 이글루스가 종료되었기에 열람이 가능하도록 이곳으로 옮겼습니다. 기한이 지난 정보가 있을 수도 있고 사항에 따라 글을 쓴 후 의견이 바뀌었을 수도 있지만 오타 수정이나 발음 기호를 균일하게 고치는 것 외에는 원문 그대로 두었고 훗날 내용을 추가한 경우에는 이를 밝혔습니다. 외부 링크는 가능한 경우 업데이트했지만 오래되어 더이상 유효하지 않은 것은 그대로 남겨두었습니다. 날짜는 이글루스 게재 당시의 날짜로 표시합니다.</span><br>
<span style="color:#C5D2DB">—</span>
<p>&#8216;캥거루&#8217;라는 이름은 오스트레일리아에 도착한 영국인들이 원주민에게 동물 이름을 물었을 때 &#8216;못 알아듣겠다&#8217;라고 대답한 것을 동물 이름으로 잘못 이해해서 붙었다는 속설이 있다. 흔히 인용되는 재미있는 이야기지만 사실과 다르다.</p>
<p>1770년 영국의 제임스 쿡 선장이 이끄는 인데버호는 오스트레일리아 북동부에 정박했다. 쿡의 이름을 딴 현재의 쿡타운 근처이다. 쿡의 항해 일지에는 해안에서 만난 원주민들이 쓴 수십 개 단어 목록이 기록되어 있다. 이들은 구구이미디르어라는 언어를 썼는데 오늘날 780명 정도만이 모어로 쓴다. 이 언어 이름은 현대 철자법으로 Guugu Yimidhirr라고 적지만 예전에는 Koko Yimidir, Koko Yimidjir 등으로 표기했다.</p>
<p>쿡의 단어 목록에 캥거루는 kanguroo로 기록되어 있다. kanguru, kangooroo라는 철자로도 쓰였는데 오늘날 영어에서는 kangaroo로 정착했다. 언어학자 존 해빌런드(John B. Haviland)의 1974년 연구(&#8220;A Last Look at Cook&#8217;s Guugu Yimidhirr Word List&#8221;, <i>Oceania</i> 44: 216–232)에 따르면 현대 구구이미디르어에서 지금은 희귀한 크고 검은 캥거루 종을 gangurru 또는 ngurrumugu라고 부른다고 한다. 오스트레일리아 북동부 지역의 대형 캥거루로 동부회색캥거루(Macropus giganteus)가 있긴 한데 희귀종은 아니니 정확하게 무슨 종을 이르는지는 확실하지 않다. 어쨌든 쿡이 기록한 말은 분명히 캥거루의 일종을 일컫는 이름이었으며 원주민이 &#8216;못 알아듣겠다&#8217;라는 뜻으로 한 말이라는 속설은 전혀 사실과 다르다.</p>
<figure id="attachment_107173" aria-describedby="caption-attachment-107173" style="width: 600px" class="wp-caption aligncenter"><img loading="lazy" decoding="async" class="size-full wp-image-107173" src="https://pyogi.kkeutsori.com/wp-content/uploads/2025/12/f0074568_584fdfac5b6d4.jpg" alt="" width="600" height="401" srcset="https://pyogi.kkeutsori.com/wp-content/uploads/2025/12/f0074568_584fdfac5b6d4.jpg 600w, https://pyogi.kkeutsori.com/wp-content/uploads/2025/12/f0074568_584fdfac5b6d4-300x201.jpg 300w" sizes="auto, (max-width: 600px) 100vw, 600px" /><figcaption id="caption-attachment-107173" class="wp-caption-text">동부회색캥거루(<a href="https://commons.wikimedia.org/wiki/File:Kangaroo_and_joey04.jpg">Wikimedia</a>: fir0002 CC BY-NC)</figcaption></figure>
<p>원 언어의 발음은 &#8216;캥거루&#8217;와는 거리가 조금 있다. 현대 구구이미디르어 gangurru는 [ɡaŋʊrʊ] &#8216;강우루&#8217;로 발음된다. 구구이미디르어에는 오스트레일리아의 여러 언어처럼 폐쇄음의 유무성음 구별이 없어서 음소로서는 /k/ 대신 /ɡ/만이 있는데 Guugu Yimidhirr를 예전에 Koko Yimidir라고 썼던 것처럼 쿡은 이를 [k]로 인식하여 kanguroo라고 쓴 것이다. 한국어에서처럼 어두의 /ɡ/는 무성음화하여 [k]가 되었기 때문에 그런 것일 수 있다. 요즘에는 유무성음의 구별이 없는 오스트레일리아 언어를 표기할 때 b, d, g 등 유성음을 나타내는 글자로 통일하거나 p, t, k 등 무성음을 나타내는 글자로 통일하지만 예전에는 유럽인 입장에서 들리는대로 둘을 섞어서 적었다.</p>
<p>쿡이 쓴 철자 kanguroo에서 ng는 &#8216;ㅇ&#8217; 받침에 해당하는 소리인 [ŋ]을 나타내려는 것이다. 그런데 영어에서는 어중의 ng가 singer [ˈsɪŋə<i>ɹ</i>] &#8216;싱어&#8217;에서처럼 /ŋ/을 나타낼 수도 있지만 finger [ˈfɪŋɡə<i>ɹ</i>] &#8216;핑거&#8217;에서처럼 /ŋɡ/를 나타낼 수도 있으므로 쿡이 의도한 발음과 달리 영어 화자들은 kanguroo를 보고 원어에 없는 /ɡ/를 삽입하여 발음하였다. 또 e가 뒤따르지 않는 영어 철자 ang에서 a는 /æ/로 발음되므로 첫 음절의 a는 /æ/가 되었으며 영어식 발음에서 강세가 없는 가운데 음절이 불분명한 모음인 /ə/가 되어 [ˌkæŋɡəˈɹuː] &#8216;캥거루&#8217;가 된 것이다. 이 불분명한 가운데 음절 모음 때문에 후에 영어에서는 kangaroo라는 철자로 굳어졌다.</p>
<p>다른 유럽 언어에서 쓰는 형태를 보면 옛 영어 철자 kanguroo/kanguru/kangooroo를 따라 가운데 음절을 &#8216;우&#8217;로 쓰는 것이 많다. 프랑스어에서는 kangourou [kɑ̃ɡuʁu] &#8216;캉구루&#8217;로, 포르투갈어에서는 canguru [kɐ̃ŋguˈɾu] &#8216;캉구루&#8217;라고 쓴다. 독일어에서는 Känguru [ˈkɛŋɡuʁu] &#8216;켕구루&#8217;, 덴마크어에서는 kænguru [kʰɛŋˈɡ̊uːʁu] &#8216;켕구루&#8217;인데 영어의 /æ/를 /ɛ/로 흉내낸 것이다. 스웨덴어에서는 전설 모음인 /ɛ/ 앞에서 일어나는 k의 발음 변화 때문에 känguru [ˈɕɛŋːɡʉrʉ] &#8216;솅구루&#8217;이다. 핀란드어에서는 고유어에 /ɡ/가 없고 철자 ng가 /ŋ/을 나타내기 때문에 kenguru [ˈkeŋːuru] &#8216;켕우루&#8217;가 된다. 네덜란드어에서도 영어의 a /æ/를 /ɛ/로 보통 흉내내지만 kangoeroe는 프랑스어의 영향인지 [ˈkɑŋɣəru] &#8216;캉후루&#8217;로 발음한다. 네덜란드어에서는 g가 보통 마찰음 /ɣ/를 나타내며 한글 표기로는 &#8216;ㅎ&#8217;으로 적는다(여기서 쓰는 한글 표기는 외래어 표기법을 따르되 ng 조합에서 g의 표기는 실제 발음을 따른다).</p>
<p>러시아어로는 кенгуру(kenguru) [kʲɪngʊˈru] &#8216;켄구루&#8217;라고 하는데 러시아어에서는 보통 영어의 a /æ/를 е (e)로 흉내내지 않으니 독일어를 거친 형태일 것이다. 그런가 하면 에스파냐어에서는 canguro [kaŋˈguɾo] &#8216;캉구로&#8217;, 이탈리아어에서도 canguro [kaŋˈguːro] &#8216;캉구로&#8217;라고 하며 그리스어에서도 καγκουρό kagkouró [kaŋguˈro] &#8216;캉구로&#8217;라고 한다. 영어 철자의 -oo를 [o]라고 본 것인데 사실 oo가 &#8216;우&#8217; 비슷한 음을 나타내는 언어는 영어 외에 거의 없으니 잘못 안 발음이지만 이해할만하다.</p>
<p>영어에서 kangaroo라는 형태가 정착된 것은 유럽 여러 언어에서 kanguroo/kanguru/kangooroo 형태로 퍼진 이후의 일로 보인다. 그러니 오늘날 kangaroo 비슷한 형태를 쓰는 언어들은 대개 비교적 최근에 영어에서 받아들인 것이다. 영국 웨일스 지방에서 쓰는 웨일스어의 cangarŵ [kaŋɡaˈruː] &#8216;캉가루&#8217;, 힌디어 कंगारू <i>kaṃgārū</i> [kəŋgaːˈruː] &#8216;캉가루&#8217; 등을 들 수 있다. 북한의 표준어인 문화어에서는 영어 kangaroo를 원형으로 삼되 철자 a를 &#8216;아&#8217;로 읽은 &#8216;캉가루&#8217;를 표준으로 삼으며 일본어에서도 カンガルー <i>kangarū</i> [kaŋɡaꜜɾɯː] &#8216;간가루&#8217;라고 한다.</p>
<p>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는 둘 다 말레이어를 공용어를 쓰는데 대신 인도네시아에서는 &#8216;인도네시아어(Bahasa Indonesia)&#8217;라고 부른다. 외래어 표기법에서는 둘을 합쳐서 &#8216;말레이인도네시아어&#8217;라고 부른다. 그런데 같은 말레이인도네시아어도 영국의 지배를 받았던 말레이시아에서는 영어의 영향으로 kanggaru [kaŋɡaru] &#8216;캉가루&#8217;라고 하고 네덜란드의 지배를 받았던 인도네시아에서는 네덜란드어의 영향으로 kanguru [kaŋuru] &#8216;캉우루&#8217;라고 한다.</p>
<p>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주로 쓰는 아프리칸스어는 네덜란드어에서 갈라져 나왔지만 kangoeroe [ˈkɑŋɣəru] &#8216;캉후루&#8217;를 쓰는 네덜란드어와 달리 kangaroe [kɑŋɡəˈru(ː)] &#8216;캉가루&#8217;라고 한다. 가운데 음절 모음을 a로 적는 것은 영어의 영향일 수 있다. 그런데 아프리칸스어 kangaroe의 가운데 음절 a와 네덜란드어 kangoeroe의 가운데 음절 모음 oe는 철자는 달라도 둘 다 불분명한 모음 [ə]로 발음된다. 이 때문에 실제로 네덜란드어에서도 표준 철자는 아니지만 kangaroe, kangeroe 등으로 쓰기도 한다. 불분명한 모음 발음 때문에 영어에서 kanguroo가 kangaroo로 바뀐 것처럼 아프리칸스어에서도 이런 발음 때문에 철자가 바뀌었을 수 있으니 아프리칸스어에서 kangaroe라고 쓰는 것은 꼭 영어의 영향이라고 단정하지는 못한다. 하지만 역사적으로 아프리칸스어 화자들은 영어 화자들과 많이 접촉하였고 지금도 남아프리카공화국의 12개 공용어 가운데 영어가 아무래도 위상이 제일 높기 때문에 아프리칸스어 화자 대부분이 영어를 배우므로 아프리칸스어 kangaroe는 영어의 영향일 개연성이 충분하다. 네덜란드어에서는 g를 마찰음 /ɣ/로 발음하지만 아프리칸스어에서는 영어처럼 폐쇄음 /ɡ/를 쓰는 것을 봐도 그렇다. 네덜란드어와 아프리칸스어에서 /ɡ/는 고유 음소가 아니고 더 최근에 들어온 차용어에서만 쓰이는데 오래된 차용어일수록 마찰음 /ɣ/ (네덜란드어) 또는 /x/ (아프리칸스어)로 대체되기 십상이다.</p>
<p>구구이미디르어는 유럽인이 도착하기 전 오스트레일리아에서 쓰이던 수백 개의 언어 가운데 하나에 지나지 않았지만 그 사용 지역에 제임스 쿡의 인데버호가 정박하는 바람에 전세계 수많은 언어에 &#8216;캥거루&#8217;라는 단어를 퍼뜨릴 수 있었다. 물론 영어식 철자 때문에 원 발음과는 차이가 나지만. 오스트레일리아의 언어 가운데 아마도 가장 많은 단어를 퍼뜨린 것은 현재의 시드니 주변에서 쓰인 다루그어(Dharug)일 것이다. &#8216;코알라&#8217;, &#8216;왈라비&#8217;, &#8216;웜뱃&#8217;, &#8216;딩고&#8217; 등 동물 이름과 &#8216;부메랑&#8217;은 원래 다루그어에서 왔다. 하지만 뭐니뭐니해도 오스트레일리아를 대표하는 동물인 캥거루는 북동부 해안의 한 구석에서만 쓰이고 지금은 780명 정도만이 모어로 쓰는 구구이미디르어에서 부른 이름이 전세계에 퍼진 것이다.</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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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8216;폴리스&#8217;가 들어가는 지명</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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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c:creator><![CDATA[끝소리]]></dc:creator>
		<pubDate>Thu, 22 Jan 2026 10:42:20 +0000</pubDate>
				<category><![CDATA[미분류]]></category>
		<category><![CDATA[고대그리스어]]></categ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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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CDATA[미국 지명 가운데는 아나폴리스(Annapolis), 인디애나폴리스(Indianapolis), 미니애폴리스(Minneapolis)와 같이 &#8216;-폴리스(-polis)&#8217;로 끝나는 것이 몇 개 있다. 잘 알려진 것처럼 이는 고대 그리스어로 &#8216;도시&#8217;를 뜻하는 πόλις(pólis) &#8216;폴리스&#8217;에서 나온 요소이다. 고대 그리스인들의 폴리스는 보통 독립된 정치체 즉 도시 국가였는데 &#8216;열 개의 도시&#8217;를 뜻하는 데카폴리스(Δεκάπολις Dekápolis), &#8216;열두 개의 도시&#8217;를 뜻하는 도데카폴리스(Δωδεκάπολις Dōdekápolis) 등이 폴리스 연맹이나 여러 폴리스를 아우르는 지역 이름으로 쓰이기는 [&#8230;]]]></description>
										<content:encoded><![CDATA[<p style="font-size:0.9em; color: #5C78C6;">본 글은 원래 페이스북에 올렸던 것으로 원문은 <a href="https://www.facebook.com/kkeutsori/posts/pfbid02zmcvpdmVo6FeFADcwTLMe1yA5joeoFEzCHF2ZWniDRFcX2NmybWUU3U2MjX4XGy1l">여기</a>에서 확인 가능합니다. 날짜는 페이스북 게재 당시의 날짜로 표시합니다.</p>
<p>미국 지명 가운데는 아나폴리스(Annapolis), 인디애나폴리스(Indianapolis), 미니애폴리스(Minneapolis)와 같이 &#8216;-폴리스(-polis)&#8217;로 끝나는 것이 몇 개 있다. 잘 알려진 것처럼 이는 고대 그리스어로 &#8216;도시&#8217;를 뜻하는 πόλις(pólis) &#8216;폴리스&#8217;에서 나온 요소이다.</p>
<p>고대 그리스인들의 폴리스는 보통 독립된 정치체 즉 도시 국가였는데 &#8216;열 개의 도시&#8217;를 뜻하는 데카폴리스(Δεκάπολις Dekápolis), &#8216;열두 개의 도시&#8217;를 뜻하는 도데카폴리스(Δωδεκάπολις Dōdekápolis) 등이 폴리스 연맹이나 여러 폴리스를 아우르는 지역 이름으로 쓰이기는 했어도 폴리스 이름 자체에 &#8216;-폴리스&#8217;가 들어가는 일은 드물었다.</p>
<p>하지만 오늘날 리비아와 레바논에는 &#8216;세 개의 도시&#8217;를 뜻하는 트리폴리스(Τρίπολις Trípolis)에서 이름이 유래하는 도시를 찾을 수 있다. 이들은 이탈리아어 형태인 트리폴리(Tripoli)로 흔히 알려져 있고 문어체 아랍어로는 타라불루스(طرابلس Ṭarābulus)라고 한다. 원래 세 개의 도시가 합쳐 이루어졌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다. 오늘날 그리스 본토에도 현대 그리스어 민중어 형태로 트리폴리(Τρίπολη Trípoli)라고 부르는 도시가 있는데 고대부터 이어지는 이름은 아니고 원래의 이름이 변형되어 재해석된 것으로 보인다.</p>
<p>고대 그리스인들이 주변 이민족의 도시를 부를 때는 &#8216;-폴리스&#8217;가 들어가는 이름을 쓰는 경우가 많았다. 예를 들어 태양신 라(Ra)와 창조신 아툼(Atum)을 융합하여 섬기는 신전이 있던 이집트 도시는 &#8216;태양의 도시&#8217;라는 뜻으로 헬리우폴리스(Ἡλίου πόλις Hēlíou pólis)라고 불렀다. 라틴어 형태는 헬리오폴리스(Heliopolis)이다. 원래의 고대 이집트어 이름은 Jwnw였는데 모음을 적지 않았기 때문에 정확한 발음은 알기 어렵지만 *ʔa:wnu &#8216;아우누&#8217; 정도로 재구하기도 한다. 후대 콥트어로는 ⲱⲛ Ōn &#8216;온&#8217;이라고 불렀다.</p>
<p>오늘날의 이란에 있는 페르시아 제국의 도시 파르사(Pārsa)는 페르세폴리스(Περσέπολις Persépolis)라고 불렀다. 라틴어 형태도 페르세폴리스(Persepolis)이다. 고대 페르시아어 Pārsa는 고대 그리스어에서 &#8216;페르시아&#8217;를 뜻하는 Περσίς(Persís) &#8216;페르시스&#8217;, &#8216;페르시아인&#8217;을 뜻하는 Πέρσης(Pérsēs) &#8216;페르세스&#8217;의 어원이기도 했기 때문에 &#8216;-폴리스&#8217;를 붙여서 도시를 이르는 말이라는 것을 나타냈다.</p>
<p>고대 그리스인들이 지중해와 흑해 곳곳에 식민지를 건설하면서 세운 도시에도 &#8216;-폴리스&#8217;갈 수 있었다. 이탈리아반도에는 &#8216;새 도시&#8217;라는 뜻의 네아폴리스(고대 그리스어: Νεάπολις Neápolis, 라틴어: Neapolis)를 세웠다. 이는 오늘날 이탈리아어 나폴리(Napoli)로 이어진다. 흑해의 크림반도에는 &#8216;모으다&#8217;를 뜻하는 συμφέρω(symphérō) &#8216;심페로&#8217;와 &#8216;-폴리스&#8217;를 결합한 심페루폴리스(Συμφερούπολις Sympheroúpolis)를 세웠다. 라틴어로는 심페로폴리스(Sympheropolis)이다. 1784년에 러시아 제국이 크림 한국을 정복하고 세운 도시에 붙인 이름인 심페로폴(러시아어: Симферополь Simferopol&#8217;, 우크라이나어 Сімферополь Simferopol&#8217;)은 여기서 땄지만 고대의 심페로폴리스와는 장소가 다르다.</p>
<p>&#8216;아름다운 도시&#8217;를 뜻하는 칼리폴리스(고대 그리스어: Καλλίπολις Kallípolis, 라틴어: Callipolis)는 여러 도시의 이름으로 쓰였는데 여기서 나온 이름으로 오늘날의 이탈리아의 갈리폴리(Gallipoli)와 튀르키예의 겔리볼루(Gelibolu)를 꼽을 수 있다. 제1차 세계 대전 때 연합군이 오스만 제국을 상대하여 군사 작전을 벌인 곳으로 유명한 갈리폴리는 튀르키예의 겔리볼루를 이탈리아어식으로 부른 당시의 이름이다.</p>
<p>고대 그리스어로 &#8216;도시 주변&#8217;을 뜻하는 이름인 암피폴리스(Ἀμφίπολις Amphipolis)는 오늘날 그리스에 속하지만 원래는 아테네인들이 에게해 북쪽 기슭인 트라키아 지방에 식민지로 건설한 도시였다. 현대 그리스어 민중어 형태는 암피폴리(Αμφίπολη Amfípoli)이다. 현대 그리스어 지명은 고대 그리스어를 흉내낸 이른바 순수어(Καθαρεύουσα Katharévousa &#8216;카타레부사&#8217;) 형태와 민중어(Δημοτική Dimotikí) 형태가 다른 경우가 많은데 1976년에 민중어가 순수어를 대신하여 그리스의 공용어로 정해진 이후 그리스 내부에서는 민중어 형태가 압도적으로 많이 쓰인다.</p>
<p>불가리아의 플로브디프(Пловдив Plovdiv)는 고대에 고대 그리스어로 필리푸폴리스(Φιλιππούπολις Philippoúpolis), 라틴어로 필리포폴리스(Philippopolis)라고 불렀는데 보통 마케도니아 왕 필리포스 2세의 이름을 딴 것으로 여겨진다. 그의 아들 알렉산드로스 대왕도 오늘날의 불가리아에 알렉산드루폴리스(Ἀλεξανδρούπολις Alexandroúpolis) 또는 알렉산드로폴리스(Alexandraopolis)라는 도시를 세웠다고 하지만 정확한 장소는 알려지지 않았다. 오늘날 그리스령 트라키아 지방에 동명의 도시가 있는데 이는 1920년에 당시 그리스 왕 알렉산드로스의 이름을 딴 것이다. 현대 그리스어 민중어 형태는 알렉산드루폴리(Αλεξανδρούπολη Alexandroúpoli)이다.</p>
<p>그리스를 정복한 고대 로마에서도 &#8216;-폴리스&#8217;가 들어간 그리스어식 이름을 붙이는 일이 많았다. 나중에 로마 제국의 첫 황제인 아우구스투스로 즉위하게 되는 옥타비아누스는 기원전 31년에 마르쿠스 안토니우스와 클레오파트라를 상대로 한 악티움 해전에서 승리한 것을 기념하여 기원전 29년에 그리스 서부의 악티움 근처에 &#8216;승리의 도시&#8217;라는 뜻으로 니코폴리스(고대 그리스어: Νικόπολις Nikópolis, 라틴어: Nicopolis)를 세웠다. 2세기의 하드리아누스 황제는 트라키아 지방의 오레스티아스(고대 그리스어: Ὀρεστιάς Orestiás, 라틴어: Orestias)를 다시 세우면서 &#8216;하드리아누스의 도시&#8217;라는 뜻으로 하드리아누폴리스(고대 그리스어: Ἁδριανούπολις Hadrianoúpolis) 또는 하드리아노폴리스(라틴어: Hadrianopolis)라는 이름을 붙였다. 이곳은 오늘날의 튀르키예 에디르네(Edirne)에 해당된다.</p>
<p>마찬가지로 4세기 콘스탄티누스 황제 때 로마 제국의 새 수도가 된 보스포루스 해협의 비잔티온(Βυζάντιον Byzántion)은 &#8216;콘스탄티누스의 도시&#8217;라는 뜻으로 콘스탄티누폴리스(고대 그리스어: Κωνσταντινούπολις Kōnstantinoúpolis) 또는 콘스탄티노폴리스(라틴어: Constantinopolis)로 이름이 바뀌었다. 동로마 제국, 후에는 오스만 제국의 수도였지만 1923년 튀르키예의 건국과 함께 앙카라에 수도 지위를 잃었고 1930년에는 공식적으로 튀르키예어 이름인 이스탄불(İstanbul)로 이름이 바뀌었다.</p>
<p>이스탄불의 어원에 대해서는 여러 설이 있지만 &#8216;도시에&#8217;를 뜻한 중세 그리스어 στην Πόλιν(stin Pólin) &#8216;스틴 폴린&#8217; 또는 στην Πόλι(stin Póli) &#8216;스틴 폴리&#8217; 같이 &#8216;폴리스&#8217;를 포함한 말에서 나왔다는 것이 중론이다. 현대 그리스어에서 /n/ 뒤의 /p/는 [b]로 유성음화하는데 이 현상은 단어 경계에서도 일어날 수 있으니 실제 발음은 &#8216;스틴볼린&#8217;, &#8216;스틴볼리&#8217;에 더 가까웠을지 모른다. İstanbul의 첫머리에 붙은 모음은 튀르크어에서 어두 자음군을 발음하기 쉽게 하기 위해 삽입된 것으로 프랑스어 station [stasjɔ̃] &#8216;스타시옹&#8217;을 튀르키예어에서 istasyon &#8216;이스타시온&#8217;으로 받아들인 것과 같은 이치이다. </p>
<p>근대에 들어 유럽 열강이 식민지를 건설하면서도 고대 그리스와 로마 세계의 작명법을 흉내내어 지명에 &#8216;-폴리스&#8217;를 붙이는 일이 종종 있었다. 러시아 제국은 크림 한국을 정복한 땅에 앞서 언급한 것처럼 고대 지명을 딴 심페로폴 외에 &#8216;꿀의 도시&#8217;를 뜻하는 멜리토폴리스(Μελιτόπολις Melitópolis)와 &#8216;존경받는 도시&#8217;를 뜻하는 세바스토폴리스(Σεβαστόπολις Sebastópolis)에서 각각 따온 멜리토폴(러시아어: Мелитополь Melitopol&#8217;, 우크라이나어: Мелітополь Melitopol&#8217;), 세바스토폴(러시아어/우크라이나어: Севастополь Sevastopol&#8217;) 등 그리스어식 이름을 새로 지어 붙이기도 했다.</p>
