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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스와힐리어 &#8211; 끝소리</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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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세계의 말과 글</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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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스와힐리어 &#8211; 끝소리</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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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8216;버락 오바마&#8217;라는 이름의 어원</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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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c:creator><![CDATA[끝소리]]></dc:creator>
		<pubDate>Thu, 13 Nov 2008 10:40:03 +0000</pubDate>
				<category><![CDATA[미분류]]></category>
		<category><![CDATA[루오]]></categ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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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ategory><![CDATA[버락오바마]]></categ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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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CDATA[미국 대통령 당선자 버락 오바마만큼 이름이 화제가 된 인물은 찾기 쉽지 않다. 오바마 스스로 &#8220;이상한 이름을 가진 깡마른 아이(a skinny kid with a funny name)&#8221;였다고 하기도 했고, 선거 기간에는 그를 지지하지 않는 사람들이 그의 중간 이름(middle name)이 &#8216;후세인&#8217;이라는 사실을 즐겨 언급하기도 했다. 버락 오바마라는 이름에 얽힌 이야기를 여러가지 소개하고자 한다. 언어 관련 블로그 &#8216;랭귀지 로그(Language Log)&#8217;에 [&#8230;]]]></description>
										<content:encoded><![CDATA[<span style="font-size:0.9em; color:#5C78C6;">본 글은 원래 이글루스에 올렸던 글입니다. 이글루스가 종료되었기에 열람이 가능하도록 이곳으로 옮겼습니다. 기한이 지난 정보가 있을 수도 있고 사항에 따라 글을 쓴 후 의견이 바뀌었을 수도 있지만 오타 수정이나 발음 기호를 균일하게 고치는 것 외에는 원문 그대로 두었고 훗날 내용을 추가한 경우에는 이를 밝혔습니다. 외부 링크는 가능한 경우 업데이트했지만 오래되어 더이상 유효하지 않은 것은 그대로 남겨두었습니다. 날짜는 이글루스 게재 당시의 날짜로 표시합니다.</span><br>
<span style="color:#C5D2DB">—</span>
<p>미국 대통령 당선자 버락 오바마만큼 이름이 화제가 된 인물은 찾기 쉽지 않다. 오바마 스스로 &#8220;이상한 이름을 가진 깡마른 아이(a skinny kid with a funny name)&#8221;였다고 하기도 했고, 선거 기간에는 그를 지지하지 않는 사람들이 그의 중간 이름(middle name)이 &#8216;후세인&#8217;이라는 사실을 즐겨 언급하기도 했다.</p>
<p>버락 오바마라는 이름에 얽힌 이야기를 여러가지 소개하고자 한다. 언어 관련 블로그 &#8216;랭귀지 로그(Language Log)&#8217;에 실린 <a href="http://itre.cis.upenn.edu/~myl/languagelog/archives/004187.html">&#8220;The Barrage against &#8216;Barack'&#8221;</a>과 <a href="http://itre.cis.upenn.edu/~myl/languagelog/archives/004196.html">&#8220;&#8216;Barack&#8217; Mailbag&#8221;</a>를 많이 참고했다.</p>
<div><img fetchpriority="high" decoding="async" class="aligncenter size-full wp-image-105952" src="https://pyogi.kkeutsori.com/wp-content/uploads/2023/08/f0074568_491bab72b30f2.jpg" alt="" width="225" height="327" srcset="https://pyogi.kkeutsori.com/wp-content/uploads/2023/08/f0074568_491bab72b30f2.jpg 225w, https://pyogi.kkeutsori.com/wp-content/uploads/2023/08/f0074568_491bab72b30f2-206x300.jpg 206w" sizes="(max-width: 225px) 100vw, 225px" /></div>
<div style="text-align: center;">미국 대통령 당선자 버락 오바마</div>
<p>그의 이름은 Barack Hussein Obama, Jr., 한글로 표기하면 &#8216;버락 후세인 오바마 2세&#8217;가 된다. 이름의 Jr. (Junior, 2세)에서 알 수 있듯이 그의 아버지도 이름이 Barack Hussein Obama이다. 아들과 구별할 필요가 있을 때는 Sr. (Senior, 1세)를 붙인다. 버락 오바마 1세는 케냐 남서부 냔자주(Nyanza Province)의 작은 마을 냥오마코겔로(Nyang’oma Kogelo)에서 자라났다. 그의 아버지, 즉 대통령 당선자 버락 오바마의 할아버지는 후세인 오냥고 오바마(Hussein Onyango Obama)이다.</p>
<div><img decoding="async" class="aligncenter size-full wp-image-105953" src="https://pyogi.kkeutsori.com/wp-content/uploads/2023/08/f0074568_491bae069c2b6.jpg" alt="" width="180" height="225" /></div>
<div style="text-align: center;">버락 오바마 부자(1971년경 사진)</div>
<h2>중간 이름 &#8216;후세인&#8217;에 얽힌 사연</h2>
