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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미분류 &#8211; 끝소리</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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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세계의 말과 글</descri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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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미분류 &#8211; 끝소리</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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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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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c:creator><![CDATA[끝소리]]></dc:creator>
		<pubDate>Mon, 30 Oct 2017 10:11:16 +0000</pubDate>
				<category><![CDATA[미분류]]></category>
		<category><![CDATA[로마자]]></categ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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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CDATA[카자흐스탄의 누르술탄 나자르바예프 대통령은 지난 금요일인 10월 26일 카자흐어를 적는 문자를 현재의 키릴 문자에서 로마자로 바꾸도록 하는 내용을 담은 법령을 포고했다(러시아어 원문, 관련 영어 기사). 이 법령에서는 2025년까지 점진적으로 로마자로 교체하는 것을 목표로 이를 감독할 위원회를 구성하도록 했으며 새롭게 쓸 카자흐어 로마자를 다음 대조표와 같이 확정했다. 소련의 구성 공화국이던 카자흐스탄은 1991년 독립을 선포했다. 독립국가연합을 창설하고 [&#8230;]]]></description>
										<content:encoded><![CDATA[<span style="font-size:0.9em; color:#5C78C6;">본 글은 원래 이글루스에 올렸던 글입니다. 이글루스가 종료되었기에 열람이 가능하도록 이곳으로 옮겼습니다. 기한이 지난 정보가 있을 수도 있고 사항에 따라 글을 쓴 후 의견이 바뀌었을 수도 있지만 오타 수정이나 발음 기호를 균일하게 고치는 것 외에는 원문 그대로 두었고 훗날 내용을 추가한 경우에는 이를 밝혔습니다. 외부 링크는 가능한 경우 업데이트했지만 오래되어 더이상 유효하지 않은 것은 그대로 남겨두었습니다. 날짜는 이글루스 게재 당시의 날짜로 표시합니다.</span><br>
<span style="color:#C5D2DB">—</span>
<p style="font-size:0.9em; color: #5C78C6;">2025. 12. 30. 추가 내용: 아래 글을 쓴 후에도 카자흐어 로마자는 다시 수정을 거쳤으며 현재로서는 ä, ö, ü, ğ, ū, ŋ, ş를 추가한 2021년 4월의 대조표(<a href="https://commons.wikimedia.org/wiki/File:2021.4_Kazakh_Latin_alphabet_table_-_RU.svg">여기</a>서 확인 가능)로 확정된 듯하다. 원문은 수정하지 않는 대신 카자흐어 문자 대조표와 본문에서 수정안에 따라서 표기가 달라지는 부분은 파란 글씨로 덧붙였다.</p>
<p>카자흐스탄의 누르술탄 나자르바예프 대통령은 지난 금요일인 10월 26일 카자흐어를 적는 문자를 현재의 키릴 문자에서 로마자로 바꾸도록 하는 내용을 담은 법령을 포고했다(<a href="http://www.akorda.kz/ru/legal_acts/decrees/o-perevode-alfavita-kazahskogo-yazyka-s-kirillicy-na-latinskuyu-grafiku">러시아어 원문</a>, <a href="http://www.aljazeera.com/news/2017/10/kazakhstan-switch-cyrillic-latin-alphabet-171028013156380.html">관련 영어 기사</a>). 이 법령에서는 2025년까지 점진적으로 로마자로 교체하는 것을 목표로 이를 감독할 위원회를 구성하도록 했으며 새롭게 쓸 카자흐어 로마자를 다음 대조표와 같이 확정했다.</p>
<figure id="attachment_107269" aria-describedby="caption-attachment-107269" style="width: 360px" class="wp-caption aligncenter"><img fetchpriority="high" decoding="async" class="wp-image-107269" src="https://pyogi.kkeutsori.com/wp-content/uploads/2025/12/f0074568_59f60b9b3efa7-288x300.png" alt="" width="360" height="376" srcset="https://pyogi.kkeutsori.com/wp-content/uploads/2025/12/f0074568_59f60b9b3efa7-288x300.png 288w, https://pyogi.kkeutsori.com/wp-content/uploads/2025/12/f0074568_59f60b9b3efa7-768x801.png 768w, https://pyogi.kkeutsori.com/wp-content/uploads/2025/12/f0074568_59f60b9b3efa7.png 967w" sizes="(max-width: 360px) 100vw, 360px" /><figcaption id="caption-attachment-107269" class="wp-caption-text">카자흐어 로마자 전환을 지시한 법령 569호에 첨부된 대조표</figcaption></figure>
<p>소련의 구성 공화국이던 카자흐스탄은 1991년 독립을 선포했다. 독립국가연합을 창설하고 소련 해체를 확정지은 알마아타 협정도 얼마 후 당시 카자흐스탄 수도이던 알마티(옛 이름 알마아타)에서 체결되었다.</p>
<p>카자흐스탄 헌법은 국가 언어(state language)를 카자흐어로 지정하는 동시에 국가 기관과 지방 자치 단체에서는 러시아어를 카자흐어와 함께 동등한 자격으로 쓸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즉 헌법상으로는 카자흐어가 공용어, 러시아어가 준공용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뒤에서 자세히 알아보겠지만 실제로는 러시아어가 제1공용어 행세를 한다.</p>
<p>카자흐어는 현재 러시아어처럼 키릴 문자로 적는다. 하지만 튀르크 어족에 속하는 카자흐어와 인도·유럽 어족 슬라브 어파에 속하는 러시아어는 계통이 전혀 다를 뿐만 아니라 쓰는 소리도 차이가 많이 난다. 그래서 현행 카자흐어 키릴 문자는 카자흐어에서 쓰는 소리를 모두 나타낼 수 있도록 러시아어 키릴 문자에서는 쓰지 않는 Ә/ә, Ғ/ғ, Қ/қ, Ң/ң, Ө/ө, Ұ/ұ, Ү/ү, Һ/һ, І/і 등 아홉 글자를 추가로 쓴다(이 가운데 І/і는 1918년 철자 개혁 이전에는 러시아어에서도 썼던 글자로 오늘날에도 우크라이나어와 벨라루스어에서는 계속 쓰고 있다). 아울러 러시아어 키릴 문자 가운데 В/в, Ё/ё, Ф/ф, Х/х, Ц/ц, Ч/ч, Щ/щ, Ъ/ъ, Ь/ь, Э/э는 카자흐어 토박이말에서는 쓰지 않고 주로 러시아어에서 들어온 말에 쓰인다. 카자흐어 키릴 문자에 추가된 문자인 Һ/һ 역시 토박이말에서는 쓰지 않고 주로 아랍어와 페르시아어에서 들어온 말에 쓰인다.</p>
<h2>튀르크어 문자의 초기 역사</h2>
<p>카자흐어처럼 튀르크 어족에 속하는 언어로는 튀르키예에서 쓰는 튀르키예어가 대표적이고 중국의 신장위구르자치구에서 쓰는 위구르어도 들 수 있다. 하지만 오늘날 주요 튀르크어 대부분은 옛 러시아 제국과 소련의 지배를 받던 나라에서 쓰인다. 카자흐어를 비롯해 아제르바이잔의 아제르바이잔어와 투르크메니스탄의 투르크멘어, 우즈베키스탄의 우즈베크어, 키르기스스탄의 키르기스어는 모두 튀르크 어족에 속하며 각 나라의 공용어로 쓰인다(중앙아시아의 나머지 한 나라인 타지키스탄의 타지크어는 튀르크어가 아니라 페르시아어의 일종이다). 또 러시아 연방의 구성 공화국인 타타르스탄에서 러시아어와 함께 공용어로 쓰이는 타타르어, 현재 러시아가 지배하고 있는 우크라이나의 크림 자치공화국에서 우크라이나어와 러시아어와 함께 공용어로 쓰이는 크림타타르어도 튀르크 어족에 속한다.</p>
<p>전해지는 가장 오래된 튀르크어 기록은 8세기경 등장한 돌궐어 비문이다. 돌궐 문자는 당시 중앙아시아 실크로드의 주요 교통어였던 인도·유럽 어족 이란 어파 언어인 소그드어를 적는 문자에서 따왔다. 돌궐을 멸망시킨 회골(위구르 제국)의 언어를 적기 위해 9세기에서 14세기까지 쓰인 회골 문자도 소그드 문자를 흘려 쓴 것에서 나왔다. 회골 문자는 후에 몽골 전통 문자와 만주 문자의 바탕이 된다. 회골(回鶻)은 오늘날 위구르(Uyghur)라고 부르는 이름의 옛 형태를 음차한 것이므로 이들을 그냥 위구르라고 부르는 경우가 많지만 이들은 구별하는 것이 편리하다. 위구르라는 이름이 가리키는 대상은 시대에 따라 달라졌으므로 역사에 나오는 회골과 오늘날의 위구르는 같은 튀르크족이고 활동 무대가 겹친 것 외에는 그다지 가까운 관계가 아니다. 오늘날의 위구르어는 회골어에서 나온 것이 아닐 뿐만 아니라 튀르크 어족 내에서도 완전히 다른 어파에 속한다.</p>
<p>옛 회골과 이름만 같은 오늘날 중국의 신장 위구르 자치구의 위구르어는 페르시아식 아랍 문자로 적는다. 위구르어 뿐만 아니라 약 10세기부터 20세기 초까지 천 년의 세월 동안 튀르크 어족에 속하는 언어는 보통 페르시아식 아랍 문자로 적었다. 튀르크족 대부분이 이슬람교와 함께 페르시아 문화를 고급 문화로 받아들이면서 그 문자를 빌려 자신들의 언어도 적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페르시아어도 소그드어처럼 이란 어파에 속하는데 7세기 후반 사산조 페르시아가 아랍 이슬람군에게 정복되었기 때문에 약 8세기부터 이전의 팔라비 문자 대신 아랍 문자를 쓰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페르시아어에서 쓰는 소리를 나타내기 위해 원래의 아랍 문자에 자음 글자 네 개를 추가한 것을 페르시아식 아랍 문자라고 부른다. 오늘날에도 중국의 위구르어 외에 이란의 아제르바이잔인들이 쓰는 아제르바이잔어도 아제르바이잔 공화국에서와 달리 페르시아식 아랍 문자를 쓰며 이란과 아프가니스탄의 투르크멘인들이 쓰는 투르크멘어도 투르크메니스탄에서와 달리 페르시아식 아랍 문자를 쓴다.</p>
<p>아랍 문자는 모음을 따로 나타내는 글자가 없기 때문에 모음 표시가 극히 제한적이고 짧은 모음은 철자에서 아예 생략한다. 그러니 모음 소리가 풍부한 튀르크어 발음을 제대로 나타내지 못한다는 한계가 있다. 하지만 이는 거꾸로 보면 특정 방언의 발음에 치우치지 않고 서로 발음 차이가 많이 나는 방언도 같은 문자 언어로 표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 튀르크어에서 흔한 페르시아어와 아랍어에서 들어온 말은 단순히 원어 철자를 그대로 쓸 수 있다는 편리함이 있다.</p>
<p>그래서 오스만 튀르크 제국에서 쓰인 오스만 튀르크어와 중앙아시아에서 쓰인 차가타이어 등 20세기 초까지 주요 튀르크어 기록은 대부분 페르시아식 아랍 문자로 남겨졌다. 물론 이 밖에도 시리아 문자, 아르메니아 문자, 히브리 문자, 그리스 문자가 튀르크어를 적는데 응용되기도 했으며 유럽에서는 로마자로 튀르크어를 기록하기도 했다. 14세기 초에 라틴어로 기록된 언어 교재인 《쿠만의 서(Codex Cumanicus)》는 헝가리 등지에서 살던 킵차크 튀르크계 민족인 쿠만인의 언어인 쿠만어를 로마자로 기록하고 있다.</p>
<h2>러시아 제국과 소련 치하의 튀르크어</h2>
<p>16세기부터 이미 볼가강 유역 타타르스탄의 튀르크족을 지배하기 시작한 러시아 제국은 19세기 대대적인 정복 활동을 통해 캅카스와 중앙아시아로 영토를 크게 확장하면서 이들 지역의 튀르크족도 지배하게 되었다. 1917년 러시아 혁명이 일어나자 이들은 독립을 시도했으나 새로 들어선 볼셰비키 정부의 진압으로 실패했다. 볼셰비키 정부는 치하의 튀르크족이 단결하지 못하도록 이들 지역을 나누어 통치하기 시작했다.</p>
<p>캅카스의 튀르크족 다수 지역은 1918년 이웃 페르시아 아제르바이잔주의 이름을 따서 아제르바이잔 민주 공화국으로서 독립을 선포한 바가 있는데 1920년 볼셰비키 군에게 정복이 된 후에도 아제르바이잔이란 이름을 계속 썼다. 중앙아시아에서는 1920년대에 카자흐스탄과 투르크메니스탄, 우즈베키스탄, 키르기스스탄의 경계가 확정되었다. 이들은 1936년 키르기스스탄을 마지막으로 모두 소비에트 사회주의 공화국의 지위를 얻었다. 1922년 출범한 소련은 형식적으로는 이런 소비에트 사회주의 공화국이 이룬 연방이었다. 물론 소련 시절에는 모스크바의 중앙 정부가 실권을 쥐었기 때문에 이게 별 의미가 없었지만 1991년 소련이 해체되면서 소비에트 사회주의 공화국이 모두 독립국이 되는 결과를 낳았다(여담으로 러시아 제국에게 지배를 받은 역사가 가장 긴 타타르스탄은 소비에트 사회주의 공화국 지위를 얻지 못하고 러시아에 속한 자치공화국에 그쳤기 때문에 1992년 국민투표에서 대다수가 독립을 지지했지만 독립을 얻는데 실패했다). 결국 현재의 중앙아시아 국경은 소련 시절 이 지역을 나누어 다스리려 한 결과이다.</p>
<p>볼셰비키(후에 소련) 정부는 공산주의 교육을 위해 모든 민족에게 각자의 언어로 글을 가르치기 시작했다. 하지만 튀르크어와 페르시아어(타지크어)를 이슬람교의 영향을 상징하는 페르시아식 아랍 문자로 쓰는 것이 못마땅했다. 그래서 1926년 이들을 적기 위해 페르시아식 아랍 문자 대신 로마자를 도입하였다. 그리하여 전통 문자를 쓰던 식자층의 특권은 하루아침에 사라졌고 전통 문자 교육을 주관하던 이슬람교의 영향력도 약화되었다. 이 시기에는 튀르크어와 페르시아어 뿐만이 아니라 아랍 문자로 썼던 체첸어와 인구시어, 아디게어를 비롯하여 몽골 회골 문자와 키릴 문자를 썼던 칼미크어, 키릴 문자를 썼던 압하스어 등 소련의 여러 비슬라브계 언어에 로마자를 도입하였다. 심지어 중국어도 한자 대신 로마자로 쓰는 Latinxua Sin Wenz &#8216;라틴화 신원쯔(신문자)&#8217;를 도입하기도 했다.</p>
<p>소련에서는 문자 언어의 표준화도 각 지역마다 독립적으로 이루어져 구성 공화국 단위로 카자흐어, 투르크멘어, 우즈베크어, 키르기스어로 나누어졌다. 그러면서 각 지역의 튀르크어 사이의 유사성보다는 차이점이 강조되었다. 예를 들어 우즈베크어는 모음조화가 있는 북쪽 방언이 아니라 페르시아어의 영향으로 모음조화가 사라진 남쪽 방언을 기준으로 표준화하여 다른 튀르크어와 차별화시켰다. 그리하여 로마자의 도입은 범이슬람주의와 범튀르크주의를 동시에 견제하는 역할을 했다. 또 오스만 튀르크 제국을 계승하여 튀르크어권의 맹주가 된 튀르키예 공화국도 견제한다는 의도도 있었을 것이다. 이들은 이때까지 페르시아식 아랍 문자를 쓰고 있었기 때문이다.</p>
<p>하지만 튀르키예 공화국에서도 이미 전통 문자를 버리려는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근대 튀르키예의 아버지로 불리는 초대 대통령 무스타파 케말 아타튀르크는 튀르키예 사회 전반을 개혁하는 일환으로 오스만 제국과 이슬람교의 전통을 상징하는 페르시아식 아랍 문자 대신 서유럽 문화를 상징하는 로마자를 도입할 생각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는 1928년 언어학자들을 만나 이 계획을 발표해 이듬해 1월 1일을 기준으로 시행하도록 하는 엄청난 추진력을 보여주었다. 그리하여 튀르키예어를 쓰는 문자가 이처럼 하루아침에 바뀌었다. 이렇게 도입된 튀르키예어 로마자는 소련에서 튀르크어에 쓰인 로마자와는 조금 달랐다. 하지만 어쨌든 전 세계 튀르크어 사용 인구 대부분이 다시 같은 문자권으로 들어온 셈이니 소련 입장에서는 범튀르크주의의 위협이 되살아나는 듯했다.</p>
<p>1920년대에 각 민족의 언어를 포함한 민족 문화의 발전을 장려했던 소련의 정책은 1930년대 스탈린 치하에서 180도 바뀌었다. 민족주의자들은 숙청되었고 소련 전역에서 비러시아인에게도 러시아어를 의무적으로 가르치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1940년을 전후로 소련의 튀르크어를 적는 문자도 로마자 대신 러시아어와 같은 키릴 문자로 대체되었다. 정치적인 계산 외에는 다른 이유가 없었다. 로마자가 도입된지 고작 10여년 만이었다.</p>
<figure id="attachment_107270" aria-describedby="caption-attachment-107270" style="width: 600px" class="wp-caption aligncenter"><img decoding="async" class="size-full wp-image-107270" src="https://pyogi.kkeutsori.com/wp-content/uploads/2025/12/f0074568_59f60ea76ff36.jpg" alt="" width="600" height="273" srcset="https://pyogi.kkeutsori.com/wp-content/uploads/2025/12/f0074568_59f60ea76ff36.jpg 600w, https://pyogi.kkeutsori.com/wp-content/uploads/2025/12/f0074568_59f60ea76ff36-300x137.jpg 300w" sizes="(max-width: 600px) 100vw, 600px" /><figcaption id="caption-attachment-107270" class="wp-caption-text">로마자를 쓴 1937년도 카자흐스탄 신문 《소치얄드 카자흐스탄(Sotsijaldь Qazaƣьstan》. Ƣ/ƣ, Ꞑ/ꞑ, Ə/ə를 비롯하여 키릴 문자의 연음 부호 Ь/ь 등을 쓴 당시의 독특한 로마자 철자를 확인할 수 있다.</figcaption></figure>
<h2>독립 후 다시 로마자로</h2>
<p>이런 역사 때문에 튀르크 민족주의자 가운데는 키릴 문자를 탄압의 상징으로 여기고 로마자를 다시 도입하기를 희망하는 이들이 많았다. 그래서 아제르바이잔은 1991년 독립하자마자 공식 문자를 키릴 문자에서 로마자로 바꾸었고 1993년에는 투르크메니스탄도 그 뒤를 따랐다. 아제르바이잔은 성공적으로 단기간에 로마자로 전환했지만 투르크멘어는 2000년까지 로마자 전환을 완료한다는 당초 계획에도 불구하고 아직 키릴 문자를 많이 쓴다.</p>
<p>우크라이나의 크림 자치공화국에서는 1997년 공식적으로 크림타타르어를 로마자로 쓰기 시작했다. 하지만 2014년 러시아가 크림반도를 점령한 후 키릴 문자가 다시 공식적으로 쓰이게 된 것으로 보인다.</p>
<p>우즈베키스탄 정부는 1995년 로마자를 공식적으로 도입했다. 한동안 키릴 문자와 병행하다가 2000년까지 로마자 전용으로 간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아직도 키릴 문자가 많이 쓰이며 로마자 전용 시점은 2005년으로, 다시 2010년으로 계속 미루어졌다.</p>
<p>카자흐스탄이 독립한 이후 지금까지 계속 대통령으로 있으면서 막강한 권력을 행사하고 있는 누르술탄 나자르바예프는 그동안 이따금 카자흐어는 로마자로 써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하면서도 이웃 우즈베키스탄이 로마자 도입에 난항을 겪는 것을 보면서 실행을 계속 미루고 있었다. 하지만 올해 드디어 때가 왔다고 결심한 모양이다. 4월에 그는 학자들에게 2025년까지 키릴 문자를 로마자로 대체하는 것을 목표로 카자흐어 로마자 시안을 주문했다. 지난달 그 시안이 의회에 소개되었고 몇 가지 수정을 거쳐 이번에 확정되었다.</p>
<p>옛 소련의 튀르크계 공화국 가운데 민족적으로나 지리적으로 튀르키예에 가장 가까운 아제르바이잔과 그 정도까지는 아니지만 중앙아시아에서는 그래도 가까운 투르크메니스탄은 비교적 단기간에 로마자를 도입할 수 있었던 반면 러시아계를 비롯한 비튀르크계 주민이 많은 우즈베키스탄과 카자흐스탄이 키릴 문자를 버리는데 어려움을 겪는 것은 절대 우연이 아닐 것이다.</p>
<p>한편 러시아의 타타르스탄에서는 타타르어를 공식적인 용도로 키릴 문자 외에 로마자나 페르시아식 아랍 문자 등 다른 문자로 쓰는 것이 법으로 금지되어 있다. 1999년 타타르스탄 공화국 정부는 2001년 도입을 목표로 로마자 철자법을 확정지었지만 러시아 연방 정부가 제동을 걸었다. 그래서 타타르어는 비공식적으로만 로마자로 쓴다.</p>
<p style="text-align: center;"><strong>주요 튀르크어 로마자 대조표</strong></p>
<table>
<tbody>
<tr>
<th>튀르키예어</th>
<th>아제르바이잔어</th>
<th>투르크멘어</th>
<th>크림타타르어</th>
<th>타타르어</th>
<th>우즈베크어</th>
<th>카자흐어</th>
<th>IPA</th>
</tr>
<tr>
<td>A a</td>
<td>A a</td>
<td>A a</td>
<td>A a</td>
<td>A a</td>
<td>O o<br />
/ɒ/</td>
<td>A a</td>
<td>/ɑ/</td>
</tr>
<tr>
<td>&#8211;</td>
<td>Ə ə</td>
<td>Ä ä</td>
<td>&#8211;</td>
<td>Ä ä</td>
<td>A a</td>
<td>Aʼ aʼ</td>
<td>/æ/</td>
</tr>
<tr>
<td>B b</td>
<td>B b</td>
<td>B b</td>
<td>B b</td>
<td>B b</td>
<td>B b</td>
<td>B b</td>
<td>/b/</td>
</tr>
<tr>
<td>C c</td>
<td>C c</td>
<td>J j</td>
<td>C c</td>
<td>C c</td>
<td rowspan="2">J j</td>
<td>&#8211;</td>
<td>/ʤ/</td>
</tr>
<tr>
<td>J j</td>
<td>J j</td>
<td>Ž ž</td>
<td>J j</td>
<td>J j</td>
<td>J j</td>
<td>/ʒ/</td>
</tr>
<tr>
<td>Ç ç</td>
<td>Ç ç</td>
<td>Ç ç</td>
<td>Ç ç</td>
<td>Ç ç</td>
<td>CH ch</td>
<td>Cʼ cʼ</td>
<td>/ʧ/</td>
</tr>
<tr>
<td>D d</td>
<td>D d</td>
<td>D d</td>
<td>D d</td>
<td>D d</td>
<td>D d</td>
<td>D d</td>
<td>/d/</td>
</tr>
<tr>
<td>E e</td>
<td>E e</td>
<td>E e</td>
<td>E e</td>
<td>E e</td>
<td>E e</td>
<td>E e</td>
<td>/e/</td>
</tr>
<tr>
<td>F f</td>
<td>F f</td>
<td>F f</td>
<td>F f</td>
<td>F f</td>
<td>F f</td>
<td>F f</td>
<td>/f/ /ɸ/</td>
</tr>
<tr>
<td>G g</td>
<td>G g</td>
<td rowspan="2">G g</td>
<td>G g</td>
<td>G g</td>
<td>G g</td>
<td>G g</td>
<td>/ɡ/ /ɟ/</td>
</tr>
<tr>
<td>Ğ ğ</td>
<td>Ğ ğ</td>
<td>Ğ ğ</td>
<td>Ğ ğ</td>
<td>Gʻ gʻ</td>
<td>Gʼ gʼ</td>
<td>/ɣ/ /ʁ/</td>
</tr>
<tr>
<td>H h</td>
<td>H h</td>
<td rowspan="2">H h</td>
<td>&#8211;</td>
<td>H h</td>
<td>H h</td>
<td rowspan="2">H h</td>
<td>/h/</td>
</tr>
<tr>
<td>&#8211;</td>
<td>X x</td>
<td>H h</td>
<td>X x</td>
<td>X x</td>
<td>/x/ /χ/</td>
</tr>
<tr>
<td>I ı</td>
<td>I ı</td>
<td>Y y</td>
<td>I ı</td>
<td>I ı</td>
<td>&#8211;</td>
<td>Y y</td>
<td>/ɯ/</td>
</tr>
<tr>
<td>İ i</td>
<td>İ i</td>
<td>I i</td>
<td>İ i</td>
<td>İ i</td>
<td>I i</td>
<td>I i</td>
<td>/i/</td>
</tr>
<tr>
<td>K k</td>
<td>K k</td>
<td rowspan="2">K k</td>
<td>K k</td>
<td>K k</td>
<td>K k</td>
<td>K k</td>
<td>/k/ /c/</td>
</tr>
<tr>
<td>&#8211;</td>
<td>Q q</td>
<td>Q q</td>
<td>Q q</td>
<td>Q q</td>
<td>Q q</td>
<td>/q/ /ɢ/</td>
</tr>
<tr>
<td>L l</td>
<td>L l</td>
<td>L l</td>
<td>L l</td>
<td>L l</td>
<td>L l</td>
<td>L l</td>
<td>/l/</td>
</tr>
<tr>
<td>M m</td>
<td>M m</td>
<td>M m</td>
<td>M m</td>
<td>M m</td>
<td>M m</td>
<td>M m</td>
<td>/m/</td>
</tr>
<tr>
<td>N n</td>
<td>N n</td>
<td>N n</td>
<td>N n</td>
<td>N n</td>
<td>N n</td>
<td>N n</td>
<td>/n/</td>
</tr>
<tr>
<td>&#8211;</td>
<td>&#8211;</td>
<td>Ň ň</td>
<td>Ñ ñ</td>
<td>Ñ ñ</td>
<td>NG ng</td>
<td>Nʼ nʼ</td>
<td>/ŋ/ /ɴ/</td>
</tr>
<tr>
<td>O o</td>
<td>O o</td>
<td>O o</td>
<td>O o</td>
<td>O o</td>
<td>O o</td>
<td>O o</td>
<td>/o/</td>
</tr>
<tr>
<td>Ö ö</td>
<td>Ö ö</td>
<td>Ö ö</td>
<td>Ö ö</td>
<td>Ö ö</td>
<td>Oʻ oʻ</td>
<td>Oʼ oʼ</td>
<td>/ø/</td>
</tr>
<tr>
<td>P p</td>
<td>P p</td>
<td>P p</td>
<td>P p</td>
<td>P p</td>
<td>P p</td>
<td>P p</td>
<td>/p/</td>
</tr>
<tr>
<td>R r</td>
<td>R r</td>
<td>R r</td>
<td>R r</td>
<td>R r</td>
<td>R r</td>
<td>R r</td>
<td>/r/</td>
</tr>
<tr>
<td>S s</td>
<td>S s</td>
<td>S s /θ/</td>
<td>S s</td>
<td>S s</td>
<td>S s</td>
<td>S s</td>
<td>/s/</td>
</tr>
<tr>
<td>Ş ş</td>
<td>Ş ş</td>
<td>Ş ş</td>
<td>Ş ş</td>
<td>Ş ş</td>
<td>SH sh</td>
<td>Sʼ sʼ</td>
<td>/ʃ/</td>
</tr>
<tr>
<td>T t</td>
<td>T t</td>
<td>T t</td>
<td>T t</td>
<td>T t</td>
<td>T t</td>
<td>T t</td>
<td>/t/</td>
</tr>
<tr>
<td>U u</td>
<td>U u</td>
<td>U u</td>
<td>U u</td>
<td>U u</td>
<td>U u</td>
<td>U u</td>
<td>/u/</td>
</tr>
<tr>
<td>Ü ü</td>
<td>Ü ü</td>
<td>Ü ü</td>
<td>Ü ü</td>
<td>Ü ü</td>
<td>&#8211;</td>
<td>Uʼ uʼ</td>
<td>/y/</td>
</tr>
<tr>
<td>V v</td>
<td>V v</td>
<td>W w</td>
<td>V v</td>
<td>V v</td>
<td rowspan="2">V v</td>
<td>V v</td>
<td>/v/ /β/</td>
</tr>
<tr>
<td>&#8211;</td>
<td>&#8211;</td>
<td>&#8211;</td>
<td>&#8211;</td>
<td>W w</td>
<td>Yʼ yʼ</td>
<td>/w/</td>
</tr>
<tr>
<td>Y y</td>
<td>Y y</td>
<td>Ý ý</td>
<td>Y y</td>
<td>Y y</td>
<td>Y y</td>
<td>Iʼ iʼ</td>
<td>/j/</td>
</tr>
<tr>
<td>Z z</td>
<td>Z z</td>
<td>Z z<br />
/ð/</td>
<td>Z z</td>
<td>Z z</td>
<td>Z z</td>
<td>Z z</td>
<td>/z/</td>
</tr>
</tbody>
</table>
<h2>로마자 표기안 분석</h2>
<p>보통 로마자라고 하면 영어에서 쓰는 기본 로마자 스물여섯 자를 떠오른다. 그런데 언어마다 의미가 구별되는 소리의 단위, 즉 음소의 개수가 다르니 이들을 로마자에서 쓰는 글자와 일 대 일로 대응시키기는 어렵다. 그래서 한 글자가 여러 소리를 나타내기도 하고 여러 글자의 조합으로 한 소리를 나타내기도 한다.</p>
<p>잘 알려진 것처럼 영어는 글자와 소리와의 관계가 매우 복잡하니 논외로 하고 글자와 소리의 대응이 훨씬 더 규칙적인 에스파냐어의 예를 들더라도 한 글자로 나타내기 곤란한 글자를 CH/ch, LL/ll처럼 두 글자의 조합으로 나타내기도 하고 Ñ/ñ처럼 기본 글자에 부호를 더해서 나타내기도 한다. 아이슬란드어의 Ð/ð, Þ/þ, Æ/æ처럼 아예 새로운 글자를 추가한 경우도 있다. 따지고 보면 영어에서 쓰는 J/j, W/w도 중세에 도입된 새 글자이며 U/u와 V/v의 구별도 중세에 도입된 것이다.</p>
