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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베트남어 &#8211; 끝소리</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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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세계의 말과 글</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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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베트남어 &#8211; 끝소리</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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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8216;나트랑&#8217;이라고 흔히 적고 &#8216;냐짱&#8217;이 표준 표기인 베트남 도시의 실제 발음은?</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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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c:creator><![CDATA[끝소리]]></dc:creator>
		<pubDate>Fri, 24 Nov 2023 05:34:29 +0000</pubDate>
				<category><![CDATA[미분류]]></category>
		<category><![CDATA[냐짱]]></category>
		<category><![CDATA[베트남]]></category>
		<category><![CDATA[베트남어]]></categ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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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CDATA[베트남 남부 해안에 &#8216;나트랑(Nha Trang)&#8217;이라고 흔히 부르는 휴양 도시가 있다. 《표준국어대사전》에 실린 규범 표기는 외래어 표기법에 따른 &#8216;냐짱&#8217;이다. 하지만 워낙 오랫동안 &#8216;나트랑&#8217;으로 알려져 있었기 때문인지 2004년 베트남어 표기 규정이 도입된 지 20년 가까이 지나도록 &#8216;냐짱&#8217;보다 비표준 &#8216;나트랑&#8217;이 압도적으로 많이 쓰이며 한국에서 그곳에 취항하는 항공사마다 &#8216;나트랑&#8217;이라고 부른다. 옛 신문 기사를 검색하면 1954년부터 &#8216;나트랑&#8217;이란 표기가 나타나며 베트남 [&#8230;]]]></description>
										<content:encoded><![CDATA[<p style="font-size:0.9em; color: #5C78C6;">본 글은 원래 페이스북에 올렸던 것으로 원문은 <a href="https://www.facebook.com/kkeutsori/posts/pfbid02nvESrV7BFNrVvkAjtBC5BCzs3V5xCcP5h2JQi7o4GHLUqqvtdd3bEENbF8H3WMg7l">여기</a>에서 확인 가능합니다. 날짜는 페이스북 게재 당시의 날짜로 표시합니다.</p>
<p>베트남 남부 해안에 &#8216;나트랑(Nha Trang)&#8217;이라고 흔히 부르는 휴양 도시가 있다. 《표준국어대사전》에 실린 규범 표기는 외래어 표기법에 따른 &#8216;냐짱&#8217;이다. 하지만 워낙 오랫동안 &#8216;나트랑&#8217;으로 알려져 있었기 때문인지 2004년 베트남어 표기 규정이 도입된 지 20년 가까이 지나도록 &#8216;냐짱&#8217;보다 비표준 &#8216;나트랑&#8217;이 압도적으로 많이 쓰이며 한국에서 그곳에 취항하는 항공사마다 &#8216;나트랑&#8217;이라고 부른다.</p>
<p>옛 신문 기사를 검색하면 1954년부터 &#8216;나트랑&#8217;이란 표기가 나타나며 베트남 전쟁 중에는 중요한 공군 기지가 있었기 때문에 자주 언급되었다. 다른 표기로 나타나는 것은 1993년 《조선일보》 기사에 실린 &#8216;나짱(한국사람에게는 「나트랑」으로 많이 알려져 있다)&#8217;이 처음으로 보인다. 이처럼 1990년대 기사에서는 &#8216;나짱&#8217;이라는 표기를 극소수 발견할 수 있는데 당시는 베트남어가 외래어 표기법에 추가되기 전이었지만 좀 더 현지 발음에 가깝게 표기하려 시도했던 것이다. 다만 첫 음절을 &#8216;냐&#8217; 대신 &#8216;나&#8217;로 썼으니 현 규범 표기와는 살짝 다르다. 원 발음을 잘못 안 것이 아니라면 두음 법칙에서 볼 수 있듯이 한국어에서 어두 &#8216;냐&#8217;를 꺼리기 때문에 &#8216;나&#8217;로 대체한 것일 수 있다. 한편 1998년 《매일경제》 기사에만 나오는 &#8216;나탕&#8217;이라는 표기도 보인다.</p>
<p>그러면 Nha Trang은 베트남어로 과연 &#8216;냐짱&#8217;과 같이 발음될까?</p>
<p>베트남어 발음은 지역에 따라 상당히 차이가 난다. 흔히 베트남어는 크게 북부 방언, 중부 방언, 남부 방언으로 나눈다. 학자들이 쓰는 엄밀한 방언학적 구분은 이와 꼭 일치하지 않을 수 있지만 일반인은 대체로 이와 같은 세 가지 방언권이 있는 것으로 인식한다.</p>
<p>베트남의 수도는 북쪽의 하노이(Hà Nội)이고 최대 도시는 사이공(Saigon)이라는 전 이름으로 널리 알려진 남쪽의 호찌민(Hồ Chí Minh)시이다. 또 1802년부터 1945년까지는 중부의 후에(Huế)가 베트남의 수도였다. 이들 세 곳의 말씨가 가장 잘 알려져 있으니 각각 북부, 남부, 중부 방언을 대표한다고 볼 수 있다. 물론 각 방언도 내부적으로 지역에 따라 다양한 차이를 보이지만 편의상 여기서 북부 방언이나 발음이라고 하면 하노이의 것을, 중부는 후에의 것을, 남부는 호찌민시의 것을 대표로 삼기로 한다.</p>
<p>지역에 따른 발음 차이는 외부 입장에서 볼 때 상당히 두드러진다. 예를 들어 철자 d 또는 gi로 나타내는 첫소리는 북부에서 보통 [z]로 발음하지만 중부와 남부에서는 [j]로 발음한다(중부에서도 방언에 따라 d를 [z]로 발음하고 gi는 [j]로 발음할 수 있다). 그러니 남부에서 질문에 답할 때 &#8216;예&#8217;를 뜻하는 dạ는 남부에서 [ja̬ː] &#8216;야&#8217;, 중부에서 [jâːˀ] &#8216;야&#8217;로 발음하지만 북부에서는 [zâːˀ] &#8216;자&#8217;로 발음한다(북부에서는 질문에 답하는 &#8216;예&#8217;로 vâng [və̄ŋ] &#8216;벙&#8217;을 더 쓴다). &#8216;바람&#8217;을 뜻하는 gió는 북부에서 [zɔ̌ː] &#8216;조&#8217;로 발음하지만 중부와 남부에서 [jɔ̌ː] &#8216;요&#8217;로 발음한다.</p>
<p>문자 언어는 17세기 중세 베트남어를 바탕으로 마련한 로마자 철자법인 쯔꾸옥응으(Chữ Quốc Ngữ, 𡨸國語)를 쓰는데 그 후 일어난 발음 변화 때문에 방언마다 철자와 발음의 관계가 조금 복잡하다. 방언에 관계 없이 공통된 표준 문자 언어를 쓰지만 간혹 특정 방언 어휘를 현지 발음에 따라 쓰는 경우도 있다. 예를 들어 중부와 남부에서 건배할 때 쓰는 말인 vô는 원래 북부에서 vào [vàːu̯] &#8216;바오&#8217;가 단순모음화한 vô [vō] &#8216;보&#8217;에서 나왔지만 첫소리 v가 [j]로 발음되기도 하는 변화로 인해 남부에서는 일반적으로 [jōu̯] &#8216;요(우)&#8217;로 발음하며 이에 따라 dô라는 철자로도 쓴다. 이는 북부에도 전해졌는데 북부식으로 dô는 [zōː] &#8216;조&#8217;로 발음하므로 zô나 dzô라는 철자로 흔히 나타낸다. 베트남어 표준 철자법에는 z가 나타나지 않으니 여기서는 일부러 방언 발음을 흉내내려 쓴 것이다.</p>
<p>이쯤 되면 서로 다른 말씨를 쓰는 베트남어 화자들이 말이 제대로 통할지 궁금해질 수 있겠다. 실제로 베트남 중북부의 내륙 산지 등 일부 지역 방언은 어휘·문법의 차이 때문에 다른 방언 화자들이 알아듣기 어려울 수 있다. 하지만 대도시 및 해안 지역에 사는 대부분의 베트남어 화자들은 서로 상당히 다른 발음을 쓰더라도 의사 소통에 큰 지장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이는 그동안 진행된 베트남 내부 인구 이동 외에 방송의 영향도 큰 것 같다.</p>
<p>예전에는 주요 방송사가 하노이에 소재해 있어 방송에서 주로 북부 발음만 들을 수 있었지만 요즘에는 방송에서 북부 발음과 남부 발음을 둘 다 흔히 들을 수 있다. 대신 중부 발음은 아직 듣기 어렵다. 2014년에는 아인프엉(Anh Phương)이 전국적으로 방송되는 베트남 텔레비전(VTV) 뉴스를 진행하는 최초의 후에 말씨를 쓰는 아나운서로 발탁되었지만 그의 발음에 대한 시청자 항의 끝에 1년만에 하차했다. 그런데 이런 논란은 순전히 중부 발음을 다른 방언 화자들이 잘 알아듣지 못해서 비롯되었다기보다는 출신 지역에 대한 편견이 복합적으로 작용했을 것이다.</p>
<p>외래어 표기법에서는 지역에 따른 발음 차이를 무시하고 베트남어는 하나의 기준으로 통일해서 한글로 표기한다. 첫소리 d와 gi의 경우 북부 발음 [z]를 기준으로 &#8216;ㅈ&#8217;으로 적는다. 그러니 dạ는 &#8216;자&#8217;, gió는 &#8216;조&#8217;가 외래어 표기법을 따른 규범 표기이다. 참고로 đ [ɗ]는 &#8216;ㄷ&#8217;으로 적으므로 단순화된 베트남어 철자에 d가 나타난다고 해서 모두 &#8216;ㅈ&#8217;으로 적는 것은 아니다. 중부 도시 Đà Nẵng은 &#8216;다낭&#8217;으로 적는다.</p>
<p>Nha Trang은 하노이식 북부 발음으로 [ɲāː.ʨāːŋ] &#8216;냐짱&#8217;으로 발음된다. 그러니 여기서 외래어 표기법에 따른 규범 표기인 &#8216;냐짱&#8217;은 북부 발음을 충실히 나타낸다(그렇다고 해서 외래어 표기법에 따른 표기가 언제나 북부 발음에 가까운 것은 아니다).</p>
<p>그런데 냐짱은 남부 방언권에 속하므로 호찌민시식 남부 발음을 기준으로 하면 [ɲāː.ʈāːŋ] &#8216;냐땅&#8217;에 가깝다. <a href="https://l.facebook.com/l.php?u=https%3A%2F%2Fyoutu.be%2FQ7Mmb7xlYQA%3Fsi%3DKnbC6te8x6DJ-5dS%26fbclid%3DIwZXh0bgNhZW0CMTAAAR0rxd2j8Q1bpYpRfgPOaH56G0uapyecNDtUcP8zbvDgTil9C3sRHt4EgVI_aem_Ad_jIVblxHG2P2qWqm2nC-XXIH1FJFMQuJaSyoQFqGHhwN7G45Xb36BwA9G3HrROm91jTHoqJs0LQW0i5qTPjt06&amp;h=AT0Xh_9MYGQJM75CHoWp6T2FYmSAnMRaMdE-W81beLLG8eiRU6zAxGbUQnKOZqGcICyQF8jZWU0DxSeOLEX7VS7wUryFBjTZyLSrfmhrL_h1q-NNrocvbPwqy-ahBg&amp;__tn__=-UK-R&amp;c[0]=AT0SrMTsZDkBEGV0WQ57vsAFwHygc-6vgAHTqQ7unUwDk6yFdq5Jep1d8JdwdVLWp65cDyCbHoG_u61vmVO-Xo2EUzJzjqs6rgJFzMLc6p-kcPzIv70x0pMHuMyrjIX502Z02BUpYWDIS4z0KJ1wu4XFE42WA-G_8DOqpNsD9sm48V_2PSsAGY_Nvvg9lRPQ5WY">한 동영상에서</a> 남부 출신 화자가 쓰는 발음을 들을 수 있다.</p>
