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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에스토니아어 &#8211; 끝소리</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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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세계의 말과 글</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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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에스토니아어 &#8211; 끝소리</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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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독립 백주년을 맞은 핀란드의 우랄·알타이어학 연구사</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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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c:creator><![CDATA[끝소리]]></dc:creator>
		<pubDate>Wed, 06 Dec 2017 13:48:49 +0000</pubDate>
				<category><![CDATA[미분류]]></category>
		<category><![CDATA[람스테트]]></category>
		<category><![CDATA[마리어]]></category>
		<category><![CDATA[알타이어족]]></categ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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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CDATA[핀란드가 독립 백주년을 맞았다. 핀란드는 1917년 12월 6일 러시아로부터 독립을 선언했다. 스웨덴 왕국에게 지배를 받던 핀란드는 1809년 스웨덴을 상대로 한 전쟁에서 승리한 러시아의 손에 넘어갔다. 하지만 기존 러시아 제국의 일부로 병합되지 않고 러시아 황제가 대공으로서 다스리는 자치 대공국이 되었다. 그래서 농노제와 전제 정치에 신음하는 기존 러시아 제국과는 차별된 영토로서 19세기 내내 러시아 본토보다 상당한 수준의 [&#8230;]]]></description>
										<content:encoded><![CDATA[<span style="font-size:0.9em; color:#5C78C6;">본 글은 원래 이글루스에 올렸던 글입니다. 이글루스가 종료되었기에 열람이 가능하도록 이곳으로 옮겼습니다. 기한이 지난 정보가 있을 수도 있고 사항에 따라 글을 쓴 후 의견이 바뀌었을 수도 있지만 오타 수정이나 발음 기호를 균일하게 고치는 것 외에는 원문 그대로 두었고 훗날 내용을 추가한 경우에는 이를 밝혔습니다. 외부 링크는 가능한 경우 업데이트했지만 오래되어 더이상 유효하지 않은 것은 그대로 남겨두었습니다. 날짜는 이글루스 게재 당시의 날짜로 표시합니다.</span><br>
<span style="color:#C5D2DB">—</span>
<p>핀란드가 독립 백주년을 맞았다. 핀란드는 1917년 12월 6일 러시아로부터 독립을 선언했다.</p>
<p>스웨덴 왕국에게 지배를 받던 핀란드는 1809년 스웨덴을 상대로 한 전쟁에서 승리한 러시아의 손에 넘어갔다. 하지만 기존 러시아 제국의 일부로 병합되지 않고 러시아 황제가 대공으로서 다스리는 자치 대공국이 되었다. 그래서 농노제와 전제 정치에 신음하는 기존 러시아 제국과는 차별된 영토로서 19세기 내내 러시아 본토보다 상당한 수준의 자치를 누렸다.</p>
<p>하지만 국민주의의 대두와 러시아 동화 정책에 대한 반발로 독립의 요구가 거세지던 참에 1917년 러시아 혁명으로 러시아 황제 니콜라이 2세가 물러나고 임시 정부가 들어선데 이어 11월에는 볼셰비키 혁명으로 임시 정부까지 무너지자 핀란드는 대공이 사라진 이상 더이상 러시아의 지배를 받을 법적 근거가 없다며 독립을 선언했다.</p>
<p>핀란드 원로원 의장 페르 에빈드 스빈후부드(Pehr Evind Svinhufvud, 1861년~1944년)가 독립 선언서를 낭독했으며 볼셰비키 지도자 블라디미르 레닌을 만나러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찾아갔다. 당시 러시아 제국에게 지배를 받던 여러 민족이 일제히 독립을 선언한 가운데 핀란드까지 붙들어둘 여력이 없었던 레닌은 마지못해 핀란드 독립을 승인했다.</p>
<p>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백 년 전에야 독립을 얻어낸 북유럽의 소국 핀란드는 우랄·알타이어학의 종주국으로서 한국어 계통 연구와도 깊이 관련된 역사가 있다.</p>