<p>카리브해의 히스파니올라섬에 있던 프랑스의 식민지 생도맹그(Saint-Domingue [sɛ̃-dɔmɛ̃ɡ]), 즉 오늘날의 아이티에는 1764년에 독일계 주민들이 정착하면서 이탈리아계 독일인 후원자 봄바르다(Bombarda [bɔmˈbaʁda])의 이름을 따서 봉바르도폴리스(프랑스어: Bombardopolis [bɔ̃baʁdɔpɔlis])라고 부른 도시가 있다.</p>
<p>영국은 1710년에 오늘날의 캐나다에 속하는 노바스코샤의 프랑스 정착지 포르루아얄(Port Royal [pɔʁ-ʁwajal])을 점령한 후 Annapolis Royal [əˈnæp<i>ə</i>lᵻs-ˈɹɔɪ̯<i>ə</i>l] &#8216;*아나폴리스로열&#8217;이라고 개명했다. 당시 영국의 앤(Anne [ˈæn]) 여왕의 이름을 딴 것이다. 이에 앞서 1694년에는 오늘날의 미국에 있던 영국의 정착지 앤어런들스타운(Anne Arundel&#8217;s Towne [ˈæn-əˈɹʌnd<small>(ə)</small>lz-ˈtaʊ̯n])이 메릴랜드 식민지의 새 수도로 정해지면서 당시 왕위에 오르기 전이었던 앤 공주의 이름을 따서 아나폴리스(Annapolis)로 이름이 바뀌었다.</p>
<p>미국이 독립한 후 인디애나주에서 원주민 델라웨어족과 마이애미족을 몰아내고 새 주도를 건설하면서 1821년에 &#8216;인디언의 도시&#8217;라는 뜻으로 Indianapolis [ɪndiəˈnæp<i>ə</i>lᵻs] &#8216;*인디애나폴리스&#8217;라는 이름을 붙였다. 1852년에는 미네소타주에서 원주민 다코타족을 쫓아낸 자리에 세운 도시에 Minnehaha [ˌmɪnᵻˈhɑːhɑː] &#8216;미네하하&#8217;의 첫부분을 따서 Minneapolis [ˌmɪniˈæp<i>ə</i>lᵻs] &#8216;*미니애폴리스&#8217;라는 이름을 붙였다. 다코타어로 mní &#8216;므니&#8217;는 &#8216;물&#8217;을 뜻하며 미네하하는 다코타어로 &#8216;급물살&#8217;을 뜻하는 mníȟaȟa &#8216;므니하하&#8217;, 미네소타(Minnesota [ˌmɪnᵻˈsoʊ̯tə])는 다코타어로 &#8216;흐린 물&#8217;을 뜻하는 mní šóta &#8216;므니쇼타&#8217;에서 나왔다.</p>
<p>Annapolis [əˈnæp<i>ə</i>lᵻs], Indianapolis [ˌɪndiəˈnæp<i>ə</i>lᵻs], Minneapolis [ˌmɪniˈæp<i>ə</i>lᵻs]를 영어 발음에 따라 현행 외래어 표기법을 적용하여 적으면 각각 &#8216;어내펄리스&#8217;, &#8216;인디어내펄리스&#8217;, &#8216;미니애펄리스&#8217;이다. -polis가 들어간 말은 그 바로 앞의 음절에 강세가 오기 때문에 영어에서는 강세가 없이 [pəlᵻs]로 약화되어 발음된다. 하지만 《표준국어대사전》에서 쓰는 표준 표기는 각각 &#8216;*아나폴리스&#8217;, &#8216;*인디애나폴리스&#8217;, &#8216;*미니애폴리스&#8217;이다.<br />
고대 그리스어와 라틴어에서도 이와 같이 &#8216;-폴리스&#8217;의 앞 음절에 강세가 주어졌다. 라틴어에서는 꼭 고대 그리스어의 강세 위치를 따르는 것이 아니라 음절 구조에 따라 강세 위치가 정해지는데 마침 -polis에서는 o가 짧은 모음이라서 규칙적으로 그 바로 앞의 음절에 강세가 주어지게 되었다.</p>
<p>프랑스어에서는 강세가 없는 -polis의 모음이 아예 탈락하여 -ple [pl]로 이어졌다. 예를 들어 라틴어 Constantinopolis &#8216;콘스탄티노폴리스&#8217;는 프랑스어에서 Constantinople [kɔ̃stɑ̃tinɔpl] &#8216;콩스탕티노플&#8217;이 되었다. 영어에서도 프랑스어 형태를 그대로 받아들여 Constantinople [ˌkɒnstæntᵻˈnoʊ̯p<small>(ə)</small>l] &#8216;콘스탠티노플&#8217;로 발음한다. 이탈리아 나폴리를 부르는 이름으로 프랑스어에서는 라틴어 Neapolis &#8216;네아폴리스&#8217;에서 나온 Naples [napl] &#8216;나플&#8217;을, 영어에서는 Naples [ˈneɪ̯p<small>(ə)</small>lz] &#8216;네이플스&#8217;를 쓰는 것도 같은 이치이다. 독일어에서도 마찬가지로 -polis가 -pol을 거쳐 -pel [pl̩]로 변하여 Konstantinopel [kɔnstantiˈnoːpl̩] &#8216;콘스탄티노펠&#8217;, Neapel [neˈ(ʔ)aːpl̩] &#8216;네아펠&#8217;과 같이 쓴다. 오늘날의 스웨덴 남부에는 Kristianopel &#8216;크리스티아노펠&#8217;이라는 마을이 있는데 원래 덴마크 영토였을 때 덴마크 왕 크리스티안 4세(Christian 4., 1577~1658)이 스웨덴으로부터 방어하기 위해 지은 요새로 왕세자 크리스티안(Christian)의 이름을 따서 독일어식 -pel을 붙인 이름이다.</p>
<p>그래서 영어에서는 라틴어 형태를 직접 가져온 -polis도 강세가 없이 [pəlᵻs]로 약화시킨다. 그러다 보니 앞에 들어가는 말의 강세 위치가 바뀌는 경우가 많다. Anne [ˈænə] &#8216;앤&#8217;, Anna [ˈænə] &#8216;애나&#8217;에서는 첫째 음절에 강세가 오지만 Annapolis [əˈnæp<i>ə</i>lᵻs] &#8216;어내펄리스&#8217;에서는 둘째 음절로 강세가 옮긴다. Indiana [ˌɪndiˈænə] &#8216;인디애나&#8217;에서는 첫째 a에 강세가 오지만 Indianapolis [ˌɪndiəˈnæp<i>ə</i>lᵻs] &#8216;인디어내펄리스&#8217;에서는 둘째 a로 강세가 옮긴다.</p>
<p>영어 접미사 가운데는 바로 앞 음절에 강세를 주게 만드는 것들이 있어서 이처럼 앞에 들어가는 말의 강세 위치가 바뀌고 그에 따라 모음 음가도 달라지는 경우가 매우 흔하다. parabola [pəˈɹæb<i>ə</i>lə] &#8216;퍼래벌라&#8217;, parameter [pəˈɹæmᵻtə<i>ɹ</i>] &#8216;퍼래미터&#8217;에 접미사 하나가 붙으면 parabolic [ˌpæɹəˈbɒlɪk] &#8216;패러볼릭&#8217;, parametric [ˌpæɹəˈmɛtɹɪk] &#8216;패러메트릭&#8217;과 같이 발음이 달라지는 식이다.</p>
<p>한국어 화자 입장에서는 이처럼 같은 형태소가 접미사에 따라서 발음이 달라지는 것을 한글 표기에도 반영하는 것이 어색하다. real [ˈɹiː<i>ə</i>l]을 &#8216;리얼&#8217;로 쓰고 irony [ˈaɪ̯ɹ<i>ə</i>ni]를 &#8216;아이러니&#8217;로 쓰니 reality는 &#8216;리얼리티&#8217;, ironical은 &#8216;아이러니컬&#8217;로 쓰는 것이 직관적이다(&#8216;리얼리티&#8217;는 《표준국어대사전》에서도 인정하는 표준 표기이다). 하지만 영어 발음을 따른다면 reality [ɹiˈælə⟮ᵻ⟯ti] &#8216;리앨리티&#8217;, ironical [aɪ̯ˈɹɒnɪk<small>(ə)</small>l] &#8216;아이로니컬&#8217;로 적어야 한다.</p>
<p>이런 불편함을 조금이라도 줄이는 한 방법은 영어의 무강세 모음이 [ə]로 약화되더라도 본래의 발음에 따라 적는 것이다. a는 [æ] &#8216;애&#8217;, [eɪ̯] &#8216;에이&#8217;, [ɑː] &#8216;아&#8217; 등 다양한 발음이 가능하기 때문에 a [ə]의 본 발음을 고르기는 쉽지 않지만 o는 보통 [ɒ] &#8216;오&#8217;, [oʊ̯] &#8216;오&#8217; 등으로 발음되고 드물게 [ʌ] &#8216;어&#8217;로도 발음된다. 그런데 o가 [ʌ]로 발음되는 것은 color/colour [ˈkʌləɹ] &#8216;컬러&#8217; 같은 일부 예를 제외하면 보통 om, on 조합에 한정되므로 다른 자음 앞에서는 o [ə]를 &#8216;오&#8217;로 적는 것이 무난하다.</p>
<p>propose [pɹəˈpoʊ̯z]는 1993년 1월 19일 제5차 외래어 심의회에서 표준 표기가 &#8216;프러포즈&#8217;로 심의되었는데 proposition [ˌpɹɒpəˈzɪʃ<small>(ə)</small>n]은 규칙에 따르면 &#8216;프로퍼지션&#8217;으로 적어야 한다. 하지만 o [ə]를 &#8216;오&#8217;로 적기로 하면 각각 &#8216;프로포즈&#8217;, &#8216;프로포지션&#8217;으로 표기가 비슷하게 된다.</p>
<p>polis가 단독으로 쓰일 때는 [ˈpɒlᵻs] &#8216;폴리스&#8217;로 발음된다. Maryland [ˈmɛə̯ɹᵻlənd] &#8216;메릴랜드&#8217;에서 볼 수 있듯이 지명의 요소로 쓰이는 -land는 [lənd]로 발음되더라도 단독으로 쓰일 때의 [ˈlænd]에 따라서 &#8216;-랜드&#8217;로 적는 것처럼 지명에 등장하는 -polis도 &#8216;-폴리스&#8217;로 표기를 통일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를 규칙으로 삼으면 Minneapolis를 &#8216;미니애폴리스&#8217;로 적는 것은 규칙 표기가 된다.</p>
<p>영어 지명 Annapolis를 &#8216;아나폴리스&#8217;로 적는 것은 설명하기 어렵지만 프랑스어 발음 [anapɔlis]에 따른 표기는 &#8216;아나폴리스&#8217;이다. 캐나다 노바스코샤주의 아나폴리스로열 주변에는 극소수이기는 하지만 프랑스어 화자가 남아있고 프랑스어는 영어와 함께 캐나다 국가 공용어로 쓰이니 프랑스어 발음에 따라 적을 근거가 아주 없는 것은 아니다. 물론 미국 메릴랜드주의 아나폴리스가 이보다 오래된 지명이라는 점은 있다.</p>
<p>&#8216;*리앨리티&#8217;에서 볼 수 있듯이 앞 음절에 강세를 주게 만드는 접미사 때문에 익숙한 형태소의 마지막 모음이 강세를 받는 [æ] &#8216;애&#8217;로 변하면 어색하게 느껴지는 것이 사실이다. drama [ˈdɹɑːmə]는 &#8216;드라마&#8217;로 적는데 dramatic [dɹəˈmætɪk]은 &#8216;드러매틱&#8217;으로 적는 것은 직관적으로 받아들이기가 어렵다. 그래서 &#8216;리얼리티&#8217;에서처럼 본말의 형태를 간직한 불규칙적인 표기 &#8216;드라마틱&#8217;이 《표준국어대사전》에서 인정하는 표준 표기이다. 《표준국어대사전》에는 rotameter [ˌɹoʊ̯ˈtæmᵻtə<i>ɹ</i>]를 &#8216;로태미터&#8217; 대신 &#8216;로터미터&#8217;로 쓴 표제어도 있는데 이는 아무래도 원어 발음을 잘못 파악한 표기 같다.</p>
<p>그래도 &#8216;미니애폴리스&#8217;에서는 발음에 따라 -polis 앞의 [æ]를 &#8216;애&#8217;로 적으니 아나폴리스와 인디애나폴리스도 실제 발음에 따라 각각 &#8216;어내폴리스&#8217;, &#8216;인디어내폴리스&#8217;로 표기를 고치는 것은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든다.</p>
<p>미국에는 이밖에도 Cannon [ˈkænən] &#8216;캐넌&#8217; 직물 회사의 이름을 딴 노스캐롤라이나주의 Kannapolis [kəˈnæp<i>ə</i>lᵻs] &#8216;커내폴리스&#8217;, &#8216;일리노이&#8217;의 이름을 딴 일리노이주의 Illiopolis [ˌɪliˈɒp<i>ə</i>lᵻs] &#8216;일리오폴리스&#8217;, 현지 주요 광물인 구리의 영어 이름에서 딴 캘리포니아주의 Copperopolis [ˌkɒpəˈɹɒp<i>ə</i>lᵻs] &#8216;코퍼로폴리스&#8217; 등 &#8216;-폴리스&#8217;가 들어가는 지명이 꽤 있다. &#8216;아나폴리스&#8217;, &#8216;인디애나폴리스&#8217; 등은 관용 표기로 삼는다고 해도 다른 지명도가 낮은 이름들은 실제 발음에 따라 적는 것이 좋을 것이다.</p>
<p>오늘날 &#8216;-폴리스&#8217;가 들어가는 지명이 가장 많은 곳은 단연 브라질일 것이다. 브라질에서 인구가 10만 이상인 도시 가운데 여덟 개 이름에 &#8216;-폴리스&#8217;가 들어간다. 사람 이름에서 나온 것이 대부분이다. 플로리아노폴리스(Florianópolis)는 1891년부터 1894년까지 브라질의 제2대 대통령을 지낸 플로리아누 페이쇼투(Floriano Peixoto, 1839~1895)의 이름을 땄다. 닐로폴리스(Nilópolis)는 브라질 제7대 대통령 닐루 페사냐(Nilo Peçanha, 1867~1924), 페트로폴리스(Petrópolis)는 브라질 제2대 황제 페드루 2세(Pedro II, 1825~1891), 테레조폴리스(Teresópolis)는 페드루 2세의 황후 테레자 크리스치나(Teresa Cristina, 1822~1889), 혼도노폴리스(Rondonópolis)는 군인이자 탐험가 칸지두 혼동(Cândido Rondon, 1865~1958), 에우나폴리스(Eunápolis)는 정치가 에우나피우 지 케이로스(Eunápio de Queirós, 1905~1998)의 이름을 각각 땄다.</p>
<p>종교적인 의미로 붙인 이름도 있다. 아나폴리스(Anápolis)는 성모 마리아의 어머니인 성녀 안나의 이름을 땄으며 지비노폴리스(Divinópolis)는 신성한 성령(Divino Espírito Santo)이란 호칭에 들어가는 &#8216;신성한&#8217;을 뜻하는 Divino &#8216;지비누&#8217;에서 이름을 땄다.</p>
<p>그 외에도 특히 20세기에야 본격적으로 도시 개척이 시작된 브라질 중부 내륙 지역에는 &#8216;-폴리스&#8217;가 들어가는 지명이 수두룩하다. &#8216;예수의 도시&#8217;를 뜻하는 제주폴리스(Jesúpolis), 무퉁(mutum)이라는 현지 새의 이름을 딴 무투노폴리스(Mutunópolis), 야자수를 뜻하는 palmeira &#8216;파우메이라&#8217;에서 이름을 딴 파우메이로폴리스(Palmeirópolis), 에스파냐 출신 주민들이 도시를 둘러싸는 산맥을 피레네산맥이라고 부른 데서 이름을 딴 피레노폴리스(Pirenópolis) 등 흥미로운 이름이 많다.</p>
<p>이런 이름은 대체로 19세기 말부터 20세기까지 지어졌는데 브라질 상류층에서 고전 그리스·로마 문화를 중시했기 때문인지 모른다. 브라질에서 아가멤농(Agamemnon), 에르쿨리스(Hércules) 같은 그리스어식 이름이 흔한 것도 아주 무관하지는 않을 것이다.</p>
<p>예로부터 &#8216;-폴리스&#8217;가 들어가는 지명은 새로 건설한 도시나 정복한 도시의 새 이름으로 흔히 쓰였는데 그 과정에서 옛 주민이 원래 쓰던 이름은 잊혀지기 마련이었다. 오늘날의 미니애폴리스를 원주민인 다코타족은 &#8216;여러 호수의 고을&#8217;이라는 뜻으로 Bde Óta Othúŋwe &#8216;브데오타오퉁웨&#8217;라고 불렀다고 한다. 하지만 미니애폴리스라는 이름의 첫 요소도 원주민인 다코타족의 언어에서 따온 것이니 그나마 그 장소의 역사가 이름에 남아있는 예라고 볼 수 있겠다.</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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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세계에서 가장 독특한 언어, 피라항어(Pirahã)</title>
		<link>https://pyogi.kkeutsori.com/2009/07/21/%ec%84%b8%ea%b3%84%ec%97%90%ec%84%9c-%ea%b0%80%ec%9e%a5-%eb%8f%85%ed%8a%b9%ed%95%9c-%ec%96%b8%ec%96%b4-%ed%94%bc%eb%9d%bc%ed%95%ad%ec%96%b4piraha/</li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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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c:creator><![CDATA[끝소리]]></dc:creator>
		<pubDate>Mon, 20 Jul 2009 17:38:19 +0000</pubDate>
				<category><![CDATA[미분류]]></category>
		<category><![CDATA[포르투갈어]]></category>
		<category><![CDATA[피라항어]]></categ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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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CDATA[전세계 언어의 다양성에 웬만큼 익숙한 이들에게도 &#8216;언어란 이런 것이다&#8217;라는 고정관념을 깨뜨려주는 언어가 있다. 브라질 중부 아마존 밀림 한가운데 마이시(Maici)강 유역에 사는 수렵채집인들인 피라항족이 쓰는 언어가 그것이다. 피라항어에는 색이나 숫자를 나타내는 단어가 없고 인칭대명사는 아마존 유역에서 여러 집단들이 서로 소통할 때 쓰는 언어인 녜엥가투어(Nheengatu)에서 모조리 빌려온 듯하다. 피라항족 남성들은 밀림에서 사냥을 할 때 휘파람을 통해 &#8220;말&#8221;을 [&#8230;]]]></description>
										<content:encoded><![CDATA[<span style="font-size:0.9em; color:#5C78C6;">본 글은 원래 이글루스에 올렸던 글입니다. 이글루스가 종료되었기에 열람이 가능하도록 이곳으로 옮겼습니다. 기한이 지난 정보가 있을 수도 있고 사항에 따라 글을 쓴 후 의견이 바뀌었을 수도 있지만 오타 수정이나 발음 기호를 균일하게 고치는 것 외에는 원문 그대로 두었고 훗날 내용을 추가한 경우에는 이를 밝혔습니다. 외부 링크는 가능한 경우 업데이트했지만 오래되어 더이상 유효하지 않은 것은 그대로 남겨두었습니다. 날짜는 이글루스 게재 당시의 날짜로 표시합니다.</span><br>
<span style="color:#C5D2DB">—</span>
<p>전세계 언어의 다양성에 웬만큼 익숙한 이들에게도 &#8216;언어란 이런 것이다&#8217;라는 고정관념을 깨뜨려주는 언어가 있다. 브라질 중부 아마존 밀림 한가운데 마이시(Maici)강 유역에 사는 수렵채집인들인 피라항족이 쓰는 언어가 그것이다.</p>
<p><a href="http://ko.wikipedia.org/wiki/%ED%94%BC%EB%9D%BC%ED%95%98%EC%96%B4">피라항어</a>에는 색이나 숫자를 나타내는 단어가 없고 인칭대명사는 아마존 유역에서 여러 집단들이 서로 소통할 때 쓰는 언어인 녜엥가투어(Nheengatu)에서 모조리 빌려온 듯하다. 피라항족 남성들은 밀림에서 사냥을 할 때 휘파람을 통해 &#8220;말&#8221;을 할 수 있다.</p>
<p>피라항어를 30년 동안 연구한 언어학자 <a href="http://en.wikipedia.org/wiki/Daniel_Everett">대니얼 에버렛</a>(Daniel Everett)은 2005년 <a href="http://www.eva.mpg.de/psycho/pdf/Publications_2005_PDF/Commentary_on_D.Everett_05.pdf">〈피라항어에서의 문법과 인지에 대한 문화적 제약(Cultural Constraints on Grammar and Cognition in Pirahã)〉</a>이라는 글을 발표해 언어학계를 뒤집어놓았다. 노엄 촘스키(Noam Chomsky)의 보편문법(universal grammar) 이론, 특히 반복순환 능력(recursion)이 모든 자연 언어에 공통되게 나타난다는 주장에 반기를 든 것이다.</p>
<p>많은 언어학자들은 에버렛의 주장에 반론을 제기하였고 촘스키는 에버렛을 돌팔이(charlatan)라고 부르기도 하였다. 피라항어 문법에 대한 연구는 상당 부분 에버렛에 의존하고 있으니 피라항어에 대한 그의 여러 주장에 의구심을 가지는 이들도 많다.</p>
<p>에버렛은 피라항족 마을에 들어가 살면서 그들의 언어와 문화에 대해 배운 이야기를 2008년 11월 <em>Don&#8217;t Sleep, There are Snakes: Life and Language in the Amazonian Jungle</em>이란 책으로 펴냈다. <a href="http://www.aladdin.co.kr/shop/wproduct.aspx?ISBN=8996217565">《잠들면 안 돼, 거기 뱀이 있어 &#8211; 일리노이 주립대 학장의 아마존 탐험 30년》</a>이란 제목의 한국어판이 이번 달에 출간되었다.</p>
<p style="text-align: center;"><img loading="lazy" decoding="async" class="aligncenter size-full wp-image-106423" src="https://pyogi.kkeutsori.com/wp-content/uploads/2024/05/f0074568_4a649e18a6834.jpg" alt="" width="200" height="296" />《잠들면 안 돼, 거기 뱀이 있어》의 한국어판 표지</p>
<h2>Pirahã의 표기</h2>
<p>이 신간 소개를 읽으면 Pirahã을 &#8216;피다한&#8217;으로 표기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어떻게 이런 표기가 나왔을까?</p>
<p>Pirahã이라는 이름의 어원에 대해서는 찾을 수가 없었다. 단지 피라항족은 자신들의 언어를 &#8216;아파이치소(xapaitíiso, [ʔàpài̯ˈʧîːsò])&#8217;라는 전혀 다른 이름으로 부른다고 하니 주변의 다른 부족들이 부르는 이름이 아닐까 추측할 수 밖에 없다.</p>
<p><a href="http://en.wikipedia.org/wiki/Pirah%C3%A3_language">영어판 위키백과</a>에 따르면 Pirahã는 포르투갈어로는 Pirarrã라고 쓴다고 한다. 그 글의 <a href="http://en.wikipedia.org/wiki/Talk:Pirah%C3%A3_language">토론 문서</a>에는 에버렛 자신이 쓰는 발음은 [piɾaˈhã]라는 제보가 있다. 이 발음이 맞다면 한글 표기는 &#8216;피라항&#8217;이라고 하는 것이 알맞을 것이다. [ã]은 [a] 모음이 비모음으로 발음된다는 것을 나타내는데 외래어 표기법에서 통상적으로 비모음은 &#8216;ㅇ&#8217; 받침으로 나타낸다.</p>
<p>포르투갈어 표기인 Pirarrã에 외래어 표기법을 적용하면 어떻게 될까? 포르투갈어의 r는 어두나 n, l, s 뒤에 오는 경우에는 &#8216;ㅎ&#8217;으로 적고, 그 밖의 경우에는 &#8216;ㄹ, 르&#8217;로 적으며 다만 rr는 &#8216;ㅎ, 흐&#8217;로 적게 되어있다. 이에 따라 Pirarrã에서 첫째 r는 &#8216;ㄹ&#8217;으로, rr는 &#8216;ㅎ&#8217;으로 적게 된다. 브라질 포르투갈어에서 rr는 보통 [h] 발음을 나타내기 때문에 이런 규칙이 있는 것이다.</p>
<p>(<a href="https://pyogi.kkeutsori.com/%ed%98%84%ed%96%89-%ec%99%b8%eb%9e%98%ec%96%b4-%ed%91%9c%ea%b8%b0%eb%b2%95/%ed%8f%ac%eb%a5%b4%ed%88%ac%ea%b0%88%ec%96%b4/">외래어 표기법의 포르투갈어 표기 규정</a>은 브라질 포르투갈어 발음을 많이 따른 경향이 있다. 포르투갈의 포르투갈어에서는 어두의 r와 rr를 보통 프랑스어의 r 발음과 같이 [ʁ]로 발음하는데 이를 두고 프랑스어의 r는 &#8216;ㄹ&#8217;로 적는데 비슷한 발음인 포르투갈어의 어두 r는 &#8216;ㅎ&#8217;으로 적는다는 불평을 들은 적이 있다. 하지만 외래어 표기법에서는 브라질 포르투갈어에서 어두의 r를 [h]로 발음한다는 점을 고려하여 &#8216;ㅎ&#8217;으로 적도록 한 듯하다.)</p>