<p>튀르키예어에서는 기본 로마자에 자음 글자 Ç/ç, Ğ/ğ, Ş/ş와 모음 글자 Ö/ö, Ü/ü를 추가하였으며 소문자에도 점이 없는 I/ı와 대문자에도 점이 있는 İ/i를 구별한다. 그래서 대체로 한 소리는 한 글자로 나타낸다(대신 차용어에서 나타나는 소리 구별을 다 나타내지는 못한다). 이는 Ә/ә, Ç/ç, Ğ/ğ, Ş/ş, Ö/ö, Ü/ü를 쓰는 아제르바이잔어와 Ç/ç, Ä/ä, Ž/ž, Ň/ň, Ö/ö, Ş/ş, Ü/ü, Ý/ý를 쓰는 투르크멘어도 마찬가지이다. 우즈베크어는 기본 글자에 왼쪽 작은따옴표와 같은 모양의 기호를 붙인 Oʻ/oʻ, Gʻ/gʻ만 추가하였다.</p>
<p>튀르키예의 카자흐인들은 카자흐어를 비공식적으로 로마자로 쓸 때 튀르키예어 철자법을 흉내내어 여러 특수 기호를 쓴다. 하지만 이번에 확정된 카자흐어 로마자 철자법은 ç, ğ, ş, ö, ü, ı 같은 글자를 전혀 쓰지 않고 아포스트로피(apostrophe, 오른쪽 작은따옴표 같은 모양의 기호)를 붙인 Aʼ/aʼ, Gʼ/gʼ, Iʼ/iʼ, Nʼ/nʼ, Oʼ/oʼ, Sʼ/sʼ, Cʼ/cʼ, Uʼ/uʼ, Yʼ/yʼ를 쓰는 것이 특징이다. 여기서는 유니코드 문자 U+02BC ʼ MODIFIER LETTER APOSTROPHE를 썼는데 현실적으로는 문장 부호로 쓰이는 U+2019 ’ RIGHT SINGLE QUOTATION MARK가 더 입력하기 편해서 더 자주 쓰일 것으로 보인다.</p>
<p>아포스트로피 외에 다른 특수 기호는 전혀 쓰지 않고 W/w와 X/x를 제외한 기본 로마자 스물네 자만 활용한다는 점에서 카자흐어 키릴 문자가 러시아어에서 쓰지 않는 글자를 아홉 자나 추가해서 쓰는 것과 대조적이다. 기본 로마자와 아포스트로피만 쓰면 특수 기호를 입력하기 위한 키보드나 글꼴 지원 같은 문제는 없다. 카자흐어 로마자 전환을 추진하면서 입력이 불편한 특수 기호를 쓰지 않는 것을 기본 방침으로 삼은 것으로 보인다. 대신 다른 튀르크어 로마자와 상당한 차이가 나며 글자와 발음의 관계를 짐작하기 어렵다는 불편함이 있다.</p>
<p style="text-align: center;"><strong>카자흐어 문자 대조표<br />
</strong><span style="color: #5C78C6;">(파란 글씨는 2021년 수정안에서 달라진 부분)</span>
<table>
<tbody>
<tr>
<th>키릴 문자</th>
<th>로마자</th>
<th>아랍 문자</th>
<th>음소</th>
</tr>
<tr>
<td>А а</td>
<td>A a</td>
<td>ا‎</td>
<td>/ɑ/</td>
</tr>
<tr>
<td>Ә ә</td>
<td>Aʼ aʼ <span style="color: #5C78C6;">(Ä ä)</span></td>
<td>ٵ‎</td>
<td>/æ/</td>
</tr>
<tr>
<td>Б б</td>
<td>B b</td>
<td>ب‎</td>
<td>/b/</td>
</tr>
<tr>
<td>В в</td>
<td>V v</td>
<td>ۆ‎</td>
<td>/v/</td>
</tr>
<tr>
<td>Г г</td>
<td>G g</td>
<td>گ‎</td>
<td>/ɡ/</td>
</tr>
<tr>
<td>Ғ ғ</td>
<td>Gʼ gʼ <span style="color: #5C78C6;">(Ğ ğ)</span></td>
<td>ع‎</td>
<td>/ʁ/</td>
</tr>
<tr>
<td>Д д</td>
<td>D d</td>
<td>د‎</td>
<td>/d/</td>
</tr>
<tr>
<td>Е е</td>
<td>E e</td>
<td>ە‎</td>
<td>/e/, /je/</td>
</tr>
<tr>
<td>Ё ё</td>
<td></td>
<td>يو‎</td>
<td>/jo/</td>
</tr>
<tr>
<td>Ж ж</td>
<td>J j</td>
<td>ج‎</td>
<td>/ʒ/, /ʐ/</td>
</tr>
<tr>
<td>З з</td>
<td>Z z</td>
<td>ز‎</td>
<td>/z/</td>
</tr>
<tr>
<td>И и</td>
<td>Iʼ iʼ <span style="color: #5C78C6;">(İ i)</span></td>
<td>ٸ‎</td>
<td>/əj/, /ɪj/</td>
</tr>
<tr>
<td>Й й</td>
<td>Iʼ iʼ <span style="color: #5C78C6;">(İ i)</span></td>
<td>ي‎</td>
<td>/j/</td>
</tr>
<tr>
<td>К к</td>
<td>K k</td>
<td>ك‎</td>
<td>/k/</td>
</tr>
<tr>
<td>Қ қ</td>
<td>Q q</td>
<td>ق‎</td>
<td>/q/</td>
</tr>
<tr>
<td>Л л</td>
<td>L l</td>
<td>ل‎</td>
<td>/ɫ/, /l/</td>
</tr>
<tr>
<td>М м</td>
<td>M m</td>
<td>م‎</td>
<td>/m/</td>
</tr>
<tr>
<td>Н н</td>
<td>N n</td>
<td>ن‎</td>
<td>/n/</td>
</tr>
<tr>
<td>Ң ң</td>
<td>Nʼ nʼ <span style="color: #5C78C6;">(Ñ ñ)</span></td>
<td>ڭ‎</td>
<td>/ŋ/</td>
</tr>
<tr>
<td>О о</td>
<td>O o</td>
<td>و‎</td>
<td>/o/, /wo/</td>
</tr>
<tr>
<td>Ө ө</td>
<td>Oʼ oʼ <span style="color: #5C78C6;">(Ö ö)</span></td>
<td>ٶ‎</td>
<td>/œ/, /wœ/</td>
</tr>
<tr>
<td>П п</td>
<td>P p</td>
<td>پ‎</td>
<td>/p/</td>
</tr>
<tr>
<td>Р р</td>
<td>R r</td>
<td>ر‎</td>
<td>/ɾ/</td>
</tr>
<tr>
<td>С с</td>
<td>S s</td>
<td>س‎</td>
<td>/s/</td>
</tr>
<tr>
<td>Т т</td>
<td>T t</td>
<td>ت‎</td>
<td>/t/</td>
</tr>
<tr>
<td>У у</td>
<td>Yʼ yʼ <span style="color: #5C78C6;">(U u)</span></td>
<td>ۋ‎</td>
<td>/w/, /ʊw/, /ʉw/</td>
</tr>
<tr>
<td>Ұ ұ</td>
<td>U u <span style="color: #5C78C6;">(Ū ū)</span></td>
<td>ۇ‎</td>
<td>/ʊ/</td>
</tr>
<tr>
<td>Ү ү</td>
<td>Uʼ uʼ <span style="color: #5C78C6;">(Ü ü)</span></td>
<td>ٷ‎</td>
<td>/ʉ/</td>
</tr>
<tr>
<td>Ф ф</td>
<td>F f</td>
<td>ف‎</td>
<td>/f/</td>
</tr>
<tr>
<td>Х х</td>
<td>H h</td>
<td>ح‎</td>
<td>/χ/</td>
</tr>
<tr>
<td>Һ һ</td>
<td>H h</td>
<td>ھ‎</td>
<td>/h/</td>
</tr>
<tr>
<td>Ц ц</td>
<td></td>
<td>تس‎</td>
<td>/ʦ/</td>
</tr>
<tr>
<td>Ч ч</td>
<td>Cʼ cʼ <span style="color: #5C78C6;">(없음)</span></td>
<td>چ‎</td>
<td>/ʨ/</td>
</tr>
<tr>
<td>Ш ш</td>
<td>Sʼ sʼ <span style="color: #5C78C6;">(Ş ş)</span></td>
<td>ش‎</td>
<td>/ʃ/, /ʂ/</td>
</tr>
<tr>
<td>Щ щ</td>
<td></td>
<td>شش‎</td>
<td>/ɕː/</td>
</tr>
<tr>
<td>Ъ ъ</td>
<td></td>
<td></td>
<td></td>
</tr>
<tr>
<td>Ы ы</td>
<td>Y y</td>
<td>ى‎</td>
<td>/ə/</td>
</tr>
<tr>
<td>І і</td>
<td>I i <span style="color: #5C78C6;">(I ı)</span></td>
<td>ٸ‎</td>
<td>/ɪ/</td>
</tr>
<tr>
<td>Ь ь</td>
<td></td>
<td></td>
<td></td>
</tr>
<tr>
<td>Э э</td>
<td></td>
<td>ە‎</td>
<td>/e/</td>
</tr>
<tr>
<td>Ю ю</td>
<td></td>
<td>يۋ‎</td>
<td>/jʉw/, /jʊw/</td>
</tr>
<tr>
<td>Я я</td>
<td></td>
<td>يا‎</td>
<td>/jɑ/</td>
</tr>
</tbody>
</table>
<p>지난달 발표된 첫 시안에서는 아포스트로피마저 쓰지 않았다. 대신 두 글자의 조합을 쓰는 전략을 썼다. aʼ, gʼ, nʼ, oʼ, sʼ, cʼ, uʼ는 각각 ae, gh, ng, oe, sh, ch, ue로 적었고 yʼ는 w로 적었으며 최종안에서 iʼ로 적는 음의 일부는 j로, 일부는 i로 적었다.</p>
<p>그런데 이렇게 쓰면 모호한 경우가 발생한다는 지적이 일었다. 예브게니 드로뱌스코(Евгений Дробязко <em>Yegeniy Drobyazko</em>)라는 페이스북 사용자는 асхана &#8216;아스하나&#8217;와 намазхана &#8216;나마즈하나&#8217;를 각각 ashana, namazhana로 쓰면 *ашана &#8216;아샤나&#8217;, *намажана &#8216;나마자나&#8217;인 것으로 오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a href="https://www.facebook.com/drobyazkoe/posts/1468544639900184">원문</a>). 최종안에서는 ш와 ж를 각각 sʼ와 j로 적으니 이런 혼동이 일어날 여지가 없다.</p>
<p>또 키릴 문자의 У/у를 W/w로 적기로 한 것도 논란이 되었다. 키릴 문자 у는 카자흐어의 반모음 /w/를 나타내기도 하지만 /ʊw/, /ʉw/, /əw/, /ɪw/ 등 모음 음소와 /w/의 조합이 [u]로 발음되는 것을 나타내기도 하며 러시아어에서 들어온 차용어에서도 원어의 /u/에 해당하는 음을 나타낸다. 그래서 카자흐스탄에서 남자 이름으로 흔히 쓰이는 Тимур &#8216;티무르&#8217;는 첫 시안을 따르면 Timwr로 적어야 했다. 마치 영국 웨일스에서 쓰이는 웨일스어 같다는 평도 나왔다. 웨일스어에서는 w가 자음 /w/ 외에 모음 /ʊ/, /uː/도 나타내며 웨일스어 지명에 많이 등장하는 cwm [kʊm] &#8216;쿰&#8217;을 예로 들 수 있다. 하지만 영국 밖에서는 잘 알려지지 않은 언어라서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w를 모음으로 쓰는 것이 어이없어 보인다.</p>
<p>그래서 최종안에서는 w 대신 yʼ를 썼는데 이것도 [w], [u]를 나타내는 글자로 쓰는 것이 어색한 것이 사실이다. &#8216;티무르&#8217;는 Timyʼr<span style="color: #5C78C6;">(Timur)</span>가 되고 카자흐어 여자 이름 Аяулым &#8216;아야울름&#8217;은 Aiʼayʼlym<span style="color: #5C78C6;">(Aiaulym)</span>이 된다. 키릴 문자의 Ы/ы는 양 로마자 표기안에서 Y/y로 옮기며 중설 비원순 중모음 /ə/를 나타내는데 다른 튀르크어의 후설 비원순 고모음 /ɯ/, 즉 &#8216;으&#8217;의 소리에 대응되며 실제 이 기호를 쓰기도 할 정도로 발음도 비슷하다. 그러니 이 기호를 고른 의도를 짐작하자면 &#8216;으&#8217;는 y로 적으니 이와 비슷한 음인 &#8216;우&#8217;는 yʼ로 적은 것으로 이해할 수 있겠다.</p>
<p style="font-size:0.9em; color: #5C78C6;">2025. 12. 30. 추가 내용: 2021년 4월 최종안에는 я의 로마자 표기에 대한 언급이 없는데 여기서는 일단 ia로 옮겼다.</p>
<p>하지만 꼭 이렇게 정해야만 했을까? u /ʊ/와 uʼ /ʉ/는 이미 다른 음을 나타내니 어쩔 수 없더라도 예를 들어 /w/ 발음에는 w를 쓰고 [u]는 원형을 밝혀 uw, uʼw, yw, iw 등으로 쓰든지 uw로 통일하는 방식은 고려되었는지 모르겠다.</p>
<p>그러나 이미 키릴 문자에서 у가 [w]와 [u]를 둘 다 나타내는 글자로 쓰였기 때문에 이를 분리시키는 것은 어렵다고 보았을 것이다. 첫 시안이나 최종안이나 키릴 문자로 쓴 카자흐어 문서를 단순 변환을 통해 로마자로 바꿀 수 있도록 했다. 만약 원래의 у를 w와 uw로 나눈다면 단순 변환이 불가능하다. 러시아어에는 /w/가 없으므로 러시아어용 키릴 문자에는 /w/를 나타내는 글자가 따로 없어서 카자흐어를 키릴 문자로 적을 때 [w]와 [u]를 한 글자로 나타낸 것이 끝까지 자연스러운 로마자 표기를 방해하고 있는 셈이다.</p>
<p>그런데 로마자로 바꾸면서 키릴 문자에서 나타내던 구별 가운데 사라지는 것도 있다. 예를 들어 키릴 문자에서 І/і는 모음 /ɪ/, Й/й는 반모음 /j/를 나타내며 И/и는 /əj/, /ɪj/ 등 모음 음소와 /j/의 조합이 [i]로 발음되는 것과 러시아어에서 들어온 차용어에서 원어의 /i/에 해당하는 음을 나타낸다.</p>
<p>첫 시안에서는 й를 j로 적고 і와 и는 i로 합쳤다(첫 시안에서는 Ж/ж를 J/j 대신 ZH/zh로 썼다). 반면 최종안에서는 키릴 문자의 і만 i로 적고 и와 й는 iʼ로 합쳤다. 즉 키릴 문자에서 세 글자로 나눠 쓰던 음이 로마자로 옮기면서 두 글자로 나눠 적게 된 것이다. 그 조합은 안마다 달라졌지만.</p>
<p style="text-align: center;"><strong>카자흐어 반모음과 고모음 표기 대조표</strong></p>
<table>
<tbody>
<tr>
<th>키릴 문자</th>
<th>로마자 첫 시안</th>
<th>로마자 최종안</th>
<th>발음</th>
<th>음소 분석</th>
</tr>
<tr>
<td>Й й</td>
<td>J j</td>
<td rowspan="2">Iʼ iʼ <span style="color: #5C78C6;">(İ i)</span></td>
<td>[j]</td>
<td>/j/</td>
</tr>
<tr>
<td>И и</td>
<td rowspan="2">I i</td>
<td>[i]</td>
<td>/əj/, /ɪj/</td>
</tr>
<tr>
<td>І і</td>
<td>I i <span style="color: #5C78C6;">(I ı)</span></td>
<td>[ɪ]</td>
<td>/ɪ/</td>
</tr>
<tr>
<td>Ы ы</td>
<td>Y y</td>
<td>Y y</td>
<td>[ə]</td>
<td>/ə/</td>
</tr>
<tr>
<td rowspan="2">У у</td>
<td rowspan="2">W w</td>
<td rowspan="2">Yʼ yʼ <span style="color: #5C78C6;">(U u)</span></td>
<td>[w]</td>
<td>/w/</td>
</tr>
<tr>
<td>[u]</td>
<td>/ʊw/, /ʉw/</td>
</tr>
<tr>
<td>Ұ ұ</td>
<td>U u</td>
<td>U u <span style="color: #5C78C6;">(Ū ū)</span></td>
<td>[ʊ]</td>
<td>/ʊ/</td>
</tr>
<tr>
<td>Ү ү</td>
<td>UE ue</td>
<td>Uʼ uʼ <span style="color: #5C78C6;">(Ü ü)</span></td>
<td>[ʉ]</td>
<td>/ʉ/</td>
</tr>
</tbody>
</table>
<p>이 밖에 러시아어와 페르시아어, 아랍어계 차용어에 나타나는 무성 구개수 마찰음 /χ/와 페르시아어와 아랍어계 차용어에서 나타나는 성문음 /h/는 키릴 문자에서 각각 Х/х, Һ/һ로 나누어 썼지만 로마자로는 H/h로 합친다. 그렇게 아포스트로피를 남발할 것이면 둘 가운데 하나는 hʼ로 써서 구별하는 것이 어떨까 하는 생각도 들지만 둘 다 어차피 차용어에만 쓰는 음이라서 그다지 구별할 필요가 없다고 본 것일 수 있겠다.</p>
<p>최종안에서 C/c는 단독으로 쓰이지 않고 한국어의 &#8216;ㅊ&#8217; 비슷한 파찰음 /ʨ/를 나타내는 Cʼ/cʼ에만 쓰인다. c만 따로 쓰지 않을 것이면 구태여 아포스트로피를 붙일 필요가 있을까 하는 지적도 있다. 혹시라도 카자흐어에서 쓰지 않는 음인 러시아어의 Ц/ц /ʦ/를 C/c로 나타내려는 것이 아닐지 지켜봐야 하겠다. 그렇다면 카자흐어에서는 쓰지 않는 음이라서 법령과 함께 발표된 대조표에서는 생략되었을 것이다.</p>
<p style="font-size:0.9em; color: #5C78C6;">2025. 12. 30. 추가 내용: 2021년 4월 최종안에서는 러시아어의 Ч/ч /ʨ/를 나타내는 표기에 대한 언급도 사라졌다. 아마도 카자흐어에서 쓰지 않는 음이라서 생략한 것으로 보인다. 굳이 적을 필요가 있다면 tş로 쓸 듯하지만 확실하지 않다.</p>
<p>아포스트로피가 많아 보기 흉하다고 하는 의견도 있지만 카자흐어 음을 표현하는데 지장이 없다면 상관이 없을 텐데 반모음 /w/, /y/를 각각 yʼ, iʼ로 적는 것은 아무래도 적응하기 힘들 것 같다. &#8216;시간&#8217;을 뜻하는 카자흐어 уақыт &#8216;와크트&#8217;는 로마자 표기는 yʼaqyt<span style="color: #5C78C6;">(uaqyt)</span>가 되고 &#8216;뿔&#8217;을 뜻하는 мүйіз &#8216;뮈이즈&#8217;의 로마자 표기는 muʼiʼiz<span style="color: #5C78C6;">(müiız)</span>가 된다. 또 《위키백과(Wikipedia)》의 카자흐어 이름 Уикипедия &#8216;위키페디야&#8217;는 Yʼiʼkiʼpediʼiʼa<span style="color: #5C78C6;">(Uikipediia)</span>가 된다. и를 뒤따르는 я를 어떻게 처리하느냐에 따라 Yʼiʼkiʼpediʼa가 될 수도 있겠다. 만약 다른 튀르크어와 비슷한 로마자 표기 방식을 따랐다면 각각 waqıt, müyiz, Wïkïpedïya 정도로 적었을 것이다.</p>
<h2>카자흐스탄의 언어 사정</h2>
<p>카자흐스탄의 국가공용어를 표기하는 문자를 바꾸는 것이 실질적으로 어떤 영향이 있을 것인지, 카자흐스탄인들의 반응은 어떨지 예측하려면 먼저 카자흐스탄의 언어 사정부터 살펴봐야 한다. 단순히 국가공용어가 카자흐어라고 해서 카자흐스탄의 언어 생활이 카자흐어를 중심으로 이루어질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큰 오해이다.</p>
<p>카자흐스탄에서는 1920년대와 1930년대 대규모 기근으로 인해 카자흐계 주민이 급감했다. 그래서 1939년 통계에서는 놀랍게도 카자흐스탄 주민의 40.2%가 러시아계로 38.0%에 그친 카자흐계를 앞질렀다. 소련은 카자흐스탄에 반체제 인사를 보내기도 하고 폴란드인, 고려인, 라트비아인, 에스토니아인, 루마니아인, 독일인, 크림타타르인, 체첸인, 칼미크인 등 여러 민족을 강제 이주시키기도 했다.</p>
<p>그래서 1970년대까지는 카자흐스탄 최대 민족은 러시아인이었으며 독립 직전인 1989년까지도 카자흐계가 39.7%, 러시아계가 37.4%로 대등했다. 하지만 독립 이후 러시아계 주민들은 러시아로 대거 떠나가고 높은 출산율로 카자흐계 주민 비율이 증가하였다. 그래서 2014년 통계에 의하면 카자흐계 주민이 65.5%로 21.5%에 그친 러시아계 주민을 크게 앞질렀다. 카자흐스탄은 이 밖에도 우즈베크인, 우크라이나인, 위구르인, 타타르인, 독일인, 고려인, 벨라루스인 등의 소수 민족이 있다(<a href="https://en.wikipedia.org/wiki/Ethnic_demography_of_Kazakhstan#Ethnic_Composition_of_Kazakhstan">인구 통계</a>).</p>
<p>하지만 사용 언어로 따지면 이야기가 조금 다르다. 러시아어를 강요한 소련의 교육 정책의 후유증으로 카자흐계 주민 상당수가 카자흐어 구사 능력이 떨어지며 카자흐스탄의 여러 민족은 서로 의사 소통을 위해 러시아어를 쓴다. 본토에서 멀리 떨어져 여러 세대를 지낸 독일인, 고려인, 벨라루스인 등도 대부분 러시아어를 모어로 쓴다. 그래서 도시 지역에서는 러시아어를 주로 쓰며 특히 아직도 슬라브계 주민이 많은 북쪽은 대부분 러시아어를 쓴다. 또 카자흐계 주민 가운데도 소련 시절에 대한 향수를 느끼는 이들, 특히 장년층일수록 러시아어를 선호하는 편이다.</p>
<p>2009년 통계(<a href="http://www1.unece.org/stat/platform/download/attachments/64881183/Kaz2009%20Analytical%20report.pdf?version=1&amp;modificationDate=1330590038432&amp;api=v2">PDF 문서</a>)에 의하면 카자흐스탄 인구의 62%가 카자흐어를 모어로 쓰고 74%가 알아들을 수 있다. 러시아어는 카자흐스탄 인구의 23%만이 모어로 쓰는 반면 94%가 알아들을 수 있다. 독립 이후 러시아어 사용 비율은 소폭 하락했지만 아직도 카자흐어보다는 러시아어를 쓰는 비율이 앞서는 것이다. 카자흐스탄의 인터넷 도메인 .kz를 쓰는 웹사이트에서는 2015년 기준으로 84%가 러시아어를 쓰고 13%가 영어, 3%만이 카자흐어를 쓴다(<a href="https://w3techs.com/technologies/segmentation/tld-kz-/content_language">출처</a>). 행정은 명목상의 공용어인 카자흐어보다는 러시아어로 주로 이루어지며 카자흐어 로마자 전환을 포고한 법령조차 러시아어로 작성한 것이 현실이다. 그렇다면 카자흐스탄의 실질적인 제1공용어는 러시아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p>
<p>카자흐어 표기 수단이 키릴 문자에서 로마자로 바뀌더라도 이러한 언어 현실은 쉽게 바뀌지 않을 듯하다. 이는 앞으로 카자흐스탄 고유명사의 한글 표기를 정할 때에도 염두에 두어야 하겠다.</p>
<h2>카자흐스탄은 원래 카작스탄</h2>
<p>&#8216;카자흐스탄&#8217;이라는 국호는 러시아어 Казахстан <em>Kazakhstan</em>을 따른 것이다. 카자흐어로는 Қазақстан이며 로마자로는 Qazaqstan이 된다. 카자흐어의 қ/q는 무성 구개수 폐쇄음 [q]를 나타낸다. 무성 연구개 폐쇄음 [k]보다 더 입 뒤에서 발음되는 소리이며 한글로는 &#8216;ㅋ&#8217;으로 옮길 수 있다. 즉 카자흐어로는 &#8216;카작스탄&#8217;인 것이다. 국립국어원에서 마련한 적 있는 아랍어 한글 표기 시안에서는 아랍어의 [q]를 [k]와 구별한다며 &#8216;ㄲ&#8217;으로 적지만 카자흐어의 [q]는 유기음이므로 &#8216;ㄲ&#8217;보다는 &#8216;ㅋ&#8217;에 가깝게 들린다. 사실 조음 위치로 구별되는 [k]와 [q]를 조음 방법으로 구별되는 &#8216;ㅋ&#8217;과 &#8216;ㄲ&#8217;에 대응시키는 것은 그다지 바람직한 방식이 아니다.</p>
<p>왜 &#8216;카작스탄&#8217;이 &#8216;카자흐스탄&#8217;이 되었을까? 카자흐인을 이르는 이름인 Қазақ/Qazaq &#8216;카자크&#8217;는 중세 중앙아시아에서 누군가의 지배를 벗어나 독립한 사람이나 집단에 흔히 붙여졌다. 그러다가 오늘날 우리가 카자흐인이라고 부르는 민족의 명칭으로 굳어졌다. 하지만 드네프르강 하류나 돈 강 유역 등 러시아 제국 변경에서 자치를 누린 여러 집단도 러시아어로 Казак <em>Kazak</em> &#8216;카자크'(영어로는 Cossack)라고 불렀다. 그래서 17세기 러시아 제국에서는 이들과 구별하기 위해서 중앙아시아의 카자흐인은 끝 소리를 약간 바꿔 Казах <em>Kazakh</em>라고 부른 것이 &#8216;카자흐&#8217;가 되어 오늘날까지 이어지는 것이다.</p>
<p>카자흐스탄처럼 소련의 일부였던 벨라루스는 독립 이후 영어에서 국호를 러시아어 이름인 Белоруссия Belorussiya에 따라 Belorussia 또는 Byelorussia로 써왔던 것을 벨라루스어 Беларусь <em>Belarus&#8217;</em>에 따라 Belarus로 고치게 하는데 성공했다. 또 새 국호의 예전 러시아어 형태인 Белорусь <em>Belorus&#8217;</em>에 따라 &#8216;벨로루시&#8217;라고 쓰던 한국도 벨라루스 정부의 요청으로 &#8216;벨라루스&#8217;로 바꾸었다(<a href="https://pyogi.kkeutsori.com/2008/12/13/%eb%b2%a8%eb%a1%9c%eb%a3%a8%ec%8b%9c%ea%b0%80-%eb%b2%a8%eb%9d%bc%eb%a3%a8%ec%8a%a4%eb%a1%9c-%eb%b0%94%eb%80%90%eb%8b%a4/">예전 글 참조</a>).</p>
<p>카자흐스탄도 혹시 영어 국호를 Kazakhstan에서 Qazaqstan으로 바꿔달라고 요청할지는 두고 볼 일이다. 현재로서는 가능성이 매우 낮아 보이지만 어쩌면 영어에 그치지 않고 벨라루스처럼 한국어 국호도 &#8216;카작스탄&#8217;으로 바꿔달라고 요청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카자흐스탄 쪽에서 요청하지 않는 이상 한국어에서 그동안 써왔던 &#8216;카자흐&#8217;, &#8216;카자흐스탄&#8217;을 굳이 바꿀 필요는 없을 것이다.</p>
<p>국호 외에도 카자흐스탄의 주요 지명은 러시아어 형태를 기준으로 알려져 있다. 옛 수도 &#8216;알마티&#8217;는 러시아어 Алматы <em>Almaty</em>를 기준으로 한 표기이고 카자흐어 Алматы/Almaty를 기준으로 삼는다면 &#8216;알마트&#8217;가 된다. 우주 기지로 유명한 &#8216;바이코누르&#8217;는 러시아어 Байконур <em>Baykonur</em>를 기준으로 한 것인데 카자흐어 이름은 Байқоңыр/Bayqonʼyr<span style="color: #5C78C6;">(Baiqoñyr)</span> &#8216;바이콩으르&#8217;이다. 둘 다 원래 카자흐어 지명인데 러시아어로 흉내낸 형태가 국제적으로 알려진 예이다. 이들도 괜히 카자흐어 형태를 따른다고 한글 표기를 바꿀 필요는 없겠다.</p>
<h2>카자흐스탄 인명의 표기</h2>
<p>국제적으로 통용되는 카자흐스탄 인명은 보통 러시아어 형태를 기준으로 한다.</p>
<p><strong>누르술탄 나자르바예프</strong>(카자흐스탄 대통령)<br />
통용 로마자 이름: Nursultan Nazarbayev<br />
러시아어 이름: Нурсултан Назарбаев <em>Nursultan Nazarbayev</em><br />
카자흐어 이름: Нұрсұлтан Назарбаев / Nursultan Nazarbaev <span style="color: #5C78C6;">(Nūrsūltan Nazarbaev)</span>
<p><strong>티무르 베크맘베토프</strong>(영화감독)<br />
통용 로마자 이름: Timur Bekmambetov<br />
러시아어 이름: Тимур Бекмамбетов <em>Timur Bekmambetov</em><br />
카자흐어 이름: Темір Бекмамбетoв / Temir Bekmambetov <span style="color: #5C78C6;">(Temır Bekmambetov)</span>
<p><strong>알리야 유수포바</strong>(리듬체조 선수)<br />
통용 로마자 이름: Aliya Yussupova<br />
러시아어 이름: Алия Юсупова <em>Aliya Yusupova</em><br />
카자흐어 이름: Әлия Жүсіпова / Aʼliʼiʼa (Aʼliʼa) Jusipova <span style="color: #5C78C6;">(Äliia/Älia Jüsıpova)</span>
<p><strong>사비나 알틴베코바</strong>(배구 선수)<br />
통용 로마자 이름: Sabina Altynbekova<br />
러시아어 이름: Сабина Алтынбекова <em>Sabina Altynbekova</em><br />
카자흐어 이름: Сабина Алтынбекова / Sabiʼna Altynbekova <span style="color: #5C78C6;">(Sabina Altynbekova)</span>
<p>카자흐어 인명에서 쓰이는 러시아어에서 온 접미사 -ев/-ev와 -oв/-ov는 원어 발음을 따라 각각 &#8216;에프/예프&#8217;, &#8216;오프&#8217;로 적으면서 위의 인명을 카자흐어 형태를 기준으로 표기한다면 각각 &#8216;누르술탄 나자르바예프&#8217;, &#8216;테미르 베크맘베토프&#8217;, &#8216;앨리야 주시포바&#8217;, &#8216;사비나 알튼베코바&#8217;가 된다. &#8216;누르술탄 나자르바예프&#8217;는 러시아어와 카자흐어 형태를 따른 한글 표기가 동일하지만 나머지 경우는 조금씩 달라진다.</p>
<p>하지만 여전히 국제적으로는 러시아어 형태를 기준으로 한 로마자 표기로 알려져 있으니 한글 표기도 러시아어 형태를 따르는 것이 자연스럽다. 외래어 표기법에서는 카자흐어를 다루지 않지만 러시아어 표기 규정은 있다는 현실적인 고려도 있다.</p>
<p>그렇다고 옛 소련의 튀르크어 인명을 언제나 러시아어 형태를 기준으로 한글로 표기하는 것은 아니다. 2013년 10월 16일 정부·언론 외래어 심의 공동위원회 제111차 회의에서 Rustam Ibrahimbeyov로 통용되는 아제르바이잔 영화감독 이름을 아제르바이잔어 Rüstəm İbrahimbəyov에 따라 &#8216;이브라힘배요프, 뤼스탬&#8217;으로 심의한 바가 있다. 아제르바이잔어 ə /æ/를 &#8216;애&#8217;로 적고 ü /y/를 &#8216;위&#8217;로 적은 것이 인상적이다. 아제르바이잔 독립 이후 로마자로 쓰는 아제르바이잔어가 명실상부한 공용어가 되었으므로 아제르바이잔 고유명사를 한글로 표기할 때 기준으로 삼는 것이 당연하다.</p>
<p>반면 우즈베키스탄도 카자흐스탄과 사정이 비슷하다. 지금까지 카자흐스탄과 우즈베키스탄 인명은 줄곧 러시아어 형태를 기준으로 심의하고 있다. 명목상으로는 카자흐어와 우즈베크어가 각각 공용어이지만 실제로는 러시아어가 교통어 역할을 하고 대외적으로도 러시아어 이름으로 알려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더구나 국제적으로 알려지는 우즈베키스탄 인물 가운데는 우즈베크계가 아닌 이들이 많다.</p>
<p>K리그에서도 뛴 적이 있어서 친숙한 우즈베키스탄 축구 선수로 독일계인 알렉산드르 게인리흐(러시아어: Александр Гейнрих <em>Aleksandr Geynrikh</em>, 독일어: Alexander Heinrich &#8216;알렉산더 하인리히&#8217;, 통용 로마자: Alexander Geynrikh)와 크림타타르계인 세르베르 제파로프(러시아어: Сервер Джепаров <em>Server Dzheparov</em>, 크림타타르어: Server Ceparov, 통용 로마자: Server Djeparov)가 있다. 이들은 러시아어를 주로 쓰며 우즈베크어는 거의 못 한다고 봐야 한다. 그러니 이들을 우즈베크어 이름을 기준으로 한글로 표기할 명분이 제대로 서지 않는다.</p>