<figure id="attachment_107276" aria-describedby="caption-attachment-107276" style="width: 597px" class="wp-caption aligncenter"><img fetchpriority="high" decoding="async" class="size-full wp-image-107276" src="https://pyogi.kkeutsori.com/wp-content/uploads/2025/12/f0074568_5a27e2109f04c.jpg" alt="" width="597" height="899" srcset="https://pyogi.kkeutsori.com/wp-content/uploads/2025/12/f0074568_5a27e2109f04c.jpg 597w, https://pyogi.kkeutsori.com/wp-content/uploads/2025/12/f0074568_5a27e2109f04c-199x300.jpg 199w" sizes="(max-width: 597px) 100vw, 597px" /><figcaption id="caption-attachment-107276" class="wp-caption-text">핀란드어로 쓰인 핀란드의 독립 선언서. 스웨덴어로도 작성되었다.</figcaption></figure>
<p>독립 선언서를 시작하는 Suomen Kansalle &#8216;수오멘 칸살레&#8217;는 &#8216;핀란드 국민에게&#8217;를 뜻한다. &#8216;핀란드&#8217;는 핀란드어로 Suomi &#8216;수오미&#8217;라고 하고 kansa &#8216;칸사&#8217;는 &#8216;국민&#8217;이라는 뜻이다(Finland &#8216;핀란드&#8217;는 스웨덴어 이름이다). 속격 어미 -n &#8216;~의&#8217;, 향격 어미 -lle &#8216;~위에&#8217;가 각각 붙은 것인데 Suomi의 속격형은 Suomen &#8216;수오멘&#8217;으로 어근이 약간 변한다. 핀란드어의 격어미는 한국어의 조사 비슷한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어근과 어미의 경계가 언제나 뚜렷하지는 않아서 라틴어처럼 격변화 형태를 배워야 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니 핀란드어는 한국어와 같은 교착어와 라틴어와 같은 굴절어의 중간 유형이라고 볼 수 있다.</p>
<h2>우랄 어족</h2>
<p>오늘날 유럽에서 쓰이는 언어는 대부분 인도·유럽 어족에 속한다. 튀르키예어, 타타르어를 비롯한 튀르크 제어와 바스크 지방에서 쓰이는 바스크어, 카프카스 산맥 근처에서 쓰이는 여러 소수 언어를 제외하면 유럽의 나머지 비인도·유럽어는 우랄 어족에 속한다. 오늘날 국가공용어로 쓰이는 핀란드어와 에스토니아어, 헝가리어가 우랄 어족에 포함된다. 핀란드만을 사이에 둔 이웃 핀란드와 에스토니아는 언어도 비슷해서 친근 관계라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예를 들어 핀란드어로 1, 2, 3, 4, 5는 yksi &#8216;윅시&#8217;, kaksi &#8216;칵시&#8217;, kolme &#8216;콜메&#8217;, neljä &#8216;넬리애&#8217;, viisi &#8216;비시&#8217;인데 에스토니아어로는 üks &#8216;윅스&#8217;, kaks &#8216;칵스&#8217;, kolm &#8216;콜름&#8217;, neli &#8216;넬리&#8217;, viis &#8216;비스&#8217;이다. 서로 알아들을 수 있을만큼 비슷한 것은 아니지만 독일어와 네덜란드어의 차이처럼 조금만 훈련하면 쉽게 배울 수 있는 정도이며 냉전 시대에는 에스토니아에서 핀란드 텔레비전 방송을 통해 핀란드어를 배워서 에스토니아어 화자 가운데는 핀란드어를 알아듣는 이가 많다.</p>
<p>그런데 헝가리어는 겉으로는 핀란드어와 에스토니아어와 별로 비슷해 보이지 않는다. 예를 들어 헝가리어로 1, 2, 3, 4, 5는 egy &#8216;에지&#8217;, kettő/két &#8216;케퇴/케트&#8217;, három &#8216;하롬&#8217;, négy &#8216;네지&#8217;, öt &#8216;외트&#8217;이다. 하지만 언어학자들은 헝가리어도 핀란드어와 에스토니아어와 친족 관계라는 것을 밝혀냈다. 1을 뜻하는 헝가리어 egy는 핀란드어 yksi나 에스토니아어 üks와는 어원이 다르지만 적어도 2, 3, 4, 5를 뜻하는 말은 세 언어 모두 뿌리가 같다. 어떻게 viisi/viis가 öt와 뿌리가 같다고 할 수 있는 것일까?</p>
<p>헝가리어와 핀란드어, 에스토니아어만 남아있다면 이들의 친족 관계는 밝히기 어려웠을 것이다. 하지만 러시아에서 쓰이는 여러 소수 언어를 통해 그 연결 고리를 추적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마리어로는 5를 вич vič &#8216;비치&#8217;라고 하며 코미어로는 вит vit &#8216;비트&#8217;, 한티어로는 вет wet &#8216;웨트&#8217;라고 하니 viisi/viis와 öt 사이에 보이는 간극을 메울 수 있다.</p>
<p style="text-align: center;"><strong>우랄 제어 수사 비교</strong></p>
<table align="center">
<tbody>
<tr>
<th><span style="font-size: small;"> </span></th>
<th><span style="font-size: small;">2</span></th>
<th><span style="font-size: small;">3</span></th>
<th><span style="font-size: small;">4</span></th>
<th><span style="font-size: small;">5</span></th>
</tr>
<tr>
<td><span style="font-size: small;">핀란드어</span></td>
<td><span style="font-size: small;">kaksi &#8216;칵시&#8217;</span></td>