<p>문제는 ã이다. 외래어 표기법에서 포르투갈어의 ãe는 &#8216;앙이&#8217;, ão은 &#8216;앙&#8217;으라고 적으라고 하고 있지만 ã 홀로 있을 때에 대한 언급은 없다. 하지만 포르투갈어에서 ã라는 철자가 a에 해당하는 비모음을 나타낸다는 것을 생각하면 &#8216;앙&#8217;이라고 적는 것이 바람직하다.</p>
<p>그러니 포르투갈어의 Pirarrã을 외래어 표기법에 따라 적으면 &#8216;피라항&#8217;이 된다. Pirahã이란 표기는 아마 [piɾaˈhã]이라는 발음 기호에 가깝게 표기를 정한 결과 같다.</p>
<h2>pee-da-HAN이라는 발음 설명</h2>
<p>그렇다면 《잠들면 안 돼, 거기 뱀이 있어》를 번역한 이는 Pirahã을 왜 &#8216;피다한&#8217;이라고 적었는지 생각해보자. 에버렛은 아마 일반 독자들을 위해 Pirahã의 발음에 대한 설명을 했을 것이다. 그런데 에버렛은 미국인이므로 영어를 사용하는 이들을 대상으로 발음 설명을 했을 것이다.</p>
[piɾaˈhã]의 [ɾ]는 <a href="http://ko.wikipedia.org/wiki/%C3%AC%C2%B9%C2%98%C3%AA%C2%B2%C2%BD_%C3%AD%C2%83%C2%84%C3%AC%C2%9D%C2%8C">치경 탄음</a>으로 영어의 r, 즉 [ɹ] 또는 [ɻ]와는 다른 음이다. 오히려 미국식 영어의 wa<strong>t</strong>er [ˈwɑɾɚ], la<strong>dd</strong>er [ˈlæɾɚ]의 발음에서 비슷한 음을 찾을 수 있다. 미국식 발음의 흔히 말하는 굴리는 음을 흉내낼 때 water를 &#8216;와러&#8217;라고 발음한다는 것을 생각해보라. 그러나 한국어의 &#8216;ㄹ&#8217;은 받침일 경우를 제외하고는 [ɾ]로 발음된다. 포르투갈어와 에스파냐어의 r도 어중에서 보통 [ɾ]로 발음된다.</p>
<p>아무래도 에버렛은 Pirahã의 r를 ladder와 같은 일부 단어의 &#8216;굴리는&#8217; d와 비슷하게 발음하라고 설명한 것을 번역자가 [d] 발음으로 설명한 것으로 오해하여 &#8216;ㄷ&#8217;으로 적은 듯하다.</p>
<p>영어도 한국어와 마찬가지로 비모음이 없다. 그런데 한국어에서는 비모음을 보통 &#8216;ㅇ&#8217; 받침으로 흉내내는 한편 영어에서는 n으로 흉내내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에버렛이 n과 비슷한 음으로 설명한 것을 따라 번역자도 &#8216;ㄴ&#8217; 받침으로 옮긴 것이 아닌가 한다.</p>
<p>이는 어디까지나 추측이고 《잠들면 안 돼, 거기 뱀이 있어》 한국어판에는 〈피다한 말의 한글표기와 한국어 번역 일러두기〉가 실려있다고 하니 혹시 그 내용을 알려주실 독자 분이 있다면 고맙겠다.</p>
<span style="color: #5C78C6;">추가내용: 이 글을 처음 올린 후 Don&#8217;t Sleep, There are Snakes에 대한 <a href="http://www.time.com/time/arts/article/0,8599,1859528,00.html">《타임》지의 서평</a>을 확인할 수 있었다. 거기서는 Pirahã의 발음을 pee-da-HAN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에버렛의 발음 설명을 따랐을 것이다.</sp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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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세우타를 비롯한 모로코 북부 해안의 에스파냐 역외 영토</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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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Sun, 02 Aug 2026 12:04:51 +0000</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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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CDATA[며칠 전에 모로코 북부 해안에 있는 에스파냐의 역외 영토인 세우타에 5~6만 명이 한꺼번에 무단 진입하면서 최소 60명의 사망자를 내는 비극이 일어났다. 이들 가운데 적어도 4만 8300명은 몇 시간만에 모로코로 돌아갔고 세우타로부터 유럽으로 향한 이는 전무했지만 유럽의 극우파 정치인들은 이민에 우호적인 에스파냐 정부의 정책 때문에 일어난 사태라며 공세를 펴고 있다. 이탈리아는 에스파냐와의 솅겐 협정을 일시 중지하겠다고 [&#8230;]]]></description>
										<content:encoded><![CDATA[<p>며칠 전에 모로코 북부 해안에 있는 에스파냐의 역외 영토인 세우타에 5~6만 명이 한꺼번에 무단 진입하면서 최소 60명의 사망자를 내는 비극이 일어났다. 이들 가운데 적어도 4만 8300명은 몇 시간만에 모로코로 돌아갔고 세우타로부터 유럽으로 향한 이는 전무했지만 유럽의 극우파 정치인들은 이민에 우호적인 에스파냐 정부의 정책 때문에 일어난 사태라며 공세를 펴고 있다. 이탈리아는 에스파냐와의 솅겐 협정을 일시 중지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에 에스파냐 총리 페드로 산체스는 지난 5년 간 밀입국자의 수는 이탈리아가 에스파냐의 두 배를 기록하는 등 에스파냐의 국경 통제가 유럽 연합에 속하는 다른 지중해 국가에 비해 성공적이었다는 통계를 들어 반박했다.</p>
<p>에스파냐에 속하는 자치 도시인 세우타는 유럽 연합의 일부이자 국경 통제 없는 자유로운 이동이 보장되는 솅겐 지역의 일부이지만 특수 규정이 적용되어 그곳으로부터 배나 비행기를 타고 에스파냐 본토를 비롯한 다른 유럽 연합 지역으로 떠나는 모든 여객은 신분증 검사를 받는다. 모로코 북부 해안에 속하는 또다른 에스파냐령 자치 도시인 멜리야도 마찬가지이다.</p>
<p>오늘날 모로코 북부 해안에는 자치 도시인 세우타(Ceuta)와 멜리야(Melilla)를 비롯하여 벨레스데라고메라(Vélez de la Gomera) 바위, 알루세마스(Alhucemas) 제도, 차파리나스(Chafarinas) 제도, 페레힐(Perejil)섬 등 에스파냐에 속하는 역외 영토가 군데군데 있다. 세우타와 멜리야를 제외하면 나머지 영토에는 주민이 없고 에스파냐 군인들이 상주할 뿐이다. 이들은 어떻게 에스파냐 영토가 되었을까?</p>
<p>가장 좁은 곳의 폭이 14.2킬로미터에 지나지 않는 지브롤터 해협을 사이에 둔 이베리아반도와 북아프리카의 마그레브 지역은 예로부터 역사가 서로 밀접하게 얽혔다. 297년 로마 황제 디오클레티아누스는 제국의 통치 체제를 재정비하면서 이베리아반도 지역에 있는 속주들을 묶어서 신설한 히스파니아(Hispania) 관구에 오늘날의 모로코 북부에 해당하는 마우레타니아 팅기타나(Mauretania Tingitana) 속주도 같이 포함하였다. 5세기 초에 이베리아반도로 이주한 게르만족의 일파인 반달족은 429년에 지브롤터 해협을 넘어 수년 후 북아프리카 해안 서부를 중심으로 하는 반달 왕국을 세웠다.</p>
<p>동로마 제국 황제 유스티니아누스 1세는 서로마 제국이 멸망하는 과정에서 상실되었던 영토의 재정복에 나서 533년에 반달 왕국을 무너뜨리고 적어도 명목상으로는 북아프리카를 다시 지배하게 되었다. 그 과정에서 지브롤터 해협에 위치한 팅기스(Tingis)와 셉템(Septem)이 동로마 제국의 영토가 되었다. 팅기스는 모로코의 항구 도시 탕헤르의 옛 이름이고 셉템은 세우타의 옛 이름이다. 550년대에 동로마군은 이베리아반도 남부 영토도 일부 되찾았으며 591년에는 오늘날의 튀니지에 있는 카르타고를 중심으로 하는 아프리카 총독부를 세웠는데 북아프리카 해안 서부와 함께 이베리아반도 남부 영토도 이 아프리카 총독부에 포함되었다.</p>
<p>그러나 동로마 제국의 북아프리카 지배는 647년에 시작된 이슬람 제국의 북아프리카 정복으로 끝이 났다. 709년에 북아프리카 정복을 완성한 우마이야 왕조는 711년에 이베리아반도를 침공하여 10년 내에 서고트 왕국을 멸망시키고 이베리아반도 대부분을 지배하게 되었다. 750년에 아바스 왕조가 우마이야 왕조를 무너뜨리자 이베리아반도에서는 우마이야 왕가의 압둘라흐만 1세가 아바스 왕조에 충성하기를 거부하고 756년에 오늘날의 에스파냐에 속하는 코르도바(Córdoba)를 수도로 하는 독립국을 세웠다. 우마이야조 코르도바 왕국은 안달루스(الأندلس al-ʾAndalus)라고 불린 이베리아반도 영토뿐만이 아니라 오늘날의 모로코 북부에 해당하는 북아프리카의 일부도 지배하였다. 이 시기에 안달루스는 이슬람 세계와 유럽을 잇는 문화적·과학적 교류의 중심지가 되었다.</p>
<p>그 후에 오늘날의 모로코에서 일어난 베르베르계 무라비트 왕조와 무와히드 왕조가 차례로 안달루스를 다스리면서 지브롤터 해협 양쪽에 영토를 거느렸으며 이베리아반도 최후의 이슬람계 독립국이었던 그라나다 왕국도 북아프리카에 일부 영토가 있었다. 한편 이베리아반도의 북부에 잔존했던 기독교계 세력들도 다시 남쪽으로 세력을 확장하기 시작했다.</p>
<p>그 가운데 레온 왕국과 카스티야 왕국이 합친 이른바 카스티야 왕관이라고 불린 복합국(이하 카스티야)은 이베리아반도 중앙부를 차지하였으며 남하를 계속하여 13세기 중반에 이베리아반도의 남쪽 해안 일부에까지 이르렀다. 서쪽으로는 레온 왕국으로부터 12세기에 독립한 포르투갈 왕국이 이베리아반도의 서해안을 따라 정복 활동을 계속하여 비슷한 시기에 남쪽 해안까지 도달했다. 이들은 곧 지브롤터 해협 건너의 땅에도 손길을 뻗치기 시작했다.</p>
<p>1399년에는 카스티야 왕국의 군대가 당시 베르베르계 마린 왕조가 지배하던 지브롤터 해협 근처의 항구 도시 테투안(Tétouan)을 근거지로 하는 해적들을 토벌한다는 목적으로 침공하여 주민의 절반은 학살하고 절반은 노예로 끌어가는 일이 일어났다. 하지만 카스티야는 이로서 황폐가 된 테투안을 자기 땅으로 삼지는 않았다.</p>
<p>마린 왕조는 1411년에 지브롤터 해협을 넘어 당시 그라나다 왕국이 지배하던 지브롤터를 공격했고 이에 그라나다 왕국이 마린 왕조를 상대로 하는 반란을 선동하여 모로코 북부는 혼란에 빠졌다. 1414년에는 오늘날의 알제리 서북부를 중심으로 있던 틀렘센 왕국이 세우타를 잠시 점령하기도 했다. 한편 1411년에 앙숙 카스티야와 평화 조약을 맺은 포르투갈 왕국의 주앙 1세는 항해 왕자로 알려진 엥히크(Henrique, 현행 규정에 따른 표기 &#8216;엔히크&#8217;)를 비롯한 왕자들을 앞세워 1415년에 세우타를 점령하였다. 무역의 요충지인 세우타의 부를 탐내서였기도 하고 지브롤터 해협 북쪽 해안을 선점한 카스티야에 맞서 남쪽 해안에 거점을 잡으려는 의도도 있었다.</p>
<p>전성기에 비해서 이미 상당히 쇠퇴한 세우타에서 약탈한 성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지만 테투안 점령 후에 철수한 카스티야와 달리 포르투갈은 세우타를 계속 차지하기로 결정했다. 계속된 정복 활동의 거점으로 삼기 위해서였다. 포르투갈은 15~16세기에 걸쳐 모로코의 서쪽 대서양 해안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였다. 탕헤르를 비롯하여 아자모르(Azamor), 마자강(Mazagão), 산타크루스두카부드게(Santa Cruz do Cabo de Gué) 등이 포르투갈령이 되었다. 이들은 각각 오늘날의 아제무르(Azemmour), 엘자디다(El Jadida), 아가디르(Agadir)에 해당한다. 옛 해적 소굴 안파(Anfa)에도 요새를 세웠고 이는 &#8216;하얀 집&#8217;이라는 뜻으로 카자브랑카(Casa Branca)라고 불리게 되었다. 바로 오늘날의 카사블랑카(Casablanca)이다.</p>
<p>이들 영토는 포르투갈 왕국 남부에 있던 명목상의 왕국인 알가르브(Algarve)에 포함되었다. 포르투갈이 이베리아반도에서 마지막으로 정복한 땅인 알가르브는 다른 지역과 구별되는 자체 기관이나 자치권이 없어 허울뿐이었지만 계속 왕국으로 불렸고 포르투갈 왕은 포르투갈과 알가르브의 왕이라는 칭호를 썼다. 그래서 포르투갈의 북아프리카 영토는 &#8216;바다 너머의 알가르브(Algarve de Além-Mar)&#8217;라고 불리기도 했다.</p>
<p>한편 1469년에 카스티야의 이사벨 1세는 아라곤 왕관(아라곤 왕국과 카탈루냐 공국이 합친 복합 국가)의 페르난도(Fernando, 카탈루냐어: Ferran &#8216;페란&#8217;) 2세와 혼인하여 아라곤과 카스티야의 공동 왕이 되었다. 법적으로는 18세기 초까지 아라곤과 카스티야가 별도의 국가로 유지되었지만 같은 군주가 다스리면서 하나의 복합 국가 같은 성격을 띄었으므로 편의상 이때부터도 에스파냐라고 부른다. 이들은 1492년에 이베리아반도 최후의 이슬람계 국가인 그라나다 왕국을 정복하기 이전에도 바다 건너의 땅에도 눈독을 들였다. 1476년에는 서아프리카의 포르투갈령 카보베르데를 공격하였고 포르투갈령 세우타를 잠시 점령하기도 하는 등 포르투갈이 이미 정복한 영토를 공략하기도 했으며 <span style="font-size: 16px;">15세기 초부터 카스티야 귀족들의 정복 활동이 시작되었던 모로코 서쪽 대서양 연안의 카나리아 제도에서는 원주민 관체족(guanches)의 저항을 굴복시키고 1496년에 정복을 완성했다. 관체족은 90% 이상이 죽임을 당하거나 노예로 팔려 가면서 수가 급감하여 17세기에는 그들의 언어도 사라졌으며 카나리아 제도는 오늘날에도 에스파냐 영토이다. 포르투갈은 지브롤터 해협 서쪽의 대서양 연안에 주력했지만 에스파냐는 그 동쪽의 지중해 연안으로 눈을 돌려 </span><span style="font-size: 16px;">1497년에 모로코 북부 지중해 연안에 있는 멜리야를 손에 넣었다. 그 후에도 정복 활동을 계속하여 1509~1510년에는 북아프리카의 지중해 해안에 오늘날의 알제리에 속하는 오랑(Oran), 알제(Alger), 베자야(Béjaïa) 및 리비아에 속하는 트리폴리(Tripoli)까지도 차지하였다. 그래서 당시 아라곤 왕관의 일부이던 이탈리아반도 남부 및 시칠리아섬, 사르데냐섬과 함께 지중해 해안선의 상당 부분이 에스파냐의 차지가 되었다. 하지만 새로 정복한 영토는 대부분 오래 지키지는 못했다.</span></p>
<p>북아프리카의 많은 영토를 잃은 것은 포르투갈도 마찬가지여서 1541년에는 모로코의 사디 왕조에게 아제무르와 아가디르를 빼앗겼다. 북아프리카 영토를 되찾으려고 노력하던 포르투갈의 세바스티앙 1세는 1578년에 지브롤터 해협 바로 서쪽에 있는 오늘날의 크사르엘케비르(Ksar el-Kebir) 근처에서 사디 왕조와 맞서 싸우다가 실종되었다. 그 뒤를 이은 추기경 출신의 엥히크도 1580년에 후계자 없이 세상을 떠나자 왕위 계승에 문제가 생겨 결국 에스파냐의 펠리페 2세가 포르투갈 왕도 겸하게 되었다. 그리하여 에스파냐와 포르투갈을 같은 군주가 다스린 동군연합, 이른바 이베리아 연합은 1580년부터 1640년까지 계속되었다.</p>
<p>이 시기에 세우타에는 에스파냐 출신 주민이 많이 유입되었다. 그리하여 1640년에 포르투갈 왕정복고 전쟁으로 포르투갈이 독립을 되찾았을 때 세우타의 주민들은 포르투갈의 해외 영토 가운데 유일하게 에스파냐 편을 들었다. 포르투갈은 1668년 리스본 조약을 통해 세우타를 공식적으로 에스파냐에 양도하였다.</p>
<p>한편 포르투갈 영토였던 탕헤르는 포르투갈 공주 카타리나(후에 캐서린 왕비)가 잉글랜드와 스코틀랜드의 왕 찰스 2세와 혼인하게 되면서 1661년에 지참 재산으로 잉글랜드에 넘겨졌다. 하지만 잉글랜드는 탕헤르의 방어에 드는 비용을 감당하지 못하여 이를 포기하였고 1684년에 알라위 왕조가 다스리는 모로코 차지가 되었다(알라위 왕조는 오늘날까지 이어진다).</p>
<p>에스파냐 왕위 계승 전쟁 도중인 1704년에는 부르봉가의 펠리페 5세 대신 합스부르크가의 왕위 계승 후보를 지지한 잉글랜드와 네덜란드 연합군이 지브롤터 해협 북쪽의 요충지 지브롤터를 점령했다. 점령군에 의한 약탈이 자행되자 지브롤터 주민들은 강력히 저항했으며 재산과 종교의 권리를 보장해주겠다는 연합군측의 약속에도 불구하고 에스파냐 주둔군과 함께 대부분 지브롤터를 떠났다. 결국 합스부르크가 후보를 에스파냐 왕위에 올리려는 노력도 실패에 돌아갔지만 지브롤터는 1713년 위트레흐트 조약으로 영국에 정식으로 양도되었다(잉글랜드는 1707년에 스코틀랜드와 합쳐 영국이 되었다). 지브롤터는 오늘날까지도 영국의 해외 영토이다.</p>
<p>1694년부터 수 년 간 모로코로부터 포위 공격을 받고 있던 세우타는 해협 건너 지브롤터가 주 보급처였기 때문에 지브롤터 함락에 의한 타격이 컸다. 세우타는 1727년까지 자그마치 30년 넘게 계속된 포위 공격을 이겨냈지만 오래된 가문들이 떠나고 주로 에스파냐 남부 출신 방어군이 들어오면서 언어도 포르투갈어에서 에스파냐어로 바뀌고 통화도 포르투갈 통화에서 에스파냐 통화로 바뀌는 등 문화적인 변화를 겪었다.</p>
<p>한편 세우타를 에스파냐에 넘겼던 포르투갈은 1755년 리스본 지진 이후 카사블랑카에서 철수했고 1769년에는 모로코의 공세에 엘자디다도 포기하면서 북아프리카 영토를 모두 잃었다. 에스파냐는 1732년에 알제리의 오랑 및 근처 해안을 두 세기만에 다시 빼앗는 데 성공했지만 1790년에 지진으로 큰 피해를 입은 후 <span style="font-size: 16px;">1792년에 철수하여 다시 오스만 제국의 차지가 되었다. 19세기 초에 접어들면서 북아프리카에는 세우타, 멜리야 등 오늘날에도 에스파냐 영토인 곳만 에스파냐 영토로 남았다.</span></p>
<p>그러다가 1830년 프랑스가 명목상 오스만 제국에 속했던 알제리 정복에 나서면서 지역 정세에 큰 변화가 일어났다. 예전의 유럽 열강들은 북아프리카 해안의 몇몇 도시를 차지하는데 그쳤지만 프랑스는 20세기 초까지 정복 활동을 계속하여 사하라 사막을 포함한 알제리 내륙까지 식민지로 만들었다. 동시에 모로코는 큰 위기를 겪고 있었다. 세우타의 경계에 관한 분쟁으로 시작된 1859~1860년의 에스파냐·모로코 전쟁에서 에스파냐가 승리하여 세우타, 멜리야 등에 대한 영구적인 통치권을 승인받았으며 모로코에 큰 배상금을 물었다.</p>
<p>알제리 정복을 완성한 프랑스는 1907년에 모로코 정복에도 나섰으며 1912년에 모로코를 프랑스의 보호령으로 선포하여 식민지로 만들었다. 동시에 세우타, 멜리야 등 에스파냐 영토를 포함한 북쪽 지대는 에스파냐의 보호령으로 삼기로 에스파냐와 합의하였다. 테투안은 에스파냐의 보호령의 수도가 되었다. 에스파냐의 보호령에 둘러싸였지만 에스파냐와 프랑스가 둘 다 다스리기 원했던 탕헤르는 1925년에 공식적으로 탕헤르 국제 지구라는 복잡한 지위를 얻었다.</p>
<p>프랑스와 에스파냐의 모로코 지배는 제2차 세계 대전 이후인 1956년까지 계속되었다. 에스파냐령 사하라(오늘날의 서사하라)에 접한 남부 일부 지역은 1958년에야 모로코에 넘겨졌다. 1956년에 독립을 되찾은 모로코는 세우타, 멜리야 등 에스파냐의 북아프리카 영토도 요구했지만 에스파냐는 16세기부터 이어진 불가분한 에스파냐 영토라는 입장이다. 동시에 에스파냐는 영국으로부터 지브롤터의 반환을 요구하고 있지만 영국은 주민들의 의사를 존중해야 한다며 의논을 거부하고 있다. 2000년대 초에 영국은 에스파냐와 비밀리에 논의한 끝에 에스파냐와 지브롤터를 공동 통치하는 안을 내놓았지만 2002년에 주민 투표에서 99%의 반대로 부결되었다.</p>
<p>한편 모로코 남쪽에 에스파냐가 다스리던 식민지인 서사하라는 1975년에 에스파냐가 철수하면서 이듬해 모로코와 모리타니가 차지하려 침공했지만 독립을 요구하는 폴리사리오 전선의 저항으로 모리타니는 퇴각했고 모로코는 영토의 70% 정도를 점령하여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국제 사회는 서사하라를 아프리카의 마지막 식민지로 간주하며 모로코의 서사하라 지배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2020년에 미국은 관례를 깨고 모로코와 이스라엘이 국교를 정상화하는 대가로 모로코의 서사하라 지배를 공식 인정하는 첫 국가가 되었다. 2023년에는 이스라엘도 모로코의 서사하라 지배를 공식 인정했다.</p>
<p>세우타의 옛 이름인 Septem &#8216;셉템&#8217;은 주변의 일곱 언덕을 &#8216;일곱 형제&#8217;라는 뜻으로 라틴어로 Septem Fratres &#8216;셉템프라트레스&#8217;라고 부른 데서 유래했다. Septum &#8216;셉툼&#8217; 또는 Septa &#8216;셉타&#8217;로 불리기도 했으며 베르베르어로 ⵙⴻⴱⵜⴰ Sebta &#8216;세브타&#8217;, 아랍어로 سبتة‎ Sabtah &#8216;삽타&#8217;가 되었다. 북아프리카의 원주민인 베르베르인이 쓰는 베르베르어는 단일 언어가 아니라 아프리카·아시아어족 베르베르 어파에 속하는 여러 언어의 통칭이다. 아랍어에서 &#8216;야만인&#8217;을 뜻하는 بربر barbar &#8216;바르바르&#8217;에서 온 이름이라고 해서 스스로는 베르베르인 대신 아마지그(ⴰⵎⴰⵣⵉⵖ Amaziɣ), 베르베르어 대신 타마지그트(ⵜⴰⵎⴰⵣⵉⵖⵜ Tamaziɣt)라고 부르는 것을 선호하기도 하지만 편의상 여기서는 베르베르인, 베르베르어라고 부르기로 한다. 모로코 북부 등 북쪽 지역에서 쓰이는 베르베르어 가운데에는 폐쇄음의 마찰음화가 일어나서 예를 들어 원래의 [b]가 [β]로 변한 것이 많으니 Sebta는 &#8216;세브타&#8217;로 적는 것이 좋을 것이다. 마찰음 [β]는 [w]로 변하기 쉬우니 포르투갈어 및 에스파냐어에서 Ceuta &#8216;세우타&#8217;가 된 것도 설명할 수 있다. 만약 라틴어에서 그대로 전해진 이름이라면 첫 음이 s가 되었을 텐데 베르베르어나 아랍어를 거친 형태라서 c가 되었다. 중세 포르투갈어나 에스파냐어에서 s는 얼핏 [s]와 [ʃ]의 중간 소리처럼 들리는 [s̺]로 발음되었기 때문에 다른 언어의 s는 e, i 앞에서 [ʦ̪], 후에 [s̪]로 발음된 c로 흉내 내었다.</p>
<p>Melilla &#8216;멜리야&#8217;는 아랍어 مليلية Malīlyah &#8216;말릴리아&#8217;에서 나온 이름인데 꿀과 관련된 이름이라는 설이 있다. 고대 그리스어로 꿀은 μέλι(méli) &#8216;멜리&#8217;라고 하고 라틴어로는 mel &#8216;멜&#8217;이라고 한다. 또 &#8216;흰&#8217;을 뜻하는 베르베르어 어근 M-L-L에서 나온 이름이라는 설도 있다. 모로코에서 선호하는 표준 베르베르어 형태는 ⵎⵍⵉⵍⵜ Mlilt &#8216;믈릴트&#8217;인 듯하며 멜리야 현지에서 쓰이는 베르베르어인 리프어로는 발음이 변화하여 ⵎⵕⵉⵜⵛ Mṛitc &#8216;므리치&#8217;라고 한다. 멜리야에는 유럽계 주민들 외에 리프어를 쓰는 리프계(베르베르계) 주민들도 있어서 리프어가 에스파냐어와 함께 제2언어로 쓰인다. 그에 비해 세우타에서는 베르베르어가 별로 쓰이지 않고 주민의 절반 정도가 아랍계라서 대신 모로코 구어체 아랍어가 에스파냐어와 함께 제2언어로 쓰인다.</p>