<p>다만 점차 우즈베크어와를 기준으로 한 로마자 표기로 알려지는 인명도 늘어나고 있으니 경우에 따라 우즈베크어 이름을 기준으로 한글 표기를 정하는 것이 좋을 수도 있다. 우즈베크어로 작품 활동을 한 작가 Abdulla Qahhor(1907년~1968년)의 경우 러시아어 이름 Абдулла Каххар <em>Abdulla Kakhkhar</em>에 따른 &#8216;아브둘라 카하르&#8217;보다는 우즈베크어 이름에 따라 &#8216;압둘라 카호르&#8217;로 적는 것이 나을 것이다.</p>
<p>카자흐스탄 인명도 앞으로 비슷한 경우가 늘어날 수 있다. 카자흐어로 작품 활동을 한 시인 Міржақып Дулатұлы(1885년~1935년)는 예전에는 러시아어 이름인 Мир-Якуб Дулатов <em>Mir-Yakub Dulatov</em> &#8216;미르야쿠프 둘라토프&#8217;에 따라 Mir Yakub Dulatov로 널리 알려졌지만 요즘에는 카자흐어 이름에 따라 Mirjaqip Dulatuli로 많이 쓴다. 새로운 로마자 표기로는 Mirjaqyp Dyʼlatuly<span style="color: #5C78C6;">(Mırjaqyp Dulatūly)</span>, 이에 따른 한글 표기는 &#8216;미르자크프 둘라툴르&#8217; 정도가 되겠다.</p>
<p>계획대로 카자흐어를 적는 문자가 로마자로 바뀐다면 [w] 또는 [u]를 나타내는 yʼ처럼 원 발음을 알기 어려운 철자로 이들 이름을 접하는 일이 늘어날 것이다. 그런 경우 카자흐어 로마자 표기에 대한 지식 없이 철자만 보고 발음을 짐작하여 한글로 표기하는 일이 없어야 하겠다.</p>
<p>물론 카자흐어를 로마자로 적게 되더라도 대외적으로 쓰는 로마자 표기는 이와 다를 수도 있다. 예를 들어 독일어 인명 Gauß &#8216;가우스&#8217;, 네덜란드어 인명 Kuijt &#8216;카위트&#8217;, 세르비아어 인명 Ђоковић/Đoković &#8216;조코비치&#8217;는 영어권에서는 각각 Gauss, Kuyt, Djokovic로 알려져 있다(세르비아어는 특이하게 키릴 문자와 로마자를 둘 다 쓰는데 키릴 문자가 우세한 편이다). 다른 언어 화자가 발음을 짐작하기 힘든 철자를 더 발음하기 쉽게 고친 것이다. 또 소말리아의 대통령은 Mohamed Abdullahi Mohamed라는 로마자 표기로 알려져 있지만 소말리어 이름은 Maxamed Cabdulaahi Maxamed &#8216;마하메드 압둘라히 마하메드&#8217;이다. 소말리어는 공식적으로 로마자를 쓰지만 x가 무성 인두 마찰음 /ħ/를 나타내고 c가 유성 인두 마찰음 /ʕ/를 나타내는 소말리어 로마자가 생소해서 외부인들이 발음을 짐작하기 힘든 탓에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로마자 표기에는 잘 쓰이지 않는다. 다만 이 인명의 경우 통용 로마자 표기가 이에 대응되는 아랍어 이름을 기준으로 한 것일 수도 있다.</p>
<p>이처럼 예를 들면 Аяулым Қайратқызы/Aiʼayʼlym Qaiʼratqyzy<span style="color: #5C78C6;">(Aiaulym Qairatqyzy)</span>와 같은 카자흐어 이름도 대외적으로는 카자흐어에서 쓰는 로마자 철자가 아니라 Ayawlym Qayratqyzy와 같이 실제 발음을 연상하기 쉬운 로마자 표기로 알려질 수도 있겠다. 이런 경우는 원래의 카자흐어 철자와 그에 대응되는 발음을 고려하여 &#8216;아야울름 카이랏크즈&#8217;로 적어야 할 것이다.</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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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8216;ㅟ+ㅓ&#8217;의 준말은 어떻게 표기할까?</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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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c:creator><![CDATA[끝소리]]></dc:creator>
		<pubDate>Fri, 20 Mar 2009 12:25:35 +0000</pubDate>
				<category><![CDATA[미분류]]></category>
		<category><![CDATA[새자모]]></category>
		<category><![CDATA[한글]]></categ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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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CDATA[한글에 대한 여러 생각에서 오늘날 쓰는 한글 자모 가운데 &#8216;ㅟ+ㅓ&#8217;를 한 음절로 발음하는 소리를 표기할만한 것이 없다는 얘기를 했다. &#8216;바뀌어&#8217;, &#8216;쉬어&#8217; 등의 준말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배주채의 《한국어의 발음》에서는 옛 자모를 활용하여 이 소리를 &#8216;ㆊ&#8217;로 적을 것을 제안했다는 것도 언급했다. 그러자 Puzzlet C.님께서 2000년에 한글 학회의 학회지에도 이 문제를 다룬 글이 실렸다는 제보를 해주셨다. 조규태의 [&#8230;]]]></description>
										<content:encoded><![CDATA[<span style="font-size:0.9em; color:#5C78C6;">본 글은 원래 이글루스에 올렸던 글입니다. 이글루스가 종료되었기에 열람이 가능하도록 이곳으로 옮겼습니다. 기한이 지난 정보가 있을 수도 있고 사항에 따라 글을 쓴 후 의견이 바뀌었을 수도 있지만 오타 수정이나 발음 기호를 균일하게 고치는 것 외에는 원문 그대로 두었고 훗날 내용을 추가한 경우에는 이를 밝혔습니다. 외부 링크는 가능한 경우 업데이트했지만 오래되어 더이상 유효하지 않은 것은 그대로 남겨두었습니다. 날짜는 이글루스 게재 당시의 날짜로 표시합니다.</span><br>
<span style="color:#C5D2DB">—</span>
<p><a title="" href="https://pyogi.kkeutsori.com/2009/03/19/%ed%95%9c%ea%b8%80%ec%97%90-%eb%8c%80%ed%95%9c-%ec%97%ac%eb%9f%ac-%ec%83%9d%ea%b0%81/">한글에 대한 여러 생각</a>에서 오늘날 쓰는 한글 자모 가운데 &#8216;ㅟ+ㅓ&#8217;를 한 음절로 발음하는 소리를 표기할만한 것이 없다는 얘기를 했다. &#8216;바뀌어&#8217;, &#8216;쉬어&#8217; 등의 준말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배주채의 《한국어의 발음》에서는 옛 자모를 활용하여 이 소리를 &#8216;ㆊ&#8217;로 적을 것을 제안했다는 것도 언급했다.</p>
<p>그러자 <a href="http://puzzlet.org/w">Puzzlet C.</a>님께서 2000년에 한글 학회의 학회지에도 <a href="https://hangeul.or.kr/%ED%95%9C%EA%B8%80">이 문제를 다룬 글</a>이 실렸다는 제보를 해주셨다. 조규태의 〈우리말 &#8216;ㅟ+ㅓ&#8217;의 준말에 대하여〉라는 글이다. &#8216;ㅟ+ㅓ&#8217;를 한 음절로 발음하는 소리를 한국어의 새로운 중모음(겹홀소리)으로 설정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PDF 문서로 전문을 볼 수 있다<span style="color: #5C78C6;">(2000년 제249호를 검색해야 한다)</span>. 다음은 글의 내용을 요약한 것.</p>
<blockquote><p>   우리말에 는 &#8216;ㅟ+ㅓ&#8217;의 준말이 만들어 내는 겹홀소리가 있다. 이 겹홀소리는 제대로 인식이 되어 있지 않을 뿐만 아니라, 이 겹홀소리를 표기할 글자도 따로 만들어져 있지 않다. 그러나 이 겹홀소리를 인정하지 않게 되면, 예컨대 &#8216;바꾸어&#8217;의 준말인 &#8216;바꿔'(pak&#8217;wə]와 &#8216;바뀌어&#8217;의 준말인 [pak&#8217;ɥə] 또는 [pak&#8217;wjə]가 변별되지 않는다. 그러므로 우리말 겹홀소리 체계 속에 [ɥə]와 [wjə]를 새로이 설정해야 한다.<br />
이 겹홀소리의 존재는 최근의 방언 연구를 통하여 확인할 수가 있다. 지금 우리말에서는 &#8216;ㅟ&#8217;가 방언과 세대에 따라 [ü], [wi], [i] 세 가지로 발음되고 있는데, 이 다른 발음에 따라 &#8216;ㅟ+ㅓ&#8217;의 준말도 [ɥə]와 [wjə], 그리고 [jə], [i]로 각각 발음된다. 두 겹홀소리 [ɥə]와 세 겹홀소리 [wjə]는 지금 한글 체계 속에는 이들을 표기할 글자가 따로 마련되어 있지 않으나, &#8216;ㅜㅕ&#8217;라는 글자로 표기할 수가 있다. 예컨대, &#8216;쉬+어&#8217;의 준말은 &#8216;수ㅕ&#8217;와 같이 표기할 수가 있다.</p></blockquote>
<p>여기서는 &#8216;ㆊ&#8217;가 아니라 &#8216;ㅜㅕ&#8217;라는 글자로 쓸 것을 제안하고 있다. 주의할 것은 이 블로그에서 &#8216;ㅓ&#8217;의 발음을 보통 [ʌ]로 적는데 조규태는 [ə]로 적고 있고, &#8216;ㅟ&#8217;의 단모음(홑홀소리) 발음을 [y] 대신 [ü]로 적고 있다는 점이다. 이어지는 내용에서는 이 블로그에서 사용하는 표기 방식으로 통일하겠다.</p>
<p>생각해보니 배주채도 &#8216;ㅜㅕ&#8217;라고 쓰자는 제안에 대해 언급했으나 &#8216;ㆊ&#8217;는 이미 같거나 비슷한 음가를 나타내기 위해 쓰인 적이 있는 옛 자모이니 그것을 쓰자고 했던 것도 같다. <del>하지만 내가 지금 책을 가지고 있지 않아 그 내용을 확인할 수 없다.</del></p>
<p style="font-size:0.9em; color: #5C78C6;">2023. 8. 11. 추가 내용: 나중에 배주채가 정말로 &#8216;ㅜㅕ&#8217;에 대해서도 언급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그는 다음과 같이 적는다. &#8220;&#8216;ɥə&#8217;를 한글로 굳이 적으려는 사람들은 흔히 &#8216;우ㅕ&#8217;로 적는다. 그 사람들에게 &#8216;ɥa&#8217;를 발음해 주고 적어보라고 하면 &#8216;요ㅏ&#8217;로 적는다. 그렇다면 &#8216;ɥa, ɥə&#8217;를 &#8216;오ㅑ, 유ㅓ&#8217;로 적지 못할 이유도 없다. 따라서 이런 표기보다는 &#8216;ㆇ, ㆊ&#8217;를 이용하는 것이 더 나을 것이다.&#8221;</p>
<p style="text-align: center;"><img decoding="async" class="aligncenter size-full wp-image-106168" src="https://pyogi.kkeutsori.com/wp-content/uploads/2023/08/f0074568_49c375a303576.gif" alt="" width="399" height="67" />&#8216;ㅟ+ㅓ&#8217;를 표기하는 두 가지 방법을 &#8216;바뀌었다&#8217;의 준말에 적용한 예. 나눔명조를 손질한 것.</p>
<p>&#8216;ㆊ&#8217; 대신 &#8216;ㅜㅕ&#8217;로 쓰는 것은 획 하나가 주니 쓰기도 좀더 편하고 글자의 밀도도 그렇게 높지 않아 미관상으로는 더 마음에 든다. 하지만 전례를 고려하여 &#8216;ㆊ&#8217;로 쓰는 것이 낫다는 주장도 이해가 간다.</p>
<p>하지만 &#8216;ㆊ&#8217;라고 쓰면 마치 &#8216;ㅠ+ㅕ&#8217;로 발음해야 할 것 같아 실제 &#8216;ㅟ+ㅓ&#8217;의 발음과는 거리가 먼 것 같고, &#8216;ㅜㅕ&#8217;는 완벽하지는 않지만 &#8216;ㅟ+ㅓ&#8217;의 가능한 발음 가운데 하나인 [wjʌ]를 비교적 잘 나타내는 것 같다.</p>
<h2>&#8216;ㅟ+ㅓ&#8217;의 발음</h2>
<p>지난 글에서 &#8216;ㅟ+ㅓ&#8217;의 발음은 [ɥʌ]라고 표기했다. &#8216;ㅟ&#8217;는 단모음(홑홀소리) [y]로 발음되고 이게 반모음화하면서 [y]에 해당하는 반모음인 [ɥ]가 된다고 본 것이다. 반모음은 모음이 마치 자음처럼 짧게 발음되는 것으로 &#8216;우&#8217; [u]에 해당하는 반모음은 [w]이고 &#8216;이&#8217; [i]에 해당하는 반모음은 [j]인데 단모음 &#8216;위&#8217; [y]에 해당하는 반모음은 [ɥ]인 것이다.</p>
<p>그런데 표준 발음법에서 &#8216;ㅟ&#8217;는 단모음 발음과 이중모음 발음을 모두 허용하고 있다. 특히 젊은 세대로 갈수록 &#8216;ㅟ&#8217;를 이중모음으로 발음하는 경향이 매우 강하다. 이는 보통 [wi]로 표기하는데, /w/가 변이음 [ɥ]로 대체되어 [ɥi]로 발음된다고 보기도 한다. 또 표준 발음법에서 명시하지 않은 [i]로 발음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p>
<p>조규태는 이에 따라 &#8216;ㅟ+ㅓ&#8217;는 [ɥʌ] 외에도 [wjʌ], [jʌ], 심지어 [i]로 발음될 수 있다고 한다. 내게는 생소한 얘기지만 지역에 따라 &#8216;바뀌었다&#8217;의 준말을 &#8216;바낐다&#8217;로 발음하는 곳도 많이 있다고 한다.</p>
[jʌ]와 [i]는 각각 &#8216;ㅕ&#8217;와 &#8216;ㅣ&#8217;로 표기할 수 있으니 나타내는데 새로운 자모를 쓸 필요가 없다. 하지만 [ɥʌ] 또는 [wjʌ]로 발음하여 &#8216;ㅕ&#8217;와 &#8216;ㅣ&#8217;는 물론 &#8216;ㅝ&#8217;와도 구별하는 이들의 발음을 나타내려면 새로운 자모가 필요하다. 연구가 필요하겠지만 대다수의 사람들은 &#8216;뉘어&#8217;를 한 음절로 발음한다면 &#8216;녀&#8217;와도 구별하고 &#8216;눠&#8217;와도 구별할 것 같다.</p>
<h2>앞으로의 과제</h2>
<p>&#8216;ㅟ+ㅓ&#8217;의 준말을 한글로 나타낼 때 &#8216;ㆊ&#8217;를 쓸지, &#8216;ㅜㅕ&#8217;를 쓸지, 아니면 다른 방법을 쓸지 합의가 필요할 것이다. 그리고 이것을 학술적인 용도로만 쓸 것인지 일반 언어 생활에 널리 쓸 수 있도록 표준 자모로 추가할 것인지도 결정해야 할 것이다. 만약 표준어 맞춤법에서도 쓰는 것으로 한다면 입력 방식과 인코딩, 지원하는 글꼴 문제 등 넘어야 할 산이 많다. 결론이 어떻게 나든 오늘날 한국어 화자의 대부분이 &#8216;ㅟ+ㅓ&#8217;의 준말을 다른 소리와 구별되게 발음하며 표준 자모로 마땅히 적을 길이 없다면 이 문제를 진지하게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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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8216;그루지야&#8217;가 &#8216;조지아&#8217;로 바뀐다</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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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c:creator><![CDATA[끝소리]]></dc:creator>
		<pubDate>Fri, 23 Jul 2010 00:15:09 +0000</pubDate>
				<category><![CDATA[미분류]]></category>
		<category><![CDATA[게오르기아]]></category>
		<category><![CDATA[게오르기아어]]></category>
		<category><![CDATA[그루지야]]></category>
		<category><![CDATA[조지아]]></categ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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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CDATA[&#8216;벨로루시&#8217;가 &#8216;벨라루스&#8217;로 바뀐지 얼마 안되어 비슷한 소식을 또 전하리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는데 이번에는 지금까지 &#8216;그루지야&#8217;라고 부르던 나라의 한글 표기를 &#8216;조지아&#8217;로 변경한다고 한다. 조지아 국기 국립국어원 홈페이지의 &#8216;기타 공개 자료&#8217;에 &#8216;정부언론외래어심의공동위원회 실무소위원회 7월 첫째 주 심의 확정안&#8217;이란 제목으로 올라온 글에 첨부된 문서를 보면 다음과 같은 내용이 있다. · 조지아 Georgia 캅카스 산맥 남쪽, 흑해 동쪽에 있는 공화국. [&#8230;]]]></description>
										<content:encoded><![CDATA[<span style="font-size:0.9em; color:#5C78C6;">본 글은 원래 이글루스에 올렸던 글입니다. 이글루스가 종료되었기에 열람이 가능하도록 이곳으로 옮겼습니다. 기한이 지난 정보가 있을 수도 있고 사항에 따라 글을 쓴 후 의견이 바뀌었을 수도 있지만 오타 수정이나 발음 기호를 균일하게 고치는 것 외에는 원문 그대로 두었고 훗날 내용을 추가한 경우에는 이를 밝혔습니다. 외부 링크는 가능한 경우 업데이트했지만 오래되어 더이상 유효하지 않은 것은 그대로 남겨두었습니다. 날짜는 이글루스 게재 당시의 날짜로 표시합니다.</span><br>
<span style="color:#C5D2DB">—</span>
<p><a href="https://pyogi.kkeutsori.com/2008/12/13/%eb%b2%a8%eb%a1%9c%eb%a3%a8%ec%8b%9c%ea%b0%80-%eb%b2%a8%eb%9d%bc%eb%a3%a8%ec%8a%a4%eb%a1%9c-%eb%b0%94%eb%80%90%eb%8b%a4/">&#8216;벨로루시&#8217;가 &#8216;벨라루스&#8217;로 바뀐지</a> 얼마 안되어 비슷한 소식을 또 전하리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는데 이번에는 지금까지 &#8216;그루지야&#8217;라고 부르던 나라의 한글 표기를 &#8216;조지아&#8217;로 변경한다고 한다.</p>
<p style="text-align: center;"><img loading="lazy" decoding="async" class="aligncenter size-full wp-image-106503" src="https://pyogi.kkeutsori.com/wp-content/uploads/2024/05/f0074568_4c489bbcf362a.png" alt="" width="200" height="133" />조지아 국기</p>
<p>국립국어원 홈페이지의 &#8216;기타 공개 자료&#8217;에 &#8216;정부언론외래어심의공동위원회 실무소위원회 7월 첫째 주 심의 확정안&#8217;이란 제목으로 올라온 글에 첨부된 문서를 보면 다음과 같은 내용이 있다.</p>
<blockquote><p><strong>· 조지아 Georgia</strong><br />
캅카스 산맥 남쪽, 흑해 동쪽에 있는 공화국. 소련의 구성 공화국이었으나 1991년 4월 독립. 구칭 &#8216;그루지야(Gruziya)&#8217;는 러시아 어명 Грузия의 표기임. 2008년 8월 러시아와의 외교 관계를 단절하기로 선언한 당국으로부터 국가의 대외적 명칭을 영어식 표기로 바꾸어 달라고 요청함. 수도 트빌리시(Tbilisi). 면적 7만 7000㎢. 인구는 463만 명(2008년 추정).</p></blockquote>
<p>일국의 국명 표기를 변경하는 것이라면 꽤 중요한 결정 같은데 이 첨부문서가 붙은 게시판 글에조차 이에 대한 언급이 없다. 하지만 이미 연합뉴스를 비롯한 언론에서는 최근 뉴스에서 &#8216;조지아(러시아어로는 그루지야)&#8217;라는 표기를 쓰고 있으니 정말로 앞으로 &#8216;조지아&#8217;가 공식 표기가 되는가보다. 아직 어색한 것이 사실이지만 이 글에서도 &#8216;조지아&#8217;로 통일하기로 한다.</p>
<p>영어 위키백과에 실린 글(<a href="http://en.wikipedia.org/wiki/Name_of_Georgia">http://en.wikipedia.org/wiki/Name_of_Georgia</a>)을 토대로 조지아의 국명을 논하고자 한다.</p>
<h2>표기가 변경된 배경</h2>
<p>위의 설명대로 구칭 &#8216;그루지야&#8217;는 러시아어명 Грузия (Gruziya)를 한글로 옮긴 것이다. 조지아가 소련의 구성 공화국이었을 때부터 &#8216;그루지야&#8217;라고 불렀고 소련이 해체된 후인 1992년 1월 28일 외래어심의위 제3차 회의 때 &#8216;그루지야공화국&#8217;이란 표기가 확정되었다.</p>
<p>하지만 조지아의 공용어는 러시아어가 아니라 조지아어이다. 조지아어는 남캅카스어족(영어: South Caucasian languages)에 속하며 인도유럽어족에 속하는 러시아어와는 계통 자체가 다르다. 조지아어는 독자적인 조지아 문자로 표기한다. 조지아 인구의 71%가 조지아어를 쓰며 9%만이 러시아어를 쓴다.</p>
<p style="text-align: center;"><img loading="lazy" decoding="async" class="aligncenter size-full wp-image-106504" src="https://pyogi.kkeutsori.com/wp-content/uploads/2024/05/f0074568_4c48a6a2aabbf.png" alt="" width="475" height="84" srcset="https://pyogi.kkeutsori.com/wp-content/uploads/2024/05/f0074568_4c48a6a2aabbf.png 475w, https://pyogi.kkeutsori.com/wp-content/uploads/2024/05/f0074568_4c48a6a2aabbf-300x53.png 300w" sizes="auto, (max-width: 475px) 100vw, 475px" />조지아 문자로 쓴 조지아의 국명 &#8216;사카르트벨로(საქართველო)&#8217;</p>
<p>조지아는 2003년 이른바 장미혁명 이후 2004년 미헤일 사카슈빌리(მიხეილ სააკაშვილი Mikheil Saakashvili)의 친서방 정권이 들어서면서 러시아와의 갈등이 심해져 2008년 8월에는 러시아와 전쟁까지 치르고 러시아와 단교하였다. 이 때문에 자국이 대외적으로 러시아어식 이름으로 알려지는 것에 민감한 듯하다.</p>
<p>2005년 8월에 이미 조지아의 주이스라엘 대사 라샤 주바니아(ლაშა ჟვანია Lasha Zhvania)는 당시 히브리어에서 쓰던 러시아어식 이름 &#8216;그루지야(גרוזיה)&#8217; 대신 예전에 쓰던 이름인 &#8216;게오르기아(גאורגיה)&#8217;로 불러줄 것을 요청했다. 예루살렘을 비롯한 현 이스라엘 영토에는 약 4세기부터 조지아인들이 많이 거주했으며 이들에 대해 &#8216;게오르기아&#8217;, &#8216;구르지아(גורג&#8217;יה )&#8217; 등의 이름이 사용되었으나 1970년대 옛 소련에서 이민이 많아지면서 &#8216;그루지야&#8217;라는 러시아어 이름이 대신 쓰이게 되었다. 현재 히브리어판 위키백과를 보니 나라 이름을 &#8216;조르지아(ג&#8217;ורג&#8217;יה)&#8217;로 쓰고 있다.</p>
<p style="font-size:0.9em; color: #5C78C6;">2024. 5. 27. 추가 내용: 현재 히브리어판 위키백과에서는 라틴어식 독음인 גאורגיה Georgya &#8216;게오르기아&#8217;를 표제어로 쓰고 있다.</p>
<p>2009년 3월 일본을 방문한 조지아의 외무장관 그리골 바샤제(გრიგოლ ვაშაძე Grigol Vashadze)는 일본의 외무장관 나카소네 히로후미에게 공식적으로 일본어에서 쓰는 조지아의 국명 표기를 변경해달라고 요청하였다. 일본어에서도 러시아어 이름을 따라 &#8216;구루지아(グルジア)&#8217;라는 표기를 쓰는데 영어 이름을 따라 &#8216;조지아(ジョージア)&#8217;로 바꿔달라고 한 것이다. 일본측에서는 미국의 조지아 주와 표기가 같아지는 문제가 있지만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답했다(<a href="http://s04.megalodon.jp/2009-0321-1608-02/headlines.yahoo.co.jp/hl?a=20090321-00000531-yom-int">일본어 기사 보기</a>·<a href="http://www.timesonline.co.uk/tol/news/world/asia/article5974247.ece">영어 기사 보기</a>). 그런데 아직 일본에서 쓰는 공식 표기가 바뀌었다는 이야기는 듣지 못했고 일본어판 위키백과에서는 &#8216;구루지아&#8217;를 표제어로 쓰고 있다.</p>
<p style="font-size:0.9em; color: #5C78C6;">2024. 5. 27. 추가 내용: 현재 일본어판 위키백과에서는 ジョージア[Jōjia] &#8216;조지아&#8217;를 표제어로 쓰고 있다.</p>
<p>조지아는 또 2009년 12월 리투아니아에 공식적으로 &#8216;그루지야(Gruzija)&#8217; 대신 &#8216;게오르기야(Georgija)&#8217;라는 이름을 써달라는 요청을 했다. 하지만 리투아니아어 위키백과에서는 &#8216;그루지야&#8217;를 아직 쓰는 것을 보니 여기도 역시 진전이 없는 것 같다.</p>
<p style="font-size:0.9em; color: #5C78C6;">2024. 5. 27. 추가 내용: 현재 리투아니아어판 위키백과에서는 Sakartvelas &#8216;사카르트벨라스&#8217;를 표제어로 쓰고 있다.</p>
<p>이렇게 러시아어식 이름을 쓰던 것은 바꿔달라는 것이 조지아의 일관된 입장이며 한국에도 비슷한 요청을 한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전에 벨라루스 정부의 공문을 받고 표기를 &#8216;벨로루시&#8217;에서 &#8216;벨라루스&#8217;로 변경했던 것처럼 &#8216;그루지야&#8217;를 &#8216;조지아&#8217;로 바꾸는 것이다.</p>
<h2>조지아의 어원</h2>
<p>그런데 정작 조지아의 조지아어 이름은 조지아나 그루지야가 아니라 &#8216;사카르트벨로(საქართველო)&#8217; [sɑkʰɑrtʰvɛlɔ]이다. 이 이름은 &#8216;조지아인&#8217;을 뜻하는 어근 &#8216;카르트벨리(ქართველი)&#8217;에서 나왔다. 조지아어가 속한 어족인 남캅카스어족의 다른 이름은 &#8216;카르트벨리어족(Kartvelian languages)&#8217;이다. 조지아어에서 어근 X를 두르는 분리접사 &#8216;사-X-오&#8217;는 &#8216;X가 사는 지역&#8217;을 뜻한다. &#8216;카르트벨리&#8217;는 조지아 중부 &#8216;카르틀리(ქართლი)&#8217; 지방의 이름에서 유래하였다.</p>
<p>하지만 대외적으로 이들을 &#8216;사카르트벨로&#8217;로 부르는 이는 거의 없다. 영어의 Georgia, 러시아어의 Грузия 외에도 독일어의 Georgien (게오르기엔), 프랑스어의 Géorgie (제오르지) 등 유럽 여러 언어에서는 사카르트벨로와는 전혀 다른 어원의 이름을 쓴다. 영어, 독일어, 프랑스어 이름은 라틴어 &#8216;게오르기아(Georgia)&#8217;에서 나온 것인데 십자군 원정 또는 성지 순례로 팔레스타인 지역을 찾은 유럽인들이 쓴 이름이다. 게오르기우스(라틴어: Georgius)라는 이름과 유사하다. 이 이름은 영어에서는 &#8216;조지(George)&#8217;, 독일어에서는 &#8216;게오르크(Georg)&#8217;, 프랑스어에서는 &#8216;조르주(George)&#8217;가 된다. 악한 용과 싸우는 모습으로 유럽 미술에 많이 등장하는 성 게오르기우스는 조지아의 수호성인이다.</p>
<p style="text-align: center;"><img loading="lazy" decoding="async" class="aligncenter size-full wp-image-106505" src="https://pyogi.kkeutsori.com/wp-content/uploads/2024/05/f0074568_4c48c36745038.jpg" alt="" width="446" height="600" srcset="https://pyogi.kkeutsori.com/wp-content/uploads/2024/05/f0074568_4c48c36745038.jpg 446w, https://pyogi.kkeutsori.com/wp-content/uploads/2024/05/f0074568_4c48c36745038-223x300.jpg 223w" sizes="auto, (max-width: 446px) 100vw, 446px" />성 게오르기우스가 황제의 딸을 구출하는 모습을 그린 15세기 조지아 작품(<a href="http://commons.wikimedia.org/wiki/File:St.George_rescuing_the_emperor%27s_daughter.JPG">그림 출처</a>)</p>
<p>프랑스의 13세기 신학자이자 사가 자크 드 비트리(Jacques de Vitry)와 17세기 독일인 여행가 프란츠 페르디난트 폰 트로일로(Franz Ferdinand von Troilo)는 &#8216;게오르기아&#8217;는 바로 성 게오르기우스의 이름에서 나왔다고 설명하였다. 그런가 하면 17세기 프랑스인 여행가 장 샤르댕(Jean Chardin)은 &#8216;게오르기아&#8217;의 어원을 그리스어 &#8216;게오르고스(γεωργός; &#8216;농부&#8217;)&#8217;, 라틴어 &#8216;게오르기쿠스(georgicus; &#8216;농사의&#8217;)&#8217;에서 찾았다. 이런 주장을 하는 이들은 소 플리니우스(Plinius), 폼포니우스 멜라(Pomponius Mela) 등 로마 시대 작가들이 언급하는 &#8216;게오르기(Georgi)&#8217; 부족들을 조지아와 연관시켰는데 사실 &#8216;게오르기&#8217;는 농경 부족들을 근처 유목민과 대비시켜 부르는 이름이었다.</p>