<p>베트남어 철자 tr는 전통적으로 무성 권설 폐쇄음 [ʈ]로 발음되었으며 남부에서는 이 발음이 아직 흔하다. 그런데 방언에 따라 이것이 파찰음화하여 [ʦ̢]가 되기도 한다. 마찬가지로 ch로 적는 첫소리도 전통적으로는 무성 경구개 폐쇄음 [c]로 발음되었지만 [ʨ]로 파찰음화하는 경향이 있다. 하노이식 북부 발음에서는 tr가 ch와 발음이 합쳐져 둘 다 [ʨ]로 발음되는 것이 보통이다. 외래어 표기법에서는 tr와 ch를 둘 다 &#8216;ㅉ&#8217;으로 적는다. 그러니 Nha Trang은 &#8216;냐짱&#8217;, Hồ Chí Minh은 &#8216;호찌민&#8217;이 된다.</p>
<p>그런데 베트남어 로마자 철자법의 바탕이 된 중세 베트남어에서는 tr가 실제로 t와 r가 결합한 자음군으로 발음되었을 수도 있겠다. 흥미롭게도 17~18세기 문서에는 tr 외에 tl이라는 철자가 나타난다. 1651년 《베트남어-포르투갈어-라틴어 사전(Dictionarium Annamiticum Lusitanum et Latinum)》을 편찬하여 베트남어 로마자 철자법 확립에 크게 기여한 프랑스 출신 선교사 알렉상드르 드로드(Alexandre de Rhodes [alɛksɑ̃ːdʁ də ʁoːd], 1591~1660)는 tla라는 표제어 밑에 l을 r로 바꾸어 tra라고 말하기도 하며 tl로 시작하는 나머지 말도 마찬가지라는 설명을 단다. 즉 당시 이미 tl은 tr와 합치는 중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중세 베트남어 tla는 &#8216;집어넣다&#8217;를 뜻하는 현대 베트남어 tra &#8216;짜&#8217;에 대응된다. 마찬가지로 &#8216;물소&#8217;를 뜻하는 베트남어 trâu &#8216;쩌우&#8217;는 중세 베트남어 tlâu에서 나왔다.</p>
<p>현대 베트남어 tr는 중세 베트남어 tl 외에 bl에서 나온 것도 있고 중세 베트남어 tl은 현대 베트남어 tr 외에 t나 l로 바뀌기도 했기 때문에 실제 변화는 상당히 복잡하다. 예를 들어 &#8216;쪽&#8217;, &#8216;페이지&#8217;를 뜻하는 trang &#8216;짱&#8217;은 중세 베트남어에서 blang으로 썼다. 어쨌든 로마자 철자와 드로드의 설명을 보면 tr는 원래 t와 r가 결합한 음을 나타냈을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즉 이런 발음에서 Nha Trang은 &#8216;냐뜨랑&#8217;에 가깝게 발음되었을 수 있다.</p>
<p>이 지명은 짬어로 &#8216;갈대 강&#8217;을 뜻하는 ꨀꨳꨩꨓꨴꩃ Aiā Trang &#8216;이아뜨랑&#8217;에서 나왔다는 설이 있다. 짬어는 베트남 남부와 캄보디아에 짬빠 왕국을 건설했던 짬족이 쓰는 언어로 남도 어족(오스트로네시아 어족) 말레이·폴리네시아 어파에 속한다. 남아시아 어족(오스트로아시아 어족)에 속하는 베트남어 및 캄보디아의 공용어인 크메르어와는 계통이 다르다. 참고로 짬빠(Champa)는 《표준국어대사전》에 &#8216;짬파&#8217;로 실려있지만 베트남어 Chăm Pa를 따르면 &#8216;짬빠&#8217;로 써야 하며 짬어 ꨌꩌꨛꨩ Campā의 c와 p도 무기음이므로 &#8216;ㅉ&#8217;, &#8216;ㅃ&#8217;에 가깝다. 그러니 한글 표기에서 된소리를 허용하느냐에 따라 &#8216;참파&#8217; 또는 &#8216;짬빠&#8217;로 써야 하며 &#8216;짬파&#8217;는 근거가 없다.</p>
<p>tr처럼 철자상 폐쇄음과 유음이 결합한 자음군으로 보이는 것이 권설 폐쇄음 [ʈ] 또는 파찰음 [ʦ̢]로 발음이 바뀐 것은 티베트어에서도 관찰할 수 있다. 티베트 라싸 근교에 있는 티베트 최대 불교 사원 이름인 འབྲས་སྤུངས་ &#8216;bras spungs/Dräpung은 라싸식 발음으로 [ʣ̢ɛ̀.puŋ] &#8216;제뿡&#8217; 정도로 발음되고 중국에서 한어 병음과 비슷하게 티베트어를 로마자로 표기하는 장문 병음(藏文拼音)에 따르면 Zhaibung으로 적는다. 하지만 2010년 경주 동국대의 티벳장경연구소에서 발표한 &#8216;티벳어 한글 표기안&#8217;을 따르면 &#8216;bras spungs/Dräpung은 &#8216;대뿡&#8217;으로 적는다(표준어는 &#8216;티베트&#8217;이지만 이들은 &#8216;티벳&#8217;이라는 표기를 쓴다). 모음 [ɛ]를 &#8216;에&#8217;와 &#8216;애&#8217; 가운데 어떻게 적을지를 논외로 하면 첫소리를 파찰음으로 본 &#8216;ㅈ&#8217; 대신 폐쇄음으로 본 &#8216;ㄷ&#8217;으로 쓴 것이 주목된다.</p>
<p>이들이 한글 표기 기준으로 삼은 방언에서는 철자상 br/dr/gr, pr/tr/kr 등에 해당하는 음이 [ʣ̢, ʦ̢] 등 권설 파찰음이 아니라 [ɖ, ʈ] 등 권설 폐쇄음으로 발음되기 때문이다. 이처럼 티베트어에서도 방언에 따라 파찰음이나 폐쇄음이 쓰이므로 한글 표기에서 어떻게 처리할지 고민이다. &#8216;행운&#8217;을 뜻하는 티베트어 이름 བཀྲ་ཤིས་ bkra shis/Trashi는 방언에 따라 [ʦ̢ə́.ɕi] &#8216;짜시&#8217; 또는 [ʈə́.ɕi] &#8216;따시&#8217;로 발음되는데 장문 병음에 따른 중국식 로마자 표기는 Zhaxi이지만 흔히 접하는 통용 로마자 표기는 Tashi이다.</p>
<p>라싸 발음에서는 파찰음을 쓰는 것이 대세이니 이에 따라 &#8216;bras spungs/Dräpung &#8216;제뿡&#8217;, bkra shis/Trashi &#8216;짜시&#8217;로 적는 것이 무난할 수 있지만 세계 각지에 퍼진 티베트 디아스포라 사회에서는 아직 폐쇄음 발음이 많이 쓰이는 듯하다. 그래서 티벳장경연구소의 표기안에서도 이 발음을 택했을 것이다.</p>
<p>아직 외래어 표기법에서 티베트어는 다루지 않으므로 오늘날의 발음과 차이가 나더라도 아예 로마자 철자에 따라서 &#8216;드레풍&#8217;, &#8216;트라시&#8217;와 같이 쓰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겠다. 실제로 &#8216;bras spungs/Dräpung은 &#8216;드레풍&#8217; 사원이라는 표기가 가장 많이 쓰인다. 그런데 bkra shis/Trashi가 들어간 이름인 བཀྲ་ཤིས་ལྷུན་པོ་ bkra shis lhun po/Trashi Lhünpo &#8216;짜시륀뽀~따시륀뽀&#8217; 사원은 통용 로마자 표기인 Tashi Lhunpo에 이끌려 &#8216;타시룬포&#8217; 사원으로 주로 쓰인다.</p>
<p>Nha Trang을 여전히 &#8216;나트랑&#8217;으로 쓰는 것을 보면 혹시나 티베트어 표기 규정이 외래어 표기법에 추가되더라도 &#8216;드레풍&#8217;, &#8216;타시룬포&#8217; 같은 표기가 계속 쓰일 것 같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올바른 표기를 고민할 필요가 없는 것은 아니다.</p>
<p>언어마다 방언에 따른 발음 차이는 당연히 존재하니 그 가운데 어느 발음을 기준으로 표기할지는 늘 마주치는 문제이다. 영어, 독일어, 프랑스어만 해도 지역마다 다른 발음 차이를 일일이 한글 표기에 반영하려 한다면 끝이 없다. 영어의 new를 현지 발음에 따라 &#8216;뉴&#8217;와 &#8216;누&#8217;로 구별하거나 프랑스어의 saint을 현지 발음에 따라 &#8216;생&#8217;과 &#8216;상&#8217;으로 구별하려는 것은 극히 비현실적이다. 표준 발음을 각각 [njuː], [sɛ̃]으로 보고 &#8216;뉴&#8217;, &#8216;생&#8217;으로 통일하는 것이 편하다. 우스갯소리를 섞어서 현지 발음을 반영한다고 &#8216;경상도&#8217;를 영어로 쓸 때 Gengsang Province라고 할 필요는 없는 것과 마찬가지이다.</p>
<p>방언에 따른 차이를 무시하거나 어느 한 방언만 대접하고 싶어서 그러는 것이 아니라 한국어 언중 사이의 편리함을 위해 부득이하게 한 가지 표기 방식으로 통일하는 것이다. 그러니 Nha Trang을 북부식으로 &#8216;냐짱&#8217;으로 적는 것이 특별히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다. 북부식으로 &#8216;냐짱&#8217;이라고 발음하면 다 알아듣는다(북부 발음의 영향인지 남부에서도 tr의 파찰음 발음이 퍼지는 듯하기도 하다). 대신 현지 발음은 약간 다를 수 있다는 것만 알아두면 좋다.</p>
<p>베트남어는 지역에 따른 발음 차이가 심하기 때문에 어차피 체계적인 하나의 표기법을 써서 각지에서 쓰이는 발음을 모두 가깝게 흉내낼 방법은 없다. 물론 현행 표기 규정에도 석연치 않은 부분이 있으며 어떻게 표기하는 것이 가장 대표성이 있고 철자에서 예측하기 쉬운지 따질 수는 있겠지만 단지 규범 표기가 베트남 현지에서 쓰는 발음과 다르다고 해서 표기법이 틀렸다고 비난할 수는 없다.</p>
<p>여담으로 영어 화자가 베트남어나 티베트어의 tr, dr를 평소에 영어에서 쓰는 것처럼 발음하면 꽤 가깝게 흉내낼 수 있다. 영어의 /tɹ, dɹ/은 사실 음성학적으로 첫 음이 보통 파찰음화하여 많은 이들이 [ʧɹ, ʤɹ] 정도로 발음하기 때문이다. 영어 training [ˈtɹeɪ̯n.ɪŋ] &#8216;트레이닝&#8217;에서 온 외래어 &#8216;추리닝&#8217;은 영어의 이 현상을 흉내낸 형태이다. 하지만 외래어 표기법에서는 이런 표면 발음을 무시하고 기본음 /t, d/를 살려 영어의 tr, dr에서도 &#8216;트, 드&#8217;로 쓴다.</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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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베트남 난민 출신의 덴마크 미술가 얀 보</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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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Wed, 30 Jul 2025 10:42:37 +0000</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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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CDATA[2014년 미국 뉴욕시의 브루클린교 공원과 시청 공원에서 구리로 만든 조각 여러 점이 전시되었다. 얼핏 추상적인 동상처럼 보였지만 이들은 사실 근처 리버티섬(Liberty Island)에 있는 자유의 여신상을 여러 부분으로 나눠서 실물 크기로 복제한 《위 더 피플(We the People)》이라는 미술 프로젝트의 일부였다. 이를 기획한 덴마크 미술가의 공식 이름은 Trung Ky-Danh Vo Rosasco Rasmussen이고 흔히 얀 보(Danh Vo)라고 부른다. [&#8230;]]]></description>
										<content:encoded><![CDATA[<p style="font-size:0.9em; color: #5C78C6;">본 글은 원래 페이스북에 올렸던 것으로 원문은 <a href="https://www.facebook.com/kkeutsori/posts/pfbid0ZgdmCCuAyfW8ATapRxYVzYxUkgHEtCZ7f1nkEwoUyMiGPAbAgJJCPYBcHQ3pfMFhl">여기</a>에서 확인 가능합니다. 날짜는 페이스북 게재 당시의 날짜로 표시합니다.</p>