<p>오늘날 모로코 지명은 모로코 구어체 아랍어 및 베르베르어 이름을 프랑스어식 철자로 적은 형태가 널리 알려진 것이 대부분이지만 에스파냐어 형태로 친숙한 것도 드물게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탕헤르는 에스파냐어 이름 Tánger를 기준으로 한 표기이다. 포르투갈어로는 Tânger &#8216;탄제르&#8217;, 프랑스어로는 Tanger [tɑ̃ʒe] &#8216;탕제&#8217;, 영어로는 Tangier [tænˈʤɪə̯<i>ɹ</i>] &#8216;탠지어&#8217;라고 하는데 한국어에서는 에스파냐어식 표기를 쓰는 것이 흥미롭다. 아마도 1956년까지 국제 지구이면서도 에스파냐의 보호령에 둘러싸여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아랍어로는 طَنجة Ṭanjah &#8216;탄자&#8217;라고 한다.</p>
<p>아무래도 국제적으로 알려진 에스파냐어식 모로코 지명으로 대표적인 것은 카사블랑카(Casablanca)일 것이다. &#8216;하얀 집&#8217;을 뜻하는 포르투갈어 이름 카자브랑카(Casa Branca)를 에스파냐어로 그대로 옮긴 형태이다. 프랑스어로는 의역하지 않고 에스파냐어 철자를 그대로 쓰면서 발음만 프랑스어식으로 카자블랑카(Casablanca [kazablɑ̃ka])라고 한다. 역시 &#8216;하얀 집&#8217;이라는 뜻으로 문어체 아랍어로는 الدار البيضاء ad-Dāru-l-Bayḍāʾ &#8216;(아)다룰바이다&#8217;, 모로코 구어체 아랍어로는 d-Dār l-Biḍā &#8216;다를비다&#8217;라고 부르지만 모로코인들은 지금도 프랑스어식으로 카자블라카 혹은 카자(Casa [kaza])라고 흔히 부른다.</p>
<p>테투안은 에스파냐어 Tetuán에 따른 표기와 프랑스어 Tétouan [tetwan]에 따른 표기가 동일하다. 아마 베르베르어 이름이 아랍어를 거쳐 에스파냐어에 전해진 것으로 보이는데 베르베르어로 &#8216;(보는) 눈&#8217; 또는 &#8216;샘&#8217;을 뜻하는 ⵜⵉⵟⵟ tiṭṭ &#8216;티트/테트&#8217;의 복수형인 ⵜⵉⵟⵟⴰⵡⵉⵏ tiṭṭawin &#8216;티타윈/테타윈&#8217;과 관련된 이름일 것이다(강세 자음 ṭ [tˤ] 옆에서 i가 변이음 [e]로 실현되는 것을 반영하느냐에 따라 &#8216;이&#8217; 또는 &#8216;에&#8217;로 적을 수 있다). 오늘날 베르베르어로는 ⵜⵉⵟⵟⴰⵡⵉⵏ Tiṭṭawin &#8216;티타윈&#8217;이나 ⵜⵉⵟⵟⴰⵡⴰⵏ Tiṭṭawan &#8216;티타완&#8217;, ⵜⵉⵟⵡⴰⵏ Tiṭwan &#8216;티트완&#8217;이라고 하며 문어체 아랍어로는 تطوان‎ Tiṭṭawān &#8216;티타완&#8217;, 모로코 구어체 아랍어로는 Tiṭṭawān &#8216;티타완/테타완&#8217; 또는 Tiṭwān &#8216;티트완/테트완&#8217;이라고 한다.</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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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에스트레마두라/엑스트레마두라/이스트레마두라</title>
		<link>https://pyogi.kkeutsori.com/2024/01/09/%ec%97%90%ec%8a%a4%ed%8a%b8%eb%a0%88%eb%a7%88%eb%91%90%eb%9d%bc-%ec%97%91%ec%8a%a4%ed%8a%b8%eb%a0%88%eb%a7%88%eb%91%90%eb%9d%bc-%ec%9d%b4%ec%8a%a4%ed%8a%b8%eb%a0%88%eb%a7%88%eb%91%90%eb%9d%bc/</li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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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c:creator><![CDATA[끝소리]]></dc:creator>
		<pubDate>Tue, 09 Jan 2024 03:50:07 +0000</pubDate>
				<category><![CDATA[미분류]]></category>
		<category><![CDATA[갈리시아어]]></category>
		<category><![CDATA[레온어]]></category>
		<category><![CDATA[아스투리아스어]]></category>
		<category><![CDATA[에스트레마두라어]]></category>
		<category><![CDATA[에스파냐어]]></categ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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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CDATA[《표준국어대사전》에는 &#8216;에스트레마두라&#8217;라는 지명이 에스파냐의 지역 이름으로 실려있다. 에스트레마두라(Estremadura)「명사」 『지명』 에스파냐 서남부, 포르투갈에 인접한 지역. 조금 건조한 구릉성 산지가 많고 목축과 농업을 주로 한다. 그런데 정작 에스파냐어로는 이를 Extremadura라고 부른다. 외래어 표기법을 적용하면 &#8216;엑스트레마두라&#8217;로 쓰는 것이 맞다. 왜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원어를 Estremadura라고 쓰고 &#8216;에스트레마두라&#8217;를 표제어로 삼았을까?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이는 포르투갈의 이스트레마두라(Estremadura) 지방의 영향을 받은 것일 수 있다. [&#8230;]]]></description>
										<content:encoded><![CDATA[<p style="font-size:0.9em; color: #5C78C6;">본 글은 원래 페이스북에 올렸던 것으로 원문은 <a href="https://www.facebook.com/kkeutsori/posts/pfbid026vcHDMFu13qhxkmbCR4Au9zSNpHQrWMnFdJRxgcUzv7s9KNt4mvYhddNLUoRTeW1l">여기</a>에서 확인 가능합니다. 날짜는 페이스북 게재 당시의 날짜로 표시합니다.</p>
<p>《표준국어대사전》에는 &#8216;에스트레마두라&#8217;라는 지명이 에스파냐의 지역 이름으로 실려있다.</p>
<blockquote><p>에스트레마두라(Estremadura)「명사」 『지명』 에스파냐 서남부, 포르투갈에 인접한 지역. 조금 건조한 구릉성 산지가 많고 목축과 농업을 주로 한다.</p></blockquote>
<p>그런데 정작 에스파냐어로는 이를 Extremadura라고 부른다. 외래어 표기법을 적용하면 &#8216;엑스트레마두라&#8217;로 쓰는 것이 맞다. 왜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원어를 Estremadura라고 쓰고 &#8216;에스트레마두라&#8217;를 표제어로 삼았을까?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이는 포르투갈의 이스트레마두라(Estremadura) 지방의 영향을 받은 것일 수 있다.</p>
<p>엑스트레마두라는 에스파냐의 최상위 행정 구역인 comunidad autónoma &#8216;코무니다드 아우토노마&#8217; 즉 &#8216;자치 공동체&#8217; 가운데 하나이다. 북쪽의 카세레스(Cáceres)주와 남쪽의 바다호스(Badajoz)주로 구성되어 있다.</p>
<p>한 나라의 최상위 행정 구역은 보통 &#8216;주(州)&#8217;로 번역하지만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이미 &#8216;레온-주(León州)&#8217;, &#8216;사라고사-주(Zaragoza州)&#8217;, &#8216;세고비아-주(Segovia州)&#8217; 등의 표제어에서 provincia &#8216;프로빈시아&#8217;를 &#8216;주(州)&#8217;로 번역하며 comunidad autónoma의 번역어는 따로 제시하지 않는다. 원래 에스파냐의 최상위 행정 구역은 1833년에 도입된 provincia만 있었다가 1978년에 comunidad autónoma가 도입되었기 때문이다(프랑스의 province [pʁɔvɛ̃ːs] &#8216;프로뱅스&#8217;와 région [ʁeʒjɔ̃] &#8216;레지옹&#8217;도 비슷한 경우이다). 한국어판 위키백과에서는 외교부에서 펴낸 《스페인 개황》에서 쓰는 용어를 따라서 comunidad autónoma를 현재 &#8216;광역자치주&#8217;라고 번역하고 있다.</p>
<p>Extremadura라는 이름은 라틴어로 두리우스(Durius)강 맨 끝(extremus)에 있는 땅이라는 뜻으로 Extrema Durii &#8216;엑스트레마두리이&#8217;라고 부른 데서 나온 것으로 생각된다. 두리우스강은 에스파냐와 포르투갈을 흐르는 도루(포르투갈어: Douro, 에스파냐어 Duero &#8216;두에로&#8217;)강의 라틴어 이름이다. -dura를 두리우스강과 관련이 없는 접미사로 보는 견해도 있다.</p>
<p>라틴어 extremus &#8216;엑스트레무스&#8217;에서 에스파냐어 extremo &#8216;엑스트레모&#8217;가 나왔다. 이들은 남성 단수형으로 여성 단수형은 라틴어와 에스파냐어 둘 다 extrema &#8216;엑스트레마&#8217;이고 라틴어에는 에스파냐어에 없는 중성 단수형 extremum &#8216;엑스트레뭄&#8217;도 있었다.</p>
<p>라틴어에서 철자 x는 [ks]로 발음되었다. 그런데 통속 라틴어에서 갈라져 나온 로망어인 에스파냐어에서는 자음 앞에서 원래의 라틴어 접두사 ex-가 es-로 변했다. 세 자음이 잇따르는 거추장스러운 자음군 [ksp, ksk, kst] 등이 [sp, sk, st] 등으로 단순화된 것이다. 그래서 예를 들어 &#8216;가죽을 벗기다&#8217;를 뜻하는 후기 라틴어 excoriare &#8216;엑스코리아레&#8217;는 에스파냐어에서 &#8216;(살갗이) 까지다, 긇히다&#8217;를 뜻하는 escoriar &#8216;에스코리아르&#8217;가 되었다.</p>
<p>하지만 중세에는 라틴어가 문자 언어로 쓰였기 때문에 라틴어 형태를 빌린 경우가 흔했다. 그래서 오늘날 에스파냐어를 보면 extremo와 같이 자연스러운 언어의 변화에 따른 es- 대신 라틴어식 ex-를 그대로 쓰는 단어가 매우 많다.</p>
<p>또 &#8216;(땅을) 파다&#8217;를 뜻하는 말로는 escavar &#8216;에스카바르&#8217;와 excavar &#8216;엑스카바르&#8217;가 나란히 쓰이는데 전자는 라틴어 excavare &#8216;엑스카바레&#8217;에서 물려받아 자연스러운 변화를 거친 형태이고 후자는 문자 언어로서의 라틴어를 빌려온 형태이다. excavar가 더 규모가 큰 느낌인데 한국어에서 &#8216;파다&#8217;와 &#8216;굴착하다&#8217;, 영어에서 dig와 excavate의 차이와 엇비슷하다. 다만 한국어의 한자어나 영어의 라틴어계 어휘는 확연히 구별되지만 에스파냐어는 그 자체가 통속 라틴어에서 나왔기 때문에 라틴어에서 빌려온 어휘와 통속 라틴어에서 물려받은 어휘의 차이가 그리 크지 않다는 점이 흥미롭다.</p>
<p>물려받은 어휘에서는 자음 앞의 ex-가 es-로 변하고 라틴어 차용어로 다시 ex-가 들어온 현상은 에스파냐어뿐만이 아니라 포르투갈어, 카탈루냐어, 프랑스어 등 다른 여러 로망어에서도 광범위하게 일어났다. 프랑스어에서는 물려받은 어휘에서 후에 [s]마저 탈락하였다. 그래서 통속 라틴어 *excambiare &#8216;엑스캄비아레&#8217;는 고대 프랑스어 eschangier를 거쳐 &#8216;교환하다&#8217;를 뜻하는 현대 프랑스어 échanger [eʃɑ̃ʒe] &#8216;에샹제&#8217;가 되었다. 여기서 후기 라틴어 cambiare에 ex-가 붙은 형태인 *excambiare는 문증되지 않기 때문에 별표(*)를 붙여 적었다. 고대 프랑스어에서 이 말을 빌린 영어에서는 후에 라틴어식 ex-를 복원하여 exchange [ɪks.ˈʧeɪ̯nʤ, ɛks-] &#8216;익스체인지/엑스체인지&#8217;가 되었다.</p>
<p>라틴어에서 온 차용어에 나타나는 ex-는 언어마다 차이는 있지만 보통 x가 [ks]를 나타내는 원래의 라틴어 발음을 흉내낸다. 그런데 에스파냐어 extremo, Extremadura는 각각 [eɣ̞sˈtɾemo], [eɣ̞stɾemaˈð̞uɾa]로 보통 발음된다. 에스파냐어에서는 음절말에서 유무성음의 구별이 사라져 /k/와 /ɡ/가 똑같이 발음되며 /ɡ/의 변이음인 유성 마찰음 [ɣ] 내지 접근음 [ɣ̞]로 약하게 실현되는 경우가 흔하기 때문이다.</p>
<p>여기서 ex에서 나타나는 /k/의 변이음을 [ɣ̞]로 적은 것은 평균적인 발음을 나타낸 것이고 실제 가능한 발음 범위는 상당히 넓다. 방언과 화자에 따라 원래의 라틴어에서처럼 폐쇄음 [k]로 발음할 수도 있고 반대로 아예 탈락시킬 수도 있다. 그러니 에스파냐어로도 화자나 말하는 속도에 따라 Extremadura를 [estɾemaˈð̞uɾa] &#8216;에스트레마두라&#8217;로 발음할 수 있다. 물론 외래어 표기법에서는 철자를 기준으로 &#8216;엑스트레마두라&#8217;로 적는다. 음절말에서 /k/와 /ɡ/의 구별이 사라지는 것도 무시하고 철자를 따라서 어중의 x는 &#8216;ㄱㅅ&#8217;으로 적는다.</p>
<p>오늘날 에스파냐어라고 하면 에스파냐 중부 카스티야(Castilla) 지방에서 나타난 언어인 카스티야어를 말하는데 이베리아반도에서는 그 외에도 통속 라틴어에서 유래한 다양한 로망어 말씨가 쓰인다. 이 가운데 카스티야어, 즉 에스파냐어는 에스파냐의 국가 공용어이고 포르투갈어는 포르투갈의 국가 공용어, 카탈루냐어는 에스파냐 카탈루냐 지방의 공용어이자 안도라의 국가 공용어이다. 또 갈리시아어는 에스파냐 갈리시아 지방의 공용어이고 레온어와 아라곤어도 에스파냐에 있는 사용 지역에서 법적으로 보호를 받는다.</p>
<p>이런 다양한 로망어 말씨는 방언 연속체를 이루기 때문에 개별 언어로 나누기가 간단하지 않다. 이들 말씨에 대해 일반적으로 쓰이는 명칭은 언어학적인 구별보다는 지역 이름을 따르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에스파냐의 발렌시아 지방에서는 이른바 발렌시아어가 공용어인데 언어학적으로는 카탈루냐어의 다른 이름일 뿐으로 보고 별개의 언어로 취급하지 않는다. 편의상 이 글에서는 개별 언어로 볼 수 있는지의 여부와 상관없이 각 말씨 이름을 &#8216;~어(語)&#8217;로 통일해서 부르기로 한다.</p>
<p>레온어라고 부르는 레온 지방의 말씨도 아스투리아스어라고 부르는 아스투리아스 지방의 말씨와 단일 방언 연속체를 이룬다고 보고 언어학계에서는 아스투리아스·레온어(영어: Asturleonese, 에스파냐어: asturleonés)라고 부르는데 민간에서 일상적으로 쓰는 명칭은 아니다.</p>
<p>엑스트레마두라 지방에서 쓰는 말씨를 엑스트레마두라어라고 부르는데 이는 카스티야어에 속하는 것으로 간주되기도 하고 아스투리아스·레온어에 속하는 것으로 간주되기도 하는 과도적인 방언군이다. 엑스트레마두라어에 포함되는 말씨를 쓰는 지역 가운데 중부와 남부에서 쓰는 말씨는 표준 에스파냐어와 크게 차이가 나지 않아서 그냥 에스파냐어 방언으로 보는 경우가 많고 북부에서 쓰는 말씨가 에스파냐어와 구별되는 진정한 엑스트레마두라어 취급을 받는 일이 흔하다. 그렇다면 보통 엑스트레마두라어라고 부르는 북부 말씨는 아스투리아스·레온어 방언으로 볼 수 있겠다.</p>
<p>엑스트레마두라어로는 지방의 이름을 Estremaúra라고 부른다고 한다. 엑스트레마두라어는 공식 철자법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철자를 표준화하려는 노력이 있고 엑스트레마두라어로 된 문학 작품도 소수 있다. 안달루시아 지방 등 일부 지역에서 쓰이는 에스파냐어 방언에서와 마찬가지로 모음 뒤의 음절말 /s/나 /ks/는 [h]로 발음되는 조음 장소 소실(debuccalization) 현상이 일어난다는 특징이 있기 때문에 Estremaúra는 [ehtɾemaˈuɾa] &#8216;에(흐)트레마우라&#8217; 정도로 발음된다. 이 이름에서 볼 수 있듯이 모음 사이의 d는 탈락한다는 특징이 있다. 그러니 현지 말씨를 따른다면 &#8216;에스트레마두라&#8217;나 Estremadura로 적을 근거는 없다.</p>
<p>그러나 좀 더 북쪽으로 있는 레온 지방이나 아스투리아스 지방에서 쓰이는 아스투리아스·레온어의 주류 말씨에서는 /s/나 /ks/가 [h]로 변하는 조음 장소 소실 현상이나 모음 사이의 d 탈락이 일어나지 않기 때문에 Estremadura [estɾemaˈduɾa] &#8216;에스트레마두라&#8217;라고 발음한다. 아스투리아스 지방에서 더 서쪽으로 가서 포르투갈 국경 지대에 있는 갈리시아 지방에서 쓰는 갈리시아어에서도 Estremadura [estɾemaˈð̞uɾɐ] &#8216;에스트레마두라&#8217;라고 발음한다.</p>
<p>갈리시아어는 원래 포르투갈어와 뿌리가 같으며 어느 정도 의사 소통도 가능하다. 중세에 갈리시아·포르투갈어라고 불리는 공통 조어에서 분화했기 때문이다. 포르투갈어에서도 엑스트레마두라는 Estremadura라고 갈리시아어와 동일한 철자로 쓴다. 그런데 발음만은 조금 차이가 난다.</p>
<p>외래어 표기법을 적용하면 포르투갈어 Estremadura는 &#8216;이스트레마두라&#8217;가 된다. 어두 무강세 음절의 e는 &#8216;이&#8217;로 적도록 되어있기 때문이다.</p>
<p>그런데 오늘날 포르투갈에서 쓰는 발음은 [(i)ʃtɾɨmɐˈð̞uɾɐ]로 어두 e가 아예 탈락하고 둘째 e도 [ɨ]로 약화되어 &#8216;슈트르마두라&#8217;에 가깝게 발음되는 것이 일반적이다(포르투갈식 발음에서 어말이나 자음 앞 s는 후치경음 [ʃ]로 실현되지만 외래어 표기법에서는 반영하지 않는다). 외래어 표기법에 따른 표기인 &#8216;이스트레마두라&#8217;는 브라질에서 쓰는 포르투갈어 발음 [istɾemaˈduɾɐ]에 더 가깝다.</p>
<p>이처럼 갈리시아어와 비교해서 포르투갈어는 상당한 모음 발음 변화를 겪었다. 갈리시아어에서는 어두 무강세 음절의 e도 그냥 [e]로 발음된다. 한글로는 그냥 &#8216;에&#8217;로 적으면 된다.</p>
<p>포르투갈어에서 어말 -e(s), -o(s)의 무강세 모음 e, o는 포르투갈식 [ɨ], [u], 브라질식 [i], [u]로 각각 발음되므로 외래어 표기법에서 &#8216;으&#8217;, &#8216;우&#8217;, 브라질식 &#8216;이&#8217;, &#8216;우&#8217;로 적는데 갈리시아어에서는 어말 무강세 모음 e, o가 각각 [ɪ], [ʊ]로 발음된다. [e], [o]와 [i], [u] 사이의 음가이며 실제 발음을 관찰하면 &#8216;이&#8217;, &#8216;우&#8217;보다는 &#8216;에&#8217;, &#8216;오&#8217;에 가깝게 들린다. [e], [o]보다는 약간 상승한 모음이라고 해서 [e̝], [o̝]로 적기도 한다. 한글로 적을 때는 그냥 철자식으로 &#8216;에&#8217;, &#8216;오&#8217;로 적는 것이 좋겠다. 갈리시아어는 에스파냐에서 쓰이므로 에스파냐어에서 e, o를 &#8216;에&#8217;, &#8216;오&#8217;로 적는 것과 동일한 표기 방식을 택하는 것이 편리하다.</p>
<p>포르투갈어에서는 철자에 x를 쓴 extremo도 포르투갈식으로는 [(i)ʃˈtɾemu] &#8216;(이)슈트레무&#8217; 또는 [ɐi̯ʃˈtɾemu] &#8216;아이슈트레무&#8217;, 브라질식으로는 [isˈtɾẽmu] &#8216;이스트레무&#8217; 또는 [esˈtɾẽmu] &#8216;에스트레무&#8217;로 발음한다. 외래어 표기법에 따른 표기는 &#8216;이스트레무&#8217;이다. 포르투갈어 발음을 따라서 자음 앞과 어말의 철자 x는 &#8216;스&#8217;로 적도록 했기 때문이다. 어두 ex-의 모음은 약화된(또는 포르투갈식으로는 아예 탈락한) 발음과 약화되지 않은 발음이 혼용되는 경우가 많은데 외래어 표기법에 따라 무강세 음절의 경우 그냥 &#8216;이&#8217;로 통일할 수 있다.</p>
<p>그런데 갈리시아어로는 철자가 같은 extremo를 [eksˈtɾemʊ] &#8216;엑스트레모&#8217;라고 발음한다. 어두 무강세 음절의 e도 그냥 [e]로 발음하는 것은 물론 포르투갈어와 달리 자음 앞의 철자 x를 [ks]로 발음한다. 그러니 갈리시아어 발음에 따라 적은 한글 표기 &#8216;엑스트레모&#8217;는 에스파냐어 extremo와 표기가 같다.</p>
<p>엑스트레마두라어는 물론 아스투리아스어나 레온어도 한글로 표기할 일은 별로 없지만 갈리시아어는 에스파냐 갈리시아 자치 공동체에서 공용어로 쓰기 때문에 때로 한글로 표기할 일이 생긴다. 예를 들어 에스파냐어로 라코루냐(La Coruña)라고 불렸던 도시는 오늘날 공식 이름이 갈리시아어 이름인 아코루냐(A Coruña)이다.</p>
<p>사실 갈리시아어는 외래어 표기법의 에스파냐어 표기 규정을 그대로 적용해도 무난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대표적인 차이점은 지명 Arteixo [aɾˈtei̯ʃʊ] &#8216;아르테이쇼&#8217;, Sanxenxo [sanˈʃɛnʃʊ] &#8216;산셴쇼&#8217;에서 볼 수 있듯이 라틴어 차용어에서 x가 [ks]로 발음되는 경우를 제외하고 x는 [ʃ]를 나타낸다는 것이다. 참고로 이들 지명은 에스파냐어로 Arteijo &#8216;아르테이호&#8217;, Sangenjo &#8216;상헹호&#8217;이지만 오늘날 갈리시아어 형태가 공식 이름으로 쓰인다.</p>
<p>단지 포르투갈어로 에스파냐의 엑스트레마두라를 Estremadura라고 부른다고 해서 원어 표기를 혼동할 일은 없을 것이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같은 지명이 포르투갈에도 있다. 포르투갈어로 Estremadura &#8216;이스트레마두라&#8217;라고 하면 리스본을 포함하는 포르투갈 서부의 옛 주의 이름을 우선 떠올린다. 오늘날 쓰이는 행정 구역은 아니지만 일상 언어에서 여전히 흔히 쓰는 이름이다.</p>
<p>이탈리아어, 폴란드어 등 다른 언어에서도 에스파냐의 엑스트레마두라를 Estremadura &#8216;에스트레마두라&#8217;로 쓰는 경우가 있다. 프랑스어로는 Estrémadure [ɛstʁemadyːʁ] &#8216;에스트레마뒤르&#8217;라고 부른다. 이탈리아에서는 라틴어 extremus &#8216;엑스트레무스&#8217;, expressus &#8216;엑스프레수스&#8217;에서 나온 말이 estremo &#8216;에스트레모&#8217;, espresso &#8216;에스프레소&#8217;가 된 예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로망어에서 흔한 자음군 단순화가 일어났는데 에스파냐어, 포르투갈어, 프랑스어 등과 달리 라틴어식 철자 ex-를 복원하지 않았기 때문에 Estremadura라는 형태가 자연스럽다. 하지만 Extremadura 같은 형태를 쓰지 못할 별다른 이유가 없는 다른 언어에서도 Estremadura로 쓰는 것은 포르투갈어 형태의 영향을 무시할 수 없을 것이다.</p>
<p>이처럼 지칭 대상은 다르지만 포르투갈에도 어원이 같은 Estremadura가 있다는 사실 때문에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에스파냐 엑스트레마두라 지방의 원어 표기에서도 에스파냐어 Extremadura 대신 포르투갈어식 Estremadura를 썼을 수 있겠다.</p>