<p>그럴 듯하게 들리기는 하지만 성 게오르기우스의 이름에서 나왔다는 설이나 &#8216;농부&#8217;, &#8216;농사&#8217;를 뜻하는 그리스어와 라틴어에서 나왔다는 설은 오늘날에는 민간 어원으로 친다.</p>
<p>&#8216;게오르기아&#8217;나 러시아어 이름 &#8216;그루지야&#8217;나 어원은 사실 페르시아어의 &#8216;구르그(gurğ)&#8217;, &#8216;구르간(gurğān)&#8217;이라는 것이 정설이다. 이것이 시리아어(중세 아람어)의 &#8216;구르잔(gurz-ān)&#8217;, &#8216;구르지얀(gurz-iyān)&#8217; 또는 아랍어의 &#8216;주르잔(ĵurĵan, ĵurzan)&#8217;을 거치고 라틴어의 -ia가 붙어 Jorgania, Giorginia 등의 형태로 기록되었다. Georgia라는 형태로 굳어진 것은 아마 Georgius의 영향이 크지 않았나 하는 것이 개인적인 추측이다(여기서 표기는 라틴어 표기법을 따라 &#8216;게오르기아&#8217;, &#8216;게오르기우스&#8217;로 하지만 중세 로망스어 사용 지역에서는 이미 g가 e, i 앞에서 구개음화되어 &#8216;제오르지아&#8217;, &#8216;제오르지우스&#8217; 비슷하게 발음되고 있었을 것이다).</p>
<p>페르시아어의 &#8216;구르그&#8217;, &#8216;구르간&#8217;은 중세 페르시아어의 &#8216;브르칸(vrkān)&#8217;, &#8216;와루찬(waručān)&#8217;에서 왔는데 이들의 유래는 확실하지 않다. 다만 유사한 이름으로 &#8216;늑대의 땅&#8217;이란 뜻의 중세 페르시아어의 &#8216;바르카나(varkâna)&#8217;에서 유래한 카스피해 동쪽 지명인 &#8216;고르간(Gorgan)&#8217;이 있다. 또 이웃 아르메니아어에서 조지아를 부르는 이름인 &#8216;비르크(Վիրք Virk)&#8217;도 같은 어원일 수 있다.</p>
<h2>영어 이름 조지아</h2>
<p>영어 이름 Georgia [ˈdʒɔ(r)dʒə]는 외래어 표기법에 따르면 &#8216;조자&#8217;가 되어야지만 철자상의 -ia에 이끌려 전통적으로 &#8216;조지아&#8217;라고 표기하고 있다. 꽤 흔한 여자 이름이기도 하면서 미국 동남부의 주 이름이기도 하다. 영어, 프랑스어, 스페인어, 이탈리아어 등에서는 나라 이름과 미국 주 이름이 같다. 한국어에서도 나라 이름을 &#8216;조지아&#8217;로 바꾼다면 비슷한 혼동의 여지가 있다.</p>
<p>대신 &#8216;조지아&#8217;는 잘못 표기하는 일이 없을 것 같다. &#8216;그루지<strong>야</strong>&#8216;는 언론, 방송에서조차도 &#8216;그루지<strong>아</strong>&#8216;로 잘못 표기하는 일이 하도 많아서 제대로 쓰는 것을 보기가 오히려 드물 정도였다. &#8216;구르지아&#8217;, &#8216;구르지야&#8217;라는 표기도 꽤 검색된다(외래어의 &#8216;ㅜ르&#8217;는 &#8216;ㅡ루&#8217;로, &#8216;ㅡ루&#8217;는 &#8216;ㅜ르&#8217;로 잘못 적는 일이 흔하다).</p>
<p>조지아에서 그들이 쓰는 이름인 &#8216;사카르트벨로&#8217; 대신 영어 이름인 &#8216;조지아&#8217;를 써달라고 요청하다니, 영어가 국제 공통어가 맞기는 맞나보다. 하지만 라틴어식으로 &#8216;게오르기아&#8217;라고 했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드는 것이 사실이다. 그나저나 정말 표기를 &#8216;조지아&#8217;로 바꾸는 것이라면 홍보는 어떻게 할지 궁금하다.</p>
<p style="font-size:0.9em; color: #5C78C6;">2024. 5. 27. 추가 내용: Armenia &#8216;아르메니아&#8217;, Lithuania &#8216;리투아니아&#8217; 등을 영어 발음에 따라 &#8216;아미니아&#8217;, &#8216;리슈에이니아&#8217;로 적지 않듯이 나라 이름 Georgia도 영어식 &#8216;조지아&#8217; 대신 라틴어식 &#8216;게오르기아&#8217;로 적는 것이 순리인데 별 생각 없이 &#8216;조지아&#8217;로 정한 것이 두고 아쉽다. 그보다 &#8216;게오르기아&#8217;로 적자는 의견을 들을 수 없던 것이 의아하다. 다들 Georgia는 그냥 영어 이름으로만 알고 있던 것일까? &#8216;조지아&#8217;라는 표기가 문제가 있다는 의식을 일깨우기 위해 적어도 본 블로그에서는 나라 이름을 &#8216;게오르기아&#8217;로 쓸 생각이다.</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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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8216;나라타주&#8217;는 무슨 말일까?</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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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c:creator><![CDATA[끝소리]]></dc:creator>
		<pubDate>Fri, 22 Mar 2024 03:24:26 +0000</pubDate>
				<category><![CDATA[미분류]]></category>
		<category><![CDATA[나라타주]]></categ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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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CDATA[&#8216;나라타주&#8217;는 무슨 말일까?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다음과 같은 정의를 내린다. 나라타주(narratage) 「명사」 『영상』 영화에서, 화면이나 정경을 이중 화면으로 표현하는 기법. 주로 주인공이 옛일을 회상하며 이야기하는 장면에서 쓴다. 그런데 자세히 들여다보면 뜻풀이가 조금 이상하다. 이제는 잘 쓰지 않는 말이지만 옛 신문 기사를 찾아보면 &#8216;나라타쥬&#8217;라는 표기로 5~60년대에 가장 많이 쓰였고 주로 회상하는 장면을 엮어서 해설로 영화를 푸는 방식을 이른 [&#8230;]]]></description>
										<content:encoded><![CDATA[<p style="font-size:0.9em; color: #5C78C6;">본 글은 원래 페이스북에 올렸던 것으로 원문은 <a href="https://www.facebook.com/kkeutsori/posts/pfbid0F1n1DEVrhuEcuEJvzCc7WDZTQ4nkKRaiyyYiz4L7vpWj98iiVjQgYFFqBCP4dHmjl">여기</a>에서 확인 가능합니다. 날짜는 페이스북 게재 당시의 날짜로 표시합니다.</p>
<p>&#8216;나라타주&#8217;는 무슨 말일까?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다음과 같은 정의를 내린다.</p>
<blockquote><p>나라타주(narratage)<br />
「명사」<br />
『영상』 영화에서, 화면이나 정경을 이중 화면으로 표현하는 기법. 주로 주인공이 옛일을 회상하며 이야기하는 장면에서 쓴다.</p></blockquote>
<p>그런데 자세히 들여다보면 뜻풀이가 조금 이상하다. 이제는 잘 쓰지 않는 말이지만 옛 신문 기사를 찾아보면 &#8216;나라타쥬&#8217;라는 표기로 5~60년대에 가장 많이 쓰였고 주로 회상하는 장면을 엮어서 해설로 영화를 푸는 방식을 이른 듯하다. 이중 화면으로 표현한다는 것이 정확히 무슨 말인지는 모르지만 보통 쓰는 의미와는 거리가 있어 보인다.</p>
<p>&#8216;쥬&#8217;와 같은 철자를 허용하지 않는 현행 외래어 표기법에 따라 &#8216;나라타쥬&#8217; 대신 &#8216;나라타주&#8217;라고 쓴다는 것은 알겠는데 원어를 확인해보면 이것도 이상하다. 《표준국어대사전》에서 원어 narratage 옆에 마우스 커서를 올리면 이것이 프랑스어라고 나온다. 얼핏 보면 마치 [naʁataːʒ] &#8216;나라타주&#8217;로 발음하는 프랑스어 단어처럼 보이지만 《라루스 소사전(Le Petit Larousse)》, 《로베르 소사전(Le Petit Robert)》 등 프랑스어 사전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말이다. narratage는 애초에 프랑스어가 아니라 [ˈnæɹ.ət.ɪʤ] &#8216;내러티지&#8217;로 발음되는 영어 단어이기 때문이다.</p>
<p>《옥스퍼드 영어 사전(Oxford English Dictionary)》에서는 어원을 &#8216;해설하다&#8217;를 뜻하는 narrate [nə.ˈɹeɪ̯t, ˈnæɹ.eɪ̯t] &#8216;너레이트/내레이트&#8217;와 접미사 -age의 결합으로 설명하면서 가장 이른 문헌상 등장으로 1933년의 《뉴욕 타임스》 기사를 인용한다.</p>
<blockquote><p>The new treatment, which the producer calls ‘narratage’, is eminently well suited to this particular dramatic vehicle.<br />
제작자가 &#8216;내러티지&#8217;라고 부르는 새로운 각색은 이 극적인 수단(영화)에 탁월하게 어울린다.</p></blockquote>
<p>이 인용문은 윌리엄 하워드(William K. Howard [ˈwɪl.jəm ˈhaʊ̯‿əɹd], 1899~1954) 감독의 1933년작 영화 《권력과 영광(The Power and the Glory)》에 대한 것으로 보인다. 프레스턴 스터지스(Preston Sturges [ˈpɹɛst.ən ˈstɜːɹʤ.ᵻs], 1898~1959)의 각본은 변사가 내용을 설명하던 무성 영화와 유성 영화, 소설의 요소를 혼합한 새로운 서술 방식을 선보였다.</p>
<p>《권력과 영광》은 톰 가너(Tom Garner)라는 철도 재벌의 장례식 장면으로 시작하여 그의 친구 헨리(Henry)가 과거를 회상하는 플래시백(flashback) 장면이 연속되는 비선형적 서술 방식을 쓴다. 한 장면에서는 화면에 나타나는 등장인물의 대화는 들리지 않고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둘이 무슨 얘기를 하고 있는지 헨리가 해설하는 목소리만 들릴 정도로 해설이 두드러진 역할을 한다. 역대 최고의 영화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1941년작 《시민 케인(Citizen Kane)》의 서사 구조도 이 영화에서 영감을 얻었다는 분석이 있다.</p>
<p>제작사 폭스 필름(Fox Film)에서는 포스터에 &#8216;최초의 나라타주 작품(the first narratage production)&#8217;이라는 문구를 써서 영화를 홍보했다. 영화에 대한 반응이 좋자 시사회를 가진 뉴욕의 영화관 앞에는 &#8216;극적인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방식으로 나라타주가 최초로 쓰인 영화(the first motion picture in which narratage was used as a method of telling a dramatic story)&#8217;라고 적힌 동판을 내걸기까지 했다.</p>
<p>그러니 narratage는 스터지스 또는 제작사 관계자가 만든 신조어로 보인다. 이는 곧 일제 강점기 조선에도 상륙해서 영화가 개봉된 해인 1933년에 이미 〈映畵(영화)의 『나라타ー쥬』〉라는 신문 기사가 등장한다.</p>
<blockquote><p>이『나라타ー쥬』는 무엇인가? 勿論(물론)『몬타ー쥬』라는 말에 對(대)하야 이야기(나레이트)하는手法(수법)』이라는 意味(의미)로使用(사용)되는듯하다. —《동아일보》 1933년 10월 29일 기사 중.</p></blockquote>
<p>즉 여기서는 narratage를 narrate와 montage가 결합한 말로 파악하고 &#8216;나라타ー쥬&#8217;라는 표기도 &#8216;몬타ー쥬&#8217;를 따랐다. 프랑스어에서 온 montage [mɔ̃taːʒ] &#8216;몽타주&#8217;는 보통 여러 이질적인 요소를 조합하여 만든 예술 작품을 의미하는데 영상 기법으로는 빠른 속도로 많은 화면을 연속시키는 것을 이르기도 한다.</p>
<p>당시는 일제 강점기였으니 일본어를 거쳐 들어온 말일 가능성이 높다. 일본어에서는 ナラタージュ[naratāju] &#8216;나라타주&#8217;라고 쓴다. 장음 부호까지 흉내낸 &#8216;나라타ー쥬&#8217;는 여기서 비롯된 형태일 수 있다.<br />
쇼가쿠칸(小学館, 소학관) 출판사의 《니혼 고쿠고 다이지텐(日本国語大辞典[Nihon Kokugo Daijiten], 일본 국어 대사전)》에서는 ナラタージュ[naratāju]를 다음과 같이 풀이한다.</p>
<blockquote><p>映画の技法の一つ。主人公または語り手に回想形式で過去の出来事などを物語らせながら、急速に多くの小画面を連続させ構成するもの。<br />
영화 기법의 하나. 주인공이나 서술자가 회상 형식으로 과거의 일 등을 이야기하면서, 급속하게 많은 작은 화면을 연속시켜 구성하는 것.</p></blockquote>
<p>《표준국어대사전》과 달리 이중 화면에 대한 언급은 없고 많은 화면을 연속시키는 기법이라는 설명이다.</p>
<p>그러면 영어 사전에서는 narratage를 어떻게 풀이할까? 《옥스퍼드 영어 사전》이 내리는 narratage의 정의는 다음과 같다.</p>
<blockquote><p>A technique used in films, plays, and television dramas in which one of the characters has the role of storyteller, or in which narration is employed as a structural device.<br />
영화·연극·텔레비전 드라마에서 쓰이는 기법의 하나로 등장인물 가운데 한 명이 서술자의 역할을 맡거나 해설이 구조적인 장치로 쓰이는 것.</p></blockquote>
<p>《메리엄·웹스터 사전(Merriam-Webster Dictionary)》에서는 다음과 같이 풀이한다.</p>
<blockquote><p>A technique sometimes used in plays and films and on television whereby the voice of a narrator usually begins and often supplements the actual story and gives thereby the illusion that the story itself is merely an expansion of his own words<br />
연극·영화·텔레비전에서 때로 쓰이는 기법의 하나로 서술자의 목소리가 실제 이야기를 시작하고 때로 이를 보충하여 이야기 자체가 서술자의 말의 연장선에 지나지 않는다는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것.</p></blockquote>
<p>즉 영어 사전에서는 해설이 중요한 역할을 맡은 서사 기법으로 정의하고 화면의 연속이나 이중 화면에 대한 언급은 없다.</p>
<p>《권력과 영광》만 놓고 보면 헨리가 과거를 회상하는 장면에서 간간이 그의 해설이 들어가므로 영어 사전에서 내리는 정의가 더 어울린다. 하지만 《니혼 고쿠고 다이지텐》에서 말하는 것처럼 급속하게 많은 화면을 연속시키는 부분은 보이지 않는다. 또 《표준국어대사전》에서 말하는 이중 화면이 화면이 분할된 것을 얘기하는 것인지, 화면이 겹친 것을 얘기하는 것인지는 모르지만 화면이 바뀌는 중에 먼저 화면이 다음 화면과 잠시 겹치는 일반적인 오버랩 기법을 제외하면 《권력과 영광》에서는 찾아보기 어렵다.</p>
<p>한국어와 일본어에서 쓰는 형태에서는 몽타주와의 관계가 잘 드러나지만 영어 발음인 [ˈnæɹ.ət.ɪʤ] &#8216;내러티지&#8217;에서는 이를 찾기 힘들다. montage는 원래 프랑스어 단어이기 때문에 영어에서도 프랑스어 발음 [mɔ̃taːʒ] &#8216;몽타주&#8217;를 흉내내어 [mɒn.ˈtɑːʒ, mɒ̃-, moʊ̯n-] &#8216;몬타지/몽타지&#8217;로 발음한다(외래어 표기법에서 프랑스어의 [ʒ]는 어말과 자음 앞에서 &#8216;주&#8217;로 적지만 영어에서는 &#8216;지&#8217;로 적는다). narratage가 정말 narrate와 montage의 합성어라면 [ˌnæɹ.ə.ˈtɑːʒ] &#8216;*내러타지&#8217; 정도로 발음할 텐데 어떻게 된 일일까?</p>
<p>애초에 narratage는 montage와 관계가 없는 신조어였는데 일본어와 한국어에서 재해석되면서 발음도 달라진 것일 가능성이 있다. 아니면 원래 narratage는 정말로 narrate와 montage를 혼합한 말이었는데 철자에 따른 발음 &#8216;내러티지&#8217;가 쓰이면서 의도한 의미를 알아채기 어렵게 되었고 급기야 《옥스퍼드 영어 사전》에서도 narrate + -age로 분석하게 된 것일 수도 있겠다.</p>
<p>고대 프랑스어에서 전해진 영어 접미사 -age는 mileage [ˈmaɪ̯l.ɪʤ] &#8216;마일리지&#8217;, percentage [pəɹ.ˈsɛnt.ɪʤ] &#8216;퍼센티지&#8217; 등에서 볼 수 있듯이 보통 [ɪʤ] &#8216;이지&#8217;로 발음된다. 그러니 영화 포스터에서 narratage라는 말을 처음 접한 영어 화자들은 자연스럽게 &#8216;내러티지&#8217;라고 발음했을 수 있다.<br />
대신 더 최근에 프랑스어에서 들어온 말에서는 프랑스어에 더 가까운 발음을 쓴다. 프랑스어 massage [masaːʒ] &#8216;마사주&#8217;에서 나온 massage [ˈmæs.ɑːʒ, -ɑːʤ(영); mə.ˈsɑːʒ, -ˈsɑːʤ(미)] &#8216;매사지(영)/머사지(미)&#8217;에서는 [ɑːʒ, ɑːʤ] &#8216;아지&#8217;로 발음되고(한국어에서는 관용 표기 &#8216;마사지&#8217;를 쓴다) 더 최근에 전해진 montage에서는 아예 [ɑːʒ] &#8216;아지&#8217; 발음만 쓰인다. 어말의 [ʒ]는 영어 고유 어휘에는 없는 이국적인 발음으로 프랑스어식 어휘라는 느낌을 두드러지게 한다. 그래서 일부러 &#8216;쓰레기&#8217;를 뜻하는 garbage [ˈgɑːɹb.ɪʤ] &#8216;가비지&#8217;를 마치 프랑스어에서 온 고상한 단어인 것처럼 [ɡɑːɹ.ˈbɑːʒ,] &#8216;가바지&#8217;라고 발음하는 말장난도 있다.</p>
<p>한편 프랑스어 garage [ɡaʁaːʒ] &#8216;가라주&#8217;에서 온 garage는 영국식으로 [ˈgæɹ.ɑːʒ, -ɑːʤ] &#8216;개라지&#8217;라고도 하지만 젊은 세대에서는 보통 [ˈgæɹ.ɪʤ] &#8216;개리지&#8217;로 발음하며 미국식으로는 [gə.ˈɹɑːʒ, -ˈɹɑːʤ] &#8216;거라지&#8217;라고 하는 등 방언마다 여러 발음이 혼용되는 경우도 있다.</p>
<p>좀 더 영화와 관련된 예를 들자면 고대 프랑스어에서 들어와 &#8216;경의&#8217;를 뜻하는 일반적인 단어 homage는 [ˈhɒm.ɪʤ] &#8216;호미지&#8217;로 발음되지만 영화 등 예술 작품에서 다른 예술가에 대한 존경의 표시로 하는 인용이나 모방을 이를 때는 프랑스어 hommage의 발음 [ɔmaːʒ] &#8216;오마주&#8217;를 흉내내어 [oʊ̯.ˈmɑːʒ, ɒ-] &#8216;오마지&#8217;로 발음하고 철자도 프랑스어식으로 hommage로 쓰는 일이 많다.</p>
<p>그러니 narratage도 프랑스어식 어휘로 인식했다면 &#8216;내러타지&#8217;로 발음했을 텐데 《옥스퍼드 영어 사전》과 《메리엄·웹스터 사전》에서는 발음을 &#8216;내러티지&#8217;로만 제시하는 것을 보면 본 의도가 어찌되었든 영어에서는 몽타주와 별 관련이 없어보이는 발음으로 정착되었다. 그래서인지 영어 사전에서 제시한 정의는 해설에 치중을 두는 듯하다.</p>
<p>반면 《니혼 고쿠고 다이지텐》에서 말하는 급속한 여러 화면의 연속은 영화 기법으로 쓰이는 몽타주의 의미와 비슷하다. 《표준국어대사전》에서 나오는 이중 화면을 운운하는 뜻풀이도 몽타주 작품을 만들 때 여러 요소를 나란히 배합하는 것과 의미상 관련이 있을 수 있겠다.</p>
<p>영어 narratage나 &#8216;나라타ー쥬&#8217;, &#8216;나라타쥬&#8217;라는 말은 《권력과 영광》에 대하여 처음 쓰였지만 그 후 수십 년 동안 국내외 여러 영화에 대해서도 쓰였다. 애초에 제작사에서 narratage의 정확한 정의를 내리지도 않았을 테니 사람마다 이 신조어가 정확히 무엇을 뜻하는지 조금씩 의견이 달랐을 것이고 차츰 각 언어마다 의미 변화가 일어났을 수 있다. 《권력과 영광》에는 《니혼 고쿠고 다이지텐》의 뜻풀이에서 말하는 것처럼 급속도로 장면을 연속시키는 예를 찾기 힘들지만 그 후에 제작된 할리우드 영화 가운데는 회상 장면 등에서 정말로 여러 장면을 급속도로 연속시키는 것들도 있었다.</p>
<p>영어에서는 narratage라는 어형에서 montage를 떠올리기 힘들어서 narrate의 의미에만 주목했다면 일본어에서는 ナラタージュ[naratāju] &#8216;나라타주&#8217;에서 ナレーション[narēshon] &#8216;나레숀&#8217;보다도 モンタージュ[montāju] &#8216;몬타주&#8217;가 연상되기 때문에 후자와 관련된 의미에 주목했을 수 있다. 그래서 차츰 몽타주 기법을 쓰는 회상 장면 정도로 이해하게 되었을 수 있다.</p>
<p>하지만 정말로 한국어에서는 이 말이 《표준국어대사전》에서 정의한 것처럼 &#8216;화면이나 정경을 이중 화면으로 표현하는 기법&#8217;으로 뜻이 변한 것일까? 예전 신문 기사를 일일이 찾아보지는 않았지만 이런 뜻으로 쓰인 듯한 예는 찾기 힘들다. 내가 과문해서인지 몰라도 이중 화면으로 표현한다는 것이 구체적으로 무슨 뜻인지도 잘 짐작이 가지 않는다.</p>
<p>예전 신문 기사에 나오는 실제 쓰임새만 봐서는 영어 사전에 나오는 narratage의 정의와 별 차이가 없는 듯하며 오히려 &#8216;나라타ー쥬&#8217;, &#8216;나라타쥬&#8217;를 &#8216;회상하는 해설&#8217; 정도의 뜻으로 쓴 예도 보인다.<br />
원래 영화 용어로 만들어진 narratage이지만 비슷한 다른 매체에도 곧 적용되었으리라고는 쉽게 상상할 수 있다. 그래서 영어 사전에서는 narratage가 영화 외에 텔레비전, 연극에서도 쓰이는 말로 풀이하는데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8216;나라타주&#8217;를 영화 용어로만 좁게 정의한 것 역시 약간 아쉽다.<br />
1958년 5월 8일자 《경향신문》에 실린 이해랑(李海浪)의 칼럼 〈劇作藝術(극작예술)이先行(선행)된舞臺(무대): 國立劇團(국립극단)의 「家族(가족)」을보고〉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있다.</p>
<blockquote><p>따라서 第二幕(제2막)의 內省(내성) 의場面(장면)(所謂(소위)나라타ー쥬場面(장면))은 要領不得(요령부득)으로 지루하기 짝이없었다</p></blockquote>
<p>즉 여기서 &#8216;나라타ー쥬&#8217;는 연극에서 쓰이는 회상 구조를 이르는 말로 쓰인 것을 볼 수 있다.</p>
<p>앞서 프랑스어 사전에서는 narratage를 찾아볼 수 없다고 했는데 이는 대부분의 언어에서도 마찬가지로 보인다. 그런데 예외적으로 이탈리아어 사전에는 narratage가 영화 기법의 이름으로 수록되어 있다. 《사바티니 콜레티 이탈리아어 사전(Dizionario Italiano Sabatini Coletti)》에서는 다음과 같이 풀이한다.</p>
<blockquote><p>cine. Tecnica consistente nel far raccontare le vicende della storia da uno dei personaggi<br />
a. 1980<br />
영화. 등장인물 중 한 명이 사건의 경과를 이야기하도록 하는 기법.<br />
1980년 문증.</p></blockquote>
<p>이 사전에서는 발음을 제시하지 않지만 《이탈리아어 발음 사전(Dizionario di pronuncia italiana)》에 따르면 narratage의 발음은 철자에 따른 이탈리아어식 &#8216;*나라타제&#8217;가 아니라 영어 발음을 흉내낸 [ˈnarratiʤ, ˈnɛrre-] &#8216;나라티지/네레티지&#8217;이다. 즉 이탈리아어에서는 이를 영어 단어로 받아들인 것이다.</p>
<p>정말 1980년부터 쓰였다면 한국어에 비해 도입 시기가 상당히 늦은 셈인데 실제로는 이탈리아어에서도 1930년대부터 쓰인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어 1937년에 《아테네오 베네토 과학·문예·예술지(Ateneo Veneto: rivista di scienze, lettere ed arti)》에 실린 글에서 《권력과 영광》에서 쓰인 narratage를 언급한다. 다만 여기서는 따옴표를 썼기 때문에 아직 이탈리아어로 볼 수 없는 이질적인 단어로 간주했을 수는 있다.</p>
<p>영화 제작사에서 홍보용으로 퍼뜨린 신조어가 한국어와 일본어, 이탈리아어 등 몇몇 언어에 수용되어 한 시대를 풍미한 영화 용어, 나아가서 연극과 텔레비전 용어가 된 것이 흥미롭다.</p>
<p>그런데 도입 당시에는 획기적이었던 회상과 해설을 통한 영화 전개 기법이 그 후 식상할 정도로 익숙해지다보니 요즘은 많이 잊혀진 모양이다. 나도 사전에서 발견하기 전에는 들어본 기억이 없고 영어에서도 웬만한 사전에는 나오지 않을 정도로 잘 쓰지 않는 말이다.</p>
<p>요즘 &#8216;나라타주&#8217;를 검색하면 2005년 출판된 일본 작가 시마모토 리오(島本理生[Shimamoto Rio], 1983~)의 연애 소설 제목, 또 이를 바탕으로 유키사다 이사오(行定 勲[Yukisada Isao], 1968~)가 감독한 2017년작 동명의 영화 제목으로 주로 나온다. 여대생인 주인공이 고등학교 시절 교사와 다시 만나 사랑에 빠진다는 내용인데 주인공이 과거의 사건을 회상하면서 이야기하며 현재와 과거를 넘나드는 형식이라는 듯하다. 영화를 본 한국의 젊은 관객들은 &#8216;나라타주&#8217;라는 말이 낯설어서 막연히 일본어인가 하고 생각한 이도 있었을 듯싶다.</p>
<p>요즘 세대는 영화나 연극, 텔레비전 기법으로서 &#8216;나라타주&#8217; 혹은 &#8216;나라타쥬&#8217;라는 말을 들어본 이가 얼마나 될지, 또 들어봤다면 무슨 뜻으로 이해하고 있는지 궁금하다.</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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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8216;나트랑&#8217;이라고 흔히 적고 &#8216;냐짱&#8217;이 표준 표기인 베트남 도시의 실제 발음은?</title>
		<link>https://pyogi.kkeutsori.com/2023/11/24/%eb%82%98%ed%8a%b8%eb%9e%91%ec%9d%b4%eb%9d%bc%ea%b3%a0-%ed%9d%94%ed%9e%88-%ec%a0%81%ea%b3%a0-%eb%83%90%ec%a7%b1%ec%9d%b4-%ed%91%9c%ec%a4%80-%ed%91%9c%ea%b8%b0%ec%9d%b8-%eb%b2%a0%ed%8a%b8/</li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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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c:creator><![CDATA[끝소리]]></dc:creator>
		<pubDate>Fri, 24 Nov 2023 05:34:29 +0000</pubDate>
				<category><![CDATA[미분류]]></category>
		<category><![CDATA[냐짱]]></category>
		<category><![CDATA[베트남]]></category>
		<category><![CDATA[베트남어]]></categ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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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CDATA[베트남 남부 해안에 &#8216;나트랑(Nha Trang)&#8217;이라고 흔히 부르는 휴양 도시가 있다. 《표준국어대사전》에 실린 규범 표기는 외래어 표기법에 따른 &#8216;냐짱&#8217;이다. 하지만 워낙 오랫동안 &#8216;나트랑&#8217;으로 알려져 있었기 때문인지 2004년 베트남어 표기 규정이 도입된 지 20년 가까이 지나도록 &#8216;냐짱&#8217;보다 비표준 &#8216;나트랑&#8217;이 압도적으로 많이 쓰이며 한국에서 그곳에 취항하는 항공사마다 &#8216;나트랑&#8217;이라고 부른다. 옛 신문 기사를 검색하면 1954년부터 &#8216;나트랑&#8217;이란 표기가 나타나며 베트남 [&#8230;]]]></description>
										<content:encoded><![CDATA[<p style="font-size:0.9em; color: #5C78C6;">본 글은 원래 페이스북에 올렸던 것으로 원문은 <a href="https://www.facebook.com/kkeutsori/posts/pfbid02nvESrV7BFNrVvkAjtBC5BCzs3V5xCcP5h2JQi7o4GHLUqqvtdd3bEENbF8H3WMg7l">여기</a>에서 확인 가능합니다. 날짜는 페이스북 게재 당시의 날짜로 표시합니다.</p>
<p>베트남 남부 해안에 &#8216;나트랑(Nha Trang)&#8217;이라고 흔히 부르는 휴양 도시가 있다. 《표준국어대사전》에 실린 규범 표기는 외래어 표기법에 따른 &#8216;냐짱&#8217;이다. 하지만 워낙 오랫동안 &#8216;나트랑&#8217;으로 알려져 있었기 때문인지 2004년 베트남어 표기 규정이 도입된 지 20년 가까이 지나도록 &#8216;냐짱&#8217;보다 비표준 &#8216;나트랑&#8217;이 압도적으로 많이 쓰이며 한국에서 그곳에 취항하는 항공사마다 &#8216;나트랑&#8217;이라고 부른다.</p>