<p>2014년 미국 뉴욕시의 브루클린교 공원과 시청 공원에서 구리로 만든 조각 여러 점이 전시되었다. 얼핏 추상적인 동상처럼 보였지만 이들은 사실 근처 리버티섬(Liberty Island)에 있는 자유의 여신상을 여러 부분으로 나눠서 실물 크기로 복제한 《위 더 피플(We the People)》이라는 미술 프로젝트의 일부였다. 이를 기획한 덴마크 미술가의 공식 이름은 Trung Ky-Danh Vo Rosasco Rasmussen이고 흔히 얀 보(Danh Vo)라고 부른다.</p>
<figure id="attachment_106943" aria-describedby="caption-attachment-106943" style="width: 2048px" class="wp-caption aligncenter"><img fetchpriority="high" decoding="async" class="size-full wp-image-106943" src="https://pyogi.kkeutsori.com/wp-content/uploads/2025/08/14108562568_8f6a266433_k.jpg" alt="" width="2048" height="1361" srcset="https://pyogi.kkeutsori.com/wp-content/uploads/2025/08/14108562568_8f6a266433_k.jpg 2048w, https://pyogi.kkeutsori.com/wp-content/uploads/2025/08/14108562568_8f6a266433_k-300x199.jpg 300w, https://pyogi.kkeutsori.com/wp-content/uploads/2025/08/14108562568_8f6a266433_k-1024x681.jpg 1024w, https://pyogi.kkeutsori.com/wp-content/uploads/2025/08/14108562568_8f6a266433_k-768x510.jpg 768w, https://pyogi.kkeutsori.com/wp-content/uploads/2025/08/14108562568_8f6a266433_k-1536x1021.jpg 1536w" sizes="(max-width: 2048px) 100vw, 2048px" /><figcaption id="caption-attachment-106943" class="wp-caption-text">사진: 2014년 미국 뉴욕시 브루클린교 공원에 전시된 얀 보의 《위 더 피플(We the People)》 조각 일부(<a href="https://www.flickr.com/photos/hragvartanian/14108562568/in/album-72157644908995013?fbclid=IwY2xjawMcCFlleHRuA2FlbQIxMABicmlkETE0UHZDNUNKZFFaakc1VUFsAR5grZTZirrHdQawfX2h3NM6JHMBAqLcUPvWVUpySrD9zqt-ifVJrcdZbI6iEw_aem_zGBJs4Mfn4L8VeuTglKWzA">Flickr</a>: Hrag Vartanian, CC BY-ND 2.0)</figcaption></figure>
<p>자유의 여신상은 원래 프랑스 국민들이 미국에 선물한 것으로 프랑스의 조각가 프레데리크 오귀스트 바르톨디(Frédéric Auguste Bartholdi [fʁedeʁik ɔ⟮o⟯ɡyst baʁtɔldi], 1834~1904)가 디자인하였다. 얀 보는 2010년에 독일 카셀(Kassel [ˈkasl̩])에 있는 프리데리치아눔(Fridericianum [fʁideʁiˈʦi̯aːnʊm]) 미술관에서 개인전을 제안받았는데 당시 큐레이터로부터 그의 예전 전시회를 보니 많은 것을 넣지 않고도 큰 공간을 잘 활용했더라는 평을 들었다. 그러자 장난기가 발동한 그는 반대로 전시 공간을 엄청 커다란 것으로 채울 궁리를 하여 자유의 여신상을 실물 크기로 복제한다는 아이디어가 탄생했다. 구리판을 가열하여 망치로 두들겨 모양을 만든 원작의 기법을 그대로 재현하여 중국 상하이에서 제작되었으며 2011년부터 지금까지 미국 외에도 작품이 기획된 독일, 실제 제작된 중국, 원래의 자유의 여신상이 제작된 프랑스 등에서 전시되어 왔다. 250개가 넘는 여러 조각은 하나로 합칠 계획이 없고 각국에 흩어져 여러 단체와 개인이 소장하고 있다.</p>
<p>얀 보는 1975년 남베트남의 패망 직후에 베트남에서 태어났다. 그의 부모는 남베트남에 속했던 베트남 중부 꾸이년(Quy Nhơn) 출신이었는데 베트남전 막바지에 베트남 서남부의 푸꾸옥(Phú Quốc)섬으로 대피했다가 종전 후에 남베트남의 수도였던 사이공(현 호찌민시) 인근에 재정착이 허용되었다. 얀 보가 태어난 곳이 정확히 어디인지는 자료에 따라 정보가 엇갈리는데 사이공 인근의 항구 도시인 붕따우(Vũng Tàu)라고도 하고 그에 이웃한 바리어(Bà Rịa)라고도 한다. 붕따우와 바리어는 올해 베트남 행정 구역 통폐합에 따라 호찌민시의 일부가 되었다.</p>
<p>1979년, 캄보디아와 중국과의 전쟁으로 수많은 난민이 발생할 당시 그의 가족도 배를 타고 베트남을 탈출해 이른바 보트피플이 되었다. 그러다가 덴마크 해운 기업 메르스크(Mærsk) 소속 화물선에 구조되어 싱가포르의 난민 수용소에 보내졌다. 난민 신청이 허용되자 덴마크 기업 소속 선박에 구조된 인연을 좋은 징조로 받아들여 덴마크행을 택했다. 그래서 얀 보는 코펜하겐 교외에서 자라났고 베트남 시절은 어려서 기억하지 못한다.</p>
<p>그의 베트남어 본명은 Võ Trung Kỳ Danh으로 외래어 표기법에 따라 적으면 &#8216;보쭝끼자인&#8217;이다. 보(Võ)가 성, 쭝끼자인(Trung Kỳ Danh)이 이름이다.</p>
<p>베트남어로 성을 호(họ)라고 하고 이름을 뗀(tên)이라고 하는데 헷갈리게도 tên은 한자 姓(성)에서 유래한 말이다. họ는 한자 戶(호)에서 유래했다.</p>
<p>이름은 다시 뗀뎀(tên đệm) 또는 뗀롯(tên lót)이라고 하는 중간 이름과 뗀고이(tên gọi) 또는 뗀찐(tên chính)이라고 하는 본 이름으로 나뉘는데 중간 이름은 보통 한 음절이거나 생략된다. 보쭝끼자인은 쭝(Trung)이 중간 이름이다. 영어판 위키백과에서는 쭝끼(Trung Kỳ)가 중간 이름이라고 나오지만 덴마크식 공식 이름에서 Ky-Danh으로 붙임표를 쓴 것으로 보아 쭝(Trung)이 중간 이름, 끼자인(Kỳ Danh)이 본 이름일 것이다. 그는 자신의 중간 이름이 말 그대로 &#8216;가운데&#8217;를 뜻한다는 얘기를 한 적도 있는데 Trung은 한자 中(중)의 베트남어 독음이다.</p>
<p>또 가족이 베트남을 탈출하기 전에 어린 나이로 세상을 떠난 그의 친형의 이름은 보쭝타인(Võ Trung Thành)이었다고 한다. 베트남에서는 형제들이 돌림자처럼 같은 중간 이름을 쓰는 일이 많으니 쭝(Trung)이 중간 이름이라는 것은 거의 확실하다.</p>
<p>덴마크 당국은 서양식으로 이름-성 순서대로 바꾸고 베트남어에 쓰이는 특수 기호를 생략하여 Võ Trung Kỳ Danh을 Trung Ky-Danh Vo로 둔갑시켰다. 그러면서 맨 처음에 위치한 중간 이름 Trung이 이름인 것처럼 되었다. 친형과 이름이 같아진 셈이다. 하지만 그는 Danh을 이름으로 쓰고 서양순으로 성을 뒤에 붙인 Danh Vo라는 이름으로 활동한다.</p>
<p>동네에서 유일한 베트남 출신 집안에서 자라난 그는 2003년에 이름과 정체성, 행정상의 서류 작업의 관계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개념 미술 작품인 《보 로사스코 라스무센(Vo Rosasco Rasmussen)》을 선보였다. 공식 서류상의 이름에 가까운 친구 두 명의 성을 추가한 것이다. 먼저 한국에서 태어나 덴마크에 입양된 예술가이자 덴마크 왕립 미술 아카데미의 동료 학생이던 미아 로사스코(Mia Rosasco)와 결혼하여 그의 성을 덧붙인 직후 이혼하였고 그가 일하던 코펜하겐 게이 바의 바텐더 마스 라스무센(Mads Rasmussen)과 시민 결합에 들어가 그의 성도 덧붙였다(덴마크는 1989년에 세계 최초로 동성 커플의 법적 지위를 인정하는 시민 결합 제도를 도입했다). 그래서 공식 이름이 Trung Ky-Danh Vo Rosasco Rasmussen이 되었다. 이들은 애초에 다른 이유는 없고 순전히 공식 서류에서 성을 덧붙이는 개념 미술 작품을 목적으로 모두 합의하에 결혼 후 이혼한 것이다.</p>
<p>그런데 Danh Vo는 본인의 이름을 덴마크어로 [ˈjɑn ˈvoː] &#8216;얀 보&#8217;로 발음한다.</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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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덴마크어 남자 이름 Jan도 외래어 표기법에 따른 한글 표기는 &#8216;얀&#8217;이지만 실제 발음인 [ˈjan]은 사실 &#8216;얜&#8217;에 가깝게 들리는데 Danh은 [a] 대신 [ɑ] 모음을 써서 더 확실히 &#8216;얀&#8217; 발음이 난다. 영어로도 그의 이름은 [ˈjɑːn ˈvoʊ̯, ˈjæn—] &#8216;얀 보&#8217;로 발음된다.</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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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v class="ast-oembed-container " style="height: 100%;"><iframe loading="lazy" title="Artist Lens｜A chat with Danh Vo, and Curators Doryun Chong, Dakin Hart" width="1362" height="766" src="https://www.youtube.com/embed/JaYrqEsXdkE?start=25&#038;feature=oembed" frameborder="0" allow="accelerometer; autoplay; clipboard-write; encrypted-media; gyroscope; picture-in-picture; web-share" referrerpolicy="strict-origin-when-cross-origin" allowfullscreen></iframe></div>
<p>외래어 표기법에서는 베트남어의 Danh을 &#8216;자인&#8217;으로 적는데 왜 이 이름에서는 &#8216;얀&#8217;으로 발음하는 것일까? 이는 베트남어가 방언에 따라 발음이 달라지는 것과 관련이 있다.</p>
<p>베트남어는 크게 하노이로 대표되는 북부와 후에로 대표되는 중부, 사이공으로 대표되는 남부 방언으로 나눌 수 있다(방언을 논할 때는 보통 호찌민시 대신 옛 이름인 사이공을 여전히 쓴다). 그런데 베트남어 철자에서 d로 쓰는 자음은 북부 방언에서 보통 [z]로 발음되고 중부와 남부 방언에서 보통 [j]로 발음된다. tr는 북부 방언에서 보통 파찰음 [ʨ]로 실현되지만 중부와 남부 방언에서는 보통 폐쇄음 [ʈ]이다. 또 anh으로 쓰는 운모도 방언에 따라 실현 방식이 달라서 하노이 방언에서는 [ajŋ̟], 후에 방언에서는 [ɛɲ], 사이공 방언에서는 [an] 등으로 발음된다.</p>