<p>그런데 일반 미국인은 &#8216;후세인&#8217;이라는 이름을 들으면 이라크의 독재자 사담 후세인을 연상한다. 그래서 오바마를 지지하지 않는 사람들은 그의 중간 이름이 &#8216;후세인&#8217;이란 사실을 계속 언급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8216;후세인&#8217;은 아랍 세계에서 매우 흔한 이름이다. 잘 알려진 후세인 가운데는 미국에 우호적이었던 전 요르단 국왕 후세인도 있다. 하지만 단순히 아랍어 이름을 가졌다는 사실만으로도 일부 미국인들에게 거부감을 줄 수 있는 것이 현실이니 이런 설명이 통할지 모르겠다.</p>
<p>후세인은 표준 아랍어로는 후사인(Ḥusayn, حسین)인데 &#8216;좋은&#8217;, &#8216;잘생긴&#8217;을 뜻한다. 이슬람교의 창시자 무함마드의 손자 후사인 이븐알리(Ḥusayn ibn ‘Alī) 때문에 아랍 세계에서 많이 쓰게 된 이름이다. 무슬림(이슬람교 신자)이 아닌 이도 이 이름을 가진 사람이 많다(흔히 아랍인은 모두 무슬림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무슬림이 아닌 아랍인도 매우 많다).</p>
<p>아랍어는 아라비아반도에서 북아프리카에 걸친 넓은 지역에서 사용되는만큼 일상 생활에서 쓰는 구어체 방언은 지역별로 차이가 많이 난다. 글을 쓸 때나 다른 아랍어 방언을 쓰는 사람들과 의사소통을 해야 하는 공식 상황에서는 표준 아랍어를 사용하는데 이 표준 아랍어로 말할 때도 구어체의 영향으로 출신 지역에 따라 발음이 조금씩 달라진다. 특히 모음이 많이 달라지는데 원래 표준 아랍어의 모음은 &#8216;아&#8217;, &#8216;이&#8217;, &#8216;우&#8217; 셋 밖에 없지만 &#8216;아이&#8217;를 &#8216;에이&#8217;로 발음하는 방언이 많다. 그래서 &#8216;후사인&#8217;이 &#8216;후세인&#8217;이 되는 것이다.</p>
<p>그럼 어떻게 해서 동아프리카 케냐에서 후세인이라는 이름을 쓰게 되었을까? 동아프리카는 예로부터 인도양 무역을 통해 아랍 세계와의 교류가 많았고 이슬람교도 전해졌다. 오늘날 케냐는 기독교(개신교, 가톨릭) 신자가 제일 많지만 해안을 중심으로 이슬람교 신자도 많다. 오바마의 할아버지 후세인 오바마는 그의 둘째 부인 세라에 따르면 원래 가톨릭 신자였다가 이슬람교로 개종하면서 후세인이라는 이름을 쓰게 되었다고 한다. 손자 버락 오바마 2세는 기독교도이지만 아버지와 할아버지의 이름을 따라 이름을 짓는 전통에 따라 이슬람교도였던 할아버지의 이름을 중간 이름으로 쓰고 있는 것이다.</p>
<p>오바마의 친가는 루오(Luo)족인데 이들의 전통적 작명 방식은 &#8216;세례명·루오어 이름·아버지의 루오어 이름&#8217; 형태였다. 즉 성(姓)이 없었다. 후세인 오바마의 본명은 오냥고 우오드 오바마(Onyango wuod Obama), 즉 &#8216;오바마의 아들 오냥고&#8217;였는데 이슬람교로 개종하면서 이게 후세인 오냥고 오바마가 된 것이다. 그의 아버지, 즉 버락 오바마의 증조할아버지의 이름이 오바마였던 것이다. 그런데 그의 아들 대부터 전통의 방식을 깨고 오바마가 성이 된 대신 아버지의 이름을 아들의 중간 이름으로 사용한 것이다.</p>
<h2>&#8216;축복&#8217;을 뜻하는 &#8216;버락&#8217;</h2>
<p>민주당 경선이 한창이던 2월 10일 타임 지 정치부 기자 출신인 마이크 앨런은 앞으로 오바마는 더 심한 검증을 거쳐야 할 것이라면서 &#8216;버락&#8217;의 어원에 대한 의문을 제기했다. 1995년 출판된 회고록에서는 &#8216;버락&#8217;이 &#8216;축복받은&#8217;을 뜻하는 아랍어라고 했는데 2004년 상원의원 선거 때에는 기자들에게 &#8216;버락&#8217;이 스와힐리어로 &#8216;신으로부터 축복받은&#8217;이란 뜻이라고 했다는 것이다.</p>
<p>스와힐리어에 대해 조금이라도 알고 있는 사람이라면 실소를 금치 못할 일이다. 스와힐리어는 아랍어계 어휘를 많이 받아들였기 때문에 버락(Barack)의 어원인 baraka는 스와힐리어 단어이기도 하고 아랍어 단어이기도 한 것이다. 버락이 아랍어냐 스와힐리어냐 따지는 것은 마치 이름이 &#8216;소망&#8217;인 사람이 한 번은 한국어 이름이라고 하고 한 번은 한자로 hope란 뜻이라고 설명했다고 해서 어느 쪽이 맞느냐고 따지는 것과 같다.</p>
<p>스와힐리어는 케냐를 비롯한 동아프리카에서 널리 사용되는 언어이다. 여러 다른 언어를 사용하는 이들이 무역을 하면서 쓴 반투계 언어 기저에 아랍어를 비롯한 여러 언어의 어휘를 혼합한 무역 언어로 시작했다. 그래서 아랍어와 반투계 언어의 혼성어라고 본 적도 있으나 오늘날에는 명실상부한 반투계 언어로 보고 있다. 단지 한국어에 한자 어휘가 많다거나 영어에 노르만 프랑스어계 어휘가 많다고 해서 한국어나 영어를 혼성어로 보지 않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p>
<p>스와힐리어에서는 barak(a)가 &#8216;축복&#8217;, &#8216;번영&#8217;, &#8216;부유&#8217;를 뜻하는 명사이고 아랍어 어원은 B-R-K (برك)이다. 아랍어나 히브리어 같은 일부 아프리카·아시아 어족(Afro-Asiatic languages) 언어에서는 보통 세 개의 자음으로 구성된 어근이 말의 기본적 의미를 나타내고 거기에 모음과 다른 자음을 더해서 문법적인 의미를 부여한다. 아랍어에서 B-R-K의 사전적 의미는 &#8216;축복&#8217;이다.</p>
<p>해외 언어 블로그 <a href="http://itre.cis.upenn.edu/~myl/languagelog/archives/004187.html">Language Log</a>에서 인용한 <a href="http://bulbulovo.blogspot.com/">Bulbul</a>이라는 블로거의 추측에 따르면 baraka는 아랍어 동사형 가운데 하나인 bāraka (بارك)에서 온 듯 하다. 이 동사형이 들어간 통상구 bārak(a) Allāh fīk (بارك الله فيك)은 &#8216;신이 축복하시기를&#8217;이란 뜻이며 심지어 &#8216;고맙다&#8217;라는 뜻으로 사용되기도 한다.</p>
<p>아랍어로 &#8216;축복받은&#8217;은 같은 어근에서 온 mubārak (مبارك)이다. 이 형태는 이집트의 대통령 호스니 무바라크(Hosni Mubarak)의 이름에서 볼 수 있다.</p>
<h2>&#8216;버락&#8217;의 히브리어 이름은?</h2>
<p>이쯤에서 아랍어와 히브리어가 같은 계통의 언어라는 것을 아는 이는 &#8216;버락&#8217;에 해당하는 히브리어 이름이 무엇인지 궁금해할 수 있다. 이스라엘의 전 총리 에후드 바라크(Ehud Barak, אהוד ברק)의 성인 &#8216;바라크&#8217;가 혹시 &#8216;버락&#8217;에 해당하는 히브리어 이름이 아닐까?</p>
<p>하지만 히브리어의 Barak는 사실 B-R-K가 아니라 &#8216;번개&#8217;를 뜻하는 어근 B-R-Q에서 왔다. &#8216;바라크&#8217;의 히브리 문자 표기를 보면 kaf (כ)가 아니라 quf (ק)를 쓴 것을 볼 수 있다. 히브리어에서는 셈 조어(히브리어와 아랍어의 공통 조상이 되는 고대 언어)의 k와 q 음이 합쳐져 둘 다 [k]로 발음되므로 원 어근은 B-R-Q이지만 Barak가 된 것이다. 아랍어에서는 k와 q가 구별되며 아랍어로 번개는 B-R-Q에서 온 barq이다.</p>
<p>B-R-K에서 온 히브리어 이름은 사실 바루흐(Baruḫ, ברוך)이다(히브리 문자 가운데 כ는 단어 끝에 올 때는 ך의 형태가 된다). 히브리어에서는 원래의 k의 발음이 일부는 [k]로, 일부는 [x]로 되는 음운 변화가 있었는데 바루흐에서는 [x] 음이 난다. 바루흐는 보통 &#8216;축복받은 자&#8217;라고 뜻풀이를 한다. 이 이름을 가진 사람으로는 고대 히브리 선지자 예레미야의 제자 바루흐가 있는데 개역성경, 공동번역 등 주요 한국어 번역에서는 모두 &#8216;바룩&#8217;으로 표기하고 있다(예레미야 32:13). 그는 외경 &#8216;바룩서&#8217;의 저자로 알려져 있다. 네덜란드의 유대인 철학자 바뤼흐 스피노자(Baruch Spinoza)의 이름인 &#8216;바뤼흐&#8217;도 바루흐의 네덜란드어 형태이다.</p>