<p>《표준국어대사전》은 직간접적으로 일본 사전을 베낀 내용이 많은데 일본어로는 엑스트레마두라를 エストレマドゥーラ[Esutoremadūra] &#8216;에스토레마두라&#8217;라고 부른다. 일본어의 음운 제약으로 원어의 자음군을 흉내내기가 거추장스러워서 /k/ [ɣ̞]가 탈락하여 자음군을 단순화시킨 형태를 기준으로 흉내낸 것이다. 아마도 일본어 형태를 따라서 &#8216;에스트레마두라&#8217;가 국내 사전에 표제어로 등장했고 이에 맞추어 마침 포르투갈에도 존재하는 지명 Estremadura와의 혼동으로 《표준국어대사전》에서 에스파냐 지명 엑스트레마두라의 원어도 Estremadura로 제시하는 실수가 나온 듯하다.</p>
<p>물론 아스투리아스·레온어와 갈리시아어로는 &#8216;에스트레마두라(Estremadura)&#8217;이니 《표준국어대사전》에서 쓰는 표제어가 완전히 틀린 것은 아니다. 하지만 레온 지방이나 아스투리아스 지방, 갈리시아 지방 지명이라면 몰라도 엑스트레마두라 지방의 이름을 타 지방 언어에서 쓰는 발음을 따라 적을 이유는 없다. 표준 표기는 에스파냐어식 &#8216;엑스트레마두라(Extremadura)&#8217;로 고치는 것이 좋을 것이다.</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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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오류투성이인 제92차 외래어심의위 결정안 분석</title>
		<link>https://pyogi.kkeutsori.com/2010/10/02/%ec%98%a4%eb%a5%98%ed%88%ac%ec%84%b1%ec%9d%b4%ec%9d%b8-%ec%a0%9c92%ec%b0%a8-%ec%99%b8%eb%9e%98%ec%96%b4%ec%8b%ac%ec%9d%98%ec%9c%84-%ea%b2%b0%ec%a0%95%ec%95%88-%eb%b6%84%ec%84%9d/</li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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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c:creator><![CDATA[끝소리]]></dc:creator>
		<pubDate>Sat, 02 Oct 2010 03:04:17 +0000</pubDate>
				<category><![CDATA[표기 용례]]></category>
		<category><![CDATA[남아프리카공화국]]></categ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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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CDATA[정부·언론외래어심의공동위원회는 언론에 보도되는 이름들을 중심으로 외래어 표기법을 적용하여 한글 표기를 결정한다. 그런데 최근 들어 심의위 결정이 질적으로 하락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원 발음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대충 정하는 것이 아닌가 할만큼 이상한 표기가 부쩍 늘었다. 지난 9월 15일 심의위에서 결정한 표기들을 자세히 들여다보자. 국립국어원 게시판에서 찾을 수 있는 심의 결정안 전문을 싣는다. 해설은 파란 [&#8230;]]]></description>
										<content:encoded><![CDATA[<span style="font-size:0.9em; color:#5C78C6;">본 글은 원래 이글루스에 올렸던 글입니다. 이글루스가 종료되었기에 열람이 가능하도록 이곳으로 옮겼습니다. 기한이 지난 정보가 있을 수도 있고 사항에 따라 글을 쓴 후 의견이 바뀌었을 수도 있지만 오타 수정이나 발음 기호를 균일하게 고치는 것 외에는 원문 그대로 두었고 훗날 내용을 추가한 경우에는 이를 밝혔습니다. 외부 링크는 가능한 경우 업데이트했지만 오래되어 더이상 유효하지 않은 것은 그대로 남겨두었습니다. 날짜는 이글루스 게재 당시의 날짜로 표시합니다.</span><br>
<span style="color:#C5D2DB">—</span>
<p>정부·언론외래어심의공동위원회는 언론에 보도되는 이름들을 중심으로 외래어 표기법을 적용하여 한글 표기를 결정한다. 그런데 최근 들어 심의위 결정이 질적으로 하락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원 발음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대충 정하는 것이 아닌가 할만큼 이상한 표기가 부쩍 늘었다.</p>
<p>지난 9월 15일 심의위에서 결정한 표기들을 자세히 들여다보자. 국립국어원 게시판에서 찾을 수 있는 심의 결정안 전문을 싣는다. 해설은 파란 글씨로 덧붙였다.</p>
<p style="text-align: center;"><strong>제92차 정부·언론외래어심의공동위원회 심의 결정안</strong><br />
(인명 52건, 일반용어 1건-재심의 2건)</p>
<p>(2010. 9. 15.)</p>
[인 명]
<ul>
<li><strong>아베라, 암살라</strong> Amsale Aberra 1954(?1953)~ 에티오피아 여성 기업가·디자이너. 암살라(Amsale) 그룹 대표 겸 디자인 총책임자. 유행을 좇지 않으면서 세련된 클래식 모던을 강조하는 디자인으로 유명함.<br />
<span style="color: #5C78C6;">암하라어 이름의 에티오피아 문자 표기는 ኣምሳለ ኣበራ이다. 이를 로마자로 전사하면 Amsalä Abärra일 것이다(에티오피아 문자에서는 겹자음을 따로 표시하지 않으니 Abärra인지 Abära인지는 원 철자만으로는 확인할 수 없다). 맞다면 발음은 [amsalɜ abɜrːa]이다. 여기서 로마자로 ä로 나타내는 [ɜ] 발음은 암하라어 발음을 따르자면 한글로는 &#8216;어&#8217;로 적는 것이 가장 가깝다. 하지만 보통 암하라어 이름을 로마자로 쓸 때에는 Aberra Amsale의 경우와 같이 e로 적는 것이 보통이다(암하라어에는 &#8216;에&#8217;에 가까운 모음 [e]도 따로 있다).<br />
맨발의 마라톤 선수 비킬라 아베베(Bikila Abebe)도 실은 Abäbä이다. 에티오피아의 수도 아디스아바바(Addis Ababa)는 사실 Addis Abäba이다. 그런가 하면 현 에티오피아 대통령 기르마 월데기오르기스(Girma Wolde-Giorgis)의 이름에서는 Wolde는 사실 Wälde이다. 같은 음을 e, a, o로 다양하게 적은 것이다. 암하라어의 로마자 표기법이 통일되지 않았으니 생기는 일인데, 앞으로 암하라어 발음을 따라 한글 표기를 정한다면 &#8216;어&#8217;로 통일해서 &#8216;아버버, 아버바, 월데&#8217; 등으로 적고 Amsalä Abärra는 &#8216;암살러 아버라&#8217;로 적는 것이 좋겠지만 현재로서는 로마자 표기를 따라 적어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겠다.<br />
Amsale Aberra라는 로마자 표기를 따르면 &#8216;암살레 아베라&#8217;가 될 것이다. 그런데 어째서 &#8216;암살라 아베라&#8217;라고 한 것일까? 한 이름에서 같은 ä 모음을 &#8216;아&#8217;로도 적고 &#8216;에&#8217;로도 적은 셈이니 암하라어 발음을 따른 것은 아니다. 영어식으로 발음 설명을 한 것을 따른 것이 아닐까 추측할 수 있을 뿐이다. &#8216;암살라 아베라&#8217;라는 표기는 어떻게 정해졌는지 정말 수수께끼이다.</span>
<p style="font-size:0.9em; color: #5C78C6;">2025. 8. 28. 추가 내용: 요즘 생각은 암하라어의 한글 표기에서 가장 널리 쓰이는 로마자 표기 방식을 인정하여 ä는 &#8216;에&#8217;로 적되 wä는 &#8216;워&#8217;로 적는 것이 좋겠다는 것이다. 따라서 &#8216;암살레 아베라&#8217;가 무난하다는 생각이다.</p></li>
<li><strong>*아벨란제, 주앙</strong> João Havelange 1916~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1974~1998). 브라질 인.<br />
<span style="color: #5C78C6;">외래어 표기법의 포르투갈어 표기 세칙에 따르면 &#8216;조앙 아벨란지&#8217;가 되어야 한다. 그러나 João이란 이름은 포르투갈어 표기 세칙이 정해지기 전부터 실제 발음에서 /o/가 /u/로 약화된다고 해서 &#8216;주앙&#8217;이라고 흔히 표기했기 때문에 예외적으로 &#8216;주앙&#8217;이라고 계속 적는 것으로 인정해왔다. 이번 심의에서는 &#8216;아벨란제&#8217;라는 표기도 실제 발음과는 다르지만 예전부터 써왔기 때문에 관용 표기로 인정한 듯하다.</span>
<p style="font-size:0.9em; color: #5C78C6;">2025. 8. 28. 추가 내용: João [ʒuˈɐ̃ũ̯]은 더 나아가서 한 음절로 축약되면서 /u/가 [w]로 변하여 [ˈʒwɐ̃ũ̯]으로 발음되는 것이 일반적이다.</p></li>
<li><strong>그루벨, 루스</strong> Ruth M. Grubel 1950~ 미국 교육가·선교사. 일본 간사이(關西)학원 원장(2007. 4.~ ).<br />
<span style="color: #5C78C6;">흔한 이름은 아니지만 영어 화자들은 Grubel 같은 이름을 보면 [ˈɡɹuːb<small>(ə)</small>l]로 발음한다. 동명이인이지만 <a href="http://grfx.cstv.com/photos/schools/md/sports/c-track/auto_pdf/07guide-3.pdf">메릴랜드 대학 육상 프로그램</a>에 나온 발음 설명에서 Grubel이란 선수명을 GREW-bul, 즉 [ˈɡɹuːbəl]로 소개하고 있다(미국 대학의 스포츠 프로그램에 보면 응원하기 쉽도록 선수 이름 발음을 설명한 것을 흔히 찾을 수 있다). Grubel이란 미국인이 뒤 음절의 모음을 [ɛ]로 발음할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 &#8216;그루벨&#8217;은 아무래도 철자만 보고 추측한 표기 같다. Abel을 &#8216;에이블&#8217;로 적는 것처럼 Grubel은 &#8216;그루블&#8217;로 적는 것이 더 나았을 것이다.</span></li>
<li><strong>매닝엄불러, 일라이자</strong> Eliza Manningham-Buller 본명 엘리자베스 리디아 매닝엄불러 Elizabeth Lydia Manningham-Buller 1948~ 영국 공안국 전 여 수장. MI5(영국 비밀정보기관) 국장(2002~2006).</li>
<li><strong>실드레이어스, 로돌프 (윌리엄)</strong> Rodolphe (William) Seeldrayers 1876~1955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1954~1955). 벨기에 인.<br />
<span style="color: #5C78C6;">벨기에 인명을 아예 영어식 이름으로 보고 표기해 놓았다. William이 영어에서 온 이름이기 때문에 그랬나보다. William은 &#8216;윌리엄&#8217;으로 적어도 무난하다고 볼 수 있고 Rodolphe는 프랑스어 발음에 따라 &#8216;로돌프&#8217;로 적는 것이 가장 낫지만 &#8216;밧줄 꼬는 이&#8217;란 뜻의 네덜란드어 zeeldraaier와 비슷한 이름인 Seeldrayers [ˈseːldraːi̯ərs]를 마치 영어 이름인 것처럼 발음을 추측하여 &#8216;실드레이어스&#8217;로 적은 것은 좀 어이가 없다. 네덜란드어 표기법대로 적으면 &#8216;세일드라이어르스&#8217;이고, 벨기에식 발음에 가깝게 한다면 &#8216;셀드라이어르스&#8217;이다. 벨기에식 네덜란드어 발음은 뒤에서 더 깊이 다루도록 한다.</span></li>
<li><strong>우스트히즌, 루이</strong> Louis Oosthuizen 1982~ 남아프리카 공화국 골프 선수.<br />
<span style="color: #5C78C6;">아프리칸스어 이름은 발음대로 표기하는 법이 거의 없다. 그나마 이번에 남아공에서 월드컵을 치르면서 Nelspruit를 아프리칸스어 발음에 맞게 &#8216;넬스프뢰이트&#8217;로 표기를 정한 것을 보고 앞으로는 나아질까 기대했는데 &#8216;우스트히즌&#8217;은 정말 실망스럽다. 아프리칸스어를 모르고 영어로 흉내내는 이들도 &#8216;우스트히즌&#8217;이란 발음은 쓰지 않는다. &#8216;오스트헤이즌&#8217;, &#8216;워스트하이즌&#8217; 정도라면 이해하겠다.<br />
아프리칸스어 발음은 [ˈʊə̯stɦœy̯zən]이다. &#8216;오어스트회이전&#8217;이라고 쓰는 것이 발음에 가깝다. Nelspruit에서처럼 아프리칸스어의 ui [œy̯]는 &#8216;외이&#8217;로 적는 것이 좋다. 이 이중모음은 뒷부분도 원순성이 남아 있어 [y̯]로 나타내지만 독일어의 [ɔʏ̯]를 &#8216;오이&#8217;로 적는 것처럼 하강 이중모음에서 뒤의 요소가 전설 고모음에 가까우면 단순히 &#8216;이&#8217;로 적는 것이 깔끔하다.<br />
Louis는 &#8216;루이&#8217;로 적는 것이 맞다. 프랑스어에서 온 이름이라 대부분의 언어에서 &#8216;루이&#8217;로 발음한다. 네덜란드인 축구 감독 Louis van Gaal도 &#8216;루이 판할&#8217;이다. 다만 영어에서는 경우에 따라 &#8216;루이스&#8217;라는 발음도 쓰인다. 아프리칸스어에서는 루이 외에도 프랑수아(Francois), 피에르(Pierre), 자크(Jacques) 같은 프랑스어 이름을 많이 쓰고 발음도 보통 프랑스어식으로 하니 이들은 익숙한 프랑스어식 한글 표기를 그대로 쓰는 것이 무난하다.</span>
<p style="font-size:0.9em; color: #5C78C6;">2025. 8. 28. 추가 내용: 아프리칸스어의 이중모음 oo의 정확한 발음에 대해서는 여러 의견이 있고 원문에서는 [oə]로 썼지만 [ʊə̯]로 수정하기로 했다. 대신 &#8216;오어스트회이전&#8217;이 쓰는 것이 발음에 가깝다고 썼던 것은 남겨놓았다. 현재 생각은 oo는 어원과 철자를 생각해서 그냥 &#8216;오&#8217;로 적고 현행 네덜란드어 표기 규정을 따라 마지막 음절 e를 &#8216;어&#8217;로 적었던 것도 그냥 &#8216;에&#8217;로 통일하여 &#8216;오스트회이젠&#8217;으로 적는 것이 무난하다는 것이다.</p></li>
<li><strong>워런, 데이비드 (로널드 드 메이)</strong> David (Ronald de Mey) Warren 1925~2010 오스트레일리아 과학자·발명가. 항공기의 비행 기록 등을 보존하는 블랙박스(black box)를 발명한 항공학 연구자. 콴타스(Qantas) 항공은 2008년 그의 공적을 기려, 초대형 에어버스 A380을 ‘워런 박사’로 명명.<br />
<span style="color: #5C78C6;">영어 이름에 나오는 de는 처리하기가 애매하다. 영어 인명의 de는 [də]로 발음하니 원칙적으로는 &#8216;더&#8217;로 적어야 한다. 하지만 de는 영어가 아니라 프랑스어 이름에서 흔히 쓰는 요소로 더 친숙한데 프랑스어 표기 규정을 따르면 &#8216;드&#8217;이다. 역대 표기 용례를 보면 De Mille은 &#8216;데밀&#8217;, de Pfeffel은 &#8216;디페펄&#8217;, De Alba는 &#8216;더앨바&#8217;, De Valera는 &#8216;데벌레라&#8217;, De Morgan은 &#8216;드모르간&#8217;, De Niro는 &#8216;드니로&#8217;로 적는 등 갖가지 표기가 난무한다. De Valera에서 de는 [də] 외에도 [dɛ]로 발음하는 것이 가능하니 &#8216;데벌레라&#8217;로 적는 것이지만 De Mille의 de는 [də]로만 발음되니 &#8216;데밀&#8217;은 원 발음과는 다른 표기이다. 영어 이름의 de의 표기를 어떻게 통일할지 논의가 필요할 것 같다. 하지만 원칙대로는 &#8216;데벌레라&#8217; 같은 경우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8216;더&#8217;만 맞다.</span>
<p style="font-size:0.9em; color: #5C78C6;">2025. 8. 28. 추가 내용: 요즘 생각은 관용 표기를 인정하여 영어 인명의 de [də]는 &#8216;드&#8217;로 표기를 통일하는 것이 좋을 수 있겠다는 것이다. 물론 De Valera에서처럼 다른 발음이 쓰이는 경우는 예외로 해야겠다.</p></li>
<li><strong>바라티에, 자크</strong> Jacques Baratier 1918~2009 프랑스 영화감독․각본가. 칸 국제영화제 심사원상 수상(1958). ‘신․개인 교수’(1973) 등.</li>
<li><strong>롱, 러티샤</strong> Letitia A. Long 1959~ 미국 여성 공학 전문가. 국립 지리정보국(NGA) 국장(2010. 8.~ ). 해군 정보국 부국장(2000~2003), 국방부 정보 담당 부차관(2003~2006), 국방정보국(DIA) 부국장(2006~2010).</li>
<li><strong>바르달, 아네르스</strong> Anders Bardal 1982~ 노르웨이 스키점프 선수.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 스키점프 단체 동메달 수상.</li>
<li><strong>스비날, 악셀 룬</strong> Aksel Lund Svindal 1982~ 노르웨이 알파인스키 선수.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 알파인스키 남자 활강 은메달, 남자 슈퍼 대회전 금메달, 남자 대회전 동메달 수상.<br />
<span style="color: #5C78C6;">Svindal이 왜 &#8216;스빈달&#8217;이 아니라 &#8216;스비날&#8217;일까? 이 표기는 노르웨이어 발음을 모르고 외래어 표기법 규정을 기계적으로 적용한 결과이기 때문이다.<br />
노르웨이어의 nd에서 d는 묵음으로 취급하도록 되어 있다. 이는 덴마크어도 마찬가지이다. 이들 언어에서 어말 ld, nd의 d는 묵음이다. 반면 스웨덴어는 어말의 d도 발음한다. 예를 들어 land는 노르웨이어 발음에 따라 적으면 &#8216;란&#8217;, 스웨덴어 발음에 따라 적으면 &#8216;란드&#8217;이다. 또 스웨덴어에서는 d 발음이 없어진 경우 아예 철자를 고쳤다. &#8216;차다, 춥다&#8217;를 뜻하는 노르웨이어의 kald &#8216;칼&#8217;에 해당하는 스웨덴어 단어는 kall &#8216;칼&#8217;이다.<br />
위의 Anders &#8216;아네르스&#8217;에서도 d는 묵음이다. 덴마크의 동화작가 Andersen &#8216;안데르센&#8217;도 원칙적으로는 &#8216;아네르센&#8217;으로 적어야 하지만 관용 표기를 인정한 경우이다. 그러나 노르웨이어에서 어중에서는 ld, nd의 d는 발음되는 일도 있다. 여자 이름인 Hilde &#8216;힐데&#8217;와 Randi &#8216;란디&#8217;에서는 d가 발음된다. 지난 3월 실무소위에서는 노르웨이의 스키점프 선수 Tom Hilde의 표기를 발음에 맞게 &#8216;톰 힐데&#8217;로 결정했었다(여기서는 힐데가 성이다).<br />
그리고 복합어에서 l,n과 d가 각기 다른 구성 요소에 속하는 경우 d가 발음된다. Svindal은 &#8216;돼지&#8217;를 뜻하는 svin &#8216;스빈&#8217;과 dal &#8216;달&#8217;이 합쳐진 이름이다. 노르웨이어 이름에서 &#8216;골짜기&#8217;를 뜻하는 dal &#8216;달&#8217;은 매우 흔한 구성 요소이다. 위의 Bardal &#8216;바르달&#8217;에서도 볼 수 있다.</span></li>
<li><strong>야콥센, 아네르스</strong> Anders Jacobsen 1985~ 노르웨이 스키점프 선수.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 스키점프 단체 동메달 수상.</li>
<li><strong>젓, 토니 (로버트)</strong> Tony (Robert) Judt 1948~2010 영국 역사가․저술가. 미국 뉴욕대 역사학 교수(1987~2010). 대표 저서 “유럽 전후사(戰後史)”(2005).</li>
<li><strong>프레슬, 모건</strong> Morgan Pressel 1988~ 미국 여성 골프 선수.</li>
<li><strong>고단, 프라빈</strong> Pravin Gordhan 1949~ 남아프리카공화국 정치가. 재무장관(2009~ ).</li>
<li><strong>무케르지, 프라나브</strong> Pranab Mukherjee 1935~ 인도 재무장관(2009~ ).<br />
<span style="color: #5C78C6;">Gordhan을 &#8216;고르단&#8217; 대신 &#8216;고단&#8217;으로 적은 것은 영어 이름으로 보았기 때문일 것이다. 영어는 영국식 발음을 따라 자음 앞 r는 묵음으로 보고 표기한다. 하지만 Pravin Gordhan은 인도 이름이다. 벵골어 이름인 Mukherjee를 &#8216;무케르지&#8217;로 적은 예에서 보듯 힌디어, 마라티어, 구자라트어 등 인도 이름의 로마자 표기에서 r는 자음 앞이나 어말에서 &#8216;르&#8217;로 적는 것이 통상적이다. Gordhan 본인은 영어를 쓰지만 Pravin Gordhan은 영어 이름으로 보고 표기하는 것보다 인도식 이름으로 보고 표기하는 것이 더 자연스럽다.<br />
이 바로 밑에는 푸에르토리코계 미국인 이름에서 Manuel을 &#8216;마누엘&#8217;로 적고 있다. 이 사람은 영어 사용국인 미국에서 태어났고 대외 활동을 주로 영어로 하지만 그 이름을 영어식으로 &#8216;맨웰, 매누얼&#8217;로 적는 것보다 스페인어 이름으로 보고 &#8216;마누엘&#8217;로 적는 것이 자연스럽다. Pravin Gordhan도 같은 원칙을 적용해서 &#8216;프라빈 고르단&#8217;으로 적었더라면 어땠을까?</span></li>
<li><strong>미란다, 린마누엘</strong> Lin-Manuel Miranda 1980~ 미국 작사가․작곡가. 뉴욕 출생의 푸에르토리코 계. 2008년 토니(Tony)상 작품상을 받은 브로드웨이 뮤지컬 ‘인 더 하이츠(In the Heights)’에 주연으로 출연.</li>
<li><strong>오즈번, 조지 (기디언 올리버)</strong> George (Gideon Oliver) Osborne 1971~ 영국 정치가. 재무장관(2010. 5.~ ). 예비 내각 재무장관(2005. 5.~2010. 5.). 전 보수당 당수 연설문 작성 담당자.</li>
<li><strong>윌슨, 에드워드 (오즈번)</strong> Edward O(sborne) Wilson 1929~ 미국 사회생물학자․박물학자․저술가. 개미(蟻)학의 세계적 권위로, 전설적 생물학자. 개미 등의 저서로 두 번(1979, 1991) 퓰리처상 수상.<br />
<span style="color: #5C78C6;">Osborn, Osborne, Osbourne의 뒤 음절은 약화되느냐 되지 않느냐에 따라 [ˈɒzbɔː<i>ɹ</i>n, -bə<i>ɹ</i>n]으로 발음되니 &#8216;오즈본&#8217;, &#8216;오즈번&#8217; 둘 다 가능하다. 예전 표기 용례를 보면 &#8216;오즈본&#8217;이 두 번, &#8216;오즈번&#8217;이 두 번 있었다. 하지만 &#8216;오즈본&#8217;이 더 흔한 발음이며 영어 모음 표기에서는 보통 약화되지 않은 음가를 기준으로 적는 것이 좋다. 또 결정적으로 미국식 발음에서는 &#8216;오즈번&#8217;이란 발음이 거의 쓰이지 않는다. &#8216;오즈본&#8217;으로 적었으면 더 좋았을 것이다.</span></li>