<td><span style="font-size: small;">kolme &#8216;콜메&#8217;</span></td>
<td><span style="font-size: small;">neljä &#8216;넬리애&#8217;</span></td>
<td><span style="font-size: small;">viisi &#8216;비시&#8217;</span></td>
</tr>
<tr>
<td><span style="font-size: small;">에스토니아어</span></td>
<td><span style="font-size: small;">kaks &#8216;칵스&#8217;</span></td>
<td><span style="font-size: small;">kolm &#8216;콜름&#8217;</span></td>
<td><span style="font-size: small;">neli &#8216;넬리&#8217;</span></td>
<td><span style="font-size: small;">viis &#8216;비스&#8217;</span></td>
</tr>
<tr>
<td><span style="font-size: small;">마리어</span></td>
<td><span style="font-size: small;">кок <i>kok</i> &#8216;코크&#8217;</span></td>
<td><span style="font-size: small;">кум <i>kum</i> &#8216;쿰&#8217;</span></td>
<td><span style="font-size: small;">ныл <i>nəl</i> &#8216;널&#8217;</span></td>
<td><span style="font-size: small;">вич <i>vič</i> &#8216;비치&#8217;</span></td>
</tr>
<tr>
<td><span style="font-size: small;">코미어</span></td>
<td><span style="font-size: small;">кык <i>kyk</i> &#8216;키크&#8217;</span></td>
<td><span style="font-size: small;">куим <i>kuim</i> &#8216;쿠임&#8217;</span></td>
<td><span style="font-size: small;">нёль <i>njol’</i> &#8216;뇰&#8217;</span></td>
<td><span style="font-size: small;">вит <i>vit</i> &#8216;비트&#8217;</span></td>
</tr>
<tr>
<td><span style="font-size: small;">한티어</span></td>
<td><span style="font-size: small;">кӑт <i>kăt</i> &#8216;카트&#8217;</span></td>
<td><span style="font-size: small;">хәԓум <i>xəḷum</i> &#8216;헐룸&#8217;</span></td>
<td><span style="font-size: small;">нил <i>nil</i> &#8216;닐&#8217;</span></td>
<td><span style="font-size: small;">вет <i>wet</i> &#8216;웨트&#8217;</span></td>
</tr>
<tr>
<td><span style="font-size: small;">헝가리어</span></td>
<td><span style="font-size: small;">kettő/két &#8216;케퇴/케트&#8217;</span></td>
<td><span style="font-size: small;">három &#8216;하롬&#8217;</span></td>
<td><span style="font-size: small;">négy &#8216;네지&#8217;</span></td>
<td><span style="font-size: small;">öt &#8216;외트&#8217;</span></td>
</tr>
</tbody>
</table>
<p>핀란드어와 헝가리어가 같은 뿌리에서 나왔다는 주장은 17세기 후반에 처음 등장했다. 그 후 학자들은 꾸준한 연구를 통해 스칸디나비아 북부에서 쓰이는 사미어를 비롯하여 당시 러시아 제국에서 쓰인 여러 소수 언어가 이들과 친족 관계라는 것을 밝혀냈다. 19세기에 산스크리트어와 페르시아어, 그리스어, 라틴어가 뿌리가 같다는 것이 밝혀지면서 인도·유럽 어족 연구가 각광을 받기 시작할 즈음에 우랄 어족은 이미 상당한 연구가 되어있었던 것이다.</p>
<figure id="attachment_107277" aria-describedby="caption-attachment-107277" style="width: 600px" class="wp-caption aligncenter"><img decoding="async" class="size-full wp-image-107277" src="https://pyogi.kkeutsori.com/wp-content/uploads/2025/12/f0074568_5a27e7c338bd9.png" alt="" width="600" height="450" srcset="https://pyogi.kkeutsori.com/wp-content/uploads/2025/12/f0074568_5a27e7c338bd9.png 600w, https://pyogi.kkeutsori.com/wp-content/uploads/2025/12/f0074568_5a27e7c338bd9-300x225.png 300w" sizes="(max-width: 600px) 100vw, 600px" /><figcaption id="caption-attachment-107277" class="wp-caption-text">우랄 어족 분포도(<a href="https://commons.wikimedia.org/w/index.php?curid=28408682">Wikimedia</a>: Nug/Chumwa, CC BY-SA 3.0)</figcaption></figure>