<p>바루흐의 영어식 형태는 Baruch이다. 그 발음은 다양한데 Longman Pronunciation Dictionary에서는 영국식은 바룩[ˈbɑːɹ.ʊk]이 주 발음이고 미국식은 버루크[bə.ˈɹuːk]가 주 발음이라고 하면서도 베(어)룩·바럭·베(어)럭(영국식), 바루크·베루크·바럭·베럭(미국식)의 발음을 추가로 제시한다. 여담이지만 영어 이름은 이처럼 가능한 발음이 많아서 한글 표기를 통일하기 쉽지 않은 것이 많다. 여기서는 일단 &#8216;바룩&#8217;으로 통일하도록 한다.</p>
<p>오바마는 대선 유세 중에 플로리다 주 유대교 회당에서 &#8216;버락&#8217;은 히브리어로 &#8216;축복받은 자&#8217;를 뜻하는 &#8216;바룩&#8217;이라고 소개한 바 있다. 그에 앞서 2006년 당시 민주당 소속 상원의원 조 리버먼이 버락 오바마를 &#8216;바룩&#8217;, 즉 &#8216;축복&#8217;이라고 부른 동영상이 있어 소개한다(&#8220;As far as I’m concerned he is a &#8216;Baruch,&#8217; which means a blessing.&#8221;) 공교롭게도 리버먼은 2008년 대선에서는 오바마 대신 오랜 친구 존 매케인을 지지하였다.</p>
<div><center><iframe title="Lieberman 2006: I Will Help Obama &quot;Reach to the Stars&quot;" src="https://www.youtube.com/embed/OJTJbqKuDDM" width="425" height="344" frameborder="0" allowfullscreen="allowfullscreen"></iframe></center></p>
<p style="text-align: center;">2006년 오바마를 &#8216;바룩&#8217;, 즉 &#8216;축복&#8217;이라고 부르는 당시 민주당 상원의원 조 리버먼</p>
</div>
<p>버락 오바마 1세는 미국에 유학 가서 배리(Barry)라는 영어식 애칭을 이름으로 사용했다. 낯선 아프리카 이름보다는 미국인들이 기억하기 쉬운 이름을 쓰고 싶었던 것이다. &#8216;배리&#8217;는 원래 아일랜드어 이름에서 왔지만 Bartholomew와 같은 이름을 줄여서 부르는 애칭으로도 쓰이는데 원래 이름이 바룩(Baruch)인 사람들도 &#8216;배리&#8217;라는 애칭을 즐겨 쓴다.</p>
<h2>&#8216;오바마&#8217;는 &#8216;비뚫어진&#8217;이란 뜻이라고?</h2>
<p>그럼 &#8216;오바마&#8217;의 어원은 무엇일까? 확실한 것은 루오어 이름이란 것이다. 루오어는 나일·사하라 어족(Nilo-Saharan languages)에 속하며 스와힐리어와 같은 반투계 언어(니제르·콩고 어족)와는 계통부터 전혀 다르다.</p>
<p>루오어에서 bam은 &#8216;구부러지다&#8217;, &#8216;기울다&#8217;를 뜻하는 동사이고 여기서 파생된 이름은 &#8216;오밤(Obam)&#8217;으로 &#8216;구부러진&#8217; 또는 &#8216;기울어진&#8217;이란 뜻이다. 실제 루오족 가운데서 &#8216;오밤&#8217;이란 이름을 가진 이들이 있는데 이런 이름은 원래 태어났을 때 팔다리가 구부러졌다든지 자세가 굽었다든지 하는 이유로 지어졌을 것이다.</p>
<p>그래서 &#8216;오바마&#8217;도 비슷한 뜻이라고 추측할 수 있다. 실제 구보수주의 성향의 칼럼니스트 톰 코바치(Tom Kovach)는 루오족 출신 언어학자를 인용해 &#8216;오바마&#8217;가 루오어로 &#8216;비뚫어진(crooked)&#8217;이라는 내용의 글을 썼다(<a href="http://www.renewamerica.us/columns/kovach/080723">원문 보기</a>).</p>
<p>하지만 &#8216;오바마&#8217;는 아무래도 루오어에서 사전적 의미가 있는 이름 같지는 않다. 인터넷 아프리카 커뮤니티 &#8216;마샤다&#8217;에서 스스로 루오족이라고 밝힌 아이디 KILL PROPAGANDA는 &#8216;오바마&#8217;는 &#8216;결에 반대로 가는 자, 즉 거스르는 자(one who goes against the grain)&#8217; 또는 &#8216;관습을 좇지 않는 자(the unconventional one)&#8217;이라고 뜻풀이를 했는데 이를 얼마나 신뢰할 수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Obam에 a가 붙음으로써 어감이 상당히 변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p>
<p>결론을 내리자면 &#8216;오바마&#8217;는 루오어 이름이 맞지만 원래 있는 루오어 낱말에서 그대로 따온 것은 아니고 형태를 조금 바꿔 색다른 어감의 이름으로 지은 것이라고 할 수 있다.</p>
<h2>&#8216;버락 오바마&#8217;의 발음과 한글 표기</h2>
<p>지금은 한글 표기가 &#8216;버락 오바마&#8217;로 어느정도 정착된 듯 하지만 아직도 간혹 &#8216;바락&#8217;, &#8216;배럭&#8217;이란 표기가 보인다. 작년만 해도 &#8216;바락&#8217;, &#8216;바라크&#8217;, &#8216;배럭&#8217;, &#8216;바랙&#8217;, 심지어 &#8216;버럭&#8217; 등 여러가지 표기가 쓰였다(<a href="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0808336&amp;PAGE_CD=S0200">오마이뉴스 기사 참조</a>)</p>
<div><img loading="lazy" decoding="async" class="aligncenter size-full wp-image-105954" src="https://pyogi.kkeutsori.com/wp-content/uploads/2023/08/f0074568_491c0159b3d2f.jpg" alt="" width="500" height="229" srcset="https://pyogi.kkeutsori.com/wp-content/uploads/2023/08/f0074568_491c0159b3d2f.jpg 500w, https://pyogi.kkeutsori.com/wp-content/uploads/2023/08/f0074568_491c0159b3d2f-300x137.jpg 300w" sizes="auto, (max-width: 500px) 100vw, 500px" /></div>
<div style="text-align: center;">주한미국대사관 웹사이트에서 &#8216;배럭 오바마&#8217;라는 표기를 쓴 모습(출처: 오마이뉴스 기사)</div>
<p>&#8216;버락 오바마&#8217;는 2007년 3월 7일 정부ㆍ언론 외래어 심의 공동위원회 제74차 회의에서 결정한 표기로 본인이 쓰는 발음인 [bə.ˈɹɑːk oʊ̯.ˈbɑːm.ə]를 외래어 표기법에 따라 적은 것이다.</p>
<p>Barack은 영어권에서도 생소한 이름이기 때문에 처음에는 발음에 대한 혼란이 많았다. 영어에서 두 음절 단어는 첫 음절에 강세를 주는 습관 때문에 영어 단어 barrack처럼 &#8216;배럭[ˈbæɹ.ək]&#8217;으로 발음하는 것을 아직도 흔히 들을 수 있다. 하지만 본인의 발음은 &#8216;버락&#8217;이다. 영국 BBC 방송에서 고유명사의 올바른 발음을 제시하는 부서인 <a href="http://www.bbc.co.uk/blogs/magazinemonitor/2007/01/how_to_say_barack_obama.shtml">Pronunciation Unit</a>의 설명을 보자.</p>