<p>그러니 Võ Trung Kỳ Danh은 하노이에서 [vɔ̌ˀː.ʨʊ̄wŋ͡m.kì.zājŋ̟] &#8216;보쭝끼자잉&#8217;, 후에에서 [vɔ̀ː.ʈʊ̄wŋ͡m.kɪ̂j.jɛ̄ɲ &#8216;보뚱끼얜&#8217;, 사이공에서 [vɔ̃ː.ʈʊ̄wŋ͡m.kɪ̀j.jān] &#8216;보뚱끼얀&#8217; 등으로 발음된다. 사이공에서는 Võ를 [vɔ̃ː] &#8216;보&#8217; 대신 [jɔ̃ː] &#8216;요&#8217;로 발음하는 것도 가능하다. 즉 본인이 쓰는 &#8216;얀 보&#8217;라는 발음은 외래어 표기법에서 쓰는 표기의 기준이 되는 북부 발음과는 상당히 다르지만 중부와 남부에서 쓰는 발음에 가깝다.</p>
<p>하노이 발음에서 anh [ajŋ̟]의 마지막 음은 일반 연구개음 [ŋ]보다는 전진한 전연구개음 [ŋ̟]이니 [ɲ]에 접근한 음으로 보고 &#8216;아잉&#8217; 대신 &#8216;아인&#8217;으로 적을 수도 있겠다. 하노이에서 쓰이는 또다른 발음에서는 anh이 이중모음화 대신 모음이 전진하여 [æ̈ɲ]으로 실현된다고 한다. 하노이 발음에서는 ênh도 [ə̆jŋ̟] &#8216;어잉~어인&#8217; 정도로 이중모음화하지만 외래어 표기법에서는 후에식 [en~ən] &#8216;엔~언&#8217;이나 사이공식 [əːn] &#8216;언&#8217;에 가깝게 &#8216;엔&#8217;으로 적도록 하고 있다.</p>
<p>외래어 표기법에서는 tr를 중부와 남부식 [ʈ] 대신 북부식 [ʨ]에 따라 &#8216;ㅉ&#8217;으로 적게 하고 d를 중부와 남부식 [j] 대신 북부식 [z]에 따라 &#8216;ㅈ&#8217;으로 적게 하고 있다. 하지만 방언에 따라 다양한 음가로 실현되는 r를 &#8216;ㄹ&#8217;로 적게 한 것은 주로 남부에서 쓰이는 발음에 따른 것이다. 북부에서는 r를 보통 [z]로 발음하지만 [r], [ɹ], [ɾ] 등의 발음은 주로 남부 방언에서 나타난다.</p>
<p>이처럼 베트남어 방언 사이의 발음 차이는 상당하다. 이 글에서 언급한 지명을 예로 들자면 Quy Nhơn은 외래어 표기법에서 &#8216;꾸이년&#8217;으로 적는데 이는 하노이식 발음 [kwī.ɲə̄ːn] &#8216;뀌년&#8217;에 가까운 것이고 후에식 발음은 [kwɪ̄j.ɲə̄ːŋ] &#8216;뀌녕&#8217;, 사이공식 발음은 [wɪ̄j.ɲə̄ːŋ] &#8216;위녕&#8217;이다. 또 Phú Quốc은 외래어 표기법에서 &#8216;푸꾸옥&#8217;으로 적는데 이는 하노이식 [fǔ.kǔək̚] &#8216;푸꾸억&#8217; 또는 후에식 [fʊ̌w.kǔək̚] &#8216;푸꾸억&#8217;에 가깝고 사이공식 발음은 [fʊ́w.wə́k̚] &#8216;푸웍&#8217;이다.</p>
<p>그렇다고 해서 현실적으로 베트남어 고유 명사를 일일이 해당 방언의 발음을 따져서 한글로 표기할 수는 없으니 외래어 표기법에서는 하나의 표기 방식으로 통일하는 것이다. 그래서 출신지에 관계없이 Võ Trung Kỳ Danh는 베트남어 인명으로 본다면 &#8216;보쭝끼자인&#8217;으로 적는다.</p>
<p>하지만 Danh Vo에도 외래어 표기법의 베트남어 표기 규정을 적용하는 것은 무리이다. 베트남어 본명에서 일부를 취해서 서양식으로 이름-성 순서로 쓴 것이니 &#8216;자인 보&#8217;로 표기하기는 어색하다. 사실 베트남어 본명이 알려져 있어서 그렇지 그냥 특수 기호 없이 쓴 Danh Vo를 접한다면 첫째 음절이 Danh &#8216;자인&#8217;인지 Đánh &#8216;다인&#8217;인지, 둘째 음절이 Võ &#8216;보&#8217;인지 Vợ &#8216;버&#8217;인지 알기가 힘들다. 영어판 위키백과에서는 올바른 베트남어식 철자를 쓴답시고 표제어를 Danh Võ로 적고 있지만 본인의 인스타그램 계정에서는 Danh Vo라고 쓴다.</p>
<p>그렇다고 해서 그냥 외래어 표기법의 덴마크어 표기 규정을 적용하여 Danh Vo를 &#8216;단 보&#8217;로 적는 것도 문제가 있다. 물론 발음에 대한 정보가 없는 상태에서 이렇게 표기한다면 탓할 수 없겠지만 되도록이면 본인이 쓰는 발음에 따라 &#8216;얀 보&#8217;로 적는 것이 좋을 것이다.</p>
<p>2006년에 그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에 있는 빌라 오로라(Villa Aurora)에 입주 예술가로 들어간 적이 있다. 지역 주민들과 만남을 가진 자리에서 조지프 캐리어(Joseph Carrier)라는 78세 노인이 그를 &#8216;얀&#8217;이라고 불렀다. 대부분의 서양인이 Danh을 &#8216;단&#8217;으로 발음하는 데 익숙했던 그는 놀라서 어떻게 올바른 발음을 알았는지 물었다. 알고 보니 캐리어는 베트남전 당시 베트남에서 수 년을 지낸 경력이 있었다. 애초에는 미국의 싱크탱크 랜드 연구소(RAND Corporation) 소속의 대반란전 분석가였으나 그가 동성애자라는 사실이 알려져서 해고되었는데 미국 국립 과학원이 미군이 베트남전에서 대량으로 뿌린 제엽제 에이전트 오렌지(Agent Orange)의 영향을 조사하라고 1972년에 캐리어를 다시 베트남으로 보냈다.</p>
<p>캐리어는 에이전트 오렌지의 피해를 많이 입은 지역의 사진을 많이 찍었는데 같은 지역에 되돌아가서 현재의 모습을 사진으로 찍고 싶다며 얀 보에게 관심이 있는지 물어보았다. 얀 보는 기꺼이 돕겠다고 했고 둘은 몇 달 후 베트남을 방문하였다. 얀 보는 그리하여 1979년에 배를 타고 떠난후 처음으로 베트남 땅을 밟게 되었다. 얀 보는 2007년에 캐리어가 베트남에서 찍은 사진과 그가 남긴 편지, 일기 등을 중심으로 《굿 라이프(Good Life)》라는 제목의 개인전을 열었다. 최초의 본격적인 개인전이 남이 만든 것을 자신의 작품으로 다시 작업한 것이라는 점이 흥미롭다.</p>
<p>어쨌든 그는 본인의 이름을 &#8216;얀 보&#8217;로 발음하며 영어권에서도 Danh을 Yan 또는 Yon으로 발음하라는 설명을 찾을 수 있다. 뉴욕시의 <a href="https://www.guggenheim.org/teaching-materials/teaching-modern-and-contemporary-asian-art/danh-vo-2">구겐하임 미술관 누리집</a>에서는 Danh Vo의 발음을 &#8220;yon vo&#8221;로 제시하면서 발음을 들을 수 있는 오디오까지 제공한다. LOT 모음 /ɒ/ &#8216;오&#8217;와 PALM 모음 /ɑː/ &#8216;아&#8217;의 발음이 합쳐진 미국 영어에서 Yon은 [ˈjɑːn] &#8216;얀&#8217;을 나타내는 철자로 이해할 수 있다.</p>
<p>그럼 공식 이름인 Trung Ky-Danh Vo Rosasco Rasmussen을 한글로 표기한다면 어떻게 될까? 덴마크어 표기 규정에 따른 Rosasco &#8216;로사스코&#8217;, Rasmussen &#8216;라스무센&#8217;은 문제가 없지만 이미 본 것처럼 Trung Ky-Danh Vo가 마치 덴마크어 철자법을 따른 표기인 것처럼 &#8216;*트룽 퀴단 보&#8217;로 적기는 곤란하다.</p>
<p>본인이 공식 이름 전체를 발음하는 동영상은 찾지 못했는데 Danh Vo처럼 Trung Ky도 베트남어 중부와 남부 발음에 가깝게 발음한다면 아마도 Tung Gi로 적은 것처럼 발음하지 않을까 싶다. 중부 및 남부 방언식 tr [ʈ]에 가장 가까운 덴마크어 음은 t [d̥]이고 무기음인 베트남어의 k [k]에 가장 가까운 덴마크어 음은 k [kʰ]보다는 아마도 g [ɡ̊]일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Trung Ky-Danh Vo를 &#8216;퉁 기얀 보&#8217;로 적는 것보다는 &#8216;퉁 키얀 보&#8217;로 적는 것이 더 자연스러울 것이다. [ɡ̊]는 어두에서 g로 적지만 어중과 어말에서는 k로 적으니 어두의 k를 마치 g으로 적은 것처럼 [ɡ̊]로 발음한다고 해도 일반적인 로마자와 한글 자모 대응 방식을 살려 &#8216;ㅋ&#8217;으로 적는 것이 무난하다.</p>
<p>띄어쓰기의 문제도 있는데 원래의 성-이름 순서로 적는 베트남어 인명은 한글 표기에서도 Võ Trung Kỳ Danh &#8216;보쭝끼자인&#8217;과 같이 모두 붙여 적지만 서양식으로 이름-성 순서로 적는 경우 어절 단위로 띄어 쓰는 것이 좋을 것이다. 다만 붙임표를 쓴 Ky-Danh은 한글 표기에서 붙여 적어야 한다. 로마자 표기에 쓰이는 붙임표를 한글 표기에서도 생각 없이 그대로 쓰는 일을 종종 볼 수 있는데 이는 잘못되었다. Gil-dong Hong을 &#8216;길-동 홍&#8217;으로 적는 것이 얼마나 우스울지 생각해보자.</p>
<p>그러니 얀 보의 공식 이름을 한글로 표기한다면 Trung Ky-Danh Vo Rosasco Rasmussen &#8216;퉁 키얀 보 로사스코 라스무센&#8217; 정도가 알맞을 것이다.</p>
<p>&nbsp;</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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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아버지 훈 샌에 이어 캄보디아 총리가 된 훈 마냇</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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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Date>Tue, 29 Aug 2023 03:07:24 +0000</pubD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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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ategory><![CDATA[타이어]]></categ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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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CDATA[1985년 이후 38년이나 캄보디아 총리를 지낸 훈 샌(Hun Sen)의 뒤를 이어 캄보디아군 부사령관이자 육군 사령관인 아들 훈 마냇(Hun Manet)이 지난주 캄보디아의 새 총리가 되었다. 크메르 루주 소속 군인이었다가 캄보디아와 베트남의 전쟁 때 베트남으로 전향한 훈 샌은 크메르 루주 정권의 패망 후 베트남이 세운 괴뢰국인 깜뿌찌어 인민 공화국(People&#8217;s Republic of Kampuchea)에서 26세의 나이로 외무 장관을 지냈고 [&#8230;]]]></description>
										<content:encoded><![CDATA[<p style="font-size:0.9em; color: #5C78C6;">본 글은 원래 페이스북에 올렸던 것으로 원문은 <a href="https://www.facebook.com/kkeutsori/posts/pfbid0sVJDhhNyfQQBgGL3TadRLyJf61qkRvqnuchFyHpo4hjsAkZr7sca1Cx9eKPQy3gHl">여기</a>에서 확인 가능합니다. 날짜는 페이스북 게재 당시의 날짜로 표시합니다.</p>
<p>1985년 이후 38년이나 캄보디아 총리를 지낸 훈 샌(Hun Sen)의 뒤를 이어 캄보디아군 부사령관이자 육군 사령관인 아들 훈 마냇(Hun Manet)이 지난주 캄보디아의 새 총리가 되었다.</p>
<p>크메르 루주 소속 군인이었다가 캄보디아와 베트남의 전쟁 때 베트남으로 전향한 훈 샌은 크메르 루주 정권의 패망 후 베트남이 세운 괴뢰국인 깜뿌찌어 인민 공화국(People&#8217;s Republic of Kampuchea)에서 26세의 나이로 외무 장관을 지냈고 1984년 총리 짠 시(Chan Sy)가 죽자 이듬해 1월 총리로 지명되었다.</p>