<p>핀란드어와 한국어가 우랄·알타이 어족에 속한다고 알고 있는 사람이 많다. 핀란드어는 우랄 어족에 속한다. 하지만 1960년대부터 알타이 어족이 단일 계통이라는 그전까지의 학설에 의문이 제기되어 오늘날 언어학계에서는 알타이 어족을 더이상 확립된 어족으로 취급하지 않는다. 대신 알타이 어족에 속하는 어파로 취급되었던 것들이 어족으로 승격되어 튀르크 어족·몽골 어족·퉁구스 어족이라고 불린다. 이처럼 알타이 가설마저 지지를 잃은 오늘날 우랄 어족과 알타이 어족이 친족 관계라는 우랄·알타이 가설은 언어학계에서 완전히 폐기되었다. 그러니 핀란드어와 한국어는 친족 관계가 아니다.</p>
<h2>마티아스 카스트렌</h2>
<p>알타이 어족이라는 용어와 우랄·알타이 가설은 핀란드의 언어학자 마티아스 카스트렌(Matthias Castrén, 1813년~1852년)이 도입했다. 카스트렌은 알타이 어족에 튀르크 제어와 몽골 제어, 퉁구스 제어 뿐만이 아니라 오늘날 기준으로는 우랄 어족에 포함되는 핀·우그리아 제어와 사모예드 제어도 포함시켰다.</p>
<figure id="attachment_107278" aria-describedby="caption-attachment-107278" style="width: 215px" class="wp-caption aligncenter"><img decoding="async" class="size-full wp-image-107278" src="https://pyogi.kkeutsori.com/wp-content/uploads/2025/12/f0074568_5a27e88898664.jpg" alt="" width="215" height="294" /><figcaption id="caption-attachment-107278" class="wp-caption-text">마티아스 카스트렌</figcaption></figure>
<p>카스트렌은 헬싱키 대학에서 신학 공부를 목적으로 고대 그리스어와 히브리어를 배우다가 핀란드어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그는 핀란드어의 뿌리를 찾아 아직 문자가 없는 여러 종족의 언어를 기록하고 연구하기 위해 라플란드와 카렐리아, 시베리아를 돌아다녔다. 1841년에는 핀란드의 언어학자 엘리아스 뢴로트(Elias Lönnrot, 1802년~1884년)와 함께 언어 연구를 위해 우랄 산맥 너머까지 답사를 떠났다. 뢴로트는 주로 카렐리아 지역에서 수집한 시를 바탕으로 핀란드의 국민 서사시라고 불리는 《칼레발라(Kalevala)》를 편찬한 장본인으로 카스트렌은 뢴로트와 같이 여행을 떠나기 전에 《칼레발라》를 핀란드어에서 스웨덴어로 번역하여 출판하기도 했다.</p>
<p>카스트렌은 단순한 유형 비교를 떠나 어휘와 어형 비교를 통해 핀·우그리아 제어와 사모예드 제어, 튀르크 제어, 몽골 제어, 퉁구스 제어(만주·퉁구스어)를 묶어 알타이 어족이라고 불렀다. 20세기 초에 핀·우그리아 제어와 사모예드 제어를 묶어 우랄 어족으로 부르게 되면서 카스트렌이 말한 알타이 어족은 우랄·알타이 어족이라고 부르게 되었다.</p>
<h2>구스타브 욘 람스테트</h2>
<p>핀란드의 언어학자 구스타브 욘 람스테트(Gustaf John Ramstedt, 1873년~1950년)는 학부 시절에 알타이 어족에 관심을 가지게 되어 아시아 전역을 누비며 몽골어, 칼미크어, 타타르어 등을 연구했다. 핀란드가 독립한 뒤 1919년부터 1929년까지 일본에 초대 핀란드 공사로 파견되어 일본어를 배웠으며 1924년부터는 수애 유진걸(水涯 柳震杰, 1918년~1950년 납북) 선생으로부터 한국어를 배웠다. 이후에 그는 한국어 연구에 전념하여 1928년에는 〈한국어에 관한 관견(Remarks on the Korean Language)〉라는 논문을 발표하였고 1939년에는 《한국어 문법(A Korean Grammar)》을, 1949년에는 《한국어 어원 연구(Studies in Korean Etymology)》를 펴냈다. 당시 영어로 된 거의 유일한 한국어 문법서였던 《한국어 문법》은 6·25 전쟁 때 유엔군이 한국어를 배우기 위해 활용하기도 했다.</p>
<p style="font-size:0.9em; color: #5C78C6;">2025. 12. 30. 추가 내용: 기존 표기 용례에서 스웨덴어의 Gustaf는 &#8216;구스타프&#8217;로 적고 있으므로 이 글을 처음 올렸을 때는 &#8216;구스타프&#8217;로 썼지만 이는 사실 Gustav의 구식 철자로서 핀란드 스웨덴어 기준으로 [ˈɡʉstav]로 발음되므로 &#8216;구스타브&#8217;로 표기를 수정하기로 했다. Svinhuvud의 구식 철자인 Svinhufvud를 &#8216;스빈후부드&#8217;로 적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p>
<figure id="attachment_107279" aria-describedby="caption-attachment-107279" style="width: 160px" class="wp-caption aligncenter"><img loading="lazy" decoding="async" class="size-full wp-image-107279" src="https://pyogi.kkeutsori.com/wp-content/uploads/2025/12/f0074568_5a27e8cb1a8bc.jpg" alt="" width="160" height="216" /><figcaption id="caption-attachment-107279" class="wp-caption-text">구스타브 욘 람스테트</figcaption></figure>