<blockquote><p>그의 이름은 &#8216;버락 오바마&#8217;로 발음해야 한다. 그가 처음 알려졌을 때 이름을 &#8216;버랙&#8217; 또는 심지어 &#8216;배럭&#8217;이라고 발음하는 등 이견이 있었지만 우리가 권하는 발음은 그가 스스로 쓰는 발음을 기초로 한 것이다. 그가 자신의 이름을 발음하는 것을 <a href="http://www.barackobama.com/video/about.php">여기</a>서 들을 수 있다.</p>
<p>His name should be pronounced buh-RAAK oh-BAA-muh. When he first came to prominence, there was some disagreement about his first name, which was also sometimes pronounced buh-RACK or even BARR-uhk, but our recommendation is based on the pronunciation he uses himself &#8211; he can be heard saying his own first name <a href="http://www.barackobama.com/video/about.php">here</a>.</p></blockquote>
<p>그런데 Barack의 발음이 [bə.ˈɹɑːk]라면 둘째 a는 장모음이니 외래어 표기법을 엄밀히 적용하면 &#8216;버라크&#8217;라고 적어야 한다. 이 문제는 이전 글 <a href="1043339.html">&#8216;스와프? 스왑? 스웝? Swap의 표기&#8217;</a>에서 다룬 문제와 비슷한데, 미국 영어에서 장모음 [ɑː]와 단모음 [ɑ]의 구별이 있느냐, 없느냐는 조금 까다로운 문제이다. Swap는 &#8216;스와프&#8217;로 쓰는 것이 표준 표기인 듯 하지만 보통 이런 애매한 경우는 shot &#8216;샷&#8217;, rock &#8216;락&#8217;, pop &#8216;팝&#8217;과 같이 단모음으로 취급하고 적는 것이 더 흔하다. Barack의 둘째 a는 원래 어원상 o여서 영국식 영어의 &#8216;오[ɒ]&#8217; 발음에 대응하는 발음은 아니지만 미국식 영어에서 rock의 o처럼 발음한다고 볼 수 있으니 단모음으로 취급한 것 같다.</p>
<p>그럼 Obama [oʊ̯.ˈbɑːm.ə]는 어떻게 &#8216;오바마&#8217;가 될까? 외래어 표기법에서는 영어의 [oʊ̯] (또는 영국식 [əʊ̯])는 &#8216;오&#8217;로 적도록 하고 있고 인명 또는 지명에서 [ə] 음가를 가진 어말의 a는 &#8216;아&#8217;로 적도록 하고 있기 때문이다.</p>
<p>요즘 CNN 같은 방송의 전문 방송인들은 Barack을 &#8216;버락[bə.ˈɹɑːk]&#8217;으로 발음하고 있지만 영어권에서 일반인들은 아직도 Barack의 발음을 잘못 아는 이들이 많다. 영어는 철자만 가지고는 발음을 알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국어로는 &#8216;버락&#8217;이란 한글 표기가 정착되기만 하면 한국어 발음 체계 내에서 본인의 발음을 최대한 존중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예전에 &#8216;부쉬&#8217;, &#8216;붓쉬&#8217;가 &#8216;부시&#8217;로 정착되고 &#8216;클린튼&#8217;이 &#8216;클린턴&#8217;으로 정착된 것처럼 미국 대통령의 이름이 표준 표기에 따라 정착되는 것은 시간문제이겠지만 &#8216;버락&#8217;은 성이 아닌 이름이라서 표준 표기대로 통일되는데 좀 더 시간이 필요할 것 같기도 하다.</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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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8220;아프리카 말 할 줄 아세요?&#8221;</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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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c:creator><![CDATA[끝소리]]></dc:creator>
		<pubDate>Mon, 22 Dec 2008 22:17:47 +0000</pubDate>
				<category><![CDATA[미분류]]></category>
		<category><![CDATA[J.M.쿠체]]></category>
		<category><![CDATA[남아공]]></category>
		<category><![CDATA[남아프리카공화국]]></category>
		<category><![CDATA[아프리카]]></category>
		<category><![CDATA[언어]]></category>
		<category><![CDATA[왕가리마타이]]></category>
		<category><![CDATA[외래어표기법]]></category>
		<category><![CDATA[케냐]]></categ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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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CDATA[내가 동아프리카의 케냐에서 산 적이 있다는 얘기를 하면 가끔 듣는 질문이 있다. &#8220;아프리카 말 할 줄 아세요?&#8221; 또는 &#8220;케냐 말 할 줄 아세요?&#8221; 그런데 인터넷에서 우연히 찾은 〈아프리카의 언어 상황에 대한 소고〉라는 글에서 저자 김학수도 이 &#8216;아프리카 말&#8217;에 대해서 받는 질문 이야기를 하고 있다. 보통 우리는 &#8216;아프리카&#8217;라고 하는 개념을 &#8216;아시아&#8217;, &#8216;유럽&#8217;에 비하여 좀 더 포괄적으로 [&#8230;]]]></description>
										<content:encoded><![CDATA[<span style="font-size:0.9em; color:#5C78C6;">본 글은 원래 이글루스에 올렸던 글입니다. 이글루스가 종료되었기에 열람이 가능하도록 이곳으로 옮겼습니다. 기한이 지난 정보가 있을 수도 있고 사항에 따라 글을 쓴 후 의견이 바뀌었을 수도 있지만 오타 수정이나 발음 기호를 균일하게 고치는 것 외에는 원문 그대로 두었고 훗날 내용을 추가한 경우에는 이를 밝혔습니다. 외부 링크는 가능한 경우 업데이트했지만 오래되어 더이상 유효하지 않은 것은 그대로 남겨두었습니다. 날짜는 이글루스 게재 당시의 날짜로 표시합니다.</span><br>
<span style="color:#C5D2DB">—</span>
<p>내가 동아프리카의 케냐에서 산 적이 있다는 얘기를 하면 가끔 듣는 질문이 있다.</p>
<p>&#8220;아프리카 말 할 줄 아세요?&#8221; 또는 &#8220;케냐 말 할 줄 아세요?&#8221;</p>
<p>그런데 인터넷에서 우연히 찾은 〈아프리카의 언어 상황에 대한 소고〉라는 글에서 저자 김학수도 이 &#8216;아프리카 말&#8217;에 대해서 받는 질문 이야기를 하고 있다.</p>