<p>캄보디아 내전이 끝나고 1993년 유엔 캄보디아 과도 통치 기구 감시 하에 치러진 총선에서 왕당파 정당인 푼신펙(FUNCINPEC)이 훈 샌의 캄보디아 인민당을 누르고 가장 많은 의석을 확보했지만 훈 샌은 승복하지 않고 협상 끝에 푼신펙 대표 노로돔 라나릇(Norodom Ranariddh) 왕자가 제1총리, 훈 샌이 제2총리가 되기로 합의했다. 그러다가 훈 샌은 1997년 쿠데타를 일으켜 노로돔 라나릇을 몰아내고 다시 유일한 총리가 되었다.</p>
<p>2013년 부정 선거 의혹 속에 집권당이 평소보다 근소한 표차로 다수당이 된 후 2017년 캄보디아 대법원은 야권 지도자 삼 랑시(Sam Rainsy)와 끔 소카(Kem Sokha)가 힘을 합친 거대 야당인 캄보디아 구국당을 해산시키는 판결을 내려 실질적인 일당 독재가 시작되었다. 당시 구금된 끔 소카는 지난 3월 징역 27년을 구형받아 가택 연금 중이고 삼 랑시는 프랑스 파리에서 망명 생활을 하고 있다.</p>
<p>변변한 야당 없이 치러진 올해 총선에서도 캄보디아 인민당이 압승하였다. 사흘 후 훈 샌은 사임하였고 캄보디아 국왕 노로돔 시하무니(Norodom Sihamoni)는 8월 7일 이미 집권당에서 후임 총리 후보로 세웠던 그의 둘째 아들 훈 마냇을 새 총리로 지명했다. 1995년부터 캄보디아 군에 들어가고 같은 해 웨스트포인트의 미국 육군 사관 학교에 입학한 훈 마냇은 올해 4월에는 4성 장군으로 임명된 바 있다. 훈 마냇 정부는 8월 22일 출범하였다.</p>
<p>지금까지 글에서는 2020년에 처음 선보인 크메르어 표기 권고안을 적용하여 캄보디아의 인명과 지명을 한글로 표기하였다. 기존 표기 용례에서는 &#8216;훈 센&#8217;, &#8216;캄푸치아&#8217;, &#8216;노로돔 라나리드&#8217;, &#8216;삼 랭시&#8217;, &#8216;노로돔 시하모니&#8217;로 적었던 이름을 권고안에 따라 &#8216;훈 샌&#8217;, &#8216;깜뿌찌어&#8217;, &#8216;노로돔 라나릇&#8217;, &#8216;삼 랑시&#8217;, &#8216;노로돔 시하무니&#8217;로 각각 적었다.</p>
<p>위에서는 괄호 안에 통용 로마자 표기를 제시했다. 유엔 지명 전문가 그룹(UNGEGN) 표기법에 따른 로마자 표기와 크메르어 철자는 다음과 같다.</p>
<p>Hŭn Sên ហ៊ុន សែន &#8216;훈 샌&#8217;<br />
Hŭn Manêt ហ៊ុន ម៉ាណែត &#8216;훈 마냇&#8217;<br />
Kâmpŭchéa កម្ពុជា &#8216;깜뿌찌어&#8217;<br />
Chăn Si ចាន់ ស៊ី &#8216;짠 시&#8217;<br />
Nôroŭttâm Rânârœtth(ĭ) នរោត្ដម រណឬទ្ធិ &#8216;*노로돔 라나릇&#8217;<br />
Sâm Rângsi សម រង្ស៊ី &#8216;삼 랑시&#8217;<br />
Kœ̆m Sŏkha កឹម សុខា &#8216;끔 소카&#8217;<br />
Nôroŭttâm Sihâmŭni នរោត្ដម សីហមុនី &#8216;*노로돔 시하무니&#8217;</p>
<p>여기서 Nôroŭttâm [nɔroudɑm]은 규칙적으로 옮기자면 &#8216;노로담&#8217;으로 적어야 하나 크메르어 철자에 나타나지 않는 모음에 대응되는 â를 널리 통용되는 로마자에서 o로 적는 경우 &#8216;오&#8217;로 적는 것을 허용한다는 규정에 따라 &#8216;*노로돔&#8217;으로 적는다.</p>
<p>크메르어 한글 표기 권고안과 해설, 표기 용례집은 <a href="https://pyogi.kkeutsori.com/%ED%81%AC%EB%A9%94%EB%A5%B4%EC%96%B4%EC%9D%98-%ED%95%9C%EA%B8%80-%ED%91%9C%EA%B8%B0/">이 링크</a>에서 확인할 수 있으니 위 표기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원하면 찾아볼 것을 권한다.</p>
<p>크메르어의 표기에 대해서는 다룰 수 있는 내용이 많지만 여기서는 &#8216;훈 센&#8217;, &#8216;훈 마넷&#8217; 대신 &#8216;훈 샌&#8217;, &#8216;훈 마냇&#8217;으로 적기로 한 것에 대해 쓰고자 한다.</p>
<p>UNGEGN 표기에서 ê로 나타내는 ែ는 a계열 자음 뒤에서는 이중 모음 [ae]로, o계열 자음 뒤에서는 [ɛː]로 발음된다. Sên의 ស s와 Manêt의 ណ n은 둘 다 a계열 자음이므로 Hŭn Sên은 [hun saen], Hŭn Manêt은 [hun maːnaet]으로 발음된다. 그러니 실제 발음에 가깝게 하려면 &#8216;훈사엔&#8217;, &#8216;훈마나엣&#8217;으로 적을 수도 있겠다. 그러나 북부 방언에서는 a계열 자음 뒤의 ê도 [ɛː]로 발음하고 로마자 표기에서도 앞의 자음에 관계 없이 ê로 통일하여 적으므로 한글 표기는 [ɛː] 발음을 기준으로 하는 것이 나을 것이다.</p>
<p>크메르어의 한글 표기 권고안을 준비할 때 기존 외래어 표기법 규정과 일관되게 하는 것에 중점을 두었다. 특히 이웃하는 언어인 타이어와 베트남어의 표기 규정을 많이 참고하였다.</p>
<p>외래어 표기법에서 타이어의 แ◌ะ ae [ɛ]와 แ◌ ae [ɛː], 베트남어의 e [ɛ:]는 &#8216;애&#8217;로 적는다. 반면 타이어의 เ◌ะ e [e]와 เ◌ e [eː], 베트남어의 ê [e]는 &#8216;에&#8217;로 적는다. 중고모음 [e]는 &#8216;에&#8217;로 적고 중저모음 [ɛ]는 &#8216;애&#8217;로 적어 구별하는 것이다.</p>
<p>그래서 크메르어의 한글 표기 권고안에서도 크메르어의 េ é [eː]는 &#8216;에&#8217;로 적게 하는 반면 ែ ê [ae/ɛː]는 &#8216;애&#8217;로 적도록 하였다.</p>
<p>그런데 이게 과연 올바른 선택인지는 확신이 서지 않는다. 2004년에 타이어와 베트남어의 표기 규정이 추가되기 전에는 외래어 표기법에서 [ɛ]를 &#8216;에&#8217;로 적어왔기 때문이다.</p>
<p>외래어 표기법에서는 물론 《롱맨 발음 사전》을 비롯한 시중의 많은 사전에서도 [e]로 적는 영어의 DRESS 모음은 사실 영미 표준 발음에서 중저모음에 가까운 음가라고 해서 위키백과나 《옥스퍼드 영어 사전》 등에서는 [ɛ]로 쓰며 나도 그렇게 쓰고 있다. 외래어 표기법에서는 어느 기호로 나타내든 영어의 DRESS 모음은 &#8216;에&#8217;로 쓴다.</p>
<p>독일어와 프랑스어의 표기 규정에서는 국제 음성 기호와 한글 대조표를 통해 [ɛ]는 &#8216;에&#8217;로 적도록 하고 있으며 이탈리아어, 스웨덴어, 노르웨이어, 네덜란드어 등에서도 [ɛ]로 발음되는 자모를 &#8216;에&#8217;로 쓰도록 하고 있다. 심지어 중국어의 표기에서도 yan, -ian [jɛn]을 &#8216;옌&#8217;으로 적는다(yuan, -üan [ɥɛn]을 &#8216;위안&#8217;으로 적는 것은 논외로 하자).</p>
<p>오늘날 대부분의 한국어 화자들은 &#8216;에&#8217;와 &#8216;애&#8217;를 구별하지 않지만 보수적인 발음에서는 &#8216;에&#8217;가 중고모음 [e], &#8216;애&#8217;가 중저모음 [ɛ]에 해당된다. 그러니 단순히 한국어의 발음에 최대한 가깝게 적으려면 [ɛ]는 &#8216;애&#8217;로 적어야 한다. 하지만 외래어 표기법에서는 한국어에 없는 음인 영어의 [æ]를 &#8216;애&#8217;로 적도록 했기 때문에 [e]와 [ɛ]를 구별하지 않고 &#8216;에&#8217;로 통일시켰다.</p>
<p>만약 [e]와 [ɛ]를 구별하여 &#8216;에&#8217;와 &#8216;애&#8217;로 나누어 써야 한다면 제대로 표기하기 어려울 것이다. 독일어, 프랑스어, 이탈리아어 등 여러 언어에서는 자모 e가 경우에 따라 [e]로 발음될 수도 있고 [ɛ]로 발음될 수도 있다. 독일어 Gel [ɡeːl]과 Hotel [hoˈtɛl]의 예를 들 수 있다. 독일어 이름 Daniel [ˈdaːni̯eːl, -ni̯ɛl]처럼 [e]와 [ɛ] 발음이 혼용되는 경우도 수두룩하다. 세르보크로아트어처럼 중고모음과 중저모음의 구별이 없는 언어의 경우 전설 중모음을 [e]와 [ɛ] 가운데 어느 것으로 나타낼지 모호한 경우가 많다.</p>
<p>그런데 타이어와 베트남어의 표기에서는 왜 [ɛ]를 &#8216;애&#8217;로 적도록 했을까? 철자만으로는 [e]인지 [ɛ]인지 구별하기 어려운 다른 언어와 달리 타이어와 베트남어에서는 원어 철자를 통해 이들을 확실히 구별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일 것이다. 또 한글 표기 규정을 마련한 타이어와 베트남어 전문가들은 원어에서 구별되는 음이니 한글 표기에서도 구별시키고자 했을 것이다.</p>
<p>또 타이어의 공식 로마자 표기법을 비롯한 대부분의 통용되는 로마자 표기에서는 [ɛ, ɛː]를 ae로 적는다. 국어의 로마자 표기법에서 &#8216;애&#8217;를 ae로 적는 것에 익숙하다면 타이어의 ae를 &#8216;애&#8217;로 적는 것도 당연하게 생각할 수 있겠다.</p>
<p>반면 베트남어의 e를 &#8216;애&#8217;로 표기해야 한다는 것을 아는 한국어 화자는 얼마나 될까? 베트남식 부침개 요리인 bánh xèo는 민간에서 &#8216;*반세오&#8217;, &#8216;*바인세오&#8217; 등으로 보통 쓰고 규범 표기인 &#8216;바인쌔오&#8217;로 적는 일은 보기 힘들다. 다행히 베트남어에서는 e &#8216;애&#8217;보다 ê &#8216;에&#8217;가 훨씬 더 많이 쓰이기 때문에 &#8216;에&#8217;로 쓴다고 해서 틀릴 일은 드물다.</p>
<p>크메르어에서는 어떨까? 크메르어는 공식 로마자 표기법이 없어서 같은 이름도 여러 로마자 표기가 뒤죽박죽으로 쓰이는 경우가 많다. 그래도 널리 통용되는 로마자 표기를 기준으로 하면 Bar Kaev로 알려진 지명 បរកែវ Bâr Kêv &#8216;바르깨오&#8217;나 Kuleaen으로 알려진 지명 គូលែន Kulên &#8216;꿀랜&#8217;처럼 ê를 ae나 eae로 적은 경우가 있는가 하면 이미 언급한 Hun Sen, Hun Manet 외에도 Prey Veng으로 알려진 지명 ព្រៃវែង Prey Vêng &#8216;쁘레이뱅&#8217;, Takéo로 알려진 지명 តាកែវ Takêv &#8216;따깨오&#8217;처럼 ê를 그냥 e, é로 쓰는 경우가 보통인 것으로 보인다.</p>
<p>&#8216;크메르&#8217;라는 이름 자체가 원래 크메르어로는 ខ្មែរ Khmêr [kmae] &#8216;크매르&#8217;이다. 여기서 종성 r는 중부 방언에서 발음되지 않지만 북부 방언에서는 유지되고 로마자 표기에도 나타나기 때문에 한글 표기에서 &#8216;르&#8217;로 적도록 했다. 북부 방언으로는 [kmɛːr]라고 발음한다. 캄보디아는 예전에 프랑스 식민지였는데 프랑스어로 Khmer는 [kmɛːʁ] &#8216;크메르&#8217;로 발음된다. Khmer Rouge [kmɛːʁ ʁuːʒ] &#8216;크메르 루주&#8217;는 &#8216;붉은 크메르&#8217;를 뜻하는 프랑스어 이름이고 크메르어로는 ខ្មែរក្រហម Khmêr Krâhâm &#8216;크매르/*크메르 끄라함&#8217;이라고 부른다. 굳이 ê를 &#8216;애&#8217;로 적지 않고 &#8216;에&#8217;로 통일한다면 &#8216;훈 센&#8217;, &#8216;훈 마넷&#8217;, &#8216;크메르&#8217; 등 익숙한 표기가 나온다.</p>
<p>동남아시아 최대의 강인 메콩강은 로마자 Mekong을 그대로 옮긴 것인데 원래 타이어 แม่น้ำโขง Mae Nam Khong &#8216;매남콩&#8217;을 줄인 แม่โขง Mae Khong &#8216;매콩&#8217;, 라오어 ແມ່ນ້ຳຂອງ Mènam Khong &#8216;매남콩&#8217;을 줄인 ແມ່ຂອງ Mè Khong &#8216;매콩&#8217;에서 나온 이름이다. 같은 이름을 차용하여 크메르어로는 មេគង្គ Mékôngk &#8216;메꽁&#8217;, 베트남어로는 Mê Kông &#8216;메꽁&#8217;이라고 한다.</p>