<p>옛 신문 기사를 검색하면 1954년부터 &#8216;나트랑&#8217;이란 표기가 나타나며 베트남 전쟁 중에는 중요한 공군 기지가 있었기 때문에 자주 언급되었다. 다른 표기로 나타나는 것은 1993년 《조선일보》 기사에 실린 &#8216;나짱(한국사람에게는 「나트랑」으로 많이 알려져 있다)&#8217;이 처음으로 보인다. 이처럼 1990년대 기사에서는 &#8216;나짱&#8217;이라는 표기를 극소수 발견할 수 있는데 당시는 베트남어가 외래어 표기법에 추가되기 전이었지만 좀 더 현지 발음에 가깝게 표기하려 시도했던 것이다. 다만 첫 음절을 &#8216;냐&#8217; 대신 &#8216;나&#8217;로 썼으니 현 규범 표기와는 살짝 다르다. 원 발음을 잘못 안 것이 아니라면 두음 법칙에서 볼 수 있듯이 한국어에서 어두 &#8216;냐&#8217;를 꺼리기 때문에 &#8216;나&#8217;로 대체한 것일 수 있다. 한편 1998년 《매일경제》 기사에만 나오는 &#8216;나탕&#8217;이라는 표기도 보인다.</p>
<p>그러면 Nha Trang은 베트남어로 과연 &#8216;냐짱&#8217;과 같이 발음될까?</p>
<p>베트남어 발음은 지역에 따라 상당히 차이가 난다. 흔히 베트남어는 크게 북부 방언, 중부 방언, 남부 방언으로 나눈다. 학자들이 쓰는 엄밀한 방언학적 구분은 이와 꼭 일치하지 않을 수 있지만 일반인은 대체로 이와 같은 세 가지 방언권이 있는 것으로 인식한다.</p>
<p>베트남의 수도는 북쪽의 하노이(Hà Nội)이고 최대 도시는 사이공(Saigon)이라는 전 이름으로 널리 알려진 남쪽의 호찌민(Hồ Chí Minh)시이다. 또 1802년부터 1945년까지는 중부의 후에(Huế)가 베트남의 수도였다. 이들 세 곳의 말씨가 가장 잘 알려져 있으니 각각 북부, 남부, 중부 방언을 대표한다고 볼 수 있다. 물론 각 방언도 내부적으로 지역에 따라 다양한 차이를 보이지만 편의상 여기서 북부 방언이나 발음이라고 하면 하노이의 것을, 중부는 후에의 것을, 남부는 호찌민시의 것을 대표로 삼기로 한다.</p>
<p>지역에 따른 발음 차이는 외부 입장에서 볼 때 상당히 두드러진다. 예를 들어 철자 d 또는 gi로 나타내는 첫소리는 북부에서 보통 [z]로 발음하지만 중부와 남부에서는 [j]로 발음한다(중부에서도 방언에 따라 d를 [z]로 발음하고 gi는 [j]로 발음할 수 있다). 그러니 남부에서 질문에 답할 때 &#8216;예&#8217;를 뜻하는 dạ는 남부에서 [ja̬ː] &#8216;야&#8217;, 중부에서 [jâːˀ] &#8216;야&#8217;로 발음하지만 북부에서는 [zâːˀ] &#8216;자&#8217;로 발음한다(북부에서는 질문에 답하는 &#8216;예&#8217;로 vâng [və̄ŋ] &#8216;벙&#8217;을 더 쓴다). &#8216;바람&#8217;을 뜻하는 gió는 북부에서 [zɔ̌ː] &#8216;조&#8217;로 발음하지만 중부와 남부에서 [jɔ̌ː] &#8216;요&#8217;로 발음한다.</p>
<p>문자 언어는 17세기 중세 베트남어를 바탕으로 마련한 로마자 철자법인 쯔꾸옥응으(Chữ Quốc Ngữ, 𡨸國語)를 쓰는데 그 후 일어난 발음 변화 때문에 방언마다 철자와 발음의 관계가 조금 복잡하다. 방언에 관계 없이 공통된 표준 문자 언어를 쓰지만 간혹 특정 방언 어휘를 현지 발음에 따라 쓰는 경우도 있다. 예를 들어 중부와 남부에서 건배할 때 쓰는 말인 vô는 원래 북부에서 vào [vàːu̯] &#8216;바오&#8217;가 단순모음화한 vô [vō] &#8216;보&#8217;에서 나왔지만 첫소리 v가 [j]로 발음되기도 하는 변화로 인해 남부에서는 일반적으로 [jōu̯] &#8216;요(우)&#8217;로 발음하며 이에 따라 dô라는 철자로도 쓴다. 이는 북부에도 전해졌는데 북부식으로 dô는 [zōː] &#8216;조&#8217;로 발음하므로 zô나 dzô라는 철자로 흔히 나타낸다. 베트남어 표준 철자법에는 z가 나타나지 않으니 여기서는 일부러 방언 발음을 흉내내려 쓴 것이다.</p>
<p>이쯤 되면 서로 다른 말씨를 쓰는 베트남어 화자들이 말이 제대로 통할지 궁금해질 수 있겠다. 실제로 베트남 중북부의 내륙 산지 등 일부 지역 방언은 어휘·문법의 차이 때문에 다른 방언 화자들이 알아듣기 어려울 수 있다. 하지만 대도시 및 해안 지역에 사는 대부분의 베트남어 화자들은 서로 상당히 다른 발음을 쓰더라도 의사 소통에 큰 지장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이는 그동안 진행된 베트남 내부 인구 이동 외에 방송의 영향도 큰 것 같다.</p>
<p>예전에는 주요 방송사가 하노이에 소재해 있어 방송에서 주로 북부 발음만 들을 수 있었지만 요즘에는 방송에서 북부 발음과 남부 발음을 둘 다 흔히 들을 수 있다. 대신 중부 발음은 아직 듣기 어렵다. 2014년에는 아인프엉(Anh Phương)이 전국적으로 방송되는 베트남 텔레비전(VTV) 뉴스를 진행하는 최초의 후에 말씨를 쓰는 아나운서로 발탁되었지만 그의 발음에 대한 시청자 항의 끝에 1년만에 하차했다. 그런데 이런 논란은 순전히 중부 발음을 다른 방언 화자들이 잘 알아듣지 못해서 비롯되었다기보다는 출신 지역에 대한 편견이 복합적으로 작용했을 것이다.</p>
<p>외래어 표기법에서는 지역에 따른 발음 차이를 무시하고 베트남어는 하나의 기준으로 통일해서 한글로 표기한다. 첫소리 d와 gi의 경우 북부 발음 [z]를 기준으로 &#8216;ㅈ&#8217;으로 적는다. 그러니 dạ는 &#8216;자&#8217;, gió는 &#8216;조&#8217;가 외래어 표기법을 따른 규범 표기이다. 참고로 đ [ɗ]는 &#8216;ㄷ&#8217;으로 적으므로 단순화된 베트남어 철자에 d가 나타난다고 해서 모두 &#8216;ㅈ&#8217;으로 적는 것은 아니다. 중부 도시 Đà Nẵng은 &#8216;다낭&#8217;으로 적는다.</p>
<p>Nha Trang은 하노이식 북부 발음으로 [ɲāː.ʨāːŋ] &#8216;냐짱&#8217;으로 발음된다. 그러니 여기서 외래어 표기법에 따른 규범 표기인 &#8216;냐짱&#8217;은 북부 발음을 충실히 나타낸다(그렇다고 해서 외래어 표기법에 따른 표기가 언제나 북부 발음에 가까운 것은 아니다).</p>
<p>그런데 냐짱은 남부 방언권에 속하므로 호찌민시식 남부 발음을 기준으로 하면 [ɲāː.ʈāːŋ] &#8216;냐땅&#8217;에 가깝다. <a href="https://l.facebook.com/l.php?u=https%3A%2F%2Fyoutu.be%2FQ7Mmb7xlYQA%3Fsi%3DKnbC6te8x6DJ-5dS%26fbclid%3DIwZXh0bgNhZW0CMTAAAR0rxd2j8Q1bpYpRfgPOaH56G0uapyecNDtUcP8zbvDgTil9C3sRHt4EgVI_aem_Ad_jIVblxHG2P2qWqm2nC-XXIH1FJFMQuJaSyoQFqGHhwN7G45Xb36BwA9G3HrROm91jTHoqJs0LQW0i5qTPjt06&amp;h=AT0Xh_9MYGQJM75CHoWp6T2FYmSAnMRaMdE-W81beLLG8eiRU6zAxGbUQnKOZqGcICyQF8jZWU0DxSeOLEX7VS7wUryFBjTZyLSrfmhrL_h1q-NNrocvbPwqy-ahBg&amp;__tn__=-UK-R&amp;c[0]=AT0SrMTsZDkBEGV0WQ57vsAFwHygc-6vgAHTqQ7unUwDk6yFdq5Jep1d8JdwdVLWp65cDyCbHoG_u61vmVO-Xo2EUzJzjqs6rgJFzMLc6p-kcPzIv70x0pMHuMyrjIX502Z02BUpYWDIS4z0KJ1wu4XFE42WA-G_8DOqpNsD9sm48V_2PSsAGY_Nvvg9lRPQ5WY">한 동영상에서</a> 남부 출신 화자가 쓰는 발음을 들을 수 있다.</p>
<p>베트남어 철자 tr는 전통적으로 무성 권설 폐쇄음 [ʈ]로 발음되었으며 남부에서는 이 발음이 아직 흔하다. 그런데 방언에 따라 이것이 파찰음화하여 [ʦ̢]가 되기도 한다. 마찬가지로 ch로 적는 첫소리도 전통적으로는 무성 경구개 폐쇄음 [c]로 발음되었지만 [ʨ]로 파찰음화하는 경향이 있다. 하노이식 북부 발음에서는 tr가 ch와 발음이 합쳐져 둘 다 [ʨ]로 발음되는 것이 보통이다. 외래어 표기법에서는 tr와 ch를 둘 다 &#8216;ㅉ&#8217;으로 적는다. 그러니 Nha Trang은 &#8216;냐짱&#8217;, Hồ Chí Minh은 &#8216;호찌민&#8217;이 된다.</p>
<p>그런데 베트남어 로마자 철자법의 바탕이 된 중세 베트남어에서는 tr가 실제로 t와 r가 결합한 자음군으로 발음되었을 수도 있겠다. 흥미롭게도 17~18세기 문서에는 tr 외에 tl이라는 철자가 나타난다. 1651년 《베트남어-포르투갈어-라틴어 사전(Dictionarium Annamiticum Lusitanum et Latinum)》을 편찬하여 베트남어 로마자 철자법 확립에 크게 기여한 프랑스 출신 선교사 알렉상드르 드로드(Alexandre de Rhodes [alɛksɑ̃ːdʁ də ʁoːd], 1591~1660)는 tla라는 표제어 밑에 l을 r로 바꾸어 tra라고 말하기도 하며 tl로 시작하는 나머지 말도 마찬가지라는 설명을 단다. 즉 당시 이미 tl은 tr와 합치는 중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중세 베트남어 tla는 &#8216;집어넣다&#8217;를 뜻하는 현대 베트남어 tra &#8216;짜&#8217;에 대응된다. 마찬가지로 &#8216;물소&#8217;를 뜻하는 베트남어 trâu &#8216;쩌우&#8217;는 중세 베트남어 tlâu에서 나왔다.</p>
<p>현대 베트남어 tr는 중세 베트남어 tl 외에 bl에서 나온 것도 있고 중세 베트남어 tl은 현대 베트남어 tr 외에 t나 l로 바뀌기도 했기 때문에 실제 변화는 상당히 복잡하다. 예를 들어 &#8216;쪽&#8217;, &#8216;페이지&#8217;를 뜻하는 trang &#8216;짱&#8217;은 중세 베트남어에서 blang으로 썼다. 어쨌든 로마자 철자와 드로드의 설명을 보면 tr는 원래 t와 r가 결합한 음을 나타냈을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즉 이런 발음에서 Nha Trang은 &#8216;냐뜨랑&#8217;에 가깝게 발음되었을 수 있다.</p>
<p>이 지명은 짬어로 &#8216;갈대 강&#8217;을 뜻하는 ꨀꨳꨩꨓꨴꩃ Aiā Trang &#8216;이아뜨랑&#8217;에서 나왔다는 설이 있다. 짬어는 베트남 남부와 캄보디아에 짬빠 왕국을 건설했던 짬족이 쓰는 언어로 남도 어족(오스트로네시아 어족) 말레이·폴리네시아 어파에 속한다. 남아시아 어족(오스트로아시아 어족)에 속하는 베트남어 및 캄보디아의 공용어인 크메르어와는 계통이 다르다. 참고로 짬빠(Champa)는 《표준국어대사전》에 &#8216;짬파&#8217;로 실려있지만 베트남어 Chăm Pa를 따르면 &#8216;짬빠&#8217;로 써야 하며 짬어 ꨌꩌꨛꨩ Campā의 c와 p도 무기음이므로 &#8216;ㅉ&#8217;, &#8216;ㅃ&#8217;에 가깝다. 그러니 한글 표기에서 된소리를 허용하느냐에 따라 &#8216;참파&#8217; 또는 &#8216;짬빠&#8217;로 써야 하며 &#8216;짬파&#8217;는 근거가 없다.</p>
<p>tr처럼 철자상 폐쇄음과 유음이 결합한 자음군으로 보이는 것이 권설 폐쇄음 [ʈ] 또는 파찰음 [ʦ̢]로 발음이 바뀐 것은 티베트어에서도 관찰할 수 있다. 티베트 라싸 근교에 있는 티베트 최대 불교 사원 이름인 འབྲས་སྤུངས་ &#8216;bras spungs/Dräpung은 라싸식 발음으로 [ʣ̢ɛ̀.puŋ] &#8216;제뿡&#8217; 정도로 발음되고 중국에서 한어 병음과 비슷하게 티베트어를 로마자로 표기하는 장문 병음(藏文拼音)에 따르면 Zhaibung으로 적는다. 하지만 2010년 경주 동국대의 티벳장경연구소에서 발표한 &#8216;티벳어 한글 표기안&#8217;을 따르면 &#8216;bras spungs/Dräpung은 &#8216;대뿡&#8217;으로 적는다(표준어는 &#8216;티베트&#8217;이지만 이들은 &#8216;티벳&#8217;이라는 표기를 쓴다). 모음 [ɛ]를 &#8216;에&#8217;와 &#8216;애&#8217; 가운데 어떻게 적을지를 논외로 하면 첫소리를 파찰음으로 본 &#8216;ㅈ&#8217; 대신 폐쇄음으로 본 &#8216;ㄷ&#8217;으로 쓴 것이 주목된다.</p>
<p>이들이 한글 표기 기준으로 삼은 방언에서는 철자상 br/dr/gr, pr/tr/kr 등에 해당하는 음이 [ʣ̢, ʦ̢] 등 권설 파찰음이 아니라 [ɖ, ʈ] 등 권설 폐쇄음으로 발음되기 때문이다. 이처럼 티베트어에서도 방언에 따라 파찰음이나 폐쇄음이 쓰이므로 한글 표기에서 어떻게 처리할지 고민이다. &#8216;행운&#8217;을 뜻하는 티베트어 이름 བཀྲ་ཤིས་ bkra shis/Trashi는 방언에 따라 [ʦ̢ə́.ɕi] &#8216;짜시&#8217; 또는 [ʈə́.ɕi] &#8216;따시&#8217;로 발음되는데 장문 병음에 따른 중국식 로마자 표기는 Zhaxi이지만 흔히 접하는 통용 로마자 표기는 Tashi이다.</p>
<p>라싸 발음에서는 파찰음을 쓰는 것이 대세이니 이에 따라 &#8216;bras spungs/Dräpung &#8216;제뿡&#8217;, bkra shis/Trashi &#8216;짜시&#8217;로 적는 것이 무난할 수 있지만 세계 각지에 퍼진 티베트 디아스포라 사회에서는 아직 폐쇄음 발음이 많이 쓰이는 듯하다. 그래서 티벳장경연구소의 표기안에서도 이 발음을 택했을 것이다.</p>
<p>아직 외래어 표기법에서 티베트어는 다루지 않으므로 오늘날의 발음과 차이가 나더라도 아예 로마자 철자에 따라서 &#8216;드레풍&#8217;, &#8216;트라시&#8217;와 같이 쓰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겠다. 실제로 &#8216;bras spungs/Dräpung은 &#8216;드레풍&#8217; 사원이라는 표기가 가장 많이 쓰인다. 그런데 bkra shis/Trashi가 들어간 이름인 བཀྲ་ཤིས་ལྷུན་པོ་ bkra shis lhun po/Trashi Lhünpo &#8216;짜시륀뽀~따시륀뽀&#8217; 사원은 통용 로마자 표기인 Tashi Lhunpo에 이끌려 &#8216;타시룬포&#8217; 사원으로 주로 쓰인다.</p>
<p>Nha Trang을 여전히 &#8216;나트랑&#8217;으로 쓰는 것을 보면 혹시나 티베트어 표기 규정이 외래어 표기법에 추가되더라도 &#8216;드레풍&#8217;, &#8216;타시룬포&#8217; 같은 표기가 계속 쓰일 것 같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올바른 표기를 고민할 필요가 없는 것은 아니다.</p>
<p>언어마다 방언에 따른 발음 차이는 당연히 존재하니 그 가운데 어느 발음을 기준으로 표기할지는 늘 마주치는 문제이다. 영어, 독일어, 프랑스어만 해도 지역마다 다른 발음 차이를 일일이 한글 표기에 반영하려 한다면 끝이 없다. 영어의 new를 현지 발음에 따라 &#8216;뉴&#8217;와 &#8216;누&#8217;로 구별하거나 프랑스어의 saint을 현지 발음에 따라 &#8216;생&#8217;과 &#8216;상&#8217;으로 구별하려는 것은 극히 비현실적이다. 표준 발음을 각각 [njuː], [sɛ̃]으로 보고 &#8216;뉴&#8217;, &#8216;생&#8217;으로 통일하는 것이 편하다. 우스갯소리를 섞어서 현지 발음을 반영한다고 &#8216;경상도&#8217;를 영어로 쓸 때 Gengsang Province라고 할 필요는 없는 것과 마찬가지이다.</p>
<p>방언에 따른 차이를 무시하거나 어느 한 방언만 대접하고 싶어서 그러는 것이 아니라 한국어 언중 사이의 편리함을 위해 부득이하게 한 가지 표기 방식으로 통일하는 것이다. 그러니 Nha Trang을 북부식으로 &#8216;냐짱&#8217;으로 적는 것이 특별히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다. 북부식으로 &#8216;냐짱&#8217;이라고 발음하면 다 알아듣는다(북부 발음의 영향인지 남부에서도 tr의 파찰음 발음이 퍼지는 듯하기도 하다). 대신 현지 발음은 약간 다를 수 있다는 것만 알아두면 좋다.</p>
<p>베트남어는 지역에 따른 발음 차이가 심하기 때문에 어차피 체계적인 하나의 표기법을 써서 각지에서 쓰이는 발음을 모두 가깝게 흉내낼 방법은 없다. 물론 현행 표기 규정에도 석연치 않은 부분이 있으며 어떻게 표기하는 것이 가장 대표성이 있고 철자에서 예측하기 쉬운지 따질 수는 있겠지만 단지 규범 표기가 베트남 현지에서 쓰는 발음과 다르다고 해서 표기법이 틀렸다고 비난할 수는 없다.</p>
<p>여담으로 영어 화자가 베트남어나 티베트어의 tr, dr를 평소에 영어에서 쓰는 것처럼 발음하면 꽤 가깝게 흉내낼 수 있다. 영어의 /tɹ, dɹ/은 사실 음성학적으로 첫 음이 보통 파찰음화하여 많은 이들이 [ʧɹ, ʤɹ] 정도로 발음하기 때문이다. 영어 training [ˈtɹeɪ̯n.ɪŋ] &#8216;트레이닝&#8217;에서 온 외래어 &#8216;추리닝&#8217;은 영어의 이 현상을 흉내낸 형태이다. 하지만 외래어 표기법에서는 이런 표면 발음을 무시하고 기본음 /t, d/를 살려 영어의 tr, dr에서도 &#8216;트, 드&#8217;로 쓴다.</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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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8216;드루이드&#8217;를 &#8216;드루드&#8217;로 쓰라니? 한국예이츠학회의 &#8216;게일어 고유명사 한글표기 통일안&#8217;이 개정되어야 하는 이유</title>
		<link>https://pyogi.kkeutsori.com/2008/12/18/%eb%93%9c%eb%a3%a8%ec%9d%b4%eb%93%9c%eb%a5%bc-%eb%93%9c%eb%a3%a8%eb%93%9c%eb%a1%9c-%ec%93%b0%eb%9d%bc%eb%8b%88-%ed%95%9c%ea%b5%ad%ec%98%88%ec%9d%b4%ec%b8%a0%ed%95%99%ed%9a%8c%ec%9d%98/</li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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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c:creator><![CDATA[끝소리]]></dc:creator>
		<pubDate>Wed, 17 Dec 2008 15:21:33 +0000</pubDate>
				<category><![CDATA[미분류]]></category>
		<category><![CDATA[게일어]]></category>
		<category><![CDATA[드루이드]]></category>
		<category><![CDATA[아일랜드]]></categ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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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ategory><![CDATA[한국예이츠학회]]></categ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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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CDATA[아일랜드의 시인이자 극작가인 윌리엄 버틀러 예이츠(William Butler Yeats)를 연구하는 한국 예이츠학회(The Yeats Society of Korea)에서는 2004년 11월 13일 예이츠 문학에 등장하는 게일어 고유명사의 한글 표기 통일안을 확정했다. 이 통일안은 한국 예이츠학회 자료실에서 내려받을 수 있으며 다음과 같은 설명이 붙어 있다. 지난 주 토요일(2004/11/13) 한양대에 개최된 가을학술대회 및 정기총회에서는 저희학회의 오랜숙원이었던 &#8216;게일어 고유명사 한글표기 통일안&#8217;이 아래와 같이 확정되었습니다. [&#8230;]]]></description>
										<content:encoded><![CDATA[<span style="font-size:0.9em; color:#5C78C6;">본 글은 원래 이글루스에 올렸던 글입니다. 이글루스가 종료되었기에 열람이 가능하도록 이곳으로 옮겼습니다. 기한이 지난 정보가 있을 수도 있고 사항에 따라 글을 쓴 후 의견이 바뀌었을 수도 있지만 오타 수정이나 발음 기호를 균일하게 고치는 것 외에는 원문 그대로 두었고 훗날 내용을 추가한 경우에는 이를 밝혔습니다. 외부 링크는 가능한 경우 업데이트했지만 오래되어 더이상 유효하지 않은 것은 그대로 남겨두었습니다. 날짜는 이글루스 게재 당시의 날짜로 표시합니다.</span><br>
<span style="color:#C5D2DB">—</span>
<p>아일랜드의 시인이자 극작가인 윌리엄 버틀러 예이츠(William Butler Yeats)를 연구하는 <a href="http://www.yeats.or.kr/">한국 예이츠학회(The Yeats Society of Korea)</a>에서는 2004년 11월 13일 예이츠 문학에 등장하는 게일어 고유명사의 한글 표기 통일안을 확정했다. 이 통일안은 <a href="http://www.yeats.or.kr/zeroboard/zboard.php?id=yeatsdb">한국 예이츠학회 자료실</a>에서 내려받을 수 있으며 다음과 같은 설명이 붙어 있다.</p>
<blockquote><p>지난 주 토요일(2004/11/13) 한양대에 개최된 가을학술대회 및 정기총회에서는 저희학회의 오랜숙원이었던 &#8216;게일어 고유명사 한글표기 통일안&#8217;이 아래와 같이 확정되었습니다. 앞으로 논문을 작성할 때에나 예이츠의 시를 번역할때에는 이 통일안에 따라 주시기 바랍니다. 《예이츠 저널》 22호와 《예이츠 시 번역 총서》 2권의 편집에도 &#8216;통일안&#8217;을 엄격히 적용토록 하겠습니다.</p></blockquote>
<div style="text-align: center;"><img loading="lazy" decoding="async" class="aligncenter size-full wp-image-105981" src="https://pyogi.kkeutsori.com/wp-content/uploads/2023/08/f0074568_49491085108ef.jpg" alt="" width="162" height="227" />W. B. 예이츠</div>
<p>통일안은 다음과 같다.</p>
<p>Aedh/Aodh 에<br />
Aengus 엥거스<br />
Aillinn 일린<br />
Aoife 이퍼<br />
Baile 볼리야<br />
Ballylee 발릴리<br />
Ben Bulben 벤 불벤<br />
Caoilte 킬처<br />
Cathleen-ni-Houlihan 캐슬린 니 훌리한<br />
Cloone, bog of 클룬<br />
Clooth na Bare 클루 너 바<br />
Cloyne 클로인<br />
Conchubar 코나하<br />
Connacht 코넛<br />
Connemara 코네마라<br />
Coole park 쿨 파크 (쿨 팍 ?)<br />
Cromlech 크롬렉<br />
Cro-Patrick 크로파트릭<br />
Cruachan 크루컨<br />
Cuchulain 쿨린<br />
Danaan 다나안<br />
Dromahair 드로마헤어<br />
Druid 드루드<br />
Drumcliff 드럼클립<br />
Eire 에이레<br />
Emer 에머<br />
Fand 판<br />
Fenians, 페니안<br />
Fergus 퍼거스<br />
Ferguson 퍼그슨<br />
Finn 핀<br />
Glasnevin 글라스네빈<br />
Glencar 글렌카<br />
Glencar Lough 글렌카 록<br />
Glendalough 글렌다록<br />
Gort 고트<br />
Grania 그라니아<br />
Gregory 그레거리<br />
Grey Rock 그레이 록<br />
Hanrahan 한라한<br />
Houlihan 훌리한<br />
Howth 호우쓰<br />
Innisfree 이니스프리<br />
Knocknarea 녹나리<br />
MacDonagh 막도나<br />
Maeve 메이브<br />
Magee, Moll 몰 머기<br />
Magh Ai 모카이<br />
Malachi 말러카이<br />
Mannannan 마나넌<br />
Mayo 메이요<br />
Naoise 니셔<br />
Niam 니아브<br />
O&#8217;Duffy 오더피<br />
Oisin 어쉰<br />
O&#8217;Rahilly 오라힐리<br />
O&#8217;Roughley 오로클리<br />
Patrick 파트릭<br />
Paudeen 포딘<br />
Ribh 리브<br />
Sidhe 쉬<br />
Sleuth Woods 슬루크 우드<br />
Sligo 슬라이고<br />
Thoor Ballylee 투르 발릴리<br />
Tir-nan-Oge 티르 너 노그<br />
Tuatha de Danaan 투어커 더 다나안<br />
Usna 어쉬나</p>
<p>통일안에서 다루는 고유명사는 제목처럼 &#8216;게일어 고유명사&#8217;에 한정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현대 아일랜드어 이름, 고대 아일랜드어 이름, 아일랜드어에서 나온 영어 이름, 다른 켈트어파 언어에서 나온 영어 이름 등 다양하다.</p>
<h2>아일랜드의 언어 상황</h2>
<p>아일랜드는 켈트어파에 속하는 아일랜드어를 사용하였으나 18세기 이후 영국의 지배 때문에 영어에 밀려 오늘날에는 아일랜드에서도 대부분 영어를 쓰고 아일랜드어를 완전한 모국어로 쓰는 이는 소수에 지나지 않는다. 언어 계통상 게르만어파인 영어와 켈트어파인 아일랜드어는 거의 관계가 없는 언어다.</p>
<p>아일랜드어는 스코틀랜드 게일어, 맨 섬(Isle of Man)에서 쓰는 맨어(Manx)와 함께 켈트어파 중 게일어군(Goidelic languages 또는 Gaelic languages)을 형성한다. 영국의 웨일스 지방에서 쓰는 웨일스어도 켈트어파 언어이지만 게일어는 아니다. 중세 아일랜드 신화에서는 Goídel Glas라는 이가 게일어를 창시하고 게일인의 조상이 되었다고 하는데 고대 아일랜드어의 Goídel에 해당하는 현대 아일랜드어 이름이 바로 겔(Gael), 영어식 발음으로는 &#8216;게일&#8217;이다.</p>
<p>아일랜드어는 아일랜드어로 &#8216;겔겨(Gaeilge)&#8217;라고 하고 이에 따라 영어로도 &#8216;게일릭(Gaelic)&#8217;이라고도 흔히 부르는데 이는 &#8216;게일어&#8217;로 번역할 수 있다. 하지만 스코틀랜드 게일어도 &#8216;게일릭(Gaelic)&#8217;이라고 흔히 부르기 때문에 여기서는 혼동을 피하기 위해 &#8216;아일랜드어&#8217;라는 명칭을 사용하겠다. 표준국어대사전에도 &#8216;아일랜드어&#8217;가 표제어로 등재되어 있다.</p>
<h2>통일안의 문제점</h2>
<p>외래어 표기법에 아일랜드어에 대한 표기 기준이 없으니 아일랜드어 이름의 표기는 결코 쉬운 문제가 아니다. 또 아일랜드어는 철자에 따른 발음 규칙이 매우 복잡하며 방언마다 발음이 상당히 달라진다. 그래도 일정한 표기 기준을 세우고 실제 발음을 확인하며 표기를 정해야 할텐데 통일안에는 납득이 가지 않는 표기가 꽤 있다.</p>
<p>아일랜드어 이름은 그렇다 치더라도 영어 이름의 표기에 대해서는 외래어 표기법에서도 상세히 다루고 있으니 통일안에서도 지키지 못할 이유가 없다. 만약 통일안을 만든 이들이 외래어 표기법을 몰라서 그렇게 정한 것이라면 지금이라도 고칠 것은 고쳐야 한다. Druid를 &#8216;드루드&#8217;로 쓰는 것이 대표적인 예이다.</p>
<h2>&#8220;Druid 드루드&#8221;</h2>
<p>Druid는 영어 단어이다. 발음은 [ˈdɹu<small>(ː)</small>‿ɪd]. 흔히 아는대로 &#8216;드루이드&#8217;라는 표기가 맞다. 아일랜드어로는 &#8216;드루드&#8217;라고 할지도 모른다고? 현대 아일랜드어로 단수는 Draoi [d̪ˠɾˠiː] 즉 &#8216;드리&#8217;, 복수는 Draoithe [d̪ˠɾˠiːhə] 즉 &#8216;드리허&#8217;라고 한다. &#8216;드루드&#8217;라는 표기는 아무래도 발음을 잘못 안 것으로 결론지을 수밖에 없다. 웬만한 영어 사전에 발음이 나와 있는 단어인데도.</p>
<p>아니, 영어 사전까지 찾을 필요는 없다. 다음은 《표준국어대사전》에 실린 내용.</p>
<blockquote><p>드루이드-교(Druid敎)</p>
<p>「명사」『종교』<br />
고대 로마 시대에, 갈리아 및 브리튼 제도(Britain諸島)에서 이루어진 켈트 족의 한 종교. 성직자 드루이드가 창시한 것으로, 점술을 주로 하고 영혼 불멸·윤회·전생을 설법하며, 죽음의 신을 세계의 주재자로 믿는다.</p></blockquote>
<p>국어 사전에도 나와있고 언중에 익숙한 &#8216;드루이드&#8217;라는 용어를 근거가 없는 &#8216;드루드&#8217;라는 표기로 바꾸자는 것인가? 오타라고 믿고 싶다.</p>
<h2>&#8220;Sleuth Woods 슬루크 우드&#8221;</h2>
<p>또 Sleuth Wood (Woods가 아니다)가 &#8216;슬루크 우드&#8217;가 된 경위도 알고 싶다. 영어 발음 [ˈsluːθ ˈwʊd]는 외래어 표기법에 따라 &#8216;슬루스 우드&#8217;라고 적어야 한다. Sleuth도 웬만한 영어사전에 발음이 실린 단어다.</p>
<p>예이츠의 시에 등장하는 Sleuth Wood는 사실 Slish Wood라는 실제 존재하는 숲을 가리킨다. 니컬러스 그린(Nicholas Grene)이 쓴 <a href="http://books.google.com/books?id=7DSqRLNoVDwC&amp;pg=PA81&amp;vq=sleuth+wood&amp;source=gbs_search_s&amp;cad=0">Yeat&#8217;s Poetic Codes</a>에 나오는 설명을 인용해보자.</p>
<blockquote><p>Whichever the island, the correct name is Slish Wood, though, not Sleuth Wood or &#8216;Slewth Wood&#8217; as Yeats wrote it in early printings of the poem. Slish comes from &#8216;the Irish word &#8220;slios&#8221;, meaning &#8220;sloped&#8221; or &#8220;inclined&#8221;&#8216;, and McGarry suggests that &#8216;Sleuth&#8217; is also &#8216;derived from an Irish word &#8220;Sliu&#8221; meaning a slope or sland.&#8217; He goes on to say that &#8216;Although the name Sleuth Wood seems unknown to residents in that locality, it is possible the poet heard it so called by local inhabitants.&#8217; Or misheard it.</p></blockquote>