<blockquote><p>보통 우리는 &#8216;아프리카&#8217;라고 하는 개념을 &#8216;아시아&#8217;, &#8216;유럽&#8217;에 비하여 좀 더 포괄적으로 사용하는 경향이 있다: 흑인인 경우 나이지리아인, 케냐인, 콩고인이라는 세분된 명칭대신 그냥 아프리카인으로 부르는 경우가 많다. 이 사실은 우리가 다른 아시아 국가들에서 온 사람들을 볼 때 단순히 아시아인이라고 부르지 않고 베트남인, 중국인, 일본인 등으로 부르는 것과 명백히 대비된다. 또 다른 예로는 필자가 흔히 받는 질문인 &#8216;아프리카 말로 &#8230;을 뭐라고 합니까?&#8217;인데, 이 말은 질문자에 따라 두가지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첫번째 의미는 한국에는 &#8216;한국어&#8217;, 독일에는 &#8216;독일어&#8217;와 같이 아프리카 대륙에는 &#8216;아프리카어&#8217;라고 하는 단일어가 사용되고 있다는 (잘못된) 생각과 연관되어 있고, 두번째로는 아프리카에 많은 언어들이 있다는 사실은 알고 있지만 그 언어들의 개별 명칭들을 몰라서 그냥 &#8216;아프리카어&#8217;로 부르는 경우이다. 결국은 이 두 의미 모두가 아프리카의 언어 상황에 대한 지식의 부재에서 비롯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p></blockquote>
<p>그럼 케냐에는 &#8216;케냐 말&#8217;이라는 언어가 있지 않을까 하는 추측은 어떨까? 유럽을 보면 모나코, 안도라, 리히텐슈타인 등 소국들을 제외하면 거의 모든 나라들이 나라 이름을 딴 국어를 가지고 있다. 예외를 꼽자면 오스트리아, 벨기에, 스위스, 키프로스 정도? 심지어 소국 몰타에는 몰타어, 룩셈부르크에는 룩셈부르크어라는 언어가 있다. 그러니 아프리카 케냐에도 &#8216;케냐어&#8217;라는 언어가 있을 것이라고 추측하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p>
<h2>53개국에서 2,100여개 언어 사용</h2>
<p>하지만 아프리카에는 나라마다 그 나라 이름을 딴 언어가 있다는 공식이 잘 설립하지 않는다. 마다가스카르에서 쓰는 마다가스카르어(혹은 &#8216;말라가시&#8217;), 르완다에서 쓰는 르완다어, 보츠와나에서 쓰는 츠와나어, 레소토에서 쓰는 소토어, 에스와티니에서 쓰는 스와티어, 콩고 민주 공화국과 콩고 공화국에서 쓰는 콩고어 등이 있지만 아프리카 53개국 가운데 많이 잡아야 10여 개에만 해당하는 사항이다. 또 같은 언어를 쓰는 집단이 여러 나라에 걸쳐 있는 경우도 많다.<br />
이는 오늘날 아프리카의 국경이 현지 민족과 문화 구분을 토대로 한 것이 아니라 제국주의 시대 유럽 열강등이 자의적으로 그렸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아프리카가 워낙 다양한 언어의 보고라는 사실도 작용한다. 이에 대한 김학수의 설명을 인용한다.</p>
<blockquote><p>최근의 연구 보고에 의하면 아프리카 대륙에는 2,100여 개의 언어들이 사용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 수치는 6,900개로 추산되는 전세계 언어들의 약 3분의 1에 해당하며, 2005년도 기준으로 약 9억인 아프리카의 인구 수(총 세계인구 64억의 약 7분의 1) 및 53개의 아프리카 전체 국가 수에 비해 상당히 분화된 양상을 보인다.</p></blockquote>
<p>아프리카에는 단순히 언어 개수만 많은 것이 아니다. 언어의 친족 관계를 연구하면 계통이 같은 언어를 묶는 가장 상위 분류를 어족이라고 한다. 그런데 아프리카에서 쓰는 언어는 아프리카·아시아 어족, 나일·사하라 어족, 니제르·콩고 어족, 코이산 어족 등 여러 어족으로 분류할 수 있다. 이들은 모두 아프리카에서 형성된 어족으로 보고 있다. 특히 아프리카·아시아 어족은 아랍어, 히브리어, 아람어와 고대 바빌로니아, 아시리아에서 썼던 아카드어 등을 포함하는데, 서양사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이 언어들의 뿌리가 아프리카에 있다는 사실은 꽤 흥미롭다.</p>
<p style="font-size:0.9em; color: #5C78C6;">2023. 8. 2. 추가 내용: 아프리카 남부에서 주로 쓰이는, Khoisan languages로 분류되는 여러 언어들은 한때 하나의 어족을 형성한다고 보았다. 하지만 오늘날에는 이들이 모두 같은 계통이 아니라 대략 세 개의 어족 및 두 개의 외톨이 언어로 이루어져 있다고 여기므로 &#8216;코이산 어족&#8217;보다는 &#8216;코이산 제어&#8217;로 부르는 것이 나을 것이다. 한편 아프리카·아시아 어족은 아프리카 동북부에서 형성되었다는 것이 다수 의견이지만 서아시아에서 형성되었다는 학설도 존재한다.</p>
<p>또 아프리카 밖에서 형성된 어족에 속하는 언어로 아프리카에서만 쓰이는 언어도 있다. 바로 마다가스카르에서 쓰는 마다가스카르어와 남아프리카 공화국, 나미비아 등에서 쓰는 아프리칸스어이다. 마다가스카르어는 남도(오스트로네시아) 어족 언어이고 아프리칸스어는 인도·유럽 어족 언어이다.</p>
<p style="text-align: center;">아프리카의 어족 분포와 몇몇 주요 언어<br />
<a href="https://pyogi.kkeutsori.com/wp-content/uploads/2023/08/African_language_families_ko.svg"><img loading="lazy" decoding="async" class="aligncenter size-full wp-image-105990" role="img" src="https://pyogi.kkeutsori.com/wp-content/uploads/2023/08/African_language_families_ko.svg" alt="" width="600" height="650" /></a></p>
<p>니제르·콩고 어족의 한 갈래인 반투 어군은 단일 언어 집단으로는 특이하게 워낙 널리 분포되어 있어 이 지도에서는 니제르·콩고 어족을 반투 어군과 기타로 나눠서 칠하고 있다. 지금의 나이지리아와 카메룬의 국경 지대에 기원을 가진 반투어 사용 집단이 농경 기술과 금속 가공 기술의 힘을 업어 지난 수천년 동안 아프리카 중부와 남부로 널리 진출했기 때문에 그 이전에 널리 쓰이던 코이산 어족 언어가 몇 덩어리로 고립되고 중앙아프리카의 피그미족은 아예 고유의 언어를 잃어버렸다.</p>
<p>위 지도에서 케냐는 동쪽에 노란색의 나일·사하라 어족, 파란색의 아프리카·아시아 어족, 주황색의 니제르·콩고 어족 B가 만나는 부분에 있다. 영어와 함께 케냐의 공용어인 스와힐리어를 비롯하여 키쿠유어, 루히아어, 캄바어 등은 반투 어군에 속하고 루오어, 칼렌진어, 마사이어 등은 나일·사하라 어족에 속한다. 아프리카·아시아 어족 언어를 쓰는 이들은 대부분 케냐 북동부에 있는데 오로모어, 소말리어 등은 대부분의 구사자가 이웃한 에티오피아, 소말리아 등 케냐 바깥에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보니어, 가레아주란어, 다할로어 등 화자 수가 적더라도 케냐에서만 쓰이는 아프리카·아시아어족 언어도 있다.</p>
<p>세계의 언어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a href="http://www.ethnologue.com/show_country.asp?name=KE">Ethnologue</a>에 따르면 케냐에는 61개 언어가 쓰이고 있으며, 백만 명을 넘는 구사자가 있는 언어만해도 키쿠유어(5,347,000명)와 루히아어(3,418,083명), 루오어(3,185,000명), 칼렌진어(2,458,123명), 캄바어(2,448,300명), 키시어(1,582,000명), 메루어(1,305,000명) 등 7개나 된다.<br />