<li><strong>리펀, 애덤</strong> Adam Rippon 1989~ 미국 피겨스케이팅 선수.</li>
<li><strong>맬러리, 케이틀린</strong> Caitlin Mallory 1987~ 미국 피겨스케이팅 아이스댄스 선수.</li>
<li><strong>무니스, 빅토리아</strong> Victoria Muniz 1989~ 미국 피겨스케이팅 선수. 푸에르토리코 국가대표.</li>
<li><strong>보멘트리, 브렌트</strong> Brent Bommentre 1984~ 미국 피겨스케이팅 아이스댄스 선수.</li>
<li><strong>칫우드, 크리스티나</strong> Christina Chitwood 1990~ 미국 피겨스케이팅 아이스댄스 선수.</li>
<li><strong>커, 시네이드</strong> Sinead Kerr 1989~ 스코틀랜드 피겨스케이팅 선수. 영국 국가대표.<br />
<span style="color: #5C78C6;">전에 스코틀랜드 배우 고 Deborah Kerr의 표기를 &#8216;데버러 커&#8217;로 정한 적이 있다. 이 배우의 이름은 [kɑː<i>ɹ</i>], 즉 &#8216;카&#8217;로 적는 것이 맞다. 할리우드에서 이 배우를 홍보할 겸 Kerr의 올바른 발음을 알리기 위해 &#8216;Deborah Kerr rhymes with star&#8217;, 즉 &#8216;스타&#8217;와 각운이 맞는다는 캐치프레이즈까지 만들었기 때문에 Kerr는 [kɑː<i>ɹ</i>]라는 것이 널리 알려졌다. 하지만 심의위에서는 한글 표기를 &#8216;커&#8217;로 정한 것이다.<br />
영어권에서 Kerr의 발음은 &#8216;커&#8217;, &#8216;카&#8217;, &#8216;케어&#8217; 무려 세 가지나 있다. 사람마다 쓰는 발음을 확인해야 한다. 보통 미국에서는 &#8216;커&#8217;라고 쓰지만 영국에서는 &#8216;카&#8217;나 &#8216;케어&#8217;란 발음이 많이 쓰인다.</span></li>
<li><strong>랑도, 장피에르</strong> Jean-Pierre Landau 프랑스 중앙은행 부총재(2006~ ).</li>
<li><strong>와이스, 조지 데이비드</strong> George David Weiss 1921~2010 미국 작사․작곡가. 루이 암스트롱(Louis Armstrong)의 ‘이 멋진 세상(What a Wonderful World)’(1967) 등 20세기를 대표하는 히트곡의 공동 작사․작곡가이며 브로드웨이 뮤지컬 작품도 제작.</li>
</ul>
[인 명] &#8211; 재심의</p>
<ul>
<li><strong>반롬푀이, 헤르만</strong> Herman van Rompuy 1947~ 유럽연합(EU) 유럽 이사회 상임의장. 벨기에 겐트 출생.<br />
<span style="color: #5C78C6;">이 이름은 원래 &#8216;헤르만 판롬파위&#8217;로 심의되었으나 벨기에 대사관의 요청으로 &#8216;정정&#8217;했다고 한다.<br />
외래어 표기법의 네덜란드어 표기 세칙이 처음 고시되었을 때 같이 나온 표기 용례집에는 네덜란드 고유명사만 있고 벨기에 고유명사는 없었다(벨기에는 북부에서 네덜란드어를 쓴다). 이에 대해 새 표기 세칙을 벨기에 고유명사에도 적용할 수 있는지 국립국어원에 문의한 기억이 난다. 세칙이 철저히 네덜란드식 발음 위주로 정해져서 벨기에에서 쓰는 발음과 괴리가 컸기 때문이다.<br />
어두의 /v/는 네덜란드식 발음에서 무성음화된 [f]라 하여 &#8216;ㅍ&#8217;으로 적게 했지만, 벨기에식 발음에서는 어두 무성음화 없이 [v]로 발음된다. 철자 ui, uy로 나타내는 이중모음은 네덜란드식으로 [ɐʏ̯], 벨기에식으로 [œy̯]이다. 후자는 위에서 언급한 아프리칸스어의 ui 발음과 비슷한데, 아프리칸스어는 네덜란드어에서 갈라져 나온 언어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van Rompuy를 네덜란드식으로 발음하면 &#8216;판롬파위&#8217;와 가깝지만 벨기에식 발음은 &#8216;반롬푀이&#8217;가 가깝다.<br />
이 외에도 네덜란드어의 w /ʋ/는 네덜란드식 발음에서는 [v]에 가깝게 들리고 벨기에식 발음에서는 [w]에 가깝게 들리는데 표기법에서는 &#8216;ㅂ&#8217;로 적도록 했다. 벨기에 지명 Antwerpen은 표기법에 따르면 &#8216;안트베르펀&#8217;이지만 현지 발음은 &#8216;안트웨르펀&#8217;에 더 가깝다. 표기 용례집을 보니 예전 표기인 &#8216;안트베르펜&#8217;이 아직 표준인 듯하다. 또 철자 ee로 나타내는 이중모음은 벨기에식 발음에서는 거의 장모음 [eː]에 가깝지만 네덜란드식에서는 [eɘ̯]로 적을 수 있을 정도로 뒤의 음가가 달라지고 특히 방송에서 많이 쓰는 발음에서는 [eɪ̯]가 되는데 표기법에서는 이를 나타내려 &#8216;에이&#8217;로 적도록 했다. 그러면 ei, ij로 적는 /ɛi̯/와 한글 표기가 같아지고 eer [eɘ̯ɾ]를 &#8216;에이르&#8217;로 적어 실제 발음과 달라지므로 썩 마음에 드는 결정은 아니다(차라리 &#8216;에어르&#8217;가 더 가깝다).<br />
설명에 나오는 &#8216;겐트&#8217;라는 지명도 주목하라. Gent는 벨기에식으로 [ˈʝɛnt], 즉 &#8216;겐트&#8217;와 &#8216;옌트&#8217;의 중간 정도로 발음된다. 네덜란드식으로는 [ˈχɛnt] &#8216;헨트&#8217;이다. 네덜란드식 발음에서 g는 위치에 따라 마찰음 [χ] 또는 [x]로 발음되지만 벨기에식 발음에서는 위치에 따라 접근음 [ɣ] 또는 [ʝ]로 발음된다(여기서는 [ɣ]를 마찰음이 아니라 접근음을 나타내는 기호로 썼다). 네덜란드어 표기법에서는 &#8216;ㅎ&#8217;으로 쓰도록 하고 있으니 &#8216;헨트&#8217;가 표기법에 맞을 테지만 벨기에식 발음에는 &#8216;겐트&#8217;가 더 가깝다고 할 수 있다. 스페인어 등에 나타나는 접근음 [ɣ]는 보통 &#8216;ㄱ&#8217;으로 쓴다.<br />
이렇게 된 이상 벨기에 고유명사에는 벨기에식 발음에 따른 표기를 적용하도록 하는 것이 어떨까? 포르투갈어도 브라질식 발음의 특수성을 인정해 브라질 고유명사에만 적용하는 조항들이 있어 포르투갈인 Ronaldo는 &#8216;호날두&#8217;로 적고 브라질인 Ronaldo는 &#8216;호나우두&#8217;로 적는다.</span>
<p style="font-size:0.9em; color: #5C78C6;">2025. 8. 28. 추가 내용: 사실 벨기에식 네덜란드어 발음에서도 g는 무성음화되어 [ɣ̞̊] 또는 [ʝ̊] 정도로 보통 발음되므로 &#8216;ㅎ&#8217; 비슷한 음으로 들린다. 그러니 Gent를 벨기에식 발음에 가깝게 적어도 &#8216;헨트&#8217;이다. 참고로 마찰음이 아니라 접근음이라는 것을 나타내려면 부호를 붙여서 [ɣ̞]와 같이 쓸 수 있다.</p></li>
</ul>
[인 명] &#8211; 새로 심의</p>
<p>* 세계 중앙은행 부총재(10명)</p>
<ul>
<li><strong>페스세, 미겔 앙헬</strong> Miguel Ángel Pesce (1962~) 아르헨티나 중앙은행 부총재.<br />
<p style="font-size:0.9em; color: #5C78C6;">2025. 8. 28. 추가 내용: 이 성씨는 이탈리아어에서 왔는데 이탈리아어로는 [ˈpeʃʃe] &#8216;페셰&#8217;로 발음된다. 하지만 [ʃ]는 에스파냐어 고유 어휘에 나타나지 않는 음이다. 아르헨티나식 에스파냐어에서 s와 전설 모음 앞의 c는 동일하게 [s]로 발음되므로 Pesce를 에스파냐어 발음 규칙에 따라 읽으면 그냥 [ˈpese]이다. 에스파냐어에서는 철자상 자음이 겹칠 때도 하나인 것처럼 발음한다. 그러니 &#8216;페세&#8217;로 적는 것이 무난하다. 하지만 에스파냐 대부분에서처럼 전설 모음 앞의 c를 [θ]로 발음하는 방언에서는 Pesce를 철자식으로 읽을 때 [ˈpesθe]가 되니 &#8216;페스세&#8217;가 된다. 한편 동영상을 찾아보면 대부분 <a href="https://youtu.be/UG2gEX91kVg?&amp;t=3">&#8216;페세&#8217;로 발음하지만</a> 이탈리아어 발음을 흉내내서 <a href="https://youtu.be/0NxDw6D5D7w?t=43">&#8216;페셰&#8217;로 발음한 것</a>도 있는데 본인 발음은 확인하지 못했다.</p></li>
<li><strong>다시우바, 루이스 아와주 페레이라</strong> Luiz Awazu Pereira da Silva 브라질 중앙은행 부총재.</li>
<li><strong>매클럼, 티프</strong> Tiff Macklem 캐나다 중앙은행 부총재.</li>
<li><strong>하미드이, 압둘라흐만</strong> Abdulrahman A. AL-Hamidy 사우디아라비아 중앙은행 부총재.</li>
<li><strong>콘스탄시우, 비토르</strong> Vítor Constâncio (1943~) 포르투갈 경제학자·정치가. 유럽연합 중앙은행 부총재.</li>
<li><strong>고피나트, 시아말라</strong> Shyamala Gopinath (1949~)인도 중앙은행 부총재(2004~ ).</li>
<li><strong>델쿠에토, 로베르토</strong> Roberto del Cueto 멕시코 중앙은행 부총재.</li>
<li><strong>룬톱스키, 게오르기</strong> Georgy I. Luntovsky (1950~) 러시아 중앙은행 부총재(2005~ ).</li>
<li><strong>바쉬츠, 에르뎀</strong> Erdem Başçı (1966~) 터키 중앙은행 부총재.</li>
<li><strong>콘, 도널드 (루이스)</strong> Donald L(ewis) Kohn (1942~) 미국 중앙은행 부총재(2006~ ).</li>
</ul>
<p>* 이종격투기 선수(14명)</p>
<ul>
<li><strong>컬럼, 에이블</strong> Abel Cullum 1987~ 미국 이종격투기 선수.</li>
<li><strong>카라예프, 알란</strong> Alan Karaev 1977~ 러시아 이종격투기 선수.</li>
<li><strong>피치쿠노프, 알렉산드르</strong> Aleksandr Pichkunov 1979~ 러시아 이종격투기 선수.</li>
<li><strong>오버레임, 알리스타이르</strong> Alistair Overeem 1980~ 네덜란드 이종격투기 선수.</li>
<li><strong>리마, 알비아르</strong> Aalviar Lima 1978~ 케이프베르데 이종격투기 선수.<br />
<span style="color: #5C78C6;">&#8216;케이프베르데&#8217; Cape Verde는 표준국어대사전에서 &#8216;아프리카 서쪽 끝, 세네갈 중부에 있는 곶&#8217;인 &#8216;베르데 곶&#8217;의 다른 이름으로 수록되어 있다. &#8216;베르데 곶 서쪽에 있는 공화국&#8217;을 뜻하는 국명은 &#8216;카보베르데&#8217; Cabo Verde이다. 영어에서는 둘 다 Cape Verde라고 부르지만 한국어에서는 국명으로 &#8216;카보베르데&#8217;만 쓴다. 따라서 &#8216;카보베르데 이종격투기 선수&#8217;라고 부르는 것이 맞다.<br />
Cabo Verde는 포르투갈어 표기 세칙에 따르면 &#8216;카부베르드&#8217;라고 적게 되겠지만 국명이라 예전부터 부르던 이름을 그대로 쓰는 것이다.</span></li>
<li><strong>두셰크, 안토닌</strong> Antonín Dušek 1986~ 체코 이종격투기 선수.</li>
<li><strong>아카, 베르나르트</strong> Bernard Ackah 1972~ 독일 태생의 일본 이종격투기 선수.</li>
<li><strong>브레기, 비외른</strong> Björn Bregy 1974~ 스위스 이종격투기 선수.</li>
<li><strong>쁘라묵, 부아까우 뽄</strong> Buakaw Por. Pramuk 1982~ 태국 이종격투기 선수.<br />
<span style="color: #5C78C6;">태국문자 표기는 บัวขาว ป. ประมุข이다. &#8216;부아카우 뽀 쁘라묵&#8217; 또는 &#8216;부아카오 뽀 쁘라묵&#8217;이라고 적어야 한다. 여기서 ป는 po pla &#8216;뽀 쁠라&#8217;라고 부르는 글자이다. Por는 관용적 로마자 표기에서 &#8216;오&#8217;를 or로 적어서 나온 표기이다. 어이없게도 Por의 r를 태국어의 자음으로 오해하고 &#8216;ㄴ&#8217; 받침으로 적어 &#8216;뽄&#8217;이라고 한 것이다. ข는 &#8216;ㅋ&#8217;으로 적어야 한다. 태국어에서 &#8216;ㄲ&#8217;으로 적는 글자는 맨 처음 배우는 글자인 ก 뿐이다. 좀 더 체계적인 로마자 표기법을 썼다면 Buakhao Po. Pramuk이라고 했을 것이다.<br />
이중모음 าว [aːʊ]는 로마자로 ao 또는 aw로 쓸 수 있는데 외래어 표기법에서는 이 이중모음에 대한 특별한 언급이 없이 ว를 &#8216;오/우&#8217;로 적도록만 하고 있다. 그러면서 드는 예로 Maikhao ไม้ขาว는 &#8216;마이카오&#8217;, Caolaw เจ้าหลาว는 &#8216;짜올라우&#8217;로 적고 있어 로마자 표기에 따라 &#8216;아오&#8217;와 &#8216;아우&#8217;를 혼용하고 있다. 여기서는 Buakaw라는 로마자 표기가 널리 알려졌으니 &#8216;부아카우&#8217;가 나을 것 같다.<br />
태국어 이름은 로마자만 보고 정해서는 확실하지가 않다. 한국어의 로마자 표기법이 있어도 사람들마다 각자의 방식으로 제 이름을 표기하는 것처럼 태국어 이름의 로마자 표기 방식도 통일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기자들이 시간에 쫓기며 원 태국어 철자를 확인하지 못하고 로마자만 보고 한글로 표기하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 표준 표기를 정하는 외래어 심의위에서 태국어 철자도 확인하지 않고 엉터리 표기를 쓰는 것은 있을 수가 없는 일이다.</span></li>
<li><strong>모로샤누, 커털린</strong> Cătălin Moroşanu 1982~ 루마니아 킥복싱 선수.</li>
<li><strong>도슨, 대니얼</strong> Daniel Dawson 1977~ 오스트레일리아 이종격투기 선수.</li>
<li><strong>알바레스, 에디</strong> Eddie Alvarez 1984~ 미국 이종격투기 선수. 푸에르토리코, 스페인 혈통.</li>
<li><strong>샤흐바리, 팔디르</strong> Faldir Chahbari 1979~ 모로코 이종격투기 선수.</li>
<li><strong>페네티안, 예럴</strong> Jerrel Venetiaan 1971~ 네덜란드 이종격투기 선수.<br />
<p style="font-size:0.9em; color: #5C78C6;">2025. 8. 28. 추가 내용: 네덜란드어로 &#8216;베네치아인&#8217;을 뜻하는 Venetiaan은 [ˌveːne<small>(t)</small>siˈ<i>j</i>aːn] 또는 [ˌveːneˈ<small>(t)</small>ɕaːn]으로 발음된다. 네덜란드어 표기 규정에서 natie [ˈnaː<small>(t)</small>si] &#8216;나시&#8217;, politie [poˈli<small>(t)</small>si] &#8216;폴리시&#8217; 등의 -tie를 &#8216;시&#8217;로 적도록 한 것을 감안하면 규정에서 명시하지 않더라도 Venetiaan의 -ti- 역시 &#8216;시&#8217;로 적는 것이 나아 보인다. &#8216;페네시안&#8217; 또는 어두 v를 &#8216;ㅂ&#8217;으로 적는다면 &#8216;베네시안&#8217;으로 적는 것이 좋다는 생각이다.</p></li>
</ul>
[일반 용어]
<ul>
<li><strong>레이더</strong> Radar 전파탐지기</li>
</ul>
<p>* 정정하지 않고 &#8216;레이더&#8217;로 사용하는 것으로 결정.</p>
<span style="color: #5C78C6;">영어 발음으로는 [ˈɹeɪ̯dɑː<i>ɹ</i>]이니 발음대로는 &#8216;레이다&#8217;로 적는 것이 맞겠지만 기존 표기가 굳어졌다고 본 것이다.</span>
<hr />
<p>현행 정부·언론외래어심의공동위원회 체계로 외국어의 표준 한글 표기 용례 제시라는 역할을 제대로 담당하기는 사실 무리이다. 이렇게 발표되는 심의위 표기 결정안을 보는 이는 얼마 안 되며 정작 신문과 방송에서도 정해진 표기를 지키지 않는다. 그러니 표기를 정하나 마나라고 생각하고 발음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표기를 대충 정하는 것인지도 모른다.</p>
<p>외국어의 한글 표기 체계가 제대로 서려면 일반인이 외국어를 한글로 표기하고 싶을 때 바로바로 쉽게 용례를 찾을 수 있어야 한다. 정기적으로 회의를 열어 용례를 정하는 것으로는 한계가 있다. 외래어 표기 심의 방식이 자동화되어 한글로 표기하고 싶은 외국어를 입력하자마자 한글 표기가 나와야 한다. 이미 용례가 정해진 것은 그것을 따르고 용례에 없는 것이라도 각 언어의 표기 규칙에 따라 권장 표기를 표시해야 한다. 프로그래머들과 언어학자들이 손잡고 연구한다면 이게 공상으로만 그치지 않을 것이다.</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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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유로 2016 출전 포르투갈 선수명 발음과 한글 표기</title>
		<link>https://pyogi.kkeutsori.com/2016/06/26/%ec%9c%a0%eb%a1%9c-2016-%ec%b6%9c%ec%a0%84-%ed%8f%ac%eb%a5%b4%ed%88%ac%ea%b0%88-%ec%84%a0%ec%88%98%eb%aa%85-%eb%b0%9c%ec%9d%8c%ea%b3%bc-%ed%95%9c%ea%b8%80-%ed%91%9c%ea%b8%b0/</li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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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c:creator><![CDATA[끝소리]]></dc:creator>
		<pubDate>Sun, 26 Jun 2016 10:31:44 +0000</pubDate>
				<category><![CDATA[표기 용례]]></category>
		<category><![CDATA[유로2016]]></category>
		<category><![CDATA[축구]]></category>
		<category><![CDATA[포르투갈]]></category>
		<category><![CDATA[포르투갈어]]></categ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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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CDATA[유로 2016에 참가하는 포르투갈 선수 명단은 다음과 같다. 감독: Fernando Santos (포르투갈) [fɨɾˈnɐ̃ndu ˈsɐ̃ntuʃ] 페르난두 산투스 Eduardo [eˈðwaɾðu] *에두아르두 Anthony Lopes [ɐ̃nˈtɔni ˈɫɔpɨʃ] 안토니 로페스 Rui Patrício [ˈʁui̯ pɐˈtɾisju] 후이 파트리시우 Bruno Alves [ˈbɾunu ˈaɫvɨʃ] 브루누 알베스 Cédric Soares [ˈsɛðɾik ˈswaɾɨʃ] 세드리크 소아르스 Eliseu [eɫiˈzeu̯] *엘리제우 José Fonte [ʒuˈzɛ ˈfõntɨ] 조제 폰트 Pepe [ˈpɛpɨ] 페프 [&#8230;]]]></description>
										<content:encoded><![CDATA[<span style="font-size:0.9em; color:#5C78C6;">본 글은 원래 이글루스에 올렸던 글입니다. 이글루스가 종료되었기에 열람이 가능하도록 이곳으로 옮겼습니다. 기한이 지난 정보가 있을 수도 있고 사항에 따라 글을 쓴 후 의견이 바뀌었을 수도 있지만 오타 수정이나 발음 기호를 균일하게 고치는 것 외에는 원문 그대로 두었고 훗날 내용을 추가한 경우에는 이를 밝혔습니다. 외부 링크는 가능한 경우 업데이트했지만 오래되어 더이상 유효하지 않은 것은 그대로 남겨두었습니다. 날짜는 이글루스 게재 당시의 날짜로 표시합니다.</span><br>
<span style="color:#C5D2DB">—</span>
<p>유로 2016에 참가하는 포르투갈 선수 명단은 다음과 같다.</p>
<ul style="list-style-type: none; text-indent: -1em;">
<li>감독: <strong>Fernando Santos</strong> (포르투갈) [fɨɾˈnɐ̃ndu ˈsɐ̃ntuʃ] <strong>페르난두 산투스</strong></li>
<li><strong>Eduardo</strong> [eˈðwaɾðu] <strong>*에두아르두</strong></li>
<li><strong>Anthony Lopes</strong> [ɐ̃nˈtɔni ˈɫɔpɨʃ] <strong>안토니 로페스</strong></li>
<li><strong>Rui Patrício</strong> [ˈʁui̯ pɐˈtɾisju] <strong>후이 파트리시우</strong></li>
<li><strong>Bruno Alves</strong> [ˈbɾunu ˈaɫvɨʃ] <strong>브루누 알베스</strong></li>
<li><strong>Cédric Soares</strong> [ˈsɛðɾik ˈswaɾɨʃ] <strong>세드리크 소아르스</strong></li>
<li><strong>Eliseu</strong> [eɫiˈzeu̯] <strong>*엘리제우</strong></li>
<li><strong>José Fonte</strong> [ʒuˈzɛ ˈfõntɨ] <strong>조제 폰트</strong></li>
<li><strong>Pepe</strong> [ˈpɛpɨ] <strong>페프</strong></li>
<li><strong>Raphaël Guerreiro</strong> [ʁɐfɐˈɛɫ ɡɨˈʁɐi̯ɾu] <strong>하파엘 게헤이루</strong></li>
<li><strong>Ricardo Carvalho</strong> [ʁiˈkaɾðu kɐɾˈvaʎu] <strong>히카르두 카르발류</strong></li>
<li><strong>Adrien Silva</strong> [ˈaðɾiẽ ˈsiɫvɐ] <strong>아드리엥 실바</strong></li>
<li><strong>André Gomes</strong> [ɐ̃nˈdɾɛ ˈɡomɨʃ] <strong>안드레 고메스</strong></li>
<li><strong>Danilo Pereira</strong> [dɐˈniɫu pɨˈɾɐi̯ɾɐ] <strong>다닐루 페레이라</strong></li>