<p>그러니 타이어·라오어식으로는 &#8216;매(남)콩강&#8217;, 크메르어·베트남어식으로는 &#8216;메꽁강&#8217;이다. &#8216;ㅋ&#8217;과 &#8216;ㄲ&#8217;의 교체는 논외로 하더라도 타이어·라오어의 &#8216;애&#8217;를 &#8216;에&#8217;로 받아들인 것이 흥미롭다.</p>
<p>라오스의 공용어인 라오어는 타이어와 같은 서남따이 어군에 속해있어 타이어와 매우 비슷한 언어이다. 그런데 공식 로마자 표기법이 없고 위의 Mae Khong/Mè Khong의 예에서 볼 수 있듯이 타이어에서 ae로 적는 음은 통용 로마자 표기에서 è나 e가 되는 경우가 많다. 타이어의 ae는 &#8216;애&#8217;로 옮기는 데 익숙하더라도 라오어의 è를 &#8216;애&#8217;로 적으라고 하면 얼마나 호응이 있을지 모르겠다.</p>
<p>참고로 2018년에 처음 펴낸 <a href="https://pyogi.kkeutsori.com/%EB%9D%BC%EC%98%A4%EC%96%B4%EC%9D%98-%ED%95%9C%EA%B8%80-%ED%91%9C%EA%B8%B0/">라오어의 한글 표기 권고안</a>에서도 타이어 표기 규정을 참고하여 è [ɛ, ɛː]는 &#8216;애&#8217;로 적도록 한 바가 있다.</p>
<p>대부분의 한국어 화자가 &#8216;에&#8217;와 &#8216;애&#8217;를 구별하지 못하고 영어의 표기에서도 &#8216;내비게이션&#8217; 대신 &#8216;*네비게이션&#8217;, &#8216;스태프&#8217;를 &#8216;*스텝&#8217;으로 잘못 쓰는 일이 빈번한 것을 생각하면 라오 문자나 크메르 문자를 확인하여 &#8216;에&#8217;를 쓸지, &#8216;애&#8217;를 쓸지 정하라고 하는 것은 얼마나 현실적일지 모르겠다. 차라리 타이어와 베트남어까지 포함해서 동남아시아 언어의 [ɛ, ɛː]는 &#8216;애&#8217; 대신 &#8216;에&#8217;를 쓰는 것으로 통일하는 것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든다.</p>
<p>만약 타이의 รามคำแหง Ramkhamhaeng을 &#8216;람캄행&#8217; 대신 &#8216;람캄헹&#8217;으로, แม่ฮ่องสอน Mae Hong Son을 &#8216;매홍손&#8217; 대신 &#8216;메홍손&#8217;으로, ขอนแก่น Khon Kaen을 &#8216;콘깬&#8217; 대신 &#8216;콘껜&#8217;으로 적도록 한다면 반발하는 이들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8216;훈 센&#8217;, &#8216;훈 마넷&#8217; 대신 &#8216;훈 샌&#8217;, &#8216;훈 마냇&#8217;으로 적으라고 하는 것보다는 이들 언어에서 &#8216;애&#8217;와 &#8216;에&#8217;를 &#8216;에&#8217;로 통일하라는 것이 더 쉬울 듯하다.</p>
<p>외래어 표기법은 이처럼 늘 고민을 해야 하는 부분이 많다.</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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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앙코르 &#8216;왓&#8217;? 어말 [k, p, t]를 받침으로 적는 문제</title>
		<link>https://pyogi.kkeutsori.com/2017/03/23/%ec%95%99%ec%bd%94%eb%a5%b4-%ec%99%93-%ec%96%b4%eb%a7%90-k-p-t%eb%a5%bc-%eb%b0%9b%ec%b9%a8%ec%9c%bc%eb%a1%9c-%ec%a0%81%eb%8a%94-%eb%ac%b8%ec%a0%9c/</li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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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c:creator><![CDATA[끝소리]]></dc:creator>
		<pubDate>Thu, 23 Mar 2017 06:41:04 +0000</pubDate>
				<category><![CDATA[표기 용례]]></category>
		<category><![CDATA[광둥어]]></category>
		<category><![CDATA[라오어]]></category>
		<category><![CDATA[말레이인도네시아어]]></category>
		<category><![CDATA[민난어]]></categ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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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ategory><![CDATA[타이어]]></category>
		<category><![CDATA[티베트어]]></categ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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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CDATA[세계 최대 규모의 사원이라는 캄보디아의 앙코르 와트는 중세 크메르 제국 시대에 당시 수도인 앙코르에 세워졌다. 크메르어(캄보디아어)로 &#8216;앙코르&#8217; អង្គរ Ângkôr [ʔɑŋˈkɔː]는 &#8216;수도&#8217;라는 뜻이고 &#8216;와트&#8217; វត្ត Voat [ˈʋoat]는 &#8216;사원&#8217;이라는 뜻이다. &#8216;앙코르 와트&#8217;는 크메르어 발음을 직접 옮긴 것이 아니라 영어를 포함한 여러 언어에서 쓰이는 로마자 철자인 Angkor Wat에 기타 언어 표기의 일반 원칙을 적용한 표기이다. 《표준국어대사전》에 &#8216;앙코르^와트&#8217;로 실려 [&#8230;]]]></description>
										<content:encoded><![CDATA[<span style="font-size:0.9em; color:#5C78C6;">본 글은 원래 이글루스에 올렸던 글입니다. 이글루스가 종료되었기에 열람이 가능하도록 이곳으로 옮겼습니다. 기한이 지난 정보가 있을 수도 있고 사항에 따라 글을 쓴 후 의견이 바뀌었을 수도 있지만 오타 수정이나 발음 기호를 균일하게 고치는 것 외에는 원문 그대로 두었고 훗날 내용을 추가한 경우에는 이를 밝혔습니다. 외부 링크는 가능한 경우 업데이트했지만 오래되어 더이상 유효하지 않은 것은 그대로 남겨두었습니다. 날짜는 이글루스 게재 당시의 날짜로 표시합니다.</span><br>
<span style="color:#C5D2DB">—</span>
<p style="font-size:0.9em; color: #5C78C6;">2025. 12. 30. 추가 내용: 아래 글을 쓴 후에 <a href="https://pyogi.kkeutsori.com/%ed%81%ac%eb%a9%94%eb%a5%b4%ec%96%b4%ec%9d%98-%ed%95%9c%ea%b8%80-%ed%91%9c%ea%b8%b0/%ed%81%ac%eb%a9%94%eb%a5%b4%ec%96%b4%ec%9d%98-%ed%95%9c%ea%b8%80-%ed%91%9c%ea%b8%b0-%ea%b6%8c%ea%b3%a0%ec%95%88/">크메르어의 한글 표기 권고안</a>과 <a href="https://pyogi.kkeutsori.com/%eb%9d%bc%ec%98%a4%ec%96%b4%ec%9d%98-%ed%95%9c%ea%b8%80-%ed%91%9c%ea%b8%b0/%eb%9d%bc%ec%98%a4%ec%96%b4%ec%9d%98-%ed%95%9c%ea%b8%80-%ed%91%9c%ea%b8%b0-%ea%b6%8c%ea%b3%a0%ec%95%88/">라오어의 한글 표기 권고안</a>을 마련했으며 <a href="https://pyogi.kkeutsori.com/%ed%81%ac%eb%a9%94%eb%a5%b4%ec%96%b4%ec%9d%98-%ed%95%9c%ea%b8%80-%ed%91%9c%ea%b8%b0/%ed%81%ac%eb%a9%94%eb%a5%b4%ec%96%b4%ec%9d%98-%ed%95%9c%ea%b8%80-%ed%91%9c%ea%b8%b0-%ec%9a%a9%eb%a1%80/">크메르어의 한글 표기 용례</a>에서는 អង្គរវត្ត <em>Ângkôr Vôtt</em>을 <strong>*앙꼬르왓</strong>으로 적도록 권고했다. 거기서는 វត្ត을 원어 철자에 따라 <em>vôtt</em>으로 적었지만 아래 글에서는 불규칙한 실제 발음에 따라 <em>voat</em>으로 적었는데 이는 고치지 않았다.</p>
<p>세계 최대 규모의 사원이라는 캄보디아의 앙코르 와트는 중세 크메르 제국 시대에 당시 수도인 앙코르에 세워졌다. 크메르어(캄보디아어)로 &#8216;앙코르&#8217; អង្គរ <em>Ângkôr</em> [ʔɑŋˈkɔː]는 &#8216;수도&#8217;라는 뜻이고 &#8216;와트&#8217; វត្ត <em>Voat</em> [ˈʋoat]는 &#8216;사원&#8217;이라는 뜻이다. &#8216;앙코르 와트&#8217;는 크메르어 발음을 직접 옮긴 것이 아니라 영어를 포함한 여러 언어에서 쓰이는 로마자 철자인 Angkor Wat에 기타 언어 표기의 일반 원칙을 적용한 표기이다. 《표준국어대사전》에 &#8216;앙코르^와트&#8217;로 실려 있으니 &#8216;앙코르와트&#8217;와 같이 붙여 써도 되고 &#8216;앙코르 와트&#8217;와 같이 띄어 써도 되지만 여기서는 원어의 단어 구분을 살려 띄어 쓰는 것으로 통일한다.</p>
<p>기타 언어 표기의 일반 원칙은 1986년 현행 외래어 표기법이 처음 공포된 뒤 발간된 《외래어 표기 용례집(지명·인명)》에서 한글 표기 기준이 세부적으로 마련되지 않은 언어를 한글로 표기할 때 적용한 원칙을 일러두기의 형태로 제시한 것으다. 오늘날에도 외래어 표기법에서 아직 다루지 않는 언어의 한글 표기를 심의할 때 대체로 이 원칙을 적용한다.</p>
<figure id="attachment_107227" aria-describedby="caption-attachment-107227" style="width: 600px" class="wp-caption aligncenter"><img loading="lazy" decoding="async" class="size-full wp-image-107227" src="https://pyogi.kkeutsori.com/wp-content/uploads/2025/12/f0074568_58d30af5141f8.jpg" alt="" width="600" height="338" srcset="https://pyogi.kkeutsori.com/wp-content/uploads/2025/12/f0074568_58d30af5141f8.jpg 600w, https://pyogi.kkeutsori.com/wp-content/uploads/2025/12/f0074568_58d30af5141f8-300x169.jpg 300w" sizes="auto, (max-width: 600px) 100vw, 600px" /><figcaption id="caption-attachment-107227" class="wp-caption-text">앙코르 와트(<a href="https://commons.wikimedia.org/wiki/File:Buddhist_monks_in_front_of_the_Angkor_Wat.jpg">Commons</a>: sam garza, CC BY-2.0)</figcaption></figure>