<p>람스테트는 한국어가 알타이 어족에 속하거나 적어도 친족 관계라는 것을 밝히려 노력했다. 다른 학자들은 일본어도 알타이 어족에 포함시키려 했으나 람스테트는 일본어가 그다지 알타이 어족과 가까운 관계는 아니라고 생각한 듯하다. 《한국어 어원 연구》에서는 한국어와 몽골어, 만주어, 튀르크어 어휘를 비교하며 알타이어 비교 언어학의 토대를 마련했다. 유럽 학자로는 최초로 한국어의 계통을 과학적으로 접근한 람스테트의 연구는 국어학자 이숭녕(李崇寧, 1908년~1994년)을 통해 국내에 소개되어 국내 학계에 큰 영향을 끼쳤다. 그래서 한국에서는 오랫동안 한국어가 알타이 어족에 속한다는 것이 정설로 굳게 자리잡았던 것이다.</p>
<p>그동안 교과서에도 한국어가 우랄·알타이 어족에 속한다고 알려졌던 것은 북유럽의 소국 핀란드가 배출한 두 거인 카스트렌과 람스테트의 연구 때문인 것이다.</p>
<h2>우랄·알타이 가설의 몰락</h2>
<p>이른바 우랄·알타이 언어 사이에 유형적으로 유사한 점이 많다는 것은 오래 전부터 알려져왔다. 대체로 접미사 위주의 굴절어이며 모음조화 현상을 보인다. 어순은 대개 주어-목적어-동사(SOV)를 따른다. 문법성(文法性)이 없으며 영어 have에 해당되는 동사가 따로 없다.</p>
<p>하지만 표면적 유사성만으로는 친족 관계를 밝힐 수 없다. 두 언어가 같은 계통이라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서는 유형적인 유사성이나 외견상 비슷한 낱말을 제시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규칙적인 음운 대응을 찾아내어 두 언어의 공통 조어를 재구할 수 있어야 한다. 이것이 비교언어학의 기초가 되는 비교방법(comparative method)이다.</p>
<p>카스트렌과 람스테트는 이처럼 비교방법을 사용하여 우랄·알타이 가설과 알타이어·한국어 동계설을 증명하려고 했다. 뒤를 이은 언어학자들도 이들처럼 알타이 제어를 비교하며 공통 조어를 재구하려 노력했고 뿌리가 같은 낱말을 찾으려 애썼다. 하지만 이른바 알타이 제어 사이에는 기초 어휘마저 심하게 차이가 나서 좀처럼 실마리가 보이지 않았다. 국어학자들도 한국어와 알타이 제어 사이의 관계를 연구하기 위해 힘을 기울였지만 람스테트가 연구한 범위를 벗어나기 어려웠다.</p>
<figure id="attachment_107280" aria-describedby="caption-attachment-107280" style="width: 600px" class="wp-caption aligncenter"><img loading="lazy" decoding="async" class="size-full wp-image-107280" src="https://pyogi.kkeutsori.com/wp-content/uploads/2025/12/f0074568_5a27eb0fc71bc.png" alt="" width="600" height="341" srcset="https://pyogi.kkeutsori.com/wp-content/uploads/2025/12/f0074568_5a27eb0fc71bc.png 600w, https://pyogi.kkeutsori.com/wp-content/uploads/2025/12/f0074568_5a27eb0fc71bc-300x171.png 300w" sizes="auto, (max-width: 600px) 100vw, 600px" /><figcaption id="caption-attachment-107280" class="wp-caption-text">알타이 어족에 속한다고 하는 여러 언어의 분포도;<br />튀르크 어족, 몽골 어족, 퉁구스 어족, 일본 어족, 한국 어족, 아이누 어족<br />(<a href="https://commons.wikimedia.org/wiki/File:Lenguas_altaicas.png">Wikimedia</a>: Fobos92, CC BY-SA 3.0)</figcaption></figure>
<p>1960년대부터 언어학자들은 기존의 연구 결과를 비판적으로 접근하면서 알타이 가설과 알타이어·한국어 동계설에 의문을 제기하기 시작했다. 그동안 알타이 제어에서 동근어로 제시되었던 것은 차용어 또는 우연히 표면적으로 비슷한 낱말이며 같은 계통이라는 주장은 뒷받침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p>
<p>또 람스테트의 《한국어 어원 연구》도 비판을 피하지 못했다. 한자어를 고유어로 잘못 안 것과 같은 기초적인 오류가 발견되었다. 스웨덴의 한국어학자 스타판 로센(Staffan Rosén, 1944년생)은 1979년 람스테트와 그의 제자인 러시아의 알타이어학자 니콜라이(혹은 니콜라스) 포페(Николай/Николас Поппе Nicholas Poppe, 1897년~1991년)가 제시한 한국어 어원 82개 가운데 21개만이 한국어 정보가 오류가 없었고 40여 개는 어형이나 뜻풀이가 크게 잘못되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p>
<p>계속된 논란 끝에 주요 언어학자들이 알타이 가설을 포기하기 시작했다. 그리하여 오늘날 언어학계에서 알타이 어족은 입증되지 않은 가설로 취급된다. 핀란드 알타이어학자 유하 얀후넨(Juha Janhunen, 1952년생)은 대표적인 알타이 가설 비판론자이다. 그는 알타이 제어의 유형적 유사성은 유라시아에서 서로 교류하면서 생겨난 것으로 설명한다. 실제 지리적으로 인접한 계통이 다른 언어 사이에 공통된 특징이 나타나는 현상은 폭넓게 관찰된다. 알타이 어족을 부정하는 알타이어학자라고 하면 이상하게 들릴 수 있지만 같은 계통이 아니더라도 수 천 년 동안 서로 이웃하면서 많은 특징을 공유하게 된 여러 언어를 같이 연구한다는 것이다. 얀후넨은 튀르크어와 몽골어, 퉁구스어, 한국어, 일본어의 조상이 모두 오래 전 만주 남부와 한반도 북부 어딘가에서 쓰였던 서로 이웃하는 언어였고 후에 각기 유라시아 전역으로 퍼진 것이라고 주장한다.</p>