<li><strong>João Mário</strong> [ˈʒwɐ̃ũ̯ ˈmaɾju] <strong>*주앙 마리우</strong></li>
<li><strong>João Moutinho</strong> [ˈʒwɐ̃ũ̯ moˈtiɲu] <strong>*주앙 모티뉴</strong></li>
<li><strong>Rafa Silva</strong> [ˈʁafɐ ˈsiɫvɐ] <strong>하파 실바</strong></li>
<li><strong>Renato Sanches</strong> [ʁɨˈnatu ˈsɐ̃ʃɨʃ] <strong>헤나투 산시스</strong></li>
<li><strong>Vieirinha</strong> [vjɐi̯ˈɾiɲɐ] <strong>비에이리냐</strong></li>
<li><strong>William Carvalho</strong> [ˈwiljɐm kɐɾˈvaʎu] <strong>*윌리암 카르발류</strong></li>
<li><strong>Éder</strong> [ˈɛðɛɾ] <strong>에데르</strong></li>
<li><strong>Nani</strong> [naˈni] <strong>나니</strong></li>
<li><strong>Ricardo Quaresma</strong> [ʁiˈkaɾðu kwɐˈɾɛʒmɐ] <strong>히카르두 쿠아레즈마</strong></li>
<li><strong>Cristiano Ronaldo</strong> [kɾɨʃtiˈɐnu ʁuˈnaɫdu] <strong>크리스티아누 호날두</strong></li>
</ul>
<p>하파엘 게헤이루(Raphaël Guerreiro)와 안토니 로페스(Anthony Lopes), 아드리엥 실바(Adrien Silva)는 모두 프랑스 태생으로 프랑스어식 이름을 쓴다. 프랑스어 발음에 따른 표기는 각각 Raphaël [ʁafaɛl] &#8216;<strong>라파엘</strong>&#8216;, Anthony [ɑ̃tɔni] &#8216;<strong>앙토니</strong>&#8216;, Adrien [adʁiɛ̃] &#8216;<strong>아드리앵</strong>&#8216;이다.</p>
<p>페프(Pepe)는 브라질 태생이다. 브라질 포르투갈어 발음으로는 [ˈpɛpi] &#8216;<strong>페피</strong>&#8216;이다. 그러니 포르투갈 인명으로 보면 &#8216;페프&#8217;, 브라질 인명으로 보면 &#8216;페피&#8217;이다. 브라질 포르투갈어 발음은 기타 포르투갈어 사용 지역과 상당히 다른 점이 있으므로 외래어 표기법에서는 브라질 인명이나 지명에는 몇몇 다른 규칙을 적용하기 때문에 같은 포르투갈어 이름도 브라질 인명이냐 아니느냐에 따라 한글 표기가 달라질 수 있다.</p>
<p>포르투갈어 표기법에서 어두 무강세 음절의 e는 &#8216;이&#8217;로 적도록 하고 있지만 Eduardo [eˈðwaɾðu], Eliseu [eɫiˈzeu̯] 등은 발음에 따라 각각 &#8216;에두아르두&#8217;, &#8216;엘리제우&#8217;로 적는 것이 좋다. 또 어말 -m은 &#8216;ㅇ&#8217;으로 적도록 하고 있지만 영어에서 온 William [ˈwiljɐm]은 발음에 따라 &#8216;윌리암&#8217;으로 적는 것이 좋다.</p>
<p>João [ˈʒwɐ̃ũ̯]은 원칙적으로는 &#8216;조앙&#8217;으로 적어야 하나 실제 발음에 가까운 기존의 관용 표기를 인정하여 &#8216;주앙&#8217;으로 적는다.</p>
<p>포르투갈어 표기법에서는 어말의 -e [ɨ]는 &#8216;으&#8217;로 적되 어말의 -che [ʃɨ]는 &#8216;시&#8217;로 적고 어말의 -es [ɨʃ]는 &#8216;으스&#8217;로 적도록 하고 있지만(앞의 자음이 p, b, m, f, v인 경우는 제외) 어말의 -ches [ʃɨʃ]에 관한 언급은 따로 없다. 하지만 &#8216;시스&#8217;로 적는 것이 논리적이다. 따라서 Sanches [ˈsɐ̃ʃɨʃ]는 &#8216;산시스&#8217;로 적으면 되겠다.</p>
]]></content:encod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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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잘못된 한글 표기로 흔히 접할 수 있는 2026 북미 월드컵 참가 선수</title>
		<link>https://pyogi.kkeutsori.com/2026/06/09/%ec%9e%98%eb%aa%bb%eb%90%9c-%ed%95%9c%ea%b8%80-%ed%91%9c%ea%b8%b0%eb%a1%9c-%ed%9d%94%ed%9e%88-%ec%a0%91%ed%95%a0-%ec%88%98-%ec%9e%88%eb%8a%94-2026-%eb%b6%81%eb%af%b8-%ec%9b%94%eb%93%9c%ec%bb%b5/</li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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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c:creator><![CDATA[끝소리]]></dc:creator>
		<pubDate>Mon, 08 Jun 2026 15:32:24 +0000</pubDate>
				<category><![CDATA[표기 용례]]></category>
		<category><![CDATA[네덜란드어]]></category>
		<category><![CDATA[에스파냐어]]></category>
		<category><![CDATA[이탈리아어]]></category>
		<category><![CDATA[카탈루냐어]]></category>
		<category><![CDATA[포르투갈어]]></category>
		<category><![CDATA[프랑스어]]></categ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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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CDATA[한국 언론에서는 이번에 미국·멕시코·캐나다에서 열리는 대회를 &#8216;북중미 월드컵&#8217;이라고 부르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는 잘못된 표현이다. 세 나라 모두 북아메리카에 속하므로 그냥 &#8216;북미 월드컵&#8217;이라고 하면 된다. 북중미는 북아메리카와 중앙아메리카를 아울러 이르는 말인데 자연 지리학적으로는 멕시코의 동남쪽 끝부분도 중앙아메리카에 속하지만 일반적으로 나라를 논할 때는 멕시코는 중앙아메리카에 포함시키지 않는다. 더구나 멕시코에 있는 개최 도시 세 곳(멕시코시티, 과달라하라, [&#8230;]]]></description>
										<content:encoded><![CDATA[<p style="font-size:0.9em; color: #5C78C6;">본 글은 원래 페이스북에 올렸던 것으로 원문은 <a href="https://www.facebook.com/kkeutsori/posts/pfbid02brphxQUWeGWMA1mjgqP1neP41ADaNrZMjSyvRZdXZmJkKAoY2quNsPJ9S6CZWf69l">여기</a>에서 확인 가능합니다. 날짜는 페이스북 게재 당시의 날짜로 표시합니다.</p>
<p>한국 언론에서는 이번에 미국·멕시코·캐나다에서 열리는 대회를 &#8216;북중미 월드컵&#8217;이라고 부르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는 잘못된 표현이다. 세 나라 모두 북아메리카에 속하므로 그냥 &#8216;북미 월드컵&#8217;이라고 하면 된다. 북중미는 북아메리카와 중앙아메리카를 아울러 이르는 말인데 자연 지리학적으로는 멕시코의 동남쪽 끝부분도 중앙아메리카에 속하지만 일반적으로 나라를 논할 때는 멕시코는 중앙아메리카에 포함시키지 않는다. 더구나 멕시코에 있는 개최 도시 세 곳(멕시코시티, 과달라하라, 몬테레이) 모두 중앙아메리카가 아닌 북아메리카에 속한다.</p>
<p>그러면 월드컵에 출전하는 선수 가운데 한국 언론에서 가장 많이 한글 표기를 틀리게 쓰는 이는 누구일까? 필자는 지난 며칠 간의 작업 끝에 지금까지 발표된 <a href="https://pyogi.kkeutsori.com/2026/05/30/2026-fifa-%ec%9b%94%eb%93%9c%ec%bb%b5-%ec%b6%9c%ec%a0%84-%ec%84%a0%ec%88%98%c2%b7%ea%b0%90%eb%8f%85-%ed%95%9c%ea%b8%80-%ed%91%9c%ea%b8%b0/">월드컵 출전 선수 전원의 한글 표기</a> 작업을 일단 완료했다(부상으로 탈락한 선수의 대체자가 아직 발탁되지 않은 경우도 있다). 물론 천 명이 넘는 참가 선수 이름을 한국 언론에서 모두 같은 빈도로 언급하지는 않을 테니 강팀에서 뛰는 주전급 선수를 위주로 한글 표기가 까다로운 이를 몇 명 살펴보자.</p>
<p>일단 지난 대회 우승팀이자 현재 세계 랭킹 1위인 아르헨티나의 선수 가운데 Enzo Fernández는 &#8216;엔조 페르난데스&#8217;로 쓰는 것을 흔히 볼 수 있다. 하지만 이탈리아어에서 온 이름인 Enzo는 아르헨티나 에스파냐어에서도 그냥 규칙적으로 [ˈenso] &#8216;엔소&#8217;로 발음된다. Enzo의 이탈리아어 발음은 [ˈɛnʦo] &#8216;엔초&#8217;이니 이것도 &#8216;엔조&#8217;와는 다르다.</p>
<p>Rodrigo De Paul은 &#8216;로드리고 데 파울&#8217;로 흔히 쓰는데 이 경우에는 Paul을 불규칙적으로 [ˈpol] &#8216;폴&#8217;로 발음하므로 &#8216;로드리고 데폴&#8217;로 적는 것이 좋다. 에스파냐어 이름에서는 전치사 de를 뒤따르는 요소와 붙여 쓰는 것이 좋다.</p>
<p>아일랜드계인 Alexis Mac Allister는 &#8216;알렉시스 맥 알리스터/맥앨리스터/마크 알리스테르/마칼리스테르&#8217; 등 중구난방인데 Mac Allister가 한 단어인 것처럼 [maˈkalisteɾ]로 발음되므로 &#8216;마칼리스테르&#8217;로 적는 것이 가장 좋지 않을까 한다. 참고로 영어 이름으로는 [məˈkælᵻstə<i>ɹ</i>]로 발음되며 Mac-은 모음 앞에서 &#8216;매ㅋ&#8217;로 적는다는 원칙에 따라 &#8216;매캘리스터&#8217;로 적는 것이 표준이다.</p>
<p>Giovani Lo Celso는 흔히 &#8216;지오바니 로셀소&#8217;로 쓰지만 2020년 11월 2일 제152차 외래어 심의회에서는 &#8216;조바니 로셀소&#8217;로 표기를 결정했다. Giovani는 마치 Yobani로 쓴 것처럼 /ʝoˈbani/ [ɟ͡ʝoˈβ̞ani]로 발음된다. 에스파냐어의 /ʝ/는 차용어에서 원어의 [j] 또는 [ʤ]를 흉내 내므로 원어를 고려하여 표기를 정해야 하는데 Giovani는 이탈리아어의 Giovanni [ʤoˈvanni] &#8216;조반니&#8217;에서 온 이름이므로 &#8216;*요바니&#8217; 대신 &#8216;조바니&#8217;로 써야 하겠다. 에스파냐어의 일반적인 철자와 발음 대응에 따르면 Giovani는 &#8216;*히오바니&#8217;가 되지만 차용어라서 불규칙 발음이 쓰인다. 여담으로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를 포함한 라플라타강 유역 방언에서는 오늘날 /ʝ/를 주로 [ʃ]로 발음하여 Giovani는 [ʃoˈβ̞ani] &#8216;쇼바니&#8217;로 실현된다. 하지만 한글 표기는 방언에 따른 발음 차이를 무시하고 &#8216;조바니&#8217;로 통일한다.</p>
<p>미국 선수 Giovanni Reyna도 이탈리아어 Giovanni에서 온 이름을 철자 그대로 쓰는데 영어권에서는 Giovanni를 [ˌʤiːəˈvɑːni] &#8216;지오바니/지어바니&#8217;로 발음하는 이들도 많지만 본인은 [ʤoʊ̯ˈvɑːni ˈɹeɪ̯nə] &#8216;조바니 레이나&#8217;로 발음한다. 대신 약칭 Gio는 본인도 [ˈʤiːoʊ̯] &#8216;지오&#8217;로 발음한다.</p>
<p>현재 세계 랭킹 2위인 에스파냐 선수 가운데 Aymeric Laporte는 &#8216;아이메릭 라포르트/라포르테&#8217;로 쓰는 것을 흔히 볼 수 있다. 하지만 그는 프랑스 출신 귀화 선수로 프랑스어 발음인 [ɛmʁik lapɔʁt]에 따라 &#8216;에므리크 라포르트&#8217;로 적는 것이 좋다. 철자상 m과 r 사이에 e가 있으니 [ɛməʁik]로 발음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해서 2018년 3월 23일 실무소위에서 표기가 &#8216;에므리크&#8217;로 정해졌다. 에스파냐어로도 프랑스어 발음을 흉내 내서 [emˈrik laˈpoɾt] &#8216;엠리크 라포르트&#8217;로 발음하므로 철자식으로 적은 &#8216;*아이메릭 라포르테&#8217;는 잘못된 표기이다.</p>
<p>Marc Cucurella를 &#8216;마르크 쿠쿠렐라&#8217;로 적는 것도 흔히 볼 수 있는데 Cucurella를 카탈루냐어로는 [kukuˈɾeʎə] &#8216;쿠쿠렐랴&#8217;, 에스파냐어로는 [kukuˈɾeʎa] &#8216;쿠쿠레야&#8217;로 발음한다. 외래어 표기법에서는 에스파냐어의 ll /ʎ/와 y /ʝ/를 구별하지 않고 둘 다 y /ʝ/인 것처럼 적기 때문에 후자는 &#8216;쿠쿠레야&#8217;가 되는 것이다. 즉 &#8216;마르크 쿠쿠렐랴&#8217; 또는 &#8216;마르크 쿠쿠레야&#8217;로 적어야 하며 &#8216;쿠쿠렐라&#8217;는 잘못된 표기이다.</p>
<p>다행히 불규칙적으로 발음되는 Lamine Yamal은 대부분 &#8216;라민 야말&#8217;으로 제대로 쓰고 있다.</p>
<p>현재 세계 랭킹 3위인 프랑스의 대표 선수 가운데 Ousmane Dembélé [usman dɛmbele]를 &#8216;우스망 뎀벨레&#8217;로 적는 것을 종종 볼 수 있다. 하지만 Ousmane은 [usman]으로 발음되므로 &#8216;우스만 뎀벨레&#8217;로 적는 것이 맞다. 일반적으로 프랑스어 철자가 -ne로 끝난다면 [n]으로 발음되므로 받침 &#8216;ㄴ&#8217;으로 적어야 하며 &#8216;앙&#8217;, &#8216;옹&#8217; 등으로 적는 비음화된 모음이 아니다. 그래도 Kylian Mbappé [kiljan <small>(ə)</small>mbape] &#8216;킬리안 음바페&#8217;의 Kylian [kiljan]은 다행히 &#8216;킬리안&#8217;으로 제대로 쓰이는 듯하다.</p>
<p>Warren Zaïre-Emery는 &#8216;워렌 자이르에메리&#8217;로 흔히 적는데 [waʁɛn zaiʁ-ɛmʁi]로 발음되므로 &#8216;와렌 자이르에므리&#8217;로 적는 것이 좋다. Emery [ɛmʁi]를 &#8216;에므리&#8217;로 적는 것은 앞서 말한 Aymeric를 &#8216;에므리크&#8217;로 적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p>
<p>한편 Michael Olise는 간혹 &#8216;미카엘 올리세&#8217;로 적는 일이 있지만 잉글랜드에서 태어나고 자라난 선수라서 Michael이 그냥 영어식 [ˈmaɪ̯k<small>(ə)</small>l]로 발음되어 &#8216;마이클 올리세&#8217;가 맞다. 프랑스어에서도 영어 발음을 흉내 내어 [majkəl]로 발음한다.</p>
<p>다음으로 잉글랜드로 가보면 Ivan Toney [ˈaɪ̯v<small>(ə)</small> ˈtoʊ̯ni]를 &#8216;이반 토니&#8217;로 적는 일이 많다. 하지만 영어로는 Ivan을 [ˈaɪ̯v<small>(ə)</small>n]으로 발음하므로 &#8216;아이번 토니&#8217;로 적어야 한다.</p>
<p>프랑스어권인 코트디부아르에서 태어나 잉글랜드에서 성장한 Marc Guéhi는 프랑스어로 [maʁk ɡei] &#8216;마르크 게이&#8217;로 발음되므로 영어로도 이를 흉내 내어 [ˈmɑː<i>ɹ</i>k ˈɡeɪ̯i] &#8216;마크 게이/게이이&#8217;로 발음한다. 철자 e가 원어의 [e]를 영어의 [eɪ̯]로 흉내 낸 것일 경우 &#8216;에이&#8217;보다는 &#8216;에&#8217;로 적는 것이 낫다는 의견이므로 &#8216;게이이&#8217;보다는 &#8216;게이&#8217;로 적는 것을 권장한다. 프랑스어권에서도 [h] 발음을 쓰는 방언이 있지만 코트디부아르에서는 대개 프랑스에서처럼 h가 묵음이다.</p>
<p>부모가 가나 출신인 잉글랜드의 Kobbie Mainoo는 &#8216;코비 마이누&#8217;로 흔히 적지만 [ˈkɒbi ˈmeɪ̯nuː]로 발음되므로 &#8216;코비 메이누&#8217;로 적어야 한다.</p>
<p>외래어 표기법의 포르투갈어 표기 규정은 아직 익숙하지 않아서 그런지 세계 랭킹 5위인 포르투갈을 대표하는 선수들의 이름은 이를 제대로 따르지 못한 경우가 많다. Bruno Fernandes는 마치 에스파냐어인 것처럼 &#8216;브루노 페르난데스&#8217;로 적는 것이 대표적이다. 규정에 따르면 &#8216;브루누 페르난드스&#8217;로 적어야 한다. 하지만 이런 표기는 아예 발음을 잘못 파악했다기보다는 규범과 다른 표기 방식을 쓴 것으로 볼 수도 있겠다.</p>
<p>포르투갈의 Diogo Dalot는 &#8216;디오고/디오구 달로트&#8217;로 흔히 적지만 프랑스어에서 유래한 Dalot에서는 t가 묵음이므로 &#8216;디오구 달로&#8217;로 적어야 한다.</p>
<p>브라질도 포르투갈어권인데 Marquinhos를 &#8216;마르퀴뇨스&#8217;로 적는 일을 볼 수 있다. 하지만 포르투갈어에서 qu는 [kw]가 아닌 [k]로 발음되므로 &#8216;마르키뉴스&#8217;로 적는 것이 올바른 표기이다.</p>
<p>네덜란드어의 Nathan Aké는 네덜란드어로 [ˈnaːtɑn aˈkeː]로 발음되므로 &#8216;나탄 아케&#8217;로 적어야 하는데 &#8216;네이선 아케&#8217;로 적는 일이 흔하다. 아마도 영어로 말할 때 본인 이름 Nathan을 영어식으로 [ˈneɪ̯θ<small>(ə)</small>n]으로 발음하기 때문일 텐데 한글 표기는 그래도 네덜란드어 발음을 기준으로 하는 것이 좋다.</p>
<p>벨기에의 Axel Witsel은 네덜란드어로 취급하여 &#8216;악셀 비첼&#8217;로 흔히 쓴다. 하지만 그는 프랑스어 화자이므로 2014년 6월 19일 제115차 외래어 심의회에서는 프랑스어 발음인 [aksɛl witsɛl]에 따라 &#8216;악셀 위첼&#8217;로 표기를 정했다. 외래어 표기법을 문자 그대로 따르면 [witsɛl]은 &#8216;*우이첼&#8217;로 적어야 하지만 그동안의 표기 용례에서 프랑스어의 w [w]는 뒤따르는 모음과 합쳐 &#8216;와&#8217;, &#8216;웨&#8217; 등으로 적어왔다. 한편 벨기에의 네덜란드어 발음으로도 Witsel은 &#8216;비첼&#8217;보다는 &#8216;위첼&#8217;에 가깝게 들린다. 네덜란드와 벨기에의 발음 차이를 반영하여 벨기에의 네덜란드어에서는 w를 뒤따르는 모음과 합쳐 &#8216;와&#8217;, &#8216;웨&#8217; 등으로 적는 것이 어떨까 한다. 참고로 네덜란드어에서도 Witsel은 프랑스어 발음을 흉내 내서 [ʋitˈsɛl~witˈsɛl]로 발음하므로 w의 표기를 차치하더라도 표기 규정에 따른 &#8216;*비철&#8217;보다는 &#8216;비첼&#8217;이 더 가깝다.</p>
<p>Alexis Saelemaekers도 네덜란드어식 이름이지만 프랑스어 화자이며 본인은 [alɛksi salmakɛʁs] &#8216;알렉시 살마케르스&#8217;로 발음한다. 참고로 Saelemaekers의 네덜란드어 발음은 [ˈsaːləmaːkərs]이며 현행 규정에 따르면 &#8216;살레마커르스&#8217;로 적지만 &#8216;살레마케르스&#8217;가 낫다고 생각한다.</p>
<p>2026 북미 월드컵에 참가하는 선수와 감독 전원의 한글 표기는 댓글의 링크에서 확인할 수 있다. 그 외에도 흔히 잘못 표기되는 선수 이름이 있거나 왜 그렇게 표기되는지 궁금한 선수가 있다면 댓글로 알려 주시기 바란다.</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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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카보베르데와 포르투갈어 국호의 한글 표기</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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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Mon, 06 Jul 2026 08:26:11 +0000</pubDate>
				<category><![CDATA[미분류]]></category>
		<category><![CDATA[카보베르데]]></category>
		<category><![CDATA[카보베르데크리올어]]></category>
		<category><![CDATA[포르투갈어]]></categ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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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CDATA[서아프리카에 있는 인구 53만의 작은 섬나라 카보베르데가 월드컵에서 32강에 진출하여 지난 대회 우승국 아르헨티나와 연장 승부 끝에 석패하는 선전으로 전세계에 강한 인상을 남겼다. 그런데 워낙 잘 알려지지 않은 나라라서 미국에서는 카보베르데 경기를 중계하는 방송에서조차 영어 국호 Cape Verde를 잘못 발음하고 있다. 각종 사전에 실린 올바른 발음인 [ˈkeɪ̯p-ˈvɜːɹd] &#8216;케이프버드&#8217; 대신 마치 뒷부분이 에스파냐어 이름인 것처럼 [ˈkeɪ̯p-ˈvɛə̯ɹdeɪ̯] [&#8230;]]]></description>
										<content:encoded><![CDATA[<p>서아프리카에 있는 인구 53만의 작은 섬나라 카보베르데가 월드컵에서 32강에 진출하여 지난 대회 우승국 아르헨티나와 연장 승부 끝에 석패하는 선전으로 전세계에 강한 인상을 남겼다. 그런데 워낙 잘 알려지지 않은 나라라서 미국에서는 카보베르데 경기를 중계하는 방송에서조차 영어 국호 Cape Verde를 잘못 발음하고 있다. 각종 사전에 실린 올바른 발음인 [ˈkeɪ̯p-ˈvɜː<i>ɹ</i>d] &#8216;케이프버드&#8217; 대신 마치 뒷부분이 에스파냐어 이름인 것처럼 [ˈkeɪ̯p-ˈvɛə̯<i>ɹ</i>deɪ̯] &#8216;케이프베어데(이)&#8217;로 발음하는 것이다.</p>
<p>카보베르데는 15세기 중반에 유럽 항해가들이 발견했으며 그 전에는 사람이 살지 않았다. 그 얼마 전에 포르투갈 항해가들은 오늘날 세네갈에 속한 서아프리카의 대서양 연안에서 튀어나온 반도 하나를 &#8216;녹색 곶&#8217;이라는 뜻으로 cabo Verde [ˈkaβ̞u ˈveɾð̞(ɨ)~ˈkabu ˈveɾdɨ] &#8216;카부 베르드&#8217;라고 이름지었는데 그 근처에서 발견한 섬의 무리도 같은 이름으로 부르게 되었다. 즉 카보베르데의 국호는 다른 나라인 세네갈에 있는 지형에서 딴 것이다. 원래의 반도를 세네갈의 공용어인 프랑스어로는 Cap-Vert [kap-vɛʁ] &#8216;카프베르&#8217;라고 부르며 카보베르데도 같은 이름으로 부른다. 그래서 국호 대신 세네갈의 반도 이름으로 쓸 때는 presqu&#8217;île du Cap-Vert [pʁɛskil dy kap-vɛʁ] &#8216;프레스킬 뒤 카프베르&#8217; 즉 &#8216;카프베르반도&#8217;라고 한다. 원래는 포르투갈어 이름을 의역하여 &#8216;녹색 곶&#8217;을 뜻하는 cap Vert &#8216;카프 베르&#8217;로 부르던 것이 한 묶음으로 고유 명사가 되어 Cap-Vert &#8216;카프베르&#8217;로 쓰는 것이다.</p>