케냐 뿐만이 아니라 웬만한 아프리카 국가에서는 이처럼 여러 개의 언어가 쓰인다. 남아프리카 공화국은 공용어만 11개가 있다.</p>
<h2>아프리카 인명과 지명은 어떻게 한글로 표기할 것인가?</h2>
<p>서론이 길어졌는데, 아프리카에서 볼 수 있는 언어의 다양성이 이 블로그의 주 관심사인 외국어 고유명사의 한글 표기에는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생각해보자.</p>
<p style="text-align: center;"><img loading="lazy" decoding="async" class="aligncenter size-full wp-image-105988" src="https://pyogi.kkeutsori.com/wp-content/uploads/2023/08/f0074568_494fcfe930c25.jpg" alt="" width="175" height="233" />케냐의 Wangari Maathai</p>
<p>케냐의 환경 운동가 Wangari Maathai가 2004년 노벨 평화상을 타자 정부·언론 외래어 심의 공동위원회에서는 그 한글 표기를 <a href="http://www.korean.go.kr/08_new/dic/rule_foreign_view.jsp?idx=29531">&#8216;왕가리 마타이&#8217;로 정했다</a>. 하지만 Maathai의 th는 영어의 thing과 같은 단어에서처럼 [θ] 발음을 나타낸다. 스와힐리어에서<del>도, Maathai의 모어인 키쿠유어에서도</del> th는 [θ] 발음을 나타낸다. 발음만 따지면 &#8216;마사이&#8217;로 적어야 한다.</p>
<p>이를 &#8216;마타이&#8217;로 적기로 한 이유는 아프리카의 언어에 대한 정보가 부족해서였을 수도 있다. 이는 한국에서만 그런 것이 아니다. 영어권 방송, 언론에서 나온 발음 설명을 봐도 Maathai의 발음을 제대로 안 것은 찾을 수 없었다. <a href="http://www.merriam-webster.com/dictionary/maathai">Merriam-Webster 사전</a>과 <a href="https://pronounce.voanews.com/browse-oneregion.php?region=kenya">Voice of America</a> 방송에서 &#8216;마타이&#8217;라고 하는 것은 그나마 이해하겠는데 <a href="http://www.loc.gov/nls/other/sayhow.html">미국</a><a href="https://www.loc.gov/nls/about/organization/standards-guidelines/mnop/#m"> Nation</a><a href="http://www.loc.gov/nls/other/sayhow.html">al</a><a href="http://www.loc.gov/nls/other/sayhow.html"> Library Service</a>의 &#8216;마티&#8217;와 <a href="https://www.ksl.com/article/29347406/ap-news-pronunciation-guide-l-r">AP 통신</a>의 &#8216;마다이&#8217;는 정말 정답이 없다.</p>
<p style="font-size:0.9em; color: #5C78C6;">2023. 8. 2. 추가 내용: 키쿠유어에서 th는 사실 유성음 [ð]를 나타내므로 키쿠유어에서도 [θ]로 발음된다는 원래 설명은 잘못되었다. Maathai는 원래 키쿠유인 전 남편 성 Mathai에서 나온 것으로 이혼 후에 a를 하나 덧붙였는데 Mathai의 키쿠유어 발음에 따라 적으면 &#8216;마다이&#8217;가 맞다. AP 통신의 설명은 mah-DY&#8217; 즉 [mɑː.ˈdaɪ̯]로 [ð]가 아닌 [d]처럼 썼으니 여전히 키쿠유어 발음과는 거리가 있다. 그런데 Maathai를 케냐에서는 발음할 때는 보통 무성음 [θ]를 쓰는 듯하다. 철자를 바꿨으니 키쿠유어 발음 대신 스와힐리어식으로 발음하는 것일 수도 있다. 미국 National Library Service의 발음 설명은 2008년에 원문을 올릴 당시에는 MÄ-tē 즉 [ˈmɑː.tiː] &#8216;마티&#8217;였는데 지금은 mə-THĪ 즉 [mə.ˈθaɪ̯] &#8216;머사이&#8217;로 정정되었다. 케냐에서 실제 쓰는 발음을 영어식으로 제대로 흉내낸 것이다.</p>
<p>하지만 Maathai의 발음을 제대로 알고서도 표기를 &#8216;마타이&#8217;로 정했을 가능성이 있다. 외래어 표기법처럼 정식으로 고시된 것은 아니지만 거기에 준하는 <a href="http://korean.go.kr/08_new/data/rule03_0401.jsp">외래어 표기 용례의 표기 원칙</a>이라는 것이 있다. 그 가운데 기타 언어의 표기에 관한 원칙 가운데 th는 &#8216;ㅌ/트&#8217;로 적는다는 것이 있다. 이에 따르면 Maathai의 th가 실제로는 [θ]로 발음된다 해도 &#8216;ㅌ&#8217;으로 적어 &#8216;마타이&#8217;가 된다.</p>
<p>기타 언어의 표기 원칙이란 것은 예전에 외래어 표기 용례집을 발표하면서 원 언어의 발음에 관한 정보를 찾기 힘들 때 편의를 위해 일괄적으로 몇가지 원칙을 정한 것이라 실제 발음을 무시하게 되는 경우가 많아 개인적으로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이 조금 있다.</p>
<p>한편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전 대통령 Thabo Mbeki는 <a href="http://www.korean.go.kr/08_new/dic/rule_foreign_view.jsp?idx=26581">&#8216;타보 음베키&#8217;로 적기로한 결정</a>은 원 발음에도 맞게 된 경우이다. 음베키의 모국어는 남아공의 11개 공용어 가운데 하나인 코사어로 여기서 th는 한국어의 &#8216;ㅌ&#8217;처럼 [tʰ] 음을 나타낸다. 코사어의 t는 한국어의 &#8216;ㄸ&#8217;와 비슷한 음이다.</p>
<p>그러니 아프리카 언어라면 모두 동일한 표기 원칙을 적용하면 되겠지 하는 생각은 아프리카 전체에 &#8216;아프리카 말&#8217;이라는 단일 언어가 있을 거라는 생각만큼 잘못된 생각이다. 그럼 아프리카 이름을 표기하려면 어떤 원칙을 세워야 할까?</p>
<h2>원 언어가 무엇인지도 알기 어려운 아프리카 이름</h2>
<p>케냐의 Wangari Maathai와 남아프리카공화국의 Thabo Mbeki의 한글 표기를 정하는 입장이 되었다고 생각해보자. 보통 외국어 이름의 한글 표기를 정하려면 우선 그 외국어의 정체부터 알아야 한다. 일반적으로 프랑스인의 이름은 프랑스어 이름, 중국인의 이름은 중국어 이름이라는 것이 거의 확실하니 프랑스어 표기법, 중국어 표기법을 각각 적용하면 된다. 3개 공용어가 사용되는 벨기에, 4개 공용어가 사용되는 스위스처럼 다중 언어 사용국 출신의 이름은 원 언어를 알기가 좀더 까다롭다. 사용되는 언어만 수십 개인 케냐와 남아공의 인물은 원 언어를 알기가 훨씬 더 어려워진다.<br />
하지만 더 현실적인 해결책이 있다. 언어 단위로 표기 방식을 정하는 것이 아니라 케냐의 고유 언어, 또는 남아공의 고유 언어를 하나로 묶어 똑같은 표기 원칙을 적용하는 것이다(영어, 아프리칸스어 등은 여기서 제외한다).</p>
<p>앞에서 케냐에서 쓰는 스와힐리어와 키쿠유어는 둘 다 th로 [θ]음을 나타낸다는 것을 언급했는데, 보통 한 나라에서 사용되는 언어는 표기에 따른 발음이 같거나 비슷한 경우가 많다. 남아공의 코사어에서 th가 [tʰ] 음을 나타낸다고 했는데, 같은 남아공에서 쓰이는 줄루어, 츠와나어, 벤다어 등에서도 th가 [tʰ] 음을 나타낸다. 그러니 꼭 원 언어를 모르더라도 케냐 이름에 나오는 th는 [θ]음을, 영어가 아닌 남아공 이름에 나오는 th는 [tʰ] 음을 나타낸다고 보면 된다.</p>