<p>로마자 표기를 거치지 않고 오늘날 캄보디아의 공용어이기도 한 크메르어 이름 អង្គរវត្ត <em>Ângkôr Voat</em>의 현대 크메르어 발음 [ʔɑŋˌkɔː ˈʋoat]를 직접 한글로 옮기면 어떻게 될까? 이 발음 기호에서 로마자 표기의 r가 발음되지 않는다는 것을 볼 수 있다. 캄보디아에서 쓰이는 중부 방언을 포함한 현대 크메르어 대부분의 방언에서 음절말 /r/는 묵음이다. 이것을 어떻게 처리할지는 앞으로 크메르어 표기법을 마련할 때 정해야 하겠지만 예전에는 발음되었던 음이고 크메르어 철자와 로마자 표기에서도 나타나며 태국 동북부에서 쓰이는 북크메르어 방언에서는 아직도 음절말의 /r/가 발음되니 한글 표기에서도 &#8216;르&#8217;로 적는 것은 별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다.</p>
<p>그런데 크메르어에도 적어도 표면상으로는 한국어와 비슷한 폐쇄음의 3계열 대립이 있으며 크메르어 철자에도 이게 나타난다. អង្គរ <em>Ângkôr</em> [ʔɑŋˈkɔː]의 គ k [k]는 한국어의 &#8216;ㄲ&#8217;처럼 무성 무기음으로 &#8216;ㅋ&#8217;와 비슷한 ខ, ឃ <em>kh</em> [kʰ]와 대비된다. 한국어의 &#8216;ㄱ&#8217;에 대응되는 음은 없지만 &#8216;ㅂ, ㅍ, ㅃ&#8217;, &#8216;ㄷ, ㅌ, ㄸ&#8217;에 각각 대응되는 음이 있는 것이 타이어와도 비슷하다. 크메르어는 아직 외래어 표기법에서 다루지 않지만 타이어는 베트남어, 말레이인도네시아어와 함께 2004년 12월 20일 외래어 표기법에 그 표기에 대한 규정이 추가되었는데 폐쇄음의 3계열 대립을 반영하여 타이어와 베트남어의 한글 표기에는 이례적으로 된소리 표기를 허용하였다. 그러니 크메르어 표기법을 마련한다면 타이어 표기법에서처럼 된소리 표기를 활용하여 អង្គរ <em>Ângkôr</em>는 &#8216;앙꼬(르)&#8217;로 적는 것이 좋을 것이다.</p>
<p>វត្ត <em>Voat</em> [ˈʋoat]의 표기는 더 까다로운 문제이다. 학자에 따라 [w], [β̞] 등으로 적기도 하는 첫 자음 វ v [ʋ]는 로마자 표기에서 v로 흔히 적지만 [w]인 것처럼 취급하는 것이 좋겠다. 타이어 표기법에서도 로마자로 v로 흔히 적는 음을 [w]로 취급한다. 그런데 뒤따르는 이중모음 [oa]와 합칠 때는 &#8216;워아&#8217; 또는 &#8216;오아&#8217;로 적을지, 예외적으로 통용되는 로마자 표기와 가깝게 &#8216;와&#8217;로 적을지 고민된다. 이중모음 [oa]는 학자에 따라 [oə]로 적기도 한다.</p>
<p>일단 익숙한 &#8216;와&#8217;로 적기로 한다고 해도 저절로 វត្ត <em>Voat</em>가 &#8216;와트&#8217;가 되는 것은 아니다. 크메르어에서 어말의 [t]는 불파음(不破音), 즉 터뜨리지 않는 소리인 [t̚]이기 때문이다.</p>
<p>영어에서 hype [ˈhaɪ̯p], height [ˈhaɪ̯t], hike [ˈhaɪ̯k] 등의 단어를 천천히 또박또박 발음할 때에는 어말의 [p], [t], [k] 등을 터뜨리기 때문에 &#8216;하이프&#8217;, &#8216;하이트&#8217;, &#8216;하이크&#8217;처럼 들리는데(물론 &#8216;으&#8217; 모음이 실제 있는 것은 아니고 [p], [t], [k]가 각각 초성 &#8216;ㅍ&#8217;, &#8216;ㅌ&#8217;, &#8216;ㅋ&#8217;인 것처럼 발음된다는 것을 흉내낸 것이다) 빠르게 발음할 때에는 파열 도중에 기류를 막아 &#8216;하입&#8217;, &#8216;하잇&#8217;, &#8216;하익&#8217; 비슷한 불파음이 될 수가 있다. 즉 영어에서는 어말 폐쇄음을 불파음으로 발음해도 되고 그러지 않아도 상관이 없는 선택 사항일 뿐이다.</p>
<p>그런데 한국어의 &#8216;밥&#8217;, &#8216;밭&#8217;, &#8216;밖&#8217;을 천천히 발음할 때의 영어처럼 &#8216;바브/바프&#8217;, &#8216;바트&#8217;, &#8216;바끄/바크&#8217;처럼 [p], [t], [k]를 터뜨려서 발음했다가는 딱 외국인 억양이 된다. 한국어에서는 어말 폐쇄음이 영어처럼 선택적이 아니라 필수적으로 불파음이기 때문이다. 보통 발음 기호에서는 불파음 여부를 따로 나타내지 않지만 굳이 불파음이라는 것을 나타내려면 폐쇄음 기호의 오른쪽 위에 모서리 모양 부호를 더해서 [p̚], [t̚], [k̚] 등으로 적는다.</p>
<p>크메르어에서도 어말 폐쇄음은 필수적으로 불파음이므로 크메르어 발음을 살리려면 &#8216;와트&#8217;보다는 &#8216;왓'(또는 &#8216;워앗&#8217;, &#8216;오앗&#8217;)이 더 어울리는 표기이다. 하지만 기타 언어 표기의 일반 원칙에서는 어말의 무성 폐쇄음 [p], [t], [k]는 모두 &#8216;으&#8217;를 붙여 적도록 했기 때문에 &#8216;와트&#8217;로 쓰는 것이다. 세계의 여러 언어 가운데 어말 무성 폐쇄음이 불파음인 것은 상대적으로 드물기 때문에 그렇게 원칙을 정한 것이다.</p>
<p>크메르어에서 &#8216;사원&#8217;을 뜻하는 វត្ត <em>Voat</em>는 &#8216;울타리 친 장소&#8217;를 뜻하는 산스크리트어 वाट <em>vāṭa</em>에서 나왔다. 크메르 제국에서 쓴 말은 고대 크메르어이지만 문자 언어로는 고대 인도의 언어인 산스크리트어를 주로 썼으며 대부분의 기록을 산스크리트어로 남겼다. 산스크리트어는 크메르 제국 뿐만이 아니라 동남아시아 전역에서 문자 언어로 쓰여 옛 한국과 일본에서 문자 언어로 쓰인 한문과 비슷한 역할을 하였다. 또 산스크리트어와 가까운 인도의 언어인 팔리어도 불경을 통해 동남아시아에 널리 전해졌기 때문에 오늘날 크메르어 어휘의 상당수는 산스크리트어와 팔리어에서 왔다. &#8216;앙코르&#8217; អង្គរ <em>Ângkôr</em>도 어원을 따지면 결국에는 &#8216;도시&#8217;를 뜻하는 산스크리트어 낱말인 नगर <em>nágara</em> &#8216;나가라&#8217;에서 왔다. 이런 인도계 차용어는 크메르어 철자에 따른 일반적인 발음 규칙이 적용되지 않기 때문에 크메르어를 배울 때 헷갈리기 쉽다. វត្ត <em>Voat</em>도 크메르어 철자만 보면 모음이 <em>ô</em> [ɔ]이어야 할 것 같은데 실제로는 <em>oa</em> [oa]인 것은 인도계 차용어이기 때문이다.</p>
<p>산스크리트어와 팔리어의 지대한 영향을 받은 것은 타이어도 마찬가지이다. 타이어의 วัด <em>wat</em> [wát] &#8216;왓&#8217;도 크메르어의 វត្ត <em>Voat</em>와 뜻과 어원이 같다. &#8216;새벽 사원&#8217;을 뜻하는 방콕의 왓 아룬(วัด อรุณ <em>Wat Arun</em> [wát ʔarun])을 예로 들 수 있다.</p>
<figure id="attachment_107228" aria-describedby="caption-attachment-107228" style="width: 600px" class="wp-caption aligncenter"><img loading="lazy" decoding="async" class="size-full wp-image-107228" src="https://pyogi.kkeutsori.com/wp-content/uploads/2025/12/f0074568_58d28cfc00fde.jpg" alt="" width="600" height="451" srcset="https://pyogi.kkeutsori.com/wp-content/uploads/2025/12/f0074568_58d28cfc00fde.jpg 600w, https://pyogi.kkeutsori.com/wp-content/uploads/2025/12/f0074568_58d28cfc00fde-300x226.jpg 300w" sizes="auto, (max-width: 600px) 100vw, 600px" /><figcaption id="caption-attachment-107228" class="wp-caption-text">왓 아룬(<a href="https://commons.wikimedia.org/wiki/File:Wat_Arun_03-2012-01.JPG">Commons</a>: Rolf Heinrich, Köln, CC BY-3.0)</figcaption></figure>
<p>&#8216;왓 아룬&#8217;은 2004년 12월 20일에 추가된 타이어 표기법에 따른 표기이다. 타이어 표기법에서 음절말 폐쇄음은 받침으로 적는다. 이전에는 기타 언어 표기의 일반 원칙에 따라 &#8216;와트 아룬&#8217;으로 적어야 했지만 타이어 표기법의 제정으로 음절말 폐쇄음이 언제나 불파음으로 발음되는 실제 발음과 가깝게 &#8216;왓 아룬&#8217;으로 표기가 바뀐 것이다.</p>
<p>라오스의 공용어인 라오어에서 사원을 뜻하는 단어는 ວັດ <em>wat</em> [wat]이다. 라오 문자는 타이 문자와 비슷하면서도 조금 다르지만 라오어는 타이어와 서로 의사 소통이 가능할 정도로 가깝다. 타이어와 라오어가 동일 방언 연속체에 속한다고 보기도 한다. 발음도 상당 부분 비슷하며 음절말 폐쇄음이 불파음인 것도 당연히 같다. 그러니 라오어 ວັດ <em>wat</em>는 타이어 วัด <em>wat</em>처럼 &#8216;왓&#8217;으로 적는 것이 자연스럽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라오어의 한글 표기를 심의할 때 타이어 표기법을 적용한 적이 없다. 그러니 현행 방식으로는 라오어 ວັດ wat는 &#8216;와트&#8217;로 적어야 한다.</p>
<p>예를 들어 라오스 루앙프라방에 있는 &#8216;황금 도시 사원&#8217;을 뜻하는 Wat Xieng Thong (라오어: ວັດຊຽງທອງ <em>Wat Xiang Thong</em> [wat síəŋ tʰɔ̌ːŋ])은 통용 로마자 표기에 기타 언어 표기의 일반 원칙을 적용하면 &#8216;와트 시엥 통&#8217;이다. 하지만 &#8216;왓 시엥 통&#8217;으로 적는 것이 더 자연스러울 것이다. 사실 &#8216;도시&#8217;를 뜻하는 ຊຽງ <em>xiang</em> [síəŋ]의 이중모음을 어떻게 표기하느냐에 따라 &#8216;왓 시엉 통&#8217; 또는 &#8216;왓 시앙 통&#8217;이 더 나을 수 있는데 이 글에서는 논외로 한다. 참고로 이에 대응되는 타이어 이름은 วัดเชียงทอง <em>Wat Chiang Thong</em> [wát ʨʰia̯ŋ tʰɔːŋ]이며 여기에 타이어 표기법을 적용하면 &#8216;왓 치앙 통&#8217;이다.</p>