<p>포르투갈은 1462년에 카보베르데의 산티아구(Santiago)섬에 히베이라그란드(Ribeira Grande)라는 항구 도시를 건설한 후 1975년까지 카보베르데를 지배하였다. 히베이라그란드는 오늘날 &#8216;오래된 도시&#8217;를 뜻하는 시다드벨랴(Cidade Velha)로 불린다. 16세기에 대서양 노예 무역으로 번영하기도 했던 카보베르데의 주민들은 서아프리카와 유럽 각지에서 온 이들의 후손이다. 오늘날 카보베르데의 공용어는 포르투갈어이며 주민 대부분은 카보베르데 크리올어라고 하는 포르투갈어 기반 혼성 언어를 쓴다. 서로 다른 언어를 쓰는 이들 사이에 자연스럽게 형성되는 혼성 언어가 자녀들에게 전해지면서 모어화한 것을 크리올어라고 하는데 카보베르데 크리올어는 유럽 열강의 해외 식민지 건설로 생겨난 크리올어 가운데 가장 역사가 오래되었다. 카보베르데 크리올어로는 카보베르데를 Kabu Verdi [ˈkabu-ˈveɾdi] &#8216;카부베르디&#8217;라고 부른다.</p>
<p>영어에서는 포르투갈어 Cabo Verde의 앞부분은 의역하고 뒷부분은 원어 그대로 남겨서 Cape Verde라고 한다. 대신 Verde는 영어식으로 [ˈvɜː<i>ɹ</i>d] &#8216;버드&#8217;로 발음하는 것이 정착되어 있다. 각종 사전을 찾아봐도 대부분 이 발음만 나오며 간혹 [ˈvɛə̯<i>ɹ</i>d] &#8216;베어드&#8217;를 추가 가능 발음으로 제시할 뿐이다.</p>
<p>포르투갈어는 에스파냐어에 비해 모음 약화가 두드러진다. 에스파냐어로도 포르투갈어와 동일하게 Cabo Verde라는 철자를 쓰지만 각 모음자를 강세 여부와 상관없이 고르게 발음하는 반면 포르투갈어에서는 강세 없는 음절에서 모음 음가가 달라진다. 에스파냐어로도 cabo가 &#8216;곶&#8217;을 뜻하지만 [ˈkaβ̞o] &#8216;카보&#8217;로 발음하는데 포르투갈어로는 [ˈkaβ̞u] &#8216;카부'(포르투갈식) 또는 [ˈkabu] &#8216;카부'(카보베르데식)로 발음한다. 어말 -o가 [u]로 약화되는 것은 외래어 표기법에서도 반영되어 &#8216;우&#8217;로 적는다. 또 verde는 에스파냐어로 [ˈbeɾð̞e] &#8216;베르데&#8217;로 발음하지만 포르투갈어로는 [ˈveɾð̞(ɨ)] &#8216;베르드'(포르투갈식) 또는 [ˈveɾdɨ] &#8216;베르드'(카보베르데식)로 발음한다. 어말 -e가 [ɨ]로 약화되는 것을 외래어 표기법에서는 &#8216;으&#8217;로 적는다. 오늘날 포르투갈식 발음에서는 아예 [ˈveɾð̞] &#8216;베르드&#8217;로 어말 -e가 탈락하는 경향이 있다.</p>
<p>미국에서는 에스파냐어가 영어 다음으로 많이 쓰이기 때문에 에스파냐어식 발음에 익숙한 이들이 많지만 포르투갈어는 상대적으로 생소하다. 그래서 Verde는 에스파냐어 &#8216;베르데&#8217;로 간주하여 [ˈvɛə̯<i>ɹ</i>deɪ̯] &#8216;베어데(이)&#8217;로 발음하기 쉽다. 현행 외래어 표기 규정에 따르면 이 발음은 &#8216;베어데이&#8217;로 적어야 하지만 철자 e에 대응되는 원어의 [e]를 [eɪ̯]로 흉내 낸 것은 그냥 &#8216;에&#8217;로 적어서 &#8216;베어데&#8217;로 표기하는 것이 더 자연스러울 것이다.</p>
<p>미국 서부 콜로라도 주에는 Mesa Verde라는 이름의 국립 공원이 있다. &#8216;녹색 탁자&#8217;를 뜻하는 에스파냐어 [ˈmesa ˈbeɾð̞e → mesaˈβ̞eɾð̞e] &#8216;메사베르데&#8217;에서 온 이름이다. 《표준국어대사전》에는 &#8216;메사버드^국립^공원(Mesa Verde國立公園)&#8217;이라는 표제어로 나온다. 《메리엄·웹스터 사전》에서 가장 먼저 제시하는 발음인 [ˈmeɪ̯sə-ˈvɜː<i>ɹ</i>d] &#8216;메(이)사버드&#8217;에 해당한다(여기서도 규정을 따른 &#8216;메이사버드&#8217; 대신 &#8216;메사버드&#8217;로 적은 것이 흥미로운데 &#8216;메사&#8217;는 이미 탁자 모양의 지형을 이르는 외래어로 쓰이기 때문일 것이다).</p>
<p>그런데 정작 미국 화자들을 들어보면 Mesa Verde를 에스파냐어로 취급하여 [ˈmeɪ̯zə-ˈvɛə̯<i>ɹ</i>deɪ̯] &#8216;메(이)자베어데(이)&#8217; 또는 [ˈmeɪ̯sə-] &#8216;메(이)사-&#8216; 정도로 발음하는 일이 많다(영어 화자들은 에스파냐어 발음을 흉내 낼 때도 v는 [b] 대신 언제나 [v]로 발음하며 모음 사이의 s 역시 영어식으로 [z]로 발음하기 쉽다). 현지에서도 Mesa Verde는 보통 [ˈmeɪ̯sə-ˈvɜː<i>ɹ</i>di] &#8216;메(이)사버디&#8217;로 발음하는 듯하다. 이는 《메리엄·웹스터 사전》에서 가능 발음으로 제시하는 것과 일치한다.</p>
<p>이처럼 영어 지명 가운데는 현지에서 쓰는 발음과 그 지명에 익숙하지 않은 타지인들이 철자를 보고 짐작하여 쓰는 발음이 차이가 나는 것이 많다. 그런데 국립 공원 이름 정도가 아니라 엄연한 나라 이름을 잘못 발음하는 것은 좀 심해 보인다. 물론 카보베르데는 영어 사용국이 아니지만 미국 동부 매사추세츠주와 로드아일랜드주에 특히 많이 사는 카보베르데계 주민을 포함하여 카보베르데를 잘 아는 이들은 영어로 Cape Verde를 &#8216;케이프버드&#8217;로 발음한다.</p>
<p>그럼 과연 우리가 쓰는 표기인 &#8216;카보베르데&#8217;에는 문제가 없을까? 일단 Cabo Verde를 외래어 표기법에 따라 적으면 &#8216;카부베르드&#8217;여야 한다. 그러나 외래어 표기법에 포르투갈어 표기 규정이 추가된 것은 2005년의 일이다. 포르투갈어 표기 규정이 추가된 후에도 예전부터 쓰던 국호인 &#8216;카보베르데&#8217;는 바꾸지 않았다. 역시 포르투갈어를 공용어로 쓰는 모잠비크와 상투메 프린시페 등의 표기도 외래어 표기법에 따른 Moçambique &#8216;모삼비크&#8217;, São Tomé e Príncipe &#8216;상토메 프린시프&#8217;로 바꾸지 않았다. 규정에서는 브라질 인명과 지명에서는 자음 앞과 어말의 l을 &#8216;우&#8217;로 적도록 했지만 브라질 역시 Brasil의 브라질 포르투갈어식 표기인 &#8216;브라지우&#8217;로 바꾸지 않았다.</p>
<p>&#8216;카보베르데&#8217;와 &#8216;상투메 프린시페&#8217;에서 볼 수 있듯이 예전에는 포르투갈어의 어말 -e도 모음 약화를 무시하고 &#8216;에&#8217;로 적었다. 그 외에도 현행 외래어 표기법이 제정되면서 1986년에 나온 《외래어 표기 용례집(지명·인명)》에서는 포르투갈 지명 Portalegre &#8216;포르탈레그레&#8217;나 브라질 지명 Belo Horizonte &#8216;벨로리존테'(원문에서는 *Bello Horizonte로 오기), Recife &#8216;레시페&#8217;, Rio Grande &#8216;리우그란데&#8217; 등을 볼 수 있다. 이들은 포르투갈어 표기 규정 추가 이후 각각 &#8216;포르탈레그르&#8217;, &#8216;벨루오리존치&#8217;, &#8216;헤시피&#8217;, &#8216;히우그란지&#8217;로 표기가 바뀌었다. 브라질 포르투갈어에서는 어말 -e, -es의 e가 [ɨ] 대신 [i]로 약화되기 때문에 브라질 인명과 지명에 한해서 &#8216;으&#8217; 대신 &#8216;이&#8217;로 적으며 d, t가 [i] 앞에서 구개음화하는 것을 반영하여 &#8216;지&#8217;, &#8216;치&#8217;로 각각 적는다. 어두나 n, l, s 뒤의 r를 &#8216;ㅎ&#8217;으로 적게 한 것도 특기할만한데 브라질 발음에서 [ʁ] 내지 [h]로 발음되는 것을 흉내 낸 표기이다. 하지만 앙골라, 모잠비크 등 아프리카의 포르투갈어에서는 특히 [r]로 발음되는 것이 일반적이니 &#8216;ㅎ&#8217;으로 적는 것도 브라질 인명과 지명에 한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 카보베르데 포르투갈어에서도 방언에 따라 어두나 n, l, s 뒤의 r를 [r] 또는 [ʀ], [ʁ], [ɣ] 등으로 발음한다.</p>
<p>한편 &#8216;상투메 프린시페&#8217;나 &#8216;리우그란데&#8217;에서 볼 수 있듯이 무강세 음절의 o가 [u]로 약화되는 것은 예전에도 한글 표기에 보통 반영했다. 같은 용례집의 포르투갈 지명 Faro &#8216;파루&#8217; 및 브라질 지명 Campos &#8216;캄푸스&#8217;, Diamantino &#8216;디아만티누&#8217;, Mato Grosso &#8216;마투그로수&#8217; 등의 예도 있다(이 가운데 Diamantino의 표기는 브라질식 발음을 반영한 &#8216;지아만티누&#8217;로 바뀌었다).</p>
<p>그런데 포르투갈 지명 Odivelas [oð̞iˈvɛɫɐʃ] &#8216;오디벨라스&#8217;나 포르투갈어 성씨 [oɫiˈvɐi̯ɾɐ] &#8216;올리베이라&#8217;에서 볼 수 있듯이 강세가 없다고 해서 포르투갈어의 o가 언제나 [u]로 약화되는 것은 아니다(이처럼 약화되지 않은 음가를 [o] 대신 [ɔ]로 보기도 한다). 모음 약화 여부는 방언에 따른 차이도 있다. Portugal은 포르투갈에서 [puɾtuˈɣ̞aɫ]로 발음하지만 브라질에서는 [pohtuˈɡau̯]로 발음한다. 그래서 외래어 표기법에서는 방언을 막론하고 모음이 언제나 약화되는 어말 -o, -os에서만 o를 &#8216;우&#8217;로 적도록 했다. 따라서 São Tomé [ˈsɐ̃ũ̯ tuˈmɛ]는 모음 약화를 반영한 &#8216;상투메&#8217;로 표기가 정착되어 있지만 2005년에 추가된 포르투갈어 표기 규정에 따르면 &#8216;상토메&#8217;로 적어야 한다. 예전 표기 용례에서는 남자 이름 José [ʒuˈzɛ]도 &#8216;주제&#8217;로 적었지만 2005년에는 이전 표기 용례를 포함해서 &#8216;조제&#8217;로 표기가 바뀌었다. 이 이름의 경우 브라질식 발음에서는 모음을 약화시키지 않고 [ʒoˈzɛ]로 발음하기도 한다.</p>
<p>여담으로 Príncipe [ˈpɾĩsɨp(ɨ)]는 &#8216;프링시프&#8217;로 표기하는 것이 실제 발음에 가깝겠지만 외래어 표기법에서는 n을 &#8216;ㄱ&#8217;이나 &#8216;ㅋ&#8217;으로 표기되는 g, c, q 외의 자음 앞에서 &#8216;ㄴ&#8217;으로 적도록 했다. 어말의 n을 받침 &#8216;ㅇ&#8217;으로 적도록 하고 어말 -ns의 n도 받침 &#8216;ㅇ&#8217;으로 적도록 한 것을 생각하면 자음 앞의 n 표기는 받침 &#8216;ㅇ&#8217;을 기본으로 하고 d, t 앞에서만 받침 &#8216;ㄴ&#8217;으로 적도록 하는 것이 더 나았을 것이다.</p>
<p>한편 이미 본 프랑스어의 Cap-Vert &#8216;카프베르&#8217;와 에스파냐어의 Cabo Verde &#8216;카보베르데&#8217; 외에 카탈루냐어 Cap Verd &#8216;카프베르트&#8217;, 이탈리아어 Capo Verde &#8216;카포베르데&#8217;, 루마니아어 Capul Verde &#8216;카풀베르데&#8217; 등 포르투갈어와 같이 로망 어군에 속한 여러 언어에서는 포르투갈어의 Cabo Verde를 의역한 이름을 쓴다. 독일어 Kap Verde [ˈkap-ˈvɛʁdə] &#8216;카프베르데&#8217;, 스웨덴어·노르웨이어·덴마크어 Kap Verde &#8216;카프베르데&#8217;, 아프리칸스어 Kaap Verde &#8216;카프페르데&#8217; 등 게르만 제어는 영어 Cape Verde에서처럼 앞부분은 의역하고 뒷부분은 Verde를 그대로 따온 이름을 쓴다. 네덜란드어의 Kaapverdië &#8216;카프베르디에&#8217;도 이와 비슷한데 한 단어로 붙이고 나라 이름에 많이 쓰이는 접미사 -ië를 더한 형태이다.</p>
<p>만약 아프리칸스어에서 쓰는 형태와 같은 Kaap Verde를 네덜란드어 이름으로 취급하여 한글로 표기한다면 어두 v를 &#8216;ㅍ&#8217;으로 적고 어말 e는 &#8216;어&#8217;로 적도록 한 현행 규정에 따라 &#8216;카프페르더&#8217;가 된다. 어말 e가 무강세 [ə]로 발음된다고 해서 &#8216;어&#8217;로 적도록 한 것인데 독일어와 스웨덴어·노르웨이어·덴마크어에서도 어말 e가 무강세 [ə]인 것은 마찬가지이지만 &#8216;에&#8217;로 적으므로 네덜란드어만 예외로 취급할 근거는 찾기 힘들다. 또 Kaap Verde에서는 v가 어두에 오므로 &#8216;ㅍ&#8217;으로 적는데 Kaapverdië에서는 v가 어중이라서 &#8216;ㅂ&#8217;으로 적는 것도 혼란스럽다. 참고로 Verde가 단독으로 쓰일 때 표준 네덜란드어 발음은 [ˈvɛrdə]인 반면 Kaapverdië의 표준 네덜란드어 발음은 [kapˈfɛrdijə]이다. 어중 /v/가 앞의 /p/의 영향으로 무성음 [f]로 변하기 때문이다. 방언에 따라 반대 방향의 동화가 일어나서 [kabˈvɛrdijə]가 되기도 한다. 이처럼 어중 /v/의 발음 변화도 일일이 한글 표기에 반영할 것이 아니라면 네덜란드어 일부 방언에서 특히 어두의 /v/가 [f]로 무성음화하는 것만 선택적으로 한글로 나타내는 것은 필요 이상으로 번거롭다.</p>
<p>이처럼 게르만 어파에 속하는 여러 언어에서 뒷부분을 Verde로 적고 어말 e를 무강세 [ə]로 발음하는 것은 한글 표기로 &#8216;베르데&#8217;가 되더라도 포르투갈어 발음과 크게 다르지 않다. 포르투갈어처럼 게르만 제어도 모음 약화가 두드러진 것이 특징이기 때문이다. 다만 게르만 어파에 속하는 영어에서는 더 나아가서 철자상의 어말 e는 보통 이미 묵음이고 이제는 어말 a가 [ə]로 약화되는 단계이기 때문에 차용어에서도 어말의 e는 묵음으로 처리하거나 [i]로 흉내 내는 것이 보통이다([i]는 방언에 따라 [iː] 또는 [ɪ]로 발음되는 열린 음절의 약화된 모음을 나타내는 약식 기호이다). 물론 원어에서 약화되지 않는 모음이라면 이를 존중하여 [eɪ̯]로 흉내 내기도 한다. 그래서 Verde는 [ˈvɜː<i>ɹ</i>di] &#8216;버디&#8217; 또는 [ˈvɜː<i>ɹ</i>d] &#8216;버드&#8217;가 되거나 에스파냐어식 [ˈvɛə̯<i>ɹ</i>deɪ̯] &#8216;베어데(이)&#8217;가 되는 것이다.</p>
<p>하지만 국호의 Verde 부분을 그대로 딴 다른 여러 언어에서는 대부분 모음 약화 없이 &#8216;베르데&#8217; 정도로 발음한다. 심지어 모음 약화가 심한 러시아어로도 카보베르데는 Кабо-Верде(Kabo-Verde) [ˈkabə-ˈvɛrdɛ] &#8216;카보베르데&#8217;라고 발음한다. 첫부분은 포르투갈어와는 반대 반향으로 &#8216;카부&#8217; 대신 &#8216;카바&#8217;에 가까운 [ˈkabə]가 되었다.</p>
<p>흥미롭게도 동아프리카 케냐의 루오어, 칼렌진어 등에서는 카보베르데를 Kep Vad &#8216;케프바드&#8217;라고 부른다. 영어 발음 &#8216;케이프버드&#8217;를 현지식으로 흉내 낸 결과이다. 힌디어 केप वर्डे Kep Varḍe &#8216;케프바르데&#8217;도 영어 발음을 흉내 냈지만 Verde의 발음을 [ˈvɜː<i>ɹ</i>d] &#8216;버드&#8217; 대신 [*ˈvɜː<i>ɹ</i>deɪ̯] &#8216;*버데(이)&#8217; 정도로 파악한 듯하다.</p>
<p>그러니 우리가 쓰는 &#8216;카보베르데&#8217;는 포르투갈어 발음과는 차이가 있지만 세계 여러 언어에서 쓰는 형태에 더 가깝다. 멕시코를 에스파냐어권 밖에서는 에스파냐어 México [ˈmexiko] &#8216;메히코&#8217;와 비슷한 발음을 쓰는 예가 거의 없고 x를 [ks]로 발음하는 경우가 대부분인 것과 비슷하다.</p>
<p>한국어는 독자적인 표음 문자인 한글을 쓰는 덕분에 특히 영어권, 프랑스어권, 에스파냐어권의 국호는 원지 발음에 충실하게 표기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다만 에스파냐어권 국호 가운데 &#8216;에스파냐&#8217; 대신 영어식 &#8216;스페인&#8217;이 일반적으로 쓰이며 &#8216;멕시코&#8217;도 영어식 표기로 이해할 수 있다. 세계 여러 언어에서 한국어만큼 국호를 원지 발음대로 부르는 예를 찾기 어렵고 멕시코/메히코의 예에서 나타나듯이 로마자를 매개로 전파되면서 철자식 발음을 쓰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포르투갈어는 상대적으로 생소한 언어였고 오늘날의 한글 표기 방식이 도입된지 얼마 안 되었기 때문에 한국어에서 예전부터 쓰던 포르투갈어권 국호는 오늘날의 외래어 표기법에 따른 표기와는 차이가 나는 것이 많다. 모잠비크는 포르투갈어 Moçambique &#8216;모삼비크&#8217;보다는 영어 Mozambique [ˌmoʊ̯zæmˈbiːk] &#8216;모잼비크&#8217;나 프랑스어 Mozambique [mɔ⟮o⟯zɑ̃bik] &#8216;모장비크&#8217;를 따른 표기이고 기니비사우도 포르투갈어 Guiné-Bissau &#8216;기네비사우&#8217;가 아닌 영어 Guinea-Bissau [ˈɡɪni-bɪˈsaʊ̯] &#8216;기니비사우&#8217;를 기준으로 표기했다. 적도 기니도 포르투갈어식 &#8216;기네&#8217; 대신 영어식 &#8216;기니&#8217;를 쓴다.</p>
<p>물론 카보베르데가 일반에 잘 알려진 나라는 아니니 2005년에 &#8216;카부베르드&#8217;로 표기를 바꾸었더라도 큰 부작용은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국호는 여지간해서는 예전부터 쓰던 표기를 바꾸지 않는 보수성이 두드러진다. <a href="https://pyogi.kkeutsori.com/2008/12/13/%eb%b2%a8%eb%a1%9c%eb%a3%a8%ec%8b%9c%ea%b0%80-%eb%b2%a8%eb%9d%bc%eb%a3%a8%ec%8a%a4%eb%a1%9c-%eb%b0%94%eb%80%90%eb%8b%a4/">벨라루스</a>, <a href="https://pyogi.kkeutsori.com/2010/07/23/%ea%b7%b8%eb%a3%a8%ec%a7%80%ec%95%bc%ea%b0%80-%ec%a1%b0%ec%a7%80%ec%95%84%eb%a1%9c-%eb%b0%94%eb%80%90%eb%8b%a4/">조지아</a>, 튀르키예 등은 당사국의 요청으로 인해 한글 표기가 바뀐 예이다. 참고로 원지 발음을 기준으로 하는 원칙을 우리보다도 더 강조하는 북한의 문화어로는 카보베르드를 &#8216;까부웨르드&#8217;라고 부른다.</p>
<p>카보베르데는 세계 곳곳에 퍼진 디아스포라 선수를 위주로 대표팀을 꾸렸는데 그 가운데 직업 네트워킹 소셜 네트워크인 링크드인(LinkedIn, 표준 표기 &#8216;링크트인&#8217;)을 통해 카보베르데 대표로 뛰게 된 수비수 Pico Lopes의 사연이 세계적으로 화제가 된 바가 있다. 그는 아일랜드에서 카보베르데인 아버지와 아일랜드인 어머니 사이에 태어났으며 아일랜드의 섐록 로버스(Shamrock Rovers) 주장으로 뛰고 있다. 그가 아버지를 통해 카보베르데 대표로 뛸 자격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포르투갈 출신의 후이 아과스(Rui Águas, 현행 표기 규정을 따른 표기는 &#8216;후이 아구아스&#8217;) 당시 카보베르데 대표팀 감독은 링크드인을 통해 그에게 연락을 시도했다. 그러나 포르투갈어로 보낸 메시지라서 스팸으로 오인하여 무시했는데 아홉 달 뒤에 이번에는 영어로 다시 연락해서 가까스로 대표팀에 승선할 수 있었다.</p>
<p>영어를 쓰며 자라난 본인은 포르투갈어 이름 Pico Lopes를 영어로 [ˈpiːkoʊ̯ ˈloʊ̯pɛ⟮ᵻ⟯z] &#8216;피코 로페스&#8217;로 발음한다. 영어의 어말 s는 [z]로 발음되는 경우에도 &#8216;스&#8217;로 적는다. 그런데 포르투갈어 발음은 [ˈpiku ˈlɔp(ɨ)ʃ]이다. 현행 표기 규정대로는 &#8216;피쿠 로페스&#8217;로 적는다. 어말 -es에서는 e를 &#8216;으&#8217;로 적지만 p, b, m, f, v 다음에 오는 어말 -es는 &#8216;-에스&#8217;로 적는다는 세칙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세칙은 포르투갈어 발음에서 나온 것이 아니다. Lopes는 &#8216;로프스&#8217;로 적는 것이 실제 포르투갈어 발음에 가깝다(어말 s가 [ʃ]로 발음되는 것까지 반영하면 &#8216;로프시&#8217;가 더 가까울 것이다). 다만 한글 표기에서 순음 뒤에 &#8216;으&#8217;가 오는 &#8216;브&#8217;, &#8216;프&#8217;, &#8216;므&#8217;로 적는 것을 피하려고 정한 세칙으로 보인다. 예전에는 한국어에서 &#8216;브&#8217;와 &#8216;부&#8217;, &#8216;프&#8217;와 &#8216;푸&#8217;, &#8216;므&#8217;와 &#8216;무&#8217;의 발음이 잘 구별되지 않았지만 오늘날에도 여전히 그런지는 모르겠고 적어도 외래어 표기에서는 &#8216;브&#8217;와 &#8216;프&#8217;가 이미 익숙하니 굳이 이런 세칙을 둘 필요는 없을 것이다. 포르투갈어 Pico Lopes는 &#8216;피쿠 로프스&#8217;로 적는 것이 더 나을 것이다.</p>
<p>어쨌든 영어에서는 포르투갈어 o가 [u]로 약화되는 것은 좀처럼 흉내 내지 않으며 -es에서도 약화되지 않은 [ɛ]를 쓸 때가 많다. 하지만 일부 자음 뒤의 영어 접미사 -es의 발음과 동일하게 약화된 모음 [ᵻ]를 쓰는 것도 가능하다([ᵻ]는 [ɪ] 또는 [ə]로 실현되는 약화된 모음을 나타내는 약식 기호이다). 만약 약화된 모음을 쓰는 영어 발음 [ˈloʊ̯pᵻz]를 기준으로 한다면 &#8216;로피스&#8217;로 적을 수 있다.</p>
<p>이번 대회 이전에는 카보베르데 축구에 대해서 들어본 이가 많지 않겠지만 예전에도 월드컵 무대에서 카보베르데계 선수들이 활약한 바가 있다. 1994년에 월드컵 3위에 오른 스웨덴 대표팀의 일원으로서 2002년과 2006년 월드컵에도 출전한 헨리크 라르손(Henrik Larsson)은 스웨덴 역대 최고 선수 가운데 한 명으로 꼽히는데 카보베르데인 아버지와 스웨덴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1998년에 월드컵 우승, 2006년에 월드컵 준우승을 기록한 프랑스의 파트리크 비에라(Patrick Vieira [patʁik vjɛʁa])는 어머니가 카보베르데 출신이다. &#8216;비에라&#8217;는 어머니에게서 물려받은 포르투갈어 성씨 Vieira &#8216;비에이라&#8217;를 프랑스어식으로 발음한 것이다. 그 외에 2014녈 월드컵에 출전한 포르투갈의 나니(Nani)도 카보베르데계이고 2010년 월드컵에서 에스파냐가 우승하기 전에 이들을 상대로 조별 경기에서 결승골을 기록한 스위스의 젤송 페르낭데스(Gelson Fernandes [ʒɛlsɔ̃ fɛʁnɑ̃dɛs])는 카보베르데에서 태어났다가 다섯 살에 스위스 프랑스어권로 이주했다. 포르투갈어 발음에 따라 적으면 Gélson Fernandes &#8216;젤송 페르난드스&#8217;이다.</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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