<p>같은 언어에서 온 이름이라도 남아공에서 쓰는 철자와 모잠비크에서 쓰는 철자가 다른 경우도 있다. 남아공은 영어권, 모잠비크는 포르투갈어권이기 때문에 음을 적는 방식이 다르기 때문이다. 그러니 아프리카 고유 언어는 언어를 기준으로 하는 것보다 나라를 기준으로 표기를 정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생각한다.</p>
<p>남아공의 현 대통령 Kgalema Motlanthe의 표기는 최근 <a href="http://www.korean.go.kr/08_new/dic/rule_foreign_view.jsp?idx=32516">&#8216;칼레마 모틀란테&#8217;로 결정되었는데</a>, 여기서 kg라는 철자는 남아프리카에서 쓰이는 소토·츠와나 어군 언어의 표기에 두루 쓰인다. kg라는 철자가 나타내는 음은 원래 [kxʰ]였으나 소토어에서는 일부 [x]음으로 바뀌었다고 하니 한글로는 &#8216;ㅋ&#8217; 내지 &#8216;ㅎ&#8217;에 대응될 수 있겠는데, &#8216;ㅋ&#8217;이 더 어울린다. 어쨌든 이번 결정을 계기로 남아프리카 이름에서 kg라는 철자는 실제 음가의 차이는 있더라도 &#8216;ㅋ&#8217;으로 적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면 앞으로 남아공 이름을 한글로 표기할 때 훨씬 간편해진다. 남아공 사람인 내 친구 한 명은 성이 Makgetla인데 한글로 적으려면 이 원칙을 적용해 &#8216;마케틀라&#8217;라고 하면 된다.</p>
<p>물론 남아공의 언어라고 표기에 따른 발음이 다 비슷하지는 않다. 예를 들어 sh라는 철자는 소토어에서 [ʃ]음을, 츠와나어에서 [sʰ]음을 나타내기 때문에 한글로 표기할 때도 구별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이는 예외적인 경우이고 대부분은 남아공 이름이란 것만 알면 세부 언어를 알 필요 없이 한글 표기를 정하는 것이 가능할 것이다.</p>
<p>솔직히 외래어 표기법에 아프리카 언어를 다룬 규정이 추가될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만약 추가된다면 지금까지처럼 개별 언어에 대한 규정이 아니라 &#8216;아프리카 남부 영어 사용국 언어의 표기 원칙&#8217;, &#8216;동아프리카 3국 언어의 표기 원칙&#8217;같은 규정이 되지 않을까?</p>
<h2>아프리칸스어 이름의 경우</h2>
<p>영어와 아프리칸스어, 프랑스어, 포르투갈어 등은 아프리카 고유 언어와는 표기에 따른 발음 방식이 매우 다르다. 영어, 프랑스어, 포르투갈어의 한글 표기에 대해서는 다행히 외래어 표기법에 세부 규정이 있다. 이에 따라 남아공 Nelson Mandela의 Nelson은 영어 표기법을 따라 &#8216;넬슨&#8217;, 세네갈 Léopold Sédar Senghor는 프랑스어 표기법을 따라 &#8216;레오폴 세다르 상고르&#8217;, 앙골라 José Eduardo dos Santos는 포르투갈어 표기법을 따라 &#8216;조제 에두아르두 두스산투스&#8217;라고 적으면 된다.</p>
<p style="font-size:0.9em; color: #5C78C6;">2023. 8. 2. 추가 내용: Léopold Sédar Senghor의 표기는 2002년 2월 28일 제44차 외래어 심의회에서 &#8216;레오폴 세다르 상고르&#8217;로 정해진 것인데 프랑스어 발음을 [leɔpɔl sedaːʁ sɑ̃ɡɔːʁ]로 본 결과이다. 그런데 본인이 쓴 발음은 [sɛ̃ɡɔːʁ] &#8216;생고르&#8217; 내지 [sɛŋɡɔːʁ] &#8216;셍고르&#8217;에 가깝다(따지자면 그의 r 발음도 [ʁ]보다는 [r]에 가깝다). 각종 사전에서는 Senghor의 발음이 [sɑ̃ɡɔːʁ] 또는 [sɛ̃ɡɔːʁ]로 제시되니 둘 다 표준 프랑스어 발음으로 볼 수 있겠지만 이 이름이 세레르어에서 온 것을 고려하면 기타 언어로 취급하여 &#8216;셍고르&#8217;로 적는 것이 더 나을 수 있다. 한편 프랑스어 남자 이름인 Léopold은 [leɔpɔl] &#8216;레오폴&#8217;과 [leɔpɔld] &#8216;레오폴드&#8217; 둘 다 가능한데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벨기에 왕 이름으로 쓰이는 Léopold를 &#8216;레오폴드&#8217;로 적고 있고 콩고 민주 공화국 킨샤사의 전 이름인 Léopoldville도 &#8216;레오폴드빌&#8217;로 적고 있으니 이에 따라 통일하자면 &#8216;레오폴드&#8217;로 쓰는 것이 더 나을 것이다. 다만 프랑스어권 아프리카나 벨기에 발음에서는 [leɔpɔl] &#8216;레오폴&#8217; 발음이 우세한 듯하다.</p>
<p>하지만 아프리칸스어에 대해서는 외래어 표기법에 세부 규정이 없을 뿐더러 아프리칸스어 이름을 한글로 제대로 표기한 모습은 거의 본 적이 없다.</p>
<p>아프리칸스어는 17세기 네덜란드어에서 나온 언어이다. 네덜란드어에 대해서는 외래어 표기법 세부 규정이 있으나 아프리칸스어의 발음은 네덜란드어와 꽤 다르다.</p>
<p style="text-align: center;"><img loading="lazy" decoding="async" class="aligncenter size-full wp-image-105989" src="https://pyogi.kkeutsori.com/wp-content/uploads/2023/08/f0074568_494fe38ede732.jpg" alt="" width="200" height="267"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John Maxwell Coetzee</p>
<p>2003년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남아공 작가 John Maxwell Coetzee의 표기는 <a href="http://www.korean.go.kr/08_new/dic/rule_foreign_view.jsp?idx=29269">&#8216;존 맥스웰 쿠체&#8217;로 결정되었다</a>. Coetzee는 가장 흔한 아프리칸스어 성 가운데 하나이다. <a href="http://en.wikipedia.org/wiki/J._M._Coetzee">Wikipedia</a>에 따르면 발음은 영어로는 [kʊt.ˈsiː.ə], 아프리칸스어로는 [kutˈsiˑe]이다. 그런데 어떻게 &#8216;쿠체&#8217;라는 표기가 나왔을까?</p>
<p>Coetzee를 영어 이름으로 보지 않았다는 것은 확실하다. 영어에는 어말에 &#8216;에&#8217;로 표기되는 발음이 없고 [eɪ], 즉 &#8216;에이&#8217;로 대체된다. 그럼 Coetzee를 아프리칸스어 이름으로 보았다는 것인데 사실 당시에는 아프리칸스어에 대한 정보가 거의 없었을 것이다. 네덜란드어나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생각했을 수도 있다. 당시는 외래어 표기법의 네덜란드어 규정이 고시되기 전인데 Coetzee를 &#8216;쿠체&#8217;로 표기한 것은 당시의 네덜란드어 이름 표기 방식과 상통한다. 지금은 네덜란드어의 ee를 이중모음으로 보아 &#8216;에이&#8217;로 적지만 당시에는 e의 장모음으로 보고 &#8216;에&#8217;로 적었다.</p>