<figure id="attachment_107229" aria-describedby="caption-attachment-107229" style="width: 1200px" class="wp-caption aligncenter"><img loading="lazy" decoding="async" class="size-full wp-image-107229" src="https://pyogi.kkeutsori.com/wp-content/uploads/2025/12/1200px-Wat_Xieng_Thong_Laos_I.jpg" alt="" width="1200" height="751" srcset="https://pyogi.kkeutsori.com/wp-content/uploads/2025/12/1200px-Wat_Xieng_Thong_Laos_I.jpg 1200w, https://pyogi.kkeutsori.com/wp-content/uploads/2025/12/1200px-Wat_Xieng_Thong_Laos_I-300x188.jpg 300w, https://pyogi.kkeutsori.com/wp-content/uploads/2025/12/1200px-Wat_Xieng_Thong_Laos_I-1024x641.jpg 1024w, https://pyogi.kkeutsori.com/wp-content/uploads/2025/12/1200px-Wat_Xieng_Thong_Laos_I-768x481.jpg 768w" sizes="auto, (max-width: 1200px) 100vw, 1200px" /><figcaption id="caption-attachment-107229" class="wp-caption-text">와트 시엥 통(<a href="https://commons.wikimedia.org/wiki/File:Wat_Xieng_Thong_Laos_I.jpg">Commons</a>: Philip Maiwald, CC BY-3.0)</figcaption></figure>
<p>이처럼 &#8216;사원&#8217;을 뜻하는 크메르어의 វត្ត <em>voat</em>, 타이어의 วัด <em>wat</em>, 라오어의 ວັດ <em>wat</em>는 세 언어 모두 음절말 [t]가 불파음 [t̚]를 나타낸다. 하지만 현재 운이 좋게 표기법이 따로 있는 타이어 단어만 &#8216;왓&#8217;으로 적고 나머지 둘은 &#8216;와트&#8217;로 적는 것이 현행 방식이다. 앞으로 크메르어와 라오어 표기법이 마련된다면 타이어 표기법에서처럼 음절말 [t]를 받침 &#8216;ㅅ&#8217;으로 적도록 할 것이다. 그러면 크메르 루주의 지도자 폴 포트(Pol Pot, ប៉ុល ពត <em>Pŏl Pôt</em> [pɔl pɔːt])도 &#8216;뽈 뽓&#8217;으로 표기가 바뀌고 흔히 &#8216;시엠립&#8217;이라고 부르고 표준 표기는 &#8216;시엠레아프&#8217;인 앙코르 와트의 관문인 Siem Reap(សៀមរាប <em>Siĕm Réap</em> [siəm riəp])도 &#8216;시엄리업&#8217;으로 바뀔 수도 있겠다.</p>
<p>외래어 표기법에서 다루는 언어 가운데 어말의 무성 폐쇄음 [p], [t], [k]를 예외 없이 받침으로 적게 하는 언어는 타이어와 베트남어, 말레이인도네시아어 등 2004년 12월 20일에 표기 규정이 추가된 동남아시아 3개 언어 뿐이다. 베트남어의 승려 Thích Nhất Hạnh [tʰǐk ɲɜ̌t hɐ̂ʔɲ]은 국내에 &#8216;틱낫한&#8217;으로 알려져 있는데 베트남어 표기법을 적용하면 &#8216;틱녓하인&#8217;이다. 통용되는 표기와 규정에 따른 표기 모두 &#8216;ㄱ&#8217;, &#8216;ㅅ&#8217; 받침을 썼다. 베트남어의 어말 폐쇄음도 불파음인 까닭이다.</p>
<p>말레이인도네시아어 표기법에서는 한술 더 떠서 유성 폐쇄음 /b/, /d/, /ɡ/도 어말에서 받침으로 적게 했고 심지어 마찰음 /f/, /x/도 받침으로 적게 했다. 그래서 말레이시아의 통화 단위인 ringgit [riŋɡit]을 &#8216;링깃&#8217;으로 적을 뿐만이 아니라 이름인 Ahmad [a<i>h</i>mat]은 &#8216;아맛&#8217;으로 적고 Yusuf [jusuf]은 &#8216;유숩&#8217;으로 적는 것이다. 말레이인도네시아어에서 음절말의 /b/, /d/, /ɡ/는 보통 불파음인 [p], [t], [k]로 발음되기 때문에 이렇게 정한 것이다. /f/, /x/도 외래 음소이니 각각 /p/, /k/와 합쳐질 수 있다고 보고 그렇게 정한 것 같은데 실제 발음을 관찰하면 적어도 /f/는 음절말에서도 마찰음으로 제대로 발음하니 이를 살려 Yusuf는 &#8216;유수프&#8217;와 같이 적는 것이 더 나았을 듯하다. 마찰음인 /s/는 어말에서 &#8216;스&#8217;로 적게 하는 것처럼 말이다.</p>
<p>사실 기존 연구만 보면 말레이인도네시아어 어말 폐쇄음이 필수적으로 불파음인지는 확실하지 않다. 또 kobalt [kobalt] &#8216;코발트&#8217; 같은 최근의 차용어에서는 폐쇄음이 어말 자음군의 마지막 자음이라서 한글로 옮길 때 받침으로 적기가 불가능하다. 하지만 이런 예외가 있더라도 어말 폐쇄음을 불파음으로 발음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은 확실하다. 나아가서 말레이인도네시아어 고유 어휘에서 철자상의 어말 -k는 성문 폐쇄음 [ʔ]로 발음되는데 이는 그 전에 불파음 [k̚]의 단계를 거쳤다는 것을 입증한다.</p>
<p>지금까지 살핀 언어와 같이 음절말, 특히 어말 무성 폐쇄음이 필수적으로 불파음인 언어는 주로 아시아에서 발견된다. 한국어를 비롯해 크메르어, 타이어, 라오어, 베트남어, 말레이인도네시아어 모두 동아시아와 동남아시아에서 쓰이는 언어이다.</p>
<p>동남아시아 3개 언어 표기 규정이 추가되기 이전 외래어 표기법에서 다루는 아시아 언어는 중국어와 일본어 뿐이었다. 그런데 표준 중국어와 일본어에는 어말 폐쇄음이 없다. 즉 &#8216;ㅂ&#8217;, &#8216;ㅅ&#8217;, &#8216;ㄱ&#8217; 등의 받침으로 적을만한 음이 어말에 오지 않는다.</p>
<p>하지만 우리가 쓰는 한자음에서 알 수 있듯이 예전의 중국어는 어말 폐쇄음이 있었으며 지금도 표준 중국어가 속한 북방어를 제외한 광둥어, 민난어 등 다른 중국어계 언어에는 보통 어말 폐쇄음이 남아있다. 이들은 한결같이 불파음으로 발음된다. 기존 표기 용례 가운데 표준 중국어 이외의 다른 중국어계 언어 발음을 따른 것들이 종종 있는데 여기서 어말 폐쇄음은 받침으로 적는다. 홍콩의 첵랍콕(Chek Lap Kok, 광둥어: 赤鱲角 Cek<sup>3</sup>laap<sup>6</sup>gok<sup>3</sup> [ʦʰɛ̄ːk.làːp.kɔ̄ːk]) 공항, 싱가포르의 고촉통(Goh Chok Tong, 민난어: 吴作栋 Gô Chok-tòng [ɡɔ̌ ʦɔk tɔ̭ŋ]) 전 총리를 예로 들 수 있다. 영어에서 쓰는 로마자 표기를 거친 간접적인 한글 표기이긴 하지만 앞으로 광둥어와 민난어 표기법을 따로 마련한다고 해도 받침으로 적을 것이다.</p>
<figure id="attachment_107230" aria-describedby="caption-attachment-107230" style="width: 600px" class="wp-caption aligncenter"><img loading="lazy" decoding="async" class="size-full wp-image-107230" src="https://pyogi.kkeutsori.com/wp-content/uploads/2025/12/f0074568_58d30858ddbf7.jpg" alt="" width="600" height="400" srcset="https://pyogi.kkeutsori.com/wp-content/uploads/2025/12/f0074568_58d30858ddbf7.jpg 600w, https://pyogi.kkeutsori.com/wp-content/uploads/2025/12/f0074568_58d30858ddbf7-300x200.jpg 300w" sizes="auto, (max-width: 600px) 100vw, 600px" /><figcaption id="caption-attachment-107230" class="wp-caption-text">홍콩 쳅락콕 국제공항(<a href="https://commons.wikimedia.org/wiki/File:A_bird%27s_eye_view_of_Hong_Kong_International_Airport.JPG">Commons</a>: Wylkie Chan, CC BY-3.0)</figcaption></figure>
<p>중국어와 같이 중국·티베트어족에 속하는 티베트어와 버마어도 어말 폐쇄음이 불파음인 것은 마찬가지이다. 그러니 티베트어 이름인 དགེ་ལེགས་ <small>dge legs</small> <i>Gelek</i> [kèlèʔ, -lèk]은 &#8216;겔레그&#8217;나 &#8216;겔레크&#8217; 대신 &#8216;겔렉&#8217;으로 적는 것이 자연스럽다. 말레이인도네시아어와 비슷하게 티베트어에서도 어말 -k는 보통 성문 폐쇄음 [ʔ]으로 발음되고 격식을 갖출 때나 [k]로 발음한다.</p>
<p>그런데 버마어에서는 비슷한 현상이 다른 자음에도 적용되어 음절말의 -k, -t, -p, -s 등이 수세기 전에 이미 모두 성문 폐쇄음 [ʔ]로 합쳐졌다. 하지만 통용되는 로마자 표기에서는 이들이 아직도 발음되는 것처럼 적을 때가 많다. Chauk라고 보통 쓰이는 미얀마 지명 ချောက် <em>Hkyauk</em>이 한 예이다. 이 지명은 기존 용례에 &#8216;차우크&#8217;로 나와있지만 &#8216;차우&#8217;로 적는 것이 실제 발음에 가깝다. 실제로 더 최근에 심의된 Kyaukpyu로 보통 쓰이는 미얀마 지명 ကျောက်ဖြူ <em>Kyaukhpru</em>는 철자상의 음절말 -k를 무시한 &#8216;차우퓨&#8217;로 표기가 정해졌다. 하지만 앞으로 버마어 표기법을 정할 때 만약 성문 폐쇄음이 없는 경우와의 구별을 위해 이를 일부러 나타낸다면 &#8216;차욱&#8217;이든 &#8216;차웃&#8217;이든 받침을 써서 나타내는 것이 좋을 것이다.</p>
<p>필리핀에서 쓰는 타갈로그어도 어말 무성 폐쇄음이 불파음이다(대신 말레이인도네시아어와 달리 유성 폐쇄음은 음절말에서도 무성음화하지 않고 분명하게 발음된다). 필리핀 지명 가운데 Tarlac는 기존 표기 용례에서 &#8216;타를라크&#8217;로 쓰는데 &#8216;타를락&#8217;으로 적는 것이 더 자연스러울 것이다. 필리핀에는 표준 필리핀어의 바탕이 되는 타갈로그어 외에도 지역마다 쓰이는 언어가 백여 개가 되지만 거의 모두 오스트로네시아 어족의 말레이·폴리네시아 어파에 속하여 계통이 같으니 필리핀의 고유 언어를 표기할 때는 어말 무성 폐쇄음을 불파음으로 간주해도 무리가 없을 것이다. 이는 말레이인도네시아어가 공용어로 쓰이지만 자바어, 순다어, 이반어 등 계통이 같은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의 지역별 고유 언어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p>
<p>그렇다고 아시아의 언어가 다 어말 무성 폐쇄음을 불파음으로 처리하는 것은 아니다. 몽골어를 비롯하여 위구르어, 우즈베크어, 페르시아어 등 중앙아시아의 여러 언어와 벵골어, 힌디어, 타밀어를 비롯한 남아시아의 여러 언어는 어말 무성 폐쇄음을 받침으로 처리하기 곤란하다. 그러고 보면 어말 무성 폐쇄음이 필수적으로 불파음인 것은 중국·티베트어족에 속하는 버마어, 티베트어, 중국어 등이 쓰이는 지역을 경계로 동아시아와 동남아시아에서 나타나는 지역적인 현상이다. 오스트로아시아 어족에 속하는 크메르어와 베트남어, 크라·다이 어족(타이·카다이 어족)에 속하는 타이어와 라오어, 오스트로네시아 어족에 속하는 말레이인도네시아어와 타갈로그어, 다른 언어와의 친연 관계가 밝혀진 것이 없는 한국어 등 계통이 다른 여러 언어들에서 나타나므로 지리적 인접성으로 인한 상호 영향에 따른 것으로 봐야 하겠다.</p>
<p>크메르어, 라오어 등 아직 외래어 표기법에서 다루지 않는 언어의 표기 세칙을 제대로 마련하려면 많은 준비가 필요하겠지만 아직 표기법이 마련되어있지 않더라도 이제부터 동아시아와 동남아시아의 언어를 표기할 때 어말 파열음을 받침으로 적는 것으로 방침을 바꾸는 것은 어떨까? 그러면 적어도 사원을 뜻하는 단어가 타이어로는 &#8216;왓&#8217;이고 크메르어와 라오어로는 &#8216;와트&#8217;가 되는 불일치는 해결할 수 있겠다.</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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