<p>아직도 알타이 가설이 사실인지 연구하는 일부 학자들은 알타이 어족이 다른 어족에 비해 동근 어휘가 많지 않다는 것을 인정하면서 차용어가 아닌 실제 동근어 목록을 작성하려 힘을 기울이고 있다. 우랄 어족까지 끌어들여 우랄·알타이 어족이 성립한다는 주장은 주류 언어학계에서 아예 사라졌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핀란드에서 알타이 제어에 대한 관심이 사라진 것은 아니다.</p>
<h2>우랄·알타이어학의 종주국</h2>
<p>근대 국민 국가로서의 핀란드 정체성이 형성된 데는 다른 유럽 언어와는 전혀 다른 핀란드어가 큰 기여를 했다. 핀란드는 오랫동안 유럽의 변방이었다. 그러다가 13세기 이후 스웨덴의 지배를 통해 비로소 기독교와 문자를 전해받았다. 오랫동안 스웨덴어가 지배층이 쓰는 고급 언어였으며 문자 언어로서는 스웨덴어와 함게 라틴어가 쓰였다. 19세기에 활약한 카스트렌도 우랄어에 대한 연구를 라틴어로 저술할 정도였다. 요즘도 핀란드에서는 라틴어로 뉴스를 정기적으로 들려주는 라디오 방송국이 있다.</p>
<p>유하 얀후넨(Juha Janhunen)을 빼고 여기서 언급한 핀란드인, 즉 페르 에빈드 스빈후부드(Pehr Evind Svinhufvud), 마티아스 카스트렌(Matthias Castrén), 엘리아스 뢴로트(Elias Lönnrot), 구스타브 욘 람스테트(Gustaf John Ramstedt)는 모두 이름이 핀란드어식이 아닌 스웨덴어식이다. 오늘날에도 핀란드 인구 5% 정도가 스웨덴어를 모어로 쓰며 핀란드어와 스웨덴어가 둘 다 공용어로 쓰인다.</p>
<p>19세기에 핀란드 지식인들은 낭만주의와 국민주의 사조의 영향으로 그때까지 하찮은 농민 언어로 여겨지던 핀란드어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이들은 대부분 스웨덴어를 모어로 쓰는 지배 계층에서 나왔지만 핀란드어를 배우고 핀란드어를 집 안팎에서 사용하려 노력했다. 많은 이들은 이름을 핀란드어식으로 바꾸기까지 했다. 이들의 노력으로 핀란드어는 스웨덴어와 동등한 공용어 지위를 얻었다.</p>
<p>핀란드어를 배운 이들에게는 핀란드어가 인도·유럽 어족 게르만 어파에 속하는 스웨덴어와 전혀 다르다는 것은 너무나도 자명했다. 그래서 핀란드어의 뿌리에 대해 관심이 높았다. 그런데 이웃하는 러시아 제국 곳곳에서 핀란드어와 비슷한 언어가 쓰인다는 것이 알려지자 이들을 연구하기 위해 카스트렌 같은 이들이 나선 것이다. 핀란드어가 단지 핀란드 대공국에서 쓰이는 초라한 언어가 아니라 유라시아에 널리 퍼진 어족에 속한다는 것은 매혹적인 발견이었을 것이다.</p>
<figure id="attachment_107281" aria-describedby="caption-attachment-107281" style="width: 600px" class="wp-caption aligncenter"><img loading="lazy" decoding="async" class="size-full wp-image-107281" src="https://pyogi.kkeutsori.com/wp-content/uploads/2025/12/f0074568_5a27f513e825f.jpg" alt="" width="600" height="307" srcset="https://pyogi.kkeutsori.com/wp-content/uploads/2025/12/f0074568_5a27f513e825f.jpg 600w, https://pyogi.kkeutsori.com/wp-content/uploads/2025/12/f0074568_5a27f513e825f-300x154.jpg 300w" sizes="auto, (max-width: 600px) 100vw, 600px" /><figcaption id="caption-attachment-107281" class="wp-caption-text">헬싱키 대학 주 건물</figcaption></figure>
<p>오늘날 한국어와 핀란드어가 같은 계통이라는 가설은 우랄·알타이 가설과 함께 폐기되었지만 이런 유산으로 인해 핀란드는 우랄어학과 알타이어학의 종주국으로 남아있다. 람스테트는 헬싱키 대학에서 1917년 최초로 &#8216;알타이어학&#8217; 수석교수가 되었고 1933년에는 최초로 한국어 과목을 개설하였다. 중앙아시아 한인을 연구한 고 고송무(1947년~1993년) 교수는 헬싱키 대학에서 우랄어를 전공한 후 한국학부를 맡기도 했다. 핀란드어와 한국어는 친족 관계가 아니라도 이처럼 깊은 역사적인 인연이 있는 것이다.</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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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이글루스 문답 바통 넘겨받았습니다.</title>
		<link>https://pyogi.kkeutsori.com/2009/08/13/%ec%9d%b4%ea%b8%80%eb%a3%a8%ec%8a%a4-%eb%ac%b8%eb%8b%b5-%eb%b0%94%ed%86%b5-%eb%84%98%ea%b2%a8%eb%b0%9b%ec%95%98%ec%8a%b5%eb%8b%88%eb%8b%a4/</li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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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c:creator><![CDATA[끝소리]]></dc:creator>