<p>귀찮아서 전부 번역하지 않는 것을 이해해주기를 부탁한다. 요약하면 예이츠는 초기 판본에는 Slewth Wood, 후에는 Sleuth Wood라고 했지만 Slish Wood가 맞는 이름이며, Slish의 어원은 slios이다. Sleuth는 아일랜드어 Sliu에서 왔다는 시각도 있다. 예이츠가 지역 주민들이 Sleuth Wood라고 한 것으로 듣고 그렇게 썼을 가능성이 있다. 잘못 들었을 수도 있지만.</p>
<p>여기서 slios는 [ʃlʲɪsˠ], 즉 &#8216;슐리스&#8217; 정도로 발음된다. Sliu는 온라인 아일랜드어 사전에서 찾지 못했지만 철자대로 발음된다면 [ʃlʲʊ], 즉 &#8216;슐류&#8217;가 된다.</p>
<p>아무리 어원을 따지고 아일랜드어 발음을 따져도 &#8216;슬루크&#8217;라는 표기는 설명되지 않는다.</p>
<h2>&#8220;Tuatha de Danaan 투어커 더 다나안&#8221;</h2>
<p>Tuatha de Danaan은 아일랜드 신화에 나오는 종족을 이른다. 아일랜드어로 Tuatha Dé Danann라고 한다. 호메로스의 일리아스에 나오는 고대 그리스의 아카이아인들의 다른 이름인 &#8216;다나오이&#8217;가 라틴어를 거쳐 영어로 Danaan이라고 하는데 이 영향을 받아 Tuatha de Danaan이라는 철자를 쓰지 않았을까 한다.</p>
<p>아일랜드어로 Tuatha Dé Danann은 [t̪ˠuːəhə dʲeː d̪ˠan̪ˠən̪ˠ], 즉 &#8216;투어허 뎨 다넌&#8217; 정도로 발음된다. 북부 얼스터 지방 발음으로는 구개음화가 되어 [tu:hə dʒe dænən], 즉 &#8216;투허 제 대넌&#8217; 정도가 된다. [æ]는 &#8216;아&#8217;로 표기하는 것이 더 발음에 근접할 수도 있겠지만. 고대 아일랜드어 발음은 /tuːaθa ðʲeː ðaNaN/이라고 한다. 굳이 표기하자면 &#8216;투아사 뎨 다난&#8217; 정도?</p>
<p>영어 발음을 딱히 정해진 것은 없지만 백과사전 등에서는 보통 현대 아일랜드어 발음을 흉내내어 [ˈtuː‿ə.hə deɪ̯ ˈdɑːn.ən], 즉 &#8216;투어허 데이 다넌&#8217;으로 발음하는 것을 권한다.</p>
<p>그런데 &#8216;투어커 더 다나안&#8217;이라는 표기는 어디서 온 것일까? Sleuth-&#8216;슬루크&#8217;에 이어 여기서도 철자상의 th를 &#8216;ㅋ&#8217;으로 표기했다. 어떤 발음 설명을 어떻게 이해했길레 나온 표기인지 궁금해지기만 한다. &#8216;신&#8217;을 뜻하는 아일랜드어 Dia의 속격 Dé를 영어 이름의 강세 없는 de로 인식해 &#8216;더&#8217;로 표기한 것도 이상하다.</p>
<p>Danann은 켈트 신화의 여신 Danu(현대 아일랜드어로는 Dana)의 속격으로 &#8216;다넌&#8217;, 이렇게 두 음절로 발음된다. 일리아스에 나오는 &#8216;다나오이&#8217;의 영어 이름인 Danaan은 [də.ˈneɪ̯.ən], 즉 &#8216;더네이언스&#8217;라고 세 음절로 발음된다. 아무리 Tuatha de Danaan의 Danaan이 일리아스의 Danaan의 영향을 받은 표기라 해도 이것을 세 음절로 발음해야 한다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러니 &#8216;다난&#8217;이라는 표기는 이해할 수 있어도 &#8216;다나안&#8217;은 어원과 발음을 무시하고 철자에 한글을 대입한 것으로밖에는 보이지 않는다.</p>
<h2>&#8220;Cuchulain 쿨린&#8221;</h2>
<p><img loading="lazy" decoding="async" class="aligncenter size-full wp-image-105982" src="https://pyogi.kkeutsori.com/wp-content/uploads/2023/08/f0074568_49490e9e45f99.jpg" alt="" width="250" height="367" srcset="https://pyogi.kkeutsori.com/wp-content/uploads/2023/08/f0074568_49490e9e45f99.jpg 250w, https://pyogi.kkeutsori.com/wp-content/uploads/2023/08/f0074568_49490e9e45f99-204x300.jpg 204w" sizes="auto, (max-width: 250px) 100vw, 250px" /></p>
<div>
<p>쿨런의 개를 죽인 쿠훌린. &#8216;쿨런의 개&#8217;라는 뜻의 &#8216;쿠훌린&#8217;은 이 일로 인해 얻은 별명이다.</p>
</div>
<p>Cuchulain의 발음에 대해서는 러처드 J. 피너런(Richard J. Finneran)이 The Poems of WB Yeats: A New Edition에 쓴 주석을 살펴보자(<a href="http://www.utm.edu/departments/english/everett/496pron.htm">여기</a>서 인용).</p>
<blockquote><p>Yeats explained that &#8216;Cuchullin (pronounced CuHOOlin) was the great warrior of the Conorian cycle.&#8217; . . . The correct pronunciation of Cuchulain is Koo-hullin; Yeats is pronouncing a long vowel as short and a short vowel as long. &#8216;Conor&#8217; is an anglicization of a modern pronunciation of Conchubar (620).</p></blockquote>
<p>예이츠는 약간 다른 철자를 쓰면서 Cuchullin의 발음을 CuHOOlin, 즉 [kʊ.ˈhuːl.ɪn]으로 적었는데 피너런은 예이츠가 장모음을 단모음으로 발음하고 단모음을 장모음으로 발음하고 있다며 [kuː.ˈhʊl.ɪn]이 맞는 발음이라고 하고 있다. 어쨌든 한글로 표기할 때는 둘 다 &#8216;쿠훌린&#8217;이 된다.</p>
<p>아일랜드어의 Cúchulainn의 발음은 마지막 무강세 모음을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kuːxʊɫ̪ənʲ], 즉 &#8216;쿠훌런&#8217;으로 쓸 수도 있고 [kuːxʊɫ̪ɪnʲ], 즉 &#8216;쿠훌린&#8217;으로 쓸 수도 있다. 지역마다 발음 차이는 있겠지만 &#8216;쿨린&#8217;처럼 축약되지는 않는다.</p>
<p>그런데 왜 &#8216;쿨린&#8217;이라고 표기를 정했을까?</p>
<p>Cúchulainn 또는 Cú Chulainn은 아일랜드어로 &#8216;쿨런(Culann)의 개&#8217;라는 뜻이다. Culann의 c가 ch로 약화되고 어미가 바뀌어 Chulainn이 되었다. Culann은 영어식으로 Cullen이라고 쓰기도 하고 영어로는 보통 &#8216;컬런&#8217;으로 발음된다. 설마 Cuchulain이 &#8216;Cullen의 개&#8217;를 뜻한다는 설명을 잘못 알아들어 Cullen이 마치 Cuchulain에 해당하는 표기인 것으로 이해한 것 아닐까?</p>
<h2>통일안 개정이 필요하다</h2>
<p>이 밖에도 &#8216;게일어 고유명사 한글표기 통일안&#8217;에는 외래어 표기법의 원칙에 어긋나거나 발음과 전혀 동떨어지는 표기가 많다. Magh Ai의 실제 발음은 확인해보아야 알겠지만 &#8216;모카이&#8217;로 발음되지 않는다는 것만은 확실하다. 또 영어 이름에서 아일랜드(특히 북부)의 [æ]음이 &#8216;아&#8217;에 가깝게 들린다고 Patrick을 &#8216;패트릭&#8217; 대신 &#8216;파트릭&#8217;으로 쓰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그런 식으로 나라마다, 지역마다 달라지는 영어 발음을 그대로 표기하려 한다면 끝이 없다. 또 Ferguson을 외래어 표기법에도 맞고 일반에게도 친숙한 &#8216;퍼거슨&#8217; 대신 &#8216;퍼그슨&#8217;으로 쓰라는 이유는 무엇인가?</p>
<p>앞으로 아일랜드어를 하는 이들의 도움을 받아 이 통일안에서 다루는 이름들의 발음을 일일이 확인하고 뚜렷한 원칙을 세워 표기를 제시하고 싶다. 얼마나 걸릴지는 모르지만.</p>
<p>표기 통일은 중요하다. 이 통일안도 몇차례의 시안을 거쳐 확정된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표기의 적합성을 더 신중히 검토하고 아일랜드와 켈트 문화에 대한 전문가들의 폭넓은 의견을 수렴한 후 표기 통일안을 발표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통일안의 표기가 모두 엉터리라는 이야기는 아니다. 그 어려운 아일랜드어 발음에 충실하게 표기된 것도 많다. 그러나 &#8216;드루드&#8217;, &#8216;쿨린&#8217;, &#8216;투어커 더 다나안&#8217; 등의 표기는 근거를 찾기 어렵고 납득하기 힘든 표기이다. 이런 표기를 예이츠 관련 논문이나 번역에서 엄격히 적용한다고 하니 한숨만 나온다.</p>
<p>이 통일안에서 다루는 용어는 아일랜드의 지명과 아일랜드 신화에 나오는 이름이 포함되어 있어 예이츠 학자들 뿐만이 아니라 아일랜드와 켈트 문화를 연구하는 이들이 두루 쓰는 것들이 많다. 그런 점을 고려하여 발표한지 4년이 지난 이제라도 원 발음을 확인하고 외래어 표기법의 원칙에 맞도록 통일안을 개정하기를 바란다.</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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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8216;라이프니츠&#8217;인가 &#8216;라이브니츠&#8217;인가?</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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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c:creator><![CDATA[끝소리]]></dc:creator>
		<pubDate>Wed, 29 Sep 2010 21:18:52 +0000</pubDate>
				<category><![CDATA[미분류]]></category>
		<category><![CDATA[독일어]]></categ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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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CDATA[: 나그네님께서 덧글로 독일어 발음 사전 가운데는 Leibniz의 b를 무성음으로 발음된다고 하는 것도 있다는 제보를 해주셨다. 그러니 독일어에서는 양 쪽 발음이 다 맞다고 봐야겠다. 이미 쓴 내용은 고치지 않고 남겨둔다. 독일어는 철자에서 발음을 예측하기가 비교적 쉬워 보이지만 의외로 까다로운 면들이 많다. 독일의 철학자이자 수학자인 Gottfried Leibniz의 경우를 살펴보자. 외래어 표기 용례집에는 다음과 같이 실려있다. Leibniz, [&#8230;]]]></description>
										<content:encoded><![CDATA[<span style="font-size:0.9em; color:#5C78C6;">본 글은 원래 이글루스에 올렸던 글입니다. 이글루스가 종료되었기에 열람이 가능하도록 이곳으로 옮겼습니다. 기한이 지난 정보가 있을 수도 있고 사항에 따라 글을 쓴 후 의견이 바뀌었을 수도 있지만 오타 수정이나 발음 기호를 균일하게 고치는 것 외에는 원문 그대로 두었고 훗날 내용을 추가한 경우에는 이를 밝혔습니다. 외부 링크는 가능한 경우 업데이트했지만 오래되어 더이상 유효하지 않은 것은 그대로 남겨두었습니다. 날짜는 이글루스 게재 당시의 날짜로 표시합니다.</span><br>
<span style="color:#C5D2DB">—</span>
<p style="padding-left: 0px;"><span style="color: #B84A50;"><strong>내용 추가</strong></span>: 나그네님께서 덧글로 독일어 발음 사전 가운데는 Leibniz의 b를 무성음으로 발음된다고 하는 것도 있다는 제보를 해주셨다. 그러니 독일어에서는 양 쪽 발음이 다 맞다고 봐야겠다. 이미 쓴 내용은 고치지 않고 남겨둔다.</p>
<p>독일어는 철자에서 발음을 예측하기가 비교적 쉬워 보이지만 의외로 까다로운 면들이 많다. 독일의 철학자이자 수학자인 Gottfried Leibniz의 경우를 살펴보자.</p>
<figure id="attachment_106904" aria-describedby="caption-attachment-106904" style="width: 316px" class="wp-caption aligncenter"><img loading="lazy" decoding="async" class="size-full wp-image-106904" src="https://pyogi.kkeutsori.com/wp-content/uploads/2025/08/f0074568_4ca383cec2c56.jpg" alt="" width="316" height="400" srcset="https://pyogi.kkeutsori.com/wp-content/uploads/2025/08/f0074568_4ca383cec2c56.jpg 316w, https://pyogi.kkeutsori.com/wp-content/uploads/2025/08/f0074568_4ca383cec2c56-237x300.jpg 237w" sizes="auto, (max-width: 316px) 100vw, 316px" /><figcaption id="caption-attachment-106904" class="wp-caption-text">고트프리트 라이프니츠 (<a href="http://commons.wikimedia.org/wiki/File:Gottfried_Wilhelm_von_Leibniz.jpg">그림 출처</a>)</figcaption></figure>
<p>외래어 표기 용례집에는 다음과 같이 실려있다.</p>
<blockquote><p>Leibniz, Gottfried Wilhelm von. 라이프니츠, 고트프리트 빌헬름 폰. 독일의 철학자·수학자(1646～1716). 편수인명, 용인, 표준</p></blockquote>
<p>즉 Leibniz는 &#8216;<strong>라이프니츠</strong>&#8216;로 적는 것이 표준 표기이다. 그런데 이것이 발음을 잘못 안 표기라면?</p>
<p>영어 발음 사전이지만 일부 어휘에 한해 원 언어 발음도 보여주는 Longman Pronunciation Dictionary에 따르면 Leibniz의 독일어 발음은 [ˈlaɪbnɪts]이라고 나와있다. A Handbook of Pronunciation에 나오는 독일어 발음 설명에도 Leibniz에서는 유성음 [b]가 발음된다고 명시하고 있다. 즉 외래어 표기법을 적용하면 &#8216;<strong>라이브니츠</strong>&#8216;가 되어야 하는 것이다(외래어 표기법에서 영어, 독일어, 프랑스어는 철자를 따르는 것이 아니라 원 발음을 확인하여 적도록 되어있다).</p>
<p style="font-size:0.9em; color: #5C78C6;">2025. 8. 24. 추가 내용: 독일어 발음 사전 가운데 《두덴(Duden) 발음 사전》에서는 [ˈlaɪ̯bnɪts]를 제시하지만 《데그로이터(De Gruyter) 독일어 발음 사전》에서는 [lˈaɛ̯pnɪts]를 제시한다. 본 블로그에서 쓰는 표기 방식대로는 각각 [ˈlaɪ̯bnɪʦ], [ˈlaɪ̯pnɪʦ]에 해당한다. 그러니 &#8216;라이프니츠&#8217;와 &#8216;라이브니츠&#8217; 둘 다 가능한 발음에 따른 표기이다.</p>
<h2>음절 끝의 b, d, g는 무성음화되지 않을 수도 있다</h2>
<p>독일어 어말과 음절 끝의 유성음 /b, d, ɡ/는 무성음화하여 /p, t, k/가 된다. 다만 <a href="https://pyogi.kkeutsori.com/2009/02/24/%ec%8a%a4%ec%9c%84%ec%8a%a4%ec%97%90%ec%84%9c-%ec%93%b0%eb%8a%94-%eb%8f%85%ec%9d%bc%ec%96%b4/">예전에 쓴 글</a>에서 다룬 것처럼 스위스를 포함한 일부 지역에서는 /b, d, ɡ/도 무성음 [b̥, d̥, ɡ̊]으로 발음되며 어말에서도 이 구분이 보존된다.</p>
<p>따라서 표준 독일어 발음에서는 lieb는 [ˈliːp], Feld는 [ˈfɛlt], Zug는 [ˈʦuːk]이다. 외래어 표기법에 따라 적으면 각각 &#8216;리프, 펠트, 추크&#8217;이다. 강세가 없는 모음이 따를 때는 lieber [ˈliːbɐ] &#8216;리버&#8217;, Felder [ˈfɛldɐ] &#8216;펠더&#8217;, Züge [ˈʦyːɡə] &#8216;취게&#8217;에서와 같이 본 유성음 발음이 난다.</p>
<p>어말이 아닌 음절 끝 위치에서도 lieblos [ˈliːploːs] &#8216;리플로스&#8217;에서처럼 무성음화가 적용될 수 있다. 이 단어는 lieb-los로 음절이 나누어지기 때문이다. 심지어 Abart [ˈapʔaːɐ̯t] &#8216;아프아르트&#8217;에서처럼 뒤따르는 음절이 모음으로 시작하는 것처럼 보일 때에도 무성음화가 일어난다. 이 경우 사실 뒤의 음절은 성문 파열음 [ʔ]으로 시작한다.</p>
<p>확인해봐야겠지만 일단 뒤따르는 음절의 첫음이 장애음, 즉 공명음인 /l, m, n, ʁ/를 제외한 자음이라면 무성음화는 무조건 일어나는 듯하다. Goldbach [ˈɡɔltbax] &#8216;골트바흐&#8217;, Magdeburg [ˈmakdəbʊʁk] &#8216;<strong>막데부르크</strong>&#8216;를 예로 들 수 있다. 그런데 외래어 표기 용례집에는 &#8216;<strong>마그데부르크</strong>&#8216;라고 나와 있다. 이것도 발음을 잘못 안 표기인 듯하다.</p>
<p style="font-size:0.9em; color: #5C78C6;">2025. 8. 24. 추가 내용: 원 글에서는 Magdeburg [ˈmakdəbʊʁk]를 &#8216;마크데부르크&#8217;로 썼지만 외래어 표기법을 보면 독일어의 표기 세칙에서 따로 다루지 않는 부분은 영어의 표기 세칙을 준용하도록 하고 있고 영어에서 짧은 모음과 유음·비음([l], [r], [m], [n]) 이외의 자음 사이에 오는 무성 파열음([p], [t], [k])은 받침으로 적도록 하고 있으므로 현행 규정을 그대로 따른 표기는 &#8216;막데부르크&#8217;가 맞다.</p>
<p>여기서 주의할 점은 독일어에 bl-, gl-, gn-, br-, dr-, gr-로 시작하는 음절도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graublau는 grau-blau로 음절이 나누어지니 [ˈɡʁaʊ̯blaʊ̯]로 발음하고 &#8216;그라우블라우&#8217;로 적는 것이 맞다.</p>
<p>그런데 독일어에 bn-으로 시작하는 음절은 없으니 Leibniz는 Lei-bniz로 나눌 수 없다. 그러면 Leib-niz의 b는 왜 유성음으로 발음될까?</p>
<p>이와 비슷한 예로 Wagner [ˈvaːɡnɐ] &#8216;바그너&#8217;가 있다.</p>
<figure id="attachment_106907" aria-describedby="caption-attachment-106907" style="width: 300px" class="wp-caption aligncenter"><img loading="lazy" decoding="async" class="size-full wp-image-106907" src="https://pyogi.kkeutsori.com/wp-content/uploads/2025/08/f0074568_4ca393c576482.jpg" alt="" width="300" height="417" srcset="https://pyogi.kkeutsori.com/wp-content/uploads/2025/08/f0074568_4ca393c576482.jpg 300w, https://pyogi.kkeutsori.com/wp-content/uploads/2025/08/f0074568_4ca393c576482-216x300.jpg 216w" sizes="auto, (max-width: 300px) 100vw, 300px" /><figcaption id="caption-attachment-106907" class="wp-caption-text">리하르트 바그너(Richard Wagner) (<a href="http://commons.wikimedia.org/wiki/File:RichardWagner.jpg">사진 출처</a>)</figcaption></figure>
<p>Wagner는 &#8216;마차 제조업자&#8217;란 뜻이다. &#8216;마차&#8217;를 뜻하는 Wagen [ˈvaːɡən~ˈvaːɡn̩] &#8216;바겐&#8217;에서 파생되었으며 중세 고지 독일어의 wagener의 형태를 거쳐 Wagner가 되었다. 오늘날에는 g 뒤의 모음이 사라졌지만 그 유래로 인해 아직도 g가 유성음 [ɡ]로 발음되는 것이다.</p>
<p>Adel에서 파생된 Adler와 adlig, Orden에서 파생된 Ordnung, Regel에서 파생된 Regler, Ziegel에서 파생된 Ziegler, eben에서 파생된 ebne의 d, b, g도 모두 유성음으로 발음된다.</p>
<p>Leibniz의 어원은 모르겠지만 b가 유성음으로 발음되는 것으로 보아 오스트리아에 있는 Leiben이란 지명과 관계가 있는지도 모른다.</p>
<span style="color: #B84A50;"><strong>추가 내용</strong>: Leibniz는 원래 Leibnitz로 표기했는데 본인이 철자를 바꾼 것이라고 한다. Leibnitz는 오스트리아의 지명으로 예전에 쓰인 이름 가운데는 Libenizze (12세기)와 Leibentz, Leybencz (13-14세기)가 있다. 그러니 이 이름도 예전에 있다가 사라진 모음의 영향으로 b가 유성음으로 발음되는 것이다.</span>
<p>또 그리스어나 라틴어에서 들어온 고급 어휘와 기타 외래어에서 음절 끝의 유성음이 무성음화되지 않는다. Magnet [maɡˈneːt] &#8216;마그네트&#8217;, Fabrik [faˈbʁiːk] &#8216;파브리크&#8217;, Tablett [taˈblɛt] &#8216;타블레트&#8217; 등을 들 수 있다.</p>
<p>그런가 하면 Abort [ˈapˌʔɔʁt, aˈbɔʁt] &#8216;아프오르트, 아보르트&#8217;에서처럼 무성음화된 발음과 유성음을 간직한 발음이 둘 다 인정되는 경우도 있다.</p>
<p>이와 같이 독일어에서 어중의 b, d, g는 경우에 따라 무성음화되기도 하고 유성음이 유지되기 한다. 외래어 표기 용례집에 실린 표준 표기 &#8216;라이프니츠&#8217;, &#8216;마그데부르크&#8217;는 아무래도 원 발음을 잘못 알고 정한 표기인 듯하다. 이미 굳어진 표기라면 표준 표기를 바꾸기가 힘들겠지만 앞으로라도 새로 독일어 표기 용례를 정할 때라도 꼭 발음을 제대로 확인해달라고 당부하고 싶다.</p>
<h2>독일어 철자 보고 발음 알아내기 절대 만만하지 않다</h2>
<p>독일어의 발음 규칙은 외국어에서 들어온 이름에는 적용이 되지 않는다는 것은 둘째치고 순 독일어 이름에서도 철자에서 발음을 예측하기 힘든 경우를 충분히 찾을 수 있다.</p>
<p>독일어 철자에서 h가 앞의 모음이 장모음이란 것을 나타낼 수 있다는 것은 잘 알려졌지만 e나 i도 같은 용도로 쓰인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지 않다. 그래서 Graen [ˈɡʁaːn] &#8216;그란&#8217;, Coesfeld [ˈkoːsfɛlt] &#8216;코스펠트&#8217;, Grevenbroich [ɡʁeːvn̩ˈbʁoːx] &#8216;그레벤브로흐&#8217;, Itzehoe [ɪʦəˈhoː] &#8216;이체호&#8217;, Troisdorf [ˈtʁoːsdɔʁf] &#8216;트로스도르프&#8217; 같은 예를 볼 수 있다. Duisburg [ˈdyːsbʊʁk] &#8216;뒤스부르크&#8217;는 원래의 &#8216;우&#8217; 발음이 바뀌어 &#8216;위&#8217;가 되었으며 이는 Duissern &#8216;뒤세른&#8217;, Duisdorf &#8216;뒤스도르프&#8217;에도 해당된다.</p>
<p>또 Jerichow [ˈjeːʁɪço] &#8216;예리호&#8217;에서처럼 -ow가 &#8216;오&#8217;를 나타내는 경우도 있다.</p>
<p>다시 강조하지만 외래어 표기법을 따른다며 발음이 불규칙한 독일어 이름에 발음 규칙을 억지로 적용해 원 발음과 어긋나는 한글 표기를 쓰는 것은 오해이다. 외래어 표기법에서 독일어는 철자에 따라 적는 것이 아니라 발음 기호를 보고 적는 것이라고 분명히 하고 있다.</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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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8216;몽고메리&#8217;와 일본어의 비음 이야기</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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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c:creator><![CDATA[끝소리]]></dc:creator>
		<pubDate>Thu, 07 Oct 2010 00:16:18 +0000</pubDate>
				<category><![CDATA[미분류]]></category>
		<category><![CDATA[비음]]></category>
		<category><![CDATA[영어]]></category>
		<category><![CDATA[일본어]]></category>
		<category><![CDATA[폴란드어]]></category>
		<category><![CDATA[프랑스어]]></categ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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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CDATA[영어 이름 Montgomery 또는 Montgomerie는 왜 한글로 &#8216;몽고메리&#8217;라고 적는 것일까? 몽고메리라는 이름은 &#8216;Gomeric의 산&#8217;이란 뜻의 옛 노르망디어(노르만어)에서 왔다고 한다. 노르망디는 프랑스 북서부의 지방으로 바이킹으로 알려진 북유럽인들, 즉 노르만족이 정착한 땅이다. 노르만어는 노르만족의 원 언어가 아니라 노르망디에 정착한 후 사용하게 된 현지 방언으로 프랑스어와 같은 방언군에 속한다. 현대 프랑스어에서 가장 흔한 철자는 Montgommery이며 발음은 [mɔ̃ɡɔm(ə)ʁi] &#8216;몽고므리&#8217;이다. [&#8230;]]]></description>
										<content:encoded><![CDATA[<span style="font-size:0.9em; color:#5C78C6;">본 글은 원래 이글루스에 올렸던 글입니다. 이글루스가 종료되었기에 열람이 가능하도록 이곳으로 옮겼습니다. 기한이 지난 정보가 있을 수도 있고 사항에 따라 글을 쓴 후 의견이 바뀌었을 수도 있지만 오타 수정이나 발음 기호를 균일하게 고치는 것 외에는 원문 그대로 두었고 훗날 내용을 추가한 경우에는 이를 밝혔습니다. 외부 링크는 가능한 경우 업데이트했지만 오래되어 더이상 유효하지 않은 것은 그대로 남겨두었습니다. 날짜는 이글루스 게재 당시의 날짜로 표시합니다.</span><br>
<span style="color:#C5D2DB">—</span>
<p>영어 이름 Montgomery 또는 Montgomerie는 왜 한글로 &#8216;몽고메리&#8217;라고 적는 것일까?</p>
<figure id="attachment_106979" aria-describedby="caption-attachment-106979" style="width: 250px" class="wp-caption aligncenter"><img loading="lazy" decoding="async" class="size-full wp-image-106979" src="https://pyogi.kkeutsori.com/wp-content/uploads/2025/08/f0074568_4cace11208163.jpg" alt="" width="250" height="319" srcset="https://pyogi.kkeutsori.com/wp-content/uploads/2025/08/f0074568_4cace11208163.jpg 250w, https://pyogi.kkeutsori.com/wp-content/uploads/2025/08/f0074568_4cace11208163-235x300.jpg 235w" sizes="auto, (max-width: 250px) 100vw, 250px" /><figcaption id="caption-attachment-106979" class="wp-caption-text">영국의 군인 버나드 로 몽고메리(Bernard Law Montgomery) (<a href="https://commons.wikimedia.org/wiki/File:Bernard_Law_Montgomery.jpg">사진 출처</a>)</figcaption></figure>
<p>몽고메리라는 이름은 &#8216;Gomeric의 산&#8217;이란 뜻의 옛 노르망디어(노르만어)에서 왔다고 한다. 노르망디는 프랑스 북서부의 지방으로 바이킹으로 알려진 북유럽인들, 즉 노르만족이 정착한 땅이다. 노르만어는 노르만족의 원 언어가 아니라 노르망디에 정착한 후 사용하게 된 현지 방언으로 프랑스어와 같은 방언군에 속한다.</p>
<p style="font-size:0.9em; color: #5C78C6;">2025. 8. 28. 추가 내용: 원래는 언어 이름을 &#8216;노르망디어&#8217;라고 썼지만 종족은 표준어에서 &#8216;노르만인&#8217;, &#8216;노르만족&#8217;으로 쓰고 있으므로 노르만어로 수정했다.</p>