<p>아프리칸스어의 ee는 [iˑe]라고 쓰기도 하고 Bruce C. Donaldson의 <a href="http://books.google.com/books?id=ftzioRvJzTUC&amp;pg=RA1-PA8&amp;vq=diphthong+ee&amp;dq=grammar+for+afrikaans&amp;source=gbs_search_s&amp;cad=0">A Grammar of Afrikaans</a>에는 [eə]라고 쓰고 있는 이중모음이다. 지역과 세대에 따라 발음이 약간씩 달라지는 것 같다. 영어로 이 이중모음을 흉내낼 때는 보통 seer의 [iːə]로 흉내낸다. 내가 들은 아프리칸스어 발음으로는 &#8216;이에&#8217; 또는 &#8216;이어&#8217; 비슷하게 들린다. 한글 표기를 어떻게 할지는 연구해야 할 사항이다. 어쨌든 &#8216;에&#8217;로 쓸 일은 아니다. 이른바 &#8216;기타 언어&#8217;라고 해서 그냥 철자 그대로 읽기만 하면 2003년 당시 일부 언론에서 썼던 것처럼 &#8216;코에체&#8217;라고 써도 할 말이 없다.</p>
<p>나라면 &#8216;존 맥스웰 쿠치어&#8217;라고 적겠다. 이름 전체를 영어 이름으로 보는 것이다. 아프리칸스어를 쓰는 네덜란드계 집안에서 태어나서도 본명인 John Michael 대신 확실한 영어 이름인 John Maxwell을 쓰며 영어로 작품 활동을 한 작가 이름을 외래어 표기법 규정에도 없는 아프리칸스어(사실은 &#8216;기타 언어&#8217;)로 분류하여 표기하기보다는 Coetzee를 아프리칸스어에서 온 영어 이름으로 보고 영어식 발음인 &#8216;쿠치어&#8217;로 표기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p>
<p>사실 남아공에는 아프리칸스계 후손으로 아프리칸스어 이름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아프리칸스 정체성을 버리고 영어를 쓰는 이들이 많다. (아프리칸스인을 &#8216;아프리카너&#8217;라고도 하지만 정작 남아공에서는 &#8216;아프리칸스인&#8217;이라고 보통 부른다.) 그러니 널리 쓰이는 아프리칸스어 이름은 영어 발음에 따라 한글 표기를 정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p>
<p style="font-size:0.9em; color: #5C78C6;">2023. 8. 2. 추가 내용: 영국 BBC 방송은 원래 Coetzee의 발음을 [kʊt.ˈsiː.ə]로 제시했다가 남아공의 SABC 방송과 그의 출판사와 확인한 끝에 권장 발음을 [kʊt.ˈsiː] &#8216;쿠치&#8217;로 수정했다고 한다. 정작 J.M. Coetzee 본인이 이 발음을 쓴다는 것이다. 아프리칸스어의 ee는 특히 남아공 남쪽, 특히 볼란트(Boland) 지역 방언에서 단순모음으로 실현되기도 하는데 학자에 따라 [ɪ], [iː], [i] 등으로 음가를 묘사한다. 그러니 영어 이름으로 본다면 &#8216;쿠치어&#8217;보다는 &#8216;쿠치&#8217;로 적는 것이 낫다는 것으로 입장이 바뀌었다. 대신 아프리칸스어 이름으로 본다면 실제 발음과 상관 없이 ee의 표기를 &#8216;에&#8217;로 통일하여 &#8216;쿠체&#8217;로 적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p>
<h2>남아공에도 프랑스어 이름을 가진 사람들이 있다?</h2>
<p>아프리칸스어 이름 가운데는 프랑스어에서 온 이름이 꽤 많다. 아프리칸스인의 조상 가운데 프랑스 위그노 교도들이 많이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보통 이런 이름의 발음은 프랑스어 발음과는 딴판이다.</p>
<p>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한 쪽 다리가 절단되었으면서도 장애가 없는 다른 선수들과 당당히 겨룬 남아공 수영 선수 Natalie du Toit가 주목을 받았다. 그런데 그의 이름을 언론과 방송에서는 대부분 &#8216;나탈리 뒤 투아&#8217;로 표기했다. 프랑스어 이름으로 본 것이다. 아프리칸스어 이름 가운데 프랑스어에서 온 이름이 많다는 것을 모르면 남아공에도 프랑스어를 쓰는 사람이 있나보다 하고 생각했을 수 있겠다.</p>
<p>하지만 남아공에서는 Du Toit는 흔한 아프리칸스어 이름으로 통한다. 발음도 &#8216;뒤 투아&#8217;가 아니다. 남아공 사람들은 Du Toit가 아프리칸스어로는 [də ˈtoːɪ], 영어로는 [də ˈtɔɪ̯], 즉 &#8216;더토이&#8217;로 발음된다는 것을 잘 안다. 영어권인 미국에서 뉴올리언스의 Orleans는 프랑스어에서 온 이름이지만 프랑스어식으로 &#8216;오를레앙&#8217;이라고 하지 않고 &#8216;올린스&#8217;라고 발음하는 것과 마찬가지다<del>(&#8216;뉴올리언스&#8217;는 실제 발음과는 조금 차이가 나는 관용 표기가 굳어진 예이다)</del>.</p>
<p style="font-size:0.9em; color: #5C78C6;">2023. 8. 2. 추가 내용: 영어로 Orleans는 보통 [ˈɔːɹl.i‿ənz] &#8216;올리언스&#8217;로 발음되기 때문에 영국식 발음에서는 New Orleans도 보통 &#8216;뉴올리언스&#8217;이며 미국 발음에서도 이 발음이 많이 쓰이므로 &#8216;뉴올리언스&#8217;도 충분히 근거가 있는 표기이다. 하지만 현지에서는 Orleans가 두 음절로 축약되어 [ˈɔːɹl.ənz] 정도로 발음되는 것이 보통이다.</p>
<p>Natalie du Toit를 영어 이름으로 보고 외래어 표기법에 맞게 &#8216;내털리 더토이&#8217;로 표기하자고 올림픽 기간에 나름대로 운동을 벌였지만 호응은 없었다&#8230; (올림픽 기간에는 어차피 외국 선수 이름의 엉터리 표기가 봇물처럼 쏟아져나왔다.)</p>
<p>외래어 표기법 세부 규정이 마련되어 있는 언어에 대해서도 외래어 표기법이 잘 지켜지지 않는데, 공용어가 11개나 되는 남아공 출신 인물의 이름을 제대로 적어주기를 바라는 것은 무리일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가 잘 모르는 아프리카 사람들의 이름이라도 제대로 표기하려는 노력 정도는 해야하지 않을까?</p>
<p>아프리카의 인명과 지명의 한글 표기도 여타 지역 인명과 지명처럼 세심히 발음을 따져서 정해야 한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이 생각이 얼마나 동의를 얻을지는 모르겠다. 같은 아프리카 사람들인데 귀찮게 왜 Thabo의 th는 &#8216;ㅌ&#8217;으로 적고 Maathai의 th는 &#8216;ㅅ&#8217;으로 적자고 그러는지 따질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은 기우일까?</p>
<p><span class="Apple-style-span" style="color: #3366ff;">글 올린 다음 괜히 덧붙이는 말:</span></p>
<p>아프리칸스어 얘기를 꽤 길게 했는데 &#8216;아프리칸스어(Afrikaans)&#8217;는 그 언어로 &#8216;아프리카 말&#8217;이라는 뜻이다. 글을 올린 다음 &#8220;아프리카 말 할 줄 아세요?&#8221;라는 글 제목을 다시 보니 생각이 났다. 한국의 토크쇼 &#8216;미녀들의 수다&#8217;에 나오는 남아공 출신 패널이 &#8216;아프리카 말&#8217;에 대한 얘기를 하는 것을 본 적이 있는데 알아보니 &#8216;아프리칸스어&#8217;를 말한 것이었다. 그러니 &#8216;아프리카 말&#8217;이란 것이 있긴 있다고 할 수 있겠다.</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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