		<pubDate>Thu, 13 Aug 2009 12:20:38 +0000</pubDate>
				<category><![CDATA[미분류]]></categ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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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CDATA[imc84님께서 바톤/배턴/바통 받았음에서 제게 배턴/바통을 넘겨주셨습니다. imc84님께서 지적하신 것처럼 &#8216;바톤&#8217;이라는 표기가 널리 쓰이고 있지만 영어 발음을 따른 &#8216;배턴&#8217; 또는 프랑스어 발음을 따른 &#8216;바통&#8217;만이 표준어로 인정되는 표기입니다. 동일한 질문 패턴을 바탕으로 정해주신 주제에 대해 이어서 글쓰기하는 것 같은데 제게는 &#8216;언어정책&#8217;이라는 조금 부담스러운 주제를 주셨네요. 정확히 어떤 종류의 언어정책을 말씀하시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최선을 다해 답해보겠습니다. 주어진 질문은 [&#8230;]]]></description>
										<content:encoded><![CDATA[<span style="font-size:0.9em; color:#5C78C6;">본 글은 원래 이글루스에 올렸던 글입니다. 이글루스가 종료되었기에 열람이 가능하도록 이곳으로 옮겼습니다. 기한이 지난 정보가 있을 수도 있고 사항에 따라 글을 쓴 후 의견이 바뀌었을 수도 있지만 오타 수정이나 발음 기호를 균일하게 고치는 것 외에는 원문 그대로 두었고 훗날 내용을 추가한 경우에는 이를 밝혔습니다. 외부 링크는 가능한 경우 업데이트했지만 오래되어 더이상 유효하지 않은 것은 그대로 남겨두었습니다. 날짜는 이글루스 게재 당시의 날짜로 표시합니다.</span><br>
<span style="color:#C5D2DB">—</span>
<p>imc84님께서 <a href="http://imc84.egloos.com/4209609">바톤/배턴/바통 받았음</a>에서 제게 배턴/바통을 넘겨주셨습니다. imc84님께서 지적하신 것처럼 &#8216;바톤&#8217;이라는 표기가 널리 쓰이고 있지만 영어 발음을 따른 &#8216;배턴&#8217; 또는 프랑스어 발음을 따른 &#8216;바통&#8217;만이 표준어로 인정되는 표기입니다.</p>
<p>동일한 질문 패턴을 바탕으로 정해주신 주제에 대해 이어서 글쓰기하는 것 같은데 제게는 &#8216;언어정책&#8217;이라는 조금 부담스러운 주제를 주셨네요. 정확히 어떤 종류의 언어정책을 말씀하시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최선을 다해 답해보겠습니다.</p>
<p>주어진 질문은<br />
1. 최근 생각하는 ~<br />
2. 이런 ~ 감동!<br />
3. 직감적으로 ~<br />
4. 좋아하는 ~<br />
5. 이런 ~ 싫어<br />
6. 다음에 넘겨줄 7명<br />
이렇게 되겠습니다.</p>
<h2>1. 최근 생각하는 언어정책</h2>
<p>슬로바키아와 헝가리 사이의 외교 분쟁으로 번지고 있는 슬로바키아의 새 언어법(추유호님께서 쓰신 <a href="http://zariski.egloos.com/2411468">슬로바키아의 이상한 법</a> 참고)을 계기로 한 언어의 사용을 장려하는 것과 다른 언어를 탄압하는 것의 경계를 어떻게 지어야 할지 생각하게 됩니다. 특히 변화하는 정치적 현실에 따라 어제 우위에 있던 언어가 오늘 소수 언어로 전락하는 일이 있기에 단순한 문제는 아닙니다.</p>
<p>슬로바키아의 새 언어법이 슬로바키아 인구의 약 10%를 차지하는 헝가리계에 대한 언어 탄압이라는 비판이 헝가리를 중심으로 일고 있습니다. 슬로바키아가 헝가리의 지배를 받던 시절 슬로바키아어 말살과 슬로바키아의 헝가리화 정책이 실시되었다는 것을 기억하면 상황이 역전된 셈이라고 말할 수도 있죠. 20세기 이전 유럽 국가에서는 소수 언어에 대한 탄압이 당연한 것이었으니 헝가리가 특별히 못됐다는 것은 아닙니다. 이웃 체코만 해도 오스트리아 지배하에 독일어화가 상당히 진행되어 히틀러가 체코슬로바키아를 합병할 구실을 제공한 역사가 있습니다.</p>
<p>얼마 전에 에스토니아인 관광객 두 명을 만났습니다. 한 명은 러시아인 아버지와 고려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고 다른 한 명은 에스토니아인 아버지와 벨라루스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습니다. 둘 다 집에서는 러시아어를 쓰고 둘이서도 서로 러시아어를 씁니다. 공용어인 에스토니아어도 능숙하게 구사합니다. 소련 치하의 에스토니아에는 비에스토니아인이 대대적으로 이주하여 에스토니아어가 러시아어에 위협을 받는 상황이었습니다. 러시아어가 우대를 받는 것은 당연했고요. 그래서 에스토니아가 독립을 되찾은 후 에스토니아어의 공용어 지위를 확립하기 위해 이주자들에게 에스토니아어를 배우는 조건으로 시민권을 주는 정책을 폈습니다. 이에 2006년 국제사면위원회(Amnesty International)에서는 에스토니아의 언어정책을 비판하는 보고서를 냈고, 《이코노미스트(The Economist)》 지는 이에 대해 국제사면위원회가 러시아의 선전에 동조하고 있다며 에스토니아를 옹호하는 사설을 실었습니다(전문은 <a href="http://engforum.pravda.ru/showthread.php?t=186037">여기</a>서 읽으실 수 있습니다).</p>
<h2>2. 이런 언어정책 감동!</h2>