<p>현대 프랑스어에서 가장 흔한 철자는 Montgommery이며 발음은 [mɔ̃ɡɔm<small>(ə)</small>ʁi] &#8216;몽고므리&#8217;이다. &#8216;몽곰리&#8217;로 적으면 [몽곰니]로 발음하기 쉬우니 [ə]가 발음되는 것으로 보고 &#8216;몽고므리&#8217;로 적는 것이 자연스럽다. 노르망디에는 아직도 생트푸아드몽고므리(Sainte-Foy-de-Montgommery), 생제르맹드몽고므리(Saint-Germain-de-Montgommery), 콜빌몽고므리(Colleville-Montgomery) 같은 지명이 있다.</p>
<p>1066년 노르망디 공작 윌리엄은 잉글랜드를 정복해 잉글랜드의 왕이 되었다. 그의 신하 로제 드 몽고므리(Roger de Montgommery) 역시 이때 잉글랜드에 건너갔으며 후에 초대 슈로즈베리 백작(Earl of Shrewsbury)이 되었다. 이후 몽고메리라는 이름은 웨일스와 스코틀랜드에도 퍼졌으며 영어권에서 흔한 이름이 되었다.</p>
<figure id="attachment_106980" aria-describedby="caption-attachment-106980" style="width: 469px" class="wp-caption aligncenter"><img loading="lazy" decoding="async" class="size-full wp-image-106980" src="https://pyogi.kkeutsori.com/wp-content/uploads/2025/08/f0074568_4cace1cc8c797.jpg" alt="" width="469" height="600" srcset="https://pyogi.kkeutsori.com/wp-content/uploads/2025/08/f0074568_4cace1cc8c797.jpg 469w, https://pyogi.kkeutsori.com/wp-content/uploads/2025/08/f0074568_4cace1cc8c797-235x300.jpg 235w" sizes="auto, (max-width: 469px) 100vw, 469px" /><figcaption id="caption-attachment-106980" class="wp-caption-text">《빨간 머리 앤》으로 알려진 캐나다의 작가 루시 모드 몽고메리(Lucy Maud Montgomery) (<a href="http://en.wikipedia.org/wiki/File:LMM_signed_photo.jpg">사진 출처</a>)</figcaption></figure>
<h2>영어 발음은 &#8216;몽고메리&#8217;가 아니다</h2>
<p>그런데 영어 발음만 따진다면 &#8216;몽고메리&#8217;라는 한글 표기는 나올 수 없다. Longman Pronunciation Dictionary의 발음 설명을 찾아보자.</p>
<p>발음 1: [mən<i>t</i>ˈɡʌm<i>ə</i>ɹi, mɒn<i>t</i>-]
발음 2: [mən<i>t</i>ˈɡɒm<i>ə</i>ɹi, mɒn<i>t</i>-]
<p>여기저기 이탤릭체가 많이 쓰여 어지럽게 보이는데 영어 발음이 같은 기본형이라도 여러가지로 실현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이다. 첫 음절의 모음은 보통 약화되어 [ə]로 발음되지만 원래의 &#8216;단음 O&#8217;, 즉 [ɒ]로 발음될 수 있으며 자음 [t]는 보통 발음하지만 생략될 수도 있다. 또 m과 r 사이에는 보통 약화된 모음 [ə]가 발음되지만 이것도 아예 생략될 수 있다. 여기까지는 같은 기본형을 얼마나 빨리 발음하거나 느릿느릿 또렷하게 발음하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부분이다.</p>
<p style="font-size:0.9em; color: #5C78C6;">2025. 8. 28. 추가 내용: 이글루스에 올린 원 글에서는 생략 가능한 발음을 괄호로 나타냈지만 생략되기보다는 발음되는 경우가 더 많은 음은 이탤릭체로 적는 방식으로 표기 방식을 수정하였다.</p>
<p>그런데 강세를 받는 g 뒤의 모음은 &#8216;단음 U&#8217;, 즉 [ʌ]일 수도 있고 &#8216;단음 O&#8217;, 즉 [ɒ]로 발음하기도 하는데 이들은 각자 다른 발음으로 쳐서 발음 1, 발음 2로 구분하였다. 개인적인 경험으로는 보통 발음 1이 많이 쓰인다.</p>
<p>위 발음 설명을 따르면 이론적으로 다음과 같은 한글 표기가 모두 가능하다.<br />
발음 1: 먼트거머리, 몬트거머리, 먼거머리, 몬거머리, 먼트검리, 몬트검리, 먼검리, 몬검리<br />
발음 2: 먼트고머리, 몬트고머리, 먼고머리, 몬고머리, 먼트곰리, 몬트곰리, 먼곰리, 몬곰리</p>
<p>한글 표기에서 &#8216;ㅁ&#8217; 받침 뒤의 &#8216;ㄹ&#8217;은 자음 동화로 인해 [ㄴ]으로 소리나기 쉬우므로 웬만하면 피하는 것이 좋겠다. 이렇게 가능한 발음이 많은 경우 원형을 최대한 밝히는 쪽을 택하는 것이 좋다. 즉 음을 생략하고 약화시킨 발음보다는 생략하지 않고 약화시키지 않은 발음을 따라 적는 것이 좋다. 그렇다면 발음 1은 &#8216;몬트거머리&#8217;, 발음 2는 &#8216;몬트고머리&#8217;로 적는 것이 좋겠다.</p>
<p>하지만 외래어 표기법에서는 원 발음을 따르지 않은 표기라도 이미 굳어진 외래어는 관용을 존중하도록 하고 있다. 외래어 표기 용례집에 보면 다음과 같은 항목 표시를 볼 수 있다.</p>
<blockquote><p>Montgomery, Bernard Law. *몽고메리, 버나드 로. 영국의 군인·원수(1887～1976). 편수인명, 용인, 표준</p></blockquote>
<p>여기서 * 표시는 외래어 표기 원칙에 어긋나지만 관용 표기로 인정한 것을 뜻한다. 외래어 표기 용례집에서 관용 표기를 모두 표시하고는 있지 않다. 루시 모드 몽고메리를 비롯한 다른 몽고메리들은 * 표시가 없다. 용례집에는 다음과 같은 좀 웃긴 예도 있다.</p>
<blockquote><p>Montgomerie, Colin. 몽고메리, 콜랭. 스코틀랜드의 골프 선수. 회의 33차</p></blockquote>
<p>스코틀랜드는 영어권이며 이 선수 이름 Colin은 영어 이름이다. 발음은 [ˈkɒlᵻn]이며 한글로는 &#8216;콜린&#8217;이라고 적어야 한다. &#8216;콜랭&#8217;은 [kɔlɛ̃]으로 발음되는 프랑스어 이름 Colin으로 보고 정한 표기이다. 프랑스어 이름이라면 &#8216;콜랭&#8217;이 맞지만 스코틀랜드 태생으로 잉글랜드에서 자라난 이 선수는 &#8216;콜린 몽고메리&#8217;라고 불러야 맞다.</p>
<figure id="attachment_106982" aria-describedby="caption-attachment-106982" style="width: 200px" class="wp-caption aligncenter"><img loading="lazy" decoding="async" class="size-full wp-image-106982" src="https://pyogi.kkeutsori.com/wp-content/uploads/2025/08/f0074568_4caceac67b5e0.jpg" alt="" width="200" height="262" /><figcaption id="caption-attachment-106982" class="wp-caption-text">스코틀랜드의 골프 선수 콜린 몽고메리(Colin Montgomerie) (<a href="http://commons.wikimedia.org/wiki/File:ColinMontgomerie.jpg">사진 출처</a>)</figcaption></figure>
<p>이 표기가 심의된 제33차 회의는 2000년 5월 30일에 있었다. 왜 당시 심의 위원들은 Colin을 프랑스어 이름인 것처럼 표기했을까? Colin은 오히려 영어 이름으로 더 널리 알려져 있을 텐데 말이다. &#8216;콜린&#8217;이란 이름의 유명인으로 미국의 군인이자 정치인 콜린 파월(Colin Powell)이 있다. 여담이지만 콜린 파월의 이름 Colin의 o는 특이하게 &#8216;장음 O&#8217;를 사용하여 [ˈkoʊ̯lᵻn]으로 발음한다. 한글 표기는 &#8216;단음 O&#8217;를 쓰나 &#8216;장음 O&#8217;를 쓰나 바뀌지 않고 &#8216;콜린&#8217;이다.</p>
<p>아무래도 Colin을 프랑스어식인 &#8216;콜랭&#8217;으로 표기한 것은 &#8216;몽고메리&#8217;가 프랑스어 이름인 것으로 보고 그런 것 같다. 하지만 현대 프랑스어의 Montgommery보다 영어의 Montgomerie가 훨씬 더 널리 쓰이는 이름이다. 또 앞서 본 것 같이 프랑스어 발음에 따른 표기는 &#8216;몽고므리&#8217;이다. &#8216;몽고메리&#8217;라는 관용 표기는 프랑스어 발음을 따른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p>
<h2>&#8216;몽고메리&#8217;란 관용 표기의 기원</h2>
<p>《빨간 머리 앤》은 이화여고 교사이던 아동문학가 신지식이 1962년에 최초로 국내에 번역하여 소개하였다. 적어도 이때부터 Montgomerie를 &#8216;몽고메리&#8217;로 표기하였다. <span style="color: #5C78C6;">(내용 추가: 말광님의 제보에 따르면 이 이전에도 1961년에 발행된 민중 국어대사전에 &#8216;몽고메리&#8217;, 1959년에 발행된 동아출판사 새백과사전에 &#8216;몽거메리&#8217;란 표기가 쓰였다. 자세한 내용은 덧글 참조 바람)</span> 처음에는 이화여고 주보 《거울》지에 연재되었으며 이를 창조사에서 책으로 펴냈다. <a href="http://ignorams.egloos.com/">다음얻지님</a>의 글 <a href="http://ignorams.egloos.com/4823423">최초 한글 번역 ANNE BOOKS 초판본</a>에 이 창조사 초판본에 실린 신지식의 서문이 실려있다. 그 일부를 소개한다.</p>
<blockquote><p>《빨강머리 앤》의 저자는 카나다 출신의 루시 모우드 몽고메리(Lucy Maud Montgomery)라고 하는 여류 작가입니다. (중략) 그리고 이 책은 일본의 여류작가 무라오까하나코(村岡花子)여사의 일역판을 중역하였음을 밝혀 둡니다.</p></blockquote>
<p>루시 모드 몽고메리를 국내에 소개한 번역가는 일본어에서 중역을 한 것이니 &#8216;몽고메리&#8217;라는 표기는 일본어의 영향을 받을 것으로 추측할 수 있다.</p>
<figure id="attachment_106981" aria-describedby="caption-attachment-106981" style="width: 1600px" class="wp-caption aligncenter"><img loading="lazy" decoding="async" class="size-full wp-image-106981" src="https://pyogi.kkeutsori.com/wp-content/uploads/2025/08/f0074568_4cad0bde7060d.jpg" alt="" width="1600" height="1200" srcset="https://pyogi.kkeutsori.com/wp-content/uploads/2025/08/f0074568_4cad0bde7060d.jpg 1600w, https://pyogi.kkeutsori.com/wp-content/uploads/2025/08/f0074568_4cad0bde7060d-300x225.jpg 300w, https://pyogi.kkeutsori.com/wp-content/uploads/2025/08/f0074568_4cad0bde7060d-1024x768.jpg 1024w, https://pyogi.kkeutsori.com/wp-content/uploads/2025/08/f0074568_4cad0bde7060d-768x576.jpg 768w, https://pyogi.kkeutsori.com/wp-content/uploads/2025/08/f0074568_4cad0bde7060d-1536x1152.jpg 1536w" sizes="auto, (max-width: 1600px) 100vw, 1600px" /><figcaption id="caption-attachment-106981" class="wp-caption-text">다음얻지님 소장 창조사본 ANNE BOOK&#8217;S 1964년 2월 초판본 1쇄 1~4권 (<a href="http://ignorams.egloos.com/4823423">사진 출처</a>)</figcaption></figure>
<p>일본어에서 Montgomerie는 보통 モンゴメリー라고 표기한다. 로마자로는 Mongomerī이다. 일본어의 모음이 다섯 개 뿐이고 영어의 [t] 발음을 밝혀 モントゴメリー(Montogomerī)라고 적으면 원 발음에서 더 멀어지는 것을 고려하면 일본어에서는 이게 최상의 표기라고 볼 수 있다.</p>
<p>외래어 표기법에 따르면 モンゴメリー는 &#8216;몬고메리&#8217;이다. 하지만 실제 일본어 발음은 [moŋɡomeɾi]이다. 가타카나에서 ン, 히라가나에서 ん으로 적는 &#8216;발음(撥音)&#8217;이라고 하는 일본어의 비음 음소는 연구개음인 /k, ɡ. ŋ/ 앞에서 같은 연구개 비음인 [ŋ]으로 위치가 동화되어 발음된다.</p>
<p>음절말에만 오는 이 비음 음소는 또 /b, p, m/ 앞에서는 [m]으로, /d, t, n/ 앞에서 [n]으로 동화되어 발음된다. 어말이나 모음 앞, /s, z, j, w, h/ 앞에서는 [ŋ]과 비슷하지만 약간 앞쪽에서 조음되는 접근음으로 난다.</p>
<p>일본어에서 초성 비음은 /m, n, ŋ/의 구분이 가능하지만 음절 말에 올 수 있는 비음은 발음(撥音) 뿐이다. 일본어의 가나는 이 음소를 각각 하나의 기호로만 적기 때문에 /ɡ/ 앞의 비음을 동화시키지 않고 [n]으로 발음하라는 것을 나타낼 길이 없다.</p>
<p>외래어 표기법에서는 외국어의 음소 하나를 되도록이면 기호 하나에 대응시키는 원칙 때문에 일본어의 발음(撥音)을 &#8216;ㄴ&#8217; 받침으로만 적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관용적으로 쓰는 일본어에서 들어온 외래어 가운데는 위치마다 달라지는 변이음을 반영해서 받아들인 것들이 많다. &#8216;짬뽕&#8217;은 일본어 ちゃんぽん(chanpon)에서 왔다. 첫 ん은 /p/에 동화되어 [m]으로 발음되고 마지막 ん은 [ŋ] 비슷한 발음이기 때문에 각각 &#8216;ㅁ&#8217; 받침, &#8216;ㅇ&#8217; 받침으로 받아들인 것이다. 외래어 표기 원칙에 따른다면 ちゃんぽん은 &#8216;잔폰&#8217;으로 적어야 하나 &#8216;짬뽕&#8217;은 관용 표기로 인정하였다.</p>
<p>세계의 언어 가운데는 하나의 비음 음소가 위치에 따라 /m, n, ŋ/ 등 다양하게 실현되는 경우를 흔히 찾을 수 있다. 폴란드어의 ą, ę는 각각 비음화된 /ɔ/와 /ɛ/에 비음 음소가 결합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파열음과 파찰음 앞에서의 경우만 열거해도 kąpać [ˈkɔ<strong>m</strong>paʨ], pająk [ˈpajɔ<strong>ŋ</strong>k], bądź [ˈbɔ<strong>ɲ</strong>ʨ], oglądając [ɔɡlɔ<strong>n</strong>ˈdajɔ<strong>n</strong>ʦ]의 예에서 볼 수 있듯이 [m, n, ɲ, ŋ] 등 다양하게 실현된다. 외래어 표기법에서는 역시 한 음소는 기호 하나로 적는 원칙에 따라 ą과 ę은 각각 &#8216;옹, 엥&#8217;으로 적도록 하고 있다. 즉 외래어 표기법으로 앞에서 예를 든 단어들은 각각 &#8216;콩파치&#8217;, &#8216;파용크&#8217;, &#8216;봉치&#8217;, &#8216;오글롱다용츠&#8217;로 적는다.</p>
<p>파열음이나 파찰음 앞에 올 수 있는 비음 음소가 풍부한 언어에서도 비음의 위치 동화는 쉽게 일어난다. 한국어에서도 &#8216;반복&#8217;, &#8216;반갑다&#8217;는 각각 [반복], [반갑따]로 발음하는 것이 표준이지만 실제 빠른 속도로 말할 때는 [밤복], [방갑따]로 실현되는 일이 많다. 사실 영어 Montgomerie의 발음도 /t/가 생략되고 빨리 발음한다면 /n/이 [ŋ]으로 실현될 수 있다. 하지만 로마자 표기법에 따라 한글을 로마자로 옮길 때 기본 형태를 고려하여 *bambok, *banggapda가 아니라 banbok, bangapda로 적듯 외래어 표기법에서는 Montgomerie의 /n/이 [ŋ]이 되는 것과 같은 수의적인 자음 동화는 반영하지 않는다.</p>
<p>외래어 표기법에서는 비음 표기를 음소 분석과 발음을 고려해서 정한다. 거의 모든 언어는 /m/이나 /n/을 음소로 가지고 있지만 /ŋ/을 독립된 음소로 가지지 못한 언어도 꽤 많다. 이탈리아어가 대표적인 예이다. 마찬가지로 /ŋ/을 독립된 음소로 가지지 못한 스페인어에서는 /n/이 /k, ɡ, x/ 앞에서 언제나 [ŋ]으로 실현되는 것과 달리 이탈리아어에서 n이 g 앞에 오는 Ingoli /inˈɡɔli/ 같은 경우에서도 좀처럼 위치 동화가 일어나지 않아 n이 [n]으로 실현된다. 한국어에서처럼 빠른 발음에서야 [iŋˈɡɔːli]와 같은 동화가 일어난다. 외래어 표기법에서는 이탈리아어의 n은 전부 &#8216;ㄴ&#8217;으로 대입하여 Ingoli는 &#8216;인골리&#8217;로 표기한다.</p>
<p style="font-size:0.9em; color: #5C78C6;">2025. 8. 28. 추가 내용: 원래 썼던 내용과 달리 이탈리아어에서도 비음의 위치 동화가 일어나는 것이 일반적이다. 즉 Ingoli도 보통 [iŋˈɡɔːli]로 발음된다. 따라서 Cingolani &#8216;칭골라니&#8217; 같은 더 최근의 이탈리아어 표기 용례를 보면 g 앞의 n을 받침 &#8216;ㅇ&#8217;으로 적는다.</p>
<p>이탈리아어의 조상인 라틴어에서도 /ŋ/은 독립적 음소가 아니었다. 그러니 그들이 쓰던 알파벳, 즉 로마 문자에서도 /ŋ/을 나타내는 글자를 따로 쓸 필요가 없었다. 그런데 로마 문자를 쓰게 된 언어 가운데는 /ŋ/ 음소가 있는 것들이 많다. 영어가 대표적이다. 로마 문자에 /ŋ/을 나타내는 독립된 글자가 없으니 할 수 없이 보통 ng로 쓰게 되었는데, 이 때문에 철자와 발음 간의 관계가 모호한 경우가 많다. 영어의 singer [ˈsɪŋə<i>ɹ</i>] &#8216;싱어&#8217;와 finger [ˈfɪŋɡə<i>ɹ</i>] &#8216;핑거&#8217;의 경우처럼 모음 앞의 ng에서 g가 실제로 발음되는지 알 수 없고 /ɡ, k/ 앞에 /n/이 오는지 /ŋ/이 오는지 철자만으로는 구분할 수가 없다. 같은 g 앞이라도 ingoing [ˈɪnɡoʊ̯ɪŋ] &#8216;인고잉&#8217;의 n은 /n/, ingot [ˈɪŋɡət] &#8216;잉것&#8217;의 n은 /ŋ/이다.</p>
<p>이처럼 세계의 언어에서 비음은 한 음소에 발음이 여럿이거나 여러 음소를 철자상으로 구별하지 않고 적는 등 한글로 옮길 때 골치아프게 하는 경우가 많다.</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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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8216;바쉐론 콘스탄틴&#8217;과 &#8216;바슈롱 콩스탕탱&#8217;</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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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c:creator><![CDATA[끝소리]]></dc:creator>
		<pubDate>Thu, 14 Aug 2025 14:56:43 +0000</pubDate>
				<category><![CDATA[미분류]]></categ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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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CDATA[한국에서 &#8216;바쉐론 콘스탄틴&#8217;이라는 표기를 쓰는 스위스의 고급 시계 회사 이름을 일부 언론 보도에서 Vacheron Constantin의 프랑스어 발음인 [vaʃʁɔ̃ kɔ̃stɑ̃tɛ̃]에 맞게 외래어 표기법을 적용하여 &#8216;바슈롱 콩스탕탱&#8217;이라고 불러서 어색하게 생각하는 사람이 많은 모양이다. 원칙적으로 외국어 고유 명사를 한글로 표기할 때는 외래어 표기법을 써야 하지만 이미 한국에서 등록된 상호나 상표의 경우는 외래어 표기법에 어긋나더라도 이를 존중하는 것이 마땅할 [&#8230;]]]></description>
										<content:encoded><![CDATA[<p style="font-size:0.9em; color: #5C78C6;">본 글은 원래 페이스북에 올렸던 것으로 원문은 <a href="https://www.facebook.com/kkeutsori/posts/pfbid02icqSZsriVqFZQQzEN1jGZwXewbCS6C4gEocAbiV8SpNuN3NxjgP2WWQB7UZFFGRPl">여기</a>에서 확인 가능합니다. 날짜는 페이스북 게재 당시의 날짜로 표시합니다.</p>
<p>한국에서 &#8216;바쉐론 콘스탄틴&#8217;이라는 표기를 쓰는 스위스의 고급 시계 회사 이름을 일부 언론 보도에서 Vacheron Constantin의 프랑스어 발음인 [vaʃʁɔ̃ kɔ̃stɑ̃tɛ̃]에 맞게 외래어 표기법을 적용하여 &#8216;바슈롱 콩스탕탱&#8217;이라고 불러서 어색하게 생각하는 사람이 많은 모양이다.</p>
<p>원칙적으로 외국어 고유 명사를 한글로 표기할 때는 외래어 표기법을 써야 하지만 이미 한국에서 등록된 상호나 상표의 경우는 외래어 표기법에 어긋나더라도 이를 존중하는 것이 마땅할 것이다. 그런데 이는 한국 지사에 국한된 얘기이고 다른 나라에 있는 본사나 다른 지사를 이를 때는 외래어 표기법을 따라야 한다는 논리도 있어서 딱히 어느 쪽만 옳다고 말하기 힘들다.</p>
<p>그래서 &#8216;바슈롱 콩스탕탱(바쉐론 콘스탄틴)&#8217;이라는 식으로 외래어 표기법을 따른 표기와 한국에서 쓰이는 표기를 병기하는 모습을 보게 된다. 아마도 여러 한국어 화자에게 &#8216;바쉐론 콘스탄틴&#8217;이라는 이름 자체가 꽤 생소할 수 있기 때문에 그냥 무시하고 외래어 표기법을 따른 표기를 우선시했을 수도 있는데 그러면 또 &#8216;바쉐론 콘스탄틴&#8217;에 익숙했던 이들에게는 반발감을 줄 수 있으니 난감하다. 일단 나름 타당한 표기가 두 가지 이상 공존하는 경우 처음 소개할 때는 괄호를 써서 병기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한편 이런 이름의 띄어쓰기도 문제가 될 수 있겠지만 여기서는 그냥 한국에서 쓰이는 표기의 띄어쓰기를 그대로 따르기로 한다.</p>
<p><a href="https://pyogi.kkeutsori.com/2025/08/08/%eb%aa%85%ed%92%88-%ec%83%81%ed%91%9c-%eb%b0%98%ed%81%b4%eb%a6%ac%ed%94%84-%ec%95%84%ed%8e%a0%ec%9d%98-%ec%98%ac%eb%b0%94%eb%a5%b8-%ec%9b%90%ec%96%b4-%eb%b0%9c%ec%9d%8c%ec%9d%80/">전 글</a>에서 다룬 Van Cleef &amp; Arpels는 보통 언론에서 프랑스어 발음인 [van-klɛf— aʁpə⟮ɛ⟯ls]에 따른 &#8216;반클레프 아르펠스&#8217; 대신 한국에서 쓰는 표기인 &#8216;반클리프 아펠&#8217;을 그대로 쓰는데 왜 &#8216;바쉐론 콘스탄틴&#8217;은 외래어 표기법을 따른 표기로 대체하는 언론이 많을까? Van Cleef &amp; Arpels의 올바른 발음이 잘 알려지지 않은 것도 있겠지만 &#8216;바쉐론 콘스탄틴&#8217;이라는 표기가 원래의 프랑스어 발음과 특히 차이가 많이 날 뿐만이 아니라 &#8216;쉐&#8217;가 들어간다는 사실 때문에 상대적인 거부감이 심하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외국어 표기에서 &#8216;쉐&#8217;를 쓰는 문제는 <a href="https://pyogi.kkeutsori.com/2008/10/17/밀크쉐이크-밀크셰이크-셰와-쉐의-문제/">초창기 블로그 글</a>에서 다룬 적이 있다.</p>
<p>&#8216;쉐&#8217;는 [ɕ~ʃ~ʂ] 등의 자음 뒤에 외래어 표기법에 따르면 &#8216;에&#8217;, &#8216;애&#8217;, &#8216;외&#8217; 등으로 적는 모음이 따르는 조합의 민간 표기에서 흔히 쓰인다. 하지만 외래어 표기법에서는 &#8216;셰&#8217;, &#8216;섀&#8217;, &#8216;쇠&#8217; 등의 표기를 쓰지 &#8216;쉐&#8217;를 쓰는 일은 없다. 중국어 음절 xue [ɕɥɛ]의 표기에 &#8216;쉐&#8217;를 쓸 뿐이다. 원칙적으로 한국어에서 &#8216;쉐&#8217;는 사실 &#8216;수에&#8217;를 짧게 발음한 음절이며 &#8216;멍게&#8217;의 다른 이름인 &#8216;우렁쉥이&#8217;에서 드물게 쓰이며 &#8216;ㅚ&#8217;를 &#8216;ㅞ&#8217;와 동일하게 발음하는 대다수 화자들은 &#8216;쇠&#8217;와 &#8216;쉐&#8217;가 발음이 같아야 한다.</p>
<p>어쩌면 현행 외래어 표기법의 도입 이후 교육을 받은 세대일수록 &#8216;쉐&#8217;로 [ɕ~ʃ~ʂ] 등의 자음을 나타내는 것이 어색할수도 있겠다. 이들에게 &#8216;쉐&#8217;가 들어간 말은 좀 낡은 표기 방식으로 느껴질 수 있다. 물론 세대에 따라 &#8216;쉐&#8217;를 쓴 표기가 익숙한 화자도 많을 것이다. 남한의 외래어 표기법에 대응되는 북한의 외국말적기법에서는 실제로 영어의 [ʃe]를 &#8216;쉐&#8217;로 적도록 하고 있다. 영국 지명 Sheffield [ˈʃɛfiːld]는 남한에서 &#8216;셰필드&#8217;로 적지만 북한에서는 &#8216;쉐필드&#8217;로 적는다.<br />
한국에서 &#8216;쉐&#8217;를 쓰는 외국에서 온 상호 및 상표는 상당히 많다. 대표적인 것 몇 가지를 살펴보자.</p>
<p>&#8216;<strong>미쉐린</strong>&#8216; Michelin 프랑스어: [miʃlɛ̃] &#8216;<strong>미슐랭</strong>&#8216;<br />
흥미롭게도 프랑스 타이어 회사 이름의 한글 표기는 오랜 관용에 따라 미쉐린으로 정해졌지만 같은 회사에서 발행하는 가이드북을 이를 때는 외래어 표기법에 따른 &#8216;미슐랭&#8217;을 쓰는 경우가 많다. 이 가이드북은 프랑스어로 Guide Michelin [ɡid miʃlɛ̃] &#8216;기드 미슐랭&#8217;이라고 부르는데 한국어에서는 영어 어순 및 발음에 따라 &#8216;미쉐린/미슐랭 가이드&#8217;라고 흔히 부른다.</p>
<p>&#8216;<strong>부쉐론</strong>&#8216; Boucheron 프랑스어: [buʃʁɔ̃] &#8216;<strong>부슈롱</strong>&#8216;<br />
프랑스의 보석·시계 상표이다. Vacheron과 비슷하게 발음되는데 한국에서 쓰이는 표기도 비슷하게 원어 발음과 차이가 난다.</p>
<p>&#8216;<strong>쉐라톤</strong>&#8216; Sheraton 영어: [ˈʃɛɹət<i>ə</i>n] &#8216;<strong>셰러턴</strong>/<strong>셰러튼</strong>&#8216;<br />
미국의 호텔 체인이다. 외래어 표기법에서는 명시하지 않지만 국립국어원에서 따르는 지침으로는 -ton [tən]을 &#8216;턴&#8217;으로 통일하고 있는데 사실 모음이나 r 뒤에 오는 -ton [tən]은 &#8216;튼&#8217;으로 쓰는 것이 관용 표기에 더 가깝다(예: button [ˈbʌt<small>(ə)</small>n] &#8216;버튼&#8217;, Eton [ˈiːt<small>(ə)</small>n] &#8216;이튼&#8217;, cotton [ˈkɒt<small>(ə)</small>n] &#8216;코튼&#8217;). 그러니 &#8216;셰러턴&#8217;보다는 &#8216;셰러튼&#8217;이 더 자연스럽지 않을까 한다.</p>
<p>&#8216;<strong>쉐르보</strong>&#8216; Chervò 이탈리아어: [ʃerˈvɔ] &#8216;<strong>셰르보</strong>&#8216;<br />
이탈리아 골프웨어 상표이다. 이탈리아어 철자법에 따르면 Chervò는 &#8216;*케르보&#8217;로 적어야 할 것 같은데 마치 프랑스어 이름 Chervo [ʃɛʁvo] &#8216;셰르보&#8217;인 것처럼 발음된다. 이탈리아어로 &#8216;사슴&#8217;을 뜻하는 cervo [ˈʧɛrvo] &#8216;체르보&#8217;를 프랑스어식으로 발음을 변형시켜 만들어낸 상표이기 때문이다(<a href="https://chervo.blog/en/history-chervo-identity">출처</a>).</p>
<p>&#8216;<strong>쉐보레</strong>&#8216; Chevrolet 영어: [ˌʃɛvɹəˈleɪ̯] &#8216;<strong>셰브럴레이</strong>/<strong>셰브롤레</strong>&#8216;, 프랑스어: [ʃəvʁɔlɛ] &#8216;<strong>슈브롤레</strong>&#8216;<br />
미국의 자동차 상표인데 원래 스위스의 프랑스어권 출신인 루이 슈브롤레(Louis Chevrolet [lwi ʃəvʁɔlɛ], 1878~1941)가 미국에서 세운 회사 이름에서 나왔다. 영어 발음인 [ˌʃɛvɹəˈleɪ̯]에 외래어 표기법을 그대로 적용하면 &#8216;셰브럴레이&#8217;로 적어야 하겠지만 음절말 [l, m, n]이 뒤따르지 않는 어중 o [ə]를 &#8216;오&#8217;로 적고 철자 e로 나타내는 [eɪ̯]는 &#8216;에&#8217;로 적는 융통성을 발휘하면 &#8216;셰브롤레&#8217;가 더 자연스러운 표기일 것이다.</p>
<p>&#8216;<strong>쉐브론</strong>&#8216; Chevron 영어: [ˈʃɛvɹ<i>ə</i>⟮ɒ⟯n] &#8216;<strong>셰브론</strong>&#8216;<br />
미국 석유·가스 회사이다. 영어로 chevron은 브이(V)자 모양의 장식을 이르는 말이다. 보통 [ˈʃɛvɹ<i>ə</i>n] &#8216;셰브런&#8217;으로 발음하지만 둘째 모음을 약화시키지 않은 [ˈʃɛvɹɒn] &#8216;셰브론&#8217; 발음도 가능하므로 한글 표기는 후자를 따르는 것이 자연스럽다.</p>