<p>순수히 언어를 좋아하는 입장에서만 본다면 천 년이 넘는 세월 동안 모어로 사용되지 않던 히브리어가 이스라엘의 국어로 화려하게 부활한 것만큼 감동적인 예를 찾기 힘들 것 같습니다. 팔레스타인 지역의 유대인들은 4세기경까지는 히브리어를 썼지만 그 이후 아람어, 나중에는 아랍어를 썼습니다. 모어 사용자가 전무한 상태였던 언어에서 다시 수백만 명의 모어가 된 예는 히브리어 외에는 없을 것입니다.</p>
<p>물론 히브리어가 부활된 것은 유럽에서 팔레스타인으로 이주해오는 부르주아 유대인들의 언어인 이디시어에 맞선 대안으로서였다는 정치적인 성격이 짙었습니다. 시온주의와의 연관도 있고&#8230; 현대 이스라엘 히브리어가 고대 히브리어를 얼마나 잘 계승했는지도 논란이 됩니다. 그래도 유대교 경전(기독교의 구약성경 포함)과 탈무드의 언어인 히브리어가 한 나라의 공용어로 부활했다는 사실은 솔직히 감동적입니다.</p>
<h2>3. 직감적으로 언어정책</h2>
<p>&#8216;필요악&#8217;이라는 단어가 떠오르는데, 설명이 필요하겠죠?</p>
<p>언어학을 공부하면 규범주의에 대해 본능적인 반감을 가지게 돼있습니다. 언어는 언중에 의해 자연스럽게 변화하기 마련인데 인위적으로 규칙에 맞게 언어를 재단하는 것은 자연의 이치에 어긋난다는 것입니다.</p>
<p>하지만 경제학에서 모든 것을 시장의 보이지 않는 손에만 맡겨놓을 수 없고 어느 정도의 규제가 필요한 것처럼 언어에도 일정한 규범이 필요합니다. 같은 언어를 쓰는 수많은 사람들이 서로 소통하는데 장애가 없으려면 모두가 알아들을 수 있는 어휘를 선택하여 각종 문법을 통일한 표준어가 필요합니다. 제가 외래어 표기법에 관심을 가지는 것도 정보가 넘쳐나는 시대에 같은 외국어 이름의 표기가 제각각인데에 따른 혼란을 줄여야 한다고 생각해서입니다.</p>
<p>가장 이상적인 언어정책은 언어의 정상적인 발전을 억압하지 않도록 신경을 쓰면서 언중이 공통된 언어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기초적인 틀을 잡아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규범 언어는 어느정도 보수적일 필요가 있지만 현실 언어와 차이가 커지지 않도록 주기적으로 검토하고 보완해나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p>
<h2>4. 좋아하는 언어정책</h2>
<p>세종대왕의 훈민정음 창제를 언어정책이라 부를 수 있을까 생각해봤지만 정책이라 하기는 좀 무리인 것 같고&#8230;</p>
<p>청각장애인들에게 수화와 구화를 동시에 교육시키는 스웨덴의 이중언어정책에 대한 기사를 소개하겠습니다. 청각장애인들에게 비장애인들과 동등한 교육의 기회를 제공하고 비장애인들과의 소통도 가능하게 하는 것이야말로 우리 사회에 필요한 언어정책 아니겠습니까?<br />
<a href="http://omni.or.kr/new/main.html?doc=other&amp;read=noticeview&amp;num=900">http://omni.or.kr/new/main.html?doc=other&amp;read=noticeview&amp;num=900</a></p>
<h2>5. 이런 언어정책 싫어</h2>
<p>세계사를 통틀어 언어에 대한 탄압 사례는 수없이 많은데 새삼스럽게 열거하고 싶지는 않습니다.</p>
<p>다만 정서법이나 전사법 같은 것을 마련하는 중요한 언어정책을 전문가의 의견을 모으고 충분한 토론을 거치는 과정 없이 세우는 것에 대해 불만이 많습니다. 특히 독재자들의 변덕에 따라 한 나라의 언어정책이 좌우되는 모습은 참 안쓰럽습니다.</p>
<p>미얀마(버마)의 군부가 1989년 영어 국명을 Burma에서 Myanmar로 바꾼 것을 세계 많은 나라에서 따르지 않는 것은 단순히 국민들을 대변하지 않는 독재 군부가 어떻게 국명을 맘대로 바꿀 수 있느냐는 항의의 표시였겠죠. 하지만 혼란스럽던 미얀마 지명의 표기를 개정하고 통일시키기 위해 군부가 설립한 위원회에 언어 전문가가 부족하여 언어학적으로도 워낙 조잡한 표기안을 내놓았다는 비난도 면할 수 없습니다. 당장 Myanmar의 원어에는 [r] 발음이 들어가지 않습니다. 영어 표기에서 r는 마지막 &#8216;아&#8217; 모음이 길어진다는 것을 나타내려고 붙인 것입니다. 언어학을 잘 모르는 군인들과 공무원들이 아니라 진짜 전문가들로 구성된 위원회였다면 그런 식의 표기로 정하지는 않았을 것입니다.</p>
<p>미얀마의 지명 표기에 관한 영어 블로그 글:<br />
http://www.languagehat.com/archives/003586.php</p>
<h2>6. 다음에 넘겨줄 7명</h2>
<p>제게는 그런 인맥이 없습니다&#8230; 평소에 링크해둔 블로그도 많지 않고 그것도 그냥 조용히 읽기만 하는 것이 대부분이라 뜬금없는 부탁을 드리기도 어렵습니다.</p>
<p>그래도 바통을 넘기지 않으면 안될 것 같아서&#8230; 제가 링크한 분 가운데 제게 바통을 넘겨주신 imc84님과 이미 문답을 하신 슈타인호프님을 빼면 딱 일곱 명이네요. 왠지 쓰실 거리가 있을 것 같은 주제어를 고른다고 골랐는데 쓰기가 어렵다면 그냥 편히 맘대로 해석하셔서 쓰시면 될 것 같습니다. 아니, 바쁘신 와중에 쓰시리라고 기대하지도 않겠습니다. 꼭 이 문답 형식이 아니고 제가 생각한 주제어와 맞지 않더라도 언제 시간나실 때 몇 자 적어주시면 감사히 읽겠습니다. 바통을 넘기시지 않으셔도 됩니다.</p>
<p>펜큐어님께 &#8216;헌책방&#8217;<br />
joyce님께 &#8216;덴마크&#8217;<br />
파리13구님께 &#8216;프랑스 영화&#8217;<br />
새퍼 양파님께 &#8216;외국 생활&#8217;<br />
jeltz님께 &#8216;이슬람사&#8217;<br />
daewonyoon님께 &#8216;번역&#8217;<br />
추유호님께 &#8216;여행&#8217;</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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