<p>&#8216;<strong>쉐이크쉑</strong>&#8216; Shake Shack 영어: [ˈʃeɪ̯k-ˈʃæk] &#8216;<strong>셰이크섁</strong>&#8216;<br />
미국 햄버거 체인이다. 밀크셰이크(milkshake [ˈmɪlkʃeɪ̯k])의 준말인 shake와 &#8216;오두막&#8217;을 뜻하는 shack을 조합한 이름이다.</p>
<p>&#8216;<strong>쉘</strong>&#8216; Shell 영어: [ˈʃɛl] &#8216;<strong>셸</strong>&#8216;<br />
영국의 석유·가스 회사이다. 원래는 네덜란드 왕립 석유 회사가 Shell이라는 이름을 쓰던 영국 회사와 합병하여 탄생하였다.</p>
<p>&#8216;<strong>페레로 로쉐</strong>&#8216; Ferrero Rocher 이탈리아어/프랑스어: [—ʁɔʃe] &#8216;<strong>페레로 로셰</strong>&#8216;<br />
이탈리아의 초콜릿 상표인데 Ferrero [ferˈrɛːro] &#8216;페레로&#8217;는 이탈리아인 성씨이지만 rocher는 &#8216;바위&#8217;를 뜻하는 프랑스어에서 왔고 이탈리아어로도 프랑스어 발음을 흉내내어 [roʃˈʃe] &#8216;로셰&#8217;로 발음한다(즉 이탈리아어식 철자인 것처럼 &#8216;로케르&#8217;로 읽으면 안 된다).</p>
<p>&#8216;<strong>포르쉐</strong>&#8216; Porsche 독일어: [ˈpɔʁʃə] &#8216;<strong>포르셰</strong>&#8216;<br />
독일 자동차 회사이다. 영어에는 보통 한 음절 [ˈpɔː<i>ɹ</i>ʃ] &#8216;포시&#8217;로 발음하지만 원어 발음에 더 가깝게 두 음절 [ˈpɔː<i>ɹ</i>ʃə] &#8216;포셔&#8217;로 발음하기도 한다.</p>
<p>여기서 Chevrolet를 비롯하여 Michelin, Vacheron, Boucheron, Porsche 등은 모두 회사를 설립한 이의 성씨에서 따왔다. 회사 이름은 한국에서 쓰는 상호에 따라 표기한다고 해도 설립자나 그 친척의 성씨, 나아가서 같은 성씨를 쓰는 동명이인의 한글 표기까지 똑같이 통일하는 것은 무리일 것이다. 예를 들어 2020년 도쿄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프랑스의 조정 선수 Hugo Boucheron [yɡo buʃʁɔ̃] &#8216;위고 부슈롱&#8217;을 그와 아무 상관이 없는 보석·시계 상표 Boucheron에 이끌려 &#8216;위고 부쉐론&#8217;으로 적는 것은 오히려 혼란스러울 수 있다.</p>
<p>Sheraton은 회사를 창립했을 때 초기에 구입한 호텔의 대형 간판에서 이미 Sheraton이라는 이름을 쓰고 있어서 이를 교체하기보다는 모든 계열 호텔 이름을 Sheraton으로 통일하기로 해서 붙은 이름이라고 한다. 원래의 호텔은 아마도 영국의 가구 디자이너였던 토머스 셰러튼(Thomas Sheraton [ˈtɒməs ˈʃɛɹət<i>ə</i>n], 1751~1806)의 이름을 딴 것으로 짐작되는데 그렇다고 해서 호텔 이름에 이끌려 그를 &#8216;토머스 쉐라톤&#8217;으로 적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을 것이다.</p>
<p>이런 것까지 생각하면 등록된 상호나 상표라도 예외를 두기보다는 외래어 표기법에 맞게 표기를 통일하려는 마음이 이해가 된다. 그런데 정작 언중은 이유가 어찌되었건 익숙한 표기를 선호하기 마련이니 어떻게 표기할지 정하기가 쉽지 않다. 되도록이면 합리적인 표기를 모두 제시하여 그 가운데서 언중이 선택할 수 있게 하자는 것이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번거로운 것이 사실이고 병기를 한다고 해도 어느 표기를 우선시할지가 문제가 된다. 어느 표기가 친숙하고 어느 표기가 어색한지도 개개인의 배경에 따라 다르다. 그러니 무조건 획일적인 표기를 추구하기보다는 다양한 표기 방식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알아두고 너그럽게 인정하는 것이 더 현실적일 것이다.</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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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8216;버락 오바마&#8217;라는 이름의 어원</ti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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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c:creator><![CDATA[끝소리]]></dc:creator>
		<pubDate>Thu, 13 Nov 2008 10:40:03 +0000</pubDate>
				<category><![CDATA[미분류]]></category>
		<category><![CDATA[루오]]></category>
		<category><![CDATA[루오족]]></category>
		<category><![CDATA[버락오바마]]></category>
		<category><![CDATA[어원]]></categ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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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ategory><![CDATA[외래어표기법]]></category>
		<category><![CDATA[후세인]]></categ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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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escription><![CDATA[미국 대통령 당선자 버락 오바마만큼 이름이 화제가 된 인물은 찾기 쉽지 않다. 오바마 스스로 &#8220;이상한 이름을 가진 깡마른 아이(a skinny kid with a funny name)&#8221;였다고 하기도 했고, 선거 기간에는 그를 지지하지 않는 사람들이 그의 중간 이름(middle name)이 &#8216;후세인&#8217;이라는 사실을 즐겨 언급하기도 했다. 버락 오바마라는 이름에 얽힌 이야기를 여러가지 소개하고자 한다. 언어 관련 블로그 &#8216;랭귀지 로그(Language Log)&#8217;에 [&#8230;]]]></description>
										<content:encoded><![CDATA[<span style="font-size:0.9em; color:#5C78C6;">본 글은 원래 이글루스에 올렸던 글입니다. 이글루스가 종료되었기에 열람이 가능하도록 이곳으로 옮겼습니다. 기한이 지난 정보가 있을 수도 있고 사항에 따라 글을 쓴 후 의견이 바뀌었을 수도 있지만 오타 수정이나 발음 기호를 균일하게 고치는 것 외에는 원문 그대로 두었고 훗날 내용을 추가한 경우에는 이를 밝혔습니다. 외부 링크는 가능한 경우 업데이트했지만 오래되어 더이상 유효하지 않은 것은 그대로 남겨두었습니다. 날짜는 이글루스 게재 당시의 날짜로 표시합니다.</span><br>
<span style="color:#C5D2DB">—</span>
<p>미국 대통령 당선자 버락 오바마만큼 이름이 화제가 된 인물은 찾기 쉽지 않다. 오바마 스스로 &#8220;이상한 이름을 가진 깡마른 아이(a skinny kid with a funny name)&#8221;였다고 하기도 했고, 선거 기간에는 그를 지지하지 않는 사람들이 그의 중간 이름(middle name)이 &#8216;후세인&#8217;이라는 사실을 즐겨 언급하기도 했다.</p>
<p>버락 오바마라는 이름에 얽힌 이야기를 여러가지 소개하고자 한다. 언어 관련 블로그 &#8216;랭귀지 로그(Language Log)&#8217;에 실린 <a href="http://itre.cis.upenn.edu/~myl/languagelog/archives/004187.html">&#8220;The Barrage against &#8216;Barack'&#8221;</a>과 <a href="http://itre.cis.upenn.edu/~myl/languagelog/archives/004196.html">&#8220;&#8216;Barack&#8217; Mailbag&#8221;</a>를 많이 참고했다.</p>
<div><img loading="lazy" decoding="async" class="aligncenter size-full wp-image-105952" src="https://pyogi.kkeutsori.com/wp-content/uploads/2023/08/f0074568_491bab72b30f2.jpg" alt="" width="225" height="327" srcset="https://pyogi.kkeutsori.com/wp-content/uploads/2023/08/f0074568_491bab72b30f2.jpg 225w, https://pyogi.kkeutsori.com/wp-content/uploads/2023/08/f0074568_491bab72b30f2-206x300.jpg 206w" sizes="auto, (max-width: 225px) 100vw, 225px" /></div>
<div style="text-align: center;">미국 대통령 당선자 버락 오바마</div>
<p>그의 이름은 Barack Hussein Obama, Jr., 한글로 표기하면 &#8216;버락 후세인 오바마 2세&#8217;가 된다. 이름의 Jr. (Junior, 2세)에서 알 수 있듯이 그의 아버지도 이름이 Barack Hussein Obama이다. 아들과 구별할 필요가 있을 때는 Sr. (Senior, 1세)를 붙인다. 버락 오바마 1세는 케냐 남서부 냔자주(Nyanza Province)의 작은 마을 냥오마코겔로(Nyang’oma Kogelo)에서 자라났다. 그의 아버지, 즉 대통령 당선자 버락 오바마의 할아버지는 후세인 오냥고 오바마(Hussein Onyango Obama)이다.</p>
<div><img loading="lazy" decoding="async" class="aligncenter size-full wp-image-105953" src="https://pyogi.kkeutsori.com/wp-content/uploads/2023/08/f0074568_491bae069c2b6.jpg" alt="" width="180" height="225" /></div>
<div style="text-align: center;">버락 오바마 부자(1971년경 사진)</div>
<h2>중간 이름 &#8216;후세인&#8217;에 얽힌 사연</h2>
<p>그런데 일반 미국인은 &#8216;후세인&#8217;이라는 이름을 들으면 이라크의 독재자 사담 후세인을 연상한다. 그래서 오바마를 지지하지 않는 사람들은 그의 중간 이름이 &#8216;후세인&#8217;이란 사실을 계속 언급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8216;후세인&#8217;은 아랍 세계에서 매우 흔한 이름이다. 잘 알려진 후세인 가운데는 미국에 우호적이었던 전 요르단 국왕 후세인도 있다. 하지만 단순히 아랍어 이름을 가졌다는 사실만으로도 일부 미국인들에게 거부감을 줄 수 있는 것이 현실이니 이런 설명이 통할지 모르겠다.</p>
<p>후세인은 표준 아랍어로는 후사인(Ḥusayn, حسین)인데 &#8216;좋은&#8217;, &#8216;잘생긴&#8217;을 뜻한다. 이슬람교의 창시자 무함마드의 손자 후사인 이븐알리(Ḥusayn ibn ‘Alī) 때문에 아랍 세계에서 많이 쓰게 된 이름이다. 무슬림(이슬람교 신자)이 아닌 이도 이 이름을 가진 사람이 많다(흔히 아랍인은 모두 무슬림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무슬림이 아닌 아랍인도 매우 많다).</p>
<p>아랍어는 아라비아반도에서 북아프리카에 걸친 넓은 지역에서 사용되는만큼 일상 생활에서 쓰는 구어체 방언은 지역별로 차이가 많이 난다. 글을 쓸 때나 다른 아랍어 방언을 쓰는 사람들과 의사소통을 해야 하는 공식 상황에서는 표준 아랍어를 사용하는데 이 표준 아랍어로 말할 때도 구어체의 영향으로 출신 지역에 따라 발음이 조금씩 달라진다. 특히 모음이 많이 달라지는데 원래 표준 아랍어의 모음은 &#8216;아&#8217;, &#8216;이&#8217;, &#8216;우&#8217; 셋 밖에 없지만 &#8216;아이&#8217;를 &#8216;에이&#8217;로 발음하는 방언이 많다. 그래서 &#8216;후사인&#8217;이 &#8216;후세인&#8217;이 되는 것이다.</p>
<p>그럼 어떻게 해서 동아프리카 케냐에서 후세인이라는 이름을 쓰게 되었을까? 동아프리카는 예로부터 인도양 무역을 통해 아랍 세계와의 교류가 많았고 이슬람교도 전해졌다. 오늘날 케냐는 기독교(개신교, 가톨릭) 신자가 제일 많지만 해안을 중심으로 이슬람교 신자도 많다. 오바마의 할아버지 후세인 오바마는 그의 둘째 부인 세라에 따르면 원래 가톨릭 신자였다가 이슬람교로 개종하면서 후세인이라는 이름을 쓰게 되었다고 한다. 손자 버락 오바마 2세는 기독교도이지만 아버지와 할아버지의 이름을 따라 이름을 짓는 전통에 따라 이슬람교도였던 할아버지의 이름을 중간 이름으로 쓰고 있는 것이다.</p>
<p>오바마의 친가는 루오(Luo)족인데 이들의 전통적 작명 방식은 &#8216;세례명·루오어 이름·아버지의 루오어 이름&#8217; 형태였다. 즉 성(姓)이 없었다. 후세인 오바마의 본명은 오냥고 우오드 오바마(Onyango wuod Obama), 즉 &#8216;오바마의 아들 오냥고&#8217;였는데 이슬람교로 개종하면서 이게 후세인 오냥고 오바마가 된 것이다. 그의 아버지, 즉 버락 오바마의 증조할아버지의 이름이 오바마였던 것이다. 그런데 그의 아들 대부터 전통의 방식을 깨고 오바마가 성이 된 대신 아버지의 이름을 아들의 중간 이름으로 사용한 것이다.</p>
<h2>&#8216;축복&#8217;을 뜻하는 &#8216;버락&#8217;</h2>
<p>민주당 경선이 한창이던 2월 10일 타임 지 정치부 기자 출신인 마이크 앨런은 앞으로 오바마는 더 심한 검증을 거쳐야 할 것이라면서 &#8216;버락&#8217;의 어원에 대한 의문을 제기했다. 1995년 출판된 회고록에서는 &#8216;버락&#8217;이 &#8216;축복받은&#8217;을 뜻하는 아랍어라고 했는데 2004년 상원의원 선거 때에는 기자들에게 &#8216;버락&#8217;이 스와힐리어로 &#8216;신으로부터 축복받은&#8217;이란 뜻이라고 했다는 것이다.</p>
<p>스와힐리어에 대해 조금이라도 알고 있는 사람이라면 실소를 금치 못할 일이다. 스와힐리어는 아랍어계 어휘를 많이 받아들였기 때문에 버락(Barack)의 어원인 baraka는 스와힐리어 단어이기도 하고 아랍어 단어이기도 한 것이다. 버락이 아랍어냐 스와힐리어냐 따지는 것은 마치 이름이 &#8216;소망&#8217;인 사람이 한 번은 한국어 이름이라고 하고 한 번은 한자로 hope란 뜻이라고 설명했다고 해서 어느 쪽이 맞느냐고 따지는 것과 같다.</p>
<p>스와힐리어는 케냐를 비롯한 동아프리카에서 널리 사용되는 언어이다. 여러 다른 언어를 사용하는 이들이 무역을 하면서 쓴 반투계 언어 기저에 아랍어를 비롯한 여러 언어의 어휘를 혼합한 무역 언어로 시작했다. 그래서 아랍어와 반투계 언어의 혼성어라고 본 적도 있으나 오늘날에는 명실상부한 반투계 언어로 보고 있다. 단지 한국어에 한자 어휘가 많다거나 영어에 노르만 프랑스어계 어휘가 많다고 해서 한국어나 영어를 혼성어로 보지 않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p>
<p>스와힐리어에서는 barak(a)가 &#8216;축복&#8217;, &#8216;번영&#8217;, &#8216;부유&#8217;를 뜻하는 명사이고 아랍어 어원은 B-R-K (برك)이다. 아랍어나 히브리어 같은 일부 아프리카·아시아 어족(Afro-Asiatic languages) 언어에서는 보통 세 개의 자음으로 구성된 어근이 말의 기본적 의미를 나타내고 거기에 모음과 다른 자음을 더해서 문법적인 의미를 부여한다. 아랍어에서 B-R-K의 사전적 의미는 &#8216;축복&#8217;이다.</p>
<p>해외 언어 블로그 <a href="http://itre.cis.upenn.edu/~myl/languagelog/archives/004187.html">Language Log</a>에서 인용한 <a href="http://bulbulovo.blogspot.com/">Bulbul</a>이라는 블로거의 추측에 따르면 baraka는 아랍어 동사형 가운데 하나인 bāraka (بارك)에서 온 듯 하다. 이 동사형이 들어간 통상구 bārak(a) Allāh fīk (بارك الله فيك)은 &#8216;신이 축복하시기를&#8217;이란 뜻이며 심지어 &#8216;고맙다&#8217;라는 뜻으로 사용되기도 한다.</p>
<p>아랍어로 &#8216;축복받은&#8217;은 같은 어근에서 온 mubārak (مبارك)이다. 이 형태는 이집트의 대통령 호스니 무바라크(Hosni Mubarak)의 이름에서 볼 수 있다.</p>
<h2>&#8216;버락&#8217;의 히브리어 이름은?</h2>
<p>이쯤에서 아랍어와 히브리어가 같은 계통의 언어라는 것을 아는 이는 &#8216;버락&#8217;에 해당하는 히브리어 이름이 무엇인지 궁금해할 수 있다. 이스라엘의 전 총리 에후드 바라크(Ehud Barak, אהוד ברק)의 성인 &#8216;바라크&#8217;가 혹시 &#8216;버락&#8217;에 해당하는 히브리어 이름이 아닐까?</p>
<p>하지만 히브리어의 Barak는 사실 B-R-K가 아니라 &#8216;번개&#8217;를 뜻하는 어근 B-R-Q에서 왔다. &#8216;바라크&#8217;의 히브리 문자 표기를 보면 kaf (כ)가 아니라 quf (ק)를 쓴 것을 볼 수 있다. 히브리어에서는 셈 조어(히브리어와 아랍어의 공통 조상이 되는 고대 언어)의 k와 q 음이 합쳐져 둘 다 [k]로 발음되므로 원 어근은 B-R-Q이지만 Barak가 된 것이다. 아랍어에서는 k와 q가 구별되며 아랍어로 번개는 B-R-Q에서 온 barq이다.</p>
<p>B-R-K에서 온 히브리어 이름은 사실 바루흐(Baruḫ, ברוך)이다(히브리 문자 가운데 כ는 단어 끝에 올 때는 ך의 형태가 된다). 히브리어에서는 원래의 k의 발음이 일부는 [k]로, 일부는 [x]로 되는 음운 변화가 있었는데 바루흐에서는 [x] 음이 난다. 바루흐는 보통 &#8216;축복받은 자&#8217;라고 뜻풀이를 한다. 이 이름을 가진 사람으로는 고대 히브리 선지자 예레미야의 제자 바루흐가 있는데 개역성경, 공동번역 등 주요 한국어 번역에서는 모두 &#8216;바룩&#8217;으로 표기하고 있다(예레미야 32:13). 그는 외경 &#8216;바룩서&#8217;의 저자로 알려져 있다. 네덜란드의 유대인 철학자 바뤼흐 스피노자(Baruch Spinoza)의 이름인 &#8216;바뤼흐&#8217;도 바루흐의 네덜란드어 형태이다.</p>
<p>바루흐의 영어식 형태는 Baruch이다. 그 발음은 다양한데 Longman Pronunciation Dictionary에서는 영국식은 바룩[ˈbɑːɹ.ʊk]이 주 발음이고 미국식은 버루크[bə.ˈɹuːk]가 주 발음이라고 하면서도 베(어)룩·바럭·베(어)럭(영국식), 바루크·베루크·바럭·베럭(미국식)의 발음을 추가로 제시한다. 여담이지만 영어 이름은 이처럼 가능한 발음이 많아서 한글 표기를 통일하기 쉽지 않은 것이 많다. 여기서는 일단 &#8216;바룩&#8217;으로 통일하도록 한다.</p>
<p>오바마는 대선 유세 중에 플로리다 주 유대교 회당에서 &#8216;버락&#8217;은 히브리어로 &#8216;축복받은 자&#8217;를 뜻하는 &#8216;바룩&#8217;이라고 소개한 바 있다. 그에 앞서 2006년 당시 민주당 소속 상원의원 조 리버먼이 버락 오바마를 &#8216;바룩&#8217;, 즉 &#8216;축복&#8217;이라고 부른 동영상이 있어 소개한다(&#8220;As far as I’m concerned he is a &#8216;Baruch,&#8217; which means a blessing.&#8221;) 공교롭게도 리버먼은 2008년 대선에서는 오바마 대신 오랜 친구 존 매케인을 지지하였다.</p>
<div><center><iframe loading="lazy" title="Lieberman 2006: I Will Help Obama &quot;Reach to the Stars&quot;" src="https://www.youtube.com/embed/OJTJbqKuDDM" width="425" height="344" frameborder="0" allowfullscreen="allowfullscreen"></iframe></center></p>
<p style="text-align: center;">2006년 오바마를 &#8216;바룩&#8217;, 즉 &#8216;축복&#8217;이라고 부르는 당시 민주당 상원의원 조 리버먼</p>
</div>
<p>버락 오바마 1세는 미국에 유학 가서 배리(Barry)라는 영어식 애칭을 이름으로 사용했다. 낯선 아프리카 이름보다는 미국인들이 기억하기 쉬운 이름을 쓰고 싶었던 것이다. &#8216;배리&#8217;는 원래 아일랜드어 이름에서 왔지만 Bartholomew와 같은 이름을 줄여서 부르는 애칭으로도 쓰이는데 원래 이름이 바룩(Baruch)인 사람들도 &#8216;배리&#8217;라는 애칭을 즐겨 쓴다.</p>
<h2>&#8216;오바마&#8217;는 &#8216;비뚫어진&#8217;이란 뜻이라고?</h2>
<p>그럼 &#8216;오바마&#8217;의 어원은 무엇일까? 확실한 것은 루오어 이름이란 것이다. 루오어는 나일·사하라 어족(Nilo-Saharan languages)에 속하며 스와힐리어와 같은 반투계 언어(니제르·콩고 어족)와는 계통부터 전혀 다르다.</p>
<p>루오어에서 bam은 &#8216;구부러지다&#8217;, &#8216;기울다&#8217;를 뜻하는 동사이고 여기서 파생된 이름은 &#8216;오밤(Obam)&#8217;으로 &#8216;구부러진&#8217; 또는 &#8216;기울어진&#8217;이란 뜻이다. 실제 루오족 가운데서 &#8216;오밤&#8217;이란 이름을 가진 이들이 있는데 이런 이름은 원래 태어났을 때 팔다리가 구부러졌다든지 자세가 굽었다든지 하는 이유로 지어졌을 것이다.</p>
<p>그래서 &#8216;오바마&#8217;도 비슷한 뜻이라고 추측할 수 있다. 실제 구보수주의 성향의 칼럼니스트 톰 코바치(Tom Kovach)는 루오족 출신 언어학자를 인용해 &#8216;오바마&#8217;가 루오어로 &#8216;비뚫어진(crooked)&#8217;이라는 내용의 글을 썼다(<a href="http://www.renewamerica.us/columns/kovach/080723">원문 보기</a>).</p>
<p>하지만 &#8216;오바마&#8217;는 아무래도 루오어에서 사전적 의미가 있는 이름 같지는 않다. 인터넷 아프리카 커뮤니티 &#8216;마샤다&#8217;에서 스스로 루오족이라고 밝힌 아이디 KILL PROPAGANDA는 &#8216;오바마&#8217;는 &#8216;결에 반대로 가는 자, 즉 거스르는 자(one who goes against the grain)&#8217; 또는 &#8216;관습을 좇지 않는 자(the unconventional one)&#8217;이라고 뜻풀이를 했는데 이를 얼마나 신뢰할 수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Obam에 a가 붙음으로써 어감이 상당히 변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p>
<p>결론을 내리자면 &#8216;오바마&#8217;는 루오어 이름이 맞지만 원래 있는 루오어 낱말에서 그대로 따온 것은 아니고 형태를 조금 바꿔 색다른 어감의 이름으로 지은 것이라고 할 수 있다.</p>
<h2>&#8216;버락 오바마&#8217;의 발음과 한글 표기</h2>
<p>지금은 한글 표기가 &#8216;버락 오바마&#8217;로 어느정도 정착된 듯 하지만 아직도 간혹 &#8216;바락&#8217;, &#8216;배럭&#8217;이란 표기가 보인다. 작년만 해도 &#8216;바락&#8217;, &#8216;바라크&#8217;, &#8216;배럭&#8217;, &#8216;바랙&#8217;, 심지어 &#8216;버럭&#8217; 등 여러가지 표기가 쓰였다(<a href="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0808336&amp;PAGE_CD=S0200">오마이뉴스 기사 참조</a>)</p>
<div><img loading="lazy" decoding="async" class="aligncenter size-full wp-image-105954" src="https://pyogi.kkeutsori.com/wp-content/uploads/2023/08/f0074568_491c0159b3d2f.jpg" alt="" width="500" height="229" srcset="https://pyogi.kkeutsori.com/wp-content/uploads/2023/08/f0074568_491c0159b3d2f.jpg 500w, https://pyogi.kkeutsori.com/wp-content/uploads/2023/08/f0074568_491c0159b3d2f-300x137.jpg 300w" sizes="auto, (max-width: 500px) 100vw, 500px" /></div>
<div style="text-align: center;">주한미국대사관 웹사이트에서 &#8216;배럭 오바마&#8217;라는 표기를 쓴 모습(출처: 오마이뉴스 기사)</div>
<p>&#8216;버락 오바마&#8217;는 2007년 3월 7일 정부ㆍ언론 외래어 심의 공동위원회 제74차 회의에서 결정한 표기로 본인이 쓰는 발음인 [bə.ˈɹɑːk oʊ̯.ˈbɑːm.ə]를 외래어 표기법에 따라 적은 것이다.</p>
<p>Barack은 영어권에서도 생소한 이름이기 때문에 처음에는 발음에 대한 혼란이 많았다. 영어에서 두 음절 단어는 첫 음절에 강세를 주는 습관 때문에 영어 단어 barrack처럼 &#8216;배럭[ˈbæɹ.ək]&#8217;으로 발음하는 것을 아직도 흔히 들을 수 있다. 하지만 본인의 발음은 &#8216;버락&#8217;이다. 영국 BBC 방송에서 고유명사의 올바른 발음을 제시하는 부서인 <a href="http://www.bbc.co.uk/blogs/magazinemonitor/2007/01/how_to_say_barack_obama.shtml">Pronunciation Unit</a>의 설명을 보자.</p>
<blockquote><p>그의 이름은 &#8216;버락 오바마&#8217;로 발음해야 한다. 그가 처음 알려졌을 때 이름을 &#8216;버랙&#8217; 또는 심지어 &#8216;배럭&#8217;이라고 발음하는 등 이견이 있었지만 우리가 권하는 발음은 그가 스스로 쓰는 발음을 기초로 한 것이다. 그가 자신의 이름을 발음하는 것을 <a href="http://www.barackobama.com/video/about.php">여기</a>서 들을 수 있다.</p>
<p>His name should be pronounced buh-RAAK oh-BAA-muh. When he first came to prominence, there was some disagreement about his first name, which was also sometimes pronounced buh-RACK or even BARR-uhk, but our recommendation is based on the pronunciation he uses himself &#8211; he can be heard saying his own first name <a href="http://www.barackobama.com/video/about.php">here</a>.</p></blockquote>
<p>그런데 Barack의 발음이 [bə.ˈɹɑːk]라면 둘째 a는 장모음이니 외래어 표기법을 엄밀히 적용하면 &#8216;버라크&#8217;라고 적어야 한다. 이 문제는 이전 글 <a href="1043339.html">&#8216;스와프? 스왑? 스웝? Swap의 표기&#8217;</a>에서 다룬 문제와 비슷한데, 미국 영어에서 장모음 [ɑː]와 단모음 [ɑ]의 구별이 있느냐, 없느냐는 조금 까다로운 문제이다. Swap는 &#8216;스와프&#8217;로 쓰는 것이 표준 표기인 듯 하지만 보통 이런 애매한 경우는 shot &#8216;샷&#8217;, rock &#8216;락&#8217;, pop &#8216;팝&#8217;과 같이 단모음으로 취급하고 적는 것이 더 흔하다. Barack의 둘째 a는 원래 어원상 o여서 영국식 영어의 &#8216;오[ɒ]&#8217; 발음에 대응하는 발음은 아니지만 미국식 영어에서 rock의 o처럼 발음한다고 볼 수 있으니 단모음으로 취급한 것 같다.</p>
<p>그럼 Obama [oʊ̯.ˈbɑːm.ə]는 어떻게 &#8216;오바마&#8217;가 될까? 외래어 표기법에서는 영어의 [oʊ̯] (또는 영국식 [əʊ̯])는 &#8216;오&#8217;로 적도록 하고 있고 인명 또는 지명에서 [ə] 음가를 가진 어말의 a는 &#8216;아&#8217;로 적도록 하고 있기 때문이다.</p>
<p>요즘 CNN 같은 방송의 전문 방송인들은 Barack을 &#8216;버락[bə.ˈɹɑːk]&#8217;으로 발음하고 있지만 영어권에서 일반인들은 아직도 Barack의 발음을 잘못 아는 이들이 많다. 영어는 철자만 가지고는 발음을 알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국어로는 &#8216;버락&#8217;이란 한글 표기가 정착되기만 하면 한국어 발음 체계 내에서 본인의 발음을 최대한 존중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예전에 &#8216;부쉬&#8217;, &#8216;붓쉬&#8217;가 &#8216;부시&#8217;로 정착되고 &#8216;클린튼&#8217;이 &#8216;클린턴&#8217;으로 정착된 것처럼 미국 대통령의 이름이 표준 표기에 따라 정착되는 것은 시간문제이겠지만 &#8216;버락&#8217;은 성이 아닌 이름이라서 표준 표기대로 통일되는데 좀 더 시간이 필요할 것 같기도 하다.</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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